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상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방콕의 초가성비 맛집

이트엠아에 대한 영상이야!


사실 1년 전에도 이트엠아에 대한 영상을 올렸었는데

요근래 엄청난 메뉴를 발견해서

바로 영상에 담아봤어!


그건 바로 독일식 족발 튀김!

태국어로는 카무 요르만이라고 하는데

한국인에겐 낯설은 메뉴지만 태국인들은 이걸 곧잘 먹곤 해.


주로, 밥과 술을 같이 먹을 수 있는

로컬 클럽에서 이걸 많이 시켜먹더라.


나 같은 경우는 이걸 먹기 위해

로컬 클럽을 갈 수 없으니 어디서 먹어야 될까

고민이 많았는데 이트엠아에서 280바트에 팔고 있더라고?!

한국돈 11,000원 정도에!


물론, 맛은 최고야!

한 입 베어물면 동맥경화로 요단강 건널 듯한 그 맛!

하... 이걸 글로 설명하는게 너무 억울하다

마음 같아서는 포크로 찍어서 이 글 보는 여러분들 입 속에

한 가득 쑤셔넣고 싶은데!!


돼지 지방 육즙의 최대 황홀경!

바로 영상으로 만나러 가자구!

https://youtu.be/kE9_BQ69XeA

구독은 센스!!


아... 아직도 이 때 생각만 하면

오금이 저려와...

아니, 항문이 쫄깃쫄깃해진다고

해야하나?


이 이야기는 새해 첫 날인

1월 1일에 있었던 일로

까딱 잘못하면 요단강 건널 뻔한

더럽고도 슬픈 이야기야...

그러니까 더러운 거 싫어하거나

상상력이 아주 뛰어난 사람들은 읽지 말도록 하렴.


전 날 홈파티에서 코딱지 파던

손으로 얼음 집어준 것 때문인지

이틀 전 램게이트에서 먹었던 음식이

잘못되서 탈이 난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어...


다만, 잠들기 전 몸이 으슬으슬하고

싸늘했던 게 다음 날 필시 아플 것 같다는

예감만이 있었더랬지.


역시나 다음 날 나는 일어나자마자

엉덩이에서 이상신호를 느꼈고

전 날 먹었던 모든 것을

항문으로 쏟아내야 했어.

거진 영혼까지 쏟아낸 기분이었지...

보통적으로 술응가라면 하고 난 후

뱃 속이 후련해야 하는데 그러기는 커녕

머리가 어지러우면서 토할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들더라고...


일단 침대로 돌아가서 다시 누웠는데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2차 설사신호가 오더라...

그리고는 건더기는 없이 물만 계속 나옴...

그와 동시에 메쓱거림을 참을 수 없던 나는

응가를 지리는 와중에 구토도 같이 해버렸어...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위 아래 노래를 들으며

정말 죽을 뻔 했다고 안도 할 수 있지만

그 때는 정말 이렇게 죽는 건가 싶었어.

체내 체수분이 입구녕과 동구녕으로 동시에

빠져나가니까 순식간에 탈수증세 오더라고...


그 이후로 이 날 구토는 3번 더 했고

설사는 10번 정도 했었어...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움직일 힘조차 없어서

병원은 커녕 침대까지 가지도 못하겠어서

화장실 앞에 드러누웠었어.


몸은 부서질 것처럼 아프면서 저리고

기침은 계속 나고,

물은 먹으면 그대로 다시 나오고...

남들 기뻐하는 1월 1일에

화장실 앞에 혼자 맨몸으로 누워 

동구녕 틀어막고 있으니까

정말 서럽더라...


주변 사람이 도와줄 사람이 있을까 싶어

아는 태국 사람들한테 아프다

연락을 했지만 다들 1월 1일에 고향을 내려갔거나

약속이 있어서 도와줄 수가 없다는 말 뿐 ㅠ

두 배로 서럽다.

이렇게 1월 1일동안 모든 걸 쏟아내고

잠이들었지...


다음 날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아무것도 안 먹으면 정말 죽을 것 같더라고.

그래서 있는 힘, 없는 힘

쥐어짜서 편의점에 갔어.

10바트 짜리 죽.

이거 맛있다.

님들도 함 드셔보셈.

근데, 아플 때 먹어도 별 효과는 없어.

인스턴트라 그런가...

분말에 물을 넣으면 응고가 되면서

죽처럼 되는 형태인데 달달짭쪼름해서

아주 먹을 만 해!

한국 선물용으로 저 팩만

몇 십개 사가지고 가고 싶다.

정말 쓰러질 것 같아서

죽 두 개 먹음.

한 참 그렇게 배를 부여잡고

죽을 겨우겨우 먹는데

짜뚜짝 공원 같이 갔던 누나가

걱정된다고 출근하기 전에 

약 사가지고 오겠다는 거야.

너무 고마웠지...

이윽고, 누나가 왔고

나는 허겁지겁 약을 먹었어.

그리고 힘들어서 다시 침대에 누웠지.


"누나, 고마워요 ㅠ"

"너 식중독 걸린 거 아니야?

얼굴이 엄청 헬슥해졌네!"


"어제만 설사 10번 넘게 했어..."

"어여 자라. 너 자는 거 보고 갈게."


침대에 눕자마자 나는 이내 잠이 들었고

애뜻한 사랑 꿈을 꾸게 되었어.

편안한 꿈 덕분인지

내 항문은 양문개방을 스르르 해버렸고

무언가 주르륵 흐르더라.

옆에서 책을 읽던 그 누나는

무언가의 냄새와 희끄무리한 액체를 보고 경악했어.


"야!! 이거 뭐야!"

"어? 응? 뭐여! 이거!"

나는 잠에서 깨 어안이 벙벙했었어.

사태를 파악한 나는 매우 수치스럽고 곤욕스러웠어.

내가 잠을 자는 동안 나도 모르게

항문이 개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

무엇보다 날 더 수치스럽게 만든 것은

괜찮다고 말한 그 누나의 넓은 아량이었지.

근데, 왜 그렇게 급히 회사에 가야한다고

서둘러 나가는건데...

이불을 빨면서 생각했더랬지...

'낯선 태국에 와서 아픈 것도 서러운데

나이 29살 먹고 자다가 설사지리고

여자는 그거보고 도망가고...

서럽다 서러워'


일단 햇 볕에 잘 말리고

몸 다 나으면 맨션에 

이불 바꿔달라고 말해야겠당...


이 후로도 지옥의 설사파티가

시작되었어... 한 세 시간쯤?

몸이 너무 아픈데 돈이 없어서

가지도 못하니까 더 서러웠어.

태국은 한국처럼 의료보험이 안되니까

엄청 비쌀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도저히 못가겠는 거야...

미국, 캐나다, 호주 이런 데는 

실제로 의료비가 어마어마 하잖아!

그래서 일단 임시방편으로

설사에 좋을 것 같은 구아바를 좀 샀어.

이걸로 탈수랑 비타민 및 당분 

보충해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죽 먹어도 하나 소용이 없으므로

한식을 먹어보자 생각했지.

그래서 랑싯 방장 형이 예전에 줬던

콩나물국으로 식사를 해결했어.

설사 걸렸을 때 콩나물은 원형 그대로 나오니까

건져내서 국물만 먹었더랬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이 계속 아픈 거야...

돈이고 뭐고 살고 봐야겠다 싶어서

아픈 몸 이끌고 동네에 있는 ATM에

돈 뽑으러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두 개의 ATM다 고장이나 수리 중...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일단 병원 근처로 가서 찾아보자 생각했지.

집으로 돌아가 저금통에 있는 동전 싹 모아서

택시비 마련했어.

저렴한 클리닉에 가기위해

그랩 바이크 타고 저번에 면허용 신체검사했던

클리닉 찾아 후웨이쾅까지 갔어.

아픈 와중에 블로그에 올리려고

사진 찍은 거 보면

진짜 블로그충 다 된 듯...

병원 근처의 ATM 역시 개박살...

혹시나 싶어서 절뚝 거리며

후웨이쾅 bts 역 아래로 내려가보니

있다!! 희망의 초록색!

카시콘 뱅크!!

하... 빨리 돈 뽑아서 가자...

몸이 너무 아파서 진짜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어.

왔는데 설날연휴로 문 닫음...

씨이이이이이fa!!!

하늘은 점점 노래지고

귀는 먹먹해져

주변의 소음은 갑자기 안들리는 상태까지 와서

주변에 있는 랍짱한테 몸 아프다고

아무 클리닉 가달라고했어.

드디어 발견한 클리닉...

주위에 문 연 클리닉이 여기 밖에 없는 듯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더라.

나도 서류작성해서 내 순서 기다렸지.

혹시 의사소통 안될까봐

태국어 책 통째로 가져와서

아픈 부위 다 볼펜으로 체크했다.

참고로 설사는 "텅씨아"라고 하니까

태국에서 설사병 걸리면 텅씨아 외쳐!

역시 클리닉...

가격은 내 생각보다 저렴했어!

만약 대학병원 갔으면 돈 엄청 깨졌을 거야...

난 여행자 보험도 안 들어놔서

아프면 보상도 못 받음.


의사와 아픈 부위에 대한 걸 얘기하고

몇 일간 어느 정도의 설사를 했는지 얘기하니까

주사맞으라고 하네...


사실 난 주사 공포증있어서

주사 잘 못 맞아...

어렸을 적 주사 맞았던 거에 대한 트라우마가

아직까지 있어서 바늘이나 뾰족한 것 싫어하고

누가 내 몸 손으로 찌르는 것도 싫어해.

근데, 이 순간 만큼은 주사 맞고 빨리 낫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어.

트라우마고 뭐고 진짜 요단강 건널 것 같다 싶으면

그 순간은 다 초월하는 듯.

엉덩이 까고 대기 중...

'안 아프게 놔줬으면 좋겠다'라는

기대와는 달리 간호사는 씨익 웃으며

"조금 아플 거에요 카"라고 말했더랬지...

순간, 공포영화에 나오는 폐병동 간호사 귀신인 줄...


주사가 들어가는 순간,

나는 다시금 깨달았어.

태국이 슬로우 라이프의 나라라는 것을...

슬로우 라이프의 나라답게 주사도 아주 천천히 놔.

한국이었으면 3초면 끝날 것을

주사바늘을 동서남북으로 휘저으며

3분에 걸쳐 천천히 놓더라...

그리고는 5분 쉬게 함.


엄살인지는 모르겠으나

주사 맞은 곳이 너무나도 아파서

절름절름 거리며 걸었던 기억이 나네...

정말 아팠어.

주사랑 약값이랑 다 해서

572바트 나왔어.

한국 돈으로 18,000원 정도.

보험 안되는 곳에서 약까지 받았는데

18,000원이면 싼 거 인정?

괜히 겁먹었네!

주사 맞았으니까 먹어도 설사 안하겠지?

헤헤. 일단 먹자.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곱다니까!!

그래서 10바트 짜리 죽이랑

고급 냉동 죽 먹었지.

그리고 그 날 밤 나는...


-다음 편에서-


저번 편에 이어서

이번 편에서도 태국 빠이지역을 

여행했던 이야기를 쓰려 함.


생각해보니 빡치네.

빠이에서 남들 다하는 아름다운 로맨스를

기대하고 갔는데 설움만 줏나 당함.


여유만 즐길 거면 빠이 참 괜찮아.

근데, 이 때 당시에는

너무 소외감을 느껴서

진정한 여유의 의미가 퇴색됐기 때문에

심적으로 좀 우울했던 것 같아.


이 때 내가 알고있던 여유의 정의는

심장이 콩닥거리는 썸녀가 

옆에 있는 것을 전제로 하거나

남성이 여성의 찌찌를 가지고 있다는 

의학적 용어로써의 

여유증의 두 가지 개념밖에 없었던 것 같거든.


어찌됐든, 전 편에 빠이캐년에 이어서

좀 진정한 여유를 즐길 곳이 필요했어.

스쿠터로 아침부터 이리저리 분주하게

운전하며 더위도 많이 먹었었고

많이 지쳐있었거든.


그래서 빠이에서 유명하다는 카페에 갔지.

특히나, 커플들에게 유명한 곳...



Love strawberry pai

라는 곳이야.

이 곳은 딸기를 메인테마로 삼아서

어딜 가나 핑크핑크해.


그래서 커플들...

특히, 여성 분들이 많이 끌고 오더라고.

대부분의 남친들은

이런 핑크핑크한 곳이 낯설던지

하나같이 표정이 크흠크흠

거리고 주변만 두리번 거리고 있더라고.


물론, 여성 분들은 사진 찍는데

여념이 없었어.


자연을 이용해서 만든건가?

치앙마이나 빠이가 마음에 드는 이유 중에 하나는

한국같은 거창한 인테리어 없이

천장에는 그냥 줏어다 쓴 것 같은 판넬로

비만 안들어오게 하고

자연을 이용해서 아름다운 분위기를 만든다는 거야!


특히, 나무는 친환경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

공기도 뭔지모르게 신선한 것 같고!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야.


딸기딸기하다.

한국 남자라면 이 곳이 이쁘다는 생각보다

다들 재미있게 봤던 만화책

딸기 100%가 생각날거야.


모든 남성들의 필독도서거든.

여자 여러 명이 남자 1명을 좋아한다는

꿈 같은 이야기지.


만화책방 가면 다른 만화책은

다 새건데, 오직 딸기100%만화책만

너덜너덜해져있음.

얼마나 읽고 또 읽어댔으면...


커플들의 달달한 기운이 넘치는 이 곳에

혼자 왔기 때문에 더욱 더

그 만화책이 그리워지는 것만 같았어.

상상 속에선 나도 여자친구 많은데...

아야 보고 싶다.


아, 참고로 아야는 딸기100%에 나오는

수 많은 여자 중 한 명이야.

오덕같지만 오덕은 아님.


수 많은 커플들을 제치고 후다닥 달려가서

가장 자리가 좋은 곳에 엉덩이 먼저 던졌지.


'아 뭐야, 쟤는 왜 혼자와서

명당 자리 차지해?

짜증나!'


커플들의 비난소리가 들렸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어.

억울하면 빨리 뛰어왔어야지!

 둘이 달리는 것보다

혼자 달리는 것이 더 빠르니까 

내가 여기 앉은건데 뭐!

그레이트 싱글 라이프!


아따메... 자리 한 번 명당이구만?

자리도 좋은데 선점했으니

여유있게 핑크핑크 딸기딸기 

좀 먹어볼까나?



그리고 90kg의 육중한 남자인 나님은

차가운 도시남자처럼

 쿨하게 주문했어.


"핑크핑크하고 달달한

딸기스무디 한 잔 주세염 >_<"


하... 자리도 좋고

스무디도 괜찮은데

왜 이렇게 쓸쓸하게 느껴지지...?

기분 탓인가?

아마 그런 거겠지...?


허한 마음에

딸기 스무디를 꼴딱꼴딱 삼키며

스스로 괜찮다며 마음을 추스리고자 했지만

딸기 스무디는 마치 나를 비웃는 듯

가슴 안 쪽에 차가운 통증만을 남겼지.



그리고 나서 스쿠터 타고

아무 식당으로 들어갔어.


그냥 고기카레밥이야.

생각보다 맛있었어.

얼마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

뭐 100바트 보단 쌌겠지.

그 이상이면 태국거지가 사 먹겠음?


그리고 잠깐 체력을 회복하며

쉬고 싶었지만,

빠이는 나에게 불호 도시였으므로

다음 날 떠나자는 결정을 내렸고

그 전까지 빠이의 많은 곳을 가보자고 

생각이 들어서 결국 또 이동했어.


마지막으로 내가 간 관광지는?!







Pam bok waterfall

이라는 명소야.

수 많은 서양 형, 누나들이 있었고

빠이에 사는 태국 친구들도 있었어.


5m 정도 되는 절벽 다이빙 포인트가 있었는데

서양 친구들은 낑낑거리며 올라가서

못 뛰어내리겠다고 바들바들 떨 때

빠이에 사는 10대 태국친구들은

씨익 웃더니 공중제비와 트위스트 

3회전을 하면서 예술적으로 다이빙하더라고.


그리고 나서 쿨하게 바위에 걸터앉아

구름과자를 먹으며

100pipes 위스키를 쭉 들이키더라고.


이샛기들. 아무리봐도 10대인데?

뭔 상관임. 내 새끼도 아니고

이 곳은 모든 게 용서되는 히피마을

빠이인데!


나도 질 수 없어서 올라갔어.

그리고 으랏챠!

육중한 몸을 날려

다이빙을 했지.


근데, 비가 안와서 인지

많이 얕더라...

치앙마이 그랜드캐년같이 

수위 체크도 안하고

머리부터 들어갔다면

요단강 건널뻔 했어.


발 부터 들어갔는데

땅 바닥 밑에 있는 바이에

다리가 부딪쳐서 피가 흐르더라.


태국 10대들은 다이빙을 마치고 

나오는 나에게 박수를 쳐주다가 

피가 흐르는 것을 보고 

피난다고 말해주더라.


"형, 형! 피난다 캅!

일로 와바라 캅!"


"어 진짜 피나네?"


"이거 위스키인데

일단 상처에 부어라 캅!"


"오케이 캅!"


위스키를 붓자

상처부위가 아려왔어.

내가 아픔에 얼굴을 찡그리자

태국 10대 녀석들은

"아플 땐 술 한 잔 하면 잊게 된다 캅!"

라며 술 잔을 권했지.


나는 그들이 준 위스키 원액을

쌩으로 마셨는데

우라질... 목구멍은 타들어가고

다리의 상처는 상처대로 아프고.


고통이 두 배였어.

일단, 고마우니까 합장하면서 캅캅!

다행히 다리 상처는 그렇게 깊지 않아서

이윽고 피가 멈추더라.


백혈구 열 일함.


그리고 잠시 쉬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저녁이 될 때까지 낮 잠을 잤어.


그리고 저녁식사 그냥 아무거나 먹고

역시나처럼 흥겨운 음악이 

흐르는 거리로 향했지.


'에라, 모르겠다.

어차피 로맨스 따윈 없을 거고

차라리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는 곳으로 가자.'


그렇게 생각해서 이 곳에 오게되었지.


이 기타리스트 소울 오졌어.

무슨 기타를 코딱지 파는 것 보다 쉽게 치네.

같은 기타리스트로서 존경함.

나야 뭐. 그냥 실력 드럽게 없는

나만에 음악세계에 

빠진 편협한 음악인인데 뭐.


감히 같은 음악인이라고 하기에

좀 부끄럽다.


여기서 놀고

빠이에서의 마지막은 

유명한 곳에 가보고 싶었어.

네이버 블로그 검색해보니까

모닥불 피어놓고 노래부르며 춤추고

맥주마시는 히피 끝판왕 장소가 있다던데?

일단 그리로 이동!



이 곳은 Don't cry라는 펍이였어.

야외 펍인데 천막같은 것을 쳐놓고

모닥불을 피어놓고 

Dj나 밴드가 음악을 틀거나 연주해.

밤이 깊어오자 사람들이 속속 오더라고.


근데, 다들 1차로 펍에서 다 같이 

으쌰으쌰한 놈년들끼리

와서 나 안껴주더라고.


힝...

쓸쓸한 동양인은 그저 모닥불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어.


춤을 흥겹게 추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나도 발정난 개처럼 헥헥 거리면서

혼자 춤을 춰댔지만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주진 않았어...


'저 쪼꼬미, 통통이 동양인 춤추네?

자식ㅋ 귀엽네ㅋ'


이런 느낌이랄까?

그 이후로 내 자신감은 떨어져갔고

소외감으로 인해 다시는 일어서서 

춤을 출 수가 없었어.



모닥불에 얼마나 앉아있었던지

맥주가 따끈따근해짐...

발효되겠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너무도 쓸쓸했어.

갓 전학 온 학생에게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아서

친구없이 혼자 학교 다니는 느낌이랄까?


소매에서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숙이며 걸었어.

한 참을 걷고 걸었어.

모두가 즐거운

빠이의 밤거리를 

나 혼자 걸었어.




다음 날, 나는 날이 밝자마자

짐을 꾸리고 다시 치앙마이로 

돌아가고자 했어.

그 전에 든든하게 먹어야지?!

하지만, 이게 독이 될 줄은 몰랐어.

타고왔던 미니밴을 타고 달리던 도중

몸은 기억해내고야 말았어.


죽음의 762커브가 있다는 사실을...

올 때는 앞 자리여서 관성이 좀 덜했는데

갈 때는 맨 뒷자리여서 관성을 최대로 받았어...

매 커브가 고통이었고, 거의 실신하기 직전에

나는 백미러에 비치는 기사 얼굴을 보고 말았지.


침을 흘리며 웃는 얼굴로 

레이싱을 즐기던 그 놈...

다시 그 놈이다...



- 다음 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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