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기억하는 줄 모르겠는데, 이번 여행은 나 말고도
시험에 떨어진 한 명의 루저가 더 있어.
그 사람은 약대편입에 실패한 나보다 두 살 많은 밴드보컬형이야.
나는 기타를 담당하고 있고, 밴드하면서 친해지게 됬어. 결정적으로 보컬형이 성격이 좋고,
시험에 떨어졌다는 공통점도 있어서 여행도 같이하게 되었어.
보컬형이 콘도로 도착하기 전까지, 나는 전편에 말한 루트66 클럽에서 혼자 춤을 추고 도도하게 있었지
태국 클럽 글에서 보았던 것처럼 여자들이 말 걸고 자기네 테이블로 가서 같이 먹자고 하는 걸 내심 기대했는데
그런거 없다. 걔네 눈에 나는 살이 오동통하게 오른 하얀 한국 백돼지일 뿐이야.
몇 몇 남자들이 접근하긴 했는데
"미안하다 캅. 그거 좀 아니다 캅. 대장파열 싫다 캅.
내가 공격수 캅?! 그래도 싫다 캅"
말로만 듣던 석천이형 후계자를 처음 보니 조금 당황했는데, 금방 익숙해진다.
차라리 얘네는 매너라도 있지, 베트남에서는 말도 없이 엉덩이 만진다.
혹여나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냥 줘
닳는 것도 아닌데 뭐
아무튼 형이 새벽 2시 쯤에 도착했고, 가벼운 맥주 한 잔했어.
이틀 동안의 내 방콕경험을 풀어 놓으며 여행의 기대감은 상승되었고,
서로의 옷을 벗은 후 한 침대에서 도란도란 잠이 들었어 (둘 다 잘 땐 팬티만 입고 잔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한 것은 콘도 시설 이용이야. 대부분의 콘도는 세이프가드가 지키고 있고,
헬스장과 휘트니스 둘 중 하나는 거의 있는 편이야. 여기는 둘 다 있더라고.
나는 태국음식이 잘 맞는 편이기 때문에 살이 더 안찌려면 매일 운동해줘야해.
근데 할 수록 근육돼지가 되가는 건 왜일까?
대충 몸 씻는 곳이 있길래 휘트니스 후에 몸 닦고, 수영장 들어옴.
외관 상 수영장이 깔끔해보이지만, 바닥에 새 똥들이 많이 산재되있더라.
가끔 비둘기들이 수영장 물 먹고 가긴 함..
괜찮아, 동물이 먹는 물은 깨끗하댔어
한국에서 돈 없어서 맨날 궁색하게 살다가 여기 오니가 좋다.
호텔보다 싼 가격에 머무는 데, 수영장 헬스까지 꽁짜라 뭔가 잠시나마 부호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어.
수영 후 콘도에 붙어있는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많이 먹고, 낮 잠을 잤어.
태국 편의점은 120바트(4,000원)만 내도 스파게티, 볶음밥, 콜라, 디저크 케잌까지 먹을 수있다 꿀꿀
낮 잠후에 카오산 가고 싶었어. 근데 트래픽 잼 시간이어서 어떻게 가야하나 생각하던 중
구글지도에 수상택시 선착장이 있더라고! 그래서 한번 수상택시를 이용해봤어.
가격은 30바트 정도로 저렴해, 사람들 복작복작 많고, 파도는 안치는데 휘청거리고,
똥물은 자꾸 내 얼굴에 튀어서 기분이 매우 상콤했어.
한 번 타면 두 번은 안타고 싶어지니까 한 번씩은 꼭 타봐.
선착장에서 내려서 걸어가는 길~! 야경과 분위기가 매우 이뻐
근데 사실상 카오산가는 교통편이 편하진 않아.
수상택시의 경우는 꽤 많이 걸었던 걸로 기억해.
밤이라지만 5분이상 걸으면 땀도 흐르기 시작하고,
다리가 무척 아파. 가급적 5시부터~8시만 피해서 택시타고 다니는 게 짱이야.
태국에 오기 전에 펜팔같은 거를 미리 해놨어.
태국 친구들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이 친구는 나보다 3살 많은 형인데,
직업은 대학교 석사준비 하면서 교수 보조한데,
얘기 들어보면 거의 노예생활이더라.
이 형이 구름과자에 야돔 발라서
박하향으로 핀다던 형이야.
서로 못하는 영어 쓰면서 밤마다 통화하다가
태국에 왔다니까 한번 보자면서 카오산으로 왔어.
아주 푸근한 형이야.
이 형 말고도 펜팔로 친해진 친구가 하나 더 있는데
걔랑은 복잡미묘한 관계가 형성되니까
앞으로 기대해보셈
카오산 거리 구경하다가 한적한 곳에 식당들러서 보컬형은 민물고기튀김덮밥 먹고, 나는 돼지고기덮밥 먹었어.
가격은 둘 다 합쳐서 100밧(3,300원)정도 했던 것 같아.
사실 이 때까지만 해도 주변에 보이는 강들이 똥물이라고 생각해서
민물고기 안먹었는데, 짜오프라야 강에서 레포츠 한번 하면서 물 먹은 이후로
이제는 민물고기 잘 먹음. 짱 잘먹음ㅇㅇ
그리고 보이는 것 보다 똥물 맞음
콘도로 돌아와서 가볍게 비아 창(창 맥주)으로 하루 마무리.
뜨거운 물로 샤워 후 서로의 옷을 벗고
등을 마주대고 쿨쿨 잠
6편에서 보자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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