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는 제목에서와 같이

뭔가 썸씽이 일어난 날이였어.


저번 편에서와 같이 땀꼭투어를 마치고

미니 버스를 타고 하노이로 돌아오게 되었지.

귀요미 가이드는 축 처진 대파처럼

새근새근 잠이 들어있었고

운전기사가 일어나라고 말해서야

화들짝 놀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지.


그리고 이내 상황파악을 했어.

차 안에 있는 투어리스트들은

모두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지.


그래서 내 생각으로는

귀요미 가이드 팁 많이 받겠다 싶었는데

서양그지들 전혀 그런거 없더라.


흐뭇하게 본 거는 본 거고

지네 돈은 그냥 지네꺼야.

내릴 때 프랑스노부부, 미쿡인, 유럽인

할 것 없이 "땡큐"

한 마디하고 내려서 사라지더라고.


나는 한국그지지만 써야 할 때는 알아!

축 처진 가이드의 어깨를 보며

그래도 최소한의 감사를 표하자고 생각했어.


그래서 200,000동을 주었어.

한국 돈으로 만원이야.

한국사람에게 그리 큰 돈이 아니지만

귀요미 가이드는 뛸 듯이 기뻐했어.


그런 모습을 보니까

나도 좋더라.

친구녀석이 말 한 얘기 중에

받을 때의 기쁨보다

줄 때의 기쁨이 더 크다고 하는데

내가 물질적인 것에 구애받지 않고

점점 그렇게 변해가길 소망하고 있어.


길거리에 내려서 배가 너무 고파서

그 동안 엄청 먹어보고 싶었던

'분짜'라는 음식을 먹어보러 갔어.


분짜라는 음식은 베트남식 

냉면같은 거라고 볼 수 있는데

면과 숯불고기를 국물에 적셔서 

차게 먹는 음식임.


국물은 냉면육수같지는 않아.

그렇다면 더 맛있겠지만...

의외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음식이라던데?

분짜로 유명한 맛집을 안 가서인지는 몰라도

그냥 그랬음.

가격은 기억안나지만 싸.


분짜를 먹고 호텔에 왔는데

방장 형은 데이트 나갔는지 보이지 않더라.

그렇게 한 시간 쯤 퍼질러져 있을 때

방장 형한테 연락이 왔어.


하노이 여자인 X가 

나를 만나고 싶어하냐고 하는데

만날거냐고.

이게 무슨 사랑의 큐피드도 아니고...

유심하나 잘못샀다고 직접 연락도 못하는 상황이냐...


뭐, 딱히 할 것도 없어서

알겠다고 했어.

시간과 장소를 통보 받은 후

나는 하노이의 밤거리로 나갔지.


약속장소는 역시나 호안끼엠 호수.

여기를 기준으로 분수도 올라오고

푸드트럭도 많고, 버스킹도 가끔 있어.


호엔끼엠 호수 앞의 광장은

묘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니까

꼭 한 번씩 가보셈.

하지만, 이 주변 물가가 그리 싸지는 않음.

싼 곳을 원한다면 여기만 벗어나면 됨.


밤에 보는 여기 호수는 너무 이뻐.

특히나, 빨간 조명이 들어온 다리는

없던 사랑도 있게 만들어주는 

묘한 분위기의 다리니까

썸녀랑 꼭 같이가길 바라.


아, 썸녀랑 베트남 여행 갈 정도면

볼 장 다 볼 사인가?



참 짜리몽땅하다...

키가 큰 편은 아니어서 좀 슬픈데

선천적으로 작으면 후천적으로 노력이라도 해야지.

12cm 통굽워커 신으면 비율 짱 좋아보이는데

동남아권에서는 신을 일이 없음.



X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 카페 들어가서

기다리기로 했어.

낮에 땀꼭 갔을 때는 해가 쨍쨍했지만

밤이 되니까 또 싸늘하더라고.


조명 덕인지 얼굴이 하얗게 잘 나온다.

베트남 밤거리의 전체적인 느낌은

노란 조명이 마음을 울렁거리게 하는 거랄까?


10분 정도 기다렸을 때

하노이 여자인 X가 도착했어.


"안녕? 왜 이렇게 늦냐.

1시간 기다렸는데!"


"!#$#$@#$#!"


"어? 뭐라고?"


"!%$^#$@#$"


"알겠어. 니 맘 다 알아.

쉿!"


역시나 영어가 통하지 않고,

X는 베트남어로 말하길래

나도 이 후부터는 포기하고

한국말로 말했어.


차라리 이게 더 말이 잘 통하는 듯.

한국말로 하면 뉘앙스라던가 

표정이 더 살아있나?


이윽고, X는 핸드폰을 꺼내

구글번역기를 두들기기 시작했어.

'아... 또 감성돋는 번역기인가'


나는 그녀가 번역기를 칠 때마다

조용히 그녀의 핸드폰 

전원버튼을 눌렀지.


열심히 치다가 꺼지고 날 힐끔보고

다시 치다가 꺼지고 날 힐끔보더니

속은 부글부글 끓는데 말을 못하는

영혼까지 털린 얼굴이었어.


참 착하다.


그렇게 5분 정도 걸려서 타자를 치고

번역한 글을 나에게 보여줬어.

번역기에는 이렇게 써있었어.


'당신을 매우 보고싶었습니다'


이 글을 보자마자 나는 깜짝 놀랐어.

나 얘 유혹한 적도 없고

오히려 눈 알 뒤집고 

침 질질흘린 모습만 보였는데?


그래서 나는 물었어.

왜 나를 보고 싶었는지.


'당신을 날 웃게 만드니까요'


눈알 뒤집어까는 

일차원적인 개그 좋아하는거면

개그콘서트를 가지...


그리고나서 X는 한 가지 문장을 더 보여줬어.

'내 생각에 당신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걸 보자마자 난 당황스러웠지.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난감했기 때문에...


그래도 기분은 좋았어.

누군가가 날 좋아해준다는건 

언제나 대단한 영광이니까.


하지만, 난 확실히 해야만 했어.

얘한테 별 관심이 없었거든.

결코 태국에 있는 여자친구가 

마음에 걸려서 그런게 아니라.


1화부터 봐온 독자들은 알거라고 생각해.

내 철학이나 연애관 같은 부분을 말이야.


결혼하기 전까지

어중간한 정으로 

연애를 이어나가지 않으며

인생의 여자다 싶으면 바로 사로잡는다.


하지만, X는 전~~~혀 아니었어.

그래서 아닌 부분은 말해야만 했지.


"너 임뫄, 오빠 좋은 사람 아니야~ 어?

그리고, 그렇게 쉽게 금방 사랑에 빠지믄 안돼.

그라믄 안돼~!"


"#$^#$^ ??"


"나 여행자, 너 현지인.

이러면 이거 안 돼요.

우리 그냥 프랜드 오케이?"


"!#$@$%!!!!"


허허... 말이 안 통하네.

하는 수 없이 달력을 보여줬다.


"나 이 날 가요"


'(번역기) 언제 하노이 다시?'


"몰라, 돈 없어.

한국가서 일해야 해."


'(번역기) 슬프다'


"우리 그냥 친구, 오케이?"


'(번역기) 알겠습니다, 근데 잠깐만'


그녀는 찰나의 순간 내 볼에 뽀뽀했어.

그녀는 수줍은 얼굴로 번역기를 들이밀었지.

'선물'

그 때 깨달았어.

세상에는 받기 싫은 선물도 있다는 것을.


너는 못나지 않았다.

그냥 내 타입이 아니라서 그래.

넌 꼭 좋은 남자 만날거야.

힘내렴.


그렇게 우리는 친구가 되었지.

시무룩해 하지말게, 친구.


-다음 편에서-


오늘은 베트남 하노이 근교에

육지의 하롱베이라고 불리는

땀꼭이라는 지역을 여행했던

이야기를 하려고 함.



아침에 마찬가지로 잠에서 깨어

죽어가는 몸을 이끌고 

빈 속에 구름과자와 연유없는 커피로

텐션을 올렸지.


그리고 호텔식당으로 가서

언제나 먹던 것을 주문했어.

언제나 먹던 게 뭐냐고?

메뉴에 있는 모든 메뉴지 뭐.

아침부터 줏나 먹어댐.



왜냐하면 가이드 투어가니까 

든든하게 먹어둬야지!

그리고 거기가 유명 관광지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비쌀 것 같아서 

식비 아끼는 겸 든든하게 먹어가면 좋잖아?


내가 전 날 신청한 땀꼭 가이드 투어에는

점심 뷔페를 신청 할 수 있었는데

선택이 아니라 강요수준이더라고?

몇 달러 더 내서 점심 뷔페로 먹으라고

자꾸 강매하길래 오기 생겨서

그냥 빼달라고 했어.


개샥기들.

어디 한국거지를 속여먹을라고.


아침을 먹은 후 언제나 처럼

기타를 치며 풍류를 즐겼지.


태국에서 작년에 산건데 

아직도 가격표를 안 떼고 있어.

흑인들이 일부로 텍 안 떼는 것 처럼.

지금은 거의 찢어질 듯 말 듯

달랑달랑한 상태야.


나갈 시간이 되어서 약속장소로 나갔어.

5분 정도 기다렸을까?

18~20살 정도 되어보이는 

앳된 베트남 소녀가

헐레벌떡 달려오면서 가이드 투어 

신청했냐고 하더라고?


설마했는데

이 귀여운 꼬맹이가 내 가이드였어.

나는 그 소녀를 따라갔고

미니 버스에 탈 수 있었지.


몇 명의 손님을 더 태우기 위해

여러 호텔을 들렀고 

이윽고, 차 안은 꽉 차게 되었어.

두 명의 동양인 아주머니를 빼고는

전부 서양인이었음.



미니버스에서 한 장 찍어봄.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다들 커플끼리 오거나 

친구랑 같이 왔더라고?


그래서 중2병 빙의해서 창가에 머리를 기대어

조용히 홀로 쓸쓸하게 갔지.

ㅎrㄴr도 외롭ㅈi 않ㄷr



미니버스는 달리고 달리다가

휴게소처럼 보이는 곳에 잠깐 정차했어.

휴게소라기엔 엄청 허름했어.


목이 말라 손이 진열된 콜라로 가는 순간

온 몸의 세포가 이 곳의 가격은 창렬하다고

말해주고 있었어.


더 이상 나는 손을 앞으로 뻗을 수 없었고

빈곤센서가 반응하지 않는 유일한 음료인

생수를 집을 수 밖에 없었지.


물을 들이키고 다시 미니버스에 올라

한 두 시간을 더 달린 것 같아.

마침내 나는 목적지인 

땀콕에 도착 할 수 있었지.


중국 무협소설이나 영화에 나오는

산처럼 생겼어.

짱 신기하더라.


뭔가 얼핏보면 중국같은 느낌이야.

빨간색이 가득가득하고 건물의 구조도

굉장히 중국의 건축양식인 것 같아.


이 곳은 예전 왕조가 있던 터라는데

크긴 엄청나게 크더라고?


남는 건 사진 뿐.

다들 찍어주고 하하호호 즐거운 와중에

나도 꿀리지 않기위해

홀로 마이웨이를 걷는다.



연못도 있었어.

연 꽃이 있는 대부분의 물가는

멀리서 보기엔 좋지만, 가까이서 본다면

냄새나고 더러운 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


인생이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듯이.



나름 강물도 흐름.

귀여운 소녀 가이드는 영어로

이 곳에 대해 설명했는데

정확히는 알아들을 수 없었어.

그 소녀의 설명을 듣기보다는

귀여운 얼굴을 봤거든.


사람들 안 놓칠라고 여기저기 허둥대면서

뛰어다니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초보 가이드임을 숨길 수가 없었지만,

서양 친구들도 하나같이 

그 소녀 가이드를 귀여워해줬어.


중국스럽다라는 느낌을 가진 채로 

건물을 보고있는데

의문점이 하나 생겼어.


'왜 베트남인 이곳에 

중국의 한자가 적혀있는거지?'


가이드한테 물어봤어.

중국이 여기를 침략해서 

중국의 문화가 유입된건지,

아니면 고대 때부터 

중국의 문화를 받아들인건지.


가이드는 영어로 솰라솰라 말해주는데

내 눈을 바라보며 얘기해주는데

너무 귀여워서 쳐다보느라 넋이 나가서

하나도 귀에 안 들어옴.


가뜩이나, 영어듣기를 엄청 못해서

엄청 귀 기울이지 않으면

영어가 한 개도 안 들리는데

소녀 가이드 처다보는데 집중하다보니까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한자가 적혀있는 이유는 

아직도 알 수가 없음.



베트남 고대시절 왕인것 같은데

왕이건 신하건 굉장히 왜소하다.

왕가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서 

대부분 크게 만들지 않나?


이렇게 왕가의 터를 구경하고 나와서

밥을 먹으러 이동했어.

그리고 한 식당에 내려주는데

가이드 투어에서 사전에 말해줬던

뷔페인거야?!


일단은 배고프니까 먹고보자라는 

생각으로 들어가서

우걱우걱 먹었지.


근데, 나중에 돈 달라고 안하더라고?

순간 느꼈지. 


'아... 에이전시 개샛기들..'


원래부터 이 투어에는 밥 값이 

포함되어 있었던거야.

그리 싸지도 않았거든.

그렇게 생각 할 수 밖에 없어.

결정적으로 내 이름도 식당 명단에 있었거든.


뭐, 이런 거 삥땅하는 거는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비일비재하니까 이해는 함.

다만, 사람을 잘 못 골랐어.


밥을 다 먹고 다음 투어를 가기 전까지 

잠깐 쉬고 있었는데

누가 화를 내며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오는 거야.

그래서 구경 갔지.


갔더니 아시아인 4인 가족이 왔는데

가이드한테 소리지르며 따지고 있더라고?


상황을 보아하니

자기 딸이 자전거 투어를 가다가

넘어져서 다쳤으니 배상해달란 개소리였어.

이윽고 많은 사람이 모였어.

그 가이드는 황당한 듯

'이걸 내가 왜 배상해주냐'라고 말을 하던데

그 아시아인 가족은 배째라는 식이었어.

우리의 소녀가이드는 후다닥 달려가서

중재를 하더라고.

알고보니 선배가이드였나봐.


뒤늦게 밥을 먹고온 투어일행들이

무슨 일이냐고 물으며 내 옆으로 왔어.

나는 상황설명을 했고, 

그들은 나와같이 싸움구경을 같이했지.

가만히 들어보니 그 아시아인 진상 아저씨의 

영어발음은 한국사람같아서 좀 창피하더라.


그래서 옆에 있던 양 놈들에게 한 마디했지.

"만약 저 진상부리는 아시아인이 

한국사람이면 내가 죽일거야"

제발 한국인이 아니길 소망하며

우리는 중재를 마친 소녀 가이드를 따라서

다음 장소로 이동했지.



우리는 100m정도 걸어서

자전거 대여소로 갔어.

우리도 투어 중에 하나로 

자전거타기가 있었거든.


가방이 있었기에 바구니가 있는 녀석들 중

제일 괜찮은 녀석을 골랐지!!

이 자전거를 타고 어디로 가냐고?

베트남 보트체험!

내가 이것 때문에 여기 온거야!!


거기다가 베트남 경치를 보면서

자전거를 타기 때문에 

이보다 좋을 수 없다고 생각했지.


오와 열을 맞춰서 

모두들 페달을 밟기 시작했어.

햇 살은 강렬한 시간, 땀은 점점 흘러내리고

처음에는 이 환상적일 거라는 체험이

나중엔 노동이 되어버리더라.


소녀 가이드도 헥헥되면서 페달을 밟고있었어.

하지만, 어딜가나 스피드광은 존재하는 법.

양 놈 중의 한 놈은 분출되는 아드레날린을

억제 할 수 없었던지 페달을 풀파워로 밟아대면서

혼자만의 레이싱을 즐기고 있더라.


그 때마다 소녀 가이드는 

자신의 고객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책임감으로 하나로 속도를 내야만 했어.

갸냘픈 새다리로 페달을 풀로 밟아 

서양남자를 따라잡으려니 얼마나 힘들겟어.

문득 그녀의 얼굴을 봤을 땐

상큼한 미소대신 입가 옆에 거품이 묻어있더라.


허벅지가 아플 때쯤

우리는 중간 포인트에 도착했어.

거대한 절벽 앞에서 포토타임을 갖기로 했지.


신기하게 생긴 산 모양과 기암괴석들.

제주도의 성산일출봉을 보는 느낌이야.


나도 사진을 담고 싶어서

소녀 가이드에게 사진 찍어달라고 해서

섹스어필하는 포즈를 취했지.

찍고나서 확인하니까 신 스틸러가 있더라고?

엉덩이가 안장을 공격하는 건지

안장이 엉덩이를 공격하는 건지

이 사진의 주인공은 내가 아닌 것 같아 슬프다.


포토타임이 끝나고 우리는 

다시 달리고 달려서 보트 타는 곳에 도착했어.

너무 더워서 베트남 모자를 

천 원정도 주고 샀어.


뜨거운 햇 빛 때문에

돈이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바로 질렀지.

모자를 쓰자 모자파는 아주머니가

예쁘다고 해주니까 기분이 좋더라.


이 곳이 보트타는 곳이야.

그리고 오른 쪽에 보이는 사람이 소녀 가이드야.

정말 귀여웠는데 얼굴이 나온 사진이 없엉.

이럴 줄 알았으면 같이 찍자고 하는 건데

그 때는 용기가 없었나?


드디어 탑승!

출발하나 했더니

앞에 커플을 위해 다른 배 타줄 수 있냐고 해서

다른 배로 갈아탔어...ㅠ ㅠ

솔로천국 커플지옥!!


그 대신 잘생긴 아저씨의 배를 타게 됬어.

신기하게 노를 손으로 젓는게 아니라

발로 젓드라고.


베트남 사람들은 안마도 그렇고

노 젓는 것도 그렇고 발을 손 처럼 

사용 할 수 있는 민족인가?


발도 생각보다 뽀송뽀송한게

관리를 잘 하셨더라고?

오히려 내 발이 더 더러움.


나와 배를 같이 타게 된 또 다른 사람은

아시아 아주머니였어.

대화를 좀 나눠봤는데 대만 사람이더라.

요즘은 어느 여행지 가던지

대만 사람이 참 많은 듯.


싱가폴에서 일하다가 놀러온거라고 하던데

완전 잘 나가는 아줌마인듯.


이건 배를 타다가 너무 신기한 풍경이 보여서 

찍어봤던 사진이야.

버섯 모양의 나무가 있더라고.

마치 드래곤볼에 나오는 나메크 성이나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배경에나 나올 법한 것들을

내가 직접 봤다는게 너무 좋았어.


님들도 땀꼭가면 이거 한 번 꼭 보셈.

완전 신기함.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마무리할랭. 힘들엉.


담 편에서 보장!






이번 편은 제목과 같이

하노이 여자에 대한 글이야.




이 날도 어김없이 일어나서

죽을 것만 같은 몸을 이끌고

호텔에서 나와 상쾌하게 구름과자 하나를 먹었어.


흔한 베트남 하노이의 골목길임.

오도바이가 참 많음.

건물은 옹기종기 빽빽하게 모여있고

골목골목마다 바닥에 자리깔고 음식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보여.


머리가 직모에 가까운 반곱슬이라

 파마한지 오래되서 새로 돋는 모근이

머리를 눕게 만들어.

관리 안하면 이 모양이 되어버려.

일본 신화에 나오는 '갓파'와도 같은 모습이야.


이런 모습으로 나는 호텔 식당으로

이동해서 음식을 주문했지.

귀요미 매니져는 웃는 얼굴로 날 반겨주며

아침커피를 하나 타다주더라.


"오늘은 연유없는 블랙으로 부탁해~"

"okay, bro~"


내가 말했지만

뭔가 멋있었다.



이 날 아침은 이거 먹었어.

쌀국수에다가 바게트와 베이컨!

쌀국수는 개인적으로 오바마 쌀국수 집보다 맛있었어.

너무많은 기대를 하고 가서 그런가?

거기껀 맛있는지 모르겠더라구.


식사를 마치고 방장 형과

나갈 준비를 했어.

오늘의 투어는 루왁커피 먹어보기!

루왁커피는 사향 고양이의 똥으로 만든 커피야.


장이 짧은 사향 고양이를 

작은 우리에 가둬놓고 오직 커피만을 멕여서

싼 똥으로 만드는 비인간적인 커피지.


그래도 서울의 유명호텔에서 한 잔에 3만원에

판다고 하니까 먹어보고 싶긴 했어.

나도 이중적인 인간인지라

사향 고향이가 매우 불쌍했지만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궁금했거든.

맛은 아래에서 설명함.


이 날의 컨셉은 꽁지머리로 했어.

머리 감고 세팅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고무줄로 묶어버렸어.

누가 뭐 뭐랄 사람 없으니까

마이웨이를 걷겠다!!



방장 형과 나가기 전에 호텔에서 한 컷!

작은 키를 숨기기 위해서

앉아서 찍었더니 일본 폭력만화물에 

주인공에게 쳐맞는 엑스트라 양아치처럼 나옴.



우리는 길거리로 나와서 걷자마자

쉽게 루왁커피를 볼 수 있었어.

어디에서나 다 파는 것 같더라고?

우리는 가장 싼 곳을 찾아헤맸지.


가격대는 거기서 거기였어.

정확히는 기억안나는데, 

한 팩에 20번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이 18,000원이었나?

그 정도 했었던 것 같아.


하지만, 사기 전에 맛을 보고 사야 할 것 같아서

근처에 루왁커피를 판다고 하는 카페로

자리를 옮겼어.


그냥 흔히 보이는 길거리에 있는 카페야.

뭐 그다지 특별하달게 없는 그저 그런 카페.

이런 곳에서도 루왁커피를 팔더라고?


신기하게 컵을 두 개 씀.

위의 컵에 루왁커피 가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드립으로 

내려먹더라고.



처음으로 루왁커피이자

고양이 똥국물을 시음해봤는데

와... 향이 대박이야.

똥커피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아.


초콜릿 향이 겉돌면서도

커피를 마셨을 때 깔끔한 개운함보다도

기름진 맛을 느낄 수 있었어.


배변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게해준

고양이 녀석에게 경의를 표하며

맛있게 잘 마시겠습니다.


루왁커피를 마신 후 

커피를 좋아하는 가족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한 팩 바로 샀어.

내려먹을 수 있도록 드립하는 컵까지 샀지롱!


이게 내가 여행하면서 

제일 잘 샀다고 느낀 선물이야!

부모님이 굉장히 좋아하셔서

아직까지 잘 먹고 있거든!

무엇보다 손님들 왔을 때 내어주기도 좋고.


사향고양이에게 무척 미안하지만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을 수 밖에 없겠지?

죄스럽지만, 먹는 입장에서 용서를 구하자면

항상 너희가 고통받는거 잘 알고 먹도록 하겠음.

이중적이라 미안함.



어쨌거나, 커피를 사고 

여행자거리를 돌아다녔어.

산책 겸 호안끼엠 호수를 가보려고!


아침에 호수광장에 오니까

매우 북한스럽다고나 할까?

개인적으로 하노이하면 북한같다라는 

느낌이 많이 들어.


낮에 보이는 호수는

그냥 똥물이야.

그래도 태국의 짜오프라야 강보다 

나은 것 같아.


다리 안 쪽으로 가면 요롬코롬

공원도 나름 있어.

밤에 다시 한 번 가보기로 하고

휑한 호수를 황급히 떠났지.


호텔로 돌아가는 차에 출출해서

베트남 바게트 빵인 반미를 사가지고

호텔로 돌아갔지.


그 이후로 방장 형은 첫사랑과 닮았다던 그녀,

릴리를 만나러 갔고

나는 다음 날 육지의 하롱베이라고 불리는

땀꼭 투어를 신청하고 호텔 방 안에서 

음악작업을 하면서 쉬고 있었어.


하롱베이는 모두가 꼭 가보라고 하는데

너무 멀어서 당일치기로 꿩 대신 닭으로

땀꼭을 선정했지.



음악작업을 열심히 하다가

 방장 형이 맥주 한 잔 하러 오라고

불러서 다시 호수광장으로 이동했어.


밤에보는 호수는 

낮과는 차원이 다르게 이뻤어.

연인이랑 여기 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젠 더 이상 해당사항 없음.


호수 사진을 몇 장 찍고

방장 형이 있는 2층 술집으로 향했지.


밤에 오니까 운치있다.

북한스럽다는 느낌보다는

이제야 베트남스럽다는 느낌이 들었어.

베트남도 역시 태국처럼 밤의 나라인가?


내가 테라스로 갔을 때

릴리와 방장 형은 매우 다정해보였어.

우리는 오늘 무엇을 하며

놀았는지 얘기를 나눴고

나는 내일 땀꼭 투어를 갈 거라고 말했어.


호수가 탁 보이는 전망좋은 카페에서

맥주와 비싸보이는 안주를 시켰지만

너무나도 쌌어.

정확한 가격은 기억안나.

태국보다 엄청 쌌다는거 외에는...


안주를 먹으며 맥주를 마시면서

대화를 하다가 

릴리는 나에게 이상한 질문을 했어.


"J, 내 사촌동생 X 어때?"


"어? 그냥 그런데?"


"흐음?"


"뭔데? -_-"


"내 생각에는 걔가 너 좋아하는 것 같아서"


"뭔 소리여. 난 걔랑 대화도 안해봤는데.

아니 못해본거지.

걔가 영어 하나도 못해서 눈 뒤집어까면서

눈알로 대화했는데?"


"근데, 집에와서 뭘 그리 실실 웃었지?

어쨌든, 지금 X 불러도 돼?"


"마음대로 하셈요.

나 내일 투어라 12시 이전에 들어갈거임."


이내 X는 그 카페에 왔고

우리는 다 같이 이동해서

역시 또 하이바 갔어.


방장 형과 릴리.

아주 다정해 보인다.

얘기를 들어보니 

진지하게 만나기로 했다고...


진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닌가?

벌써부터 깍지끼고 손 잡고 함...

그것도 일부로 보여주듯이 하네...

나야 태국에 T가 있기도 하고,

X한테 별 감정도 없어서 노상관이었데

X는 그게 아니었나봐.


자기도 부러웠던건지, 

뭐라도해야되겠나 싶었던지

뭐라고 뭐라고 말하던데 베트남어라서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


"!!@!$@! ??"


"예? 잘 못 들었습니다...?"


"!#$ㅆ#$!$ ??"


"잘 모르겠어요.... 미안 미안"


그러더니 X는 답답한지

번역기를 돌려서 나에게 보여줬어.


"나랑 사진 한 장 같이 찍어줄래요?"


푸하핫. 릴리한테서 들었던 말 때문이었는지

'좋아합니다' 이런 말 나올 줄 알고 

어떻게 말해야하나 난감했는데

전혀 아니었어. 


김칫국 제대로 원샷함.

그냥 사진기 들이밀고 표현해도 되는걸

이렇게 번역기로 허락을 먼저 구한다는게

엄청 순수하게 느껴졌어.


X와 사진 한 장 같이 찍고

더 이상의 헛물을 들이키지 않고

X에게도 빌미를 주지 않으려 아예 등을 돌려서

밴드 음악을 들으면서 흥을 탔어.


그러다가 옆에 놈이 일어나서 춤을 추길래

나도 일어나서 헤드뱅잉 같이 했지.

그렇게 X는 신경도 안 쓰고 

옆 테이블 놈들이랑 친해져서 놀게되었어.


우리 옆 테이블에 앉은 남자 놈은

캘리포니아 놈인데 성격이 굉장히 유쾌하더라고.

같이 춤추고 헤드뱅잉하고 진짜 재밌게 놀았어.

그리고 메일교환했는데, 메일 한 두번 오더니

지금은 자연스럽게 멀어졌지.


그래도 덕분에 잘 놀았어.

방장 형과 릴리, X에게는

다음 날 투어 때문에 먼저 간다고 인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왔지.


그리고 씻고 잘 준비.

이 정도면 머리털인지, 겨털인지 분간이 안간다...

그래도 방콕으로 돌아갈 때

T와 머리 짧게 깎기로 약속했으니

그나마 겨털머리라도 즐겨야지...ㅠ


이번 편은 여기서 마무리!

다음 편에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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