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편에 이어서 태국여자 T와
본격 데이트 모드로 들어갔어.
처음 만난 이후로 치앙마이 가기 전까지
매일매일 만났던 것 같아.
콘도에 있어봤자 보컬 형은 안들어오고...
마침 태국여행 중 버스킹 용으로
사용할 기타가 필요했어.
그래서 기타도 사는 겸
T도 보고싶기도 하고
아무래도 현지인이 흥정해준다면
가격도 깎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어.
어쨋거나 T와 시암에서 만날 약속을 잡았어.
일단 나갈 준비완료.
한국인들이 애용하는 나시는 태국에서 게이 이미지니까
참고하도록 해. 나시는 선택, 제모는 필수.
팔 사이에 삐져나오는 미역 보기 싫음ㅇㅇ
시암에 도착하니까 뭐 이상한 무대가 있더라고.
출발 드림팀 같은 느낌이랄까? 10분 보고있는데,
노잼이기도 하고, 더워서 안으로 들어감.
택시 탔을 때, 발음은 시암이 아니라 사얌이야.
시암이라고 하는데 못 알아듣더라고.
시암 근처에 높은 건물들이 하도 많아서, 뭐가 뭔지 모르겠어 사실.
내가 들어온 곳은 시암 파라곤이라는 하는 쇼핑센터일거야.
시암에 형성된 쇼핑몰 가격은 한국이랑 별반 다르지 않고, 어떤 상품은 더 비싸기도 해.
개인적으로 시암 안좋아해. 사람도 너무 많고, 혼란스러워서 공황장애 올 것 같은 느낌이야.
기다리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T를 만났어. 그리고 본격적으로 기타샵들 돌아다니면서
통기타 가격 알아봤는데, 생각보다 비싸더라고... 그래서 몇 군데나 돌아다니면서 알아봤는데
이 동네는 역시 비싸... T도 힘들어하고, 고생도 하니까 밥 사주려고 레스토랑 들어갔어.
음식 나오기 전까지 다른 테이블 보면서 입 맛 다시는 T
음식 나오기 전까지 조금 시간이 걸려서 물만 먹고있었어.
음식은 닭가슴살 스테이크랑 여러가지 시켰는데,
나오자마자 찍고, 후딱 먹어버려서 나머지 사진은 없어.
가격은 창렬했던 걸로 기억해.
특히나 서비스 차지랑 택스 합해서 17% 더 붙는게 기분이 상콤해지더라고
먹으면서 기타 어디서 사야할까 물어봤는데,
차이나 타운 추천하더라고. 그래서 밥 먹고 가보기로 결정!
여기가 차이나 타운인데, 사람이 엄청 많아.
그 때 뭐 설날 겹쳐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중국음식 냄새도 많이 나고, 중국어도 엄청 들리고 신기했어.
도착해서 꽤 많이 걸어서 악기거리에 도착하고,
기타를 살펴 보는데, 2,300바트(7만 6천원) 달라는 거야.
그래서 T를 물끄러미 처다봤지.
근데 '뭐 어쩌라고, 그냥 사. 싸네'라는 식으로 보는 거야.
그 때 생각했지. '얘는 잘 사는 애구나'
'나는 어딜가서든 항상 깎는데... 돈 많으면 이렇게 쿨해질 수 있구나'
생각했어.
점원과 나는 열심히 계산기를 뚜들기며 흥정을 시작했어.
"이거 한국 가면 5만원! 나 기타치는 사람이라 대충 가격 알아. 1,500바트, 오케?"
"안된다 캅, 2,000바트에 하자 캅"
"안 사, 나가자 T"
"기달려라 캅!!! 1800바트에 하자 캅, 그대신 기타가방 안준다 캅"
"ㅇㅋ 계산해주셈, 커톳캅, 컵쿤캅, 사왓디캅(미안하고, 고맙고, 안녕히계세요)"
성공적으로 흥정에 성공한 나를 바라보는 표정에는
신기해하는 얼굴이 있었어.
내가 느끼는 바로 얘 잘 산다. 나보다...
하루동안 많이 걷기도 하고, 시간도 늦었기에,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어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엄청 많은 사람들이 다 택시를 타려고 하는 거야.
택시가 오는 앞 쪽부터 꽉 차 있었어.
우리는 30분간 기다린 끝에 택시 한대를 잡았고,
나는 T보고 먼저 타라고 말했고,
T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날 바라보는 거야.
그리고는 내게 말하더라.
"너 여기서 택시 잡을 수 있겠어? 엄청 오래 걸릴텐데?"
"문제없어, 나 좀 멋져?"
"좀 쿨해. 쪽"
T는 내 볼에 뽀뽀를 했고, 수줍은지 빨리 택시 문을 닫으려고 했어
나는 당황스러웠지만, 이 때다 싶어서
택시 문이 닫히기 전에 손으로 가로막고
한 마디 했어.
"야. 한번 더 해줘"
T는 택시기사의 '출발안하냐?' 짜증내는 얼굴을 보았는지,
후다닥 볼에 뽀뽀를 하려 했고,
나는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고개를 돌려 입맞춤을 했지.
그리고 택시는 출발했어.
나는 헤헤 웃으면서 다음 택시를 기다렸어.
기다렸어... 그리고 기다렸어...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
나는 탈 수 없었어
1시간 가량 그렇게 택시를 못 타고 있는데,
툭툭 기사가 나에게 오더니 어디 가냐고 묻길래
RCA간다고 하니까 400밧 부르는 거야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그냥 타야겠다 싶어서
주머니를 뒤졌는데, 300밧 있는 거야..
그 때 불현듯 스치는 생각!
'태국 사람은 인정이 많다! 불쌍한 거 보면 도와준다'
즉시 주머니에서 200밧을 꺼냈어.
그리고는 울상을 짓고, 대화를 시작했지.
"아저씨 너무 비싸요..."
"비싸냐 캅? 그럼 350에 가자 캅"
"저 돈 없어요.."
"뭐? 얼마 있는데 캅?"
"저 200바트 있어요, 여기 어딘지 몰라요, 나 너무 무서워요"
"200바트는 안된다 캅, 다른 데 알아봐라 캅"
거절 당한 나는 그 자리에서 쭈그리고 앉아
'힝....' 이런 얼굴로 시무룩하게 5분 앉아있었어
아저씨가 구름과자를 먹으며 날 지켜보더니
"에이!! 200바트에 가자캅"
"땡큐땡큐!! 커톳캅, 컵쿤캅, 사왓디캅"
(미안하고, 고맙고, 다시 안녕하세요)
태국 사람들을 이용한 것 같아서 한편으로 미안하기도 하지만,
택시타면 150바트 거리임.
툭툭아저씨에게 절약한 돈은 좋은 곳에 잘 썼어
그날 밤 클럽갔거든.
9편!! RCA와 2부클럽 스크래치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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