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 날 진심 하루종일

젖어있었던 것 같아.

응?

비에 젖었다규...


왜냐하면 태풍 짜미가

아오시마를 향해 직격으로 

다가오고 있었거든.

사실 아오시마에 가자고 생각을 했던 게

일본 내에서 엄청 유명한 서핑 플레이스라서

서핑해보고 싶어서 간 거였는데...

태풍이라니...

아침에 일어나니 거리가

촉촉하게 젖어있었어.

전 날 게스트 하우스 주인에게

서핑 할 수 있는 지에 대해 물어봤는데

파도 체크해봐야 알 것 같다고 하더라고.

일단, 서핑을 못한다면 차선책으로

그 돈으로 하루종일 게스트하우스에서

술이나 마실 생각이었지.

그렇기 때문에 서핑을 하던 안 하던

아침은 든든하게 먹어야 했어.

전날 슈퍼마켓에서 마감할인 할 때 사온

도시락이야!

일본 여행을 저렴하게 하려면

마감 전 마트에 가서 도시락 싹쓸이해서

그걸로 매 끼를 버티면 됨.

맛도 있어서 가성비 짱짱맨임.

일본여행은 먹으러 가는 거 아니냐고?

아니. 서핑하러 온 건뎅!!

일단 식사를 마치고 내가 직접나가서

파도의 상태를 체크해봤는데

그리 높지 않더라고.

다음 날부터 태풍의 직접피해가 있는 날이라

이 날은 아직 비바람이 그리 강하지 않았어.

신나는 마음으로 룰루랄라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서

게스트 하우스 주인한테 

파도 그리 안 높은 것 같다고 말하니

어플로 쓱 보더니 어깨높이 파도인데 괜찮겠냐고 해서

위험하면 바로 철수하겠다고 하고 

서핑보드를 빌리러 갔더랬지.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사전예약 사이트에

들어갔을 때는 하루종일 보드렌탈 하는데

4000엔이었는데, 귀찮아서 예약 안하고

게스트하우스 주인한테 얼마냐고 물어보니

2000엔이란다! 한국돈 2만원!

개2득!

돈 또 굳었따리!!


하지만, 파손 시 여기 얼마 저기 얼마

견적을 따지며 프로페셔널하게

돈귀신의 면모를 풍겼더랬지.

최대한 조심히 다뤄서 반납해야겠다...

어딘가 부서지면 끝장임...

태풍을 뚫고 나와 함께 할 롱보드!

동해에서 2번! 제주도에서 1번

총 세 번의 서핑 경험이 있어서

높은 파도가 기대됐어!


대충 준비운동을 끝내고 바다로 나아갔지.

으랏쌰!!

어푸어푸...


파도는 아무 잘못이 없었어...

문제는 내 육중한 몸과 부족한 기술...

파도가 오기 전 파도와 같은 속력으로

나아가야 파도를 탈 수 있는데

태풍 바람 때문인지는 몰라도 파도가 너무 빨라

제대로 파도를 잡을 수 없었어.

2시간 동안 물만 겁나 먹고

팔만 허우적거리다가 지쳐서 일단 돌아왔어.

씻지도 않고 기타를 퉁기며 몸을 좀 말리다가

점심 먹고 다시 타자고 다짐하며

근처 유명하다는 우동집으로 이동했지.

바다에서 덜덜 떨며 서핑했으니

그 후에 우동을 먹으면 기깔나겠지?

여기는 게스트하우스에서 10m 정도

떨어진 음식점인데 꽤나 유명하데.

하지만 비쌀 것 같으니

제일 기본 메뉴 먹어야겠다 생각하며

안으로 입장했지.

음. 뭔가 나무나무하구만.

원목적인 색채감.

아주 좋아.

음식 맛만 있으면 좋겠따리...

내가 시킨 건 기본 500엔짜리 우동에

100엔 더 주고 면 추가랑

유명하다는 고등어초밥을 2개 시켰어!

오잉? 내가 아는 우동이 아니네?

다른 블로그 정보글 보니까 저 우동을 건져서

간장에 찍어먹는 거라던데

먹어보니 완전 환상임...

뭐여 이거.

핵존맛이잖아?

솔직히 제일 싼 메뉴 시켰는데

완전 개맛임.

유명하다는 고등어 초밥은 1개에 100엔으로

우리나라 돈 천원 꼴인데

가격의 창렬함에 비해 개인적으로는 별로였음.

밥은 떡진 밥. 그건 아주 좋았는데

횟감 자체가 그리 특색이 없었어...

회랑 익힌 고등어랑 중간이랄까?

짜기만 하구...

하지만, 우동은 대만족임.

요롬코롬 식사를 마치고 

다시 지옥의 바다로 돌아가야했지.


솔직히 팔이 후달거리고 추워서

다시 바다로 돌아가기 싫었는데

렌탈비 2만원이 아까워서 눈물을 참고

다시 꾸역꾸역 돌아갔어.


기왕 이렇게 온 거!

조금 더 고생하자는 마음으로

보드를 들고 바다로 뛰어갔지!

30분쯤 허우적거렸을까?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바람이 엄청 불기 시작했어.

보드 위에 간당간당하게 매달려 

허우적거리는 내 모습을 보며

'노인과 바다'가 떠올랐지...

찌밤. 돌아가자.

뭔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지.


처량하게 비를 맞으며 렌탈 샵에 돌아가서

반납하고 돌아가는데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더라고?

배 많이 나온 놈이 래쉬가드 입고

당당하게 돌아다녀서 그런 갑다 했는데...

수영복 구멍나서 내 엉덩이골을

구경했던 거임.

뭐, 본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여드름 난 엉덩이가 아니니까

그리 안구는 안 썩을 거라 생각함.

당당하게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서

샤워하고 블로그 포스팅했지!


끼에엑!!!

일본까지 가서 블로그질이라니

토 나온당.

하지만, 할 거 없는 백수이므로 걍 해야지.

하루에 80원이라도 버는 게 어디여.

블로그질을 마치고 미야자키에서 유명하다는

치킨난반을 먹으러 근처 이자까야로 이동했어.

비가 한 번도 안 멈추고 계속 옴.

지렸다리. 서핑으로 노곤노곤한 몸

피로 풀려고 밥 먹고 온천가려고 했는데 

비 맞으면서 노천욕하면 개꿀꿀따리!


일단은 식사가 먼저이므로

치킨난반을 판다던 이자카야에 들어갔지.

뭐 여긴 어느 음식점을 가던

다 유명인들 싸인이 있어.

음식이 맛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여기 음식점이 몇 군데 없어서

연예인이 할 수 없이 그냥 가서 먹은 것 같아.

드디어 시킨 1020원 짜리 치킨난반...

만원짜리 밥... 이거 실화냐?

남들은 맛있다 배불렀다라고 말하곤 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줏나 돈 아까웠어.

뻥 안치고 소스바른 치킨튀김 5개에

그 위에 타르타르 소스 얹은 게 끝임.

보통 사람들 이런 거 만원 주고 먹으면

돈 줄 때 귓방맹이 생각 안남?

나만 그런가?

다들 성격이 유한거였군.


계산 할 때 손이 부들부들 떨렸는데

가격 알고 갔으니까...

근데 저녁에 슈퍼마켓 가니까

저 크기 치킨튀김 5개

200엔에 팔더라.

그걸 보니까 갑자기 장사하기 쉽다는

생각이 들어버렸어...


어쨌거나, 식사를 마치고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추천해준

온천으로 이동했지.

그레이스 호텔인가 뭐라고 하던데

여기에 있는 온천탕이 최고라고

게하 아저씨가 말해줬엉.

가격은 1인 600엔.

우리나라 찜질방 보다 저렴해서 놀랐어.

우리나라가 비싼 건가?

남탕 들어간다!

여기서는 카메라 종료!

안에 들어가니까 그냥 자그마한 목욕탕이었어.

큰 욕조 하나와 외부에 노천탕,

그리고 사람이 들어갈만한 빨래통 2개.

거기는 개인욕조인가봐.


신기한게 매번 태국만 다녀오면

피부 트러블이랑 아토피가 엄청 생겨서

한국에서 1달 정도 고생해야 없어지는데

온천욕하고나니 80% 나아버렸어.

뭐지 이거?

혼모노냐?

피부 아주 매끈매끈 해져서

포켓몬 마자용 피부됐음.

요롬코롬 상쾌하고 뽀송뽀송하게

씻고 나왔는데 밖으로 가니 태풍이 시작됌.

사진으로는 안 보이지만

비바람 미쳤음. 

자전거 타고 왔는데 깜깜해서

보이지도 않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쫄딱 젖어서 게하도착함...

결국 샤워 한 번 더 했더랬지.


다음 날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어서

짤잘이를 모두 소진하기 위해

편의점에 들렀어.

여기서 내 엔화를 다 털어

미련없이 떠나려했지.

애매하게 남으면 환전하기도 그렇고

다음에 또 가기도 애매하잖아?

일본 교통비는 개 비싸도

편의점 가성비는 한국보다 훨씬 나은 듯!

태국에서 먹던 60바트짜리 닭가슴살이

거의 비슷한 가격인 200엔에 팔고 있어.

일본의 상품구성이 태국으로 들어간 거겠지?

근데 가격차이가 별로 안나는게 마냥 신기했어.

숙소에 도착해서 태풍 때문에

비가 들어오는 현관에 모이질 않아서

혼자 쓸쓸하게 방에서 혼술했어.

저 왼쪽 위에 보이는 치킨이

5조각에 200엔이야.

맛은 치킨난반과 아예 똑같아...

근데, 타르타르 소스 뿌리고

밥이랑 국 줬다고 만원에 팔다니...

너무 분하고 원통하다 ㅠㅠ

전 날에 이걸 미리 먹어봤어야 하는 건데...


여튼, 이 날은 이렇게 마무리했어!

내일 또 생존보고 함.


이번 이야기는

빠이에서 스쿠터를 빌려

뽈뽈거리면서 투어했던 이야기야.


글 쓰면서도 노잼예상하니까

적당히들 보셈.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빠이에서 스쿠터를 많이 빌려서 타고 다녀.

왜냐하면 대부분의 관광지가 

애매하게 멀거든.

걷기는 불가능하고 택시타자니 

택시는 없을 거야.


차라리 맘 편하게 스쿠터 빌려서

가고 싶은 곳 달리는게 좋다고 생각함.

여긴 운전하는데 그렇게 위험하지도 않은 편이라

빌리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어.


아 물론, 초보자라면 비추해.

많은 서양사람들이 쉽게 스쿠터를 빌려

아무 생각없이 타고 다니는데

적지 않은 외국인들이 사고가 많이 난다고 하더라.


이 곳이 고향인 케니라는 

태국친구 말에 따르면

이 곳에서 다치는 여행객들이 

빠이의 병원을

먹여살린다고 할 정도라네.


가는 데 순서없으니까

스쿠터 빌리고 타는 것은 

님들의 선택임.

잠시 편하게 여행 할 수 있다는 장점과 

죽지 못하고 애매하게 다쳤을 때

반신불수가 되어서 

평생을 후회하게 된다는 단점을

잘 비교하고 판단하기 바라.



스쿠터 빌리는 가격은 무척 싸.

근데, 정확하게는 몰라.

왜냐면, 내 전 노트북이 망가져서

새로 사서 쓰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 있는 모든 정보가 날라갔거든.

내 여행경비표까지 말이야.

대충 하루에 200바트(6,600원) 

정도 했던 것 같아.

어쨌거나, 스쿠터를 빌리고

여정을 떠나기 전에

배부터 든든하게 채워야했어.

숙소 근처 포장마차 같은 간이식당에서

뭔가를 팔고 있더라고?


계란 반숙을 넣은 죽이었어.

간이 되어있는 짭짤한 죽으로

아침을 먹으니 전날 밤의 소외감과 숙취도

말끔히 내려가는 것 같았어!


생각 이상으로 맛있어서

아줌마한테 다 먹고

아로이 막막막막(겁나 맛있어염!) 하니까 

아줌마가 해맑게 웃으며 정말 좋아하더라.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에 대한 예의랄까?

요롬코롬 한 마디하면 음식 만든 사람도

얼마나 기쁘겠어.


근데 기억 상으로 이렇게 아줌마랑

얘기하다가 돈 안내고 간 것 같은데-_-;;

그래서 숙소 들렸다가 다시 그 자리에 가서

"나 돈 냈어요?"

물어보고 안 냈다고 하면 내려고 했는데

아줌마랑 길거리 식당 사라지심...


저 어글리 코리안 아니에요 ㅠㅠ

아마 계산 했을 거야.

그랬어야만 해...


어쨌거나, 스쿠터 타고 관광지로 출발!

제일 첫 번째로 간 곳은?!



빠이에서 유명한 자연온천이야!!

Z형이 여긴 꼭 가보라고 하기도 했고

나도 온천 좋아하는 편이라

오고 싶기도 했어.


하지만, 이 곳의 입장료는 

그리 싸지많은 않았어.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남요.

궁금하면 네이버 블로그 검색 해보셈들!


그래도 비싼 값어치는 한다잉?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졌어.

'아따메... 무슨 연못이 이래 크다냐?

근데, 왜 잉어가 없지?'


알고보니 연못이 아니라

사람이 들어가는 노천탕이었어...

뭐, 그럴 수 있지.

일단 조금 더 위로 올라가보자.


개울가가 보이네?

설마 여기가 온천인가?

여기 그냥 들어가면 되는 거야?

한번 물이나 만져볼까?

어익후! 뜨거워!

여기에 그냥 들어가는 거였구나!


그리고 윗통 벗고 바로 입수!

뭔가 한국에 있는 계곡에 

들어가는 기분이었어.

근데, 다른 점은 물이 따듯하다는 것!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물이 뜨거워지더라? -_-;



맨 위로 올라가보니

80도... 미쳤따리...

알고보니 위에서 솟아난 

온천수가 아래로 내려오면서

물 온도가 내려가는 거였어.

곳곳에 온도 푯말이 있더라고?

38도에서 41도 사이가 난 가장 좋더라.


80도 온천수에서는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오고 있었어.

여기 들가면 걍 뒤지는 거여.

그냥 눈으로만 보셈들.



여기 온천수에 대한 설명이 있더라.

그냥 그림만 보고 말았어.

뭐 지하에서 온천수 

올라온다는 뻔한 말이겠지.


요롬코롬 아침 일찍부터

나 혼자 전세낸 듯 온천을 즐기고 있는데

점심시간이 가까워오자

서양누나들이 비키니를 입고 오더라고.


선글라스 끼고 오길 정말 잘했다!

살이 익고 익어도 

탕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어. >_<

결국 밖에 벤치에서 뻗었지.


요롬코롬 온천을 즐기고

간 곳은?!



빠이에서 유명한

메모리얼 브릿지!

대충 설명 읽어보니까

일본군들이 지나가려고 

만들라고 시켰다는데?


제대로 해석한 건지 모르겠다.

여튼 간에 이 다리를 보면서

우리 민족의 아픔과 겹쳐보이는 이유는 뭘까?



다리는 철골로 되어있지만

아래 바닥은 나무로 되어있어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굉장히 불안해.

그래도 90Kg인 내가 건너도 안전했으니까

님들은 더 안전할 거임.


요롬코롬 메모리얼 브릿지를 

한 번 쓱 둘러보고

안구에 습기를 제거한 다음

다음 명소로 이동했지.

그 다음 장소는 어디냐고?





빠이캐년이라는 곳이야.

1년 전 그랜드캐년 치앙마이에

죽으러 갔던 기억이 있는데

비슷한 곳 같아서 들러봤어.


가는 길은 굉장히 공포스러워.

어렸을 적 머털도사 만화에

누덕도사가 했던 말 중에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을 하며

머털이를 절벽 위에서 걷게했는데

그 길이랑 똑같이 생겼어.


아니, 뭐 생각하기 나름이고 뭐고 간에

당장에 뒤질 것 같은데

오금이 저려오는 건 어쩔 수 없어.



여기가 많은 사람들이 찍는 

절벽 위 사진 포인트야.

갔을 때는 두 명의 젊은 

중국 따거 커플이 있더라고.

부럽다... 무서우면 서로 안으면 되니깐...


절벽 위는 요롬코롬 높아.

솔직히 말하면 그랜드캐년 치앙마이가

훨씬 더 높은데 거기는 아래가 물이어서

그나마 살 수도 있다는 희망이 있는데

여긴 그냥 낭떠러지라 떨어지면 뒤져!!

그래서 더 무서웠어.


중국 커플에게 나 혼자왔는데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슬프다고

사진 좀 찍어달라고 부탁했어.


사람이란게 참 간사한게

이 때로부터 1년 전

임용에 떨어지고 죽고 싶었을 때는

다 내려놓고 그냥 뛰어내렸는데

이 때는 조금 살만하다고

이 높이가 무섭더라.


사진은 굉장히 쿨하게 찍었으나

사실 오줌 찌리기 직전이었어...

이 사진 보니까

그 때의 감정이 되살아나면서

쉬야 마렵다.


다음 편에서 마저 쓸게!

빠이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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