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전 편에서와 같이

전 여자친구와 아유타야를 갔던 

이야기를 쓰려고 해.


사실 아유타야는 정말 가고 싶었거든!

혼자가긴 좀 그랬고

동행해준다면 나야 고마운 거였고

그 이상의 뜻은 없었어.


이걸 계기로 다시 친해지다면

그것도 좋은 거고 아니면 마는 거고.

딱 그 정도?


일단은 이른 아침 시간에

승전기념탑에서 T를 만나기로 했지.

그리고 가성비 끝판왕인 레스토랑

EAT AM ARE를 갔어!


아침부터 고기 써는 거 너무 좋아.

한국이라면 상상도 못할 텐데

태국 짱짱맨!

가격은 한 그릇당 139바트!

우리 돈 5700원 정도 되려나?


김밥천국 식사 가격이나

패스트 푸드 세트 가격인데

양은 혼자먹기에도 벅차!


태국에서 돈 없는데 고기먹고 싶다면

꼭 가보셈.


그리고 아유타야로 향하는

미니밴을 탔는데

승전 기념탑에서는 아마 못 탔을 거야.


아유타야 가는 미니밴이 없어졌다고 해서 

모칫 터미널로 간 걸로 기억해!

우열곡절 끝에 미니밴을 타고

아유타야에 도착!


가자마자 보이는 건 택시기사와

툭툭기사들의 흥정이었어.

비싸기도 하고 마음대로 다니고 싶어서

그냥 스쿠터를 빌려버렸어!

하루 빌리는데 250바트(7500원)정도 한 것 같아.


우리는 스쿠터를 타고

씽씽 달려 첫 번째 유적지를 가게 되었지!


외국인 전용 요금이랑

태국 국민 전용 요금이랑 달라.

태국 사람들은 공짜인 듯 해.

이거 굉장히 서럽다?


공금 걷어서 같이 갔는데

이거를 내가 내야하는지 아니면

뿐빠이해서 내야하는지 좀 애매하더라.


그래서 그냥 공금에서 써버렸어.

T가 가자고 했으니까

당연히 공금에서 내야하는 게 맞지 않음?


도착하자 화려한 탑들이 먼저 반겨주더라.

난 이런 유적들 보는 것도 상당히 좋아하는데

동남아권의 유적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마치 인디아나 존스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어.

어딘가에 크리스탈 해골 있을 것만 같은 느낌임.


왔는데 그래도 다정다감하게 사진찍음.

나도 이 때 좋은 관계로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름 노력했다고?! 


시원한 나무에 매달려서 한 컷!

아주 굵고 커다래서 인기가 아주 많을 것 같았어.

아 물론, 나무가 말이야.


사진을 얼핏보면 영화 '몽정기'의 한 장면같이

보일 수도 있는데 유적지에서 그런 짓 하면

고추 잘릴 수도 있음요.

다들 조심하셈.


이 때까지만 해도

체력이 100%여서 정말 즐겁게 사진을 찍었어.

그리고 아유타야는 인생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기 때문에

한 참을 사진놀이에 심취되어 있었지.

님들도 가면 꼭 사진 많이 찍으셈.

찍다보면 한 두 개는 인생사진 걸림!



슬슬 걷다보니

아유타야의 명물이 보였어!


목 없는 불상들이야!

미얀마가 아유타야 왕조를 침공한 후

아유타야 왕조는 망해버렸고

이 후 미얀마인들(버마인)은

아유타야의 불상 머리를 잘라버렸데.


이 사건을 계기로 미얀마와 태국의 관계는 

좋지 않다더라.

과거에는 미얀마인들이 

태국인들을 엄청 깔봤다는데?


하지만, 태국의 급격한 경제성장 

이 후로 상황이 역전됐어.

이제는 태국인들이 버마인들을 깔보며

태국 내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하는 수단으로

미얀마 사람들을 데려다가 일 시키지.

뭐 그렇대!


어쨌든, 그 수 많은 불상들의 머리 중 하나가

데굴데굴 굴러 나무 밑으로 안착!

보리수 나무는 그 불상 머리를 휘감았고

사람들은 그것이 부처님의 은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지금은 엄청난 관광상품이지만...

사진은 아래와 같아!




근데 어찌어찌 운이 좋아서

저리 된 것 치고는 너무 신기해서

감탄을 자아내며 정말 부처님의 은총이라고 

믿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음.


이 사진을 찍을 때는

특히 외국인에게 주의사항이 있는데

부처님 머리보다 낮은 자세에서 사진을 찍을 것!

존경심을 보일 것!

이런 문구가 있더라고.

다들 조심하셈들!


그리고나서 장소를 이동했지!


여기야말로 진정한 아유타야 문화의 시작이구나!

말로만 듣던 노 그늘 존 이구나!!!

햇 빛을 피할 곳은 그 어디도 없더라...

직사광선을 제대로 맞으니

이 때부터 헤롱거리며 체력이 급격히 감소하더라...


개힘듬...

개더움...

태국 사람들은 햇 빛에 면역이 되어있나봐...

난 죽을 것 같은데

T는 말짱함.

하... 적당히 좀 찍고 빨리 빨리 이동 좀 하자.

힘들다. 엉?


햇 빛을 피할 곳은 없었지만

그래도 앉아서 쉬니까 아픈 다리는

조금 괜찮아졌어.


광활한 유적지다 보니

다리가 아픈 건 어쩔 수 없음.

한 외국인은 드론 가지고와서

공중에서 사진촬영하더라.


완전 부럽...

여긴 넓어서 드론 같은 거 날리면

정말 재밌긴 하겠당...


이 후로 다시 오도바이를 타고

씽씽 달려서 다음 유적지로 이동했어!


이름은 모르는데

여기도 꽤 멋짐.

세훨의 흔적이 장난 아니던데

잘 보존되어있는 거 보면 참 부럽다.


여기도 풍경이 아름답고

색채가 다양해서 사진 잘 나옴!

한 참을 데헤헷 거리며

혼자 셀카 삼매경에 빠져있었는데

자꾸 T는 같이 찍으려 껴들었어. -_-


"이 것만 찍고 대충 둘러보고 좀 가면 안될까?"


"응 안돼^^ 아쉽잖아."


"나 이제 체력의 한계다.

나 굉장히 노력하고 있는데 정말 힘들다..."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 조금만 더 보자 ㅠ"


"하... 그래 기왕 왔으니 좀만 더 보자"


"여기도 가자!

저기도 가자!

이 곳은 어때?!"


"(빼액!) 아!!! 쫌!!!"

"(시무룩...) 알았어... 그냥 가자."


T가 이렇게 나오니까

다시 연인의 사이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T한테

갑질하는 것 처럼 느껴졌어.


"미... 미안해...

나 걷는 거 잘 못하는 거 알잖아.

그리고 오늘 햇 빛을 너무 많이 받아서 힘들었어.

괜찮다면 나 조금 쉬고 있을게

둘러보고 올래? ^^"


미안함이 들어서 굉장히 젠틀하게 말하자

T는 그제서야 표정을 풀고

알겠다며 혼자 빨빨거리며 구경하고 오더라.

근데, 10분 후 자기도 체력이 방전됬는지

헥헥거리며 금방 온 건 함정.


둘 다 지쳐서 아유타야 투어는 끝내고

스쿠터 반납하러 감.

올 때는 미니밴을 탔지만

갈 때는 기차를 차보자 싶어서

기차표를 바로 발권했지!


요롬코롬 아날로그틱하게 생김!

기차값 기억안남.

내 기준에 엄청 비싸진 않았으니까

님들 선에서는 쌀 거라고 생각함!


싼데에는 이유가 있지.

일단 에어컨이 없고 창 문으로

소 똥 냄새 엄청 들어옴.

선풍기는 변변찮고...

기차도 드럽게 느림.


그래도 기차 타본 것은 색다른 추억이었어.

한 번 쯤은 타볼 만 해!

두 번은 아니야~


이 때 관계회복을 위해 간 여행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았어.

T에 대한 애정도 뭔가 생기는 것 같았고!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지.


문제는 T가 아닌 나였어!


-다음 편에서-

요즘 근황을 말하자면

이천 하이닉스에서 내가 속한 업체의

 공식적인 공사가 종료되었어.


그래서 토요일인 어제가

마지막 날이었는데 관리자가

일 잘한다며 몇 일 더 하다가라고 해서

월요일, 화요일 이 틀만 더 하다 가려고.

그리고 1주일 쉬다가 태국 가기 전까지

빡세게 다시 일 해야지.


노가다라고 해도 아무 생각없이 

돌 운반하는 그런게 아니라

나름 배관이라는 기술직이라

나름 배우는 재미가 있고 

은근히 적성에도 맞더라고?


배관 노가다를 종류별로 세 곳 정도 돌아다녀보니

배관의 종류가 다르더라도 공통된 기초는

이제 슬슬 잡혀가고 있어. 

하지만, 일이 익숙해진다해도

몸은 여전히 피곤하달까?


얼굴에 피곤함이 가득가득해.

점심을 먹고 잠깐 쉬는 사진을 찍어봤어.


소장님 포스를 풍기는 내 친구.

무서운 외모와 다르게

말도 재밌게 잘하고 일도 잘해서

가는 업체마다 사람들이 참 좋아하더라.

어른들이 좋아하는 타입인 듯.


테이블에 보이는 커피는 

저녁을 식당에서 안 먹고

식권을 받아서 교환한 커피야.

식권 하나당 뚱뚱이 음료수 캔 3개나

TOP 커피 2개를 얻을 수 있지.


점심을 먹고 휴식시간에

우리는 아무 길바닥에나 누워.

10분 정도 짧게 잠을 자야만

7시까지 버틸 수 있거든.


박스조차 깔지않은 콘크리트 바닥에선 

냉기가 미칠 듯이 올라와서

자다깨면 온 몸이 아프고 죽을 것 같지만

이것도 이제 적응 되더라.

그레이트 노가다맨이란 쉽지 않은 길인듯.


일이 끝나고 모텔로 돌아가던 중에

'어라? 멋져보이는 풍경이 있네?'

생각해서 잠시 멈춰봤어.

여긴 뭐지?


나무들 사이로 호수와 정자가

희미하게 보이는 게 

너무나 신비스러워서

잠시 오토바이를 멈추고 

친구녀석이랑 가봤어.


이 곳은 안흥지라고 하는 이천의 명소였나봐.

시내 한 가운데 위치한 모텔 거리 뒤에 

이런 고려시대의 유적지가 있다니

이것도 나름 관광이라 생각해서

안 쪽으로 깊이 들어가봤지.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버드나무와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

그리고 연 꽃이 피어난 호수.

아름답더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장소같아서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커플들이더라고?


새롭게 사랑을 시작하는 이들

이미 무르익은 이들

중년의 길을 함께 걷는 이들

바람난 것 처럼 보이는 이들까지


"곤아, 잠깐만 손 좀 줘봐"


"왜?"


"잠깐만 보자"


"이게 미칬나!"


"너무 외로워서 그래...

이러고 잠시만 있자.

나 눈 감고 여자 상상 할 테니까!!"


그래도 성격 좋은 내 친구 놈은

이러고 5초 동안 같이 있어줬어.

근데 아무리 여자 손을 잡았다고

눈을 감고 상상해봐도

저 투박한 두꺼비같은 

손의 느낌은 지울 수가 없더라. 



안으로 깊이 들어가니

다리 중간에 정자가 있더라고.

몇 몇의 커플은 저 안에 앉아서

타이타닉 찍고 있던데...


나도 그러고 싶었지만

내 친구와 그것마저는 못 하겠더라...


그래서 그냥 혼자 찍음.

생각해보니까 각반에 

안전화에 작업복 입고갔네.

완전 멋있잖아?!

나중엔 이러고 클럽도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모텔도 돌아와서 

말끔한 옷으로 갈아입고 한 컷!

요근래 KFC에서 치킨 한 조각을 사면 

한 조각을 더 주는

1+1 이벤트를 5일간 했었는데

그 기간동안 매일 KFC를 4조각씩 먹었어.


맨날 가니까 알바생들도 

우리 얼굴을 기억하더라고.


그리고 행사가 끝날 때 

다시는 KFC갈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행사가 연장되었더라고?!

무조건 가야해!!

치킨 한 조각을 1,100원에 

살 수 있는 미친 기회니까!!


이천 KFC가 좋은 점이

여기 관리인이 너무 좋다는 거야!

10월 31일에 갔을 때는 콘 샐러드 유통기한

그 날까지라고 맘대로 가져가라고해서

8개 받아왔어! 


어제는 11시 55분, 문 닫기 5분 전에 가서

8조각 주문했는데 관리인이 나한테 

무슨 부위 좋아하냐고 물어보는거야?!

넓적다리 좋아한다고 하니까

넓적다리로 4개 꽁짜로 더 넣어주심.


데헷! 신난당!

여기 관리자가 꼭 한국KFC 총 관리자가 되길

간절히 바라며 앞 길을 축복한다!!

어제 먹다 남은 치킨 먹으러 가야하므로

오늘은 여기까지 쓸게!!

뿅!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