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상은 무에타이 체육관에서

18살짜리랑 스파링했던 날의 영상이야.

 

몇 일 전, 이상한 최저가 스파에 갔다온 후로

몸이 미칠듯이 가려운거여

아무래도 싸구려 물에 아토피가 다시 올라온 듯해...

 

그래서 새벽 2시까지 온 몸을 긁어대다가

피가 날 정도로 심해져서

결국 고무밴드로 내 손을 묶고 잠을 다시 청했지.

 

하지만, 잠은 2시간도 자지 못했고

일어나보니 풀어져 있는 고무밴드와

환부를 긁고있는 나의 손...

 

하... 아토피 없는 사람은 절대 이해 못할거야.

가려움은 모기 물린거의 200배쯤 가려운데

긁으면 엄청난 쾌락감에 천국을 맛보며

아나스타샤를 외치게 되지!

물론, 피부는 씹창나지만...

 

어쨌든, 제대로 잠도 못자고 디질 것 같아서

이 날 아침 무에타이를 갈까말까

30분간 고민하다가 어차피 잠도 안 오고

오후 되면 몸이 더 가라앉을 것 같아서

몽환적인 상태로 체육관을 갔지.

 

근데 다들 다리 보호대 차고 있더라고?

오늘 뭐 하냐고 물어보니까

스파링 하는 날이래...

 

매 수요일, 토요일이 스파링하는 날이었어...

하... 쫄보처럼 안 할 수도 없고

저번에 19살짜리 짭태양 샛기한테

개털려서 다시 한 번 도전하기로 했지!

 

근데 문제는 안경만 벗으면 앞이 안 보여서

상대의 주먹이 보일 때쯤

이미 내 면상은 뒤로 쳐박혀있단 말이야?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그 적응시간동안 역시나 뚜까맞음.

 

시부럴 라식을 하던가 해야지...

아, 근데 스파링 하다가 눈알 종종 맞곤 하는데

라식하면 눈 더 잘못되는거 아님?

 

여튼, 그렇게 짭태양한테 당한 울분을

마음씨 좋은 방콕 챔피언 선생님에게 풀며

슬슬 스파링 종료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또 다른 관장님이 스파링 한 판 준비하래

 

보니까 진짜 앳되게 생긴 18살짜리 꼬마야...

외관만 봐서는 진심 중학생 같아서

걱정이 됐는데 사실 그 녀석은

무에타이 100경기를 뛰었던 낙무아이였더군...

 

그래서 막상 스파링을 시작했는데

키도 크고 다리가 긴 짭태양이랑 하면서 발차기 줏나 맞으니까

상대적으로 왜소한 이 녀석이 차는 발차기는 하나도 안 아픈거임

그리고 다 보여!

 

그래서 이 녀석 발차기 끝나는 모션에

딜레이 캐치해서 바로 턱 살짝 쳤더니

이 샛기 동공 흔들리더라...

 

아, 너무 오버했나?

그래서 다가가면서 힘 빼고 원투 쨉쨉하는데

100키로의 육중한 몸이 다가오니까

뒷걸음질 치다가 제대로 턱 맞은거임...

 

와... 순간적으로 진짜 미안하더라

내가 이 어린애를 어떻게 때려...

 

아무리 낙무아이라 해도 체급이 너무 차이나니까

진심으로 하기 미안한거야.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자존심 안 상하게

웬만하면 몸으로 맞아주고

턱에 빈 틈이 보여도

그냥 살살 배 때려줬어

 

근데 이 샛기가 봐주는 걸 모르고

풀파워로 발차기 조져버리네?

 

순간 욱 했지만 그래도 그냥 그 상태로 쓰러져서

최대한 아픈 척 했어.

너가 너무 쎄서 난 못이기겠당

라고 말하며 그 녀석의 자존심을 올려줬는데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앞으로 무에타이를 할 때 이게 그 녀석의 인생에 도움이 될까 싶은거야.

아, 차라리 충격받더라도 좀 제대로 해줄껄 그랬나 싶기도 했어...

괜히 쓸데없는 오지랖을 부려가지고

쳐맞기는 존나 쳐맞고 시부럴...

 

이거 영상으로 보면 더 잼씀!

보러가자!

https://youtu.be/MEO1BIgtzss

 

이번 영상은 손가락이 박살난 가운데

무에타이 운동을 꾸역꾸역한 날의 영상이야.

 

전 날 호텔에서 수영하면서 깝치다가

벽면에 부딪히면서 손가락도 다쳤는데

하루 자고 일어나보니 엄청나게 부어서

구부러지지도 않는 거임...

 

그래서 무에타이 가기 싫은 맘 200%였는데

일단 빠지면 돈 날리니까 샌드백 쳐보고 결정하자고 생각해서

체육관으로 이동했더랬지.

 

그리고는 선생님이 잡아주시는 미트와 샌드백을 치는데

아프긴 해도 생각보다 괜찮더라?

그래서 마구잡이로 샌드백 두들기면서

별로 안 다쳤잖아? 생각하던 찰나

글러브를 벗어보니 밀려오는 고통과

시퍼렇게 변한 손가락...

 

하... 적당히 할껄...

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살 빼는데 적당히가 어딨어!

이런 사정 저런 사정 다 보면 살 못 빼!

 

이 생각과 함께 멍청하게 부상당해

무에타이를 빠져서 돈 날리는 상상을 해보니

도저히 용납할 수 없어서 다시 글러브 끼고

샌드백한테 화풀이함!

 

어쨌든, 오전 운동을 끝내고 점심시간을 맞아

태국 친구 케니와 밥을 먹으러 갔는데

일주일 내내 입에서 단내나게 무에타이 하니까

입 맛이 없는거여...

 

그럴 땐 모다?

안 먹는게 아니라 신 음식을 먹어서

입 맛을 되찾고 또 꾸역꾸역 먹는다!

 

다이어트 한다는 놈이 입 맛 없으면 행복한거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하루 두 번의 무에타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먹어야 돼...

 

안 먹으면 진심 쓰러져.

뭔가 앞 뒤가 바뀐 것 같지만

체대입시 때와 같은 강도로 밥도 안 먹고 운동한다고?

걍 뒤지는 거여

그래서 신 맛이 잔뜩나는 쌀국수와 볶음밥을 먹으며

입 맛을 되찾았더랬지!

 

그리고 오후,

무에타이 체육관을 다시 찾은 나는

손가락의 아픔과 오늘만 하면 주말이라

운동 안 해도 된다는 간사한 생각에 빠져

운동을 금방 끝내고 집으로 추노하고 싶었어...

 

하지만, 버티고 버티며 샌드백을 쳤었지...

하지만, 그 각오도 너덜너덜해진 손가락 앞에서 무너지게 되더라...

아예 움직일 수 조차도 없어서

선생님한테 찡찡거리며 아파서 오늘은 이 쯤하고 가겠다고 하니까

아프면 엘보우치라고 하더라...

 

역시 강려크해...

 

할 말이 없어진 나는

마지막 1라운드만 더 하자고 결심하고

나태한 정신을 부여잡았어.

 

선생님도 내 상태를 봐왔던 터라

사실 가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근성을 보고 싶었나봐!

 

억지로 억지로 마지막 라운드를 끝내니

오늘 진짜 잘했다고

따봉 날려주더라...

 

뭔가 인정받은 기분?

만약, 마지막 라운드 안했으면 주말 내내 쉬는 동안

자괴감이 들었을 것 같아!

어쨌든, 자세한 건 영상으로 보자!

https://youtu.be/hVJ8QEpEF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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