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전 여자친구 T와

함께 꼬란 섬에 가서

스노쿨링을 했던 이야기임.

Listen!


전 날 호텔에서

정말 헤어질 거냐는 둥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중

또 똑같은 얘기 하길래

그냥 잠.


이럴거면 왜 이별여행 오자고 한 거임?

지가 그렇게 만들어놓고-_-

어쨌건 간에 나는 스노쿨링을

무척 하고 싶었기 때문에

다시 내 맘을 돌릴려는 T의

목적과는 다르게 이 곳에 온 거임.


아침이 밝자 똑똑똑 노크 소리가 났어.

조식 배달왔슴돠!!


이게 여기 리조트 조식이야.

뭔가 있어보이지만 사실 엄청 쪼매난 식빵에

설탕가루 뿌려놓고 편의점에서 파는 소세지

꼴랑 두 개 제공해주는게 전부임.

이런 식빵...


아침을 먹고 전 날 저녁에 보지 못했던

리조트 주변을 구경하러 잠시 나왔엉.


밤에 체크인 할 때는 몰랐는데

양 옆으로 이런 풀들이 무성했구낭...

뭔가 꽃 길 걷는 듯한 느낌임.


푸근한 아저씨가 키우는

리조트 고양이.

고양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오늘 일 끝나고 오토바이 타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로드킬 당한 고양이봤어...


다행스럽게 밟지는 않았는데

내가 달리던 차선에

죽은 고양이가 또 훅 나오더라고.

피할 수 없어서 밟고 갔는데

느낌 개박살 남...


내일 새벽에 일 나갈 때

한 번 더 밟게 되겠지...

여튼, 고양이들이나 개들이나

로드킬로 안타깝게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리조트는 밖에서 보기엔 허름했어.

요롬코롬 판자촌 집을 

리모델링 한 것처럼 보이기도 함.

대충 주변을 구경하고

빌린 스쿠터를 타고 

1년 전 갔었던 곳으로 이동!


부릉부릉!

달린다 달려!

T는 내 뒤에 앉은 채로

문자를 하거나 사진을 찍는 등

다양한 서커스 묘기를 선보이지.


아, 물론 나도 현지패치 다 돼서

오토바이 기사 뒤에 탈 때

라인 메시지하면서 탐.

묘기잼.

드디어 도착한 1년 전 그 장소!

풍경은 여전했지만

내가 찍었던 그 사진 포인트는

난간 공사 중이어서 몇 미터 옆으로 이동해서

나무사이에서 찍을 수 밖에 없었어.


1년 전, 아직도 버리지 않은

인생나시를 입고 찍은 사진!

1년 후 길거리에서 100바트 주고 산

싸구려 나시 티를 입고 찍은 사진.

바뀐 점이 있다면

좀 더 후덕해졌다는 점?

아무래도 태국에서 술을 콜라타서

너무 많이 먹었나봐...

이 때 거진 10kg 쪘었어...


어쨌거나, 사진을 찍고

밑에 바다로 이동!

이름은 아마 따웬비치 일거야.

이쁘다 이뻐.

에메랄드 빛 바다가 보인다!

나는 바로 우다다다 달려가서 발을 적셨지.

근데 가까이서 보면 그리 이쁘진 않음.

1년 전 내가 꼬란에 대해서 썼을 때

인생처럼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인 것 처럼이란

글귀가 다시 한 번 생각났어!


여기 바다에서 20분 정도 걷다가

스노쿨링 투어를 하기위해

반대편 선착장으로 이동했어.

치앙마이에서 만난 형이

준 유니콘 인형과 함께!!!


유니콘 겁나 크다...

다 불면 얼마나 클지 상상조차 안갔어!


불다 만 유니콘과 함께 한 장 찍어봄!

스노쿨링 투어 예약하고 배 기다리면서

유니콘 바람 불었는데 불다가

정신이 아찔해지면서 쓰러질 뻔 했어.

산소부족으로 골로 간다는 표현이

딱 적절한 표현인 듯!


어쩔 수 없이 다 못 분 채

배에 탔는데 알고보니 배에

펌프가 있더라고!


그래서 배 아저씨한테 펌프만 빌려달라고 했는데

기어코 자기가 밟아주면서 바람 넣어줬어.

그리곤 팁 달래...

20바트(660원) 줌.

받으면서 하는 말이

"갈 때 너 이거 필요없으니까

놓고 가라!"


그래서 한 마디 했지.

"싫은데 캅! 내가 왜 캅!

얼마 줄건데 캅! 

500원 줘도 안 줄건데 캅!"


절대 안주지 딱 봐도 좋은 튜브인데

이걸 왜 버림.

보통 한국인이라 생각하고

달라하면 줄 건지 알았나봐.

나는 태국인보다 더 짠 태거지인데-_-

어쨌거나 가두리 양식장 같은 곳에서만

스노쿨링이 허락되었지.

그래도 물은 굉장히 맑았어!

스노쿨링 하는데 고기 떼가

우르르 우르르르!!

잡힐 듯 절대 안잡히더라.


많은 태국인 커플들과 태국 꼬마가

우리의 유니콘을 부러워해서

우리가 신나게 탄 다음에

마음껏 타고 놀라고 했지!

그랬더니...





스노쿨링 배 아저씨가 타고 있다 -_-

아저씨 말고 꼬마 좀 태워주라고!!!

나는 이 때부터 프리다이빙을 즐겼지.

2m만 내려가도 귀가 겁나 아픔...

이퀄라이징해도 아픔.

나이 차더니 이제 귀 내구도도 안 좋아진 듯...


스노쿨링을 마치고 손을 내미는 T

뭐지 싶었는데

역시 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한 설정샷을 위한 손이었어.

하... 얘는 언제쯤 이거 그만둘까.


스노쿨링을 마치고 배를 타고

방콕으로 돌아가기 전에

배고파진 배를 채우기 위해

1년 전 갔던 레스토랑으로 다시 갔지.

1년 전에는 여기서 

서로 애틋하게 편지 썼었는데

이 때는 그런거 없음.

아저씨 포스 뿜뿜 내뿜으면서

밥이나 우걱우걱 먹었어.

고급져보이지만 

태국 돼지고기 스테이크야.

여행지 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안 비쌈.

꾸덕꾸덕한 까르보나라도 시켰는데

면이 퍼지지 않아서

탱글한 식감이 난 별로였엉...

난 퍼져서 간이 밴 면이 좋거든...

이게 체육선생룩인가?

이 때는 마음만은 

아직 선생이었다구!


뭐, 여튼 요롬코롬 밥을 먹고

배 시간에 맞춰

선착장으로 다시 나왔어.

그리고 배를 타고 파타야로 돌아와서

방콕으로 돌아가는 미니밴을 기다렸지.

30분 정도 걸린다고 해서

근처 간이카페에 가서 콜라만 하나 시켰어.


이건 뭐 카페도 아니고

아무나 앉아도 되는 곳에

음료수 하나 들고간 느낌.


"J, 나와 함께 와줘서 고마워! ^^"


"응, 나도 덕분에 스노쿨링 재밌게 잘 했엉"


"이제 방콕가서 남은 기간 뭐 할 거야?"


"음... 아속킹 곤이랑 맨날 밤마다

클럽가서 놀겠지 뭐."


"그렇구나...ㅎ

재밌게 놀아ㅎ"


그렇게 T를 데려다 주고

T와 나의 이별여행은 끝나게 되었지.

아싸 이제 다시 아속킹이랑 논당!

하지만, 그 날 밤, 한 통의 전화가 왔어.


"J형... 어디야?"


"응? 나 태국인데?"


"형 보고싶다...

나 배에서 내렸어."


"오? 잘됐네!

형 한국 갈 때 너 거기있으면

한 번 보자."


"안돼... 지금 당장 보자.

나 형 너무 보고싶어.

나 지금 비행기표 끊을거야.

진짜 형 만나러 아무것도 없이

거기 가는 거니까

형이 나 책임져줘..."


- 다음 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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