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에피소드는

태국에서 필리핀 여자를 만났던 사건이야!

정확히 태국에 도착하고 두 번째 날에

발생한 사건이지.


처음부터 글을 읽었던 독자들은 알다시피

나는 방콕에서 친구도 없이

많은 시간 외로웠기 때문에

태국친구들을 만나러 적지 않은 시간을 

치앙마이에 왔다갔다 했었어.


그래서 이번은 방콕에 태국친구를 

좀 만들고 싶었음.

겸사겸사 언어도 배울 겸!

방법은 누구나 나 알고있는

스카우트(Skout)라는 어플이야.


계집질의 목적이 있었냐고?

물론, 없다고 하면 구라지!


나도 남자고 사람인데

태국어 가르쳐 주는 사람이

기왕이면 여자가 더 낫고

일반인보다 내 이상형에 가까우면

더 좋은 거 아니겠음?


하지만, 고추를 휘두르기 위해서

어플을 사용하는 건 아니야.

감정없이 몸 섞는 거 만큼 

허무한 게 없거든.

정말, 친구 그 이상 그 이하도

바라지 않으며 어플을 실행했지.


어플을 키자마자

주변에 있는 수 많은 여자에게

쪽지가 날라왔어.

"오퐈오퐈, 스페셜 마싸?"

"오퐈 숏타임 3000 롱타임 5000"


하...

자기소개부터 바꿔야겠다...

'나 태국어 배우고 싶다 캅

태국친구 만나고 싶다 캅

제발 베이비 붐붐마싸 보내지 좀 마라 캅'


이렇게 설정하니까

프리랜서 워킹걸들의 문자는

조금 잦아들더라.

어쨌거나, 몇 명이 태국문화와

태국어에 관심이 있어하는 나에게

쪽지를 보내왔었지.


각설하고 시간의 흐름상으로 전개한다.

전 날 새벽 2시에 잠이 들었지만

시차적응이 안돼서 

한국 시간 8시, 태국 시간 6시에 눈이 떠졌어.

밖에 나가보니 꽤 쌀쌀하더라...

방콕도 12월엔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구낭...

눈 뜨니까 멍뭉이랑 호텔 툭툭이가 보였엉.

시선을 돌려보자 태국에 왔다는 게

실감나게 하는 태국택시와

지역신 모시는 탑(?)이 보이넹.

양 팔을 머리 위로 흔들며

"태국이당!!"을 외쳐주며

공복에 운동을 하러 들어갔지.

호텔에 있는 헬스장인데

이미 인도 아저씨가 먼저 와있더라고?

헬스장은 사진으로 커보이지만

실제로는 쥐똥만하고 기구도

노후화돼서 녹슬고 소리도 심해.


심지어 덤벨 컬을 하는데

덤벨 대가리가 툭하고 떨어짐...-_-;

바닥에 나뒹구는 덤벨 대가리를 보며

여기 계약은 절대 하지말아야겠다고 다짐했어.

빨리 조식먹고 내가 살던

KJS맨션 계약하러 가야지...

그래도 식당은 나름 깔끔하더라?

메뉴도 서양식 태국식으로 구별되어 있어서

간단한 아메리칸 블랙퍼스트란 메뉴를 골랐지.

그리고 전 날 사온 먹다만 햄버거를 데워서 세팅했어.

헤헤. 세상에서 공짜밥이 제일 맛있는 거여.

맛나게 촵촵 먹고 가려는데

식당 아저씨가 붙잡더라.


"야 임마!! 돈 내고 가야지!"

"엥? 뭔 돈이여?

조식 공짜 아님?"


"개솔 ㄴㄴ

돈 내라 캅."

그래서 프론트로 가서

아고다에 호텔 조식 무료라고 써있는데

확인해달라고 했더니 아니란다.

그래서 쌩 돈 110바트(3,600원) 토해냄...

퍽킹 아고다.


어쨌거나, 씻고 준비해서

kjs맨션 오피스가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그랩바이크를 타고 이동했지.

항상 한국친구들에게 태국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오도바이 타고 타닌다고 하면

무슨 패륜국가냐고 안 믿는데

드디어 증거사진 찍음.

한국가면 우리 할머니도 한번 태워야드려야징.



드디어 도착한 익숙한 골목과 건물!

라마9호텔에서 kjs맨션까지 그랩바이크로

단 돈 50바트(1,700원) 나왔어!

여기가 찾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 번 길 알면 여기만큼 접근성 좋은 데가 없음.


오랜 만에 만난 오피스 아줌마.

저번에 나랑 싸우고 그 뒤로 얼굴 봐도

인사 잘 안했는데 그래도 오랜 만에 봤다고

환하게 인사해줘서 맘 풀림.


사실 다시 살게 될 거 생각해서

이 아줌마 선물도 하나 사왔는데

먼저 반겨주니 더 줄 마음이 생겼엉.

마사지 팩 10개짜리 주니까 엄청 좋아하더군!

관계회복엔 선물이 짱이지!


그 아줌마는 지금 남아있는 방이 딱 하나밖에

없다고 해서 일단 보러 갔어.

저번에는 6층에 살았는데 그 방은 12층이었어.

근데... 수영장이 보이는 뷰가 아니고

고속도로만 보이는 뷰라 영 맘에 안드는 거야...

그래서 잠깐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근처 다른 맨션으로 한번 가봤어.

가는 길에 보이는 굴다리 밑 시장!

여긴 여전하네!

이 옆으로도 비슷한 아파트멘트가 있어서

가봤더니 거긴 더 비싸고 컨디션이 더 구려...


하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KJS맨션으로 갔더니 아줌마가 씨익 웃으면서

방 한 번 더 보고오라는 거야.

근데, 수영장 쪽 비어있는 방을 하나 숨겨놨더라고!

게다가 층수도 더 높은 14층!

이 요망한 아줌마! 바로 계약하자!!


내가 총 머무는 기간은 두 달 반인데

두 달을 계약하면 8500바트라 내 기준에선 비쌌어.

그래서 보름을 손해볼테니

3달 월 7000바트(235,000원)에 

달라고 했더니 오케이!


하지만, 여긴 거기서부터가 시작이야.

보증금은 두 달치 방 값인 14000바트

키카드 보증금 200바트

냉장고 없으니까 빌려야지 월 700바트

냉장고 빌린거 보증금 내야지 1000바트

운동해야돼니까 운동비 내야지 월 500바트

두 달 살건데 이불 사기 아까우니까 빌리자 월 500바트


배보다 배꼽이 큰 편이지?

그래도 이 정도면 이득이라 할 수 있지.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는 깡통방이라

쇼핑을 가야만 했어!

다시 짐을 챙기러 라마9 호텔로 가는 김에

로터스를 들렸지!


오오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나는걸?

반팔에 크리스마스 모자를 입은

점원을 보니 뭔가 애매하긴 했지만

여기서는 그렇게 즐기는 구나!

청소용품이랑 수건, 옷걸이 사는데 1090바트!

이건 뭐... 태국 올 때마다 맨날 사고 버리고 가니까

아까워 죽겠음...


그리고 다시 집에 도착해서

3시간 내내 바닦 쓸고, 닦고

먼지 제거하고 에어컨 필터 닦고

짐 풀어서 정리했어.

마침내 나의 보금자리가 다 정리되었지!

내가 좋아하는 화이트 컬러!!

햇 빛도 잘 들어와!

내 소품들도 정리해서

이쁘게 나열해놨지!

음악생활과 블로그를 위한 노트북과 헤드폰이

있으니까 뭔가 전문적으로 보이는 구만!

청소 끝나니 배고파서 

또 이거 사먹음.

정식 이름은 블랙페퍼 치킨 스테이크버거니까 

님들도 궁금하면

한 번씩 사서 잡솨봐! 

32바트밖에 안 해. 천 원 돈임.


이거 사면서 편의점에서

물, 비누, 세제, 섬유 유연제, 화장지, 

데오드란트, 면도크림 같이 샀는데

480바트 나옴.(16,000원)

이 정도면 한국보다 싼거겠지?


청소를 마치고 잠깐 쉬고 있는데

어플에서 메세지가 왔어.

아까 글 초반에 말한 연락왔던 

사람들 중 한 명인데

태국여자가 아닌 필리핀 여자였어.


현재, 방콕에 있는 국제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며 애들 가르치고 있대.

잠깐이나마 교단에 섰었던 나와

공통점이 있었기에 대화를 재밌게 나눴었지.

그리고, 국제학교에서 일할 정도면

수준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거든.


근데, 이 여자는 당돌하게 먼저 말을 하더라.

"야 나랑 같이 밥 먹자."

"어? 갑자기 왜?!"


"갑자기는 무슨. 먹으면 안돼?"

"나... 어제 방콕왔어요...

굉장히 갑작스럽군.

하지만, 할 거 없으니까 갈게."


먼저 밥 먹자고 하는 용기있는 사람이

오랜 만이어서 그런 걸까?

얼떨결에 오케이하고 나와버렸다...

만남의 장소는 랏차테위에 있는

코코워크!


나는 언제나처럼 그랩바이크에 타고

머리를 휘날리며 그 곳에 도착했지.

그리고 도착한 이 곳!

항상 오다가다 여기 뭐하는 곳일까

궁금했는데 직접적으로 오는 건 처음이었어!

5분 쯤 기다리자, 수줍은 듯 머리를 쓸어내리며

오는 조그마한 여자애가 보이더라.



"안녕 캅"

"오? 너 태국말 하네?

나도 할 줄 알아!

나도 학교에서 태국말 가끔 써야 하거든"


"오. 대박인데.

초딩 가르치는 거여?

개빡센데... 할 만함?"


이렇게 우리는 대화의 물꼬를 자연스럽게 텄고

밥을 먹으러 근처 값 싼 스테이크 집으로 갔지.

나는 닭 스테이크 시킴.

걔도 비슷한거 시킴.

먹으면서 이런 저런 대화가 오갔고

분위기는 훈훈해졌어.


가끔 한국말도 하던데

알고보니, 구남친이 한국사람이더라고.

근데, 한국남친이 바람피는거 

목격하고 헤어져서

아직은 힘들다나 뭐라나

어쨌거나, 계산할 타이밍이 왔는데

쭈뼛쭈뼛하길래 맘에 안들지만 내가 계산함.


아무래도 방콕 온지 몇 일 안되서

태국패치가 작동을 안하나보다...ㅠ

그래도 뭐 다음에 커피라도 사겠지라는 생각하며

쿨하게 내고 밖으로 나갔어.


어디 갈 건지 물어봤는데

시암가서 크리스마스 조형물 보러가자고 해서

BTS타러 쫄래쫄래 따라감.

비티에스 타러 가는 길에

한 컷 찍어달라고 해서

한 컷 찍음여.

시암에 도착하자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어.

와... 이게 태국의 크리스마스 기간이구나...

비록 더운 날씨에 반팔입고 있지만

제대로 꾸며놓고 즐기는 걸?

시암 앞 광장은 여러가지 이벤트도

진행되며 복작복작하게 시끄러웠어.

분위기 잡는 거

한 컷 찍어줌.

사람 많은 거 싫어서 금방 가려고 하니까

안에 조금만 둘러보고 가자고 해서

기어코 또 안에 들어갔지.

이런 저런 화장품 샵을 같이 들어갔는데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며

왜 나를 쳐다보는 거지?

기분 탓인가?


불편해서 난 나만의 쇼핑을 하러 갈테니

10분 후에 만나자고 하고 나 혼자 구경하러 다님.

톰포드가 보인당.

곤이녀석 집에서 기생할 때

곤이 향수 뺐어서 마구 뿌리던게 이거였는데

개비싸잖아?!

너가 그렇게 역정을 냈던게 이해가 된다.

미안하다 친구야...ㅠ


우리는 약속된 시간에 다시만나

밖으로 나왔어.

토요일 저녁 시간에 시암에서는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조금 같이 걸었어야 했어.


빨리 집에가서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걸어가고 있을 때

무언가 내 뺨을 후려갈겼어.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의 입술이 

페이드 아웃으로

점점 멀어지고 있더라고?


"-_-? 앙?"

">_<"


"뭐야 이게...

다시 해줘!"


다시 그녀의 얼굴이 다가올 때

언제나처럼 고개를 돌려

입술과 입술이 맞닿게 했지.


그녀는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너무나 자연스럽게도

그녀의 촉수가 나에게 왔어.


근데 뭔가 이상하다?

이런 적 처음인데?

왜 익숙한 냄새가 나는 거지?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의 그...샹내

에라 모르겠다.

많이 피곤했나보지 뭐.


하던 거나 마저 하자.

그리고 머쓱하니까 사진이나 찍었징.

냄새가 조금 걸렸지만

인간이면 누구나 그럴 수 있어!

암. 그럴 수 있지!


이 후로 5분 정도 걸었을 때

그녀는 억 소리를 내더니 잠시 멈추는 거야.

"J... 잠깐 세븐일레븐 좀 가자..."

"뭔데?

똥 마려운 것이여?"


"아니...

그거 있잖아 그거...

블러드..."

"생리?!"


"응..."

"축하해!!!

뿜빠빠빠 뿜빠라빠"


"왜 축하해주는 거야?"

"너가 모르나 본데

한국에선 생리하면 다들 축하해줌."


그렇게 세븐 일레븐을 가서

날개가 달렸지만 날지 못하는 슬픈 녀석을 사고

근처에 있는 화장실로 후다닥 갔지.

그녀가 나왔을 때 그녀는

아픈 표정으로 내게 말했어.


"아... 배 아프다..."

"빨리 들어가서 쉬렴."


"근데, 엄마가 친구 데려왔어..."

"그래서? 그게 왜?"


"엄마는 나 친구 있을 때 

내가 있는 거 별로 안 좋아해.

나도 불편하고."

"헤에에?

어쨌든, 아프더라도 집에서 아픈게 나!

어여 들어가"


"나 너네 집에서 쉬면 안돼?"

"지성지성, 박지성

안됌요. 나 집 아직 안치워서 

이불도 없고 침대도 없어.

그리고 우리 오늘 처음 봤는데 

집까지 오는 거 오바임."


참고로 말하면

절대 피가 나서 그런 거 아님!

처음 본 여자 집으로 들이기 싫어서 그런 거임!

하지만, 여자애는 초강수를 두었지...


"그러면 내일 나랑 점심먹자."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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