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내가 가장 자주

어울려놀았던 Z형과 H형과 

다시 만났던 이야기야.


우리는 2월 초 쯤에 헤어지고

또 보자는 형식적인 말을 하고 헤어졌어.

Z형은 치앙마이로, H형은 한국으로 가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H형에게서 연락이 온거야?!


"형, 모레 방콕간다.

다들 모여라."


Z형도 H형이 온다면 치앙마이에서

방콕으로 오겠다는 약속을 하긴 했지만

이렇게 빠를 지는 몰랐을 거야.

부랴부랴 비행을 티켓을 예매했었데.


나도 역시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베트남 가는 것!

출국 전까지 내가 형들 얼굴 볼 수 있는 날은

단 하루 밖에 없었어.

H형이 방콕에 오는 기간이랑

내가 베트남 가는 기간이랑 겹쳤거든.


그래도 다행히 H형은 일정을 길게와서

내가 베트남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몇 일 더 계시더라구.

간만에 삼총사가 모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더라.


이 날은 형들과 만나기 전 날로

T를 만나는 날이었어.

그 전부터 T와 심각하게 싸웠는데

가기 전에 좋게 기분 풀고 가고 싶었어.

그래서 뭐 먹고 싶냐고 메뉴를 정하다가

야끼니꾸 레스토랑 가자고 하더라고.


예산 초과라고 힘들 것 같다고 하니까

기특하게도 자기가 내겠다는 거야.

그럼 사양말고 얻어먹어야지!

그래도 꿀리고 들어가는게 좀 짜증나서

나도 비장의 무기를 하나 준비했지.


T가 이쁜 짓 할 때마다 포인트를 적립하여

준다던 선물!

그 걸 이 날 줄 생각이었어.


우리가 갔던 레스토랑은

BTS 아리 역 근처에 있는

seiniku-ten ari

라는 곳이었어.

대나무도 있고, 건물도 그렇게 만들어놔서

일본적인 분위기를 물씬 자아낸다.

태국 애들은 일본 참 좋아해?!


일본은 롤모델.

한국은 충분히 따라갈 수 있을만한 나라

이렇게 생각한다고들 하는데

이 때 그래도 공유의 도깨비가 

국위선양에 한 몫 했지.


음식은 맛있었어!

태국은 일본의 음식을 진심 90%는

따라가는 것 같아.

한국에서 먹는 퀄리티보다 월등하게 뛰어나고

가격 또한 한국보다 저렴하니까

태국에서 오히려 일식집을 많이 간 것 같아.


가볼 사람은 검색해서 한 번씩들 가보셈.

화로가 작은게 단점이긴 하지만

사이드 메뉴의 퀄리티가 미쳤음.

돈까스나 꼬치나 레알 일본에서 먹는 맛이었어.


음식을 어느 정도 먹고

슬슬 내가 선물을 줄 타이밍을 잡았어.

"너 오늘 이거 나 사줘서

포인트 30점 줄게"


"그거 언제 다 모으냐 -_-"


"지금 다 모았어.

몰랐지? 자, 받아라. 

니가 원하고 원하던 그것이다!"


T는 뛸 듯이 기뻐하며

사진을 엄청나게 찍어댔어.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미친듯이 먹어댔지만...

선물은 T가 그토록 바라던

포니 이펙트!

좋은 지 안 좋은 지 안써봐서 모르겠다...;;


비비크림이나 파운데이션, 

하이라이터, 쉐딩 같은 거라면

써보고 어떤 지 말해주겠는데

색조 화장품이라 도저히 못 써보겠음...


T의 사진질은 카페에 가서도 끝나지 않았어.

대체 포니가 누구여?!

한국에서 유명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던 것 같던데.

처음 들어봄.


한국 사람도 잘 모르는 애를

태국 사람이 좋아하다니.

신기하당.


그래도 다행히 베트남 가기 전에

T와의 관계를 풀고 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다음 날!

H형이 오기로 한 날에

Z형과 나는 H형을 위해

수완나품 공항으로 픽업을 가자고 했어.


Z형은 치앙마이에서 돈무앙 공항에서 내려서

수완나품으로 가겠데.

그래서 나는 혼자 수완나품 공항으로 가야만 했는데

싸게 가는 방법이 없나 생각해보다가

문득 뇌리를 스치는 생각!


'아! 우리 집 앞에 에어포트 링크 있었지?'


곧바로 거기로 달려갔지.

이건 우리 동네 에어포트 링크인

랏차파록에서 찍은 사진이야.

에어포트 링크가 뭐냐면

쉽게 말해서 공항철도야.

굉장히 높게 위치해 있어서

경치 보는 맛이 쏠쏠해.


여기서 수완나품 공항까지 얼마냐고?

42바트(1400원)정도 하더라.

택시타고 가면 300바트인데

돈 완전 아꼈지롱!!


공항에 도착하자 Z형이 

먼저 기다리고 있었어.

우리는 반갑게 안부를 물었어.

곧 H형이 출국장에서 나왔고

우리 셋은 격하게 서로를 안았지.


나중에 물어보니 H형은 연고도 없는 공항에서 

누군가 자기를 마중나와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데.


우리 셋은 마음의 고향인 

랑짓으로 이동했지.

나는 왜 갔냐고?

다음 날이 베트남 가는 날이었거든!

방장 형도 랑짓에 있으니까

아침에 같이 출발하려고!


두 형은 각자 방을 잡았고

돈이 없는 나는 Z형 방에

꼽사리 끼어서 Z형과 밤이 올 때까지

서로의 노트북으로 

롤이라는 게임을 하며 놀았지.


이윽고, 밤이 왔고

방장 형과 우리 셋은 만나기로 했어.

다들 오랜 만에 보는 거라

굉장히 들떠있었지.


다들 출격 준비 완료!

간다간다 뿅 간다!


- 다음 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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