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상은 터키로 떠나려던

비행기마저 취소되고

어떤 국가로도 갈 수 없던 상황에서의 생존기 영상이야!


애초에 오스트리아에는 3일만 있다가 헝가리로 갈 생각이었는데

헝가리행 버스는 탑승거절!

터키행 비행기는 당일취소!

이 놈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생각보다 더 상황은 심각했어.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될지 막막했는데

더 슬픈 건 우울할 틈도 없이

밖으로 나가야만 했어.

숙소 빌린 기간이 끝났거든!


그래서 급하게 에어비앤비 숙소를 예약했는데

비싼 오스트리아 숙소인지는 몰라도

하나같이 가격이 어마무시한거야.


앞으로 얼마나 더 있어야 나갈 수 있는지 확신도 없는 상황에서

일단 숙박비라도 그나마 할인 받자고

15일을 결제했더랬지!

가격은 한국돈 40만원!


하... 이게 장기 투숙 할인 받은 금액이야!

그래도 하루에 25,000원 꼴이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위안을 하며

숙소 체크인 전까지 시간을 때울 장소를 찾아헤맸지!


이 날 터키행 비행기가 취소되었고

이젠 터키로 못 가는 상황까지 되었으니

꿩 대신 닭으로 터키식당에 들어갔어!


여기서나마 터키의 기분을 잠시 느낄 수 있을거란 생각을 했는데

그건 나의 착각이었어...

메뉴판을 보는 순간 터키는 얼어죽을

누가봐도 오스트리아구만...


터키현지에서 2천원도 안 되는 돈으로 마셨던

터키 커피가 여기서는 5천원...

심지어 사이즈는 동전만해...


그래도 비싼 값 치루고 덕분에 2시간동안

따듯하게 앉아있을 수 있었어!


그리고 본격적으로 새로운 숙소로 이동했는데

그 곳은 내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좋더라!

마치 잃어버렸던 가성비의 길을

다시 되찾은 기분이랄까?

욕조에 세탁기, 그리고 오븐까지 있는 곳이면 말 다 했지 뭐!


그리고 오스트리아 현지 내에서 친구를 한 명 알게 되었는데

이 녀석은 오스트리아로 출장 왔다가

코로나 때문에 나갈 수가 없게 된 녀석이야!


나이도 같고 비슷한 처지끼리 금방 친해지게 되었지!

심지어 이 녀석은 오스트리아에서 유학생활 했던 녀석이라

현지 사정과 언어가 되더라고!


뭔가 나만의 도라에몽이 된 듯한 느낌?

그래서 이 녀석과 함께 심카드를 사러

전에 촬영을 했었던 시내로 이동했는데


단, 몇 일만에 상황이 많이 바뀌었드라...

사람이 아무도 없어.


본 영상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유럽 내 상황과

오스트리아 현지의 식료품 물가도 같이 담아봤으니

영상을 통해 보도록 하자!

https://youtu.be/08n359FCb5k

구독은 센스!!


드디어 내가 이천 하이닉스에서의 

노가다 일정이 마무리 되었어.


그 간 어떻게 살았는지 상황보고를

시작하도록 함.

일요일에도 일 나오라고 하던데

도저히 때려죽여도 못 할 것 같아서

안 나간다고 했어.


노가다 일로 돈 벌기로 마음먹은 이상

이런 일 원 투데이 할 것도 아니고

일요일까지 일해버리면

그 주의 텐션이 망가져버려.

그래서 일요일은 오랜 만에 서울로 나가서

음악활동을 하기로 했지!


이번 밴드모임에 

보컬 형의 중국여자친구인 

티나도 온다고 그래서 만났을 때 주기로 했던

태국카레를 구하기 위해

숙소 앞 외국인 전용 마트에 들렀어.


태국물품 짱짱 많음.

그 중에서 내가 산 건!


태국카레!!

레드커리랑 그린커리를 샀어.

레드커리는 딱 봐도 줏나 매워보이지?

드셔보셈들, 응꼬 불남.

그린커리는 한국인의 경우 잘 먹는 사람은 잘 먹어.

비주얼이 텔레토비에 나오는 꿀꿀이죽 같지만

그래도 먹을 만 해.


카운터에 있는 아줌마는 외모가 한국 사람같아서

 한국 사람인 줄 알았는데

되게 익숙한 억양으로 말하는 거야.

알고봤더니 태국사람이었어.


계산 할 때 태국 사람들에게 태국말로 계산해서

나 역시도 태국말로 계산 해줄 줄 알고

태국어 오랜 만에 쓰는 건가 싶어서

가슴 설렜는데 정작 나한테는 한국말로 해주심.

나도 태국어 쓰고 싶었는데. 힝...


어쨌거나, 커리 두 개를 봉지에 담아

딸랑딸랑 들고 동서울로 향했지.

그리고 약속 시간에 맞춰 밴드를 갔어.


오늘의 연습 장소는 강변역 근처 지하실에

위치한 합주실이야.


겉보기엔 허름에 보여도 들어가니까

나름 깔끔하게 잘 되어있더라고?


악기를 하나 둘 세팅하고

우리만의 자작곡을 치기 시작했지.

우리 앨범은 도대체 언제 나오는 걸까?

아니... 공연은 언제 하는 걸까?

다들 취업준비로 바쁘고

일하느라 시간 안 맞고...ㅠㅠ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연습을 마치고 우리는 강변역 포장마차를 가기로 했어.

위치는 테크노 마트 옆에 있는 4번 포차!

태국여행기 초창기에 동생녀석과 

만나서 술 한 잔 했던 그 장소야.

여기 제육볶음이 갈비맛이 나서 참 좋아.

하지만, 다이어트 기간이라 돈만 내고

안주 딱 한 입먹음...



그 대신 술은 엄청 먹었어.

나는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반 병이 내 주량인데

이 날은 날도 춥고 마음도 편하니까

술이 잘 들어가더라고?

혼자 한 병 반 먹은 것 같아.


하지만, 앞을 보니 보컬 형은

씁쓸한 표정으로 묵묵히 소주를 삼키고 있더라고?

무슨 일인지 물어봤는데

요즘 취업준비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

아까부터 표정이 안 좋았던 이유가

1차 서류합격했던 기업에서 2차에서 떨어졌다는

문자를 받아서 그런거였더라고 하고...


나도 짧게나마 3주 정도 취업준비해봤는데

정말 돌아버릴 뻔 해서

그 마음 잘 알지.

붙었다고 생각한 방콕 아고다에서 최종탈락하고

신라호텔에서 최종탈락하고...


그 때가 내 인생의 암흑기였어.

그래서 보컬 형한테 심심한 위로를 해줬지.


"형, 괜찮아. 형도 이 일 시작하자.

웰컴 투 노가다 월드!!!"


티나도 옆에서 듣다가

한 마디 거들었어.


"그래 해라 쉬먀!

너도 J 하는 거 하면

돈 많이 벌 수 있다 쉬먀!"


그러자 보컬 형은 소주를 한 잔 삼키더니

한 마디 했어.


"J야, 그건 진짜 아직 아니야.

내 인생이 나락이다 싶을 때 시작할게."


이 형 전국 5천만 노가다인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다니!!

물론, 나 역시 친구따라 이 일을 들어갔을 때

모든 걸 포기한 상태로 

입대한다고 생각하며 들어갔지만...


티나는 12월 중에 방콕에 간다고 하는데

실롬이란 지역에 있는 콘도를 

하나 구매한다고 하더라.

역시 돈은 대륙여자!

콘도사서 뭐 할거냐고 물어보니

콘도사업한다고 하더라.


이렇게 내 경쟁자가 한 명 더 생기는 건가?!

그렇게 울며 웃으며 소주를 마시고

밖에 나와 걸어보니 역시 취했다....

이 날 내가 특히 기분이 좋았던지

헤어지기 전에 내가 편의점 쏜다고

사고싶은 거 다 사라고 했던 망발이 기억나네...


밴드원들이 다들 착해서 그렇지.

아니었으면 얼마나 깨졌을지 상상하면

아직도 손발이 떨려옴...


방콕에서 만났던 Z형이 

편의점 찬스 쓰라고 했을 때

4명이 편의점 식료품부터 생필품까지 맘 껏 사서

15만원 가까이 나왔던게 기억이 나네.


앞으로 술 먹으면 조심해야지...

위험위험!


술에 취해 겨우 이천으로 가는 버스를 타서

비틀거리며 숙소까지 갔어.

그리고 월요일에 아무 탈 없이 일을 마쳤지.


그리고 마지막 날인 화요일!

이 날은 관리자의 짜증이 

극에 달한 날이었어.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사업장에 있는 모든 재료와

공구들을 전부 반출시켜야했는데

근무가 종료되기 전 마지막 두 시간이 남았을 때

관리자는 아오지탄광의 간수처럼

소리를 지르며 발씨발씨를 외쳐대며

서두르라고 했지.


우리는 마치 노예가 된 기분이었고

10명의 노동자 중 7명이 못해먹겠다고 말하며

단체로 도망갔어.

1시간 반만 버티면 6만원이라는 추가노동비를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야.


나와 내 친구, 그리고 한 명의 아저씨

달랑 3만 남았고

관리자는 화풀이를 우리 셋에게 하며

더욱 더 빨리 일하라고 채찍질했어.


끝나기 10분 전 쯤에는

관리자의 꼬장이 최고조에 달해서

나도 하마터면 헬멧 집어던지고 갈 뻔 했지만

영혼을 팔아 10분만 견디면

6만원이 추가로 더 들어오기 때문에

연장근무 확인서에 싸인을 하기 전까지는

꾹꾹 참았지.


아무리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는 나도 10분에 6만원은

포기 못하겠더라.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졌던 막판 10분은

그래도 끝나게 되었고

나와 내 친구는 이천에서의 마지막 노동을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었어.


안녕 하이닉스.

언젠가 또 보겠지?

넌 좋은 추억이었어.


하이닉스를 그윽하게 쳐다보고

친구와 나는 마지막 식사를 하러 갔지.

그 동안 한 끼를 안 먹으면서 모아놨던

식권을 모아모아서 그 식당에서 파는

최고의 값 비싼 메뉴!

오리고기를 먹기로 했지!!!!


가격은 훈제오리 37,000원

오리주물럭 40,000원!

우리는 식권을 15장 냈어.

오리고기의 자태를 보니

그 동안 저녁을 안 먹고 굶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건 그냥 평범한 밥 메뉴로 나온

감자탕! 이것도 퍼와서 먹었지!


식권을 옆 식당에서도 사용 할 수 있다고해서

옆에 위치한 김밥천국에 가서

냉면도 시켜서 옴.

훈제오리와 오리 주물럭은 엄청났어.

이런게 순간순간의 행복 아니겠어?


야무지게 오리기름에 밥까지 볶아먹고서야

우리는 만족 할 수 있었지.


야무지게 다 먹음.

물론, 다른 곳에서 8만원주고

이 정도 오리고기 사먹을거냐고 하면

때려죽여도 안 먹을 거지만

공짜로 먹었으니 나름 만족.


이렇게 이천에서의 마지막 만찬을 즐기고

숙소로 돌아와서 블로그를 쓰려고 했으나

너무 피곤한 나머지 그대로 잠들었어.


그리고 다음 날인 오늘

새벽 6시에 일어나 큰 배낭가방을 메고

차가운 새벽공기를 가르며 스쿠터를 타고

의정부로 돌아왔지.


가는 길에 찍은 팔당호.

안개가 자욱자욱하다.

중간에 내려서 사진 찍으려고

잠깐 세우려다 황천길 갈 뻔함.


집에 돌아오니 나 없던 동안에

어머니가 생각이상으로 아프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는데 그래도 지금은 

많이 호전되셨다고 하니 다행이다.


욜로를 외치며 나 혼자 잘 사는 인생을 꿈꿨지만

갈 수록 늙어가는 부모님을 

못 본 척 할 수가 없다.

쫌만 쉬고 일 다시 들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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