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렇다 할 특별한

에피소드는 아니야.

그냥 누구나 한번 쯤 꿈꾸는

'만약 내가 태국에 한 달 정도

백수처럼 산다면?'

이라는 생각의 실천이랄까?


역설적이게도 나는 오늘 한국으로

돌아가는 티켓을 샀어.ㅠ

그래서 조금 쓸쓸하고 우울한 마음이야.

다시 돌아가서 노동자로 일해야지...ㅠ

어쨌거나 글 스타트!!


전 날 랑싯에서 방장 형이랑

다른 형들과 오늘은 운동을 하며

여유롭게 시간을 같이 보내자고 약속해서

한 번 더 랑싯을 가게됐어.

승전기념탑에 미니밴 타러 가기위해

택시 탔는데 한국에 관심이 많은 건지

한국 손님들이 자주 탔서 그런 건지

기본적인 한국어를 알려달라고 하더라.

사랑해요, 고마워요, 가다, 걷다 등등...

근데, 배구는 왜 물어본거지?

태국이 배구가 유명한가?

어쨌거나, 승전기념탑 도착!

여기서 어제 뵌 형님이랑

만나서 같이 가기로 했어.

아버지 뻘 되시는 나이지만

여행지에서 만나면 그냥 형이야.

아저씨나 삼촌이라고 할 순 없잖아...ㅠ

아, 참고로 노가다 일 할 때도

아버지 뻘 사람한테도 그냥 형이라 불러.

생각해보면 어떤 상황에선 간에 다 형이넹.

드디어 도착한 랑싯 퓨쳐파크!

여기서 내려서 랑싯 방장 형이랑

만나서 공 사기로 했어!

무슨 공?!

농구공!!

방장 형을 비롯해서 나중에 합류한 다른 형도

그리고 나도 모두 농구를 좋아해서

원래는 랑싯 대학교 도장깨기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버려서 간단하게

랑싯 동네에서 하기로 했어.

방장 형은 농구공을 샀는데

요즘 유행하는 노란 줄 들어간 걸로 샀어.

가격은 500바트

한국 돈 18,000원 정도 하는 걸로 보아

한국이랑 가격차이가 그리 크지 않음...ㅠ

방장 형 차를 타고 일단은

밥 먹으러 룸피니 빌리지로 이동했어.

방장 형은 내가 저번에

보컬 형이랑 알아봐준 랑싯 룸피니에

머물기로 해서 내 밥 값을 내주기로 했지. 헤헤

드디어 도착한 룸피니 빌리지.

이 근처 내에서 가장 좋은 콘도지!

(사실 근처에 콘도가 여기 밖에 없음.

나머지는 다 아파트멘트...)

룸피니 빌리지는 한국의 아파트 단지처럼

엄청 크게 조성되어있고 

단지 내에는 편의점과 운동시설이 구비되어있어.

우린 빌리지 초입부에 있는

스테이크 집으로 들어갔지.

외관이 깔끔해서 비쌀 거 같지만

전혀 아니야.

가격 실화냐.

오졌따리...

T본 스테이크가 269바트

한국 돈으로 9천원?!

근데, 아웃백 티본 스테이크 

이런 거 생각하면 안돼.

그냥 얇은 소고기 스테이크야...

질긴 거 보니까 태국 소인거 같긴 해.

그래도 냄새 안나게 잘 한 편임.

요렇게 냠냠 스테이크를 먹고

우리는 단지 내에 있는 농구장으로 향했어.

우레탄 코트!!

사용료가 있긴 하지만 10바트였나?

한국돈 330원에 저녁이 되면 조명까지 켜준다구!

어쨌거나 준비운동을 마치고

옆에서 혼자 농구연습을 하고 있는

태국친구가 보이길래 같이하자고해서

2:2 게임을 시작했지!!

우왁부왁하며 게임을 뛰는데

5분만 뛰어도 숨이 턱하고 막히더라...

숨이 잘 안 쉬어져!!

동남아에서 운동하면 

마치 사우나에서 운동하는 기분이랄까?

땀도 엄청 나고!

하지만, 기분은 최고지!!

이 때는 건기여서 땀도 금방 마르고

금방 쾌적해졌어!


그래도 시원하게 땀을 쫙 뺐으니

샤워는 해야겠지?

랑싯 방장 형네서

3명이 돌아가며 샤워를 한 후

쉴 틈도 없이 또 먹으러 갔어!

또 다시 스테이크!

여긴 철판 스테이크 집이야!

가격은 돼지스테이크가 80바트!

2600원 수준!

오졌따리!!

한국에서 2600원이면 편의점에서

김밥 한 줄에 음료수 하나인데

돌아갈 생각하니까 오금이 저린다...

한국에서 돈 어떻게 쓰지...ㅠ

가기싫다 한국 으아아아앙아!

운동 후에 밥 먹고

그 후엔 뭐겠음!!

당연히 술이지!

그것도 음악이 있는 분위기 좋은 곳에서!!

술은 대용량 딸기 칵테일!!

150바트 정도 한 것 같아.

한국 돈 5000원!

지렸따리!

이 걸로 4명이서 30분동안 맛나게 먹음!

술 먹는데 또 필요한게 뭐겠음!

안주 아니겠음?!!!

소세지며 감자튀김이며 시켰지!

한국에서 이렇게 시킨다면

17,000원 받을거야 아마...

가기싫다 한국 으아아아앙아!

요롬코롬 현지인들만 있는 곳에서

음악과 술을 즐기며 분위기를 즐겼더랬지!

주변에 사람들의 

'와... 한국인이다! 피부하얘!'

시선은 보너스임.

뭔가 인기쟁이 된 듯한 느낌이라

이런 인기가 없는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하니까

가기싫다 한국 으아아아앙아!


이렇게 술과 음악과 분위기를 즐긴 다음엔

어딜 가야하겠음?

신나게 춤추러 가는 거지!!

여기서 술은 리젠시!!

큰게 600바트 밖에 안해!

한국 돈 20000원!!!

여기서 남자 4명이서 그거 소다랑 얼음 타서

끝날 때까지 먹는 거야!!


태국에서는 낮엔 여가 및 운동을 하고

저녁식사와 술 그리고 마지막 클럽댄스까지!

완벽하게 여유를 만끽 할 수 있는

나만의 태국 일상이라고 생각해.


가기싫다 한국 으아아아앙아!


-다음 편에서-

전 편에서 빡친 것 치곤 

T와는 상당히 젠틀하게 헤어졌어.



안녕이란 말 대신

돈을 넣은 흰 봉투만을

남기고 나는 애타게 나를 부르는

T를 절대로 뒤돌아보지 않고

곧장 나아갔지.


그리고 그 날 밤

Z형에게 연락이 왔어.

영문을 몰랐던 Z형은

리그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나 하자며

빨리 접속하라고 했지.


"형... 지금 롤 할 기분 아님요..."


"왜? 뭔 일 있어?"


"아까 형한테 해석해달라는 메세지

T가 저한테 보냈던 메세지에요."


"너 내 얼굴 못 들게 했어?

왜 그런 말을 했데?"


나는 자초지종을 Z형에게

얘기했어.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형은 문화가 다른 거라고 생각하지만서도

이번에는 걔가 좀 심했네."


"형. 저 방콕에 있기 싫어지네요.

51%는 제 자유를 위해 왔고

49%는 T랑 놀려고 온건데

이 사단이 나니까 아무생각도 안 들어요."


"그럼 치앙마이 와.

잠도 재워주고 밥데 멕여줌.ㅇㅇ"


"레알?"


"ㅇㅇ"


"ㅇㅋ, 비행기표 바로 알아봄요"


J형과 전화를 끊고

나는 그 즉시 치앙마이행

비행기 티켓을 질러버렸지.

리턴 티켓?

그런 거 없음.

오고 싶을 때 오는 거임.


가는 날은 모레 후!

당장 내일 가고 싶었지만

집 정리와 짐을 꾸려야 할 시간도 필요하고

모레 티켓이 조금 더 쌌거든.


어쨌거나, 치앙마이로 떠나가려고

마음 먹으니 조금은 후련해지더라.


이 순간 마저도 T에게는 계속 연락이 왔어.

"정말 이대로 끝낼거야?

우리의 약속은 어떡해..."


"미안하지만, 너랑 더 만날 생각 없어.

그리고 뭔 약속?"


"내일 같이 사파리 가기로 했잖아."


"응, 꺼지셈. 너 이제 내 여자친구 아닌데

내가 거길 너랑 왜 감?"


그리고 나서 더 말하기 귀찮아서

 일부로 핸드폰 끄고

억지로 잠을 청했지.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하나 둘 짐을 꾸리고

청소를 시작했지.


Z형은 내가 치앙마이 온다면

뮤지션 친구들을 소개시켜준다고 했는데

친해져서 같이 기타치면서 놀고 싶었어.

그래서 주섬주섬 기타를 챙기던 중

'부욱!' 소리가 나는 거야.

기타를 살펴보니 기타가방이 헐고 헐어서

내가 드는 것과 동시에 천이 쫙 찢어졌어.


그래서 밥을 먹으러 나가는 김에

근처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수선집을

찾아가기로 했지.


내가 살던 콘도 앞에 있는 로컬 식당에

처음으로 가봤는데

국수를 주로 팔더라고?

근데 국수는 별로 안 좋아해서 밥 종류를 먹고 싶었어.


그래서 아저씨한테 밥 원한다고 말하니

튀긴 돼지고기에 달콤 소스 뿌려서

밥이랑 같이 주더라.


단품메뉴인 것 같았는데

솔직히 맛 없었어.

무엇보다 소스가 너무 달아서

설탕에 밥 비벼먹는 느낌이었어.


여긴 앞으로 다신 안온다 다짐하면서

아침밥을 꾸역꾸역 먹고

굴다리 밑 조그마한 시장이 

형성된 곳으로 이동했지.


그리고 사람들에게 찢어진 기타가방을 보여주며

"어떻게 가요?"만 외쳐댔어.

그러니까 손가락으로 

멀지 않은 곳을 가리키더라.


수선집이 아니라

수선마차여.

그냥 길가다가 뜬금없이

미싱기가 있어...

어쨌거나 잘 찾아왔으니 다행이지 뭐.


아줌마는 10분도 걸린다고

기다리라고 하길래

주변을 찍어봤어.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고속도로 굴다리 밑 마을.

그나마 다행인 건 여기 엎어져 있는 개들은

순한 편이라 밤 늦게 돌아다녀도

짖거나 위협하지 않았어.


예전 RCA 콘도 묶었을 때는

20마리가 단체로 따라와서

진짜 심장 쫄깃했는데.


기타가방 수선을 마치고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어.

그리고 더운 나머지 침대에 누워있는데

갑자기 똑똑 거리는 소리...


'이거 느낌이 세하다?'


그래서 일부로 그냥 대답안하고 있으니까

라인 메세지가 날라오더라.

"J, 나 너네 집 앞이야.

우리 얘기 좀 하자.

문 좀 열어줘."


그건 바로 T였어.

얘기 할 마음도 없고

헤어진 마당에 집 안으로 들이면

안 간다고 배 째라고 할 것 뻔하니까

그냥 없는 척 했어.


"나 집 아닌데?"


"언제 올껀데..."


"안 가. 니가 거기 와있는데

왜 가냐.

할 얘기 없으니까 돌아가"


"기다릴게..."


"맘대로 하셔.

난 분명 안 간다고 말했어"


그리고 나는 셀프로 감금을 당해야만 했지.

최대한 인기척을 내지 않기 위해서

침대 위에서 움직일 수 조차 없었어.

조금의 삐걱거리는 소리도

현관문에 등을 대고 앉아있는 

T가 들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한 자세로

거의 1시간동안 움직이지도 않고

버텼는데 좀이 막 쑤시고

욕창 걸릴 것 같은 거야.


심지어 에어컨 소리도 나면 안되니까

에어컨도 못 키고...

창문도 닫아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방 안은 완전 찜통이었어.


안되겠다 싶어서 조그마한 창문이 달려있는

화장실로 살금살금 이동했지.

근데, 화장실 벽도 외벽이라

엄청 뜨거웠어.


내 신세가 참 한탄스러웠어.

'하... 내가 왜 얘 때문에

이런 짓까지 해야하는 거야...

그래도 하루만 참자.

하루 후면 간다.'


그나마 다행인건 내가 집 열쇠를 잃어버려

T에게 있던 스패어 키를

이런 사단이 나기 전에 받았다는 것!

만약 T에게 키가 있었다면

그냥 문 따고 들어왔을 거야...


이 찜통같은 방에서 그렇게

30분을 더 참다가 도저히 못 참겠어서

에어컨 버튼을 누르는 순간

삑!!!!!!!!

에어컨에서 나오는 소리...


'설마 못 들었겠지?

못 들었을거야...;;'


그 때 방문을 두들기는

괴수의 소리가 들렸어.


"J! 너 안에 있지?

문 좀 열어줘! 얘기 좀 하자!"


'아뿔싸... 들켜버렸다.

이왕 이렇게 된거 

그냥 맘 편히 움직이자!'


"어. 안에 있는데 너 만날 생각 없어.

돌아가."


내가 방에 있다는 것을 알아버린 T는

30분 내내 방문을 두들겨댔고

문 열라는 소리는 

점차 흐느끼는 소리로 바뀌었고


그것마저 듣기 싫었던 나는

울거면 더 울라는 식으로

블루투스 스피커에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았지.


그렇게 두 시간 쯤 있으니까 

좀 잠잠해지더라.

그래서 갔나 싶어서 편의점이나 갈 생각으로

방문을 열고 나와서

엘리베이터를 타러 나왔는데

엘리베이터 옆 비상계단에서 

T가 후다닥 튀어나오는 거야.


얼굴은 눈물 콧물범벅인 상태로

내 팔을 붙잡더니 안놓았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제발 떨어져줄래?"


"얘기 좀 하자.

제발 부탁할게..."


하... 지친다 지쳐.

그래 얘기 너나 실컷해라.

철옹성 같은 방문이 열렸고

T는 언제나 들어오던 그 방문을

4시간이 지나서야 들어올 수 있었어.


방에 들어오자마자 T는

복도에서와는 달리 대성통곡을 하며

계속 용서를 빌었어.


2시간 동안 나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고

T는 계속 미안하다는 말과 

용서해달라는 말만 되풀이했지.


"T야. 이제 그만 가라.

나 내일 떠나.

피곤하니까 그만 좀 집에 가줄래?"


"으헝헝. 어디가는데?

가지마 제발."


떠난다는 말 한 마디에 대성통곡은 더 심해졌고

절대로 집에 안 갈 생각이더라.

제발 좀 집에 가라고 1시간 넘게 말했는데도

도무지 일어날 생각을 안했어.


그래서 힘으로 들어서 방문 밖으로

내보내려고 했는데

와 진짜 기를 쓰고 버티더라.

게다가 운동 근육이 있는 여자가

죽어라 버티니까 힘으로도 

내보낼 수가 없었어.


"T야. 솔직히 난 너한테 엄청 실망했고

지금도 널 경멸하는 상태야.

그리고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는게 아니라

치앙마이에 Z형네 집으로 가는거야.

우리 관계가 예전으로 돌아갈 것 같지 않지만

거기서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볼테니

제발 좀 가줘라. 

이러면 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만 더 커져..."


그 말을 듣자 T는 알겠다고

자기 한 번은 더 보라는 약속만 해달라고 했어.

그리고 택시를 불렀고, 8시간이 지나서야

방문 밖을 나갈 수 있었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콘도 로비를 지나가는데

T는 선글라스를 끼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도도하게 걸어갔어.


와... 얘는 보여주기 위해 사는 건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치부를 

전혀 보이고 싶지 않은 건가?

자존감이 너무 높아서 콧대를

아주 그냥 꺽어버리고 싶네.


태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는

애정표현을 절대 안하지만, 단 둘이 있을 때

그렇게 화끈하다는데 이것도 설마 그런 건가?


T를 택시에 구겨넣고 다시 들어가는 길에

경비 아저씨와 마주쳤는데

오늘 내내 복도에서 니 여자친구 엄청 울었다고

왜 그런거냐고 묻길래.


헤어졌으니까 쟤 여기오면 다시는 

로비 문 열어주지 말라고 말했어.


이 날 하루 스트레스 엄청 받고

아무것도 못하고 통으로 날려버렸어.

그래도 이 정도면 깔끔하게 돌려보낸 편이라

생각함.




오늘은 여기까지 쓸게!

담 편에서 만나장!


이번 이야기는 태국 여자친구 T가

병원에 실려갔던 이야기야.



이 날도 다르지 않은 하루를 보내려고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에 운동을 하고

음악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거울을 보니 입술이 퉁퉁 불어튼거야.


마침내 나의 태국 고질병인 

입술병이 도지기 시작했어.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태국만 오면 항상

입술이 부르트면서 갈라져.


님들 피곤 할 때 입술 부르트잖슴.

딱 그건데 하도 심해서 

진물까지 나는 정도랄까?


아마 태국의 공기가 좋지 않고

그에 따라 몸의 면역체계에 

어딘가 이상이 생겨서 그런 것 같아.

한국에 있을 때는 이런 적 거의 없거든.

그리고 아토피도 엄청 심해져.

태국 공기가 한국보다 심하게 안 좋긴 한 듯해.


다른 사람들은 잘 안그러던데

내 몸은 태국에서 살긴

좋은 몸은 아닌 것 같음.


그래서 아침 운동이 끝나자마자

약국이 문 여는 시간에 맞춰서

바세린을 사러갔지.


"안녕하세요 캅~"


"오! 왔냐 캅?!

언제나처럼 100mg 맞지 캅?

여기 꺼내놨다 캅!"


"아저씨, -_-

이번엔 그거 아니에요...

바세린 사러왔다구요 캅!"


"바세린?!

이제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거냐 캅?!

그거 할 때는 바세린 쓰는 거 아니다 캅!

전용 윤활유가 있다 캅!"


"아저씨... 뭔가 단단히 오해하는 것 같은데

아직 거기까진 아니에요.

내 입술 좀 보셈 캅!

입술 부르터서 바세린 필요한거임 캅!"


아저씨는 멋쩍은 미소와 함께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바세린을 주었어.

대체 왜 아쉬워하는 거여?


바세린을 산 이후로 

입술의 통증은 가라앉았지만

내 입술은 더욱 빤짝빤짝하게

빛나게 되었고

사람들은 내 입술을 보고

더 게이라고 생각하게 되더라.



투명 립크로즈를 바른 듯

촉촉한 입술.

게이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어도

이젠 어쩔 수가 없다...



음악작업을 끝내고

나는 베트남 항공권을 예약했어.

가격은 왕복 3703바트(120,000원)로

그다지 저렴하진 않지만,

딱히 비싸지도 않은 가격으로 예약했지.


그리고, 베트남을 같이 가기로 한 방장 형이 

잘 아는 하노이의 호텔을 예약했지.

5박에 93,000원...

비싸다...


같이 가는 것만 아니었어도

하루에 만원짜리 호텔 예약해서 

거지처럼 지내는 건데 ㅠ

그래도 둘이가면 외롭진 않겠지!


예매를 끝낸 후 나는

T와 메세지를 주고 받았어.


"J, 오늘 우리 가족끼리 

laemgate 뷔페 갈건데

같이 갈래?"


"당연히 안 가지!"


"왜 당연히야 -_-"


"불편하다고 말했잖아!

결혼한 사이도 아닌데 왜 자꾸 

가족모임에 날 데려가려는 거야?"


"친해지면 좋잖아..."


"불편하다고!

뭐 데릴사위제여?

난 나만의 마이웨이를 걸을게."


"엄마가 너도 초대하는게 어떠냐고 하던데?

그래도 올 생각없어?"


"적당히 둘러대셈.

어차피 니가 통역도 제대로 안해줘서

난 거기있는게 스트레스야.


그리고 이제 너희 어머니는 

나와 친해졌다고 생각하시는지

자꾸 잔소리해서 불편해.


우리 부모님 조차도 나한테 잔소리를 안하는데

내가 굳이 거기가서 왜 잔소리를 들어야함?!"


"꽁짜인데 그래도 안 갈거야?"


"음... 요근래 편의점 음식만 먹었더니

확실히 구미가 당기긴 하는구만.

하지만, 설령 공짜여도 안간다!

먹다 체해 죽겠다!"


"알겠어, 그럼!"


다행스럽게도 나는 거절하는데 성공했지.

T의 어머니는 나를 볼 때마다

태국어 더 빨리 배우라고 닥달하신다.


공부하는 애한테 '공부 좀 해라!' 소리하면

반감들어서 안하게 되는 것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내게 감히

그런 말을 하니까 갈 수록 가는게 부담됨.

우리 부모님 조차도 공부해라 소리를 안했는데

감히 내게?!


태국거지여도 자존심은 아직 거지가 아님!


하지만, 막상 배가 꼬르륵거리니

'자존심이고 뭐고 가서 잘 먹고 올걸'

이라는 후회가 들었어.

맨날 편의점 음식만 먹다보니까

질 좋은 음식이 너무 먹고 싶었어.


때마침 보컬 형에게 연락이 왔어.

자기 떠나기 전 날이라 밥 한번 산다고!

같이 먹자고 말이야!

보컬 형은 나의 구세주임.


나는 서둘러 운동을 시작했지.

보컬 형과 뷔페를 가기앞서 운동을 해야

맘 편히 많이 먹을 수 있으니까!

아직 약속시간까지는 2시간이 남았기에

크로스핏과 수영 둘 다 할 수 있었어.


이건 밤에 수영하면서 찍은 수영장이야.

빨간색으로 체크한 곳이 내 집!

커튼을 안치면 수영장에서 우리 집 안까지

확연하게 잘 보이는 단점이 있지만

가끔 빨래 널면서 수영하는 러시아 처자들이랑 

눈마주치면서 인사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수영을 마치고 나는 보컬 형의 숙소가 있는

MRT 팔람 까오역 근처로 갔어.

티나와 보컬 형이 함께 있었는데

티나의 얼굴에는 붉은 반점이 있었어.


"티나, 무슨 일이냐 쉬먀?!"

"아.. 아프다 쉬먀.."

"왜 다 죽어가냐 쉬먀!

밥 먹고 기운내라 쉬먀!"


"못 간다 쉬먀!

밥 때문에 아픈거다 쉬먀..."


알고보니 티나는 갑각류 알러지가 있는데

점심으로 새우가 포함된 음식을 먹었던 거야.

우리는 티나를 약국으로 데려갔어.


근데, 갑각류 알러지를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는 거야.

통역기를 보여줘도 번역도 이상하게 되고...

하는 수 없이 보컬 형은 

팔딱거리며 새우흉내를 내고

나는 손가락으로 집게 모양을 만들어 

게처럼 옆으로 걸었지.


다행히 우리의 스피드 퀴즈는 빛을 발했고

약사는 정확하게 정답을 맞춰서

올바른 약을 처방해줬어.

그리고 티나를 숙소까지 데려다주고

하는 수 없이 우리끼리 먹으러 갔지.


보컬 형은 인터넷 서칭으로 

미리 레스토랑을 검색해놨었어.

그건 바로 팔람 까오 센트럴 플라자에 있는

'오이시'


퀄리티가 엄청난 샐러드바와

직접 주문해서 요리하는 즉시 먹을 수 있는

스테이크와 요리를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는 곳이야!


 가격대는 저렴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해.

서비스차지까지 합해서

인당 700바트(2만 5천원)정도 할 껄?


하지만, 절대 창렬하지 않은 곳이야.

회도 엄청 많고, 해산물도 엄청 많아!

각각의 음식은 전문점에서 먹는 것과 같이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하지!


스테이크류는 들어갈 때 주는 카드를 

구워주는 곳으로 가져가서

주문하는 방식이고 음식이 나오면 

테이블로 서빙해줘.


저 사진에 있는건 연어 스테이크인데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어!

연어는 뭘 어떻게 해도 맛있구나...



사이드의 메뉴도 엄청 다양해!

특히, 꼬치 류는 일본 쿠시카츠 전문집에서 

먹었던 맛을 90%이상 재현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어!


하지만, 회는 그저 그랬어.

부페에서 먹는 보통 회맛?

오히려 씨푸드가 장점인 이 곳에서

회는 안 먹고 다른 음식들을 많이 먹은 듯.


마무리는 초코빙수!

이것도 개맛이야.

직접 눈 앞에서 만들어주는데

무슨 카페에서 만들어주는 것처럼

만들어줌.


다 먹은 후 쿨하게 계산하는 보컬 형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90도로 인사를 했지.

보컬 형 아니었으면 이 날도 역시

세븐일레븐 음식이었을거야...


음식을 먹고 보컬 형과 어디를 갈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T에게 연락이 왔어.


"J, 나 아파..."


"엉? 뭔 소리야.

갑자기 왜 아파?

뷔페가서 잘 먹고 온거 아니었어?

잘 먹어놓고 갑자기 왜 아파?!"


"몰라... 거기가 너무 추웠나봐.

지금 몸에서 열 엄청 나."


"아...일단 나 보컬 형이랑 같이 있는데

여기 마무리 되면 갈게."


"아니야~ 안 와도 돼...

방해하기 싫어~

그냥 혼자 병원갈게"


"뻥 치지마.

난 세번을 물어볼건데

니가 세 번 다 거절하면 

진심인줄 알고 나 진짜 안갈거다?"


"진짜 안 와도 돼~"

"정말?"

"진짜로..."

"정말?"

"오지마!"

"ㅇㅋ"


나는 보컬 형과 카오산 락 펍에 

갈 생각을 하며 신나서 얘기하고 있는데

핸드폰은 계속 울린다...


택시 안 사진, 병원 안 사진,

주사 맞는 사진...

T는 실시간으로 근황보고 하고 있더라.


"형... 진짜 미안한데

가봐야 할 것 같아.

이것 좀 봐!

오라고 시위하는 거잖아."


"이해해~ 나도 티나 아파서

놀기 좀 그랬어. 

게다가 마지막 날인데

티나랑 있어줘야지."


"역시 대륙여자는 그냥 꼬신게 아니었구만!

로맨티스트 따거!"


우리는 그렇게 식사만 하고

각자의 환자에게로 돌아갔어.

나는 T에게 연락을 하고

그랩택시를 불러서 서둘러 그 병원으로 갔지.


갔더니 수 많은 환자들 사이에서

유독 죽어가는 푸짐한 사람이 보였어.


누가봐도 T였어.

진심으로 아픈 건지

똥연기 하는 건지는 몰라도

보는 순간 빵 터졌어.

얘한테는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


미안하다...


앵간치 아프지 않아서는 휠체어 못 타는데

어디서 휠체어를 구해왔는지 모르겠음.

게다가 링거도 없어서 아픈지 안 아픈지

감이 잘 안잡혔어.


진료는 이미 받았다고 하지만

여전히 T는 다 죽어가고 있는 표정이었어.

내가 올 때까지만 휠체어 타는 거 허락받은 듯...

병원을 나갈 때 조용히 돌려주더라.


그래도 꾀병이 아니었던게

이마를 만져보니 T는 열이 펄펄나고 있었고

장난이 아니란 걸 곧바로 깨달았지.

그리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려보내려는데

우리 집가서 잔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나, 오늘 너네 집에서 잘거야."


"뭔 말도 안되는 소리야.

아프면 집에가서 쉬어야지!"


"니가 간호해줘!"


"미쳤냐!

아플 때 와서 괜히 병 더 심해지면

너네 엄마가 날 얼마나 욕하겠니.

괜히 우리 집에 병균 뿌려놓지 말고

집에가서 어머니한테 병 간호 받아."


그리고 택시를 잡아 

가기 싫다는 T를 억지로 

집 안으로 쑤셔넣고나서야 

나는 집에 올 수 있었어.


괜히 걔네 엄마한테 원망받기 싫음.

아플 땐 엄마가 짱임.

그래도 내가 태국에 있으니까

내가 아프다고 할 때나 

T가 아프다고 할 때 

달려올 수 있다는 점 하나는 좋았던 것 같아.


님들도 장기거주하면

믿을 사람 한 명쯤은 있는게 좋을 듯 싶어.

없으면 아플 때 굉장히 서럽거든...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마무리할게!

다음 편에서 보자!



이번 이야기는

내가 T에게 폭탄선언을 한 이야기야.



전 날, 카오산에서 재밌게 놀고 집으로 들어와서

똑같은 아침을 맞이했지.

보컬 형은 더 이상 나랑 놀 수 없었는데

티나와 함께 투어를 떠났기 때문이지.

신혼여행 온 것 같이 느껴짐...


나는 언제나처럼 운동과 음악작업을 마치고

 T와 메세지를 주고 받았는데

이 날 엄청난 발언을 하고 말았어!


"J, 나 말레이시아로 2월 말에 잠깐 출장 가!

오예오예 >_<"


"좋겠다... 너 출장가는 때에 맞춰

그럼 나도 베트남 한번 다녀와도 돼?"


"나 없이? 혼자?"


"너도 혼자 출장가잖아, 나 두고 -_-

그리고 겸사겸사 비자 문제도 미리 해결해놓고 싶어.

3개월 되기 바로 직전에 

다른 나라 갔다가 다시 온다고 하면

바로 의심받으니까..."


"흠... 맘대로 해라!"


나는 단톡방 사람들에게 2월 말에 

베트남에 혼자 여행간다고 자랑했어.

그 말을 듣고 방장 형은 자기도 따라가면 안되냐고

나에게 물었어.


방장 형은 베트남도 두 세 차례 가봤기 때문에

먼저 가본 사람이 있다면 나도 편할 것 같아서

흔쾌히 오케이했지!


무엇보다 성격도 잘 맞는 편이고

잘 노는 사람이니까!


나는 비행기 값도 싸고

놀 거리도 많은 호치민에 가고 싶었는데

방장 형은 진짜 베트남 여행은 하노이라고 해서

알아보니까 하노이에도 볼거리가 꽤 있더라고?

그래서 방장 형과 하노이행 비행기 티켓을 바로 예약했지!


그리고 T에게 이러한 사실을 말했어!


"T, 나 하노이행 비행기 티켓 예매했어!

랑짓에 내가 같이 논다던 방장 형 말한 적 있지?

그 사람이랑 갈거야~"


"음... 무척 맘에 안드는데~

너 처음엔 나랑 같이 간다고 했잖아"


"그 부분은 정말 미안해~

근데, 겸사겸사 나도 이 때 가는게

좋을 거라 생각했어.

그 대신 내가 제안 하나할게!


"뭔데 -_-"


"나 베트남 갔다가 돌아오면 긴 머리 자르고

너가 좋아하는 짧은 머리 할게!"


"뭐? 진짜?!

그래! 그럼 갔다와!

하지만, 거기서도 나 그리워 할거지?!

그래야만 해!"


"보고 싶겠지, 아마도?

그래서 지금 아리 쪽으로 가고 있는데?"


"진짜?! 지금?

나 일 끝나고 집에 가는 중이긴 한데...

오고 있는 거야?!"


"ㅇㅇ 15분 뒤에 도착한다, 준비해라"


사실 허세는 부렸지만 아직 집이었어.

우리 집에서 택시를 불러 T의 집까지 가는데는

대략 10~15분 사이가 걸리지만

그랩 바이크를 이용한다면?

8분 컷이 가능하다!!

먼저 도착해서 한 껏 폼 잡고 있어야징~


그래서 그랩바이크 불러놓고

2분동안 응가하고

1분동안 로션 왁스 바르고 준비했어.

베트남에 가기위해 너무 무리수를 던진 탓인걸까?


갑자기 긴 머리를 자른다고 생각하니 막막해서

긴 머리를 가지고 있는 동안 

많은 시도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독특한 머리를 도전해봤어.


바로 '도깨비'의 공유머리야.

이 때는 우리나라에서 도깨비가 

끝난지 얼마 되지않았던 때였고

대부분의 태국사람들은 도깨비를 좋아해서 

그 드라마의 환상 속에 살고 있을 정도였어. 


몸에 검이 꽃혀져있게 보이는

어플을 가지고 노는 것부터 공유앓이까지

만나는 사람들마다 내가 한국사람이라고 말할 때마다

"콩유, 고불린 조아요" 거리고 다녔어.

그래서 내침 김에 공유 도깨비 머리를 한번 시도해보았음.



백정?!

뭐지 이 망나니는...

다신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


이윽고, 아리 역 근처에 왔고

나는 T의 집 건너편에 있는

이쁘장한 하얀색의 카페를 갔어.


카페는 특이한 구조로 되어있었는데 

1층은 카페고, 2층은 사진관이어서 

애기들 사진을 찍으려는 커플들이 주말마다 붐벼.

그래서 언젠가 꼭 와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날 처음으로 가게 되었어.

그리고 커피를 마시면서 T를 기다렸지.


근데 커피 시킨지 10분 만에 미안하지만 

나가야할 것 같다고 하는거야...

뭔 개소린가 싶었는데

회사에서 단체로 모임한다고 빌렸다네...

그럼 커피 시킬 때 미리 알려주던가..

장사 그지 같이하네


그래서 할 수 없이 꾸물꾸물 기어나와

T의 콘도로 이동했어.

콘도는 키카드가 있어야 건물 안 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나는 하도 많이 가서 경비원이 날 알아보더라고~


"사왓디캅, 아저씨, 저 알죠 캅?"

"오? 여자친구 만나러 왔냐 캅?"

"넹, 안에 가서 기다리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캅?"

"물론이지, 들어가 있어라 캅"

"캅캅!!"


그리고 무사히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지.

T는 퇴근 시간이 되어서 꽤나 늦는 것 같았어.

할 일 없이 건물 안 쪽을 살펴보고 있는데

건물 와이파이랑 비밀번호가 똭! 적혀있는 거야.


우리 집은 와이파이도 한달에 500바트씩 내야되는데

여기는 무료개방인가?

사스가 부자동네...


그래서 바로 와이파이 도둑을 했지.

덕분에 평소에 데이터 없어서 잘 못보는 

유튜브 신나게 볼 수 있었지.

그렇게 히히덕 거리면서 유튜브를 보고있는데

아쉽게도 T가 금방 도착하더라.

더 보고 싶었는뎅...


때마침 보컬 형한테 연락이 왔어.

티나와 T랑 같이해서 넷이 밥 먹자고!

T는 흔쾌히 OK했어.


"형네는 뭐 먹고 싶은데?

형 태국 왔으니까 형네가 정해!"


"음... 티나는 태국 물고기 먹고 싶다는데?"


"진심으로? 다시 생각해보라고 전해줘"


"먹고싶데, 얘 몇 일 전부터

그거 먹고 싶다고 징징거렸어"


"뭐여, 결국 아기를 가진 거야?!

그 상황이라면 꼭 먹여야지! 

짜오프라야 똥물고기 먹으러 가자!"


"뭐래, -_- 잘 아는 데 있어?"


"T가 집근처에 괜찮은 레스토랑 있다고 

거기로 가자는데 여기로 오실?"


"ㅇㅋ, 지금 출발함"


이윽고, 보컬 형과 티나와 만나게 되었고

T와 티나는 작년 홍대 노랑통닭에서 

처음 만난 후로 마주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색어색했지.


그래서 바로 레스토랑으로 갔어.

사진은 없지만, 무척 비싼 곳이야.

하지만, 네 명이 모이면 그나마 저렴하게 

다양한 음식을 시킬 수 있지.


티나는 메뉴를 보다가

짜오프라야 똥물고기 소스조림과 뿌팟퐁 커리, 

바질볶음, 새우요리등을 시켰어.


태국말로는 쁠라 랏 프릭

(Deep fried fish in spicy sauce)이라고 하는데

생선튀김에 매운소스 얹어놓은 요리임.

근데, 맛있어!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고 하는데

짜오프라야 똥물고기도 예외없이 맛있더라!

사진은 검색해서 보셈.


전부 다 해서 가격은 2000바트(66,000원)정도 나왔어.

네 명이서 각출하면 12,500원씩이네.

그래도 비싸다...


식사가 끝난 후 우리는 후식을 먹으러

아리 빌라마켓으로 갔어!

내가 추석여행 때 먹게 된 코코넛 망고빙수를

먹여보고 싶었기 때문에!


하지만, 그 곳은 언제나 인기폭발이어서 

20분 웨이팅 해야만했어.

우리는 이름을 달아놓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Hey! J, 우리 언제까지 기다려야하냐 쉬먀!

더워 죽겠다 쉬먀! 

기다린 가치가 없는 맛이라면

목숨을 바쳐야 할 것이다 쉬먀!"


"티나따거, 조금만 참아라 쉬먀...

누구나 여기 앞에서 깊은 빡이 친다 쉬먀.

이걸 먹어보기 전까지는..."


"흥! 앞으로 너에게 팔괘장을 날리기까지

10분 남았다 쉬먀"


티나의 협박에도 나는 

내 목숨을 보전할 자신이 있었지.

내 혀는 정확하니까!

오랜 기다림 끝에 우리는 입장 할 수 있었고

작년에 먹었던 메뉴와 똑같은 메뉴를 시켰어.


티나는 한 참을 이 빙수녀석을 노려보더니

크게 한 스푼 떠서 입에 집어넣었어.

그리고는 오물오물거리더니 갑자기 눈이 커졌어.


"오오! 이건?!"


"어때? 맛있지?

노란 망고맛의 빙수와 하얀 코코넛 크림이

혀를 휘감으며 어울어지는 느낌이 

보컬 형의 혓바닥보다 더 맛있을껄?"


"부... 부정 할 수가 없다...

미안하다 쉬먀..."


정작 보컬 형은 아예 고개를 파묻고 정신없이 먹느라

티나의 말 따윈 안중에도 없었어.

10분여 정도를 넷 다 

대화없이 빙수만 퍼먹고 있었어.

그러다가 빙수그릇의 바닥이 보일 때 쯤 

보컬 형이 말했어.


"와! 츄릅 츕! 이런 맛이 있다니!

츄릅 츕츕, 처음 먹어보는 맛이잖아?

츕츕츕, 아까 거기 레스토랑보다 

100배 정도 돈이 안 아깝다.

이건, 우리가 사야돼!"


덕분에 팔괘장도 안 맞고,

후식비용도 굳었지.

티나 은근히 운동으로 단련된 몸이라

맞았으면 복장파열은 우스웠을껄?

님들도 가면 꼭 여기 들려보셈!


아리 빌라마켓 2층에 있으니까 잘 찾아보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38편 참고하셈!


오늘은 여기까지 쓴당.

담 편에서 보장!




이번 편은 다른 장기 여행자에게 도움이 되는 글로

2월 한 달간의 내가 썼던 경비를 공개하고자 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어떤 여행을 추구하냐에 따라

돈이 많이 차이 날 수 있으니까

감안하고!!




모두투어 항공권 : 345,500원 + 위탁수화물 40,000원 = 385,500원

나는 스카이스캐너로 가장 싼 항공값을 찾았는데

그게 모두투어였어.

아무래도 1월 말에 갔으니까

방콕 항공권은 비쌀 수 밖에 없더라. ㅠ




면세선물 및 내 꺼 = 키엘 26,741원(T엄마) + 입생로라 19,729원(T선물) + 포니 이펙트 팔레트2개45,000원(T선물)

   CK 로션 22,689원(내꺼) + 손수건 2만원(T아빠, T동생), 14k발찌(7만원)


  합계 = 204,159

선물 사는데 돈이 꽤 많이 나왔어.

선물을 고르면서 T에게 삔뚜가 상했었는데

내가 몇 날 몇 일을 고심하고 고심해서

입생로라 전지현 틴트랑 발찌를 주려고했거든.

근데, 고마워하기는 커녕

포니이펙트라는 한국 브랜드 화장품은 어떻냐고 하길래

주는대로 받을 것이지 선물을 따져가며 받냐고 뭐라했어.



마치 선물 받으려고 날 만나는 그런 느낌?

그래서 내가 뭐라하니까 미안하다고 하더라고.

어머니께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니까

여자마음을 모른다고, 이왕 줄거면

주는 사람이 좋은 것 말고, 받는 사람이 좋은 것 주라고

사는 김에 더 사가고 모자라면 말하라고 해서

일단 비밀스럽게 포니이펙트 화장품도 샀어.



그리고 나중에 T가 착한 일 할 때마다

포인트를 주어서 100점을 채웠을 때

주기로 했지.



460만원 - 502,950(15000바트 환전) - 400,000(달러 환전) - 120만원(비상금 기업은행) = 우리은행 잔고(2,514,196원)


2월 초에 퇴직금 158만원 들어옴 = 우리은행 408만원

우리은행 408만원 / 바트+달러 90만원 / 기업은행 비상금 120만원 = 총 경비 618으로 시작(비행기 값 제외)



그리고 태국에 도착해서

좋은 숙소를 찾았어.

승전 기념탑 안 쪽에 위치한

교통이 편리하지 않은 굴다리 밑 마을인데

수영장과 헬스장이 있는게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BTS아리역과 카오산, RCA, 아속, 시암

어디를 가던 다 가까웠기 때문에 여기로 결정했지.

이게 내가 있었던 콘도야.

밤에는 제법 야경이 이뻐.

사진 속 높은 빌딩은 바이욕 건물이라고

태국에서 아주 유명한 호텔이야.


특히 야경과 곁들이는 식사가 유명하지.

할인 받아서 가면 그렇게 비싸지도 않다고 하더라.

다만, 방 컨디션은 별로니 식사만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함.


내 콘도의 이름은

KJS MANSION이야.

동네 이름은 쏘이 몰링55!!



이 동네로 말할 것 같으면 고속도로 밑에 위치한

굴다리 밑 마을이야.

거의 빈민가 같은 분위기가 나지.

사람들도 맨날 윗통 벗고 다니고...

완벽한 로컬이라 밤에 돌아다니기 무서웠는데

적응되니까 괜찮더라.

새벽에 나와서 피시방도 가고 그랬어.

워낙에 옷도 허름한 것도 입고 현지인처럼 다니니까

나쁜 일 생긴 적은 한 번도 없었음.



단점으로는 주변에 BTS역이 없어서 굉장히 불편해.

그랩이나 우버택시 불러도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밑이라

GPS도 혼란하고, 찾아오기 무척 힘들어.

설명없이 여기를 한번에 찾아오는 기사들이 본 적 없음.

그래서 나중에는 주소를 태국어로 외워서

직접 전화로 말하니까 60%의 확률로 찾아오더라.

가격은 아래와 같아.


KJS MANSION

방값 매 달 6000바트

보증금                 12000바트

수영장 및 헬스장 매 달 500바트

인터넷 첫 달 650바트 다음 달부터 450바트

냉장고 매 달 700바트

키 카드 처음 400바트


첫 달 방값 8250바트(방+수영장+헬스장+냉장고)



여기는 뭔가 옵션 추가할 때마다 

돈이 자꾸 들어서 짜증났는데

그럼에도 싸니까 그냥이해했어.


인터넷 같은 경우는 디바이스가 

한 개밖에 연결이 안된다고해서 신청 안하고

그냥 핸드폰 3G 무제한 신청해서

핫스팟으로 노트북에 연결해서 썼어.



태국에서 생활하다보면 

쉽게 나태해진다는 말을 듣고

나는 나만의 철칙을 정했어.



 *철칙

공복 운동필수

원데이 원 곡작업

하루 마무리하며 계산하기


공복 운동의 효과는 지방을 3배 빠르게 태우므로

살이 잘 찌는 태국음식을 양껏 먹기위해선 해야만했어.

그리고 밴드원들과 약속한 자작곡 10개 만들어가기!

마지막으로 하루 쓴 돈 가계부 쓰기!



나는 주로 택시를 타고 다닐거였기 때문에 

대략적인 택시비를 계산 할 줄 알아야했어.

아래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거리에 따른 택시요금 산출 방법이야.

출처는 태사랑!


태국 택시비 산출 방법

1. 거의 안막힐때 : 거리 X 7 + 35

2. 조금 막힐때 : 거리 X 9 + 35

3. 좀더 많이 막힐때 : 거리 X 11 + 35


집 기준에서

아리까지 택시비 = 안막힐 때 60.2 / 조금 막힐 때 67.4 / 개 막힐 때 74.6

카오산까지 택시비 = 안막힐 때 92.4 / 조금 막힐 때 108.8 / 개 막힐 때 125.2

RCA까지 택시비 = 안막힐 때 61.6 / 조금 막힐 때 69.2 / 개 막힐 때 76.8


내 생활 반경이야.

거진 택시비가 비슷비슷하지?

3개의 점을 그려 삼각형을 만들어보면

내가 살던 콘도가 가운데에 있어.


첫 달이라 지출이 꽤 많았어.

이불과 생필품 등 사야할 것도 많았고

태국에서의 첫 달은 즐기고 싶었기 때문에

클럽과 같은 유흥도 많이 갔기 때문이지.

내가 써놓은 유흥은 호프에서 간단한 맥주부터

클럽에서 웨이터 팁까지 모든 금액이야.

하지만, 내 유흥에 워킹걸은 없으셈.

참고하셈.



2월1일 24500바트 - 9783 = 14717

커피15 칫솔35 아침식사84 택시75 방값6000 키카드400 

냉장고700 운동값500 구름과자87 심카드49 충전300 물7 콜라17 편의점이용356

저녁식사 140 음료수 20 유흥(180+ 180+ 370+ 198+ 30) 지하철40


2월2일 14717 - 1384 = 13333

음료수29 아침 겸 점심110 캔커피20 랍짱30 지하철15 

저녁500 우버20 편의점40 (유흥 480+140)




2월3일 13333 - 2729 = 10604

아점90 스프레이99 택시140 저녁1000 

(유흥 : 택시300 회비1000 택시100)


2월4일 10604 - 1968 = 8636

택시70 커피90 버스90 버스15 

저녁245 택시71 버블티15 (유흥 : 152+1220)


2월5일 8636 - 697 = 7939

아침124 세제128 빨래60 택시60 

약값40 택시75 (유흥과 택시 210)


2월6일 7939 - 3107 = 4832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디선가 돈샘

현실적으로 1800바트 언저리 남음

랍짱40 kfc 234 편의점130 저녁83 T꽃선물1200 인출-10,000 (유흥 : 160+15+70+1175 = 1420)


인출 후 11800바트로 다시 시작(3주 버텨야함)


2월7일 11800 - 742 = 11058

아침98 택시80 구름과자87 택시70 주전부리20 구름과자 87 (유흥:40 100 60 20 80)


2월8일 11058 - 1017 = 9861

아침88 (유흥: 90 160 179 500) 렌즈액180


2월9일 9861 - 752 = 9109

랍짱30 식사427 구름과자125 택시150 커피20


2월10일 9109 - 959 = 8150

아침61 약24 점심57 저녁680 택시70 편의점67


2월11일  8150 - 1871 = 6279

편의점90 생필품230 세제174 빨래60 점심412 택시 70 저녁115 택시90 

마사지330 팟타이무삥50 편의점 10 락카페160 택시70 편의점10


2월12일 6279 - 1508 = 4771  (현실적으로 4620남음)

아침78 구름과자98 택시60 bts25 밥600 선물198 

택시비100 T가족과 겜블200 

버스38 택시비61 맥주50


2월13일 4620 - 313 = 4307

아침 및 커피 115

저녁100

구름과자 98


2월14일 4307 - 560 = 3747

아침100

피방100

저녁100

편의점162

구름과자98


2월 15일 3747 - 425 = 3322

아침92

편의점 피방 90

종훈이한테 -300 환전

T에게 250 저녁사줌

납짱30

바세린65

구름과자98

피시방75

주전부리 25


2월 16일 3322 - 923 = 2399

티슈,물 303

점심100

CD 180

충전20

택시100

맥주120

택시80

주전부리20


2월 17일 2399 - 977 = 1422

세탁60

구름과자98

아침83

납짱53

커피60

저녁540

택시45

음료수14

초코우유24


2월 18일 1422 - 477 = 945

베트남비행기예약함(3704바트 + 호텔5박 93000원)

아침116

아시클로버60

점심49

랍짱 230

비티에스22


2월 19일 945 + 3000 - 952 = 2993

아침112

구름과자98

점심290

-3000바트 인출

340 폰데이터 결제

구름과자98

콜라14


2월 20일 2993 - 350 - 2643

아침 98

저녁 95 27

구름과자 및 음료수 130


2월 21일 2643 - 715 + 3000 -1600 = 3328

아침65

랍짱30

롯뚜30

렌즈액50

점심50

카페55

저녁100

커피55

마사지280

-3000인출

유흥1600


2월22일 3328 - 2485 = 843 (현실적으로 20바트 남음)

구름과자 150

랍짱40

롯뚜30

아침65

랍짱30

티 저녁 사줌 600

택시40

롯두30

유흥1300

cd100

뺏김100


2월23일 (1020 - 741 = 279)

-1000바트 환전

아침100

구름과자100

납짱20

롯두30

납짱20

콜라30

납짱53

저녁140

티 돈 60 빌려줌

납짱65

구름과자98

주전부리25



------------여태까지 42000바트 씀 (1,442,700원)


2월 24일 279+3000 - 1131 - 638 = 1510

아침71

세탁75

저녁100

티에게 밥 280

콜라14

구름과자 98

물값 전기세 1131

추가환전 -3000


2월 25일 1510 - 920 = 590

아침72

납짱 80

팁 50

밥300

납짱75

구름과자98

유흥(택시 40 롯두 30 납짱30 음식60 롯두45 납짱40)


2월 26일 590 - 225 = 365

커피30 

랍짱80 

커피20

랍짱65

빨래30


2월 27일

추가환전 -2000



------------2월달 47000바트 씀 (1,614,449원)----------



가계부를 쓰더라도

어디에선가 돈이 항상 새나가.

가계부 상으로는 저 금액을 썼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250만원 정도 첫 달에만 쓴 것 같아.

비행기 값이니 선물이니 해서 말이야...

장기 거주 할 사람은 내가 돈 많이 안 썼던 날을 보면서

잘 연구해보길 바라.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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