이번 편은 신나는 토요일 밤을

카오산에서 우왁부왁하며 

신나게 놀았던 이야기야.


합주가 끝나고 카오산에 가기 전에

길거리 모자 샵이 보이길래

바로하나 삼!

무난무난하게 뉴욕 양키즈!

150바트임.

근데 좀 가짜 티가 많이 나는 듯 해.

그냥 머리 안 감았을 때나

뒤로 쓰는 용도로 써야징.


어쨌거나, 보컬 형과 택시를 타고

카오산으로 이동하는데

택시기사 녀석 가는 내내

해피 뉴이어라고 들떠가지고

 혼자 솰랴솰랴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80바트 요금 나와서 100바트 내니까

방긋 웃으면서 "해피 뉴이어"하는데

귓방맹이 후리고 싶더라.


말 많거나 친한 척 하는 택시기사는

항상 조심해야 돼.

"어디갔냐? 내 거스름돈 20바트?"

"아이~ 내가 지금 거스름 돈이 없어

브라더! 해피 뉴이어!!"


"장난 하냐? 나 태국사람이다 캅

빨리 줘라 캅! 끼에에에에엑!!!!!

달라고! 내 돈!! 소중한 20밧!"

"하... 여기 이십 밧... 가져가라"


그래서 내리면서 방긋 웃으면서

한 마디 했어.

"해피뉴이어다 개샛기야"

드디어 도착한 카오산!

토요일 밤이라 그런지

평상시보다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더라고?

일단 메인 카오산로드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카오산 옆 쪽에 분위기 아롱아롱한 곳에서

맥주 한 잔 가볍게 먹었지!!

은근히 이 쪽이 좋은 노래가 흘러나오는

펍이 많아서 정감이 가.


여기서 분위기 있는 노래를 들으며

반 쯤 죽은 시체마냥

늘어져있다가 슬슬 텐션을 올리기 위해

브릭바로 이동했지!

브릭 바 건물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오랜 만에

삐에로랑 사진 한 컷 같이 찍음.

얘는 언제봐도 흉물스러웡.

.

브릭바에 입장권을 끊고 들어가자

브릭바 안에는 좀비 떼와 같은

수 많은 사람들이 있었어!

불금이나 불토에는 일찍와서

자리 잡는 걸 추천해.

사람이 가득가득 차있어서 움직이기도 힘들어...

그런 와중에도 테이블 있는 팀은

술 취해서 테이블 위에 올라가서 춤 추더라.

완전 부럽...


여기서는 주로 태국 로컬 음악을 하는데

로컬 음악 잘 모른다면 소외감 폭발임.

그러니까 이런 로컬피플 많은 곳에서 노려면

유튜브에서 로컬 노래 조금은 듣고가면

더 재밌지 않을까 싶어.

여기서 시간을 때우다가 카오산의 핫플레이스인

럭키비어 앞 길거리로 향했지!


수 많은 사람들이 이 거리에서

춤을 추며 흥겹게 노는데

그 때 보이는 한 사람!

윗통 벗은 근육질의 아저씨가

골반을 흔들어대며 섹시 무아지경 댄스를

추고 있는 거여!


그의 가슴 골 안으로 흐르는

땀방울이 마치 계곡의 폭포와도 같았지...

그런 그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하이파이브를 하며 나를 껴안았어.

내 옷엔 그의 계곡주가 가득가득 묻어버렸고

나는 적잖이 빡이 쳤더랬지.

그래서 노는 거 빙자하고

가슴이랑 등짝에 촵 줏나 때림.


처음엔 자기의 근육이 멋있어서

내가 때리는 줄 알았겠지만

몇 대 맞더니 고통에 신음하더라.

그래도 나름 웃으면서 때려줘서

악감정 없다고 느꼈을 거야.


그렇게 숟가락 귀신인 기노사지처럼

그 아저씨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촵을 하고 있는데

그런 광경을 목격한 한 일본인이

꿀려선 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자기도 윗통을 벗고 그 아저씨 앞으로 오는 거야!

그리고는 둘이 맨 살을 부비며 춤을 추는데

계곡주 아저씨는 나에게 맞은 촵을

그 일본 녀석에게 풀려고 했던지

그 일본 녀석의 머리를 움켜잡고

자기의 소중이 깊숙이 파묻었더랬지.


그 일본 얼굴은 그 아저씨의 소중이 안에서

버둥버둥 거렸고 이내 고통스러워하며 탈출을 시도했지만

그 아저씨의 근육은 그걸 허락하지 않았지.

어푸어푸하는 일본 녀석이 안쓰러웠지만

그러고 있는 와중에도

난 그 아저씨 등짝 계속 촵 때리고 있었음.

맨 살에 땀이 묻어있으니까 더 찰쳐서

때리는 맛이 기가 막히더라!

도망가는 일본 녀석과

그걸 흐뭇하게 바라보는

근육 아저씨.

신나게 촵 때리고 나는 럭키비어 안 쪽으로 도망갔어.


그리고 거기서 우왁부왁하며 춤을 추고 있는데

눈 몇 번 마주친 태국 여자들이

먼저 짠 하자고 술 잔들고 오더라!

근데, 술이 없어서 힝힝거리니까

자기들 맥주 먹으라고 친절하게 술 주심!

그레이트 카오산 해피뉴이어!! 최고!!!

그래도 양심이 있어서

딱 두 잔만 얻어먹음.

예의바르게 90도로 인사하고 

우리는 피곤해서 집으로 돌아가려했어.

가는 길에 보이는 라코 바.

이제는 아예 컨셉을 바꿔 

디제이 및 레게음악이더라.

여기 앞에서도 몇 번 바운스 타주고

집으로 이동!

집에 들어가기 전에

고양이 보이길래 잠깐 놀아줌.

괴롭히는 거 아님.


아쉽지만 이렇게 보컬 형의 

마지막 방콕 밤은

끝나게 되었어.

잠들기 전까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침대에서 마지막 동침을 했더랬지.

물론, 둘 다 팬티바람인 채로


-다음 편에서-


이번 편은 저번 편에 이어서

방콕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던 이야기를 하려 해!


나는 보컬 형과 티나따거와

저녁식사를 마치고 카오산으로 이동했지!

크리스마스이던 아니던

방콕의 카오산은 언제나 핫해!

수 십 번을 들락날락 했던

카오산 도입부!

지금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카오산을 갔었는데 카오산 진입로의

택시삐끼들은 언제나 한결같은 NPC마냥

"헤이 브로! 왜얼 유 고! 뚝뚝 택시 고?"

그냥 얼굴을 보고 말한다기보다는

그냥 사람들 지나갈 때마다

기계처럼 하는 듯...

티나따거와 보컬 형

그리고 나까지 세 명은

카오산에 도착해서 정처없이 걸으며

어디를 가야 재밌게 놀 수 있을 것인가

고민했지!

라코 바가 보여서 들어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이제는 라코 바가 더 이상

락 음악을 연주하는 펍이 아니고

디제잉을 하는 펍이라 패스하기로 했어!

일단, 티나 따거랑 보컬 형이

분위기 좋은 곳에 가고 싶었거든.

그래서 맥도날드 2층에 있는 물리건 바로 갔지!

난 물리건 바가 브릭 바인 줄 알고

그 동안의 포스팅을 브릭바 브릭바 거렸는데

여기는 물리건 아이리쉬 바니까 참고들 하셈.

현지인이 자주 찾는 브릭바는 2층이 아닌 1층에 있어!

반성의 의미로 요즘 브릭바 자주 감.

일찍 갔기 때문에 빈 자리가 많아보였는데

다 예약석이야...

여기도 현지인들이 엄청 오는 분위기 좋은 펍이라

주말에는 항상 입장료 받고 만석이야.

우리는 다행히 구석진 테이블이라도 앉을 수 있었어.

아속킹인 곤이와 여기와서

모히또 많이 먹었었는데...

그 녀석이 그리워져서

모히또 시킴.


보컬 형과 나는 밴드를 같이 하기때문에

어떤 노래가 나와도 호응을 엄청 해주니까

보컬이 우리를 가르키더니

"korean?" 묻더라고

그래서 두 명 코리안이고 한 명은 중국인이라고 하니까

한국 노래랑 중국노래 하나씩 해주겠다고 했어!

한국노래는 다름 아닌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었어...

듣는 사람들 중 불교신자가 절반이 넘는데

가사 중에 하나님이 있넹?!

에라 모르겠당.

불교믿는 사람들이 타 종교의 상징인

크리스마스 엄청 좋아하는데 상관없지 뭐.

개방개방의 시대니까!

세 명이서 같이 한 컷!

시간도 적당히 차올랐으니

어디 한 번 즐기러 가볼까?

우리는 자리를 일어나 밖으로 나갔어.

약속의 장소인 그 곳으로!

카오산을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그 곳!

럭키비어야!

하지만, 나는 럭키비어 건너 편 펍으로 가지.

일단, 럭키비어는 갈 때마다 

자리도 없을 뿐더러 굉장히 좁아!

그리고 내 지갑 안에 돈 뽀려간

웨이터 놈 이후로 안 가고 있어.

그래서 이 날도 우리는 럭키비어 

건너편 펍으로 갔어!

둘은 커플인데, 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혼자구나...ㅠ

그 때 내 핸드폰이 띠링 하고 울렸어!

라인 메세지였어!

"오빠 뭐해?"

그녀의 정체는...?!



바로 아속킹 곤이네 집에서

같이 홈파티하면서 놀았던

태국친구 M이였어!

궁금하다면 전 편에 썼던 글 링크 걸어놓을테니까 보셈들!

태국친구 M 이야기



"나? 나 카오산이야."

"진짜? 나도 혼자 할 거 없는데

가도 돼?"

"웅 그래, 상관없지만 여기에 친한 형이랑

그 여자친구 있는데 안 불편하면 오셈"

"갈게!!"


그러자 그 태국친구는 

30분 여만에 슝하고 날라와버렸어.

뭔가 구세주 같았어!

나도 크리스마스에 여자랑 같이 있다으아!!!

고.. 고맙다.

오늘 술은 내가 살게...

나는 티나와 보컬 형한테

내 친구 M을 소개시켜줬고

티나와 보컬 형은 속닥거리며

내게 말했어.

"쟤 이쁜데?! 무슨 사이야!"

"친구 사이입니다..."


"똑바로 말 안해?!"

"진짜 친구라니까!"


뭐 믿거나 말거나, 이 날 하루 옆에 있어주면

나야 정말 감사한거지.

시간을 보니 슬슬 나가서 놀 시간이 됐군.

나는 생솜버킷에 4개의 빨대를 꽂아

모두다가 단숨에 취할 수 있도록

원샷을 제안했지!

중간에 멈춘 사람은 나머지 다 먹기!!


그래서 다들 눈에 핏대를 세우며

먹는 줄 알았더니 양이 안 줄어!!

이 안에 누군가 스파이가 있었어.

나는 마시는데 누군가는 빨대만 물고...

어쨌거나 다들 텐션 올려서 길거리로 나갔지.


그리고는 우왁부왁하며 놀았어.

좌우앞뒤 가릴 것 없이 눈만 마주치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괴성을 지르며

쿵쾅쿵쾅 다가가서 춤을 쳐댔지.

굉장히 친한 사이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사람들 누군지 모르는 건 함정.

그냥 사진 찍는데 껴들어서 같이

포즈 취함!


그리고 나서는 신난 흥을 멈출 수가 없어서

지나가는 전갈을 팔며 두꺼비 긁는 아줌마한테 말했지.

"거 전갈 얼마요?!"

"120밧 드르륵 드르륵"


"뭐요? 120밧?

안 사요! 너무 비싸!"

아무리 흥이 올랐어도

불합리적인 가격이 나오니까 제정신 나오더라.

자본주의가 낳은 태국거지...


"기... 기다려라! 100바트! 드르륵 드르륵"

"아니, 아줌마, 

이거 전갈 먹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이거 60바트면 살게요!"


"ㅇㅋ 옜다!

두꺼비는 안 필요하냐? 드르륵 드르륵!"

"ㅈㅅㅈㅅ 박지성"


우리는 전갈먹기배

가위바위보를 진행했지!

그 때 들리는 지나가던 행인의 소리...

"아... 저게 뭐야. 저걸 어떻게 먹어."

이 소리는 분명 먹지도 않는 전갈을

자기가 대신 먹는 듯 감정이입을 한 

한국인 여자의 목소리?!!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씨익 웃었어.

그리고 무례하지만, 

팔목잡고 당장 같이하자고

우리 센터 중앙으로 모셔왔지!

이런 소중한 경험을 우리만 할 수 있나?!

같은 한국인끼리 나눠야 더 재밌지.

이 분에게 나는 1대1 배틀을 신청했고

진 사람이 전갈을 먹는 거였어.

가위 바위 보!

승패는?

"드셈 드셈! 빨리 드셈!!"

"어우 진짜 못 먹겠어요!"


"그런게 어딨음! 그럼 이기시던가!

드셈드셈 빨리 드셈!"

"진심 진짜 못 먹어요ㅠ"


"그러면 제가 나머지 전갈 먹을테니까

전갈 집게부분만 드세요."

"콜"

이 분은 약속을 지켰고

나 또한 약속을 지켜야만 했지...ㅠ

이 여성 분에게 전갈을 먹이기 위해

마치 철권게임에 나오는 

요시미츠의 할복기술과도 같이

나 또한 상처를 받았지...


나는 집게 발이 없는 전갈을 

단숨에 입안으로 털어넣는 순간!

통통한 안의 모습과는 달리 

텅 빈 속내가 느껴졌어.

그리고 이내 쓴 맛이 느껴졌지...

써도 너무 썼어...


그렇게 억지로 전갈을 삼키고나니

태국친구M이 날 한심하게 쳐다보고 있더군.

그래서 입바람 얼굴에 불어줌.

싸대기 맞을 뻔...


요롬코롬 놀고 있는데 

누가 우리의 팔목을 잡으며

소리치는 거야!

알고보니 아까 물리건 바에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노래불러주던 누나였어!

우리가 호응 엄청 해줘서 공연 재밌게 잘했다고

고맙다고 맥주 한 병씩 사주심!

고마워요! 

덕분에 좋은 노래 듣고 좋은 분위기

즐기다 갔습니당!


2시가 되자 슬슬 파하는 분위기가 시작되었고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지.

"이제 슬슬 가자!"

"그래! 나는 티나랑 숙소로 돌아갈건데

너는...? 으흐흣?!"


"-_- 뭐야 그건! 제발 좀 몰아가지 좀 마!"

"알았어 알았어!! ㅋ.ㅋ"


그리고 나는 M한테 물어봤어.

"M! 너 여기서 더 놀거야?

아니면 집에 가는 거야?"

"나 후웨이쾅에 친구들이랑 

술 더 먹으러 갈건데

같이 갈래?? 같이 가자!"


"아니..."

"넌 진짜 노잼노잼 쌍노잼이다...

사진이나 한 장 찍자."


사진을 찍으려 내게 어깨동무를 하던 

그녀의 향기와 체취 때문에

순간 아찔해졌어.

나도 모르게 심장이 두근대기 시작했는데

이건 크리스마스가 만든 환상인걸까

내 코가 그녀의 겨드랑이 근처에 있었기 때문인걸까?



-다음 편에서-


이번 이야기는

태국 방콕에서 연인들을 위한 날인

크리스마스 이브를 딱깔이로 보냈던 이야기야.


본격적으로 글 쓰기 전에

신기한 일 있어서 적어봄.

보컬 형이랑 클럽데모 가고 싶어했던 찰나에

데모 킵카드를 판다는 오픈톡방 글이 있어서

냉큼 전 날 갔던 루트 조각모임에서

판매자랑 만났던 일이 있었어!


근데, 신기하게도 내 얼굴을

여기 블로그에서 알아보시넹

기억력 갑이심.

요거 800바트에 사서

가성비 있게 잘 먹었습니당!

담에 또 파셈요!

물론, 저렴하게요.


어쨌거나, 이 날은 크리스마스 이브 날이었는데

할 게 없었으므로 방콕에 왔다는

티나따거와 보컬 형을 보기로 했었지.

우리는 중간지인 승전 기념탑에서 만나기로 했어!

나 먼저 승전기념탑 도착!

더워죽겠는데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따거! 왜 이렇게 안 오냐 쉬먀!"

"좀 그럴 일이 있었다 쉬먀!"


"아침부터 보컬 형과 

서로의 육체미를 겨룬 건가 쉬먀?"

"닥쳐라 쉬먀,가는 중이다 쉬먀"


이윽고, 보컬 형과 티나가 도착했고

우리는 서로 반갑게 인사를 했어.

언제나처럼 걸쭉한 목소리로

"Hey! J"라며

길거리에 사람이 많던 적건 사자후로

내 이름을 부르는 티나따거.


그럴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니까

이젠 나도 그냥 중국인 인 척 함.

"따거!! 오랜 만이다 쉬먀!"


나는 무협영화에 한 장면처럼

주먹을 손으로 포개어 인사했지.

"J 근데, 너 머리가 왜 그러냐 쉬먀?"

"웨이셤머! 내 머리가 뭐! 셤머?"


"손오공 같다쉬먀. 제천대성"

"그럼 따거는 저팔계인가 쉬먀"

"니 시퐐로우마"

"한국어 잘해, 아주 칭찬해!"


"가자, 쫄따구. 나 수영복 사야하는데

수영복 파는 곳으로 안내해라 쉬먀."

"공짜로 쉬먀?"

티나따거 가이드 해주기 전에

아이스크림 받아먹음. 어예

갸꿀따리 오졌따리 쉬먀따리!


하지만, 한 참을 찾아헤매도 

수영복 파는 곳이 없었어.

그래서 물어물어 옆에 쇼핑몰인 

센츄리 몰로 이동!

크리스마스에 수영복이라니...

아이러니하다...

"저... 저기... 따거,

설마 비키니 입는 거냐 쉬먀?"

"아니, 그런 거 안 입는다 쉬먀.

오직 100% 기능성 수영복만 입는다 쉬먀!"


"캬! 역시 대륙의 기상!

그러치! 호텔 수영장에서 비키니 입어버리면

대륙의 따거가 아니지!

이게 진짜 순도100% 대륙의 기상이지!"


"암! 그러치! 중국이 짱이야 쉬먀!"

(하... 이 놈의 중화사상...)


"이거나 받아라 쉬먀.

선물이다 쉬먀!"

"오? 진짜?! 고맙다 쉬먀!

이게 뭐..야? 콘돔이냐...?"


"크리스마스 이브잖어^^

한국 건 무척 질겨서 안전해!

이쁜 사랑하도록!"


어쨌거나, 수영복을 사고

배가 고파서 뭘 먹고 싶냐고 물어보니까

태국음식이 먹고 싶다는 거야.

그리고 생선도...

그래서 승전기념탑 근처에 외국인에게 유명한

로컬 레스토랑으로 이동!

솜땀과 까이양(닭 구이), 커무양(돼지구이)를

시키고, 메인메뉴인 생선탕수까지 시켰어.

이거 개맛 존맛

비싸기도 비싼데 정말 맛있는 녀석이야.

물론, 이 녀석도 짜오프라야 똥물에서 뛰놀던

민물고기지만, 이 곳이 요리 잘하는 곳이어서

민물냄새 하나도 안 나고, 

이연복 쉐프급 요리라 생각들 정도로

맛있게 먹었어!

세 명이서 이렇게 시켜서

다 처묵처묵함!

계산은 내가 함.

티나가 산다고 했지만

내 구름과자도 1보루 사와줬으니

쿨하게 계산 완료!


이렇게 배터지게 먹고 서로의 숙소로 이동했지.

티나는 수영복 챙겨서 오라고 하던데

겁나 피곤했으므로 일단 좀 낮잠잤어!

그리고 일어나니까 티나와 보컬 형도

그제서야 일어나서 수영장 간다는 거야.

뭐, 잤는지 뭘 했는지는 모르겠다만

일단 우리 아파트의 어항크기의 수영장에 질렸으므로

어디 한 번 도둑 수영해보러 가볼까나?!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이동해서 도착했지.

그리고 마치 내가 투숙객인 것처럼

거드름을 피우며 벨보이한테 

유키스 간지 손짓인사를 해주고

자연스레 안으로 들어갔어.


호텔 수영장은 요롬코롬 생겼어.

우리 아파트 어항 사이즈에 수영장에 비하면

여긴 운동장이지!

물도 깔끔하고 벤치에 새똥도 많이 없어서

관리 잘 되어있구나 생각이 들었지.


미리 세 명짜리 벤치를 세팅해놨더라고

갸꿀따리!!

본격적으로 수영 들어가기 전에

준비운동! 

보컬 형이랑 푸쉬 업 좀 하고

물 속으로 풍덩 빠져버렸어!


티나는 내 수영안경을 뺏어버렸어.

자기 수영 한다고...

임용 실기 준비 할 때 애지중지하면서

쓴 내 고급 물안경인데 ㅠ

하지만, 티나는 물안경을 쓰자 본격

전투수영을 시작했지.

누가보면 여기 스포츠 센터인 줄...


수영을 마치고 쉬고 있는데

둘의 모습이 너무 이쁜 거야.

그래서 딱깔이답게 잠깐만

계셔보라고 하고 바로 사진을 찍어드렸지.

둘의 인생사진 찍어버렸어!!

"너 날 사랑하니 쉬먀?"

"말하기 부끄러운데..."

"아오, 이 귀여운 놈!

콱! 앙하고 잡아먹어야지!!"

"아! 쫌! 나도 남자야!

일로 와바!"

하... 진짜 못 봐주겠네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년놈들 안고 꽁냥꽁냥거리는거

사진 찍으면서 뒤치닥 거리나 하다니...

씁쓸하다...

졸라 메리크리스마스임. 찌밤

"형. 나 이제 집에 간다잉.

외로워서 놀러가야겠어..."

"야! 같이 놀자! 껴줘!"


"둘이 이제 막 바쁠 타임 아니야?"

"아냐... J야... 충분해...

제발 같이 놀자... 살려줘"


그래서 일단 씻고 밥 같이 먹고

카오산으로 넘어가기로 했어!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본격적으로 놀기 전에

글을 빨리 쓰려는데 마우스가 안 먹어서

밑에 세븐일레븐에서 마우스 하나 삼!

게이밍 마우스가 200바트밖에 안하냐...

게다가 이런 걸 편의점에서 판다고?

대박사건이네...

어쨌거나, 글 빠르게 쓰고

코코워크에서 밥을 먹기로 했지!

코코워크에서 핫하다고 소문난

칠링 하우스!

여기 분위기도 괜찮고, 맛도 괜찮아!

그리고 밴드들의 실력도 좋은 편이라

이 곳으로 왔지!

안에는 시원한 에어컨과 음악이 잘 들리지만

늦게가서 자리가 없었으므로

야외테이블로 가야만했어 ㅠ

요롬코롬 음식을 여러 개 시키고

냠냠쩝쩝.

먹던 도중 따거가 타이티 먹고 싶다고해서

먹다말고 타이티 찾으러 갔는데

문 연 곳이 없어서 할 수 없이

200미터 거리에 있는 세븐일레븐가서

타이티 사서 대령함...

이 정도면 그레이트 딱깔이 아님?

이런 게 딱깔이 했던 이유가

티나가 이번에 콘도 계약을 하러 온 거라

그거 배우고 싶어서 따라다니면서

보스로 모신다고 했거든!

그래서 사서 고생함.


먹던 도중 익숙한데 제목을 모르는

좋은 노래가 흘러와서 점원한데 물어봤어.

"이거 노래 제목 뭐에요 캅?"

"음... 모르겠어요 카...

잠깐만요!"


그리고서는 한 장의 쪽지를 가져왔더랬지.

그 노래는 콜드플레이의 옐로우라는

엄청 유명한 곡이었어!

우울한 것 같기도 하면서 신나는 분위기라

노래 잘 만들었다 싶었는데 유명한 콜드플레이였구만?


어쨌거나,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즐거움과 흥이 약속 된 장소인 그 곳으로 갔지.

카오산 말야!!


-다음 편에서-



이번 이야기는

방콕의 유명한 클럽 루트66에

친구와 고등학교 후배와 같이 놀러갔다가

생긴 에피소드야.



"형! 제발 우리 게임 하나만 하자!

형이 날 얼마나 똥멍청이 벌레같이 생각했길래

내가 클럽에서 뭐만하면 안된다고 

금지시키는 지 모르겠음."


"야-_- 근데, 니 행동은 좀 과격하고

벌레같긴 했어.

일단 들어나 보자. 뭔데?!"


"여기 클럽에서 나는 내가 좀 먹어준다고

생각하는데 형을 날 벌레처럼 생각하잖아!

여자 5명 라인 아이디

먼저 따는 게임이야.

이거 내가 형 이기면 다시는 날 무시하지 말고

내일 밥까지 비싼 걸로 사!"


"흠... 좀 그른디...

너가 벌레는 맞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확인사살하게 만들어야겠냐?"


"아! 뭐 어때!

걍 하자! 재밌겠네!"


친구인 곤이녀석까지

재밌을 것 같다고 하자고 하는 바람에

꺼림직하지만 하게 되었어.


이 때 안 좋은 기분이 들었지만

우리가 테이블에 둔 가방 안에는

핸드폰과 지갑과 같이 남들이

훔쳐갈 만한 것은 없었거든.


그래서 속으로

'에이~ 뭐 훔쳐갈 것도 없는데

그냥 잠시 자리 비우고 다녀오자!'

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뽀려갈 것은

언제나 있다는 것을 간과했어.


어쨌건, 내기는 시작되었고

우리 셋은 눈에 불을 키며

발정난 강아지처럼 헥헥 거리며

눈에 보이는 여자 테이블에 가서

제발 부탁인데 이유는 묻지 말고

라인 아이디 좀 알려달라고 했어.


게임이라고 말하면서 

라인 아이디 받는 거는 금지하기로 했어!

하지만, 친구하고 싶다고 받는 거는 오케이!


태국 사람들은 착해서 

거진 라인 아이디 알려주는데

매너없이 다가가면 안 알려주긴 매 한가지니까

동생녀석이 벌레인지 사람인지

판단하기 딱 좋은 방법이긴 했지.


우리는 일제히 흩어져서

각자 라인 아이디를 get하면서 다녔어.

나는 루트에 있는 밴드 방을 주로 돌아다녔어.

밴드음악도 좋기도 했고

거기에 이쁜 사람들이 많았거든!


그 중 테이블에서 혼자

미니 레드라벨을 홀짝홀짝 먹고 있는

이쁜 여자가

눈에 들어왔어!!



이쁘다. 

다가간다.

말을 건다.


"안녕하세요 캅?"

"뭐냐."

"아, 태국 분이 아니시군여.

이뻐서 말 걸어보고 싶어서요..."


그렇게 말을 트고 한 참을 얘기했어.

지금은 일을 그만두고 태국에서 쉬고 있다나

예전에 빅토리아 시크릿이라는 

브랜드 모델이었다면서

사진을 보여주는데 이쁘당...

근데, 지금은 살이 많이 찌셨구나...


여튼, 그 때는 빅토리아 시크릿이 

뭔지 몰라서

유명한 데냐고 되물었어.

여자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진심 모름? 

너 애자 빠삐용이심??

어떻게 빅토리아 시크릿을 모름?"

이라고 내게 말했지.


여자속옷 브랜드를 

내가 어떻게 알아-_-

일단 라인 아이디는 얻어야해서

한 마디 했어.


"너 쌍방울이라는 속옷 브랜드 암?

모르면 라인 아이디 주셈.

쌍방울도 모르면서 어디서 아는 체임."


우열곡절 끝에 나는 그녀의 아이디를

얻었고 그 이후 일사천리로 

4명의 태국친구들에게

라인 아이디를 얻었어.


역시나 제일 먼저 테이블로

돌아온 건 나였어.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라곤

우리 테이블을 정리하고 있는

웨이터와 달랑 있는 거라곤

내 가방 한 개...


"뭐하고 있는 거냐 캅?"

"테이블 치운다 캅?"

"왜 치우냐 캅?"

"술 킵했잖아 캅"


"내가 언제 했냐 캅?"

"아까 했잖아 캅"

"한 적 없는데 캅?

일단 기다려봐라 캅.

내 일행들한테 물어보겠다 캅"


이윽고, 곤이와 동생 녀석이 도착했어.

물론, 라인 아이디를 다 채우진 못하고

세상 억울한 표정으로 왔지만

더 이상 내기가 중요한게 아니었어.


나는 그들에게 우리 술을 킵했냐고

물어봤고, 그들은 한 적이 없다고 답했어.


그 때, 옆에 우리와 건배를 같이 했던

건장한 레이디 보이 형님이

건너편에 있는 한국 놈들이

우리 테이블 빈 거 보고

가기 전에 우리 술을 지네 이름으로 

킵했다고 하더라.


나는 그 얘기를 듣고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지.

그래서 웨이터를 쥐락펴락했어.


"너 우리 담당 웨이트 맞아 아니야?"

"맞다 캅."


"너 내가 팁 줬어? 안 줬어?"

"줬다 캅."

"팁 받을 때 우리 얼굴 봤어? 안 봤어?"

"봤다 캅."


"근데, 왜 열일 안함?

분명 우리 얼굴도 안하고

팁도 줬는데 감히 다른 놈이 

우리 술을 킵하게 해?"


"미안하다 캅.

다른 웨이터가 술 받았다 캅."


"그럼 우리 술 찾아오셈."

"불가능하다 캅."

"그럼 상급자랑 얘기하고 싶으니까

상급자 좀 불러줄래?"


이윽고, 상급자가 와서

자초지종을 들었어.

그 때, 옆에 있던 레이디보이 형님이

증언하면서 많이 도와주셨어.


일단, 자리를 비운 우리가 멍청하고

잘 못했던 것은 맞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우리 쪽을 담당하는

웨이터면 이 정도는 케어해줘된다고 생각함.


상급자도 어떤 이름으로 킵해놨는지

찾기 어려울 거라고 하면서

귀찮아하더라.


그 때 나는 적잖이 화가나서

 클럽이 끝나고 불이 켜질 때까지

배째라라는 식으로 버티고 또 버텼어.

그 때 나를 찾아온 빅토리아 시크릿 여자!


"너 왜 다시 온다면서 안오냐?!"

"아 몰라 바빠"

"너 나랑 술 마시러 안 갈꺼야?"

"어! 미안한데, 술 잃어버려서 술 찾아야돼!"

"헐... 미친 놈

진짜 나랑 안 나갈 거야?"


"안나간다고!

쌍방울도 모르는 애랑 내가 왜 나가!

니가 술 사준다고 해도 싫고

난 이거 찾을거야!"


그 여자는 나에게

고자라니 뭐라니 쌍욕을 하면서

가운데 손가락을 들고 

법규를 날리며 사라졌어...

그렇게 욕하고 갔는데

다음 날 왜 연락은 계속 하는 건지-_-

이미 욕 먹은 시점에서 만날 생각 1%도 없음.


어쨌거나 다시 상급자가 다가왔어.

그리고는 불가능하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귓속말로 속삭였지.


"그깟 술 우리한테 아무것도 아닌 거 알지?

그거 뭐 얼마 한다고~

나는 그냥 기분이 나쁜 것 뿐이야.

만약, 너가 찾아온다면 좋은 일이 생길 거야.

한국인은 감사를 표하는 방법을 잘 알거든."


그러자, 상급자는 씨익 웃더니

5분 이내로 우리의 술을 

찾아서 가져오더라... -_-

그리고서는 딜을 했어.


"이게 너네 술 같은데

한 가지 제안할게.

왜냐하면, 너네도 잘 못 한게 있잖아?

너네가 내일 또 다시 오면 줄게.

안 그러면 주기 힘들어."


"오케이! 딜!

우리 시간 많음."


감히 이런 제안을 해?

그래서 감사의 표시로 

원래 천바트 주려고 했는데

500바트만 줬어.


그 녀석의 표정은 500바트로 인해

행복해지더라.

멍청한 녀석. 제안만 안했으면

1000바트를 줬을 텐데...


어쨌건, 남는 500바트를

클럽이 끝났음에도 나를 도와주던

레이디보이 형님에게 고맙다고

꾸벅 인사를 하며 드렸지.


"형아, 아니 누나!

이거 받아줘.

도와주서 정말 고마워."


"노노노노노,

내가 이걸 왜 받아야함.

나는 그냥 도와주고 싶어서 도와준거야.

너네랑 친구가 되고 싶었거든.

이런 댓가 바라고 도와준거 아니야.

나 돈 많아!"


"그래도 우리는 감사를 표현하고 싶은데..."

"그러면 친구하자!

라인 아이디 줘봐!"

그렇게 나는 레이디보이 형님과

친구가 되었지.




그 형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해봤는데

한국어를 꽤 하시더라고?

알고보니, 한국에서 

3년간 불법체류하면서

한국요리를 배웠데.

앞으로 5년은 한국입국금지라나?


어쨌든, 지금은 자기 이름으로 

한국 태국 퓨전음식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데.


딱 보니까 돈 아쉬운 사람은

아니어서 우리를 도와준게 

진심으로 느껴지더라.


다음 날, 내 고등학교 후배는

나에게 벌레취급만 받으며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으로 갔고.


나와 곤이는 후배를 보내고

짜뚜짝 주말시장에서 쇼핑을 하다가

배가 고프기도 하고

그 레이디보이 형님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기도 해서

그 형님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갔어!


위치는 짜뚜짝에서 돈므앙 공항 쪽으로

올라가면 있는 곳이야.

구글지도에

Ngam wong wan soi 47라고 치면

찾아갈 수 있어.


우리가 도착하자

형님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셨어.


메뉴판을 보자 익숙한

한국의 돌솥이 있었어.

태국의 팟 끄랏파오 무를 

돌솥에 넣어 파는 것 같았어.

전반적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인테리어도 깔끔해서 좋았어.

이 동네 자체가 일본 사람들이 좀 많은 것 같았어.

우리가 들어갔을 때 일본 가족 두 팀이

이미 먹고 있더라고.


돌솥과 팟 끄라파오 무의 조화!

돌솥에 바삭하게 눌은 밥과

바질 돼지고기 볶음의 조화가

참 맛있더라!


그리고 한국식 김치찌개도 하나 시켰지!

요것도 비주얼은 태국이지만

한국적인 맛이 나더라.

멀지만 않다면 자주 오고 싶었어.

한식 먹는 기분이지만

가격이 쌌기 때문에!!


먹는 내내 형님은

맛있게 촵촵하는 우리 표정을

내내 흐뭇하게 쳐다봤어.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한 잔 하면서

형님은 내 볼을 꼬집하면서

말하더라.


"사실 클럽에서 어제 너 봤을 때

너무 귀여워서 같이 자고 싶었엉♥"


"히에엑?!

바라는 거 없다고 했잖아요!

이제와서 그걸 바라면 어떡해요!!"


"아무렴 어때! 이젠 우린 친구잖아!

boy♥

근데, 너가 여자친구가 없어서

아주 외롭거나 새로운 세계로

오고 싶다면 나에게 와도 돼, boy♥"


"히이익...

그냥 친구만 하는 걸로 해요...

형 아니 누나...

궁금해서 그러는데

누나도 나와 같은 거 있지?"


"응♥ 이제는 호르몬 주사도 

안 맞아서

아침마다 텐트를 치는 걸?♥"


"형... 아니, 누나 미안해.

누나랑은 육체적 교감은 

나눌 수 없어.

누나를 볼 때면 왠지 모르게 고등학교 때

체육 선생님이 생각 나...

여튼, 잘 먹고 갑니당!!"


To. 선생님... 아니, 누나...

잘 살고 있는 거지?

우리 지금은 자연스레 멀어졌잖아...

다시 갈 때 누나의 요리가 기억난다면

시간내서 꼭 한번 들릴게.

근데, 돈 없이 가서 공짜로 먹진 않을 거야...

몸으로 갚으라고 할 거 잖아요...



- 다음 편에서 -




오늘의 이야기는

정말 친한 고등학교 후배가

태국까지 나를 보러와서

같이 카오산에 갔던 이야기야!



간략하게 이 후배 놈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해양대를 나와서

군복무 대신에 배를 몇 년 타야하는

뱃 놈이라 할 수 있지.


근데, 나름 엔지니어임.

배 안에서 만나면 얘가 기공이라 할 수 있지.

전형적으로 형들에게는 잘하고

동생에게는 빡센 놈의 표본이라

내가 두 살 더 많은 게 다행이라 느껴지는군.


"야, 근데 갑자기 나를 보러

태국에는 왜 온다는 것임?"


"배에서 사고쳤어.

다 때려치고 싶어서

하극상 아닌 하극상을 일으켜서

일단 배에서 내림요...

그래서 내 인생의 모토인 형이

너무 보고싶어서 그냥 형 보러가는 거야."


"야 -_-, 너무 부담된다.

나도 이제 내 태국여행이 2주밖에 

안 남은 시점에서

너가 나 책임져달라고 

무조건 형만보고 가는 거라고 한다면

나도 내 여행을 즐길 수가 없게 돼.

그냥 와서 같이 놀되 

나에게 무언가를 바라진 마셈"


"ㄴㄴ. 무조건 형만 믿고 보러가는 거임.

일단 간다.

알아서 해주셈."


"이 샛기가... -_-"


마음고생 심한 이 녀석이

나만 믿고 온다고 했을 때

엄청 부담이 됐어.


그래서 뭔가를 해줄 수는 없다고

일단 선을 그어놨지.

나도 내 여행 즐겨야지!


어쨌거나, 그 녀석이 도착하기로 한 날

나는 아속킹과 전투 서바이벌 게임인

레이저 스트라이크를 하러 시암에 갔지.


레이저 스트라이크는

센서가 달린 옷과 총을 들고

상대편을 섬멸하는 

현실판 서든어택이라 할 수 있지!

예전에 T와 갔었던 이야기를 찾아보거나

구글링 하면

 자세히 알 수 있으니

검색 ㄱㄱ!


아속킹 곤이를 만나 bts를 타러 가던 중

눈에 보이는 야외 체육관!

우리가 한 두 번하고는 토할 뻔한

크로스핏 체육관이었어.


곤이는 말했지.

"야! 우리도 저거 한 번 가자!"


"야-_- 내가 쉽게 만든

크로스핏도 몇 번하고 기절해놓고선

저기가서 피지컬 쩌는

외쿡 형, 누나들과 같이 운동을 하겠다고?

돈 지랄 ㄴㄴ함."


"힝..."


곤이는 다행스럽게도 단번에 체념했어.

나도 저 곳이 궁금하긴 했었지만

무에타이 체육관에서 숨질 뻔한 이유로

비싼 돈 주고 훈련을 두 번 다신 받고 싶지 않았거든.


우리는 레이저 스트라이크에 가기 전에

잠깐 카페에 가서 커피를 한 잔 했지.

근데, 그 카페는 너무나 귀욤귀욤한 곳이었어!

그 곳은?!





러버덕이 가득한 상큼상큼한 카페!!

이 곳에 육덕진 남자 둘이 오다니.

심지어 곤이는 전투복을 입고 이 곳에 왔어.

곤이의 전투복은 너무나도 유명한

I love bangkok 티셔츠야.


카페 점원이 우리 둘을 보고

싱긋 웃어주길래

곤이의 손을 꼬옥 잡았더랬지.

곤이는 침을 튀겨대며

꺼지라는 말을 했지만

개의치않고 커피 나올 때까지

손 꼭 잡고 있었엉!


커피를 한 사발 드링킹하고

레이저 스트라이크를 가기 위해

시암 스퀘어에 위치한 건물 지하로

내려갔는데 왠걸?

사람이 미어터지게 많은 거야.


알고보니까 유명한 사람이 왔나봐.

사진기자들과 팬들이 가득가득함.

누군가 궁금해서 나도 기자들 사이에

얼굴 집어넣고 사진 찍음!


태국친구한테 물어보니

Kwan usamanee라는 여배우인데

지금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데.

아마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이 때 사람 몰린 것 같다던데?

확실하진 않아.


연예인은 연예인인가봐.

얼굴이 진짜 주먹만해!

근데 내 취향은 아닌 듯.

이런 얼굴이 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미녀상인가봐.


어쨌건, 곤이와 이 여배우를 구경하고

레이저 스트라이크 무제한 이용권을 사서

미친듯이 즐겼지!

이 때 더구나 주말이라

좀비 모드도 있어서 으스스한 분위기에서

엄청 재밌게 즐겼어.

유감스럽게도 사진은 없다 ㅠ


레이저 스트라이크 무제한은

6판은 해야 뽕을 뽑는건데 

사실상 4판하니까

다리 풀려서 도저히 못하겠음.

님들도 무제한 이용권은 하지마셈.

돈 지랄임.


신나게 레이저스트라이크를 즐기고 난 후

 곤이와 함께 후배를 만나러

약속장소인 카오산으로 갔지!


이윽고, 멀리서도 잘 보이는

덩어리 하나가 걸어오는게 보였어.

'녀석... 배 타더니

더욱 육덕육덕하게 변했구나...'


나와 후배는 기쁨의 포옹을 했고

곤이에게도 내 후배녀석을 소개시켜줬지.

우리는 금새 친해지게 되었고

가볍게 카오산 팟타이로 시작했어.


팟타이를 먹는 내내

후배녀석은 카오산의 분위기에 놀랐고

이내 적응했지.


옆에서 같이 팟타이 먹던 사람들이 

중국사람들이었는데

중국 유학경험이 있는

후배녀석은 그들 중 이쁜 여자에게

중국어로 말을 걸었고

솰라솰라하며 대화를 나눠갔어.

그리고는 하하호호 좋은 분위기가 연출되더라?!


'와... 이 녀석 중국어 잘하니까

정말 멋있어 보인다.'

항상 갈구던 후배가 이렇게

유창하게 중국어를 하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달라보이더라.


근데, 아까부터 후배랑 대화하고 있던

이 여자는 자꾸 나한테 

중국어로 말을 거는 거야?


"쉬먀?! 저 중국어 못한다 쉬먀!"


"!@$%@지코!#$%!"


"쉬먀? 왓? 셤머?"


"지코!!"


"지코? 아! 한국에 오신 적 있나보네!

지코 그거 원효대사 해골물인뎅...

그거 마셨었음?"


"블락비 지코! 유!"


알고보니 그 여자애는

나한테 블락비의 지코 닮았다고 하는 거였어...

어딜봐서 지코 닮았냐고 물어보니

째진 눈이란다 -_-

김범수 모르는 게 다행이네.


같이 사진 찍어도 되냐고 요청을 하길래

흔쾌히 오케이를 외쳤고

얼굴과 얼굴이 너무 가깝게 다가와서

좀 두근거렸어.


믿기진 않겠지만

뽀뽀하는 사진 찍어도 되냐고 해서

브라보를 외쳐되며 오케이 했지!


"하나, 둘! 찰칵!"을 외칠 때

나는 고개를 돌려서

실수를 가장한 입술 뽀뽀를 해버렸고

그걸 바라보는 후배녀석은 허탈한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지.


그 때 곤이는 호탕하게 웃으며

"이빨은 후배가 까고

뽀뽀는 선배가 하는 구나"라며

부글부글 끓는 후배의 속을

더 긁어놨지!


그 이 후로 우리는

그들과 재밌는 여행을 하라고 

인사를 하고 카오산의 밤거리로

뛰어들었어!


술에 취하고 흥에 취한 채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열심히 춤을 추고 있는데

한 서양 누나들이 다가오더라?

그래서 바운스 바운스 고릴라 춤을

흥겹게 쳐댔더니 나에게 몸을 기대고는

같이 바운스 바운스 합을 맞쳐주더라.


그렇게 서로 인사를 하며 재밌게 놀던 중

화장실에 갔던 그들의 친구 한 명이

우리 쪽에 합류했어.


"어머, 이게 누구야

korean boy

너네 너무 귀엽다 보이"


순간, 나는 너무 놀랐어...

내가 아는 영화배우랑 너무 똑같이

닮았었거든...

그 영화배우는 바로...



해리포터에 나오는

피터 페티그루야...

그 있잖아...

론의 쥐로 나오는...

그 배우 닮으심.


그 분이 등장하자마자

곤이와 후배는 발 빠르게

먼저 있던 두 명의 파트너와

팔짱을 끼고 말을 하고 있었고

이 분은 성큼성큼 나에게 다가오셨더랬지.


뭐 재밌는 게 재밌는 거라고

재밌게 놀면 그만아니겠음?


우리는 6명이서 사교댄스를 펼치며

재미있게 놀았고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그 분은 내게 속삭였지.


"보이 이리와보렴.

잠시 할 말이 있어"

라는 말과 함께 내가 다가가자

내 쌍 볼을 붙잡고 입 맞추기를 시전하셨어.

내가 가진 모든 승모근의 세포를 동원해서

버텨보고자 했지만, 서양누나의 이두박근에는

이길 수가 없었어.


그녀의 1차 공격에 연이은

2차 촉수공격이 들어오자

나는 그대로 다리가 풀려버렸지.


"얘들아... 집에 가자..."


"아 이 샛기, 멘탈 터졌네 ㅋㅋㅋ

야! 니네 형 멘탈 승천했다, 봐라"


곤이녀석은 엄청나게 날 놀려댔고

아직까지도 만나기만 하면 이 때 일로

날 놀리곤 해


"어디가는 거야 boy"


"아... 저 이제 들어가봐야해서요.

많이 취한 것 같아요.

만나서 반가웠고 즐거운 여행되십쇼!"


그 서양누나들에게는

최대한 젠틀하게 말하고

빨리 자리를 떠났고

곤이의 집에 들어가서

난 엉엉 울었어.


첫 키스도 아닌데 소중한 

무언가를 빼앗긴 것처럼

왜 이렇게 서럽지ㅠ


아직도 이따금씩 그 촉수의 기억이

되살아나곤 해.


-다음 편에서-




이번 이야기는 

태국의 북쪽지방에 있는

히피들의 성지인 

빠이에 갔던 이야기야.



치앙마이에서 빠이를 갈 때는

여러 루트가 있는데

나는 여러가지 찾아보지 않고

현지 친구인 꼬니한테 알아봐달라고 그랬어.


꼬니는 치앙마이 아케이드 터미널에서

빠이를 가는 미니밴을 타면 된다고 하더라.

좀 감동적이었던게 알아만 줘도

너무 감사한데, 이 녀석이

무조건 자기가 데려다주고 싶다고 하는 거야.


그래서 님만헤민에서 이 녀석을 기다렸지!


덕분에 이 녀석 스쿠터 뒤에타서

편하게 아케이드 터미널에 도착 할 수 있었어.

그래도 밥은 사멕이고 보냄.

뭐 먹고 싶냐고 물어봤더니

맥도날드 가자는 거야.


그래서 이 녀석 내 주머니 사정

생각해주는구나 싶었는데

맥도날드 햄버거가 더 비싸.

우버타고 오는게 더 쌀 정도로!

그래도 데려다주는 거에 비하면

그깟 돈! 아무것도...아니지... 흑흑



미니밴 사진은 따로 안 찍었는데

신기하게도 모든 배낭과 짐을

미니밴의 지붕에 올려놓고 단단하게

조여서 그대로 출발하더라.

가다가 떨어질까 불안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음!

미니밴에 동양인은 나 혼자!

대부분은 서양인들이었어.

역시 서양히피들의 성지인 것인가?!


타기 전 꼬니는 무조건 멀미약을 먹으라 그랬는데

그 이유가 있더군.

치앙마이에서 빠이를 가기위해서는

762개의 급커브를 지나가야하는데

커브를 돌 때마다 미니밴 전체가

휘청거릴 정도로 크게 회전을 해.


잠 따윈 전혀 잘 수 없어.

기사는 실성한 듯 헤헤헤 웃으며 침을 흘리고

더욱 더 속도를 높혔지.

커브구간에 속도 안 줄이면 어떻게 되냐고?

관성을 100% 다 맞거나

차가 뒤집어지거나 둘 중 하나지 뭐.


어쨌거나, 다행히 살아서 도착했어.

살았다는 안도감이 드니까

이윽고 배가 고프더라.

그래서 제일 먼저 눈에 보이는 

음식점에 들어갔지.




빵 쪼가리 위에 샐러드 올리고

감자 튀긴거랑 콜라 시켰어.

가격은 기억안나는데 

좀 창렬했던 걸로 기억함.

그래도 배고프니 그냥 먹었지!



빠이에서 돈을 뽑을 수 있는

카시콘 ATM은 터미널 바로 옆에 있더라.

한 눈에 잘 보이니까 쉽게 찾을 수 있어.

밥을 다 먹고 나는 미리 예약한

빠이의 숙소로 갔지!


길을 물어물어서 겨우 숙소를 찾아왔어.

아고다로 예약한 것 같은데

투숙정보가 없네-_-;

가격은 한국돈으로 

8000원 정도 했던 것 같아.

입구에 들어서자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졌어.

비밀의 화원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 순간 들었던 생각은

'밤에 모기 졸라 많겠다'였어.


나름 이쁘게 인테리어도 했어.

무엇보다 좋았던 건

화원도 아니고, 인테리어도 아니야.


바로 개인실이라는 거!

저렴한 가격에 개인실?!

미쳤다...

방문 옆에는 자그마한 의자가 있어서

저기서 가져온 기타를 퉁기면서

낮시간을 한가로이 보내니까

너무 좋더라.


주인 아줌마가 방 소개해줄 때

씨익 웃으면서 한 마디하더라.


"여자 데려와도 돼!

100바트만 더 내렴.

근데, 돈 안내고 여자 데려오면 혼낼거야.

 아주 많이 혼내줄거야. boy"


이 말을 듣고

빠이에 대한 나의 환상은 더욱 더

증폭되어갔지.

이 곳은 혼자 나갔다가 둘이 들어오는

그런 환상적인 곳인건가?!

빨리 밤이 되기만을 기다렸어.



방 컨디션은 이래.

나름 나쁘진 않아.

개인 화장실도 있다고?

단점이라면 뜨거운 물이 안나온다는 거지만

여자랑 같이 왔을 때

민망해 할 필요 없어.


서양친구들 모두다가 이런 곳에서

투숙하거든.


드디어 찾아온 밤의 시간.

나는 세팅을 하고

밖으로 미적미적 나갔지.

서양누나와의 썸씽을 기대하며!!



어디를 가야하나 고민 할 필요조차 없었어.

거리자체가 정말 작았거든.

그래서 그냥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에

들어가면 됐었어.


빠이의 밤거리 느낌은

카오산 보다 더욱 히피스럽고 

자유스럽다는 것?


근데, 거리를 누비면 누빌 수록

점차 자신감이 떨어지더라.

동아시아 남자는 나 혼자밖에 없었어.

서양남자들은 옥션에 나오는 팬티모델처럼

다들 키도크고 잘 생겼는데

나는!!! 짜리몽땅!!! 뚱땡뚱땡...

갑자기 뭔지 모를 소외감이 대폭발했어!


여기를 둘러봐도 양놈천국

저기를 둘러봐도 양놈천국.

하지만, 한국의 작은 고추가

이렇게 죽어있어서야 안 돼지!


일단 바에 들어가서

알콜로 자신감 충전!

그리고 눈이 마주치는 서양 남자건 여자건

무조건 건배하며 위 아더 원을 즐기며 춤을 췄어.


다같이 즐기는 분위기는 카오산 그 이상이었어.

춤을 추다가 잠시 땀을 식힐 겸

당구대로 갔는데 아일랜드 녀석 1명과

파키스탄 녀석 2명이 포켓볼을 치고 있었어.


나도 껴서 같이 칠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당연히 오케이!

포켓볼을 치며 우리는 급격히 친해졌고

이 후 다른 바에가서 같이 춤을 추고 놀았지.


파키스탄 녀석들은

한국을 아주 좋아한다며

나에게 몇 가지를 물어봤어.


"나 한국 완전 좋아하는데

내가 한국 클럽가면 한국여자 만날 수 있을까?"


"응~ 절대 불가능해.

너 직업뭔데?"


"의사! 싱가폴에서 의사하고 있어"


"오? 완전 엘리트잖아?

근데, 외향적으로는 니가 의사인 줄 모르니까

차일 확률 200%임.

한국 돈다발 들고 춤추면 가능성이 있어."


"오? 정말 그러면 돼?!"


"일단 한 명은 너한테 갈거야.

남자 좋아하니? ㅎㅎ"


"오우 쉣!!!

브라더 다메요.

한쿡코추 싫어요."


요롬코롬 장난을 치며

우리의 분위기는 무르익었지.

파키스탄 청년들은 술을 먹어서인지

발정발정의 기운을 뿜뿜 내뿜고 있었고

입 맛을 다시며 옆에 있는 서양누나에게 접근했어.


서양 누나는 짜리몽땅한 우리 셋을 스캔하더니

한 숨을 쉬더라고.

잠깐! 나 아무것도 안했는데?!

이렇게 굴욕주기있음??


그리고 나서는

우리의 일행인 키 큰 아일랜드 조각미남에게

다가가서 춤을 추더라고.


소외감 대폭발...

하... 방콕 돌아가고 싶다.

아속만 지나가면 나도 인기스타인데.

비록 오빠 베이비 붐붐마사지를 외쳐대지만

그것마저 그리워질정도로 소외감 대폭발했어.


이 녀석들과 헤어지고 나서

또 다른 사람많은 펍을 가서

열심히 춤을 치며 눈을 마주쳐도

 짜리몽땅한 동양인에게

눈길을 주는 마음씨 좋은 

서양누나 따위는 없었어.


로맨스는 개뿔.

숙소나 들어갔지.


아줌마 나 왔어요.

왜 혼자 왔냐구요?

투숙규정 잘 지키는 

예의 바른 동양청년이라서요.

더 이상 묻지마요.

안녕



- 다음 편에서 -




이번 이야기는 

밤늦게 도이수텝이라는

치앙마이의 관광명소에 갔다가

마야 몰 루프탑 바인 

오버도즈에 갔던 이야기야.


원래는 어제 아침에 이 이야기가

포스팅 올라갔어야 하는데

태국에서 중고로 산 노트북이

또 고장나는 바람에 고치느라고 좀 늦게 올림.


앞으로 한 번만 더 고장나면

노트북 개박살내고 

귀국 전까지 블로그 안할거임.

개짱남. ㅠㅠ


이 날도 다른 날과 별반 다르지 않게

역시 같은 시간 느지막이 일어났달까?

하지만, Z형네서의 식충이 생활이

점점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어.

정작 형은 괜찮다지만

내가 안 괜찮아!!

뭔가 뻔뻔해지고 있는 내 자신이 싫었음.


그래서 Z형에게 몇 일간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고 했어.


"형, 저 치앙마이까지 왔는데

근처에 괜찮은 곳 없음요?

치앙라이를 갈까여?"


"음, 거기도 좋지만

너 같은 성격에는 빠이가 최고일 것 같은데?

너 빠이 가봤냐?"


"빠이가 뭐에요?

저 빨리 나가라고 빠이빠이 하는 것임?ㅠ"


"개솔 ㄴㄴ

빠이를 모르다니...

양놈들은 빠이가려고

치앙마이를 잠깐 들렀다 가곤하는데...

거기는 완벽한 히피플레이스야.


근데 좀 호불호가 갈려.

카오산 히피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제대로 된 히피가 많아!

나 같은 경우에는 좀 안맞더라고.

아, 참고로 케니의 고향이 빠이야.

케니 이번에 간다고 한 것 같은데?

갈 때 걔 차 타고 같이 가던가!"


"ㄴㄴ 여행은 혼자죠.

거기 한 번 가봐야겠어요.

히피 짱 좋음!"


사실 히피보다도

서양 애들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서양 누나와의 뜨거운 로맨스를 기대하며

그 곳에 가기로 했지.


요렇게 얘기를 나눈 후 

우리는 식사를 하러 갔어.

이 날의 메뉴는 옥수수 솜땀과 

돼지목살구이인 커무양

치킨구이인 까이양을 먹었어.

커무양과 까이양은 많이 먹어서 익숙했는데

옥수수 솜땀이 신선하게 맛있더라고.


이렇게 식사를 하고

케니와 꼬니를 비롯한

주변 친구들에게 빠이를 간다고 자랑했어.


"얘들아 나 빠이간다! 헤헤"


"오? 언제가는데?"


"내일!"


"뭐? 왜 이렇게 빨라!!"


"원래 여행이 그런거 아니겠음?"


"언제 돌아오게?"


"몰라. 거기 맘에들면 2주 정도 있다가 오고

재미없으면 바로 오고"


"빨리 돌아와서 걍 우리랑 놀자."


"ㅇㅋㅇㅋ 고려해봄"


Z형은 내가 빠이 여행을 가기 전에

다 같이 도이수텝에 가서 

멋있는 야경이나 보자고 제안했어.


아, 참고로 Z형 말에 따르면

한 밤에 외국인이 도이수텝 가기 

힘들거라고 하더라.

왜냐하면, 왕족의 별장이 근처에 있어서

몇 구간을 통행제한 한다나?


뭐 확실한 건 아니고

카더라정도니까 밤에 갈 사람들 있으면

잘 알아보고 가셈.


우리는 케니의 차를 타고

다같이 이동했어.


오르다가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잠깐 쉬었어.

안 그래도 구불구불한 커브길이 굉장히 위험한데

하물며 밤에 그걸 운전하려니 

현지인인 케니도 힘들어하더라.


다행스럽게도 별 탈없이 정상까지

도착 할 수 있었어.

하지만, 정상에서 도이수텝 꼭대기까지 가려면

엄청 높은 계단을 올라야하는데

입장권 사는 곳 옆에 보면

유료 엘리베이터가 있으니까 그냥 그거 타셈.

엄청 편함.


정확한 가격은 기억이 안나는데

그렇게 비싸진 않음.

물론, 모든 계산은 Z형이 함.



특이하게 엘리베이터가 수직이 아니라

45도 대각선으로 되어있어.

곤돌라의 개념에 더 가깝달까?

여튼 한 참을 올라가니 

어느 새 정상에 도착!


정상에 도착하자 황금 빛의 

굵고 아름다운 기둥이

우리를 반겨줬어.

넘나 크고 아름다운 것.

왠지 모르게 부러워진다.


정상에서 한 눈에 보이는

치앙마이 시내.


다들 자기 집 찾느라 여념이 없어.

치앙마이 공항을 기준으로 

여기가 우리 집 맞다! 아니다! 

설전을 벌이던게 기억이 나네.


그게 무슨 소용이 있니...

어차피 조금 있다가 집에 갈건데...


한 참을 별 것도 아닌 걸로 설전 벌이길래

뒤에서 몰래 사진 한 컷 같이 찍음.

요롬코롬 야경을 천천히 구경하며

우리는 아래로 내려갈 준비를 했지.


잘가시게 인사해주는 불상.

ㅃㅃ 다음에 또 봐욤.


요롬코롬 야경을 구경하고 우리가 간 곳은?

분위기 있는 루프탑 바! 오버도즈!

오버도즈는 치앙마이 쇼핑몰의 중심인

마야몰 옥상에 위치해있어.


옥상에 올라가면 이런 풍경이 펼쳐지는데

꽤 많은 바와 펍들이 즐비해있어.


그 중에서도 으뜸은 오버도즈(Overdose)!

이렇게 생긴 조명을 찾아오면 돼!

태국 잘사는 현지 친구들부터

중국 관광객까지 꽤나 다양하게 

이 곳을 많이 찾아오더라구!


테이블에 앉아 다들 얘기를 나누면서

수준급의 라이브 공연을 즐기지.

특히나, Z형은 이 곳 여가수 목소리에 꽃혀서

그 가수 스케줄대로 이 곳을 찾아 올 정도야.


"우리 J 내일 빠이가는데 뭐 먹고 싶어.

말만 해. 형이 사줌."


"오. 정말요?

그래도 형이 언제나 사주시는데 

제가 무슨 염치로 

뭐 먹고싶다고 어떻게 말씀을 드려요...


저기 사장님!! 

여기 조니워커 블랙이요!!

아! 그냥 블랙말고 더블 블랙으로 주세요!!"



"......."


- 다음 편에서 -


이번 편은 

치앙마이의 밤문화 중 하나인

조이 인 옐로우(joe in yellow)에 

대해 소개하려 함



그건 그렇고 내가 어떻게 글을 다시 쓰게됬냐고?

그건 바로 노트북을 질러버렸기 때문이지!

태국 방콕 이 곳에서 말이야!!!


태국 중고나라를 뒤져서 8000바트짜리

노트북을 중고로 사기위해 

방콕에서 두 시간이 걸리는

먼 거리를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찾아가서

사 온 HP노트북이야!


자세한 에피소드는 나중에

블로그에 올림요.

오늘은 일단 치앙마이

조이 인 옐로우에 쓸거임.


전 날 웜업에서 블랙블랙 파티를

재밌게 즐기고 역시나처럼

Z형네 집 소파에서 11시 쯤에 

느지막이 일어났지.


"형님, 기침하셨습니까."


"오냐, 근데 말투가 왜 그럼?"


"배고파서요. 밥 먹으러 가염

물론, 돈은 형이"


"이 색기가..."


남들에게 폐를 끼치고 살지 말라는

부모님의 교육을 받고 자랐지만

형님이 사준다는데 어떻게 해!

감사히 잘 먹어야지!


Z형은 전 날 과음을 해서

해장을 하고 싶다고 했어.

그래서 일식을 먹으러 갔지.


여기는 님만헤민에 있는

닌자라멘이야. 

일본 사람들도 꽤 많이 온다고 하더라.


가격은? 비싸요.

내 돈 주고는 절대 못 먹음요...

Z형 덕분에 이런 비싼데 와서

우걱우걱 먹는 거지 뭐.

음식의 퀄리티도 꽤 좋은 편이야.

특히 저 연어알 김밥말이는

보기보다 꽤 거대해서

한 입 가득넣으면 턱이 아플 정도거든.


그래도 씹을 때 톡톡톡 터지는 

연어알의 상큼함이

트로피카나 주희 뺨을 후려칠 정도로 맛있어.


요롬코롬 먹고 언제나 처럼

커피 한 잔 사들고

피시방가서 롤 6시간 정도 땡겼지.

태국 롤의 장점은 애들이 욕해도

우리가 알아먹을 수 없다는 거야.


단지 알아들을 수 있는 거는

55555555

이것밖에 없어.

많은 사람들이 알 텐데 숫자5는

'하'라고 읽어서 

555555555는

하하하핡핡하핡ㅎㄹ핡하를 의미해.

ㅋㅋㅋㅋㅋㅋ랑 비슷한거지.


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롤은 언제나 불신과 남탓만이 팽배해.

   Z형의 오더가 이상한데

내 탓을 하는 Z형에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

집에서 쫒겨나기 싫었거든.


어쨌거나, 피시방을 끝내고 

저녁을 대충 먹고

우리는 오늘 가보기로 한 

조이 인 옐로우를 가봤어.


조이 인 옐로우는 

카오산의 느낌 그 자체였어.

위치는 치앙마이의 

구시가지인 성곽 안 쪽에 위치해있어.


서양사람들 엄청 많다...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동양남자는 뒤로 밀린 듯한 느낌이었어.

서양엉아들 안 씻은 거지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꽤나 간지 폭발했거든.

소외감과 열등감 괜히 폭발. ㅠ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쭈구리가 된 Z형과 나...

술 사려고 대기 중.

드디어 산 샘송버킷!

원래 이런데 오면 샘송버킷 

먹어줘야지!


왜냐고?

저거 들고 춤추면 이점이 많아.

서양누나들 눈 마주칠 때마다

빨대 하나로 위아더원 할 수 있거든.

드링킷 쉣킷쉣킷 !


나는 특유의 병신미를 발휘해

눈이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샘송버킷을

먹여댔고 금세 서클존이 형성되어서

다 같이 춤을 추는 분위기가 되었지.


그러다가 자꾸 옆통수가 따가운 거야.

옆을 보니 나와 키가 비슷한 배가 나온 

네덜란드 처자가

나를 그윽하게 바라보고 있더라고.

그러더니 나에게 다가왔어.

잠깐만... 뭔가 닿는데...?


이 느낌 낯설지 않은데??

술 많이 먹은 이들에게만 내려진다는 축복

단단한 복부내장지방...


와...

여성 분이 왠만한 노력으로

이런 축복받은 몸을 

가지긴 쉽지 않는데.

거의 보디빌더급 노력 이잖아?


그녀의 복부내장지방에 튕겨져나와 

그대로 원래있던 자리로 착석.

돌아와보니 Z형이 옆에 테이블 분과 

얘기를 나누고 있더라고.


뭐야, 이거 이거 이거!!!

뭔진 모르겠지만, 

자리 비켜드리겠슴돠.


그래서 나 혼자 뚜벅뚜벅 걷다보니 

낯익은 펍이 있더라고?

1년 전 보컬 형과 왔었던

펜타토닉 락 바였어!


여기서 한 차례 헤드뱅잉 했지!

와. 역시 치앙마이 락펍하면 여기지!

사람들과 몸을 부딪히며 다같이 어깨동무하고

락 스피릿을 공유했지.


이 정도로만 놀고 집으로 돌아가 쉬었던 것 같아.

아. 분위기 좋은 Z형은 어떻게 됬냐고?

나랑 같이 사이좋게 집에 갔음.ㅇㅇ


오늘은 여기까지 쓸게.

지금 태국방콕에 보컬 형과 

그 여자친구인 티나가 와있거든.


티나는 여기있는 동안 내 사업 보스야.

그래서 딱갈이해야 돼.

지금 보컬 형 수영복 없다고

내꺼 가져오래서 지금 뛰어가야 함.

ㅂㅂ


이 날은 전 편에서 언급했듯이

오랜 만에 랑짓에서 놀았던 날이야.


방장 형은 그동안 카오산에서 놀다가 만난

서양 애들과 차를 끌고 

깐짜나부리 투어를 갔댔는데

드디어 투어가 끝나고 랑짓으로 돌아왔다고 해서

간만에 한번 뭉치기로 했지.


단톡방에 남아있는 인원은 많지 않았지만

새로들어온 멤버 둘이 있었기에

같이 만나기로 했어.


나는 할 것도 없어서 아침운동이 끝나고 

먼저 랑짓으로 가서 주변을 좀 돌아보려고 했지.

그래서 일단 승전기념탑으로 갔어.


그 곳에는 수많은 미니밴이 줄지어있었는데

도무지 어떤 거를 타야되는지 모르겠더라고?

영어는 하나도 없고 표 사는 곳도 따로 없어서

일단 직원같아 보이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어.


"안녕하세요 캅, 랑짓가는 롯뚜 어디에요? 캅?"


"어? 랑짓 가려고? 저기 맨 뒤에 차 타면 된다 캅"


"ㄳㄳ 캅"


랑짓 가는 미니밴을 찾는 건 생각보다

무척 쉬웠어.

일단 무작정 차를 타긴 했는데

요금이 얼마인지, 어디서 어떻게 

내려야하는지도 모르겠는거야.


그래도 일단 무작정 랑짓으로가서

택시타는게 저렴할 것 같아서 그냥 앉아있었지.

운전사가 탑승하더니 조그마한 바구니를 돌리더라고? 

사람들은 그 바구니에 성금모으듯

하나 둘 돈을 넣는거야.


금액이 얼마인지 몰랐기에 

옆에 앉은 여자에게 물어봤어.


"죄송하지만, 이거 얼마에요 캅?"

"30바트(천 원) 카~"

"히에에엑? 엄청 싸다...

근데, 저 100바트 짜리 밖에 없는데 어떡해요?"


"줘바요 카~

이렇게 바구니에 있는 돈을 

알아서 거슬러 가지면 돼요 카~"


미니밴의 시스템은 생각보다 간결했어.

양심에 따라 돈을 넣고 끝인줄 알았는데

금액이 맞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걷은 돈을 운전기사가 세보더라고.

만약 금액이 안 맞으면?

그 때부터 진실게임 시작하는거지.


랑짓까지 가는 미니밴의 비용도

말도 안되게 저렴했어.

이렇게 가면 편도 30바트 밖에 안드는데

그동안 350바트를 주고 택시를 타고 다닌

나는 호구였던가...

역시 아는 만큼 절약 할 수 있다고

모험하길 잘했어.


한 가지 문제는 어디에서 어떤 시점에 

내리는지 모르겠다는 거야.

그래서 운전기사한테 슬쩍 물어봤지.


"이거 퓨쳐파크 가요 캅?"

"간다 캅! 도착하면 불러준다 캅!"


내리는 것도 고민해결!

택시보다 효율적이잖아?

단 돈 30바트에

일반 국도가 아닌 고속도로를 타고 가고!

나는 이후로 랑짓 갈 때면

항상 미니밴만 탔어!


드디어 목적지에 다 왔는지 

운전사는 퓨쳐파크를 외쳤고 나는 내렸어.

퓨쳐파크는 랑짓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돈무앙 쪽 사는 사람들도 많이 온다고 하더라고.


일단 더워서 안에 들어갔는데

다 쇼핑쇼핑센터라 구경 할 것도 없이

 그냥 땀만 식히고 나왔어.


그리고 방장 형이 있는 호텔로 가기 위해서

근처에 있는 오토바이 택시를 탔는데

역시 바가지 없이 30바트만 받는다.

물론, 미니밴 값이랑 똑같아서

짜증나는 부분도 있지만,

방콕의 경우 그 정도 거리를 갈때 최소80바트는

불러버리니까 감안해야지.


방장 형이 묶는 곳은 랑짓에 하나 우뚝 솟은

타라 그랜드 호텔이야.

주변에 괜찮은 호텔이 이거 하나밖에 없어서

방장 형은 맨날 여기에만 묶더라고.


방장 형은 아직 오는 중이어서

근처 카페에서 방장 형을 기다리기로 했지.


랑짓에 있는 지브라라고 하는 카페인데

나름 분위기도 괜찮아.

밥도 같이 파는데, 맛은 그닥 없어.

갈 사람은 커피만 드셈.



막간을 이용해서 태국어 공부!

태국어 책은 언제나 가지고 다님!

믿기진 않겠지만, 나는 나름 공부쟁이라 

내가 좋아하는 공부는 꾸준히 함.


태국어 쉽게 금방 배우는 방법?

이건 내 경운데

필수명사랑 필수동사만 

외워서 창조해버려.


예를들면, 필수 명사로는 

나, 너, 우리, 그, 그녀등이 있고

필수 동사로는 가지다, 원하다, 알다

하고싶다, 할 것이다 등등이 있어.


여기에 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를

 추가해서 외워준다면

어렵지 않게 태국어 문장을 

조합해서 말 할 수 있지.


양이 많지 않아서 머리가 빠가인 사람도

3일이면 외울 수 있어.



그렇게 혼자 공부하며 기다리는데

금방 단톡방에 있는 한 사람이 더 왔어.

이 형은 태국에 문신하러 왔다가

단톡방 모인다고 해서 와봤데.


우리는 간단한 소개와 대화를 했고

오래 걸리지 않아 방장 형도 도착했어.

방장 형은 장거리 운전을 하느라 

차가 많이 더러워졌다고

세차장에 먼저 들렸다가 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차장은

그 날 영업을 안했고, 

우리는 바로 밥을 먹으러 갔지.


여기는 아까 그 호텔 근처의 길거리 시장인데

먹거리를 엄청나게 싸게 팔아.

타코야끼부터 태국음식과 닭다리, 족발등

다양한 음식들이 있어!!


세 명이서 100바트(3,300원)씩 걷었는데

이 많은 음식들 다 살 수 있을 정도로 싸!

여기 완전 맘에 들어!!

결국 음식이 너무 많아서 다 먹지 못하고

남겨버렸어... 분하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을 먹으며

대화를 더 나눴지.


하지만, 문신 형은 밤에 약속이 있다고

먼저 가야한다고 해서

결국 방장 형과 나만 남았고

나머지 한 사람은 저녁 늦게 온다고해서

그 사람이 올 때까지 마사지나 받으러 갔어.


방장 형은 마사지도 랑짓이 짱이라고

그렇게 말해왔는데 오늘 드디어 검증하는건가?

마사지는 200바트였어!

마사지사는 푸짐한 아주머니었는데 

딱 봐도 손압이 강해보였어.

무엇보다 좋았던 거는 등에 

호랑이 기름을 발라서 

오일마사지를 해줬다는 점이야.


처음으로 오일 바른 손에 

마사지 당해봤는데

느낌이 무척 좋았어.

하악하악... 또 가고 싶당.


마사지가 끝날 때 쯤 

단톡방의 다른 형이 도착했고

우리는 술집에 가서 가볍게 한 잔 하며

이야기를 나눴지. 


그리고 언제나처럼 컨팽능이라는 클럽에 가서

흥겹게 춤을 추는데

새로 온 형이 표정이 별로 안좋아.

아무래도 로컬 쪽 음악은 안 맞나봐.

나는 은근히 신경이 쓰였어.


감성지수가 높은 편이라 아닌 척해도

다른 사람들 기분을 맞춰주는 편이기 때문에

'우리가 뭐 어떻게 해줘야 하나?'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방장 형에게 뭐 어떻게 합석이라도 

시켜드려야되는 건가 물어보려고 할 때 

방장 형도 갑자기 얼굴이 심각해진 거야.


그리고는 발시발시 소리를 내며

문자를 하시던데 알고보니

방장 형 썸녀의 친구가 방장 형을 

클럽에서 봤다고 썸녀한테 얘기한거야.

그리고 썸녀는 문자로 방장 형한테 

총 들고와서 쏴죽인다고 하는 상황이고.


방장 형은 전화로 쌍욕을 하면서 

쏠 거면 쏘라고 하더라.

그리고는 동생들이랑 술 마시러 놀러온건데

왜 혼자 북치고 장구치면서 

죽인다니 개소리를 하냐고.


개쌍욕을 먹은 후에야 

정작 썸녀는 미안하다고 하고 연락이 왔어.

방장 형은 이 날 하루는 

춤 안추고 조용히 있다 갈거니까

내가 좀 고생해서 새로 온 형 케어 

좀 해주라고 하더라.


그 말인 즉슨, 

내가 밤문화 가이드를 해야하는건가...

하... 방장 형은 여전히 발시발시하면서 

그 썸녀랑 메세지하고있고...

새로 온 형은 발시발시 하는 표정으로 

술만 먹고 앉아있고.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주변을 둘러봤어.


엄청 이쁜 여자애가 있는 테이블이 보이는 거야.

꽃이 있는 곳에 벌레가 꼬인다고

수 많은 로컬남자들은 그 테이블로 가서 

말을 걸었는데 역시나 까이는 거야.


이거다 싶었지.

나 역시 벌레가 되어 까인다면

형들을 위해 노력했다는 명분이 생길거고

꼬시는 건 내 능력 밖이니 오늘은 여기서 파하자는

계획을 세우면서 말이야.

그래서 출동했지.


그 쪽 테이블은 총 세 명이었는데

한 명은 무척 예뻤고

다른 한 명은 음.....

마지막 한 명은 여자이지만, 

남성이라고 생각하는 톰보이였어.


헌팅의 기본수칙인

'성공하려면 폭탄에게 다가가라'

라는 말과는 반대로

나는 실패를 꿈꿨기 때문에

제일 이쁜 여자에게로 갔어.



"안녕하세요, 캅"


"안녕 카~"


순간, 심장어택 당했다...

살갑게 웃어주는데 너무 이쁘다...

평소 이상형이 웃는게 이쁜 여자인데

딱 얘잖아?


"흠흠... 별 다른 게 아니라

저기서 봤는데 너무 이뻐서

술 한 잔 짠하려고 왔어요 캅"


"짠!"


이뻐도 매몰차게 거절하지 않고

짠은 해주네 ㅎㅎ

근데, 그 여자 분이 먼저 이것저것

물어보는 거야.

나는 헤벌레해서 신나게 대화했지.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옆에 있던 톰보이 녀석이

'너 원래 자리로 안 가도 돼?'라는

싸늘한 말을 했고, 여기까지인가 싶어서

돌아가려는 찰나 그 상황을 눈치 챈

방장 형이 후다닥 달려와서 서포트를 해주셨어.


그리고는 특유의 웃긴 춤을 추며

엄청난 태국어 스킬로 자연스레 

그 자리로 녹아들게 되었지.


그 이후부터는 톰보이가 손 쓸 시간도 안 주고

아웃사이더 랩보다 더 빠르게

여자애들과 나가서 술 마시자는 약속을 잡고

후다닥 데리고 나왔어.


나가는 와중에 새로 온 형은

"하... 나 폭탄이랑 파트너해야 할 것 같은데...

그냥 집에 갈까?" 라고 투덜거렸어.


나는 어차피 여자친구도 있으니까

형이 원하는 애 옆에 앉으라고 했지.

난 아무데나 앉겠다고 하고...


하지만, 시간을 돌릴 수만 있으면

이딴 병신같은 짓은 다신 하지 않을 거야.


어쨌든, 클럽 맞은 편에 있는 술집에 도착했는데

그 이쁜 여자애가 핸드폰이 없어졌다고 하는 거야.

그것도 산지 3일 된 최신 아이폰을!!

톰보이는 엄청 화를 냈어.


"내가 너 이럴 줄 알았다! 술만 먹으면 하여튼!!"


톰보이는 여기 있는 친구들을 

챙기는 캡틴같은 느낌이랄까?

톰보이는 후다닥 클럽 안으로 뛰어들어갔고

나도 일단 이쁜 애와 함께하는 

술자리가 파하는 건 싫었으니까

같이 찾으러 갔어.


그리고는 종업원들에게 핸드폰 좀 같이 

찾아달라고 부탁하며 열심히 찾아다녔어.

안타깝게도 핸드폰은 찾지 못했어.

하지만, 톰보이 녀석은 자기 것 마냥 찾는데

힘써주는 내 모습을 보고

진심으로 고맙다고 하더라.


그리고 술집에 다시 들어가기 전에

 이 자리에 자기가 끼면

재미없을 거라고 하며

잘 해보라고 따봉을 보이며 먼저갔어.


이 놈이 범인 일 수도 있겠는데?


그 이상형의 여자는 어차피 잃어버린거

괜찮다고 하며 쿨하게 술이나 먹자고 하더라.

성격까지 좋은 듯...


내 옆에는 이상형이 아닌 

눈을 피하고 싶게 생기신 분이 앉아있었어.

때때로 나는 그 자리를 위해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나는 너에게 호감이 있다, 있는 것일 거다.

제발 그렇게 생각해줘라'

라는 식으로 쳐다봐야만 했어.

상당히 곤혹스럽더라.


이상형의 그녀의 옆에는 

새로 온 형이 앉아있었는데

클럽에서 울상인 표정과는 다르게

호탕하게 웃고 있었어.


하... 지금 생각하니 너무 후회된다.

옆에 한 번 쳐다보고 앞에 봤을 때

격차가 너무 심해서 더 이쁘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그녀는 웃는게 너무 이뻤어.


화장실에 갔을 때 방장 형이 그러더라.


"야, 니가 처음에 자기한테 접근해서 

같이 술 먹자고 할 때 굉장히 기뻤는데

왜 자기친구 옆에 앉냐고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아...뭐... 저는 그 형님에게 양보했죠 뭐.

하핫, 좋은게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미친 놈

배려할 걸 배려해라.

로컬와서 못 즐기놈한테 자리만 만들어주면 됐지.

 그딴 배려를 왜 해?"


이게 방콕에서 내가 했던

두 번째 병신짓이라 할 수 있지.



술자리를 파한 후에도 

그 형과 내 이상형은

몇 번 더 만난 것 같은데

그 형은 단톡방에 그녀에 대해 안 좋게 말했는데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


방장 형은 그 때마다

잘 좀 해주라고 말했고...


방장 형은 그 여자와 몇 번 마주칠 기회가 있었나봐.

얘기를 해봤다는데

그 형이 연락도 잘 안하고 

여자애한테 너무 무심히 대해서

그 여자애는 상처 많이 받았다더라.


'한국남자 다 개새끼다.

다시는 한국남자 안 만날거다' 

라는 말과 함께...



언제나 나는 이 여자애가 생각났는데

그 이후로는 본 적이 없어.

물론, 그 때는 나도 T에게 충실했어야 했으니까.

지금은 내가 너무 미안해서 연락을 못 하겠더라.

지금은 하고 싶어도 얘의 연락처를 몰라.


내가 알고있는 정보는 은행에서 

일한다는 것 하나야.

그래서 이번에 태국에 가면 

이 여자애 찾아다닐 생각이야.

'김종욱 찾기'가 되는 건가?!


주변에 은행 다 돌아다녀볼까 생각중임.

이미 남자친구가 있다면 별 수 없지만

그래도 그 웃는 얼굴이 다시 한 번 보고싶네.


이 정도 이상형이면 결혼 절대 생각 않하는 내가 

집에서 애만 키우라고 하고

노가다해서 돈만 벌어만 줘도 된다고 

생각하는 정도니까.


그러면, T는 어쩌냐고?

말은 안했지만 옛날에 헤어진 상태임.

그것도 곧 포스팅 할게!




얘가 내 이상형인 그녀야.

이름도 뭣도 모르지만,

누구든지 방콕에서 얘 보게 된다면

내가 미안해하고, 

그리워하고 있다고 전해주셈.




오늘 쓸 이야기는 마침내 재등장한

작년 태국멤버 보컬 형이 

다시 태국에 놀러온 이야기야.


라인 메세지를 텍스트화 할 수 있다는 것을

오늘 글을 쓰기 전에 알았고, 

덕분에 T와의 대화목록을 읽다가

보컬 형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바로 이 주제로 글을 수정해서 씀.


앞으로 글 쓰는 데도 기억을 되살릴 

필요없이 편하게 쓸 수 있을 거 같아.



"나 태국 이번에 또 갈 수 있을 것 같아!!"


"오?! 진짜? 그럼 길거리 공연을 하던 뭘 하던

작년 추억을 되살려 재밌게 놀자!"

"언제쯤 갈까?"

"나 단톡방 사람들 떠날 때 쯤 맞춰오면 되지 않을까?"

"ㅇㅋ. 그 때 감."


지난 편에 나랑 같이 놀던 단톡방 사람들이

떠나는 시기와 거의 맞물리게 보컬 형은 태국으로 왔어.

생각만 해도 좋았어.


마음 맞는 사람끼리 여기저기 쏘다니기도 하고

길거리에 쭈그려 앉아 기타치며 노래부르기도 하고

거창하게 놀지 않아도 엄청나게 재밌었지.


근데, 문제가 하나 생겼어.

보컬 형이 혹을 하나 달고 온다는 거야...

바로 중국 여자친구 티나!!


청주 보컬 형 자취방에서 숙식하며

그 곳을 베이스캠프 삼아 

이 나라 저 나라 여행다니는

부자 중국 여친!!


성격 엄청 좋은 누나이긴 하지만

같이 오면 보컬 형이랑 온전하게 못 놀잖아...ㅠ

나만의 보컬 형인데...

그래서 살살 꼬셨지.


"형, 내가 작년 추석에 태국에 여행왔던 거 알지?"


"응"


"그 때 T랑만 놀았는데, 진심 재미없었어.

형 100% 후회할걸?

클럽도 못가서 여자들이 

형만 쳐다보는 시선을 느낄 수도 없고, 

우리 둘이 거지처럼 길바닥에 앉아

싸구려 음식 먹는 것도 못하게 될거야.


왜냐하면, 여자와 여행을 오면

여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뒤 탈이 없기 때문이지.

형의 재미는 어디에 있을까?

나일까? 티나일까?

자, 이제 선택해봐"


옆에서 티나의 우렁찬 포효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티나의 목소리가 들렸어.

"입닥쳐. J, 죽여버린다"


티나 한국말 많이 늘었네...

"웰컴 투 타이랜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홍콩 찍고 갈 테니까

기다려라!"


"하오! 따거따거!!"


그렇게 보컬 형과 티나는 

홍콩을 먼저가서 관광하였고, 

드디어 태국으로 넘어오게 되었지.

방콕에 도착하고 날이 밝자 보컬 형은 아침부터

우리 집에 놀러오겠다고 전화를 했고

이윽고 보컬 형은 도착했어.


"오? 형 아침부터 오토바이 택시 

타고오니까 간지나는데?"


"그래도 20일 태국 짬밥이 있는데

이 시간에 택시타면 망하는거 알지!

오토바이 택시 타니까 태국인거 확 실감이 난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와

나는 내 콘도와 방을 소개했지.

보컬 형은 태국거지인 내가 의외로 

깔끔한 곳에 사는 것이 놀라웠었나봐.


"와! 괜찮다!

이게 얼마라고?"


"월 20만원짜리인데

전기세랑 운동값하면 24만원 정도해."


"내 자취방은 한 달에 35주는데

니네 방 절반크기다.

자괴감 든다"


"형도 건너오셈.

일단, 왔으니까 커피 한 잔 사들고

내 음악 작업실로 가자!"


"오? 작업실도 있어?

장난 아닌데?

가자가자!"



음악 작업실에 도착하니

보컬 형은 이게 뭐냐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어.

하지만, 창문 사이로 부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커피 한 잔과 함께 기타를 쳐보더니

이 곳은 지상낙원이라고 말이 바뀌더라.


그 동안 내가 만든 곡을 들려주며

피드백을 주고받고, 기타치며 노래부르다 보니

시간이 엄청 잘 녹았어.

3시간 쯤 지났을라나?


그 행복했던 순간도 깨지게 되었지.

티나가 일어났다는 전화가 왔고,

나만의 보컬 형은 서둘러 떠나야만 했어. ㅠ

저녁에 티나와 함께 보자는 말을 남긴 채...


보컬 형이 간 이후로는

할 일 없이 T와 메시지를 주고 받았어.


"J, 우리 화요일에 아침 일찍 나가야 만나야 돼!"

"??"

"나 회사동료 결혼식 있는데, 거기 가야돼!"

"??"

"그렇게 알고 있어!"

"보통 이런 경우에는 통보보다 양해가 먼저 아님?

그리고 내가 왜 가야 해?

너 회사동료 나랑 친함?"


"태국에선 이게 일반적이야"

"또 그 소리하네.

솔직히 나 좀 빡쳤어.

너 그냥 비즈니스 미팅에 날 활용하는 거잖아"


"아니야!"

"아니긴 뭘 아니야.

회사 동료 결혼식이면 회사 동료랑 같이 가.

괜히 그런 자리 빌어서 한국남자친구랑 

만나고 있다는거 보여줄라고

나 이용해먹지말고"


"화났어?"

"화 안나겠냐?

나 보컬 형 와 있는 동안에는 그 형이랑 놀거야."


"그럼 나 안 만날거야?"

"니 행동에 달렸지."

"미안해."


"그럼 와서 밥사.

나도 너 좀 이용해먹어야겠다.

그렇지만, 그 결혼식에는 절대 안갈꺼야."


"지금 가용!"


솔직히 처음 통보받을 때는

어이가 무척 없었지만,

태국거지이므로 오늘 한 끼는 

슬기롭게 해결하자고 생각하며 좋게 풀었어.


이윽고 T가 왔고,

우린 밥을 먹으러 

쏘이 몰링 지역식당으로 갔지.


여긴 우리동네 맛집인데

저녁밖에 안 열어.

특히, 여기 구이는 일품이야.

나는 여기 갈 때마다 닭, 돼지, 소구이를 시키는데

각 70바트(2,300원) 정도야.


식사를 하면서 T는 이제 뭐할거냐면서

나에게 물었고,

나는 식사 이후에 보컬 형을 만나러 간다고 했어.


"보컬 오빠는 나 안 보고 싶데?

나도 갈까?"


"아니, 제발 따라오지마.

우리 오늘 음악여행 갈거야."


"어디가는데?"


"재즈바랑 카오산"


"나도 재즈 좋아하는데..."


"응, 친구랑 가렴.

오늘은 아니야~"


나는 T를 돌려보낸 후,

보컬 형을 만나러 

승전기념탑으로 터벅터벅 걸어갔지.

그곳엔 이미 보컬 형과 티나가 와있더라.

나는 티나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우리 셋은 방콕에서 엄청 유명한 재즈바인 

'색소폰'으로 이동했어.


"형, 무슨 재즈야!

나 유일하게 안 듣는게 재즈인거 알면서~"


"야, 너도 재즈 좀 들어봐야 음악적 견해가 넓어지지!

그리고 여기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니까

꼭 와보고 싶었어. 너는 옆동네에 이런 곳이 있는데

전혀 몰랐다는게 더 신기하다."


보컬 형 말에 따르면 '색소폰'이라는 재즈바는

 TV에도 엄청 나오는 곳이고

유명한 연주자 및 보컬들도 

많이 초청되어 오는 명소래.


가니까 다들 의상들이 파티룩이야.

여자들은 드레스를 입고왔고

남자들은 깔끔한 셔츠를 입은 채

와인이나 비싼 술을 먹고있더라.

나만 목 늘어난 박스티에 쪼리 신고옴.

굉장히 민망했어.


재즈를 싫어하는 나지만,

그들의 연주가 얼마나 훌륭한지는 잘 느껴졌어.

외어서 기계처럼 치는게 아니라

한 음 한 음에 소울이 담겨져 있더라고.


하지만, 10분 이상 듣다보니까

박자를 계속 쪼개면서 

리듬을 엄청 변화시키니까

혼란스러워졌어.

그래서 먼저 나와서 구름과자 먹으며 

보컬 형과 티나를 기다렸지.


재즈는 잘 모르지만 

일단은 분위기가 좋아서 따봉 드림.

분위기 있는 곳 좋아하면 님들도 꼭 가보셈.

가격은 비싼 편임.


우리는 재즈바를 나와

우리의 마음의 고향 카오산으로 향했어.


"형, 내가 기깔나는 락펍 하나 찾아놨어.

거기가자!"

"오? 가보자, 가보자."


그 락펍에 가니 이미 밴드공연을 하고 있더라고.

노래 부르던 보컬은 나를 알아보더니

"오?! 코리아! 안뇽하쉐요우"

하며 주먹을 내밀어 부딪혔지.


보컬 형과 나는 맨 앞자리에서

헤드뱅잉을 하며 분위기를 띄었고,

보컬은 신났는지 더 열심히 불렀어.


그리고 우리에게 신청곡 있냐고 묻길래

보컬 형은 linkin park의 numb를 신청했고

혹시 자기도 같이 부를 수 있냐고 물어보니까

그 보컬은 엄청 좋아하면서 올라오라고 하더라.


서로 노래부르기 전에 무언가를 상의하더니 

1절과 2절 랩과 후렴구를 교체하면서 부르자고 하는 거였어.

1절은 보컬 형이 랩을 맡았는데

관객이 노래부르는 걸 보고 신기했던지

길거리의 사람들은 점점 몰려들었어.


그리고 2절 보컬 형이 후렴을 부를 차례가 다가왔고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보컬 형은 장기인 

고음 스크래치를 질러버렸어.

그러자 사람들은 박수치며 환호하더라.


나는 뭐했냐고? 

나는 낄 데 안 낄 데 구분 잘함.

조용히 사진만 찍었지! 

아... 노래 잘 하고 싶다.

사실 노래를 너무 못해서 기타를 치는 거임.


그렇게 우리는 노래가 끝나고

무대에 세워줘서 감사하다는 의미로

100바트(3,300원) 팁을 두고 그 곳을 빠져나왔지.


사실, 그 때 인기 좋아서

티나 없었으면 보컬 형 팔아서

서양누나들이랑 맥주 먹으며 놀 수 있었는데ㅠ

티나가 매의 눈으로 감시하고 있어서

짤 없었음...


이 이후부터는 티나의 감시가 더 심해져서

클럽은 고사하고 보컬 형과 카오산도 갈 수 없었지.

보컬 형은 티나와 따분하게 코끼리나 타는 지루한 투어를 다니며

남은 태국일정을 보냈다고 한다.


끝!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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