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블로그랑 유튜브에서

내가 활동 중인 밴드를 소개해보려 해!


우리 밴드이름은 VACANCY TONIGHT이라는 밴드야

오늘 밤 빈 방 있음 이라는 뜻인데

의역하자면 라면 먹고 가라!

정도로 표현 할 수 있겠네!


우리 밴드는 공연을 1년 넘게 안하다가

이번에 새로 들어온 기타녀석도 있고

연말이고 해서 공연을 가지기로 했어!

물론, 나는 태국에 가있느라 참여를 못하지만

모든 걸 새로 들어온 기타녀석에게 맡겨놓고

홀가분하게 떠나기로 했어.


공연은 12월 29일 토요일

홍대 FF클럽에서 진행해!

공연비는 사전에 예약시 5,000원

현장구매시 7,000원이니까

사전 예약해서 싸게 온다면 더 좋겠지?

모든 수익금은 투명하게 불우이웃에게 기부된다고하니까

취지가 참 좋은 것 같아.

공연도 보고 좋은 일도 하고!


비록 내가 공연에 참여는 못하지만

떠나기 전까지 밴드멤버로써

의무를 다해야겠지?

만나서 전체 사운드 밸런스를 잡아주는 등

밴드 매니저 역할을 톡톡히 했지!


그리고 내가 만든 곡 Going Down이라는 노래의 연습영상과

각각의 밴드멤버를 소개해봤어.

https://youtu.be/Odvb0AtPTaw

구독은 센스!!


오랜 만에 생존신고 할게!

파주 LCD 공정에도

드디어 꽃이 피는 봄이 왔어!

사람들의 마음을 울렁거리게 만드는 봄!


그래서 사람들이 우울함도 함께

느끼는 걸까?

요즘 내가 있는 팀에는

사람들이 점점 빠져나가더라.

노가다의 특성 상

이동이 잦다는 점은 잘 알고있었지만

친했던 사람들이 한 둘씩 빠지다보니까

나도 덩달아 우울해지더라.


제일 처음으로 추노한 형은

묵묵히 자기 할 일만 열심히 하던

준기공 형이었어.


아, 참고로 추노라는 뜻은 

도망노비를 뒤쫒는다는 뜻이지만

어감이 촥촥 입에 감기므로

노가다인들은 추노했다라는 표현을 

도망쳤다 혹은 그만뒀다라고 사용하기도 함.


어쨌든, 이 형과는 같이 붙어서 일한 적이 많았는데

말도 착하게 하고 모르는 것 있으면

친절하게 알려주는 형이어서

정말 좋았어.


근데, 갑자기 "나 일 그만둔다"

한 마디를 남기며 가셨지.

뭐, 노가다인들이 이렇지 뭐.

쾌남이었어.


두 번째는 현장이 줏 같아도

같이 실실대며 웃었던

대길이 녀석이 다른 곳으로

일하러 간다고 하더라.


"너 없으면 이제 누구랑 막 드립 치면서 노냐?! ㅠ"


"됐고, 저녁에 나오셈.

맛있는거 사드릴게"


내가 아무리 돈이 없어도 그렇지!

동생녀석한테 뭐 얻어먹겠냐?!


얻어먹지...

그래서 나갔지.

동생의 맛있는 거 사준다는 말에

노동복을 그대로 입고 파주의 핫 플레이스인

금릉역으로 갔어!

다들 막내이자 분위기 메이커인

대길이를 수고했다고

격려해주러 나와있더라.


첫 번째로 맥주집 갔는데

음악교사를 준비하는 형이

자기가 사주고 싶다고 해서

그 형이 다 계산을 했어.


나도 좀 보태고 싶었는데

돈이 하나도 없어 그럴 수가 없어서

마음이 좀 무거웠어.


나는 어떻게 임고생보다 더 돈이 없는거지?ㅠ


대길이는 2차는 자기가 사고싶다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고 했어.

그래서 두 번째로 이동한 곳은?!




일본식 선술집이야!

분위기 짱 좋아!

근데, 좀 비싸보여서 대길이 걱정을 좀 했어.


대길이는 씨익 웃더니

메뉴판을 보더니 능숙하게 주문하더라고?!


일본 사케!

이 비싼 걸?!

와... 역시 노가다인은 씀씀이가 다르구나...

이 녀석도 노가다 일을 거진 3년 정도 해서인지

씀씀이가 남다르다.

안주는 참치 타다끼!

사케와 어울리는 고급안주라 할 수 있지.

근데, 사실 이거 많이 못 먹어봄

이 때 거진 처음으로 먹어본 것 같은데

초장을 너무 많이 찍어서인지

초장 맛 밖에 안났쪄...


대길이의 앞 길을 응원하며

다 같이 짠!

그리고 다음 날

대길이는 추노했지.


세 번째로 추노한 사람은

나와 홍대에 가서 

외국인 파티를 즐겼던 루니 형!


이 형은 부모님의 환갑에 맞춰

유럽여행을 간다고

애초부터 1달 생각하고 일을 들어왔더랬지.


루니 형도 그만두기 전 같이 술 한 잔!

루니 형과는 같은 숙소였기도 하고

또 외국인 파티 같이 갈 사람이기에

엘리베이터 같이 내려가는 것까지

배웅해줬어.


사진 찍는 내 모습을 사진 찍는 루니 형!

우리 5월에 한번 이태원 가기로 했으니까

그 때 또 만나욥!


그리고 그 역시 추노했지.


이 뿐 만이 아니라

팀장을 도와 팀을 꾸렸던

원년멤버 주1형과 주2형도

일을 그만둔다고 선언했어.


위치가 사람을 바꾸지만

바껴도 너무 많이 바꼈다고

혀를 내두르며 팀장에게 실망을 한 주1,2 형들은

추노 후 태국에 2주동안 여행을 갈 거랬어.

하... 개부럽다.


어쨌거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

팀장의 동공은 흔들리기 시작했어.

남은 인원들 관리라도 

잘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생겼겠지.


그리고 때마침 월급날이 다가왔고

팀장은 표면적으로는 

그 동안 열심히 일한 우릴 위해

소고기를 먹여야겠다고

회식자리를 만들었지.


회식장소는 용접사 동생과 함께 갔던

부담없소!

하... 시켜서 먹는 고기도 아니고

무한리필?!

얼마나 돈을 아낄라고!


모두의 생각은 일치했어.

여기선 고기가 아니라
최대한 사이드 메뉴를 시켜서

팀장의 뽕을 빼먹는다!


일단 즐거운 회식이니

냠냠 맛있게 먹어야지!

우리는 정신없이 고기에 핏기가 가시기도 전에

고기를 입 안에 처넣어버렸고

꿀떡 삼켜버렸어.


그리고 소주를 한 두 잔 마시며

슬슬 눈치를 보기 시작했지.

오늘 우리의 목표는 사이드메뉴 대폭발!

부담없소라는 고기 집에서

부담을 느낄 수 있도록!!


우리는 몰래 소주가 아닌

청하라는 고급 술을 시켰고

두 병을 먹던 때 팀장에게 걸리고 말았어.


"뭐야! 왜 청하 먹어!"


"어... 음... 저... 우물쭈물..."


"됐다! 걍 먹어라!"


우리는 속으로 생각했지.

'이제 시작인데 고작 청하정도로?'

그리고 작전을 개시했지.

배가 적당히 차올랐을 때

사람들은 구름과자를 태우러 밖으러 나갔고

팀장 또한 함께 나갔어.


그 때를 틈타 말 할 순 없지만

남자 몸에 그렇게 좋다는 복분자로 만든

고급 술과 1인 1냉면을 지르고

음료수도 겁나 시켰어.

소고기와 냉면이라는

지리는 조합으로 우리는 단결했지.


그리고는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남성의 상징을 극대화 시켜주는

복분자를 들이켜댔어.

그 순간! 그가 돌아왔어...

복분자를 먹고 있는 그 모습을 

팀장에게 들켜버린거야..


"뭐야?! 복분자?!

이거 누가 시켰어!

누가 복분자 시키래!

장난해? 어?!!!"


우리 모두는 모두 대답을 하지 않고

가만히 침묵을 지키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

그리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더랬지.


사실 이건 다들 예상한 바여서

충격이지도 않았어.


복분자 시켰다고 뭐라하는 것 말야.

먹는 걸로 뭐라하기도 쉽지가 않겠다.

돈이 좀 저렴하게 나오는 걸 예상하고

무한리필에 와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충격이 좀 컸을 거야.

인당 5000원인 냉면과 청하

그리고 복분자주까지 시켰으니!

그러거나 말거나

술과 고기를 충분히 먹은 형들은

하나 둘 도망치기 시작했어.

먹튀란 이런 것인가?


원년멤버인 주1형은 마지막인데 인사도 않고

가버렸고, 주2형은 그래도 끝까지 남아서

인사하고 우리 커피 사주고 감.


그렇게 팀장의 왼 팔 오른 팔은 잘리게 되었지.

앞으로 팀이 잘 굴러가려나?

그러던 와중 반가운 녀석에게 연락이 왔어!


"형, 나 대길이에요.

여기 너무 재미없어요.

다시 거기 가고싶다"


"올래? 내가 팀장한테 한번 물어볼게!

하지만, 팀장한테

전화는 니가 해야해.

내가 운은 띄어 놓을게!"


"ㅇㅋ!"


그리고 나는 팀장에게 물어봤지.

"팀장님! 대길이가 팀장님을 

많이 그리워하고

다시 일 같이 하고 싶다던데 

가능한 부분입니까?"


"오옷? 일단 전화하라고 해라!"


팀장은 현재 인원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태에서

전에 일 잘하던 녀석이 먼저 연락해

다시 일하고 싶다고 하니까

옳타구나 하면서 받더라.


보통은 괘씸해서라도

안 받아줄텐데.

얼마나 위협을 느꼈으면...


여튼, 집 나간 대길이는

다시 돌아오게 되었지.

다시 찰진 노역하자.

아오지 탄광에서...

환영한다.


오늘은 몇 일 전에

노가다 브로와 같이 갔던

외국인 파티에 대해서 

쓰려고 해!



그 형은 중간에 합류한 사람 중에 한 명인데

숙소에 들어올 때부터 포스가 장난아니었어.

키는 185에 옥션팬티모델 뺨 후려치는 몸매.

잘생긴 얼굴!

보자마자 절로 "와우. 형 엄청 잘생기셨네요!"

라고 할 정도 였어.


친해진 계기는

나는 밤마다 영어로 통화를 하는데

이 형이 듣더니 영어 잘 한다고 하면서

다가오더라!


알고보니 이 형도

호주에서 2년 외국인 노동자로

바나나 따고 필리핀 어학연수 갔던

고학력자더라고!

게다가 일본여자친구도 있고!


우리는 그걸 계기로 급속도로 친해졌지.

이제부터 이 형을 루니 형이라고 할게.

루니 형과 나는 종종 외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고, 영어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


그러다가 루니 형은

서울에서 열리는 외국인 파티가 있다고

영어 혀가 굳기 전에

언제 한 번 같이 참여하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흔쾌히 콜했지!

파티는 언제나 환영!

게다가 내 팬이라면 알겠지만

발정난 개처럼 난 사람도 좋아하고, 

춤추는 것도 좋아하거든!

오직, 두 시간 후면 체력이 방전되지만...ㅠ


그래서 루니 형과 놀러간다는 기대감에

새벽 6시부터 밤 11시까지의

힘든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었어!

중간중간 숙소에서의 노동자 파티도

힘겨움 삶을 버텨내는데 한 몫했지!


숙노(숙식 노가다)의 참 매력인

배달음식 및 소주 한 잔 하기!

63년생이신 큰 형님부터 93년생인 막내까지

한 자리에 모여 같은 돈을 내고

음식을 시켜먹었지!


그러던 도중에 63년생이신

큰 형님이 닭다리를 들었어.

'뭐 아버지뻘 형님이니까, 닭다리 정도는

양보할 수 있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 어르신이 닭다리를 한 개 먹고

그 다음 조각으로 닭다리를 또 드는 거여!


"형님, 지금 뭐하십니까?"


"잉? 왜?"


"왜 닭다리 두 개 먹어요!"


"아잉... 두 개 먹으면 어떠냐...

먼저 먹으면 되는 것이지..."


"그건 아니죠. -_-

남들도 다리 좋아하는데..."


주변에서 괜찮다 괜찮다 그래서

그 이상 말은 안했지만

같은 돈 내고 먹는데

연세 많다는 이유로 두 개는 좀 아니지.


누가보면 아버지뻘 드시는데

먹는 걸로 뭐라하는거라 생각 할 수 있는데

해야할 말은 하는 성격이라

어쩔 수 음슴.

하고싶은 말 안하고 참고 그러면 내가 죽음.

게다가 이 형님 기술자이면서 

돈도 많이 버시는구만 -_-

서러우면 사드시겠지.


게다가 그 전부터 이 형님은

자꾸 숙소에서 뭔가 시키려고 하는데

일 끝나면 조공 아니니까 시키지 말라 함.


어쨌거나, 나도 짱나서 후다닥 

다른 치킨의 닭다리

하나 집어들면서 화를 참음.

숙노하면 이런 저런 일이 참 많음.

이런 평범한 나날을 보내며

드디어 주말이 다가왔지!


토요일 일이 끝난 후

루니 형과 이쁘게 꾸미고

제일 먼저 간 곳은?





금촌역이야. -_-;;

라면 끓이기 전에 냄비부터 준비해야 하는 것처럼

홍대가려면 지하철 타야지.


어쨌거나, 두근두근한 남정네 

둘의 여정이 시작되는 순간!

노동으로 인해 육체는 많이 피곤하지만

기대되는 마음과 루니형이 제공해준

핫식스로 후끈 달아올라버렸어! >_<


지하철 기다리며

난 오늘만큼은 외국인이다

다짐했지!


40분의 시간을 달려

도착한 이 곳!

홍대입구!

젊은이들과 예술인들이 

넘쳐나는 그 곳이지!


언제나 핫해!

벌써부터 수많은 외국인들이 보였고

우리의 기대는 최고조가 되었지!


우리는 서울 펍 크롤이라는

외국인 파티를 참여하기로 했어!


2만원이라는 참가비로

3가지의 펍에서 샷 1잔씩과

클럽 무료입장 및 샷 한 잔!

총 네 잔의 샷이 제공되는 가성비 쩌는

파티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도착한 시간이 너무 늦어서

2차 장소부터 참여하기로 했지!


가는 길에 보이는 코쿤!

태국 사람들이들이 한국 홍대하면

여기가 짱이라고 생각하더라.

거기도 유명 블로거들이 코쿤만 가보고

코쿤 좋아요 라고 했기 때문인 것 같아.

나중에 태국말 쓰고 싶을 때 가봐야겠어!

드디어 도착한 2차 장소

준스 바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입장을 했더랬지!

입장을 하니 국적과 이름을 쓰고

참가비를 냈더니

요런 띠를 줌.

각 펍에서 샷 한 잔씩 

제공하는 프리티켓이었어!


수 많은 외국인이 있었고

영어가 들리는 순간

와우! 나도 외국인의 빙의가 되었지!


드디어 나온 샷 한 잔!

엄청 쪼매나서

루니 형과 한 잔씩 더 시키고

맥주도 한 잔 더 먹었어!


수 많은 외국인들이

영어로 대화를 하고 있는데

그 누구도 우리에게 말을 걸어주진 않았어.

그래도 상관없지!

난 혼자서 잘 노니까!


혼자 춤추다가

눈 마주치면 일단 갖다박고 

영어로 대화하는 거여!


이 장소에서는 몇 몇만이 리듬을 탈 뿐

춤은 추지 않더라.

그래서 흥나게 빠운스 좀 타줬지!

그 때 눈 마주친 인물이 있어서

바로 발정난 개마냥 달려가서

꼬리를 흔들어 댔지!

그 사람은?!





50cent 스웩 박살나는

미쿡인 형이야.

금목걸이랑 손가락부터

스웩이 느껴지는 군.


그래도 여기는 한국이니까

깝쳐도 때리진 않겠지?!

이 형은 좀 과묵한 스타일이어서

그다지 말을 많이 섞진 않았어.


그리고 세 번째 장소로 이동했지!

뱀파이어라는 바야!

여기는 살사바인가봐!

살사노래가 나오고

남자 여자 붙잡고 살사댄스 추더라.


힝... 파트너 없는 나는

그냥 옆에 쭈그려서 혼자 소외감 댄스 춤...


그러다가 음악이 데스파시토로 바뀌자

우왁! 하면서 무대로 나가서 외쿡친구들이랑

흥겨운 댄스를 펼쳤지!

그렇게 20분간 즐기니까

체력이 다 방전되더라...


그렇게 춤추고 옆에 있던

노르웨이 청년이랑 얘기하고 있는데

이쁜 사람 지나가길래

사진 같이 찍고싶어서

여쭤봤지!


"헬로우 캅! 픽처 투게다 오케이 캅?!"

"Ah? why u wanna pic with me?!"


"프리티 캅!"

"oh thank u^^ Where u from?"


"음... 따이랜드 캅!"

"Wow, you looks like korean!"


"예...  한국인입니다.

근데, 오늘만은 태국인이에요 캅!"


그녀는 으악 소리를 내며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이내 웃으며

사진을 같이 찍어줬더랬지.

감사합니다.

외국인 인 척 짱짱맨!


어쨌거나, 그 다음 장소로 이동한 곳은

클럽식의 바였어.


여기인데, 상호가 잘 기억이 안난당...

바 젠이라고 써있는거 맞지?


입장대기 하면서 루니 형과 한 컷!

기대처럼 여기 들어가니까

아주 난리도 아니었어!

수 많은 한국인을 비롯해

외국인들이 좁디좁은 클럽에 뒤엉켜

춤을 추고 있더군!

아... 좁은 거 싫은데...

그래도 일단 놀아보자!

얼쑤!

덩 기덕 쿵더러러

쿵 기덕 쿵더러러

장단에 맞춰 외국인들과

부왁하며 춤을 추었어.


썸씽 있었냐고?

여기저기서 누나들의 엉덩이가

불쑥불쑥 들어오는데

쳐다보면 나보다 머리 하나가 더 있음.


요크셔테리어가 쉐퍼트 보는 느낌임...

다음 번에는 9cm 통굽 신발 신고 오는 걸로!

그렇게 내 체력의 한계치인

두 시간을 불태우고 밖으로 나와서

언제나 처럼 마무으리!!


클럽 후 마무리는

 역시 라면이지!

한국 라면이 짱이야!


또 생존 보고 할겡!


요즘 난 어떻게 지내냐면

굉장히 우울하게 지내.

그래서 일부로 오토바이 타고 

홍대 게스트하우스도

다녀오고 그런 거임.


내가 봄, 가을을 엄청 타서

죽을 맛이야.

외롭기도 하고

허하기도 하고...


그래서 요즘 일부로 운동해.

살도 뺄겸!!

안 우울해질라고!

농구를 주로 하지!

키 작고 푸짐한 몸과는 다르게

그래도 농구 잘함!


추석기간 동안 살이 더쪘어.

지금도 잘 안 빠지는데 문제는

농구가 끝나면 배고파서 뭘 항상 먹거든.



어제도 농구 끝나고 11시에 치킨 먹음.

스쿠터 타고 부랴부랴 달려가서 문 닫기 전에

흡입하고 왔지.

닭똥집과 염통은 서비스로 주기 때문에

13,000원에 가성비 짱짱이라구!



잠깐 T얘기를 하자면

T랑은 완전하게 끝낸 것 같아.

그 전까지는 이도저도 아닌 사이였지만

지속적으로 다시 연애하자고 연락이 왔거든.

하지만, 정말 얘는 아니다 싶었던 게

경산에서 일하고 있을 때

위험한 곳에서 다치지 말고

힘내라고 위로는 못해줄 망정

자기 말레이시아 출장갔다고 자랑하는 거야.


맨 처음에는 그럴 수 있다쳐서

솔직하게 내 심정을 말했어.

나 그런 사진 볼 때마다 자격지심 느껴져서

굉장히 힘들다... 난 위로를 받고 싶은거다...

너가 경험하는 것들 같이 공유하고 싶어서

사진 보내는 건 잘 알겠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왜 이러고 살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힘들다고 설명했어.

그리고 나는 지금 무척 힘들어서

위로 받고 싶다고 말했어.


T도 알아듣는 듯 싶었지.

그래서 다음 날, 

나 이런 곳에서 위험하게 일하니까

조심하면서 일하라고 위로해주기를 바라면서

공사현장을 찍어보냈어.


하지만, T는 위로의 답장대신 

다시 자랑하는 사진을 보내는 거야.

어제 알아듣게 설명했는데도!

아침부터 철근 들면서 헉헉대고 있는데 

굉장히 짜증났어.


그래서 T에게 내가 어제 했던 얘기를 기억하라고

일부로 철근 사진 찍어서 보내주니까

맛있는 음식사진으로 답장이 왔어.

그래서 나는 20m 위에서 위험하게 일하는 

사진을 보내줬지.


T는 다시금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 사진을 보냈어.

이 쯤되면 사진 배틀 아니야?

그래서 나는 파리가 날리는 열악한 푸세식 

화장실을 찍어보내줬지.

그러자 T는 동료들과 웃고 떠드는 사진을 보냈어.


나는 마지막으로 흡연장에서

땀에 젖은 하이바를 벗고

 사람들이 쉬는 모습을 보냈어.

T는 역시나 아름다운 풍경을 보내더라.

그 때 정말 화났어.

이 쯤되면 감정 결여된 사이코 아닌가 싶었어.


그래서 진지하게 말했지.

"너 어디 아프니?

다른 사람의 감정 전혀 고려 안 하는 거 같은데

안 하는 거야? 못 하는 거야?

혹시 뇌의 감정과 관련된 파트가 고장난거야?"


그러자 T는 기분이 나쁘다는 투로 말했어.

"내가 싸이코패스 같다는 거야?"


"맞잖아, 지금 니 행동."


"니가 먼저 보내서 나도 보낸건데?"


"한 번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힘들게 일하고 있는 사진 보낼 때마다

너는 그거 보면서 아무 생각도 안 들었어?


"나도 보내야겠다라는 생각?"


"그래서 내가 힘든 상황보고,

너가 즐거운 상황이 더 즐겁게 느껴지는거야?

내가 어제 그런 말을 했고, 

오늘 그런 사진을 계속 보게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음..."


"이런게 한 두번이 아니였는데...?

맨 처음에 만났을 때마다 너는 항상 이기적이었고

그 때마다 난 널 이해시켰어. 

문화차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니까

이제는 너 이기적이라고 생각안해.

넌 그냥 싸이코인 것 같아."


"미안해."


"미안 할 필요 없어.

나도 그 동안 정 때문에 널 못 밀어낸게 큰 것 같아.

아무리 생각해봐도 너랑 평생 행복할 것 같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우리 각자 길로 돌아가자."


이 후에도 T의 연락은 계속되었고

나는 계속 무시했어.

그러다가 몇 일 전에 마지막으로 대화했어.

T는 내가 반대하던 한국사업도 시작했다고 하던데

그 이유가 너 돈 벌게 해줄라고 한 거라는 말을 하더라.

정말 웃겼어.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지만, 

눈치로 봐서는 그 명목 하에 그냥 날 이용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

맨 처음 그 사업 한다고 할 때도 난 엄청 반대했는데

자꾸 한국에서 물건만 공수해달라고 했거든.


그 때 나는 차라리 한국직원 쓰라고 말했지.

친구나 연인끼리는 동업하는 거 아니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한국인 비자 문제나 

월급문제를 해결 할 방법이 없으니

남자친구라는 명목 하에 

저렴하게 이용할라고 하는 거였겠구만.

그리고 딱 봐도 망할 사업인데,

절대 안하지.



내 추측이 진짜이건 가짜건

 나를 잡으려고 하는데

안 좋은 것만 보이니까 

끝까지 안좋게 보였어.


그래서 더 이상 메세지에 

답장도 안하고 무시했어.

그러니까 이제는 연락조차 안 와서 

완전하게 정리된 상태야.


만약 내가 T였고, 

정말 내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존재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아마 추석기간 때 왔을 거야.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애라 비자문제도 걱정없고 

월급도 보통 태국인들보다 많아서

그 정도 능력은 충분히 있는 애거든.


하지만, 걔한테 나는 그 정도였던거지.

물론, 나도 맘 떠난 순간부터 딱 그 정도 였어.

앞으로도 태국거지 여행기에서

어쩔 수 없이 T의 얘기를 써야하는데

사실 이 마당에 쓰기 굉장히 곤혹스러워서

글이 잘 안 써내려져 내려가.

그래서 요즘 뜸했던 게 그런 이유야.


이런 복합적인 것들과

가을을 타는 정서적 불안이 

오늘 최대치에 도달해서

아까까지 정말 답답하고 힘들었어.

그러다가 문득 생각했어.

'월급도 들어왔는데, 태국 함 지를까?'


내 생각은 행동이 되었지.

바로 발권함.


태국도 무척 가고 싶었고,

월요일 날 부터 이천 하이닉스로 노가다 하러 들어가는데

이런 목표 없이 버티기 힘들 것 같아서

뼈가 뿌서져도 일할 수 있게끔 티켓 샀어!


편도 티켓가격?

에어아시아로 프로모션가 120,000원이었는데

20kg 위탁수화물 추가하니까

170,000원 됐어. -_-;

그래도 뭐 이 정도면 싼 거라고 생각함!


여행기간?

나도 몰라!

편도 항공권으로 끊어서

있고싶은 만큼! 돈 되는 만큼! 

있다 오려고.

중간에 워킹비자 주는 한국어 강사 구한다고 하면

일 해볼 생각도 있지만, 99% 없을 거야.

그리고 연봉 5000의 노가다 일을 포기하고 싶진 않다.


체육교사는 이제 빠이 빠이.

돈이 최고임.

올해 임용 아예 안 볼거임.

결혼도 안할거임.

돈 많이 벌어서 태국에서 사업해야징.



티켓 끊은 시점부터 너무 신난다!

가서 아파트를 우선 1달 계약할까

카오산에서 2주 정도 히피처럼 지내고 계약할까

행복한 고민 중이야!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마무리 할겡!

데헤헷 >_<




그제는 어느 날과 다르지 않았어.

하루종일 집에서 아픈 환자처럼

누워있었는데, 잠이 계속 안오는 거야.


그래서 새벽 3시에 밖으로 나갔어.

물론, 행선지는 피시방.

1시간 정도 게임을 하고 있었을 때

역시나 갓백수 친구O에게 연락이 오더라.


우리같은 백수들은 밤낮이 따로 없을 뿐만 아니라

공휴일이나 평일의 구분이 없어.

아니, 오히려 주말이나 공휴일이 더 싫지.

어딜가나 사람이 많고, 노동 후의 달콤함을

우리는 알 수 없기 때문이야.


새벽 5시 반쯤

친구O를 불러서 운동이나 하자고 했지.

백수라도 아프지 않기 위해서

몸 관리는 하자고 우리 둘 다 생각하고 있었거든.

우리는 농구코트에서 만났고

농구 1대1를 거진 3시간동안 했어.


요즘은 해도 늦게 떠서

처음에는 잘 보이지도 않더라.

해가 6시는 넘어야 뜨는 것 같아.

농구 후에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가서

몸을 씻고 난 뒤 같이 밥을 먹기로 했어.


샤워하다가 문뜩 드는 생각.

'나들이나 갈까?'

요즘 날씨도 엄청 좋은데

내 스쿠터로 어디든지 간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았어.

그래서 바로 친구O에게 전화했지.


"야, 엄청 좋은 생각이 났어."

"뭐여?"

"나들이 가자."

"어디로?"


"송추 계곡 옆에 앉아서

돗자리 피고, 기타 치면서 커피 먹자.

그리고 홍대 게스트 하우스가서 

루 자고 올까?"


"우리 잠도 안 잤는데 

너무 즉흥적인거 아니야?

완전 개콜!"


"ㅇㅇ, 6천원 짜리 게스트 하우스

예약할겡!"


그렇게 우리는 떠나게 되었지.



돗자리와 기타, 그리고 헬멧 두 개, 

내 개인가방을 들고 친구 집으로 향했어.

친구 녀석은 보자마자 한 마디 하더라.


"야, 짐이 좀 많은데?"


"응, 그거 어차피 니가 다 들거야.

난 운전해야 함."


친구녀석은 한참을 발씨발씨했지만,

여행을 간다는 생각에 

이내 기분이 좋아졌는지

투덜거림을 멈췄어.


그리고 우리는 마침내 

긴 여정을 떠나게 되었지.


의정부에서 홍대로 넘어가는 쪽에

송추가 있는데 

송추는 유원지와 국립공원 등 

자연친화적인 곳이라는 말을 듣고

여기에 잠깐 멈췄지.


여기가 송추마을인데

대부분 하이킹 코스가 많더라고?

하지만, 우리는 산 오르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므로 그냥 분위기 괜찮은 곳을

찾아 헤맸어.



주변에 시냇가가 하나 있었는데,

나무그늘 아래 명당 포인트가 있더라고.

옆에는 물이 졸졸졸 흐르고,

주변에는 녹읍이 푸르던게

여기서 아이스 커피 한 잔 하며

기타 퉁기면 분위기 좋을 것 같아서

바로 돗자리 설치했지!


문제는 사람들이 자주 오간다는 점!

하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고

노래를 불렀지.

깡통만 있었으면 돈 받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우리는 서로의 처지를 위로하듯

타카피 - glory day를 불렀어.


오늘은 그대의 날,

오늘은 우리의 날,

어제보다 아름다워진 당신과 나의 날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 그 순간

My glory day~


부르다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 흘릴 뻔.

이렇게 감정을 다 토해내고 나니까

좀 후련하더라.


그리고 우리는 다시 스쿠터를 타고

홍대 쪽으로 넘어갔어.

운전내내 남자 둘이 가득 짐을 메고

불안불안한 스쿠터를 타고 가니까

뒷 차가 안전거리 엄청 유지한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홍대 왔을 때

우리의 생각은 틀렸지.

중간에 방지턱을 넘는 충격에

뒷 쪽 헤드라이트가 빠져서 

덜렁덜렁인 채로 왔었던 거야!


뒷 차들은 얼마나 무서웠겠어...

그거 빠지는 순간 자기 차로 날아올 건데.

그래서 다음 날 출발하기 전에 

꼭 고치기로 마음 먹었지.



여기가 우리가 묶었던 게스트 하우스야.

펍이랑 게스트 하우스를 같이하는

신기한 곳이더라고.


가끔 게스트하우스 같은 분위기에서

술 먹고 싶을 때 오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해.


내부 사진이야.

6천원짜리 게스트하우스임에도 불구하고

내부가 상당히 깔끔했어.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보드게임부터

X Box까지 다 있고, 무료로 이용가능하다는 점!


우리는 배가 많이 고팠기 때문에

대충 짐을 두고

일단 밖으로 나와서 

어슬렁어슬렁 걸었어.



알고보니 이 날이 기나긴 연휴의

마지막 날이었더라고?

사람이 장난이 아니었어.

일단, 홍대에 왔으니 사람구경도 할 겸,

많은 사람들이 가는 쪽으로 이동했어.


와... 이쁘고 멋진 사람 엄청 많더라.

하지만, 내꺼 아니라는 사실에

다시 숙연해졌어.

마음 같아서는 앞에서 재롱부리면서

'내꺼하자'라고 끼부리고 싶지만

귓방맹이 맞겠지.


여기는 이국적이라 찍어봤어.

홍대에도 이렇게 깔끔하고 

정갈한 도로가 존재했구나.


요롬코롬 걸어다니다가

버스킹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구경하러 갔어.

요즘은 버스킹 존을 

작은 계단식 홀로 만들어놨더라고.

그래서 바로 옆에서 다른 음악을 틀고

버스킹을 하더라도 

신기하게도 앞에 있는 사람 꺼 밖에

안들리더라.


우리는 주로 상콤 여고생의

앉은뱅이 버스킹을 들었어.

노래 한 번 간드러지게 잘하더라.

나중에 슈퍼스타K에서 보겠지?


버스킹을 구경하고

우리는 심각하게 배가 고파서

음식점을 찾아다녔어.


우리는 홍대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아헤맸는데, 이건 별 의미가 없었어.

홍대에서 유명한 음식은 왠만하면 의정부에

체인점으로 들어오거든.


그래서 그냥 싸고 양 많은 곳으로 

가자해서 여기 왔쪙!

홍콩반점!!

백아저씨 껀데, 이게 지점마다

맛이 심각하게 달라.


홍대지점은 그냥 보통이더라.

의정부에서 처음 먹었을 때

신세계를 맛봤는데...

그 맛은 다른 곳에는 존재하지 않는 건가?


밥을 먹고 나니까

슬슬 잠이 오더라.

그래서 게스트 하우스가서 

잠깐 눈 좀 붙혔어.

이 때 잠깐 생각이 들었는데

이 쯤 돼면, 한국에서 살아남기가 아니라

백수인 걸 이용해서

한국에서 즐기기가 아닐까 싶은 마음도 들어.


오늘만 산다!!


2시간 정도 잠을 자고 일어난 후

게스트 하우스 사람들과 

노닥거리는 장면을 꿈꾸며

술을 마시러 갔지.



하지만, 아무도 없길래 편의점에서

소주와 맥주사서 둘이서 진탕 먹었엉.

게스트하우스의 묘미는 밤에 삼삼오오 모여서

각자의 여행얘기 하는 건뎅...

연휴 마지막 날이라 그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둘이서 재밌게 놀았지!

젠가도 하고, 해적 찌르기 게임도 하고

X box 테니스 게임도 하면서

흥겨운 시간을 보냈어.


그렇게 술에 취해서

히히덕거리다가 배가고파서

뭐라도 먹자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게스트 하우스 안에 비밀의 정원이 똭!

어우야... 밤에 보니까

낭만 돋더라.


원래 예정대로였다면, 이런 분위기에서

외국인과 썸을 타고 싶었지만.

옆을 둘러보니 토고 사람처럼 생긴 

내 친구가 있어서 웃펐어.



우리는 술에 취하면 항상 가는 곳이 있어.

그것은 KFC!

내 최고의 인생메뉴는

언제나 짭짤한 오리지널 치킨이야!

크리스피 치킨 절대 안 먹음!


짭짤한 오리지널 치킨 

넓적다리 한 입 베어물면

동맥경화 걸릴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천국을 향해 갈 수 있어.


이렇게 먹고 우리는 잠들었지.

그리고 아침 9시쯤 일어나

서둘러 조식을 먹으러 갔어.

조식은 식빵과 쥬스, 커피가 제공되었어.


6천원 짜리 게스트하우스에도 

조식이 있다는 점이 매우 놀라웠어.

대체 남는 돈이 있기는 할까? ㅠ

어제 우리 펍에서 술 안시켜먹고

사와서 먹었는데 괜히 미안해진당.


조식을 먹고 서둘러 다이소를 향했어.

스쿠터 뒤에 헤드라이트들이 떨어진 걸

고치기 위해서지.


갔을 때 홈쇼핑에서 어렸을 때 봤던

믹스 앤 픽스가 있는거야!

코끼리 쇠사슬 보수로도 쓰였던

그 찰흙반죽!


요물조물 만져서 모양 만들면

그대로 굳는 그 아이템 사서

오토바이 떨어진 부분에 척 붙혀놨어.

외관이 이제 점점 돌이킬 수가 없게 되어간다...

나중에 팔 수나 있을까 모르겠다.


그렇게 오토바이 수리를 마치고

우리는 다시 의정부로 출발했어.

쉬러왔는데 몸이 빠개지는 느낌은 왜지?

그래서 의정부에 도착했을 때

마지막 여행만찬을 제대로 먹기로 했어.


그것은 삼겹살!!

비도 살짝살짝 내렸는데

그래서 더 맛있게 느껴졌어.

엄청 많이 먹은 것 같아.


이렇게 삼겹살까지 먹어주고

우리의 여행은 종료되었어.

그리고 숨도 못 쉴 정도로 배가 불러서

여지껏 자다가 23시에 일어나서

부랴부랴 이 글 쓰는 거임!


이제 슬슬 일 시작할텐데

또 생존보고 할게!


이번 이야기는

내가 T에게 폭탄선언을 한 이야기야.



전 날, 카오산에서 재밌게 놀고 집으로 들어와서

똑같은 아침을 맞이했지.

보컬 형은 더 이상 나랑 놀 수 없었는데

티나와 함께 투어를 떠났기 때문이지.

신혼여행 온 것 같이 느껴짐...


나는 언제나처럼 운동과 음악작업을 마치고

 T와 메세지를 주고 받았는데

이 날 엄청난 발언을 하고 말았어!


"J, 나 말레이시아로 2월 말에 잠깐 출장 가!

오예오예 >_<"


"좋겠다... 너 출장가는 때에 맞춰

그럼 나도 베트남 한번 다녀와도 돼?"


"나 없이? 혼자?"


"너도 혼자 출장가잖아, 나 두고 -_-

그리고 겸사겸사 비자 문제도 미리 해결해놓고 싶어.

3개월 되기 바로 직전에 

다른 나라 갔다가 다시 온다고 하면

바로 의심받으니까..."


"흠... 맘대로 해라!"


나는 단톡방 사람들에게 2월 말에 

베트남에 혼자 여행간다고 자랑했어.

그 말을 듣고 방장 형은 자기도 따라가면 안되냐고

나에게 물었어.


방장 형은 베트남도 두 세 차례 가봤기 때문에

먼저 가본 사람이 있다면 나도 편할 것 같아서

흔쾌히 오케이했지!


무엇보다 성격도 잘 맞는 편이고

잘 노는 사람이니까!


나는 비행기 값도 싸고

놀 거리도 많은 호치민에 가고 싶었는데

방장 형은 진짜 베트남 여행은 하노이라고 해서

알아보니까 하노이에도 볼거리가 꽤 있더라고?

그래서 방장 형과 하노이행 비행기 티켓을 바로 예약했지!


그리고 T에게 이러한 사실을 말했어!


"T, 나 하노이행 비행기 티켓 예매했어!

랑짓에 내가 같이 논다던 방장 형 말한 적 있지?

그 사람이랑 갈거야~"


"음... 무척 맘에 안드는데~

너 처음엔 나랑 같이 간다고 했잖아"


"그 부분은 정말 미안해~

근데, 겸사겸사 나도 이 때 가는게

좋을 거라 생각했어.

그 대신 내가 제안 하나할게!


"뭔데 -_-"


"나 베트남 갔다가 돌아오면 긴 머리 자르고

너가 좋아하는 짧은 머리 할게!"


"뭐? 진짜?!

그래! 그럼 갔다와!

하지만, 거기서도 나 그리워 할거지?!

그래야만 해!"


"보고 싶겠지, 아마도?

그래서 지금 아리 쪽으로 가고 있는데?"


"진짜?! 지금?

나 일 끝나고 집에 가는 중이긴 한데...

오고 있는 거야?!"


"ㅇㅇ 15분 뒤에 도착한다, 준비해라"


사실 허세는 부렸지만 아직 집이었어.

우리 집에서 택시를 불러 T의 집까지 가는데는

대략 10~15분 사이가 걸리지만

그랩 바이크를 이용한다면?

8분 컷이 가능하다!!

먼저 도착해서 한 껏 폼 잡고 있어야징~


그래서 그랩바이크 불러놓고

2분동안 응가하고

1분동안 로션 왁스 바르고 준비했어.

베트남에 가기위해 너무 무리수를 던진 탓인걸까?


갑자기 긴 머리를 자른다고 생각하니 막막해서

긴 머리를 가지고 있는 동안 

많은 시도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독특한 머리를 도전해봤어.


바로 '도깨비'의 공유머리야.

이 때는 우리나라에서 도깨비가 

끝난지 얼마 되지않았던 때였고

대부분의 태국사람들은 도깨비를 좋아해서 

그 드라마의 환상 속에 살고 있을 정도였어. 


몸에 검이 꽃혀져있게 보이는

어플을 가지고 노는 것부터 공유앓이까지

만나는 사람들마다 내가 한국사람이라고 말할 때마다

"콩유, 고불린 조아요" 거리고 다녔어.

그래서 내침 김에 공유 도깨비 머리를 한번 시도해보았음.



백정?!

뭐지 이 망나니는...

다신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


이윽고, 아리 역 근처에 왔고

나는 T의 집 건너편에 있는

이쁘장한 하얀색의 카페를 갔어.


카페는 특이한 구조로 되어있었는데 

1층은 카페고, 2층은 사진관이어서 

애기들 사진을 찍으려는 커플들이 주말마다 붐벼.

그래서 언젠가 꼭 와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날 처음으로 가게 되었어.

그리고 커피를 마시면서 T를 기다렸지.


근데 커피 시킨지 10분 만에 미안하지만 

나가야할 것 같다고 하는거야...

뭔 개소린가 싶었는데

회사에서 단체로 모임한다고 빌렸다네...

그럼 커피 시킬 때 미리 알려주던가..

장사 그지 같이하네


그래서 할 수 없이 꾸물꾸물 기어나와

T의 콘도로 이동했어.

콘도는 키카드가 있어야 건물 안 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나는 하도 많이 가서 경비원이 날 알아보더라고~


"사왓디캅, 아저씨, 저 알죠 캅?"

"오? 여자친구 만나러 왔냐 캅?"

"넹, 안에 가서 기다리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캅?"

"물론이지, 들어가 있어라 캅"

"캅캅!!"


그리고 무사히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지.

T는 퇴근 시간이 되어서 꽤나 늦는 것 같았어.

할 일 없이 건물 안 쪽을 살펴보고 있는데

건물 와이파이랑 비밀번호가 똭! 적혀있는 거야.


우리 집은 와이파이도 한달에 500바트씩 내야되는데

여기는 무료개방인가?

사스가 부자동네...


그래서 바로 와이파이 도둑을 했지.

덕분에 평소에 데이터 없어서 잘 못보는 

유튜브 신나게 볼 수 있었지.

그렇게 히히덕 거리면서 유튜브를 보고있는데

아쉽게도 T가 금방 도착하더라.

더 보고 싶었는뎅...


때마침 보컬 형한테 연락이 왔어.

티나와 T랑 같이해서 넷이 밥 먹자고!

T는 흔쾌히 OK했어.


"형네는 뭐 먹고 싶은데?

형 태국 왔으니까 형네가 정해!"


"음... 티나는 태국 물고기 먹고 싶다는데?"


"진심으로? 다시 생각해보라고 전해줘"


"먹고싶데, 얘 몇 일 전부터

그거 먹고 싶다고 징징거렸어"


"뭐여, 결국 아기를 가진 거야?!

그 상황이라면 꼭 먹여야지! 

짜오프라야 똥물고기 먹으러 가자!"


"뭐래, -_- 잘 아는 데 있어?"


"T가 집근처에 괜찮은 레스토랑 있다고 

거기로 가자는데 여기로 오실?"


"ㅇㅋ, 지금 출발함"


이윽고, 보컬 형과 티나와 만나게 되었고

T와 티나는 작년 홍대 노랑통닭에서 

처음 만난 후로 마주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색어색했지.


그래서 바로 레스토랑으로 갔어.

사진은 없지만, 무척 비싼 곳이야.

하지만, 네 명이 모이면 그나마 저렴하게 

다양한 음식을 시킬 수 있지.


티나는 메뉴를 보다가

짜오프라야 똥물고기 소스조림과 뿌팟퐁 커리, 

바질볶음, 새우요리등을 시켰어.


태국말로는 쁠라 랏 프릭

(Deep fried fish in spicy sauce)이라고 하는데

생선튀김에 매운소스 얹어놓은 요리임.

근데, 맛있어!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고 하는데

짜오프라야 똥물고기도 예외없이 맛있더라!

사진은 검색해서 보셈.


전부 다 해서 가격은 2000바트(66,000원)정도 나왔어.

네 명이서 각출하면 12,500원씩이네.

그래도 비싸다...


식사가 끝난 후 우리는 후식을 먹으러

아리 빌라마켓으로 갔어!

내가 추석여행 때 먹게 된 코코넛 망고빙수를

먹여보고 싶었기 때문에!


하지만, 그 곳은 언제나 인기폭발이어서 

20분 웨이팅 해야만했어.

우리는 이름을 달아놓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Hey! J, 우리 언제까지 기다려야하냐 쉬먀!

더워 죽겠다 쉬먀! 

기다린 가치가 없는 맛이라면

목숨을 바쳐야 할 것이다 쉬먀!"


"티나따거, 조금만 참아라 쉬먀...

누구나 여기 앞에서 깊은 빡이 친다 쉬먀.

이걸 먹어보기 전까지는..."


"흥! 앞으로 너에게 팔괘장을 날리기까지

10분 남았다 쉬먀"


티나의 협박에도 나는 

내 목숨을 보전할 자신이 있었지.

내 혀는 정확하니까!

오랜 기다림 끝에 우리는 입장 할 수 있었고

작년에 먹었던 메뉴와 똑같은 메뉴를 시켰어.


티나는 한 참을 이 빙수녀석을 노려보더니

크게 한 스푼 떠서 입에 집어넣었어.

그리고는 오물오물거리더니 갑자기 눈이 커졌어.


"오오! 이건?!"


"어때? 맛있지?

노란 망고맛의 빙수와 하얀 코코넛 크림이

혀를 휘감으며 어울어지는 느낌이 

보컬 형의 혓바닥보다 더 맛있을껄?"


"부... 부정 할 수가 없다...

미안하다 쉬먀..."


정작 보컬 형은 아예 고개를 파묻고 정신없이 먹느라

티나의 말 따윈 안중에도 없었어.

10분여 정도를 넷 다 

대화없이 빙수만 퍼먹고 있었어.

그러다가 빙수그릇의 바닥이 보일 때 쯤 

보컬 형이 말했어.


"와! 츄릅 츕! 이런 맛이 있다니!

츄릅 츕츕, 처음 먹어보는 맛이잖아?

츕츕츕, 아까 거기 레스토랑보다 

100배 정도 돈이 안 아깝다.

이건, 우리가 사야돼!"


덕분에 팔괘장도 안 맞고,

후식비용도 굳었지.

티나 은근히 운동으로 단련된 몸이라

맞았으면 복장파열은 우스웠을껄?

님들도 가면 꼭 여기 들려보셈!


아리 빌라마켓 2층에 있으니까 잘 찾아보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38편 참고하셈!


오늘은 여기까지 쓴당.

담 편에서 보장!





이번 편은 T의 추석여행의 

마지막 밤 이야기야.



긴 황금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어.

팬션부터 싸우고 헤어지고 풀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정신차려보니 다음 날이 T의 귀국날이더라.



이번에 T가 돌아가고나면

우리는 한 동안 다시 만날 수가 없었어.

임용시험 준비를 다시 빡세게

했었어야 했거든.



추석기간 동안 다른 경쟁자들의

책장은 계속 넘어가고 있었고,

그 시간동안 나는 놀기만 해서

심적으로 불안하기도 했지.



하지만, 막상 여행이 끝날때가 오니 

T를 오랫동안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울적해지더라.



이 날은 낮 동안 아무것도 안 했던 것 같아.

그냥 같이 뒹굴뒹굴거리고 놀았어.

나는 특이하게 냄새로 사람을 기억하는 편이라

T의 채취를 가능한 맡고 싶었어.


근데, 정수리와 겨드랑이 구역은

위험지역이야.

코 썩어.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커플이라면

진정한 사랑을 한 번 확인해봐.

주로 내가 사용하는 방법인데

내 겨드랑이에 온도계처럼 손을 3초간 꽃고

상대방에게 냄새를 맡게해봐.

참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당신에게 진짜 반한거니까.



소리 지르면서 경악한다면

그냥 입에 넣어버리셈.

그리고 한 마디하면 돼.



"넌 나로 인해 더럽혀졌어.

내가 평생 책임져줄게"



이러다가 T에게 몇 대 맞음...



우리는 한 참을 뒹굴거리다가

T가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

떡볶이를 집에서 해먹었어.

편의점에서 떡이랑 케찹, 설탕, 고추장 사서

만들었는데, 재료값이 더 나온듯...



그래도 해줬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

사진은 따로 없어ㅠ_ㅠ

식사를 마친후 우리는 한숨 낮 잠을 차고

해가 서서히 질 때 즈음에

밖으로 나왔지.



노량진에 있는 흔한 주스집이야.

한참 쥬씨가 유행할 때라

이 때 주스집이 엄청 성행했고,

노량진에도 많이 있더라궁.



"T, 마지막 밤인데 어디가고 싶어?"


"음... 난 여의도공원 가고 싶어.

거기 밤도깨비 시장 유명하다는데 가보자!"


우리는 스쿠터를 타고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이동했지.



하지만, 이 날은 공교롭게도

문을 닫는 날이었어.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한 참을 찾아헤매이다

문이 닫는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지.

그래서 우리는 그냥 밤 산책을 할 수 밖에 없었어.




이것도 나름 나쁘지 않더라.

낮의 여의도 공원도 이쁘지만

밤에 오니까 3배는 더 이뻤어.

그리고 가끔 한강다리에서 분수도 켜주던걸?

뿜어져나오는 분수가 조명을 받아

형형색색으로 반짝이는게

무척 예뻤어.




우리는 여의도 밤 산책을 마치고

무엇을 먹으러 갈까하다가

T가 족발을 한 번도 안 먹어봐서

유명한 족발집으로 이동했어.


공덕역에 있는 족발집인데

군대 후임이자 친한 친구가

이 곳이 최고라며 소개해줬었어.


족발은 25,000원 정도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고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순대가 무한리필로 제공된다는 점이야!!

순대국도 나오고!!


족발 좋아하는 사람은

나중에 공덕역에 있는 족발거리로 꼭 가보셈!


족발을 먹고난 후

집으로 돌아갈까 아니면

어디를 더 들렸다 갈까 고민하다가

공덕역에서 홍대입구가 가깝기 때문에

집에가기 전에 가보기로 했어.




홍대에 진입하자마자

수 많은 인파가 있었어.


만약에 차였더라면

주차공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겠지만

스쿠터이기 때문에 그냥 아무 곳이나 

세워도 된다는 점이 편리했어.



우리는 홍대거리를 활보하며

저번 여행 때 홍대에서 싸웠던 추억을 되살렸지.

홍대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식후에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땡겨서 자리가 좋은 빙수 집으로 들어갔지!



우리는 멜론 빙수를 시켰는데

가격은 그리 저렴한 편이 아니었어.

홍대라 그런지 땅 값이 비싸서

비싸게 받을 수 밖에 없는 건가?



그래도 맛은 있었어.

멜론 반에 아이스크림 반으로 주더라고.

멜론의 갯수가 조금 창렬하긴 했지만,

자리가 좋아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



우리가 앉은 곳은 홍대 버스킹 거리가 

한 눈에 보이는 곳이었어.

밖에서 보려면 잘 보이지도 않는데

위에서 시원한 빙수 먹으면서 내려 보니까

깔끔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더라!



우리는 한 참을 구경하다가

숙소로 다시 복귀해서 잠들기 전까지

얘기를 했지.


"J, 시험 꼭 붙었으면 좋겠다

너 붙으면 나도 한국에서 직업구해서 살면 돼는데"


"너가 뭔 수로 한국에서 직업을 구하게?"


"내 경력 정도면 구할 수 있지 않을까?"


"너 되게 한국을 만만하게 본다?

너 정도 영어하고 애들 한국에는 차고 넘쳤어.

그리고 한국인 인식에 태국과 같은 동남아 사람들의

인식은 좋지 않아서 더 힘들어.

한국 사람들의 인종차별 굉장히 심해!

그리고 설사 네가 영어 과외를 한다 하더라도 

누가 태국인한테 받겠니?

서양인한테 받겠지."


"회사 들어가면 되잖아"


"한국엔 열정페이라는 것이 있어요.

돈도 제대로 안 주고, 일만 겁나 시켜요.

그리고 칼퇴근 그런거 없다. 

태국처럼 시간되면 칼 같이 하는 줄 아냐?

퇴근시간이 끝나고도 상사가 집에 안가서 

눈치보며 계속 일하는 사람들이 태반인데?"


"그러면 마사지 가게나 차리자"


"너 돈 좀 있음?

한국 땅 값 장난 아닌데?

2억은 있어야 할 걸?"


"아 빡친다...

그냥 니가 와라"



"ㅇㅋ...제가 감요"



나는 한류 드라마만 보고 한국의 단편만을 알고 있는 T에게

한국의 현실에 대해 말 해줄 수 밖에 없었어.

한국의 거품만 보고 계획없이 왔다가

상처를 받느니 미리 얘기해주는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미래에 대한 실 없는 대화를 늦게까지 했고

나는 임용시험이 끝나고 떨어진다면

태국에서 몇 개월 살아보겠다 말하고

그 곳에서 같이 직업을 찾아보자고 말을 하며

우린 잠이 들었지.


- 다음 편에서 계속-


이번 편은 태국여자 T가 

대한민국의 명절 기간인 추석에 

와서 있었던 이야기의 에필로그야.





T를 보러 태국에 갔다 온 이후로

나는 다시 일을 하며 하루하루

한국에서의 평범한 일상을 이어나갔어.




학교에서 수업도 하고, 

틈틈히 임용고시 공부를 하며

밴드 녹음도 마무리 되어

공연도 했어.





공연


중간에 드럼이 '퍽' 소리를 내며 구멍이 뚫려버렸지만,

그래도 성공적인 공연이었던 듯 싶다.





뭐 요롬코롬 잘 지내면서 

T랑도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전화했지.



"T, 나 추석기간 동안에 출근 안 해~"


"추석이 뭔데?"



"한국의 그레이트 홀리데이야.

너 올 수 있으면 와라!

한국에서 태국가는 건 사람들이 몰려서 많이 비싸도

태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건 상관 없을 거야."



"그래?! 오케이 알았어.

상사한테 물어보고 일정 한번 맞춰볼게!

근데, 너 가족들이랑 같이 안보내도 돼?"



"괜찮아, 우리 친가는 돈 문제로 개박살나서 

형제들끼리 서로 안봐~

그건 그렇고, 너가 온다면

나도 성의를 보여야하니까, 

숙소는 내가 해결할게!"



"콜"




T가 한국에 와서 다시 재밌게 놀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들떴고 하루하루 추석을 손꼽아 기다렸어.

그리고는 추석 기간에 서울은 텅텅 비니까

어디 놀러가기도 편할거고, 

아마 방 값도 저렴할 거라는 생각을 했지.




근데 왠 걸?! 더 비싸잖아?

아무리 모텔을 싸게 장기로 쇼부쳐봐도

하루에 5만원을 불렀어.




 8박9일의 여행일정인데

방 값만 40만원 나가서

그냥 원래대로 반반 내자고 하려다가

좋은 묘안이 떠올랐어.



나의 한국친구 B가 노량진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그 녀석이 시험을 다 끝내고 방을 뺐다고 들었어.

그래서 바로 전화해봤지.



"B야, 너 방 계약기간 아직 남았냐?"


"응, 10월 초까지 계약기간인데?"


"나 거기서 열흘 만 살아도 됨?"


"그래도 되는데, 나 짐 싹 다 빼서

거기에 아무것도 없어"


"괜찮아, 괜찮아, 일단은 너네 집 좀 빌리자

밥 한 번 살게!!! 고맙다"



다행이었어. 

40만원이 0원이 되는 순간이었지.

물론, 반지하 원룸이지만 괜찮아.

한 번 가봤는데 몇 일 머무르기엔 부족함이 없었어.



'근데, 방에 아무것도 없다고 하는데 어쩌지?'



나는 곰곰히 생각했어.

이불도 없을 테고, 식기류도 없을 거고...

사기엔 비싸고 아깝고...

어쩐다...?






내 두뇌는 빠르게 회전했고,

나는 해결책을 찾았어.

답은 '용달'이었어.



나는 바로 용달업체에 전화해서

가장 작은 소형차인 다마스가 의정부에서 노량진까지

배달하는데 얼마냐고 물어봤지.



편도 4만원이래!!

그렇다면 T가 간 후 짐을 다시 빼야하니까

왕복 8만원돈으로 9일을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거임.



40-8=32 즉, 32만원의 이득을 취할 수가 있는 것이지.

'이불은 집에서 가져가고, 

후라이팬 같은 것도 챙기자

그리고 컴퓨터도 가져가야지'



나는 저렴한 가격으로 

최대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은 기쁨에 들떴어.



게다가, 노량진은 서울의 중심부라 

강남, 이태원, 홍대, 신촌과 같은

핫 플레이스를 가기에도 수유보다 훨씬 가까워서 

모든게 완벽하다고 생각되었어.



거기에다가 스쿠터까지 내가 끌고 간다면??

추석이라 서울 시내에 차도 없고

어디든 원하는 곳으로 간편하게 슝슝 갈 수 있으니 금상첨화!!



나는 하나, 둘씩 준비를 하며 T가 올 날을 손꼽아 기다렸어.

그런데, 문제가 하나 터졌어.

T가 내 삔뚜를 상하게 한 거야.



어느 날과 다르지 않게 T와 전화를 하고 있었지.



"J, 나 남이섬 가보고 싶어"


"아 그래? 무척 아름다운 곳이지.

근데 아름다운 남이섬 가기 전에

관광지이자 한국의 우울한 역사를 알 수 있는

서대문 형무소에 갔다가 가는게 어떨까?



"싫어~ 무서워.

그리고 그런 역사를 왜? 

어차피 오래 지났고, 한국 잘 살잖아?

그냥 잊어버려"



"뭐? 그게 할 말이야?

내가 한국이 일본 식민지였다고 

몇 번이나 말했었는데?


우리 할머니가 그 때 살았었고, 

그거에 대해 지금도

눈물을 흘리시는데 어떻게 잊어 그걸.


우리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징집되는 꿈꾸면

자다가 소리지르고 그랬는데?

그걸 잊으라고 하면 잊을 수 있어?"



"아니 오해야.. 그런 뜻으로 말한게 아니라.."



"아니긴, 뭐가 아니야.

자기네 역사 아니라고 막 던졌구만

너네 집에 모르는 사람이 무단침입해서

칼로 위협하고 집안 물건 다 가져가면서

너네 가족 강간해도 나중되면 잊을 수 있어?"



"그런 말 한게 아니라니까!!"



"닥쳐!!! 안 가!!"



한국을 좋아하진 않지만,

할머니가 살았던 그 시대를 어려서부터 

듣고 자라왔던 터라 욱해버렸어.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사실상 외국인이 남의 역사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어.

아무리 들어도 겪은 일만 하겠나

하물며, 지배도 안 받아본 태국 애가

이런 슬픔을 이해 할 리 없지.



몇 날 몇 일을 T에게 꽁해있다가

결단을 내렸어.



"아무리 생각해도 안되겠어.

너 우리나라 역사 공부 먼저하고 가자.

안 그러면 안 가.


우리는 서대문 형무소 먼저 갈거고

거기 고문하는 관이 있어.

거기 안에 들어가서 5분 있다 나오면

남이섬 같이 가고 아니면 안 간다.

거기서 우리 민족의 

얼룩진 피와 고통을 느껴보렴."


그리고 여기 갔다가 가면 

남이섬이 더 천국같이 

이뻐보이는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거야.






본 편에서 보자!

이번 편은 태국여자 T와 싸웠던

사건이야.



이 사건을 계기로

나는 T가 얼만큼 이기적인 애인지

알게 되었지.



그래서 대부분의 태국여자가

이기적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얘만 빼고 다 착해



얘만 이기적인 것이였음.




우리는 수유에서 만났어.

이 때까지만 해도 엄청 반가웠고,

행복했지.



"T! 잘 지내고 있었어?"


"너 없이 내가 어떻게 잘지내~"


아주 깨가 쏟아졌지.




T를 오랜만에 보기 때문에

이뻐보이려고 렌즈 낌.


우리는 사진을 같이 찍고,

내가 미리 예약해둔 숙소로 가서 체크인 했어.

숙소는 역시 모텔 장기투숙이지.



이번 묶는 곳은 다행스럽게도

방이 조금 더 컸고,

야놀자 제휴여서 그런지 몰라도




프론트가 개방형에다가

아침에 토스트도 

먹을 수 있게 되있었어.



방에 짐을 두고 우리는

나갈 채비를 했어.



왜냐하면

보컬 형과 티나를 만나기로 했거든.

우연찮게 티나는 T와 같은 날에 입국해서

홍대에서 만나 술 한잔 먹기로 했어.



"T, 분명히 너 맨 처음 나 만날때

5개국어 할 줄 안다고 했지?

게다가 너 반중국인이니까

티나랑 중국어로 말하는거 보여줘"



"어... 어...? 나 잘한다 한 적 없어..

나 기초레벨이라 그랬잖아"



"언제 그랬어.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불어 한국어

한다면서! 

근데, 한국어는 엄청 못하니까

중국어 한번 보여줘! 

그러면 멋있어 보일 것 같아"



"...."



우리는 홍대에 가서 보컬 형네를 만났고,

치킨을 먹으러 노랑통닭을 들어갔지.



"티나! T는 중국혼혈이야! 

중국말 할 줄 안데!

중국말로 대화해봐!!"


"오? 진짜? 니하오마!

#$^@$%&#@%#$#^ 쉬먀?"



"니... 니 하오마......"



"$%@$%@$^#$ 쉬먀?!"



"......."



"T, 뭐야. 너 중국말 못하네.

너 이제 어디가서 

중국혼혈이라고 말하지 마라.

창피하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듣는 거는 할 수 있어!!"



"@$^#%^@%$&@ 쉬먀?"



".... 그만해. 술이나 시켜"


중국어가 뽀록난 T는

그 이후로 대화는 안하고

치킨과 술만 먹더라.

앞으로 잘난 체 ㄴㄴ해.




티나가 중국에서 사온 구름과자!

엄청 유명하다던데, 길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중국인은 이거 많이 피던 것 같아.



티나는 다른 나라 다녀오면

항상 내 선물을 챙겨주는게 너무 좋다!



우리는 수유로 돌아왔고,

다음 날 느지막이 일어나서

수유에 무한리필 돈가스 집으로 향했어.





나는 돈까스 그 때 그 때

잘라먹는 스타일인데

자상해보일라고

얘 꺼는 다 잘라줌.



나란 남자는

이렇게 자상하지 않지만,

오랜 만에 봤으므로 걍 해줌.



다먹고 나와서 전 날

홍대를 제대로 못 둘러봐서

홍대를 다시한번 가보기로 했어.



가던 도중에

T의 샌들 끈이 부서진거야

그래서 다이소에 가서

접착체 사서

붙혀줬엉.



굉장히 자상해보이지?

근데, 굉장히 투덜거렸어.

만지기조차 싫었거든.



샌들 고치기 전에 신고 있는

발 봤더니

무슨 고행의 길을 떠난 

수련자의 발인거야.



고치긴 했는데,

먹었던 돈까스 다시 튀어나올 뻔.

그래서 이 후로

"니 발 간디"라고 놀렸어.



여담으로 태국인의 대부분은

발을 굉장히 더럽게 여겨.

실제로 남자가 발 마사지 해주거나

발을 어루어만져주면


'어맛!! 나의 가장 더러운 부위까지

사랑해줄수 있는 남자구나!!'

생각할껄?



실제로 태국 클럽에 가서

굉장히 돈 많은 하이소 발 옆으로

유리잔이 깨져서 피났는데,

내가 신발 벗기고 휴지 대주니까



바로 호텔키 보여주더라.

이 얘기는 나중에 포스팅에서

따로 얘기함.



우리는 홍대에 도착했어.

이 때 날씨가 엄청 더워서 지쳐있었는데,

홍대 로드샵마다 다 돌아다녔어.


굉장히 지치고 힘들어서

몇 번이나 T에게

나 진짜 걷는거 너무 힘들다고

말했어.



T는 알겠다고 하면서

마지막으로 한 군데만 더 가자

또 마지막으로 한 군데만 더 가자



몇 번씩이나 이 말을 반복했고

나는 슬슬 짜증이 올라오기 시작했어.



T의 쇼핑이 끝나고

나는 좀 쉬자고 제안했지만, 

T는 정말 마지막으로

10초 캐리커쳐만 하고 쉬자고 했어.



나는 마지막 남은 인내심으로

캐리커처 하는 홍대 놀이터로 이동했지.



줄은 굉장히 길었고,

우리는 20분정도를 기다려야만 했어.



기다리면서 어떻게 하는 건지 봤는데,

신기하게도 한번 슥 쳐다보고

10초만에 훅훅 그리더니

완성하는거야.



그리고, 가격은 10원!

잔 돈은 거슬러주지 않아.

만원을 내도 안 거슬러주고

천원을 내도 안 거슬러줌.



대부분 100원을 내는데,

10원 알차게 하나 내는 사람도 있더라고


이쁘게 그려달라고

10초동안 숨 참고 움직이지도 않았어!



나름 포인트를 잘 잡았더라고?!

만족! 슈퍼만족!



이것은 T의 캐리커쳐!

코가 상당히 두드러지는구만?

상당히 미화시킨 느낌을 받았어.

외국인을 안그려본 듯




요롬코롬 캐리커처를 받고,

드디어 쉬는 줄만 알았어.



근데, 주변에 길거리에서

이쁜 상품들 판다고 가보자고 하는거야.


내 인내심은 폭발했어.


"너 도대체 몇 번째야.

나 힘들다고 얼마나 많이 말했어!

너 듣기는 하냐?"



"아니.. 난 그냥.."


"너 줏나 이기적인거 알아?"


"뭐? 내가 이기적?"


"그래, 니 다른 사람 말 들을 줄은 아냐?"


"뭐 말을 그렇게 해?

난 너 때문에 여기 온거고,

같이 있을 시간도 없는데?"



"니가 나 때문에 온거면

내 말을 귓등으로 처들을 일이 없지.

내 생각엔 넌 쇼핑하러 온 것 같은데?



그냥 너 쇼핑이나 하러가,

난 니가 얼마나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애인지 알았어"



"너 내가 돌아가길 원해?"



"너 지금 미안하다가 아니라

그딴 식으로 말하는 거야?

협박처럼 들리는데?



그래, 그냥 가라

나도 너같이 이기적인 애랑은

더 이상 못 만나겠다

잘 가~"


나는 돌아보지도 않고,

씩씩거리면서

의자가 있는 벤치로 이동했어.



T는 따라와서

주변을 서성거렸어.


"J... 오해야"


"오해? 니가 날 좋아한다면

니 쇼핑이 먼저가 아니라, 

내 말을 먼저 귀담아들었어야만 해



난 되게 너가 한국 올 때마다

만나는 한국인 가이드겠지 뭐

이해해~


니가 그걸 원한다면,

그냥 우린 그런 편한 사이가 돼자

섹스파트너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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