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방콕의 클럽 루트66과
한국인에게 유명한 2부 클럽 스크래치 독에 갔던 이야기야.
전 편과 같이 아낀 택시비로 클럽에 가려고 맘 먹었어.
보컬 형한테 빠르게 전화해서 오늘은 무조건 클럽가서 놀자고 말했더니
보컬 형도 흔쾌히 OK.
오늘은 동생이랑 같이 자야한다고 Tina한테 말하고 콘도로 왔어.
우리는 돈이 없는 그지이기 때문에 클럽 같이 갈 동행을 구하기로 했어.
빠르게 태사랑을 뒤적거렸고, 나이 때가 비슷한 여행자를 두 명 구했어.
약속시간을 잡고, RCA에서 만나 오닉스랑 route66중에 어디를 갈까 고민했는데
오닉스는 평일인지라 사람도 없어보이고, 루트보다 비싸더라고
그래서 망설임 없이 루트로 갔어.
오닉스 입구임. 루트 바로 옆에 있음.
루트는 총 3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어.
제일 왼쪽 편에 있는 밴드방, 중간에 낑겨있는 일렉방, 제일 오른 쪽에 있는 힙합방 세 가지야.
일렉방은 제일 작기도 하고, 인기 엄청 없어. 항상 갈 때마다 사람 10명 넘게 있던 적 못봤어.
지금에서야 알게 된 거지만, 밴드방이 은근 블루오션이야.
현지 괜찮은 태국친구들은 거기가서 밴드음악 듣는 경우가 많았어.
태국어나 간단한 영어가 된다면 눈 한번 마주치고
자연스레 짠 한번 해보는 거 강추해.
힙합 방은 수 많은 테이블로 구성되어 있어.
그래서 한국사람들이 신명나게 광질 할만 한 곳은 못 돼.
요렇게 생겼어.
보컬 형 없이 갈 때는 입장료만 내고, 혼자 맥주병 들고 춤만 췄어.
근데 다같이 가서 테이블 잡고 양주 시키니까, 뭔가 안정감이 있다고 해야하나?
기분적으로 안 꿀리고...
일단, 확실한 건 여자들이 보는 시선도 달라.
우린 네 명이서 조니워커 블랙 시켜서 먹고 있었고,
태국 여행 초짜였기 때문에 한국에서와 같이 술 잔들고 두리번두리번
누가봐도 우린 여자 꼬시러 여기왔다라는 걸 보여주는 뉴비였어.
우리 옆에는 남,녀 같이 온 테이블이 있었고,
태국여행 오기 전 보고 온 글에는
'남녀가 항상 같이 클럽에 온다. 커플일 경우는 흔하지 않으니,
남자에게 짠을 권한 후 여자친구 이쁘다고 칭찬을 하고 여자친구 아니라고 할 경우 들이대라'
라는 글이 있었기에
나는 아주 충실히 그 글을 실천했어.
"사왓디 캅, 반가워 짠 한잔 같이하자. 너 여자친구야? 이뻐서 좋겠다"
"응 여자친구 맞다캅, 고맙다캅^^"
'흔하지 않은 경우가 우리 옆에 있었구나..
그래 이쁜 연애해라'
마음을 다잡고, 한국에서와 같이 술잔을 들고 돌아다녔다.
인사는 다 받아주는데
언어가 안 통한다. 서로 웃는데, 말을 안해.
한국에서처럼 언어로 어필할 수가 없어...
결국은 여자 테이블 앞에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되어
라인만 물어보고 쓸쓸히 복귀했어.
그냥 여기서 재밌게 놀자는 생각으로 자기위안을 하고
술만 먹어대던 도중에 서양누나가 병맥주 들고
우리 테이블 앞에서 춤추고 있는 거야.
몇 일 전의 내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한번 꼬셔볼까 생각으로
술 한잔 말아서 권해줬더니
주변의 서양거지들이 그걸보고
'쟤네 앞에서 춤추면 꽁짜양주 준다'
라고 생각했는지 엄청 몰려든거야.
가뜩이나 내 마지막 희망이 서양누나였는데, 그렇게 애들 몰려드니까
확 짜증나는거야. 그래서 몰려든 애들 일렬로
쭈그려 앉혀서, 머리채 잡고 뒤로 젖힌 다음
양주 원액 쌩으로 목구멍에 한 명씩 부어드렸지
6명 정도가 목 부여잡고 우리 앞에서 사라지더라.
어쨋건 간에 4명 중에 선택받은 건 보컬 형 뿐이었어.
여기저기 잘 가서 마시더라.
부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서 3명이서 양주 다먹었어.
사실 양주 한 번 사면 킵해두고 3번 정도는 가야 안아까워.
이 글을 보는 돈 없는 사람들은 양주를 사면 꼭 3번은 킵하길 바래.
술 취하고 싶으면 클럽가기 전에 싼 술 먹고가.
2시가 되어 클럽이 끝났고, 동행 두 명은 먼저 간다고 하고 일어났고
보컬 형과 나는 배가 고파 RCA 클럽 거리 정문에 있는 음식을 먹기로 했어.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닭다리!!
닭다리도 참 좋아하는데,
여기서 인생음식 하나 찾았어!!
다른 사람들도 멕여보니까 다들 맛있다고 하더라고!
그건 바로!!!
꽁치라면이야!
택시 많이 서있고, 치킨 파는 곳 옆 쪽에
파란 테이블 깔아놓은 라면트럭이 있어.
거기서 고등어 똠얌 라면 먹어봐.
열심히 클럽에서 춤추고 나와서 먹는 치킨과 똠얌은
군대시절의 라면의 맛이랑 비슷하다고 할 수 있어.
이 맛이 너무 맛있고 강렬한 기억이어서 사실 몇 일전에 루트 갔다가 여기 또 왔는데,
맛 변하지 않고, 여전히 맛있어!!!
사진이 없지만, 설명한대로 가면 찾기 쉬우니까 꼭 잡숴봐!
라면과 닭다리 흡입하고, 스크래치 독으로 가려고 택시타고
윈저호텔로 가달라고 했지.
(윈저호텔 지하에 스크래치 독 있다)
망해가는 윈저호텔을 스크래치 독이 살렸다는 말이 있어.
이 사진은 스크래치 독이 아니라 인새니티 같긴한데-_-;
사진이 없네. 뭐 거의 이런 분위기야
사진은 불법으로 퍼오기 안하고 내가 찍은 거나, 친구가 찍은 것만 활용하니까
궁금하면 검색해서 다른 데 들어가.
아무튼, 둘이서 입장료만 내고 병맥주 들고 들어갔는데, 음악이 한국 스타일로 좀 터지는 거야.
이래서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 싶었지.
사실 RCA에 루트66은 음악이 조금 루즈하고 터질 만하면 가라앉고 그랬거든.
갔을 때 시간이 3시 조금 넘어서 가장 활발할 시간이었어.
왜냐하면, 내가 갔던 1년 전에는 워킹걸이 엄청 많았거든.
요즘에는 한국 좋아하는 보통 태국애들도 많이 오는 추세지만,
그 땐 그랬어.
그래서 3시부터 4시까지 워킹 걸들이 남자를 잡지 못한다면,
걔네는 빈 손으로 돌아가야하고, 고향에 있는 아이가 밥을 굶어.
그래서 최대한 여자가 달라붙는 타임이 3시부터 4시야.
들어가자마자 어떤 귀여운 여자가 손을 꼭 잡는데 너무 사랑스러운 거야.
맨날 게이 취급만 받다가 그런 대우를 받아보니
너무 좋기도 했고...
흘러나오는 춤과 함께 여자는 나에게 스킨쉽을 시도했고,
나는 나쁜 맘 없이 받아들였지.
그리고는 여자애가 나에게 귓속말을 하는 거야.
"숏타임 3,000, 롱타임 5,000"
"응, 커톳캅 마이미땅 캅, 바이바이캅(응 미안해 돈없어, 잘가렴)"
돈 없는 가난한 루저가 3,000바트(10만원)을 어떻게 써.
그 돈이면 15바트(500원)짜리 닭다리가 200개야.
혼자 해결하면 공허함도 없고, 닭다리 200개 쌓아놓고 먹을 수 있는데
절대 안하지.
여자는 일그러진 얼굴로 다른 남자에게로 떠났어.
걔네 입장도 이해가 가는게 혼신의 힘들 다해서 나를 꼬셨고,
오늘은 돈 벌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막판에 내가 초 친거잖아.
미안하지만, 나는 닭다리 200개가 더 중요해.
걔 보내고 보컬 형이랑 춤추고 있는데,
바로 옆 테이블 여자애들이 팔 잡더니
나 아까 구름과자 먹는 거 봤다고
물구름과자 한 번 해보래서 시도해봤어.
말로만 들어봤지 해본 적 없어서 궁금하기도 했고...
요렇게 생긴 건데 비흡연자들도 많이 한대. 저거는 아마 사과향? 이었던 걸로 기억해.
한번 시도해봤는데, 기침 엄청 나오면서 머리 아프고 속 울렁거리더라.
나는 이거 잘 안맞아.
여튼 물 구름과자인 시샤 체험하게 해준 애들한테
고마워서 인사하고 계속 춤추는데
걔네 중 한명이 다가와서 스킨쉽 시도하는 거야.
스킨쉽은 언제나 땡큐지만,
또 돈을 바란다면 분명 난 거절할거고
걔네는 돈 못 벌고 집에 가게 되니까
일찍 말하는게 좋다고 생각했어.
"나 워킹걸 원하지 않아,
다른 사람한테 가는게 더 좋을 거야."
"나 돈 안 바라는데? 너 좋아서 그런거야"
"너 맘대로 해"
도도하게 말하고, 나는 혹시 몰라서 계속 도도하게 춤췄어.
그리고 그 여자애가 화장실 갈 건데, 같이 가달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따라갔지. 근데 화장실 들어가기 전 웨이터랑 웃으면서 하이파이브 하는 거야.
그래서 '뭐지? 뭐지?' 생각했어.
여자애가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나는 불안감을 이기지 못해
웨이터한테 물어봤어.
"뭐야? 쟤 워킹걸이야?"
"아니다캅, 쟤 워킹걸 아니다 캅"
"그럼 쟤 정체가 뭐야?"
"팁 줘라 캅"
"-_- .... 여기 50밧"
"100밧 줘라 캅"
"-_-+ 여기 50밧 더 줄게 말해봐"
"쟤 레이디보이다 캅. 왠만하면 말 안하는데 팁 주니까 말해준다캅"
"고.... 고맙다..."
이 일을 계기로 배운 게
'팁 주는데 인색하지 말자.'
난 평상시 돈은 아끼는 데, 노는 데 웨이터 팁은 안 아껴.
나중에 웨이터랑 친해지면 불미스러운 사건이 생겼을 때, 최소한 한 명의 내 편은 생기고,
실제로 그렇게 해결 된 문제도 있으니까, 일종의 보험이라고 생각해.
어쨋거나 여자가 나왔을 때 나는 모르는 척하고 같이 보컬 형에게 돌아갔어.
그리고 춤을 추며 생각을 했지.
'어떻게 해야 깔끔하고 안전하게 집에 갈 수 있지?'
그러다 번쩍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어.
그 즉시, 나는 보컬 형 뒤로가 허리를 부여잡고, 최대한 몸을 밀착시켰어.
보컬 형은 당황했지만, 나는 조용히 귓속말로 말했어.
"형 움직이지마, 그냥 가만히 있어! 제발!!"
방법은 그렇다... 레보를 피하기 위해 진짜 게이가 되는 것!!
마치 차에 부딛히기 직전 어중간하게 피해 깔리기보단
점프를 뛰어 덜 다치게 하는 것과도 같은 이치지.
나의 간절함과는 다르게 보컬 형은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고,
나는 보컬 형의 팔위로 안아 보컬 형을 속박할 수 밖에 없었어.
"형 쟤 레보야 잠깐만 우리 게이인 척 하자"
형은 이내 수긍했고, 우리는 서로의 엉덩이를 탐닉하며
잠시나마 금단의 영역에 들어갔지.
그 아리따운 형님캅은 나에게 "설마했는데 너 게이였어?" 말을 하며
내 엉덩이를 툭툭 치며 따봉을 보여주며 사라져갔지.
마치 자신의 처지와도 같은 우릴 보며,
'앞으로 험난하게 살아갈텐데 기죽지 마라'라는 말을 대변하는 것 같았어.
나를 위기에서 구해준 보컬 형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 들어올 때 치킨사줌
세 개 다 형꺼야. 많이 먹어
그리고 우린 밤새 서로의 엉덩이가 보이는 악몽에 시달려야했고,
다음 날 수영하며 진짜 게이가 될 뻔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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