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만 해도 절대 생각할 수 없었지.
이 후로 나 혼자 클럽을 다니게 되고,
각자 여행을 할 것이란 것을...
물론, 클럽에서 여자가 데려간게 나였다면 좋았겠지만
내가 아니라 보컬 형에게 일어난 일이야.
이 날도 마찬가지로 무척 행복했었어.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평화로웠다고나 할까?
태국에서 하는 하루패턴이
기상 -> 헬스 후 수영 -> 식사 -> 낮잠 -> 관광 -> 복귀 및 샤워 -> 클럽
항상 똑같아
수영장 가까이에서 자고있는 고양이. 태국 동물들은 최소한 굶지는 않는 듯.
사람들이 정이 많아서 밥을 잘 주는 듯 싶다.
태닝이 하고 싶었는데, 오일이 필요하단 사실은 몰랐음.
님들도 태닝할거면 꼭 오일 발라서 하셈. 오일 없으면 살이 빨갛게 익고, 밤에 무척 아파와.
태닝 후 밥을 먹으러 가는 중. 여기가 내가 말한 RCA 뒤 편 철도길이야.
알씨에이 뒤편에 있는 크리스 가든 라마9이라는 콘도 옆에 판자촌을 지나면
이 철도를 건너야해. 철도건너서 좁디좁은 골목 사이로 샤샥 가면
큰 길이 나와.
거기에서 왼쪽으로 살짝 꺽으면 육교가 보이는데 육교 도달하기 전에 있는 식당에 갔어.
거기는 최고였어. 인생맛집 중에 하나야.
바로 여기야. 좀 허름해 보이는데, 음식 만드는 아저씨가 실력은 수준급이야.
물론, 아저씨가 음식을 만드는 건지, 미원이 음식을 만드는 건지 모르겠지만
입에서 만큼은 황홀감을 맛 볼 수 있어.
요건 갈비같은 거 들어간 국수. 35밧 정도?(1200원)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꿰이띠여우 느아라고 말하면 될듯
요거는 국물없는 건데, 이게 양념이 끝내줘.
음식이름 잘 모르지만 국물이 없는게 꿰이띠여우 헹이라고들 하니까 그렇게 말해도 될거야.
근데, 사실 음식사진들 쫙 붙어있으니까 걍 보고 시켜.
저 가운데 국물과 고기는 서비스로 주셨어.
다 합해서 180바트 안 나온것 같아(6000원)
밥을 다 먹고, 보컬 형과 나는 짜오프라야 건너에 있는 유명한 게스트하우스에 가보고 싶었어.
콘도는 있었지만, 그 게스트 하우스는 히피천국이라고 들었거든. 주인장부터가 약에 찌든 표정으로
손님을 받거나 말거나 한다는데, 밤이 되면 디제이파티와 락밴드파티가 있다는 말에 바로 달려갔지.
이름은 "The Overstay"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려.
왜냐하면, 도착하자마자 고양이 지린내가 엄청 진동하거든. 하루 숙박 가격은 무척 싸. 100바트(3,300원)밖에 안해.
우리는 200바트를 주고 우리의 침대를 보러 갔는데, 역시 고양이 오줌자국이랑 냄새가 올라오더라. 아마 침대에 벌레도 있을 것 같은데?!
장점으로는 어디에나 그래피티가 있어. 예술하는 사람들이 많이 해놓고 간 것 같아.
고양이 짱 많아. 귀엽긴 해.
그래피티 짱 많아. 재밌긴 해.
여기에 드럼이랑 기타랑 앰프도 있어서 보컬 형이랑 둘이서 합 맞추면서 노래하고 있었는데,
서양형들이 자연스레 베이스랑 드럼자리에 앉더니, 넷이 눈 맞추며 영혼을 불태우고 왔어.
저녁에 같이 공연하자는데, 보컬 형이 너무 냄새난다고 가자고 해서 일단은 숙소로 복귀함.
숙소에서 쉬던 와중에 콘도 호스트에게 연락이 왔어. 불편하진 않냐고. 여행 재밌냐고 이것저것 묻더라.
근데, 적당히 물어보고 끊을 줄을 몰라. 자꾸 메세지 보내.
사실 알고 보니까 얘도 타국에서 심심했던 거야.
같은 나이 또래도 없고, 클럽도 가고싶은데 혼자는 못가겠고 했던 거야.
호스트 이름은 Gage이고, 89년생이더라.
나이 때도 비슷비슷해서 "클럽 같이 갈래?" 물어보니 냉큼
"OKOKOKOKOKOKOK!!!!!!!!"
보내더라.
11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11시 10분쯤에 만나게 되었는데,
여자 한 명을 데리고 나왔더라고.
자기 중국친구래. 이름이 Tina고 86년생이었어.
우리는 넷이 루트66의 힙합존으로 가서
'따거따거' 외치면서 재밌게 놀았지.
근데 자꾸 어느 순간부터
보컬 형과 Tina가 보이지 않는 거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구름과자를 먹으러 나간 순간에
나는 보고야 말았지.
서로의 입에서 에얼리언 같은 게
나오면서 막 싸우고 있더라고
일단은 그 싸움을 방해하고 싶진 않았어.
로맨스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이라기보단,
에얼리언 vs 프레테더 같은 광경이었거든.
눈 마주치는 순간 촉수같은 게 날아올까봐...
Gage한테도 말했더니, Gage도 알고 있더라고.
클럽은 2시에 끝이 나게 되었고,
보컬 형이 가는 길에 포장마차에서
라면에 닭다리 하나 뜯고 가자고 하는 거야.
그래서 주문했는데, 티나가 갑자기 내게 윙크하더니
보컬 형 손목을 잡고 택시로 후다닥 뛰어가는 거야.
"잠깐만, 거기 서 이년아!" 소리를 치면서 달려갔는데,
Gage가 내 손목을 잡고 제지 하는거야.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따봉을 올리더라고.
보컬 형도 택시에 납치 당하듯 구겨져 타더니
벙찐 듯 어? 어? 이러고 있는거야.
"형 내 돈!! 내 돈!! 형 가방에 있어"
내 지갑은 보컬 형 가방에 담겨져있었고,
보컬 형이 창문을 내렸을 때는 이미 택시는 출발했어.
떠나는 택시만을 Gage가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네?
"Gage, 너 돈 있어?"
"아니 나 15바트 있엉"
"장난하냐.. 우리 주문했는데 어떻하지? 줘봐 그거"
치킨이야 어차피 진열해놓는 거 파는 거라
다시 반납하면 됬지만, 라면이 문제다...
라면값 60바트...
내 짤짤이와 Gage 돈까지 합치면 18바트...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따거따거 외치면서
그냥 18바트 주고 Gage두고 냅다 뛰었다
"안녕 게이지 내일 보자^^"
7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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