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근황은 그래.

파주에서 튀어나온 이후로

일자리를 못 찾고 있어서

우울우울하게 지내고 있어.


이 날은 그래서 그 동안 일을 하느라

하지 못한 것들을 하나 둘 했던 날이야.

첫 번째로 할 일은 

곧 갈 태국에서의 필수품인

EXK카드를 수령하는 것!


내가 태국에 있을 때 EXK로 ATM기에서

돈을 인출할 때 돈만 찾고

카드는 그대로 두고 왔었어.

다시 한 번 그 자리로 갔을 때는

내 카드는 더 이상 찾을 수가 없었지.


그래서 요 근래에 우리은행에 들려서

카드를 재발급 받았는데

의정부지점으로 도착해있다는 문자를 받고

이 날 받으러 갔지!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우리은행 지점에서

새로운 EXK카드를 드디어 발급받았어!

태국에 장기로 있건 단기로 있건

이 카드는 정말 짱임!


마스터나 비자카드로 해외인출기에서 돈 뽑을 때마다

수수료 개박살 났었는데

EXK카드로 태국의 카시콘 ATM에서 

돈 뽑았을 때는 수수료가 거의 없었어!

그리고 환율우대도 거의 은행에서 

환전하는 수준으로 해주더라고.


혜택에 대해서 정확히 설명하기 귀찮으므로

아래 사진 한 장 원본 사이즈로 올릴게.

EXK카드 혜택 알고 싶으면 확대해서 보거나

네이버 블로그 들가셈.


뭐 이렇다더라.

하튼, 발급받아서 손해볼 건 없으니

발급하셈들.


아, 참고로

요즘 카드나 통장 만들기 어려워져서

나 같은 백수들은 빡셀 수도 있어.

그레이트 노가다맨인 내 친구도

제대로 된 직업없고 주거래은행이 아니어서

안 만들어준다나 뭐라나.



카드를 발급 받고 

두 번째로 해야될 일은

치과가는 일이었어.


무심코 거울을 보고 입을 벌렸는데

3년 전 충치치료를 받고 돈이 없어서

아말감으로 치료받은 자리가

시간이 많이 흘러서 떨어져버린거야.

그래서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치과를 찾았지.


치과는 언제 와도 무섭다.

3년 전이 내 마지막 치과였으니까

얼마나 더 썩었을라나...

무섭다...

아픈게 무서운 게 아니라 돈이 무섭다.


진료를 받아보니 깨진 자리에 

충치가 아주 조금 난 것 말고는

썩은 이는 많이 없다고 하는데


아말감이 떨어진 자리가 너무 깊게 뚫려있어서

치료 후 아말감으로 채울 시 치아가 4조각으로

분해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임.

그래서 금으로 이빨 씌우라는 거야...

가격은 40...

장난하나. 이 돌팔이!

아니... 돌팔이라고 믿고 싶었어...

그래서 후다닥 치아 스케일링만 받고

다른 치과로 가보자 생각하며 나왔어.


그리고 집에가며 검색해보니

방콕의 치과가 한국보다 싸다는 어느 블로거의

말을 듣고 방콕의 치과를 가기로 결정했지.

금은 더 비싸다지만...!!

나머지 진료비는 한국보다 70% 저렴하데!


우울한 마음을 이끌고 집으로 가던 도중

밴드 드럼녀석에게 연락이 왔어.


"형! 나 오늘 휴무일! 놀자!"


"오? 좋지! 가뜩이나 우울했는데!

일단 음악 좀 조지러 가볼까?!"


그래서 바로 혜화로 달렸지.

벌써 혜화에서 음악한지 10년이 넘었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혜화와 의정부를

기타가방 들고 오갔는데...


이 드럼녀석과도 알게 된지 

거진 6년이 되었어.

서로 대학생일 때 만나서 

언제나 돈 없이 빌빌거렸는데

어느 새 졸업을 하고 잘나가는 

대기업 종사자가 되어있더라고?


즐거운 음악연습을 끝내고

우리는 밖으로 나와 

무엇을 할 건지 정했지.


"형 뭐 하고 싶나?"

"나... 오늘 진짜 꼭 하고 싶었던 거 있어!"

"뭔데?"

"연극!! 연극보러가자!"

"어? 왠 연극?!"


"나 노가다하면서 너무 힘들었는데

그 때 생각난게 문화생활이야.

특히, 연극을 너무 보고 싶었어.

그리고 너 여자친구랑 헤어졌담서!

이런 거 나 아니면 보러 갈 기회도 없음요!!"


"남자 둘이 연극이라...

참신하네! 좋아, 가자!

근데 일단 배부터 채우고!"


"뭐 먹지?"


"초밥 먹자! 내가 사줄게!"



이 녀석...

대기업 입사하고 

여자친구랑 헤어지니까

돈 쓸 곳이 없나...?


쿠우쿠우라는 무척 비싼

초밥 무한리필 집으로 왔어!

나도 돈 버니까 동생한테 얻어먹기 그래서

각출하긴 했지만...

이 녀석의 여유가 부럽다 ㅠ ㅠ


일 할 때 초밥이 너무 먹고 싶었는데

드디어 먹게 되었어.

비싼 음식이라 먹지도 못 한 이유도 있지만

살 빼느라 탄수화물도 제한하고 있어서

감히 먹을 수 없었는데

그냥 봉인 풀어버렸어!


방콕에서 살 빼지 뭐.



아, 참고로 드럼녀석은 91년생으로

고향이 거제도인 경상도 상남자야.

하지만, 굉장히 유머러스한 녀석임.

여친 없다니까 관심있는 사람은 리플 다셈.

단점은 태국인보다 얼굴이 더 까맣다는 거.

그래도 귀여움요.



우리는 평일 연극표를 길거리에서

12,000원에 샀어.

딱히 막 땡기는게 없어서

 연극시간이 제일 빨랐던

'행오버'라는 연극을 선택했지.


떨리는 맘으로 입성.

캬... 연극 세트장 얼마만이냐.

단출한 무대지만, 배우들의 엄청난 연기로

모든 걸 메꾸는 장소!

그게 내가 연극을 좋아하는 이유야.


사실 연극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스크린이 아니라서 배우들을 직접 세밀하게 볼 수 있잖아.

이쁜 여배우가 치마라도 입고 나오면?

데헤헷 >_< 나도 모르는 새 

고개가 아래로 숙여지더라.


다행히 행오버라는 연극은

두 명의 미녀배우가 출연했어!


"야...! 대박!

첫 번째 나온 누나 겁나 이쁘지 않냐?!

몸매 디져!!

포토타임 있다는데 

그 누나 옆에서 찍고 싶당."


"형! 나는 두 번째 누나!

와... 싸가지 없어보이는 그 얼굴!

완전 내 스타일이야!


데헤헷! 여자얘기를 하면서

실실 웃는 남정네 둘.

외로운가 보다.

연극이 끝나고 포토타임이 있다고 했는데

모든 사람은 포토타임 원하지 않는 듯 

그냥 나가버렸어.


왜냐면... 결말이 개연성이 너무 부족했거든.

사람들은 결말을 보고 

대부분이 실망을 하고 나가버렸고

그 결말은 우리가 미녀배우와 사진을 

찍고 싶은 의지를 꺾을 만큼

개연성이 많이 떨어졌어.


찝찝한 기분으로 연극을 보고 나와

드럼녀석과 구름과자를 먹으며

그렇게 집으로 향했지.


버스 안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며

집으로 돌아가던 와중에

점심에 먹었던 초밥이 무척 마음에 걸렸어.


'내일은 꼭 운동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디서 하지? 헬스장?

하루에 8000원 주고?

도저히 안되겠는거야...

비싸도 너무 비싸!!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 사촌동생 녀석이 우리 옆동네 살고 있는거야.

게다가 그 녀석은 부자 아파트에 살아서

혹시나 싶어 그 녀석에게 전화해서

아파트에 헬스장 있냐고 물어봤지!

다행히 있다는 거야!


그래서 동생녀석의 다이어트 명목으로

다음 날 부터 그 동생녀석과

함께 운동하기로 했어.

헤헤... 사실 다이어트는 내가 급한뎅.

끼워팔기 성공!


여기 아파트 주민은 아니지만

이 녀석 동생 군대갔으니까

내가 그 동생인 척 하면서 

헬스장 입성 성공!


일 구해서 가기 전까지

여기와서 맨날 운동해야징

오예오예!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마무리 할게!

뿅!


이번 이야기는

T의 한국 두 번째 방문의 마지막이자

나의 태국 두 번째 여행기의 시작이야.



T와 내가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은

하루밖에 남지 않았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서로 얼굴을 보려고

집중했던 것 같아.



그래서 사진이 많이 없엉.

내가 글을 쓸 때는 사진부터 올리고

그 때 기억을 더듬어 쓰는데, 

사진이 많이 없으니까

무척 난감하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나가야하는데, 하면서도

서로 엉덩이가 무거워 일어날 수 없었지.




T와 점심까지 숙소에서 뭉개고 있었어.

그러다가 T가 저녁에 자기 친구가 한국에 와있는데

만나지 않겠냐고 제안했어.


딱히 할 것도 없고,

흔쾌히 ok했어.



우리는 아침겸 점심을 먹으러

수유근처에 무한리필

삼겹살 집으로 향했어.


일어나자마자 삼겹살 못 먹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개인적으로 눈 뜨자마자

고기 찾는 사람이라



같이 생활하면 좀 피곤할 수도 있어.

근데, T도 식성이 나랑 좀 비슷한듯.

잘 먹더라



그리고 수유근처에

로드샵 쇼핑을 하러 갔어.




저번에 내가 힘들다고 한 것

무시해서 싸운 것 때문에

나름 T도 쇼핑하면서 

내 눈치를 살피더라구.

덕분에 많이 힘들진 않았어.





태국의 미샤나 토니모리,

에뛰드, 스킨푸드 같은 화장품은

왜 비싼지 모르겠어.

유독 우리나라만 많이 싼 것 같아.



덕분에 피곤해죽겠어...




저녁이 되어서야 우리는

T의 친구를 만나러 이동했고,

약속장소는 명동이었어.



우리는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했고

우리는 명동을 구경했어.

나는 그 친구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어.



그 친구 이름은 벤츠,

T와는 대학교 동기래.

뭐 이름이 벤츠지?

벤츠 꼭 타야하는 이름 같구만?




T의 대학교는

탐마삿이라는 대학교인데,

태국 내에서 연,고대 정도 되는 학교래.



자부심 엄청나.

세계 대학교 순위 50위 

안이라나 뭐라나



특히, 자기네 과는 태국 최고라고

어찌나 자랑하던지.



지방 체대 앞에서

주름 잡으니까

자동적으로 주눅들더라.



그래도 피가 한국인인 것에 감사함.

태국가서 일한다면,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태국 엘리트보다 돈 많이 받아.



그걸로 위안 삼자.

물론, 일을 구할 수 있다면 말이야...



명동 라인 프렌즈에서 

브라운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먹었어.

아이스크림 끝에 곰돌이 

머리 하나 달렸을 뿐인데,

가격이 2500~3000원 정도 했던 것 같아.




우리가 저번 여행에서 같이 사진 찍었던

큰 곰돌이도 여전히 잘 있더라.




T 친구가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사진을 한번 더 찍지는 못했어.




벤츠라는 녀석을 만났는데, 

생각보다 깔끔하게 생겼더라구.

잘 사는 집 자제 냄새가 나더라.

친하게 지내야겠다 싶어서

이것저것 물어봤어.




벤츠라는 녀석은

푸켓 쪽에서 사업하는 부모님을 두었고,

자기는 태국 내 한국 관광팀장인 삼촌에게

일을 배운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푸켓오면 연락 꼭 달라고

하던데 물론, 빈 말이겠지.

안 믿어시캬.




그리고, 시덥잖지 않은 얘기를 이어나갔어.

여자친구는 있냐?

왜 없냐?

게이임?

게이 아니라고? 곧 좋은 여자 만날거야등등..




그리고 벤츠가 화장실 갔을 때,

T는 몰래 얘기해줬어.

벤츠녀석 게이라고.

근데, 티 안내는 게이라고 하더라.



학교 다니면서도

여자 만나는 거 한번도 못봤고

행동도 여성스럽다고 함.



무엇보다 T랑 얘기하는 것보다

나랑 얘기하는 걸 좋아하더라.


나 고등학교 때 교장이 

남자학생을 무척 좋아했는데,

여자랑 사진 찍을 때 표정이 딱 저거였음.

여자를 싫어하고, 남자를 좋아함.




여담으로

그 변태게이교장놈은 

남자애들 엉덩이 꼭 만지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나였음.




우리학교가 흙바닥 농구코트라

농구부 회장인 내가 할 수 없이 대표로

우레탄 코트 깔아달라고 요청함.




알겠다고 말하면서 슬쩍 엉덩이 만지길래

우레탄 코트가 나의 희생으로 생긴다는 

생각으로 참았는데

일주일 뒤에 전근감.

먹튀게이교장놈.





여튼, 벤츠를 만나서

치즈 등갈비 같이 먹었는데,

가격은 비싸고, 양은 적어서

셋 다 눈치보면서

쪼끔쪼끔 먹었어.



내가 돈을 벌 때라

더치페이 안하고 

내가 내도 상관 없지만,

어차피 한번 보고 말 애인데

뭣하러 내줌.



아낀 돈으로 T

설빙 데려가서 디저트나 사줬엉.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고,

T가 미리 로드샵에서 사둔

팩을 같이 했어.


구데타마라는 캐릭터라는데

만사가 귀찮은 달걀녀석이야.

뭔진 잘 모르지만, 팩으로 붙히니까

이쁘진 않았어.




우리는 마지막 날을

담담하게 보냈어.

사실 담담한 척 했는데,

맘은 아니더라구.




또 우울했어.

고개를 돌려보니

T가 훌쩍이고 있는거야.




"T, 울어?



"아니, 안울어... 팩 국물이야"



"Aㅏ.... 그러냐...

난 살짝 감동받을 번 했는데..."



"사실 눈물이야."



"응~ 안 믿어~

더 울어보셈"



"너 나 좋아하는 거 맞냐? -_-"



"응, 그러니까, 비행기표 예매했지"



"응? 무슨 비행기표?

너 설마?"



"응 7월에 학교 방학하니까

그 때 태국 갈게.

한달 반만 참고 있으렴"



"Yes!!!!!!!!!"



T는 눈물을 닦으며

소리 질렀고,

우리는 한 참을 들떠서

얘기하다가 잠들었지.




다음 날이 되었고,

난 출근하러 갔어.



점심시간 때 쯤에

T에게 전화가 왔어.



"J, 나와!"


"어? 어딘데?"


"니 학교 앞!"



T는 캐리어를 끌고,

가기 전에 날 보려고

우리 학교에 왔더라고.



그래서 후다닥 나와서

저번에 갔던 스테이크 집으로 갔지.




1달 반 뒤에 보지만,

그래도 조금 서글프더라구..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귀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먹은 것 같아.




마침내,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어.

"T 잘 지내고 있어~

이번엔 내가 갈겡!"



"알았어. 진짜 감동이야! 

내 생일 알고서 일부로 그 때 맞춰온다니!"



"어...? 물.. 물론이지!!

내가 이런 남자임!!"



사실 난 얘 생일 기억도 안났는데...

다행이다...



"너 이번에 오면

내 친구들도 보여주고, 우리 부모님한테도

소개할게. 그리고 우리 부모님이랑 같이 여행가자"



"어? 내가 니네 부모님이랑 

여행을 왜 같이가-_-"



"이게 태국에선 일반적인거야!

일단 오기나 해!"



"아.. 알았따..."




그렇게 우리는 

다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어.



한달 반이란 시간동안

나는 관리된 내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서

운동도 다시 시작했고,

동시에 밴드녹음도 시작했어.



물론, 지금까지 앨범은 나오지않고,

다시 살은 쩌버렸지만.. 힝...

뭐 여튼 그 때는 열심히 했었어.




T도 자기 커리어를 

차근차근 잘 쌓고 있더라고.


나랑은 다른 길을 

걷는 사람이라 그런가 싶어.

이런거 보니까 내가 더 초라해보인다.



다가오는 T를 위해서

라이언 인형도 샀엉.



이게 KFC랑 콜라보로 해서 팔더라고!

잘됐지! 난 KFC 환장하는데

치킨도 먹고, 선물도 마련하고

일석이조였엉!!



고민도 안하고 선물을 

이걸로 결정했징




태국으로 가는 휴가 날은 점점 다가왔어!




요롬코롬 환전도 하고,

우리은행에서 EXK카드도 발급받았어.

이게 뭐냐면, 태국 4개의 ATM에서

적은 수수료로 바트를 뽑을 수 있는 체크카드야.




특히나, 초록색의 카시콘 뱅크 이용하면

거의 수수료 없다고 보면돼!

태국은 뭐다?

EXK 하나면 끝난다해도 과언이 아님.

꿀아이템임. 강추강추




떨리는 마음으로

공항으로 갔어.

"T, 오빠 출발한다!

기다리셈!"



"빨리빨리 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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