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상은 제주도 하나로 마트에서 산 군소로

친구 아속킹 녀석을

정신교육 시켜줬던 날이야!


그 동안 고생한 아속킹에게 회라도 먹일 겸

회가 싸다는 하나로 마트에 가서

둘러보던 중

있어서는 안 될 녀석이 눈에 띄었어!


그건 바로 군소!

바다의 쓰레기라고도 불리는

악명 높은 녀석이지!


수 많은 유튜버들이 이걸 먹고 구역질을 할 정도로

심한 냄새와 질감을 가지고 있는데

솔직히 나는 한 번도 먹어본 적 없기도 하고

급 컨텐츠화 하고 싶어서

옆에 있는 아속킹에게 물어봤어!


"너 군소 알아?"

"아니 몰랑"


"그러면 게임 하나 할까?

너가 이거 반 정도 먹으면 내가 3만원짜리 뷔페 사줄게"

"콜!!"


그렇게 시작된 군소먹기 컨텐츠!

기대되는 맘으로 그 녀석과 군소 포장지를 뜯었지!


그 때 올라오는 이상한 물비린내 향...

아, 이것이 군소였던가?

그래도 막상 먹으면 맛있겠지라는 마음으로

내가 먼저 도전해봤어!


식감은 마치 실리콘이나 고무를 씹는 듯한 느낌이 들어.

게다가 우리가 샀던 군소에는 내장이 한 가득 들어있어서

씁쓸한 맛이 났는데...


문제는 내장이 아니라 껍질이었어.

씹으면 씹을수록 진득한 물이 빠지면서

엄청나게 쓴 맛을 유발하는데

혀가 마치 살려달라고 하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맛이었어!


더 큰 고통은 삼키기였는데

목구녕을 크게 열어 한 번에 삼키자라는 정신과는 다르게

내 육체는 온 몸으로 그것을 거부하더군...


이 때쯤이면 체육을 전공하면서 배웠던

심신 이원론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고통스럽게 군소를 먹고

드디어 아속킹의 차례!


골뱅이 냄새와도 같다며 자신만만한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눈물콧물로 범벅이 되었어.

그리고 시작되는 구토머신의 미친 질주!


그 구역질 사운드와

찡긋거리며 괴로워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더라♥︎


이 모든게 보고싶다면 영상으로 보도록하자!

https://youtu.be/pjb51nkeW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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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베트남 추노여행 중

갑작스럽게 장염에 걸리게 된 현실적인 이야기야.


동남아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제일 조심해야할 부분이 음식이고

또 복통과 설사를 유발하는 장염이야!


나는 태국에서 근 2~3년 머물며 태국식을 먹어도

1년에 2~3번은 크게 아파!

근데 하필 베트남 추노 여행 도중에

급 아파버리게 되었지 뭐야...


아무래도 매일 이동하면서 촬영하고

편집도 새벽2시까지 하는 생활이 이어지다보니까

면역력이 떨어져서 장염에 걸린 것 같아!


무엇보다 잠을 잘 자야되는데

여긴 새벽 6시만 되면 자동차 경적소리랑

공사장 소리가 미친듯이 나서

잠을 잘 수도 없어!

베트남 사람들이 그래서 저녁 일찍 자고

아침일찍 일어나는건가?


여튼, 나는 달랏에서 나트랑까지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터져나오려는 설사를 괄약근으로 조이며

한참을 버텼는데 평상시 스쿼트 안 했으면

나이 서른 먹고 베트남에서 큰 창피 겪었을 듯...


우열곡절 끝에 나트랑에 예약해둔 호텔로 갈 수 있게 되었고

약국도 들러서 드디어 약 먹고 쉴 수 있게 되었어!

수 많은 전업 유튜버들은 아마 공감할거야.

하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쉽고

또 반대로는 너무 과몰입해서 몸을 상하게 하기에도 쉬운 직업이라는 것을.


이 모든 걸 다 견뎌냈을 때 비로소 1류 유튜버가 될 수 있는 거겠지?!

여튼, 괄약근 조이며 식은땀 뻘뻘 흘리는 모습은

영상으로 보자구!

https://youtu.be/S6VnFyoLV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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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동영상 편집이고 업로드도 못 할 정도로

몸이 정말 아팠어.


15시간 동안 설사를 30번 정도 했거든...

1시간당 두 번씩...

설사 많이 해본 사람들은 알거야.

나올 게 없으면 노란 액체가 나오는 것을...


여자친구가 아침에 바삐 출근하던 와중에도

고맙게 약을 주고 갔는데

하필 그 약이 숯 어쩌고 해서

검은색 모양의 알약이었어...


그래서 그 약을 먹은 후부터는

평생에 몇 번 못 볼 파워레인저 블랙 설사를

하게되었지.


이렇게 영상을 찍으면서도 걱정이 되는게

지금은 먹은 게 없어서 토는 안하고 설사만 하고 있지만

곧 몇 시간 후면 음식을 섭취할 텐데...

만약 잘 못되어 토까지 하게 된다면

아마 몇 일 더 아플 것 같아서 먹기 두려워...


물론, 살이 쭉쭉 빠진다는 이점이 있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고통 받아가며 빼고 싶진 않아.

일단 영상에는 아픈 와중에 겔겔거리며

태국에서의 아팠던 썰을 조금 풀어봤으니까

영상으로 보자ㅜ 난 또 쏟아내려가야해...

https://youtu.be/au4Ly0R4wF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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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상은 오랜 만에

동네 친구들과 술 한 잔 했던 영상인데

하필 장소를 잘 못 골라서

맥주 무한리필을 가게되었던 영상이야!


노가다 짐을 싸기위해 의정부에 잠시 들렸는데

오랜 만에 친구들 얼굴 볼 겸

술 한 잔 하자고 의정부 시내로 불렀지!

하지만, 친구B녀석이 늦게오는 바람에

친구O녀석과 길거리 노상 병소주를 먹게되었고

그토록 가고 싶었던 의정부 통닭집도 못가버렸어 ㅠ


그래서 친구B가 왔을 때 어딜 가야하는지에 대한

선택지가 별로 없었는데

길을 지나다 보이는 '맥주 무한리필!'

거기로 들어가봤지!


참고로 나는 맥주를 굉장히 못 마셔서

소주랑 맥주랑 같은 양을 먹으면

맥주 먹는 게 더 취하는 속도가 빨라.

그 정도로 맥주를 못 먹는데

돈 없는 와중에 맥주 무한리필 가게되었으니

본전은 뽑아야하지 않겠어?!

2잔 먹으면 본전!

3잔 먹으면 이득!

그래서 열심히 마셔봤어!!

https://youtu.be/WQ7FXyS20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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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직도 이 때 생각만 하면

오금이 저려와...

아니, 항문이 쫄깃쫄깃해진다고

해야하나?


이 이야기는 새해 첫 날인

1월 1일에 있었던 일로

까딱 잘못하면 요단강 건널 뻔한

더럽고도 슬픈 이야기야...

그러니까 더러운 거 싫어하거나

상상력이 아주 뛰어난 사람들은 읽지 말도록 하렴.


전 날 홈파티에서 코딱지 파던

손으로 얼음 집어준 것 때문인지

이틀 전 램게이트에서 먹었던 음식이

잘못되서 탈이 난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어...


다만, 잠들기 전 몸이 으슬으슬하고

싸늘했던 게 다음 날 필시 아플 것 같다는

예감만이 있었더랬지.


역시나 다음 날 나는 일어나자마자

엉덩이에서 이상신호를 느꼈고

전 날 먹었던 모든 것을

항문으로 쏟아내야 했어.

거진 영혼까지 쏟아낸 기분이었지...

보통적으로 술응가라면 하고 난 후

뱃 속이 후련해야 하는데 그러기는 커녕

머리가 어지러우면서 토할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들더라고...


일단 침대로 돌아가서 다시 누웠는데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2차 설사신호가 오더라...

그리고는 건더기는 없이 물만 계속 나옴...

그와 동시에 메쓱거림을 참을 수 없던 나는

응가를 지리는 와중에 구토도 같이 해버렸어...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위 아래 노래를 들으며

정말 죽을 뻔 했다고 안도 할 수 있지만

그 때는 정말 이렇게 죽는 건가 싶었어.

체내 체수분이 입구녕과 동구녕으로 동시에

빠져나가니까 순식간에 탈수증세 오더라고...


그 이후로 이 날 구토는 3번 더 했고

설사는 10번 정도 했었어...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움직일 힘조차 없어서

병원은 커녕 침대까지 가지도 못하겠어서

화장실 앞에 드러누웠었어.


몸은 부서질 것처럼 아프면서 저리고

기침은 계속 나고,

물은 먹으면 그대로 다시 나오고...

남들 기뻐하는 1월 1일에

화장실 앞에 혼자 맨몸으로 누워 

동구녕 틀어막고 있으니까

정말 서럽더라...


주변 사람이 도와줄 사람이 있을까 싶어

아는 태국 사람들한테 아프다

연락을 했지만 다들 1월 1일에 고향을 내려갔거나

약속이 있어서 도와줄 수가 없다는 말 뿐 ㅠ

두 배로 서럽다.

이렇게 1월 1일동안 모든 걸 쏟아내고

잠이들었지...


다음 날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아무것도 안 먹으면 정말 죽을 것 같더라고.

그래서 있는 힘, 없는 힘

쥐어짜서 편의점에 갔어.

10바트 짜리 죽.

이거 맛있다.

님들도 함 드셔보셈.

근데, 아플 때 먹어도 별 효과는 없어.

인스턴트라 그런가...

분말에 물을 넣으면 응고가 되면서

죽처럼 되는 형태인데 달달짭쪼름해서

아주 먹을 만 해!

한국 선물용으로 저 팩만

몇 십개 사가지고 가고 싶다.

정말 쓰러질 것 같아서

죽 두 개 먹음.

한 참 그렇게 배를 부여잡고

죽을 겨우겨우 먹는데

짜뚜짝 공원 같이 갔던 누나가

걱정된다고 출근하기 전에 

약 사가지고 오겠다는 거야.

너무 고마웠지...

이윽고, 누나가 왔고

나는 허겁지겁 약을 먹었어.

그리고 힘들어서 다시 침대에 누웠지.


"누나, 고마워요 ㅠ"

"너 식중독 걸린 거 아니야?

얼굴이 엄청 헬슥해졌네!"


"어제만 설사 10번 넘게 했어..."

"어여 자라. 너 자는 거 보고 갈게."


침대에 눕자마자 나는 이내 잠이 들었고

애뜻한 사랑 꿈을 꾸게 되었어.

편안한 꿈 덕분인지

내 항문은 양문개방을 스르르 해버렸고

무언가 주르륵 흐르더라.

옆에서 책을 읽던 그 누나는

무언가의 냄새와 희끄무리한 액체를 보고 경악했어.


"야!! 이거 뭐야!"

"어? 응? 뭐여! 이거!"

나는 잠에서 깨 어안이 벙벙했었어.

사태를 파악한 나는 매우 수치스럽고 곤욕스러웠어.

내가 잠을 자는 동안 나도 모르게

항문이 개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

무엇보다 날 더 수치스럽게 만든 것은

괜찮다고 말한 그 누나의 넓은 아량이었지.

근데, 왜 그렇게 급히 회사에 가야한다고

서둘러 나가는건데...

이불을 빨면서 생각했더랬지...

'낯선 태국에 와서 아픈 것도 서러운데

나이 29살 먹고 자다가 설사지리고

여자는 그거보고 도망가고...

서럽다 서러워'


일단 햇 볕에 잘 말리고

몸 다 나으면 맨션에 

이불 바꿔달라고 말해야겠당...


이 후로도 지옥의 설사파티가

시작되었어... 한 세 시간쯤?

몸이 너무 아픈데 돈이 없어서

가지도 못하니까 더 서러웠어.

태국은 한국처럼 의료보험이 안되니까

엄청 비쌀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도저히 못가겠는 거야...

미국, 캐나다, 호주 이런 데는 

실제로 의료비가 어마어마 하잖아!

그래서 일단 임시방편으로

설사에 좋을 것 같은 구아바를 좀 샀어.

이걸로 탈수랑 비타민 및 당분 

보충해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죽 먹어도 하나 소용이 없으므로

한식을 먹어보자 생각했지.

그래서 랑싯 방장 형이 예전에 줬던

콩나물국으로 식사를 해결했어.

설사 걸렸을 때 콩나물은 원형 그대로 나오니까

건져내서 국물만 먹었더랬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이 계속 아픈 거야...

돈이고 뭐고 살고 봐야겠다 싶어서

아픈 몸 이끌고 동네에 있는 ATM에

돈 뽑으러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두 개의 ATM다 고장이나 수리 중...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일단 병원 근처로 가서 찾아보자 생각했지.

집으로 돌아가 저금통에 있는 동전 싹 모아서

택시비 마련했어.

저렴한 클리닉에 가기위해

그랩 바이크 타고 저번에 면허용 신체검사했던

클리닉 찾아 후웨이쾅까지 갔어.

아픈 와중에 블로그에 올리려고

사진 찍은 거 보면

진짜 블로그충 다 된 듯...

병원 근처의 ATM 역시 개박살...

혹시나 싶어서 절뚝 거리며

후웨이쾅 bts 역 아래로 내려가보니

있다!! 희망의 초록색!

카시콘 뱅크!!

하... 빨리 돈 뽑아서 가자...

몸이 너무 아파서 진짜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어.

왔는데 설날연휴로 문 닫음...

씨이이이이이fa!!!

하늘은 점점 노래지고

귀는 먹먹해져

주변의 소음은 갑자기 안들리는 상태까지 와서

주변에 있는 랍짱한테 몸 아프다고

아무 클리닉 가달라고했어.

드디어 발견한 클리닉...

주위에 문 연 클리닉이 여기 밖에 없는 듯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더라.

나도 서류작성해서 내 순서 기다렸지.

혹시 의사소통 안될까봐

태국어 책 통째로 가져와서

아픈 부위 다 볼펜으로 체크했다.

참고로 설사는 "텅씨아"라고 하니까

태국에서 설사병 걸리면 텅씨아 외쳐!

역시 클리닉...

가격은 내 생각보다 저렴했어!

만약 대학병원 갔으면 돈 엄청 깨졌을 거야...

난 여행자 보험도 안 들어놔서

아프면 보상도 못 받음.


의사와 아픈 부위에 대한 걸 얘기하고

몇 일간 어느 정도의 설사를 했는지 얘기하니까

주사맞으라고 하네...


사실 난 주사 공포증있어서

주사 잘 못 맞아...

어렸을 적 주사 맞았던 거에 대한 트라우마가

아직까지 있어서 바늘이나 뾰족한 것 싫어하고

누가 내 몸 손으로 찌르는 것도 싫어해.

근데, 이 순간 만큼은 주사 맞고 빨리 낫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어.

트라우마고 뭐고 진짜 요단강 건널 것 같다 싶으면

그 순간은 다 초월하는 듯.

엉덩이 까고 대기 중...

'안 아프게 놔줬으면 좋겠다'라는

기대와는 달리 간호사는 씨익 웃으며

"조금 아플 거에요 카"라고 말했더랬지...

순간, 공포영화에 나오는 폐병동 간호사 귀신인 줄...


주사가 들어가는 순간,

나는 다시금 깨달았어.

태국이 슬로우 라이프의 나라라는 것을...

슬로우 라이프의 나라답게 주사도 아주 천천히 놔.

한국이었으면 3초면 끝날 것을

주사바늘을 동서남북으로 휘저으며

3분에 걸쳐 천천히 놓더라...

그리고는 5분 쉬게 함.


엄살인지는 모르겠으나

주사 맞은 곳이 너무나도 아파서

절름절름 거리며 걸었던 기억이 나네...

정말 아팠어.

주사랑 약값이랑 다 해서

572바트 나왔어.

한국 돈으로 18,000원 정도.

보험 안되는 곳에서 약까지 받았는데

18,000원이면 싼 거 인정?

괜히 겁먹었네!

주사 맞았으니까 먹어도 설사 안하겠지?

헤헤. 일단 먹자.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곱다니까!!

그래서 10바트 짜리 죽이랑

고급 냉동 죽 먹었지.

그리고 그 날 밤 나는...


-다음 편에서-


오늘은 승전기념탑 주변을 

좀비처럼 배회하며

찍었던 것들과 먹었던 것에 대해서

써보려고 함.



전 편에서 아팠던 T가 걱정되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연락을 했어.


"오늘 몸은 좀 괜찮아?"


"아니, 지금 병원가는 중이야.

혈액검사해야한데..."


"혈액검사?

결과는 언제 나온데?"


"한 시간이면 나온데"


"괜찮을 거야.

오늘 일은 쉬는거지?"


"아니, 병원 갔다가 일해야지!"


"미친거 아님?

어제 보니까 죽기 직전이더만.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인건가?"


"그래도 가야행..."


"안쓰럽구나...

백수인 참으로 안타까워..."


"너도 빨리 직업구해!

지금 놀지만 말고 영문 이력서도 좀 쓰고!"


"베트남 갔다와서 시작할게.

나 한국에서 일 그만둔지 1달도 안됐어.

좀 봐주라. -_-"


"갔다와서는 진짜 착실하게 준비해라!"


"엉... 그나저나 나 내일 랑짓에서

방장 형이랑 놀다올건데 괜찮지?"


"흠, 내일은 너 만날라고 했는데...

그 대신 조건이 하나 있어.

다음에 만날 때는 오락실가서

철권 같이 하자."


"철권?

너 줏밥이잖아.

나야 뭐 너 뚜드려 패면

스트레스 풀리고 좋지 뭐."


"지는 사람 딱밤 맞는거다."


T와 나는 한국에서 여행했을 당시

우연히 오락실에서 철권을 처음 접했고

그 맛에 빠져 오락실에 갈 때마다 철권을 했어.

서로 버튼을 아무거나 다 눌러서

일방적으로 누가 이기는게 아니라

비등비등해서 더 재밌게 느껴졌던 것 같아.


"그건 그렇고 나 내일 랑짓 갈 때

택시말고 미니밴 한번 타보고 싶은데

어디서 어떻게 타면 돼?"


"그거 승전기념탑가면

미니밴 엄청 많은데 

거기서 물어보면 돼."


"ㅇㅋ"


항상 나는 랑짓에 갈 때마다

택시를 타고 다녔어.

근데, 횟수가 많아지면서 

그 비용이 만만치가 않더라.


택시비는 왕복기준으로 

700바트(24,000원) 정도 드는데

단톡방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 둘 귀국해서

혼자 그 비용을 내려니까 도저히 안되겠더라구...

그래서 랑짓을 싸게 갈 수 있는

 새로운 루트를 개척해보려했지.


T와의 대화가 끝나고 

집에서 빈둥빈둥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

몸이 너무 찌뿌둥한게

농구가 너무 하고 싶었어.


사실 태국에 가기 전부터

태국농구 도장깨기도 하고 싶었고...

태국애들이랑 같이 땀 흘리면서 으쌰으쌰해서

남자만의 우정을 만들고도 싶었어.


하지만, 사실 태국은 농구를 좋아하는 나라가 아니야.

태국은 축구를 엄청 좋아하는 나라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자국의 축구실력이 너무 쓰레기라

국내 축구팬이라기보다는 

다들 유럽축구를 좋아하는 실정이야.


여담으로 확실하지는 않지만 

태국은 도시마다 주로 좋아하는 팀이 있는 것 같아.

내가 사는 쏘이몰링은 리버풀로 도배가 되어있어.

굴다리나 벽에 낙서도 리버풀,

자동차도 리버풀로 도배했더라구...

여기서 맨유 트레이닝복 입으면

가다가 퍽치기 당할 것 같은 기분이야.


반대로 콘캔지역에 여행갔을 때는

맨유를 엄청 응원하고 좋아했어.

택시 탔을 때 기사랑 말할 건덕지가 없어서

뭣 모르고 리버풀 팬이라고 했다가

'뭐?! 리버풀 팬 따위가 감히 내 차를 타?!'

라는 식으로 말을 하며 얼굴표정 싹 굳더라.

그대로 들이박는 줄 알았네...


여튼, 난 축구를 별로 안 좋아하고 

농구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방콕 내에 코트가 있는지 검색해봤어.


큰 공원에는 농구코트가 있고

농구하는 사람도 꽤 있다고 하더라고?

하지만, 멀어도 너무 멀어!!

택시 값이 더 나오겠어!


그래서 이 날은 주변에 농구코트가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어.

첫 번째로 우리 집 근처에 있는 

다리 밑 작은 공원을 가보기로 했어.


영화에 나오는 마약쟁이들이 나올 법한 분위기의

할렘가 느낌의 공원이어서 무서웠는데

태국 현지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풋살을 하고 있더라고.

자세히 살펴보니 농구골대도 있었어.


하지만, 골대는 넘어가서 바닥에 나뒹굴고 있고

어린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는 

풋살경기에 참여 할 수 없어서

넘어간 농구골대를 축구골대삼아서 놀고 있어서

농구를 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다른 곳으로 이동했지.


두 번째 장소는 승전기념탑 주변에 있는

공원으로 갔어.

검색해보니 이름이 싼티팝 파크더라.

저번에도 살짝 얘기한 적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태극권이랑 체조를 주로 해.


싼티팝 파크는 이렇게 작은 호수도 있어.

물론, 똥물이지만...

이 호수를 기점으로 산책로가 만들어져있어서

해질 때 쯤 가면 선선하니 좋더라고.


그늘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책을 읽으면

완전 여유를 제대로 즐길 수 있지.

하지만, 정오시간에 가면 더워서

책이고 뭐고 찢어버리고 싶을 거니까

시간 잘 맞춰서 가셈.


이 공원을 한 바퀴 뺑 둘러봤는데

은근이 커서 대략 10분 넘게 걸린 것 같아.

조사결과 이 공원은 턱걸이 봉이나, 

평행봉 같은 건 있어도

농구골대는 없었어...


하는 수 없이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국물을 닦아내고

저녁을 먹으러 갔지.


승전기념탑까지 왔으니까

세븐일레븐 음식말고

그래도 좀 색다른걸 먹고 싶었어.

그래서 언제나 사람이 몰려있는 

푸드트럭으로 갔지.


매 번 지나칠 때마다

여기는 사람이 와글와글거렸어.

맨날 다른 곳에서 식사하고 나와서 봤던 터라

언젠가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날이 오늘이었어.


이 인기절정의 푸드트럭의 

주된 메뉴는 철판요리였어.

사진을 보고 있자니 군침이 흘러내리더라.

가격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내가 먹었던 건 돼지고기가 

들어간 걸로 95바트(3,100원)하더라.




사진 비주얼은 끝장나는데

실물 비주얼은 누가 개어놓은 구토물같음.

뭐여 이게?! 장난 똥 때리나...

개 밥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비주얼인데?


맛은?

달콤짭쪼롬한 잡채를 철판에 볶아먹는 느낌임.

한 번 쯤은 먹어볼만하지만

두 번은 아니야.

님들도 궁금하면 한 번 잡숴보셈.


양도 빈대떡 정도의 양이라

나에겐 턱없이 부족했어.

한 판을 먹었는데도 여전히 배고프더라...

그래서 갈 때 닭다리 4개 사들고 들어갔엉.


결론은?

닭다리 짱 맛있쪙.

님들도 닭다리 머겅.

두 번 머겅.



-다음 편에서-




오늘 나는 친구들과 외국인 인 척하며 여행을 다녀왔어.

한국을 100%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오늘은 이 특별했던 경험에 대해 글을 함 써봄.



우리는 만나는 순간부터

영어를 쓰기로 규칙을 정했어.

국적을 다르게 일본, 중국, 태국인으로 설정했지만,

각기 지들만의 언어를 쓴다면 대화가 될 리가 없으니까.


만약, 한국어가 나온다?

그러면 그 녀석은 손가락 맴매 맞는거여.

근데, 남자 3명끼리 있을 때

때리는 파워는 장난이 아닌거 알지?

손가락이 손가락이 아니라 몽둥이여.


우리 셋은 만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이 헬로우를 연발했지.


그 어떠한 순간에도 영어를 쓰면 안됬어.

물건을 살 때?

길을 물어볼 때?

체크인 할 때? 다 안돼!


일단 우리는 코스트코를 가서 점심식사를 먹을 겸

고기와 와인을 사러 갔어.

우리는 첫 번째로 코스트코에서 유명한

베이크와 치즈피자를 먹으러 갔는데,

주문 할 때도 물론 영어를 사용해야했지.


다들 우물쭈물하고 있어서

할 수 없이 내가 먼저갔어.

겁쟁이들에게 진정 즐기는게 

뭔지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지.


"아 워너 피자 슬라이스 쓰리, 투 불코기 붸이크 플리스"


"먹고 가실거에요? 포장이세요?"


"암... 희얼..."



그 점원녀석은 딱 봐도 한국인처럼 보이는 놈들이

 왜 영어쓰면서 주문하지? 바빠죽겠는데 뭐야.

라는 표정으로 나를 봤어.


내가 교포일수도 있는거 아님?!

안그래도 오늘만큼은 외국인인데

영어로 욕 할 뻔함.



어쨌거나, 우리는 밥을 먹고 안으로 이동했지.

그리고 고기와 와인을 가지고 계산대로 향했어.

근데, 우리의 총무인 친구B가 계산을 하기 전부터

온 몸을 베베 꼬더니 엄청 부끄러워하는거야.

우리 중에 유일한 유학파인데

영어로 계산하기 부끄럽다는거야.



계산 할 때 그 녀석은 들리지도 않게

yes/no만 말하고 후다닥 도망갔는데

이럴거면 영어 왜 배웠는지 모르겠음.



우열곡절 끝에 우리는 쇼핑을 마치고 

드디어 출발 할 수 있게 되었어.




이것은 코스트코에서 산 소갈비살과 

12,000원짜리 1.5L 와인!

우리 셋 다 소주를 안 좋아해서

와인에 소고기 구워먹으려고 가스버너도 챙겼어!


다행히 게스트하우스에는 옥상이 있더라고.

옥상에서 취사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안된다면 이태원 길바닥에서라도 먹을 생각이었어.



본격적 여행가기 전에 앞서

동네 맥도날드에 와서 시원한 아이스 커피 한 잔하고 출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지쳐버렸어...



우리는 지하철 역에 도착했어.

친구O녀석은 외국인 메소드 연기인지는 몰라도

버스카드가 진짜 없더라고?

그래서 순도100% 외국관광객 체험 할 수 있었어.



근데, 요즘은 대부분의 외국인들도 

버스카드로 환승하고 다니는 것 같은데...?



잉글리쉬 타임 시작하자마자

무의식적으로 한국어를 말한 나는

4번 정도 맞은 것 같아.

다들, 영어로 잘들 말하더라고?

심지어 친구O는 영어를 거의 못하는데도

신기하게 한국말을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나봐.

절대 안 써.


덕분에 나만 죽어라 맞고

한 놈만 걸려봐라라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그러다가, 친구B가 드디어

한국말을 사용한 순간

나의 손가락은 몽둥이가 되었지.



중간 팔뚝보고임.

벌겋게 부어오른 친구B의 팔뚝이 보인다.

내 목적은 친구O를 때리는 건데

이 녀석 죽어도 안 걸린다.



우리는 석계에서 

8호선으로 환승을 해야했는데

환승하는 곳을 잘 못 찾겠어서

도우미 아주머니께 도움을 청해야만 했지.


"익스큐즈미, 위 워너 고 투 대얼! 캔 유 헬프 미?"


"아? 저기 가고싶다고?

저 짝으로 올라가서 돌아가면 돼!"


"쾀사합니돠"


나는 외국인 발음으로 한국말 감사합니다를 했지.

진짜 외국인처럼 보이려고 했기 때문이야.

근데, 친구B녀석은 도중에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에게는

영어 쓰지 말자고 제안했어.


우리가 영어를 어르신에게 쓴다면 

그 분들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어느 정도 이해는 갔지만

나와 친구O는 친구B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지.

왜냐면 오늘은 우리가 실제 외국인이라고 

생각하고 한국을 즐겁게 여행하는건데



그 생각 자체가 우리는 외국인인 척을 한다고

하는 거잖아! 오늘 우리는 외국인인데!!

그리고 그 사람들이 우리한테 신분증을 요구할거야? 뭘 할거야?

그냥 교포라고 하면 되는거 아니겠음?



의정부에서 가까운 석계까지밖에 못왔는데

벌써 지친다.

다들 전 날 잠을 못자서일까?

잉글리쉬 타임 때문에 그런걸까?



우리는 우열곡절 끝에 이태원에 도착하게 되었어.

게스트하우스는 이태원 역에서 5분거리로

참 가깝더라고!


여기가 외관인데, 상당히 느낌있었어.

우리는 체크 인을 하러갔지.


"안녕하세요? 예약하신 이름이?"


"i'm XXX, can u cherk?"


"한국 분 아니세요?"


우리는 한국국적이지만

오늘만큼은 외국인이다라고 말을 하니까

'뭐지 이 놈들은?'

이라는 표정을 보이며

일단은 영어로 설명해주더라.



건물 안은 상당히 비좁지만

그래도 느낌있어.

왔다간 수 많은 관광객들의 낙서와

알록달록한 디자인이 히피적인 느낌을 보여줌.



여기는 루프탑이야.

여기서 바비큐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ok해주시더라.


탁 트인 광경과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지니

이 옥상에 올라와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  기는 개뿔

개 더웠어!



그래도 세 명이서 사진 한 방 찍었지.

햇 볕이 아직 강했지만 

이제는 그래도 제법 가을 느낌이

물씬 나더라.


이태원에서 유명한 해밀톤 호텔과

남산타워도 보임.

우리의 퀘스트 중 하나인 남산.

무척 가까워보이는데 사실상 버스타고 

꼬불꼬불 올라가면 꽤 시간이 걸려.



우리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 할 수 없었어.

해가 지기 전에 여기저기 둘러보는게

우리의 계획이었는데, 

이러다간 아무곳도 못 갈 것 같아서

좀 서둘러 움직였지.



이태원에 들린 외국인이 제일 먼저 가는 곳하면

역시 라인프렌즈지.

아기자기하고 귀욤귀욤한 라인프렌즈를

남자 셋이서?


우린 그런거 신경안씀.

우리도 핑크핑크 알록달록 좋아함.



입구에 들어서자 라인의 간판모델

브라운이 보이더라.

사람들 들어갈 때마다 저 커다란 곰인형이 신기한지

꼭 죽빵 한 대씩 때리고 가더라.


라인 프렌즈 전 꼭 행해야하는 의식처럼 말야.

우리도 가볍게 죽빵 한 대씩 쳐주고 들어감.



우리는 포토존이란 포토존은 다 들러서

사진 찍었어.

남들은 다 커플끼리 와서 

사진 찍으려고 기다리는데

우리는 남자 셋이 굳이 찍겠다고

그 대열에 합류했지.



이 곳이 소품이 이뻐선지,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꽤 몰려있더라고?

그래서 우리도 줄 섰지.


공주방 같은 파티 테이블인 이 곳이 

가장 인기여서 사진을 찍으려면

조금 기다려야만했지만 역시 Clear.



우리는 라인 프렌즈를 구경하고

남산으로 향했어.

다행스럽게도 이태원역에서 남산타워를

한 방에 가는 버스가 있더라구.


사람도 다행이 많이 안타서

앉아 갈 수 있었어.


근데 예기치 못한 상황이 하나 펼쳐졌어.

내 앞에 어떤 사람이 앉자마자

정말 심한 냄새가 풍겨오는거야.

처음에는 내 냄새인줄 알고

재빨리 옷을 맡아봤는데 분명 내 냄새는 아니고

내 앞에 탄 관광객아저씨임이 120% 분명했어.


하지만, 내 뒷자리에 앉은 5명의 러시아인들은

말 없이 앉아있다가

나에게 냄새의 원인이 나라고 생각했던지 

뒤통수에서 따갑게 러시아어로

뭐라고 하는 거야.


내 착각일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는 내 몸에서 

이런 냄새가 난다는 오해조차 받기 싫었어.



왜냐하면 태국에 있을 때 

늙은 암퇘지같은 서양년에게

그런 인종차별 한번 받았었거든.


편의점에서 직원이 냄새심한 음식을 

먹다말고 계산하고 있었는데 내 뒤에있던 서양년은 

그게 내 냄새인줄 알고 밖으로 나갈 때

"좀 씻고 다녀라"라는 말을 했어.


빡친 내가 "너 점원이 먹는 음식 보긴했냐? 너 X나 무례하다"하니까 

내 얼굴 보지도 않고 후다닥 오토바이 타고 도망갔거든.


그러한 기억 때문에 냄새난다고 오해받긴 싫었어.

그래서 내 친구들이 자리의 뒤 쪽이 비어있어서

뭐 물어보는 척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리로 갔지.




냄새의 원인인 그 사람도 그렇게하면

민망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 사람의 냄새를 일차적으로 막아주는 내가 사라지니까

러시아 애들한테는 냄새가 직빵으로 갈 수 있으니까

일석이조 아니겠음?


하지만, 그 냄새는 너무 심해

버스 전체로 퍼졌고, 진심으로 머리가 너무 아팠어.

그래서 그 사람에게는 미안하지 않도록

에어컨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제스처를 취함과 동시에

창 문을 살짝 열었지.


뒤를 돌아봤을 때 러시아인들은 신기하게도

5명 전원이 에어컨 때문에 아프다며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지.

그리고는 문을 아주 활짝 열더라.

동서양이 하나 된 모습이 이런 걸까나?



우리는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남산에 도착했어.

버스 정류장에서 남산 가는 길이

그리 멀진 않은데, 

왜 이 때는 엄청 멀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어.

여자랑 오다가 남자랑 와서 그런가?

기분 탓이겠지.



아~ 행복하다~




남산에서 바라본 전경은

언제나처럼 좋았어.

해가 떠있을 때 와본적은 없었는데

이 날이 특히, 가시거리도 길게 잘 보여서

거리가 하나하나 잘 보이더라.


잘 살펴보니 산 밑에 익숙한 건물이 있는거야?

그것은 청와대!! 참 신기했어. 

맨날 뉴스로만 보다가 멀리서나마

실제로 보니까.


그리고 친구가 살았던 노량진도 찾아보기도 하고

여의도도 찾아보면서

소소한 그런 즐거움을 누렸지.



이 날은 특히 여고에서 단체로 관람왔어서

어딜가나 사진 포인트에서는 

여고생들이 사진찍고 있었어.


우리도 사진으로는 질 수 없었으므로

여고생 뒤에서 우리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렸지.



이것은 유명한 남산 자물쇠!

T랑 매달아논곳 포인트는 기억하는데

거기서 남녀커플이 쪽쪽거리고 있어서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수가 없었어.


그 커플이 간 후에 한 번 찾아보려고 했는데

우리가 달아놨던 것 이후로 수 많은 자물쇠가

그 위를 덮어져버렸어.

그래서 찾을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자물쇠가 비 맞고 오래 방치된 상태라

더럽고 녹슬어서 만지기도 싫었음.


그냥 했었다는거에 의의를 두자.


우리는 배가 심하게 고파

명동까지 가려고 했었던 계획을 취소하고

숙소로 돌아왔어.


그리고 일심동체로 바비큐 준비를 했지.


코스트코에서 산 소갈비와 와인.

밤이 되니 루프탑에 조명이 들어오는데

조명 빛을 받으니 더욱 와인과 갈비살이 기품있게 보인다.

사실은 둘 다 합쳐서 3만원밖에 안되는 저렴저렴 상품인뎅...



사진으로는 이태원의 야경이 촌스러워보이는데

실제로도 촌스러움.

하지만, 이게 내가 이태원을 좋아하는 부분이야.

홍대나 강남처럼 과하게 포장되어 있지는 않지만

소소한 매력으로도 그 가치를 뿜뿜하는 곳이랄까?



게스트하우스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밤에 여행자들과 도란도란 얘기하며 

술 잔을 기울이는 거 아니겠어?

하지만,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식사 전까지는 그걸 배제하기로 했어.



왜냐하면, 우리 딴엔 없는 돈 털어서 

소고기랑 와인 샀는데

그거 보고 괜히 우리한테 말이라도 걸고 친한 척하면

한 입이라도 줄거다라고 생각하는 애들이 있을까봐서

고기랑 와인 먹는 동안에는 철저히 배타적이기로 했어.




실제로 고기 굽는 와중에

스테이크 굽는 냄새를 이기지 못해 침 흘리며 다가온

하이에나 같은 서양친구가 있었는데, 우리는 철저하게

뭐, 왜, 어쩌라고 라는 표정으로 응대해서

내쫒을 수 있었어.


우리가 소주는 사줄 수 있을지언정

와인이랑 고기는 아니야. 저리가렴.


비주얼은 좀 그렇지만,

그래도 짠은 해야겠지?

오랜 만에 셋이 여행가는 것을 기념하며

첫 술을 마셨는데!


와인이 생각보다 달더라고?!

그래서 1.5리터 되는 포도주였는데

맛있어서 벌컥벌컥 넘겼어!

우리는 멈출 수 없었어.


술은 생각보다 맛있었고

평상시에 하지 못한 우리의 진솔한 대화들은 깊어갔어.


친구O녀석은 가뜩이나 잘 못하는 영어가 

술이 먹어서 더 표현이 안되는 것이 화가 났는지

"울화통 터져서 안되겠다, 차라리 날 죽여!

난 한국말 쓸래!"

라고 외치며

자진해서 손을 내밀며 때리라고 했어.


우리는 신명나게 그 녀석의 손목을 찰싹찰싹 때렸고

그 이후로 한국어 타임은 종료되었지.


친구B녀석은 원체 술을 잘 못먹는 녀석인데

그동안 공무원 공부하느라고

더 약해져있었어.


얘기 도중 갑자기 강아지가 똥 싸는 곳을 찾는 것처럼 

주변을 빙글빙글 돌더니

"으아아악!"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르며

어디론가 사라졌어.


그리고는 혀를 츄릅거리면서

입가에 묻은 침을 정돈하며 돌아왔지.

토 하고 왔대.

비싼 고기, 좋은 술 먹었는데 아깝게...



친구B는 자기 침대로 돌아가서 잠시만 누워있겠다고 하더니

0.1초만에 코를 골았어.


우리의 밤을 이대로 끝내려는 이 녀석이 괘씸해서

방구를 뀌고 손으로 모아 얼굴에 갖다대니

비명을 지르면서 다시 일어나더라.


새로운 방법의 소생술을 발견한 것 같다.



우리는 바람을 쐬며 정신을 깨우고 나갈 준비를 했지.

친구B는 아직도 죽기직전의 표정.

하지만, 우리 셋은 이렇게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우리는 이태원의 거리로 나갔어.

클럽을 가기 위함이지.

언제나 우리는 글램이란 펍을 가서

춤을 추다 오곤했거든.

우리는 그게 너무 그리웠어.


글램이 드디어 보이고 우리는 들어갔지.

그런데 우리가 갔을 때와는 전혀 달랐어.

노래는 처졌고, 사람들은 춤은 안추고

술 잔만을 든 채 헌팅하기 바빴어.


우리가 클럽에 춤을 추러 온건지

세렝게티에 온 건지 분간이 안가더라.





하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았어.

그 세렝게티 속에서도 우리는

트라이앵글 존을 형성하여

미친듯이 춤을 췄지.


그 날 그 느린비트의 음악에

우리만큼 박자를 쪼개서 흔들어댄 사람은 없을거야.


20분간 비슷한 부류의 느린 음악에

춤을 추려니까 미치겠는거야.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펍으로 이동했지.

헬리오스라는 곳인데,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있었거든.


하지만, 입장했을 때 우리는 그 안에 사람을 아무도 볼 수 없었어.

점원은 우리를 보더니 말했어.


 "오늘 클럽은 안하니까, 4시까지 편안하게 즐기다 가세요^^"


"오 정말요?

안녕히계세요."


우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 곳을 떠났지.


그리고는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복귀했어.

게스트하우스의 로비는 자정이 되면 불을 끈다고 했는데

우리가 술을 사서 다시 갔을 때

11시 45분이었어.

그래서 15분 동안 술 빨리 먹어도 되냐고 여쭤봤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시더라고!


그래서 15분 동안 소주 두 병 달렸지.

그 때 옆에 있던 미국형이 있었는데

우유에 설탕 엄청 넣고 밥 말아서 먹고 있는거야.


신기해서 쳐다봤더니 눈 마주치니까

바운스하면서 춤 추더라고

그래서 우리도 같이 일어서서 춤췄어.



참 유쾌한 형이었는데

이 사람은 한국이 좋아서 3개월동안 한국에 있다가

일본가서 1개월 머물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서

비자를 갱신하는 히피 중 한 명이었어.


얘기 할 시간은 적었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진정으로 같이 즐길 수 있었지.

이럴 때보면 게스트하우스가 클럽보다

100배는 나은 듯.


어느덧 자정이 넘어

우리는 술자리를 정리해야만 했어.

그리고 밖으로나가

계단에 쭈구리고 앉았지.


근데, 그곳이 또 나름 핫 플레이스였어.

하나 둘 씩 사람들이 오더니

계단에 삼삼오오 모여 앉는거야.


아무래도 주변에 게스트하우스들은 12시에 다 불이 꺼지니

더 놀고 싶은 사람들은 여기에 앉아

얘기하다 가는 것 같아.


우리도 여기서 2시간 정도 더 얘기하다가 자러들어갔어.




그리고 다음 날 10시에 오직 나만 일어났지.

그 친구들은 잠이 매우 많은 편이라

깨워도 안 일어남.


그래서 나 혼자 무료아침조식의

행복을 혼자 느낄 수 있었어.

특히, 이 곳 버터는 정말 최고였어.

내가 먹었던 버터중에 최고임!!



친구들이 한 시간 후 일어났고

우리는 체크아웃을 했어.

우리는 이 곳 사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전 날 가보지 못한 명동으로 향했지.


다행스럽게 이태원에서

명동으로 한 방에 가는 버스가 있었어.

그 버스 정류장에서 익숙한 이름을 보았는데

그것은!!


루트66이었어. 

태국의 유명한 클럽이름인데

한국에도 그런 클럽이 있나 싶어서 봤더니 전혀 아니었어.

알고보니 루트66는 미국 중서부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이름이래.

힝... 나만 처음 안 거임?



우리는 명동에 도착했고

여기에서는 중국인인 척 했어.

한국어는 쓰지 않고, 모든 의사소통을

"따거 따거"로 통일했지.


친구O의 외모가 굉장히 일본느낌이 많이나서

걸어갈 때마다 내 친구에게 일본어로

설명해주면서 호객행위하더라고.


그래서 그 때마다

"따거? 따거따거!!!"

외치면서 명동바닥을 누볐지.



우리의 여행은 여기서 마치게 되었어.

오랜 만에 절친들이랑 여행오니까 무척 좋더라.

특히나, 노가다 들어갔을 때는 힘들어서

이 녀석들이 무척 보고싶었는데

만나서 같이 여행까지 오니까 정말 뜻깊더라고.


안 그래도 몇 일전에 노가다 일하러 갔는데

업체 쪽에서 또 연락이 없어서 참 짜증났는데

그래도 여행와서 기분 풀 수 있어서 좋았어.



몇 일 후면 연락온 업체가 있어서 

다시 노가다 일 들어가야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행복하다!!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다음에 보자!











이번 편은 드디어 내가 태국에서 T에게 받았던

설움을 대폭발 시키는 날이야.




T의 생일파티에 가서 외톨이가 되었던

설움을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T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전 날 이태원가서 헤어지네 마네 했지만, 

오늘을 위해서 잘 참았어.

나는 T를 내가 사는 동네인 의정부에 초대하기로 했고,

내 친구들을 소개해주고 싶었어.



물론, 내 친구들에게도 

내가 느꼈던 설움에 대해서 설명을 해줬고, 

누구든지 T의 앞에서 영어 뿐만 아니라

외래어를 쓰지않기로 입을 맞췄고

규칙을 어기는 놈은 맞기로 했지.

오늘 밤이 상당히 기대되었어.




우리는 의정부 가기 전까지 집에서 뒹굴뒹굴 있다가

바람도 선선하니 공원에 가고 싶어졌어.

그래서 스쿠터 타고 슝~

여의도 한강 공원에 갔지.



의정부 주민 입장에서는

여의도 공원 가는 게 일인데

노량진에 있다보니까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한강이 있더라고?



이런게 진정한 서울 시티즌인가??



우리는 한강을 천천히 거닐며

평화로운 기분을 만끽했지.

어제의 싸움따윈 오래 전 일처럼 느껴졌어.


하지만, 오늘 생길 사건에 대해선

일말의 연민은 없다.

다 네가 자초한 일이니...



우리는 여의도 산책을 마치고 나서

숙소로 돌아와서 간단히 밥을 먹고

의정부를 향해 출발했어.



노량진에서 의정부는 꽤나 먼 거리지만,

T랑 둘이 얘기하면서 오니

금방 오더라구.

도착해서 의정부의 명물인

신세계 백화점과 소나무길, 분수대를 보여줬어.

그리고 약속시간이 되어

약속장소로 이동했지.




우리가 가기로 한 곳은

의정부에 있는

무한리필 칵테일 바였어.



인테리어와 조명이 깔끔하다.

이름은 B-LAB 이라고 하는데

홍대에도 있대.



주인이 개발한 칵테일로

상을 받았다나 뭐라나?



친구들과 내가 칵테일을 좋아하는 이유는

'술을 맛있게 먹자'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

소주같은 경우는

공업용 알콜 같은 맛이 나서

취하려고 먹는 기분이 드는데



소주와 달리 맛있는 술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짐과 동시에 서서히 취하니까

그게 좋더라구.



내 친구 O와 B가 이윽고 왔고,

나는 T를 소개시켜줬어.

물론, 한국말로...

이 때부터 시작되었지.


우리는 T에게 한국말로 여러가지를 물어봤고,

그 때마다 T는 어버버거리면서

허둥지둥하더라.


물론, T가 영어로 말했지만

우리는 한국말로 답했지.

그 때마다 나는 T에게 깐죽거렸지.


"T야, 어때? 이제 내 느낌 알겠냐?

친구들 앞에서 우리끼리만 말하고

내가 통역도 안해주니까 어떠냐?

서럽지? 케켁케 서러울 거다!"



"아닌데? 재밌는데?

전혀 상관없는데?"



누가봐도 T는 빈정이 상해있었지만

자존심 때문인지 아니면 지난 날 자기가 했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부로 괜찮은 척 했어.



그리고는 우리가 대화에 안 껴줄 때마다

마가리타와 진 토닉을 시켜서 원샷을 때렸지.

그 때마다 우리도 지기 싫어서 같이 원 샷을 때렸어.

한국 남자의 위엄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지.



친구 B는 비랩 전용 칵테일을 주로 먹었고,

친구 O는 스크류 드라이버 성애자라

그것만 14번 먹었어.


하도 원 샷을 많이 때리니까

나중엔 바텐더가 3잔씩 미리 말아놓고

대기하고 있었어.



이윽고, 내 고등학교 후배 K가 왔어.

이 녀석은 해기사로

배 타는 녀석인데, 마침 배에서 내려서

의정부에 오는 참이래서 불렀지.



고등학교 후배가 오고 나서도

T의 한국어 참교육 교실은 흥행이었고

시간이 갈 수록 T는 지쳐가며 우울해하기 시작했어.



"이제 너의 잘못을 인정하겠어?"


"이제 그만해!! 미안해. 미안하다고!!

네가 이런 기분인지는 몰랐어

네가 내 친구들이랑 있을 때는 앞으로 꼭 신경쓸게"



"그 말 잊지마라.

만일 다시 한 번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내 친구들은 언제든 나타나서

널 괴롭힐 준비가 되어있거든"



T에게서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자마자

나와 내 친구들은 상당히 흡족해했지.


그 이후로 우리는

T를 위해 영어를 사용했고,

하하호호 웃으며 

지옥의 7연속 샷먹기 게임을 했지.

우리는 바 안에서 제일 재밌게 놀았어.



그 안에는 미군들도 있었는데,

영어를 쓰면서 재밌게 노는 걸 

보더니 같이 끼고싶었나봐.


그래서 우리한테 와서 

'너네 재밌어보인다'

 그러길래

일단 보드카 샷으로 한 방 먹게했어.



그리고 짠 몇 번 더 했는데

그만해야하는 선을 모르고

'계속 같이 놀자~'

이러면서 안 가는 거야.

상당히 처치곤란했어.



그 때 T가 흔쾌히 오케이 하는거야. 

그래서 조금 빡쳤어.



T는 미국의 유학경험이 있어서

그에 대한 부심 또한 있어.

영어 쓰는 상황이 오면

물 만난 개 처럼 학학 거리며

"내가 배운 영어 뽐내야지!"라는 경향이 있어서

가끔 눈치없게 행동해.



게다가 이 전에 한국어 참교육을 했으니

얼마나 영어가 쓰고 싶었겠어.



하지만, 이 행동은 상당히 무례했어.

그래서 귓속말로

"네가 무슨 권리로 내 친구들을 소개시켜주는 자리에서

동의없이 저딴 녀석들이랑 같이 노는걸 콜하는데?

미쳤냐? 술 먹었어도 좀 자제해라"

가시 돋힌 말을 하니

그 때서야 분위기를 파악하더라고.






미군들한테는 내가 정색하면서

"오늘 우리 되게 오랜 만에 만나서

노는 거라 이제 우리끼리 놀거야.

너네는 너네 자리로 돌아가렴"

말 했더니 눈치 빠른 녀석이

눈치 없는 녀석 데리고 가더라고.




그 이후로 친구들이랑 T랑

다 같이 잠시 바람을 쐬는데

눈치 빠른 미군녀석이

내려와서 T에게 말을 걸더라고?



들어보니까 자기 친구들도 취한 상태라

눈치없게 행동했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고.



근데 친구 O녀석은 그게 굉장히 거슬렸나봐.

다짜고짜 다가가서 그 미군한테 

한국말로 쌍욕을 퍼붓더라고.


그 양놈은 떡대가 거의 레스링 선수만큼 넓었고, 

친구들도 마찬가지로 근육쟁이였어.


나는 일단 친구 O를 말렸지.

하지만 O는 뿌리치며, 미군에게로 달려갔어.


"이런 $@%!@%, 뭐 하는 짓이냐?

맞짱 한번 뜰까?"


"왜 그래? 진정해봐.



"!#$^#$%새끼가 내 친구 여자친구한테 찝적대는데

그걸 어떻게 보고만 있냐"



"아니야. 쟤네 영어로 사과하는 거야.

아까 눈치없게 굴었다고"



"아닌 것 같은데.

아까도 니 여자친구 계속 쳐다봤어."



"일단 내 생각해줘서 너무 고마운데

오해야 오해!"



일단은 잘 말렸지만,

그 미군은 공포에 덜덜 떨고 있더라고.



 O가 특이한 헤어스타일을 해서

독특한 풍채를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다 술 취했기 때문에 눈풀린 얼굴로

욕하면서 얼굴부터 들이밀었어.



그런 사람 앞에서

안 쪼는 사람이 어딨겠어.

그래도 고마웠지.

날 생각해서 한 행동이었으니까.



일단 미군한테는 미안하다고,

친구가 많이 취해서 오해한거니

이해바란다고 하고 우리는 빨리 자리를 떴어.



나는 오늘 와준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보냈고,

T와 나는 지하철이 끊기기 전에

노량진으로 가야만 했어.



그런데 문제는 

걷기 시작하니까

세상이 흔들리는 거야.



우리 둘 다 엄청 취해서

비틀거리면서 겨우겨우 

의정부 역으로 갔어.



우리는 다행히 막차를 탈 수 있었고,

술이 취한 T는 잠들었지.

나는 잠들 수가 없었어.



내가 잠들어버리면 집에도 못 가고

종착역까지 가게 될 건 뻔한데...

정신바짝 차리면서

졸음을 몰아냈지.



그 때 옆에서 소리가 들렸어.


"우웍! 우워워억!!!!"


옆을 돌아보니 T가 토하고 있더라고.

남의 나라에 와서 이게 무슨 짓이야?!

게다가 유명한 인터네셔널한 곳에서

근무하는 여자애가!!



근데, 나도 제정신이 아니어서

그 상황이 너무 웃긴거야.

등을 뚜드려주며 나는 미친듯이 웃었지.

그리고 토한 뒤 눈물을 닦는 

T를 또 놀렸던 걸로 기억해.



토한 T는 이내 다시 잠들었고,

나는 T의 구토물을 치웠어.

다행히 가방에는 gs봉다리와 휴지와 물티슈가 있었어.

근데, 치우다 보니까 너무 아까운 거야?

그래서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지.

더러워서 올리진 않을게...


한국 지하철 안에서의 외국인 민폐녀라고

언제 페이스북에 올라와도 이상할 것도 없었지만,

다행히 막차라 사람이 없었어.



비난 받을 짓은 했지만, 그래도 내가 다 치웠고, 

다음 날 일어나서 남의 나라와서 뭐하는 짓이냐고 

충분히 혼냈으니 뭐라하진 말아주셈.




구토물을 열심히 치우고 난 후

나도 취기가 절정으로 올라와서

잠이 안 들 수가 없었어.


"어? 잠온다...

이러면 안돼는데?

안돼는데... zzz"


일어나니 누군가 나를 깨우고 있더라고.


"저기요? 일어나세요.

여기 종점이에요.

내리셔야 해요."



"에? 여기 어디에요?"


"광운대 역 입니다.

모든 지하철이 종료 됐습니다.

내려셔야 돼요.



나는 T를 끌고 나왔지.

T는 마치 시체였어.

온 몸에 힘이 없이 축 늘어졌고

가뜩이나 무거운 T의 몸뚱이가

몇 배로 더 무거웠어.


그러다가

"어이쿠!!!"


너무 무거워서

중심이 안 잡혀 같이 넘어졌어.

T는 울상을 지으며 신음소리를 냈어.



"끼에에엑...

힝... ㅇㅏ파...

우욱! 우워러러럴럴!$#^#$#"



T는 엎어진 상태로 다시 한번 토하기 시작했어.

살아생전 옆으로 토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다행히 등을 세게 두들겨줘서

목에 구토물이 걸리진 않았음.


"T... 얼굴 좀 치워봐."

그래야 닦을 거 아니야...

히에에엑!! 얼굴에도 다 묻었네"


나는 T의 구토물을 치운 후

군대에서 배운 부축법으로 

T를 엎으려다 다시 한 번 넘어지며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지...


'나는 T를 업을 수 없다...'



나는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어.

나를 깨우고 가까이서 모든걸 지켜보던

20대 초반의 공익 분.


"저기요. 저 좀 도와주세요"


"어..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같이 좀 들어주세요.

하나 둘 셋 하면 같이 일으키는 거에요?

하나, 둘, 셋!"



"어이쿠!!!"


단말마의 신음을 내뱉은 공익의 이마에서

송글거리는 땀을 볼 수 있었지.

그 때 도와주셔서 무사히 집에 잘 도착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공익 분의 도움을 받아 나는 택시 안으로

T를 구겨넣을 수 있었어.

그리고 행선지를 말하고

이내 눈을 감았지.



"저기. 학생양반!

일어나슈! 여기 노량진 말씀하신데 맞죠?"


"아..예 맞아요"


택시비는 많이 나왔지만,

좋은 기사님 덕분에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서 다행이었어.



이제 T랑은 왠만하면 술 안먹으려고...

주사가 영 꽝이야.

다음 편에서 보자!



이번 편의 태국가족과 같이간 파타야 여행의 마무리이자

태국여자 T와 함께 카오산에 간 이야기야.




전 날 죽을 만큼 아프고,

자고일어나니 새벽이었어.

6시정도 되었을라나?

해가 막 떠오르는 거야.




몸은 아직 몽롱하지만, 햇 빛을 받으니

몸도 슬슬 깨어나는 기분이었어.

나는 제일 먼저 몸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화장실로 갔지.



전 날 하도 토하고 설사해서

쌀 것도 없었지만

죽이랑 약 한 웅큼 먹었으니까

시도해봤어.



결과는 대성공!

드디어 설사가 그친거야.

이제 기름진 거 먹어도 된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어!




어제 어디 아픈지 T에게 설명해야했는데

설사를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몰라서 난감했는어.

싸이가 TV쇼에서 미국에서 설사걸렸을 때

쓴 말이 기억났었어.



'Water Shit'



덕분에 아주 유용하게 써먹었어.





T에게 라인 메세지를 보내 일어나라고 깨웠어.

나 괜찮으니까 아침먹기 전에 놀다 오자고




분명 가운입고 나가지 말랬는데,

이른 시간이라 괜찮다고 하는 T

말 드럽게 안 들어요.




바바리맨 마냥 가운 안에 비키니 말고

아무것도 입지 않아서 부끄럽다고 하길래

어쩔 수 없이 가운입고 나감.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게

민폐일수도 있으니까 그냥 입어라.



나는 언제쯤 배에는 王 자가 생길까?

자꾸 안에서 복근들이 꺼내달라고 아우성치는데

넌 임마 평생 못나와.




해변가에서 물놀이를 하려고봤는데,

파타야 바다는 똥물이야.

여기서 놀면 피부병 걸릴 듯...

발만 적시고 후다닥 수영장으로 갔어.


어제와 같이 파라솔 밑에 벤치에서

여유를 만끽했지

수영을 즐기고 우리는 올라가서

조식을 먹으러갔어.




기름진 음식을 보니까

다시 설사할 것 같아서 조금 두려웠지만,

비싼 조식인지라 먹고 설사하는게 이득이라는

생각에 그냥 먹었어.

다행히 설사는 안했고, 몸은 제정상이 됬더라.




우리는 체크아웃 준비를 했고,

차에 올랐어.

드디어 방콕으로 돌아간다!!

가족여행이 끝이다!!

무엇보다 똥연기 안해도 된다!!!




T의 어머니는 파타야 조그마한 시장에 들리더니

대나무 같이 생긴 얇은 막대기를 몇 개 사오셨어.

그리고 먹으라고 하는데,

도무지 어떻게 먹는건지...




통 채로 먹으려고 하니까

까서 먹으라고 하더랑...





요롬코롬 생겼는데, 이름은 잘 몰라.

안에 열어보면

검은 색의 젤리같이 생긴 물체가 있어.



속 살은 이렇게 생겼는데,

원래는 갈색인데 태워서 저리 된듯.

한 입 먹어보니까

캬라멜 풍미가 나는 쫄깃한 식감이었어.

달콤한 찰 떡같은 느낌이랄까?




맛있어서 6개쯤 한 번에 먹었던 것 같아.

근데, 지나치게 달아.



태국 디저트류는 거의 다 단데,

이것도 예외는 아니야.

먹는 순간은 좋지만, 먹고나면

이가 다 빠져버릴 것 같은 느낌으로 달아.




우리는 오후 3시정도에 방콕에 도착했고,

부모님이 집으로 돌아가시기 전에

식사 한 끼 더 같이 하자고 하셨어.



아무래도 타국까지 T 만나러 온 내가

아들처럼 느껴지셨나봐.

잘 챙겨주심.



우리는 일식 집으로 갔어.

상호는 몰라. 

차에서 내리면 그냥 일단 가는거여.



이건 회덮밥이야. 

T가 먹었던 음식.





이건 장어.

딸랑 하나 나왔는데, 가격은 싸지 않아.

길거리 음식은 싸지만,

일식이나 고급 레스토랑오면

한국이랑 거진 비슷하다고 보면 돼.




이건 내가 먹은 연어덮밥.

전체적으로 태국 내 일식집이

한국에 있는 일식집보다

일식을 더 잘 표현하는 것 같아.



한국이 일식을 80%정도 표현한다면

태국은 90%정도 맛을 표현하는 것 같아.



T가 들고 찍으래서 그렇게 함.

연어덮밥 홍보대사도 아니고...

저 가식적인 미소 보임?



부모님 앞이라 안 다정할 수도 없고...

'나 이런데 와서 잘 먹었다' 같은 보여주기식 행동 

나는 참 싫어하는데, 울며 겨자먹기로 했어.




식사하는 내내 남자서버가

눈에 띄었어.

태국 사람과 일본사람의 혼혈 같이 생긴

20대 초반의 남자였는데

옷 매무새도 단정하고, 머리도 포마드로 이쁘게 넘겨서

자기관리 잘 하는 멋진 사람이구나 생각했는데



오고가며 날 보고 씨익 웃더라고.

T에게 물어봤어.



"재 게이니?"


"응 그런 것 같은데?"


"좋은 미소를 받았으니 화답을 해야겠지?"




나는 그 게이서버가 미소를 지을 때

윙크를 살짝 날려드렸지.

게이서버는 두 손을 깍지끼고

'어머나'하며 활짝 웃더라고.

흐뭇했어.




한국이었으면 귓방맹이 맞는 건데




식사가 끌날 무렵

이번 식사만큼은 내가 대접하고 싶은 마음에

T의 부모님께 말씀드렸어.




"어머니, 아버지! 이번 식사는 제가 낼게요!"



"아서라! 니가 어딜 감히!"



"저 이번에 따라와서 같이 여행 할 수있게 

허락해주신 것도 감사드리고,

저 혼자 편히 쉴 수 있게 

배려해주신 것도 너무 감사드려요.



저는 한국인이고, 한국인은 감사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알고 있어요.

저희 부모님은 저에게 예의와 매너라는 것을 가르쳐주셨고,

이런 것마저 제가 사지 않는다면 화내실 거에요"



"음.. 그렇다면...  잘 먹었다!!"




휴... 드디어 그래도 뭔가 보답은 한 것 같네.

다음에 태국 올 때는 꼭 선물 사와야겠다.

받기만 하는 건 좋으면서도 

뭔가 꺼름직스러우니까...




나는 계산을 했고, 남은 팁을

게이서버에게 주었어.

150바트 정도 됬었는데...

무척 아까움... 힝...




부모님 앞에 계시니까

돈 많고 쿨 한척 할라고

객기부린건데 속은 많이 쓰리다...



그래도 덕분에

게이서버는 기분 좋은 야릇한 손짓으로

우리를 배웅해줬지...




레스토랑을 나와서 T와 나는

T의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호스텔로 이동했어.

그리고 3~4시간 정도 휴식을 취했어.




"J, 어디가고 싶어?"


"음... 카오산 가고싶어, 카오산 갈래!"


"음... 알겠어! 가자! 나 잘 아는 bar있어"




나는 자유와 사랑이 넘치는

카오산 거리에 가고 싶었어.

럭키바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떼거지로

춤추는 그 문화를 상상하며 이동했지.




우리는 카오산에 도착했고,

카오산 뒷 쪽 맥도날드 2층에 있는 바에 갔어.

바의 이름은 브릭바였어.


"야 이게 뭐야, 여기 외국인도 많이 없고,

위 아 더 원의 미친 분위기도 없잖아!"



"여기 엄청 유명한 곳이야. 

나 대학생 때도 여기 많이 왔고,

현지 사람들한테도 엄청 유명해!"


"흠... 일단 한번 경험해보도록 하지"




카오산 거리와 같은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사람을 힐링시켜주는 신기한 분위기가 있었어.



브릭바에는 밴드들이 있는데,

팝송을 주로 공연하는 밴드들이야.

노래 선곡도 신났다가 분위기 있다가

완급조절이 예술이야!




좀처럼 팁을 안주는 내가

팁을 줄 정도면 말 다했지.

모히또 한 잔 시켜놓고 1~2시간 넋놓고 

음악 듣고있으면 그게 참 좋더라.




한 가지 여담으로

태국친구들 사귀고 싶은 사람들은

여기와서 친해지는 방법도 좋을 듯.



이번 년도 4개월간 태국에 머무를 때

내 친구와 나는 브릭바의 분위기와

노래가 너무 좋아서 매 주 왔었는데



여자들이 먼저 말 걸더니

관심있다고 하더라고.



그 친구들은 우리를 데리고 나갔고,

카오산 길바닥에서 돗자리 깔고 

맥주를 같이 마셨어.



물론, 내가 친구라고 말한 것은

그들이 여자가 아니었고 형님캅이었기 때문에

친구가 될 수 있었던거야.

뜨거운 남자의 대화를 했더랬지.




날마다 이런 프로모션이 있어.

평일에는 그냥 입장해서 시키면 되지만,

주말에는 시스템이 좀 다른게

입장권을 내고 들어가야해. 그리고 그 입장권으로

맥주를 시켜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야.




아무래도 사람많은 주말에는

들어와서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공짜로 공연만 보고 나가는 사람들을 방지하기

위함인가봐.





"것 봐 내가 말했지?

여기 좋다고!!"



"인정인정!

근데, 저기 포켓볼도 칠 수 있는거야?"



"미리 신청해서 보드에 이름 적어놔야해"




나는 웨이터에게 말해 보드에 내 이름을 적어두었어.

승자는 다음 대전자와 계속하는 시스템으로

진다면 다시 보드에 이름을 적고 순서를 기다려야해.


나의 대전 상대는 여기 할아버지.

이미 4연승 한 수준급의 할아버지임.

내 앞 사람이랑 할 때는 자세도 안잡고

약올리면서 채를 반대로 잡고 치더라.



나는 어떻게 됬냐고?

물론, 저 할배는 말도 안되게 잘쳤고,

다리 사이에 채를 넣어 나 약올리면서 치더라.

당구채 그대로 위로 올려버리고 싶었어.




브릭바에서 이렇게 즐기다가

우리는 밖에 나와서 카오산 거리를 구경하다가

럭키비어 앞 쪽으로 갔어.



그 쪽은 광란의 도가니였고,

다들 생솜버킷을 들고

눈이 풀리채로 춤을 추고 있었어.




샤워를 하고 나온 터라

그 녀석들 사이에서 

땀 묻어가면서 놀 자신이 없었어-_-;



이미 브릭바에서 힐링하고 오기도 했고...

그냥 뭐 먹고 잠이자 자자 싶어서

길거리 음식을 향해 갔어.


야식은 역시 숯불치킨이지!!

가격은 대충 25밧(800원)정도 해.

카오산이라 좀 더 비싸지만,

다른 동네가면 15밧(500원) 밖에 안해.




하지만, 이 때는 그런거 잘 몰랐기에

걍 흥정도 안하고 사버림.

닭다리만 10개정도 사서 호스텔에서 맥주 한 잔 먹으면서

잤던 것 같아.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담 편에서 보장!


이번 이야기는 태국여자친구 T의 가족과 함께한

파타야 두 번째 이야기야.





혼자 쾌적하게 자고 일어나니

따스한 햇살이 날 깨우더라.

눈 떴을 때, 이쁜 풍경이 한 눈에 보이는게

너무 좋았어.



내 돈이었으면, 이런데는 비싸서 못 묶었을 거야.

아마 3만원짜리 방에 가지 않았을까?

그래도 파타야에 30,000원 짜리도 좋은 데도 많아.

뭐 해먹을 수 있게 전기플레이트랑 냄비도 있구~



일어나자마자 보이는게 과일 꾸러미였어.

이거 장식용인가?

생각하고 들어보니까 진짜 과일이더라고?

그래서 저 사과같이 보이는거 옷에 슥슥 닦아서

한 입 베어무는데



와... 진심 맛없다...

그냥 장식용인가봐.

한 입 베어문 사과를

퉤 뱉어버리고 창가로 나가봤어.




오오... 

경치 좋다! 나는 T에게 조식먹기 전에

아침수영하고 가자고 연락했어.




부모님은 아직 자고 있다고 하길래

수영하고 오면 조식 먹을 시간 맞을 것 같아서

후다닥 옷 갈아입고 나갔어.




'

모든 여자들이 페이스북에 

자랑하려고 찍는 사진이야.

기왕 찍는거 이쁘게 나오고 싶었는데

뒷구리 살을 숨길 수가 없다..

흑...




우리는 요롬코롬 생긴 비치에

자리를 깔았어.

호텔 키만 보여주면, 비치타월 무료로 대여해주고

간단한 샤워도 할 수 있더라고?





돈 많은 부자들 흉내내기.

부자 흉내 낼 수 있도록 도와주신

T 부모님께 감사함.



아침의 여유를 T와 함께 즐겼어.

사진 몇 방찍고 T와 함께

수영장에 들어가서 물장구 좀 치다가

물기닦고 조식 먹으러 갔어.



T의 부모님은 먼저 조식 드시러 오셨고,

우리가 갔을 때는 거진 식사를 마무리 할 때 였어.

인사를 드리고 음식 가지고 오니

먼저 방에 올라간다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편하게 호텔뷔페 마음껏

눈치 안보고 먹었어.

음식수준도 훌륭하고, 다양했어.

아침부터 엄청 먹음.

T도 구박하는 어머니 없으니까

엄청 먹음.




어머니가 올라 갈 때

T가 많이 먹는지 감시하라면서

신신당부하셨지만...

T를 막을 순 없었어.





우리는 식사를 끝마치고

어디론가 이동했어.




태국어로만 솰라솰라했기 때문에

어디로 가는지조차 모르고

나는 무작정 차에 탈 뿐이었어.



차에 타면 

어머니는 내 이름을 부르시며 

계속 나한테 대화를 거심.


"J, 너 태국에서 일 할래?

수린에 가면 일자리 많은데"


"네? 수린이 어디죠?" 


"아줌마 고향인데, 이싼이야.

거기 같이가서 일하자"


"무슨 일인데용?"


"쌀농사!! "


"아... 저 농부해야하는 건가요?"


"다음에 올 땐 무조건 수린 가는거야!!"


"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T에게 물어봤어.

수린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10시간 걸린데...

간다면 쌀농사 체험이 아니라

노예 될 것 같아서 절대로 안갈거라 다짐함.



그리고 가면 얘네 일가친척한테 날 소개할텐데

그럼 결혼 빼박임.

이렇게 쉽게 갈 순 없지.


  



차는 멈춰섰고, 

도착한 장소는 카페였어.



뜨거운 햇 빛을 가려주는 나무가 많은 카페였어.

사람이 많은 걸로 봐서는

인기 많은 카페임을 짐작할 수 있었지.

겉보기엔 왜 인기가 많을까 싶었는데

안 쪽으로 가니까 이유를 알겠더라고.





안 쪽 테이블로 들어서니 

옆에는 광활한 바다가

한 눈에 보이더라.

마음이 탁 트이는 시원한 전경이었어.



T의 어머니는 우리 앞에 온 사람들이

테이블을 점령하기 이전에 

달려가서 그 자리를 맡아놓았지.




한국이나 태국이나

이런거는 비슷비슷함.




T의 가족들과 대화하다가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어.

무언가를 말하다가도

T의 어머니는 T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우완! 이 우완!"

이렇게 말하더라고.



그게 무슨 뜻일까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돼지 혹은 뚱땡이'라는

표현이더라고.




돼지는 '무~'라고 하는데

가끔씩은 '무 우완'이라고도 하시더라고?

돼지새끼 라는 뜻인가?



뚱땡이의 귀여운 표현으로는

'뿜뿌이'가 있어.

님들이 태국에서 여자를 놀릴 땐

우완 보다는 뿜뿌이를 추천해.



태국 사람들은 항상 사진 찍는걸 좋아해

나이가 적던 많던 예외는 없는 듯.

이렇게 찍은 사진만 20장은 되는 듯.



여기에서 시간 좀 때우다가

다시 이동했어.

어디로 가냐고 조심스레 여쭤봤는데,

호텔에 가서 낮 잠 주무신다는 거야.




완전 다행이었어.

나도 몸이 으슬으슬해서 

좀 쉬고 싶었거든.

이 때 상당히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각자 방으로 흩어졌고,

나도 이내 잠이 들었어.

나는 몸에 한기가 도는 것을 느꼈고

이내 잠에서 깼어.




근데, 배가 너무 아픈거야.

그리고는 설사와 구토를 5번은 한 것 같아.

몸은 불덩이처럼 열이 났어.

나는 T에게 전화했고

T는 달려왔어.




그러더니 옆 방에서 T의 부모님도 오셨어.

내 이마를 만져보시더니

냉방병에 걸린 것 같으니

오늘 하루 쉬고 있으라고 하셨어.




하긴... 태국에 온지 이삼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

온도에 적응 하기 전에

 T의 부모님과 여행을 와서 

똥연기한다고 무리했으니...




T와 T의 부모님은 나가셨고,

나는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화장실을 들락거렸어.




얼마나 잠들었을까...



방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고,

T와 부모님이 들어왔어.

일어나니까 저녁이더라고...




T의 어머니는 죽과 약을 한 무더기로

가져오셨어.

그리고는 약 한 웅큼을 쥐어주시더니

이거 다 먹어야한다고 하시더라.

10알이 넘었던 것 같아...




태국이 의료강국이라던데

약을 이렇게 먹어대면 

안 나을 수가 없겠네



나는 죽과 약을 억지로 먹고, 

다시 쓰러져서 잠들었어.



이 날은 아파서 T의 가족들에게

민폐를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T의 부모님이 신경을 굉장히 많이 써주셨어.





내가 잠들었을 때도

몇 번씩이나 T와 T의 어머니 인기척이 났거든.

왔다갔다하면서 열 체크 계속 해주신 것 같더라.

T와 T의 어머니께 감사를 드리며

이번 편은 여기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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