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쓸 이야기는

그동안 꿈꿔왔던 방콕 시내에서

스쿠터 타기를 시작했던 이야기야!


지옥과도 같은 헬트래픽 방콕에서

차 운전 뿐 만 아니라, 오토바이 운전은

더더욱 위험한 짓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어.


또한, 주변 태국 사람들이나

한국 사람들에게 오토바이 사고 후

즉사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심심찮게 듣게되어 위험성도 잘 알고 있었지만

안전하게만 탄다면 교통비를 아끼고

트래픽 잼 시간에도 빠르게 목적지도 도착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까!


하지만, 파타야나 치앙마이와 같은 다른 도시에서

면허증 없이 렌트를 할 수 있는 반면

방콕에서는 꼭 국제면허증이나 태국면허증이

있어야 렌트 할 수 있으므로 관심있는 사람들은

미리미리 챙겨두라고!

서핑이 끝난 후 오토바이 샵으로

돌아와 서양 할아버지에게 다시 갔엉.

내가 원하는 모델인 스쿠피가

들어와 있더라고.

일단 타기에 앞서 외관상태를 체크하고

한 바퀴 휙 돌고 왔지.

브레이크도 잘 듣고 상태도 괜찮아서

바로 계약하자고 했어!

계약하는 도중 보이는 큰 멍멍이.

상당히 덩치가 커서 반갑다고 나한테

달려들 때 조금 무섭긴 했엉.

계약이 끝나고

드디어 스쿠피를 Get했지.

가격은 한 달에 10만원 정도 했던 것 같아.

이보다 상위 모델인 PCX는 더 비싸니까

그냥 싼 거 타고 다니자...

처음으로 방콕 시내를 달리며

오토바이 대열에 나도 합류했지.

중간중간 정차하는데 외쿡인이

스쿠터타고 태국사람처럼 대기하니까

힐끔힐끔 쳐다보더라.


조금 뻘쭘해서 앞만 봤어.

주유소도 들렀는데 거의 기름없는 상태에서

만땅 채우니까 91바트 나왔어.

한국 돈 3000원 정도야!

기름값 오졌고! 지렸고!

태국은 산유국이라기엔 애매하지만

자국민 쓸 만큼의 기름은 나온다나봐.

여긴 트래픽 잼 헬구간 아속 사거리.

왜 맨날 여기 지날 때 차 막히는 지 궁금했는데

오토바이 타니까 비로소 이유를 알겠더라...


나나에서 아속 올 때는 4차선 중 1차선만 

갈 수 있도록 허용했고

사이사이에 골목길에서 유입되는 차들이

엄청많아서 겁나 막혀.

그리고 퇴근시간에는 완전지옥임.

어쨌거나, 나는 차들 사이를 슉슉지나서

후다닥 내가 사는 동네로 올 수 있었지.

스쿠터타고 무사복귀한 기념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성비 레스토랑

EAT AM ARE에 왔지.

저녁시간이라 웨이팅이 있었는데

역시 그 녀석도 있었어.

왼 쪽 편에 서있는 녀석 말이야.


갈 때마다 날 그윽한 눈 빛으로 쳐다보는

게이친구인데 갈 때마다 부담스럽게

내가 먹고있는 모습 흐뭇하게 바라보더라.

그래서 가끔 눈 마주치면 윙크 날려줌.

어쨌거나, 웨이팅이 끝나고

안으로 들어가서 에피타이저로 

매쉬포테이토 먼저 시켰어.

맛남.

아마 40바트일껄?

그리고 내가 가장 추천하는

매운치킨 스테이크와 

돼지데리야끼 스테이크!

이렇게 해서 아마 200바트 조금 넘게 나왔을 거야.

글 쓰기 전에 기사식당 같은 곳 가서

돼지불고기 백반 시켜먹었거든?

가격이 9천원...

하지만, 태국은 7000원 정도 되는 돈으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지.

오토바이가 생긴 기념으로

키홀더를 하나 샀는데

100바트 달래.

똥도 마렵고 그래서 흥정없이 그냥 삼.ㅠ

좀 아깝긴 하다...


그 후 집으로 돌아와서 조금 쉬다가

R형이 아속에서 술 먹고 있다고

올 거면 오라고 해서

다시 스쿠터 타고 코리안 타운으로 향했어!

밤이 되면 화려하게 변하는

코리안 타운.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타라고 부르지.

근데, 김치사러 갈 때 빼곤 코타 잘 안가게 됨.

일단, 장기 여행자라 한식 먹으면 돈이 겁나 깨짐.ㅠ

그리고 술 먹는다 해도 소주 개비쌈.

어쨌거나, R형과 일행이 있는

호박식당으로 들어갔더랬지!

이건 호박식당에서 제일 비싼 꽃 살인데 

내가 돈 없어서 못 나온다고 하니까

그냥 와서 술이나 먹자고 R형이 사주심.

한국에서도 꽃등심 이런 거 못 먹어봤는데

덕분에 좋은 맛있는 거 먹게 되어서

너무 감사했더랬지.


요롬코롬 술을 마시고 자리를 정리한 후

코타를 걷고 있는데 두 명의 여자가 

앉아서 우리를 보는 시선이 느껴졌어.

R형은 갑자기 두 명의 태국여자에게

 가서 뭐라뭐라 하더니

순식간에 술 같이 먹으러 가게 되어버렸어.

이 형은 능력자인가...?

그 두 명은 펍에 가자고 제안해서

다같이 택시를 타고 이동했지.

여긴 방콕 사톤 쪽에 위치한 펍인데

태국 밴드공연과 태국식 일렉음악이 있는

로컬 펍이라고 보면 돼.

안으로 입장하니 다들 저렴저렴 위스키 또는

맥주타워를 시켜서 먹고 있더라고!

그래서 우리도 맥주타워 하나 시키고

춤추며 놀았어.

여기 밴드 보컬 레게아저씨

노래 잘하더라!

이 곳도 로컬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한국인이 신기해서인지 많이들 쳐다보더라고!

그래서 무대 앞으로 나가서 헤드뱅잉!!

좌우앞뒤 건배하며 같이 

헤드뱅잉하고 놀았더랬지.

이 밴드들의 공연이 끝날 때쯤

나와서 바람쐬는데 밴드친구들

정리하고 나오더라고.

그래서 노래 잘 들었다고.

멋있었다고 하니까 굉장히 좋아하더라.

그래서 사진 한 컷 같이 찍음!

그리고 나는 다시 들어갔어!

태국 밴드가 끝나기 때문이지.

태국 밴드 타임이 끝난 후에는 당연스럽게도!!

지옥의 태국EDM 시간이기 때문이지!

가게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밴드가 12시나 1시정도에 끝나서

그 이후부터는 태국 EDM이 나오는데

그 때 쯤 사람들은 많이 취해있어서

대부분이 춤을 추곤 해.


주로, 엄지손가락을 왕따봉 한 상태에서

상체는 꼿꼿히 세우고 내려가는 춤을 추지.

태국에 왔으면 태국 문화를 따라야 하니

나도 눈알을 뒤집고 얼빠진 표정으로 먼 산을 바라보며

엄지따봉 세우고 다운다운 춤을 췄지.


안 그래도 한국인이라 관심받는데

이런 춤을 추니 관심이 폭발한걸까?

멀지 않은 테이블에서 길쭉한 여인이

나를 보고 씨익 웃으며 손짓으로 오라고 하네?


내가 다가가자 그녀는 내 허리부터 감쌌어.

'으악...

어떡해야 하지. 

나 땀도 완전 쩔어있고

냄새도 날 거 같은데...

에라 모르겠다. 이건 그냥 니 운명이여.

니가 먼저 시작했으니 난 잘못없으셈.'

하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어.

오히려 그녀는 나에게 더 밀착했어.

그녀의 마빡을 보아하니 그녀도 땀이

송글송글 맺혔더라.

피차일반이군.

근데, 왜 낯설지 않은 스포츠인의 냄새가 날까?

기분 탓이겠지.


그녀는 내게 오빠라고 말하며

내 손을 자신의 허리와 엉덩이의 위치시켰어.


'어? 이 느낌...!

그래, 기억났다.

우리 팀이 골을 넣었을 때

잘했다고 두들겨주던 동료의 엉덩이.'


그리고 그녀의 허리는 마치

매일같이 플랭크로 단련한 복근이었어.

얘랑 싸우면 죽...는..다.


"저기... 혹시 레이디 보이세요 캅?"

"오홍홍. 레이디보이 같아?

오. 퐈. 조. 아."


"아이구. 우리 동생 때문에

이 오빠 심장이 떨려서 죽을 것 같네요!!"

"앗흥흥. 오퐈 오늘 밤 같이 고?"


"ㅈㅅㅈㅅ 박지성.

나 일행이랑 같이와서 돌아가야 한다 캅.

잼께 놀아라 캅!"

"오퐈! 잠깐만! 내일이라도! 아니, 모레라도!"


왜 항상 적극적인 여자 중 대부분은

레이디 보이 인거지. ㅠ

이유가 뭘까 궁금해지네.

여자가 저렇게 멋있게 대쉬해준다면

너무 행복하고 고마울 텐데 말야.

어쨌건, 이 후로 무탈하게 놀고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가 편의점 음식을 먹으며

잠이 들었더랬징.


쓰다보니 피곤해져쓰!

담편에서 보장.




이번 편은 전 편에서와 같이

전 여자친구와 아유타야를 갔던 

이야기를 쓰려고 해.


사실 아유타야는 정말 가고 싶었거든!

혼자가긴 좀 그랬고

동행해준다면 나야 고마운 거였고

그 이상의 뜻은 없었어.


이걸 계기로 다시 친해지다면

그것도 좋은 거고 아니면 마는 거고.

딱 그 정도?


일단은 이른 아침 시간에

승전기념탑에서 T를 만나기로 했지.

그리고 가성비 끝판왕인 레스토랑

EAT AM ARE를 갔어!


아침부터 고기 써는 거 너무 좋아.

한국이라면 상상도 못할 텐데

태국 짱짱맨!

가격은 한 그릇당 139바트!

우리 돈 5700원 정도 되려나?


김밥천국 식사 가격이나

패스트 푸드 세트 가격인데

양은 혼자먹기에도 벅차!


태국에서 돈 없는데 고기먹고 싶다면

꼭 가보셈.


그리고 아유타야로 향하는

미니밴을 탔는데

승전 기념탑에서는 아마 못 탔을 거야.


아유타야 가는 미니밴이 없어졌다고 해서 

모칫 터미널로 간 걸로 기억해!

우열곡절 끝에 미니밴을 타고

아유타야에 도착!


가자마자 보이는 건 택시기사와

툭툭기사들의 흥정이었어.

비싸기도 하고 마음대로 다니고 싶어서

그냥 스쿠터를 빌려버렸어!

하루 빌리는데 250바트(7500원)정도 한 것 같아.


우리는 스쿠터를 타고

씽씽 달려 첫 번째 유적지를 가게 되었지!


외국인 전용 요금이랑

태국 국민 전용 요금이랑 달라.

태국 사람들은 공짜인 듯 해.

이거 굉장히 서럽다?


공금 걷어서 같이 갔는데

이거를 내가 내야하는지 아니면

뿐빠이해서 내야하는지 좀 애매하더라.


그래서 그냥 공금에서 써버렸어.

T가 가자고 했으니까

당연히 공금에서 내야하는 게 맞지 않음?


도착하자 화려한 탑들이 먼저 반겨주더라.

난 이런 유적들 보는 것도 상당히 좋아하는데

동남아권의 유적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마치 인디아나 존스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어.

어딘가에 크리스탈 해골 있을 것만 같은 느낌임.


왔는데 그래도 다정다감하게 사진찍음.

나도 이 때 좋은 관계로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름 노력했다고?! 


시원한 나무에 매달려서 한 컷!

아주 굵고 커다래서 인기가 아주 많을 것 같았어.

아 물론, 나무가 말이야.


사진을 얼핏보면 영화 '몽정기'의 한 장면같이

보일 수도 있는데 유적지에서 그런 짓 하면

고추 잘릴 수도 있음요.

다들 조심하셈.


이 때까지만 해도

체력이 100%여서 정말 즐겁게 사진을 찍었어.

그리고 아유타야는 인생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기 때문에

한 참을 사진놀이에 심취되어 있었지.

님들도 가면 꼭 사진 많이 찍으셈.

찍다보면 한 두 개는 인생사진 걸림!



슬슬 걷다보니

아유타야의 명물이 보였어!


목 없는 불상들이야!

미얀마가 아유타야 왕조를 침공한 후

아유타야 왕조는 망해버렸고

이 후 미얀마인들(버마인)은

아유타야의 불상 머리를 잘라버렸데.


이 사건을 계기로 미얀마와 태국의 관계는 

좋지 않다더라.

과거에는 미얀마인들이 

태국인들을 엄청 깔봤다는데?


하지만, 태국의 급격한 경제성장 

이 후로 상황이 역전됐어.

이제는 태국인들이 버마인들을 깔보며

태국 내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하는 수단으로

미얀마 사람들을 데려다가 일 시키지.

뭐 그렇대!


어쨌든, 그 수 많은 불상들의 머리 중 하나가

데굴데굴 굴러 나무 밑으로 안착!

보리수 나무는 그 불상 머리를 휘감았고

사람들은 그것이 부처님의 은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지금은 엄청난 관광상품이지만...

사진은 아래와 같아!




근데 어찌어찌 운이 좋아서

저리 된 것 치고는 너무 신기해서

감탄을 자아내며 정말 부처님의 은총이라고 

믿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음.


이 사진을 찍을 때는

특히 외국인에게 주의사항이 있는데

부처님 머리보다 낮은 자세에서 사진을 찍을 것!

존경심을 보일 것!

이런 문구가 있더라고.

다들 조심하셈들!


그리고나서 장소를 이동했지!


여기야말로 진정한 아유타야 문화의 시작이구나!

말로만 듣던 노 그늘 존 이구나!!!

햇 빛을 피할 곳은 그 어디도 없더라...

직사광선을 제대로 맞으니

이 때부터 헤롱거리며 체력이 급격히 감소하더라...


개힘듬...

개더움...

태국 사람들은 햇 빛에 면역이 되어있나봐...

난 죽을 것 같은데

T는 말짱함.

하... 적당히 좀 찍고 빨리 빨리 이동 좀 하자.

힘들다. 엉?


햇 빛을 피할 곳은 없었지만

그래도 앉아서 쉬니까 아픈 다리는

조금 괜찮아졌어.


광활한 유적지다 보니

다리가 아픈 건 어쩔 수 없음.

한 외국인은 드론 가지고와서

공중에서 사진촬영하더라.


완전 부럽...

여긴 넓어서 드론 같은 거 날리면

정말 재밌긴 하겠당...


이 후로 다시 오도바이를 타고

씽씽 달려서 다음 유적지로 이동했어!


이름은 모르는데

여기도 꽤 멋짐.

세훨의 흔적이 장난 아니던데

잘 보존되어있는 거 보면 참 부럽다.


여기도 풍경이 아름답고

색채가 다양해서 사진 잘 나옴!

한 참을 데헤헷 거리며

혼자 셀카 삼매경에 빠져있었는데

자꾸 T는 같이 찍으려 껴들었어. -_-


"이 것만 찍고 대충 둘러보고 좀 가면 안될까?"


"응 안돼^^ 아쉽잖아."


"나 이제 체력의 한계다.

나 굉장히 노력하고 있는데 정말 힘들다..."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 조금만 더 보자 ㅠ"


"하... 그래 기왕 왔으니 좀만 더 보자"


"여기도 가자!

저기도 가자!

이 곳은 어때?!"


"(빼액!) 아!!! 쫌!!!"

"(시무룩...) 알았어... 그냥 가자."


T가 이렇게 나오니까

다시 연인의 사이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T한테

갑질하는 것 처럼 느껴졌어.


"미... 미안해...

나 걷는 거 잘 못하는 거 알잖아.

그리고 오늘 햇 빛을 너무 많이 받아서 힘들었어.

괜찮다면 나 조금 쉬고 있을게

둘러보고 올래? ^^"


미안함이 들어서 굉장히 젠틀하게 말하자

T는 그제서야 표정을 풀고

알겠다며 혼자 빨빨거리며 구경하고 오더라.

근데, 10분 후 자기도 체력이 방전됬는지

헥헥거리며 금방 온 건 함정.


둘 다 지쳐서 아유타야 투어는 끝내고

스쿠터 반납하러 감.

올 때는 미니밴을 탔지만

갈 때는 기차를 차보자 싶어서

기차표를 바로 발권했지!


요롬코롬 아날로그틱하게 생김!

기차값 기억안남.

내 기준에 엄청 비싸진 않았으니까

님들 선에서는 쌀 거라고 생각함!


싼데에는 이유가 있지.

일단 에어컨이 없고 창 문으로

소 똥 냄새 엄청 들어옴.

선풍기는 변변찮고...

기차도 드럽게 느림.


그래도 기차 타본 것은 색다른 추억이었어.

한 번 쯤은 타볼 만 해!

두 번은 아니야~


이 때 관계회복을 위해 간 여행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았어.

T에 대한 애정도 뭔가 생기는 것 같았고!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지.


문제는 T가 아닌 나였어!


-다음 편에서-

이번 편은 태국여자 T와 남이섬에 간 이야기야.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가평 쪽에 예약해논 펜션으로 출발했지.



다행히 비가 안오고 화창한 날씨여서

스쿠터를 타기엔 제격이었어.

날씨도 덥지 않은 선선한 가을날씨에

스쿠터를 타는 것 만큼 좋은 것은 없지.



시원한 바람이 내 겨드랑이를 뽀송뽀송하게

말려주는 기분은

안 타본 사람은 잘 모를거야.




본격적으로 출발.

교통안전수칙은 지켜야겠지?

이 여행을 위해서

헬멧도 하나 더 샀어.

뒷 사람도 헬멧써야하니깐.




내 애마에 대해서 소개를 하자면

모델은 대림 프리윙125cc이야.

스쿠터 중에서 빅 스쿠터에 해당하지만

엔진출력은 낮아서 연비가 안 좋기로 유명하지.

하지만, 그래봤자 스쿠터지.

연비 25는 나오는 것 같아.




가난한 나도 이 정도 기름값은 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내 스쿠터를 타면

뒷 좌석이 높아서 불안해하는데,

오토바이 대국으로 유명한

태국에서 온 T는 그런거 전혀 없다.

뒷자리에 앉으면서도 핸드폰으로 놀고 그래.

신기방기함.




우리는 서울을 빠져나가기 전에

구리 쪽에서 잠깐 내려서

아침 겸 점심식사를 하러갔어.



장소는 애슐리!!




긴 여정이 될 테니, 많이 먹어야했어.

둘 다 배고파서 숨도 안 쉬고 먹었어.

그래서 사진도 이것밖에 없엉...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다시 스쿠터에 올라

기나긴 여정을 다시 떠났지.

도심을 벗어나 가평으로 가는 국도를 타고

경치를 즐기면서 갔어.




중간에 한 번도 안쉬고 

계속 달린 것 같아.

1시간 40분쯤 걸렸을려나?

내리 같은 자세로 진동을 느끼면서 운전하다보니까

손목이 무척 아파서 못 버티겠다 싶을 때 쯤에

우리는 팬션에 도착 할 수 있었어.



중요한 건 팬션 사진이 없어.

어쩌지...

나 가난하지만, 팬션 놀러갔다고 자랑하고 싶었는데

사진이 없으니까 증명 할 수가 없네

수영장도 있는 곳이었는데...



T에게 전화해서 사진 좀 보내달라고 했는데

자기 카메라에 있는데 지금 싱가폴에 놀러왔다고

보낼 수가 없다고 하네.

아쉽다.



나는 아주 싼 가격에 펜션을 예약했어.

하지만, 싼게 비지떡이라고

위치는 꼬불꼬불한 산 속을 한 참 올라가야하는

험한 지형에 위치해 있었고

수영장은 운영을 안했어.



그리고, 이틀 예약시 숯불비용 공짜랬는데

그런것도 다 거짓말이었어.

돈 내야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뭐라뭐라 했더니 인심 쓴다는 듯이

하루치 숯불만 제공해주겠다고 해놓고

결국엔 숯 불 안줬어.




나중에 악평 쓸거라고 이를 부득부득 갈던 차에

마지막 날 사건이 터지긴 했어.

이 사건에 대해선 추후 쓰도록 할게.

아무튼, 이 순간만큼은 재밌게 놀자고 생각해서

마음 추스리며 짐을 내려놓고 남이섬으로 출발했지.




남이섬 입구에 도착하니

나미나라 아일랜드라고 적혀있더라고.

그리고 티켓사서 들어가는 출입구를

입국심사라고 해놨어.

그래서 사람들이 남이섬을 

'남의 나라 섬'이라고 불렀나보다.

물론, 비싼 가격에 그렇게 부른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이동했어.


태국의 짜오프라야 강을 비난하는 마음은 없지만

한국의 강을 보니 무척 깨끗하고 투명하다.

냄새도 안 난다.



태국에서 수상택시 탔을 때 간간히

튀기는 짜오프라야 강물이 얼굴에 닿을 때면

피부가 타들어가는 고통을 느꼈지.

내게 짜오프라야 강은 염산 그 자체야.



이윽고, 우리는 남이섬에 도착했어.

그리고 지도를 하나 챙겨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지.



큰 나무들이 길을 따라 솟구쳐 있어.

공기도 상쾌하고, 산책로도 이뻤어.



가끔가다 청설모도 보여서

친환경적인 섬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지.

관리를 아주 잘했어.



길을 걷다가 보니 

여러나라 옷을 입은 눈사람과

해당국가의 인삿말이 쓰여있었어.

태국도 있더라고?


태국 동상 밑에는 

사왓디 크랍(안녕하세요)라고 써있어.

헤헤. 나 이제 저정도 글은 읽을 수 있다고!!

여기가 겨울연가 촬영지라 그런지

눈사람이 마스코트인 것 같아.




걷고 걷고, 또 걸으며 느꼈지.

남이섬 무척 넓구나.

걷다가 숨지겠구나.



그래서 자전거 빌렸어.



난생 처음 타보는 이인용 자전거야.

커플들이 아름답게 타는 순간을 상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아.



페달을 둘 중에 한 명이라도 밟지 않으면 잘 안 나가고,

한 사람이 페달 안 밟고 몰래 쉬다 걸리면

다른 사람은 삔뚜가 상해서 싸우게 되는

마법의 자전거거라 볼 수 있지.



가격은 둘이 해서 14,000원

무척 창렬하다.

나는 우리의 배려심과 팀워크를

시험해보기 위해 비쌈에도 불구하고

커플 자전거를 신청했지.



팀워크는 개뿔!

나는 앞 자리에서 페달 열심히 밟아대고 있는데

지 혼자 웃으면서 사진 찍는거 봐.

가끔 내가 뒤 돌아보면

힘든 표정으로 페달 열심히 밟는 척 함.

근데, 왜 자전거는 앞으로 나가질 않는 거니?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남의섬 곳곳을 누볐어.

경치가 무척 아름답더라.

강물에는 가끔 고기도 튀어오르는게 보였어.



그렇게 T가 원하던 남이섬에 오니까

T도 많이 좋아하더라.

그 모습 보면서 흐뭇했어.



서대문 형무소 공포감에 이은 달콤한 남이섬이어서

더욱 그렇게 느낀 것 같다.

역시 매질 후엔 사탕이지!



님들도 남이섬 갈 생각이라면 가기 전에

서대문형무소 먼저 들렸다 가길 추천한다.





슬슬 어두워지니 조명이 켜지더라.

남이섬은 낮 보다 해질 무렵이 더 이쁜 것 같아.

남이섬 갈 사람은 참고하셈.




"T, 우리 언제까지 걸어야 돼?

나 이제 힘든데..."



"좀만 더 둘러보고 싶은데?"



"그러면 정말 미안한데, 

나 여기서 조금만 쉬고 있을게.

혼자서 조금 둘러보고 올래?"



"알겠어! 나 혼자 갔다온다!! 흥칫뿡"



토라진 T는 혼자 주변을 돌아다녔고

나는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했지.

누누히 말했다시피 난 걷는걸 정말 싫어한다.

차라리 뛰면 뛰었지...



T는 '너 없이도 혼자 잘 구경할 수 있어'라는

비장한 표정으로 길을 나섰지만

이윽고 돌아왔어.



"뭐야? 왜 이렇게 금방 와?"


"아 더 이상 못 걷겠어"


"너는 걷는 걸 좋아한다는 애가

나와 비슷한 체력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게 우리가 만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T도 두꺼운 다리를 가진 파워형 인간으로써

오래 걷는 행위는 무리가 있을테지...

서로 힘든 지점이 비슷해서 좋음.




"하암~ 피곤하당. 일으켜 줭"


"이제 우리 뭐하러 갈 거야?"


"뭐하긴 바베큐 재료 사서 바베큐 해먹어야지"


"오?! 너가 해주는 거야?"


"당연하지! 한국남자 아이가?!"


그렇다.

바베큐를 굽는 남자만큼 섹시한 남자도 없다.

오늘 밤 포인트는 나의 섹시한 매력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우리는 이동했어.


남이섬을 나오기 전에 사진 좀 찍고 놀았지!

남이섬 산책로 조명등이 켜지기 

전과 후를 비교해봤어.

역시 해질 무렵이 더 이쁜 것 같아!




우리는 남이섬을 나와 근처에 있는 

하나로 마트로 갔어.

근데 생각보다 고기 값이 

너무 비싸더라고...




국산 돼지고기 값이 장난이 아니었어.

아니면 여행지라 그런가?

여행지에 있는 하나로 마트도 가격이 다른가?




숯불이랑 그릴, 고기랑 쌀, 양념장, 음료수, 라면

펼요한 것만 샀는데도 7만원이 훌쩍나온 것 같아.

더치페이를 해도 비싸다...



인 당 3만 5천원이면 해산물 뷔페 갈 수 있는 돈인데...

물론, 다음 날까지 먹을 요량으로 산 거 지만

생각 이상으로 많이 나왔어.




우리는 숙소로 도착했고

나는 바베큐 준비를 시작했어.




"T, 넌 아무것도 하지마.

그냥 앉아서 섹시한 나의 모습을 감상이나 해"


"오 진짜? 내가 아무것도 안도와줘도 돼?"


"넌 그냥 분위기 있는 음악이나 틀어"


"오 좀 멋진데? 고마워 >_<"





이윽고, 요리는 완성되었지.


아주 먹음직스럽게 구워졌어.

우리는 분위기 있게 술과 함께 바베큐를 곁들였지.



"어디 한 번 먹어볼까? (물컹)

뭐야 이거 익은거야?"


"익었겠지. 원래 야외 바베큐 요리는

그런거 신경쓰는거 아니야"


"쫌 걱정되는데? 안전한거 맞지?"


"야! 나 못 믿냐!

이게 한국 캠핑스타일이여!! 뭣도 모르면서!!

그냥 먹기나 해!"




우리는 분위기 있는 음악을 틀고 술을 마시며

몽환적인 분위기에 한 껏 젖었지.

그 순간 그 어떤 걱정거리도 생각나지 않을 만큼



"행복하다~"


"뭐가?"



"지금 이 순간 말이야.

아름다운 분위기, 별 빛 그리고 너"


"꺄아아아. 몰라>_<"



"우리 이제 들어갈까...?

엌! 잠깐만!!

(꾸르르룩)

이거 뭔가 이상한데?

나 화장실 좀"



"(꾸르르륵)

비켜! 내가 먼저 갈거야!

내가 아까 말했잖아!

덜 익은 것 같다고!!"



T는 나를 밀쳐내고 화장실으로 먼저 달려갔어.



"T, 빨리 열어줘! 나 급해!!"


"아직이야 기다려. 금방 열어줄 생각 없어, 돌아가"


"이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방 바닥에 똥 퍼지르는 거 보고싶냐?"


"어제 너 나 관에 가둔거 잘못했어? 안 잘못했어?"


"잘... 잘 못했습니다"


"또 그럴거야? 안 그럴거야?"


"안.. 안 그럴게..."


"문 열어주면 냄새 난다고 할 거야? 안 할거야?"


"(뿌닥닥닥) 문 열어! 으아아아악!@%$!@"





다행스럽게도 대참사는 일어나지 않았고,

우리는 몇 번이나 새벽내내 화장실을 왔다갔다했지.

로맨스 따윈 없었어.




미... 미안하다 T...





- 다음 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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