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쓸 이야기는

태국에서 오토바이나 차 운전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태국 운전 면허증을 따러

한국 대사관에 갔던 이야기야.


오랜 동안의 휴가를 끝내고

드디어 다시 방콕으로 왔어!

라오스 다녀와서 태국 비자도 새로 갱신받고

우돈타니에서 몇 일 잘 놀다가 왔어!!

기분은 완전 fresh한데

돈은 완전 no money해.

진심 방콕서 숨만 쉬다 가야할 듯...ㅠ

어쨌거나, 이 날의 이야기를 시작해봄!


태국 방콕에서 스쿠터를 끌고 싶었던 나는

꼭 면허가 필요했어!

왜냐하면, 치앙마이나 파타야 같은

도시와는 달리 방콕에서는 

태국면허나 국제면허가 없으면

스쿠터를 빌려주지 않거든...

한국에서도 국제면허 발급신청을 안해서

방법이 없나 싶었는데, 한국 대사관에 가서

한국 면허증 보여주고 재외국민 신청하면

태국 면허시험장가서 발급 받을 수 있다 하더라고?

그래서 바로 갔지!

한국 대사관은 타이랜드 컬쳐 센터 mrt역에서

옆으로 쭉 가야 나오는데 난 그랩바이크를 이용했지!

앞으로 면허 발급받으면 이거 탈 일 없으니까

이번만 참자...ㅠ

드디어 도착한 한국 대사관!

푸른색의 청기와가 청와대를 연상케했어.

일단 안으로 들어가봤지!

안에는 이렇게 생겼어.

면허 발급 뿐 만 아니라

혼인신고를 하러 온 한태 커플도 꽤 많더라고?

드디어 다가온 내 차례!

면허 따기위해 재외국민 신청하러왔다고 하니

등록하는데만 반나절 걸리니까

1시 반 이후에나 다시 오라데? ㅠ

오늘 안에 면허 발급까지 받는 건 꽤나 빡세겠군...


참고로 전 날 인터넷으로 재외국민 신청하고

아침에 가자마자 서류 받은 후

병원에 가서 신체검사증 받은 후

교통국가면 하루 만에 태국면허증을 

발급 받는게 가능한데

굉장히 정신없으니까 

느긋하게 면허 따고 싶은 사람들은

이틀에 걸쳐 천천히 진행하는 방법도 좋다고 생각해!


어차피 남는 시간동안 할 게 없으므로

미리 병원가서 건강검진이나 

받고 해야겠다 생각해서

후웨이쾅 번화가로 나왔지!


걷던 도중 UOB가 있어서 함 들어가봤어.

예전 놓쳤던 이상형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역시나 없더군...ㅠ


"무슨 일로 오셨나요 카"

"아... 저기... 

통장이나 하나 만들어주쇼!"

"워크퍼밋 있으셈 카?"

"ㄴㄴ 없다 캅."


"ㅈㅅㅈㅅ 박지성

못 만들어준다 카"

"캅캅..."


가끔가다 워크퍼밋없이

통장 뚫어주는 곳이 있다하지만

없어도 그만인데 뭣하러 만듬.

그냥 물어나봤음.

병원 가는 쪽에 걷다보니

사원 같은 것이 보이는데

지나다니는 사람들마다 들러서

합장하고 감.

유명한 곳인가? 

아니면 무슨 사연이 있는 곳인가?

드디어 도착한 태국 클리닉!

들어가서 면허증용 건강검진 

받을 수 있냐했더니 된데!

검사의 종류는

몸무게, 심장검사, 그리고

대화를 통해 정상인인지 아닌지 판단!

그리고 마지막으로 혈압을 쟀어.

근데, 혈압 잴 때마다 긴장을 해서 그런지

160이 나와버렸어...

그래서 능청스럽게 대처했지.


"저기... 간호사 누나..."

"ㅇㅇ?"

"너무 이뻐서 심장이 막 뛰네요...

원래 혈압이 이렇게 높지 않는데...

진정해 가슴아..."

"꺄르륵 꺄르륵"


"이거 운전 가능한 수치임요?"

"이미 140으로 적어줬다.

저기 가서 받아가라"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 있다고 그랬어!

통과 못하는 줄 알고 식겁했네!

건강검진 비용은 180바트!

클리닉을 나왔는데 시간이 붕 떠서

뭘 할까 하다가 근처 사는 태국친구가 있어서

전화해서 밥이나 같이 먹자고 했어!

가는 길에 보이는 검은 고양이 녀석.

햇살이 강렬하면 다른 고양이보다

이 녀석이 더 더울까?

매우 궁금하군...

어쨌거나, 친구를 만나 밥을 먹으러 갔지.

닭요리 전문점!

가격이 참 착하다!

나는 카우만 까이라는

닭 백숙 덮밥을 먹었어.

굉장히 밍밍해보이는데

굉장히 담백하고 맛있어!

밥이 코코넛 물로 만든건가봐! 상당히 맛있어!

그리고 닭튀김도 같이 시켰지!

덮밥 하나만 먹고는 배가 안차니까!

이렇게 밥을 먹고

친구는 자기도 곧 나가야된다면서

대사관까지 태워주겠다고 해서 완전 땡큐였지!

그 친구가 씻고 준비할 동안 나는 카페에 갔어.

로컬 노상 카페!

나름 음악도 팝음악이라

은근 분위기 있더라구!

아메리카노! 그리고

멘솔 구름과자!

이거 두 개면 극강조합!

멍하니 있어도 행복해!

셀카도 찍으면서

혼자 찰지게 놈.

이윽고 그 친구가 나왔고

그 친구의 차를 타고 대사관까지 갔어!

드디어 재외국민 서류랑

한국 면허증 서류 Get!!

오늘은 땡 볕에서 꽤 있었으니

여기까지만 하고 돌아가자!

가는 길도 역시 랍짱!

이제 면허만 따면 나도 셀프랍짱이당!!!

집에 돌아가자 보컬형이

망고 스티키 라이스를 사놓고

기다리고 있었어!

개꿀맛따리!!

"J! 오늘은 어디갈거야?"

"음 오늘은 랑싯가자!

작년에 같이 놀던 형이 오기로 했거든!"


"ㅇㅋ 개굿굿따리!"

"근데, 그 전에 나 블로그 좀 쓰러갈게!

이따 밤에 만나자!"

그래서 아리에 자주가는 카페에 갔어!

그리고는 블로그 글을 쓰기 시작하던 도중

드디어 연락이 왔어!

그녀에게서!!

게이클럽에서 봤던 이민정 닮았다던

그녀말이야!!!

블로그 일 따위는 잠시 미뤄두고!!

그녀와 메세지를 주고 받았지!

그리고 승부수를 띄었어!


"나... 아직 저녁 안 먹었다."

"그럼 빨리 먹어요 카"


"아니,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요. 그럼 와요 카"


-다음 편에서-


이 날은 태국여자친구 T와 

내가 헤어지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날이었어.


그 전까지 얘가 좀 이기적이어도

그냥 투닥투닥 싸우고 말았는데

이 때는 전혀 용서가 안돼더라...


태국에서의 구직활동으로 

한국어 학원에서의 면접을 마치고

약속대로 T와 직장동료의 집으로 갔어.

왜 내가 직장동료가 애를 낳고 

온 가족이 모여있는 자리에 가야하는지 몰랐지만

이왕 가기로 한 거 기분좋게 가고 있었지.


우리는 방문선물로 생수를 사갔는데

500ml짜리 물통이 30개 정도 들어있는 

묶음을 세 개나 샀어.

말도 할 것 없이 엄청 무거웠지...

그래서 택시를 잡고 꽤나 먼 거리를 달렸어.


그 때까진 아직 투닥투닥거리면서

행복하게 택시를 타고 가고 있었지.

하지만 그 때!

기지개를 켜고 있는 내게

T는 손가락으로 무방비인 

내 갈비뼈를 찔렀어.


순간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고

나는 고통에 몸무림치고 있었지.

왠만하면 쌍욕하면서

'발시!! 이게 뭐하는 짓이여?!'

하겠지만, 찔러도 너무 세게 찔렀어.

아파서 화도 나질 않더라...


10분 동안 고통이 가라앉질 않았어.

T도 미안하다고 하길래

화는 났지만, 꾹꾹 눌러참았지.

하지만, 정신적으론 참았지만

육체는 그걸 참지 못했나봐...


난 혈압이 높은 편이라

극심한 운동을 하거나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가 굉장히 아프고 속이 메스껍고

눈 앞이 깜깜해져.


진짜 머리가 터져버릴 듯이 아팠고

속은 토 할 것 같이 울렁거렸어.

자꾸 미안해하는 T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숨만 몰아쉬었지.


"T야. 너가 나 찌른거 장난으로 

한 것도 알고, 

지금 굉장히 미안해하는 것도 아는데

기습적으로 찔린 이 후에 혈압이 많이 올라서

지금 정말 몸이 안 좋거든?

화난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말고

말 없어도 좀만 내버려줄래?"


"아니야~ 너 화난 거 맞지?

무슨 혈압이야~

너 아직 젊은데!

화난 거잖아! 그치?!"


"하... 아니라고.

좀만 냅두라고"


"화났네. 화났어~"


"제발 입.닥.쳐.줄.래?"


이렇게 정색을 하고나서야 

T는 입을 다물었어.

직장동료의 집에 가는 시간이

10분 정도 되었는데도

아직도 몸 상태가 별로인거야.

그래서 T에게 말했지.


"정말 미안한데...

나 화난거 아니거든?

근데, 몸이 정말 안 좋아.

그래서 오늘은 인사만 드리고

나 밑에서 쉬어도 돼?"


T는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말했어.

"어~ 맘대로 해~"


"애초에 너 때문에 이렇게 된건데

왜 말을 그렇게 해?"


"내가 뭐?"


"아냐... 됐어...

일단 알겠어"


그리고는 그 직장동료의 집에 도착하니

애 낳은 분의 여동생이 마중나와있더라.

동생 분은 반갑게 인사해주고 

선물로 가져온 물을 낑낑 드는 거야.


그래도 남자 된 도리로써

안 들어줄 수가 없어서

아픈 와중에도 물을 날라주며 말했어.


"만나서 반가워요.^^

정말 죄송하지만, 감기에 걸려 

몸이 너무 좋지않아서

친지 분들께 인사만 드리고

아래 층에 있으려고 합니다.

친지 분들과 갓 태어난 아기한테도 

그게 좋을 것 같구요.

다음에 정식으로 다시 한 번 인사드릴게요!"


그 여동생은 전혀 문제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어.

"오! 괜찮아요!

찾아와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걸요!"


그리고 나는 물을 들고

집 안으로 들어갔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엄청난 광경이 펼쳐졌어.


집은 생각보다 비좁았고

그 안에 12명의 친지들이 와글와글

축하한다며 앉아있었어.

대략 내가 묶던 콘도에 

방이 하나 더 있는 것 뿐인 

그 사이즈에 말이야...


도대체 이런 자리에까지 내가 왜 와서

인사를 해야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

남편은 서양사람이었는데

아마 이런 문화를 보여주고 싶어서 그랬을까?


하지만, 비좁은 이 집에 가족들끼리

하하호호하는 분위기에서

굳이 내가 와서 어울린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됬고 정말 어색했어.

차라리 몸이 아픈게 다행일 정도로 말야...



그래도 왔으니 젠틀하게 말은 했었어야하므로

서양 남편에게 악수를 청하고 환하게 웃었어.

그리고 최대한 젠틀하게 말했지.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T의 남자친구인데, T가 마르고 닳토록

부인 분을 칭찬하기도 했고,

아이가 태어났다고 해서 

인사 차 잠깐 들렀어요.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죄송스럽게도 사실은 제가 

지금 감기에 걸려 몸이 많이 안좋아서요.

괜히 즐거운 이 자리에 아이와 

여러분께 민폐를 끼칠까봐 두렵습니다.

정말 죄송하지만, 오늘은 아래층에서 

잠시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T와 즐거운 대화 나누시고

저는 다음에 정식으로 

다시 한 번 인사드려도 되겠습니까?"


"아닙니다! 

찾아주셔서 정말 대단히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뵙고 다시 한 번 얘기 나눠요^^"


남편은 젠틀하게 대답했고

부인은 통역을 해서

 가족들에게 나를 인사시킨 후

몸이 안 좋아서 먼저 가봐야 될 것 같다는 

말을 전달하니 일제히 

"오~알겠다, 또 보자"라는 사운드를 내며

웃으며 손을 흔들어줬어.


그리고 나는 콘도로비에서

터질 것 같은 머리를 부여잡고

눈물을 찔금 흘리면서 고통을 참고 있었지.


와... 이런게 고혈압이구나...

진짜 혈압약 먹어야겠다 싶었어.

이 때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더 나이들어서 이런 거 왔을 때

그대로 뇌출혈 일으켜서 죽는 거 아님...

내년부터는 꼭 혈압약 먹어야지.


어쨌거나, T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위에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나봐.

40분... 50분... 1시간이 되어도 나오지 않아서

아픈 와중에도 문자를 보냈지.


"T야, 나 너무 힘든데

언제 내려오니?

좋은 시간 방해하고 싶지 않은데

더 있다가 오고 싶은거면 괜찮으니

나 먼저 가서 쉬고 있어도 될까?"


이 때 충격적인 답장이 왔어.

"너 내 얼굴에 먹칠했어."


보자마자 나는 순간 얼어붙었고

내 몸에선 뜨거운 것이 올라왔어.

혈압이었던 걸까, 분노였던 걸까...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네.


배신감과 분노, 후회 모든 것이 포함되어있었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지?

내가 무엇 때문에 여기에 오고

아파하고, 집에도 못 가고 있는데...

여자친구라는 사람은 남자친구 아프게 해놓고

걱정은 하지도 않고, 자기 인맥질하느라 바쁘고

그렇게 하고 한다는 소리가

너 내 얼굴에 먹칠했어?


내가 번역을 잘못했을 수도 있어서

영어를 잘 하는 Z형에게 물어봤어.

You make me lose my face

Z형은 '내 얼굴 못들게했어' 

라고 해석이 된다 하더라.


그 길로 나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서

ATM으로 갔어.

그리고 돈을 인출했지.

T가 나를 위해서 내줬던 내 콘도 보증금값.

14000바트를 바로 인출했고

약국으로 달려가서 바로 혈압약을 먹었어.


그리고 T의 집 앞으로가서

1시간 정도를 기다리니

T의 모습이 서서히 보이더라.


나는 T에게 다가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돈을 얼굴에 던져!

버리고 싶었으나

그냥 젠틀하게 건내줬지.

진짜 T가 눈 앞에 보였을 때

얼굴에 던저버리고 가고 싶었는데

1% 남은 이성으로 겨우겨우

참았던 것 같아.


그리고 마지막은 아름답게 남자는 생각으로

제 정신이 아닌 일그러진 얼굴이었지만

억지로 미소를 만들어보이며

한 마디 했어.


그리고는 그 길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어.


"잘 가라~"



- 다음 편에서 -


나는 친구와 파주 LG 디스플레이 

공정에 들어왔어.

그리고 벌써 4일이 지났지...

그 간 우리에게 일어났던 일을 써보려 해.



친구와 일요일 저녁에 도착해서

엄청 호화스러운 부자 아파트에

입성하게 되었어.

맨날 좁디좁은 원룸과 모텔에서만 지내다가

처음으로 아파트를 숙소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엄청난 평수에 입이 떡 벌어졌지.


생활하는 인원은 8명.

하지만, 마루나 부엌에서 자는 일은 없고

2인 1실이나, 3인 1실로 

방을 쓰도록 해주더라.


그렇게 첫 날, 

우리는 떨리는 마음을 안고

잠이 들었지.

아니, 정확하게는 나만 잠이 들었지.


그레이트 노가다맨인 나의 코골이는

아직 보통 사람인 친구O가 

견디기엔 힘들었다고 해.

너도 곧 익숙해질거란다.


우리는 5시 40분쯤 일어나

세수를 하고 팀장님을 따라

스타렉스 차량에 탔어.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아침을 먹게 될 

함바식당에 도착했지.


멀리서 보이는 밝은 불 빛은 

우리가 일하게 될 

파주LG 디스플레이 공정임이 틀림없었어.


친구는 함바식당이 처음인지

신세계를 경험하는 듯한 눈 빛으로

허겁지겁 음식을 먹어댔어.

평상시 먹을 게 없어서 라면만 먹던 녀석이거든.



이렇게 아침식사를 하고 

함바식당 버스를 타고

우리는 일터로 이동했지.


어라?

근데, 이상한데서 내리네?

팀장이 씨익 웃으며 말했어.

"우리가 일할 곳은 저기가 아니란다.

바로 여기란다"


우리는 불 빛이 환한 공정이 아니라

초라하고 낡아보이는 

건물 앞에서 서 있었어.


그 건물은 공정이 아니라 제2변압소였어.

우리는 전선을 파주 공정까지

 보내는 일을 하는 거였고...


팀장 왈 일부로 말 안했다고 하는데

추운 겨울날 보온도 안돼는 곳에서

벌벌 떨면서 일 할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헬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일단은 오전에는 자체교육과 

혈압체크가 있었는데

교육장부터가 너무 추워서 

다들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오는 거야.


심지어 가자마자 쟀을 때 120이었던 내 친구는

추운 교육장에서 벌벌 떠니까 160나오더라...


거기있던 신규자들 90%가

고혈압 나와서 부랴부랴 달려가서 택시타고

병원에서 소견서 떼옴.

나와 내친구도 예외는 아니어서 

헐레벌떡 이동해서 떼가지고 왔지...


그러면서 10시까지 안오면 

오늘 일 못한다고

엄포하더라.

이기적이고 나쁜 넘들...


10시까지 도착하니 정작 관리인은

바쁘다면서 11시까지 시간 때우라고 하더라.

미친거 아님?

하는 수 없이 친구랑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니면서

결국 편의점 의자에 앉았어.

추운데 벌벌 떨면서

계속 기다림.

파주 개춥다...


어쨌거나 시간이 되어서

출입증을 만들고 점심을 먹고 

바로 일에 투입되었어.


팀장이 우리가 땡기는 고압선에 대해서 설명해줬어.

우리의 고압선은 22.9KV의 특고압선이야.

다행히 전기는 흐르지 않아.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엄청나게 무거워!!


5,7톤... 이걸 3명 내지 4명의 인력으로

거대한 통을 돌려...

중요한건 움직이기도 힘든데

한번 통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멈추긴 더 힘들다는 사실이야.


그리고 팔이 터질 것 같이 아파와도

절대 멈출 수가 없어.

내가 멈추면 나머지 사람들이 고통받거든.

이런 책임의식으로 인해

기계처럼 쉬지않고 움직여야만 해...


잠깐의 대기시간에 지쳐서 앉아있는

친구O...

미안하다. 

내가 널 지옥으로 데려왔구나...


삼성이나 이천같이 이 곳은 보안을 따로

강조하지 않아서 사진을 찍었어.

엄청나게 무거워...


무엇보다 짜증나는게 

첫 날부터 미친듯이 힘들게 일했는데

잔업이 없어...

하...

그래서 다음 날을 기대했지.


다음 날 조회시간에

날씨가 추워져서 앞으로 잔업없다고 하더라.

잔업없는 노가다를 왜 함?

친구한테 말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고 제안했지만

친구는 돈을 벌 것보다 소견서 값이랑 

택시탔던 비용등을 생각하고는

더 한 지출은 피하자고 해서 

이동하자는 제안은 거절했어.


처음인 내 친구를 위해 

모든 것을 맞춰주기로 한 나는

어쩔 수 없이 잔업없고 

일 강도가 빡센 이 곳에서

계속 일을해야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지.


하지만, 그 스트레스도 잠깐!

여기 고급 아파트에는 헬스장이 있었고

우리는 무료로 이용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

그래서 헬스장에 한 번 내려가 보았지.

아파트 헬스장 치고는 상당히 깔끔하더라고?

체중계가 있길래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아

재보는 순간...

여기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졌어.


살이 하나도 안 빠지고 그대로 인거야...

93.5Kg...

이게 정말인가 싶어서 턱걸이를 해보니

100Kg를 찍었을 때도 10개 정도는 할 수 있었던 내가

5개 조차 하기 힘든 거야...


그래서 그냥 돈 욕심은 버리고

태국가기전에 85Kg까지만 만들자는 생각으로

여기서 하자고 마음 먹었어.

앞으로 태국까지 23일 남았다...

태국가서 태국 애들한테 돼지라고

놀림받기 싫으니까 살 빼서 가야지...



이건 어제 운동사진...

배 줏나 나왔네...

어쩌지 이거?

이 날 빡세게 근력운동하니까 몸에 알 배겨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지만

여기 일 안하고 헬스하러 온거냐 소리듣기 싫어서

아픈 몸 이끌고 꾸역꾸역 일 열심히 함.

밥도 쪼금 먹고 있어.


이건 오늘 저녁 굶고, 크로스 핏하고나서

응가까지 하고 찍은 사진.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배가 조금은 들어가 보인다.


오늘은 친구녀석도 헬스장 데려와서 같이 운동함.

돈은 줏도 안 벌리고 일은 겁나게 힘들지만

헬스장 하나 때문에 한다. ㅅㅂ


다들 굿밤하셈.

또 생존보고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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