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개처럼 준비했던 시험에 떨어졌다. 몸과 마음도 피폐해지고 나 자신을 케어하기 위해 군인일 때부터 가고싶었던 태국행을 결정했다. 어차피 백수기 때문에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모아놓은 돈 100만원... 항공료로 50만원을 쓰고 50만원으로 한 달 버티기로 했으나,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고생할 바에 왜 가냐고 하는 말에 100만원으로 23일 여정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나에게는 50만원 밖에 없다. 나머지 50만원을 어떻게 버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자금 대출비, 휴대폰 사용비, 교통비 등으로부터 20일 동안 50만원을 지키느냐가 더 중요한 사항이었다. 노량진 고시생인 친구집에 들어가 서울에서 닥치는 대로 알바를 하고, 아끼던 기타도 팔고 이래저래 6,030원이라는 최저임금 속에 아웃소싱들의 수수료를 내며 100만원을 만들어냈다. 처음 여행계획은 혼자가는 것이었지만, 밴드생활을 같이하던 보컬형도 시험에 낙방한 실패자였기 때문에 같이 가게되었다. 

어쨋든 루저 두명의 태국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형, 우리가서 뭐하지?

 "나도 태국 잘모르는데.. 뭐할까?"


"형.. 닥치고 그냥 가자. 어차피 루저여행인데 걍 고"

"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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