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돈만 밝히는

꼰대 팬션 주인을 고소한 이야기야.



우리는 그 펜션에서 2박 3일간 묶었어.

펜션은 조식을 제공해준다고 하는데

사실상 굉장히 먹기 힘들어.

아니, 아예 명목 상만 제공하는 걸로 할테니

먹지마! 라는 느낌?



펜션 조식은 펜션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와 협약을 맺어서 제공하는 것 같아.

하지만, 지리적으로 말도 안되는 곳에

위치해있어.




펜션 위로 약 10km를 꼬불꼬불한 산을 넘어야

갈 수 있고, 조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도 10시~11시로

정해놔서 일찍 가거나 늦게 도착하면 

힘들게 찾아가도 먹을 수가 없어.



불편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두 번째 날 아침은 조식을 먹지 않고

T와 라면 끓여 먹었어.



그래도 이왕 왔는데 카페에서 멋진 아침식사 

한 번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세 번째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준비했지.




하지만, 사건은 거기서 발생되었어.

T와 함께 스쿠터에 타고 시동을 걸어

출발하려고 하는 찰나에

카페에서 키우는 대형견 두 마리가

오토바이 엔진소리를 듣고 달려와서

우리 주위를 에워쌌어.



그래서 위험하다 싶어서 도움을 청하려고

앞 쪽을 보니 악덕 팬션 관리인 아저씨가 있었어.

숯 불 공짜로 준다고 하고 돈 달라고 했던

그 아저씨 말이야.



그래서 일단은 도움을 요청했지.

"아저씨, 여기 좀 봐요"


아저씨는 본 체 만 체 했어.


'못 들었나? 


그래도 물진 않으니까 풀어논거겠지'

라는 생각으로 나는 오토바이의 스로틀을 당겼고

개들 중 한 마리인 허스키가 달려와

내 종아리를 물더라고.



나는 깜짝 놀랐지만, 뒤에 T가 같이 타고있어서

넘어질 수 없었어..

개는 날 한 번 물고 뒤로 물러나서 으르렁거리고

팬션 관리인 아저씨는 멀뚱멀뚱 보고만 있었어.



나는 그 아저씨한테 다가가서 말했지.

"지금 아저씨네 개가 문 거 보셨어요?

가만히 계시던데?"


"헛헛. 얘가 물 애가 아닌데~"


"아니 무는 거 그 쪽에서 보셨잖아요"


"저는 장난치는 줄 알았죠~

어디 한 번 봅시다~

에이 괜찮네~"



"지금 물린 부위 빨갛게 된 거 안 보이세요?

피만 안나면 물어도 되는건가 봐요?"


"헛헛.. 일단 미안합니다?"



아저씨의 처사에 나는 흥분했고

T는 일단 날 말렸어.

침착하자. 침착해.

흥분한 상황에서 해결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일단 자리를 옮겨서 물린 부위

상처를 찍어놨어.

그리고 조식은 먹어야 되니까

T와 같이 스쿠터를 타고 출발했지.



꼬불꼬불 거리는 산 위를 40분쯤 올라가고 내려가서야

우리는 카페를 발견 할 수 있었어.

아주 외진 곳에 있었지.

현실적으로 차 없으면 여긴 조식 먹으러도 못 오는 곳이야.

이럴거면 왜 무료조식 제공이라고 써둔지도 모르겠어.



카페 분위기는 아주 좋았어.

탁 트인 전경을 바라 볼 수 있는

테라스가 이쁘게 되있더라구.



하지만, 조식을 먹기 전에

나는 개에게 물린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만 했어.

그래서 차분하게 생각을 하다가

전화 녹취를 통해서 사건을 증명하고자 했지.



"여보세요? 저 아까 개한테 물린 사람인데요."


"예~ 말씀하세요~"


"아저씨 왜 아까 개들이 제 주위 에워쌌을 때

왜 안오신거죠? 저 분명 아저씨 불렀었고,

아저씨도 저 쳐다보셨는데?"



"아니, 난 개들이 장난하는 줄 알았지~"



"개들이 절 물었는데,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 안나오시네요?"


"아니 내가 미안하다고 안 그랬나? 헛헛

미안해요~"



이 때까지만 해도

진심어린 사과였으면 알겠습니다 하고 넘어갔겠지.

엄청 세게 문 것도 아니고, 나도 개를 키우는 입장이니까.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 아저씨의

태도와 전 날의 행태가 날 싸움닭으로 만들었지.



지금 녹음은 치밀한 복수의 시작이다.

일단 녹음을 통해서 개가 문 상황 스스로 인정!

이제 법으로 다가가자.

괘씸해서 치료비랑 합의금 다 받아낼꺼다.




"별로 안 미안해보시네요

저기요. 아저씨. 그렇게 큰 대형견을 풀어놓는거

불법인거 아시죠? 그것도 영업장에서.

그렇게 풀어놓은 대형견이 사람을 위협하고

물었는데, 굉장히 별 일 아니라는 식으로 말씀하시네요?"



"저보고 어쩌라는 건지?

맘 대로 하세요~ 헛헛"



"이것 보세요. 사과보다 아저씨의 귀찮음이 더 느껴지네요.

장사 그렇게 하시면 안돼죠.

개가 사람을 물었을 때 얼마나 귀찮으시는지

잘 모르시나본데, 광견병 주사는 맞추셨어요?

안 맞추셨으면 벌금 내셔야 할 거고, 맞추셨더라도

증명서류 제출하시느라 좀 귀찮아지실거에요.

그리고 저는 개한테 물린 거

감염 될 수도 있으니 치료도 받을 거고,

거기에 대한 비용도 다 내주시길 바랍니다."



"예~ 맘대로 하시고, 끊어요~"



나는 미소를 지었어.

이 아저씨는 법적으로 빠져나갈 수있는 구멍이 없기 때문이지.

그리고 이 아저씨의 태도로 인해

나는 소정의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

물론, 조금 번거롭고 귀찮긴 하지만,

사과도 안하고 뻔뻔한 아저씨에게 복수를 하는 동시에

돈을 받을 수 있다면 그런 귀찮음 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한 번은 애기를 태우고 마티즈 타고 가시는 아주머니가

좁은 골목에서 무리하게 진입하려다가 빽미러로

내 팔을 치고 간 적이 있어.



아줌마는 모르는 듯이 가버리더라고?

그래서 운전 조심하라는 의미로 싱긋 웃으면서 

"저기..아줌마 저 치고 가셨어요~"라고

예의있게 말했는데 그 아줌마는

"아닌데요? 안 치고 갔는데요?" 라고 

싸가지 없게 말하길래 바로 경찰 불러서 고소함.



경찰서 가서 확인하더니 그 때서야

죄송합니다 했지만, 그 전까지 나한테

'나이도 어린게!!'라며 소리 질렀으므로

용서는 없었지.


결국 고소 취하하는 조건으로

합의금으로 50만원 받아냄.



이 팬션 아저씨에게도 그런 응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좋아졌어.




문제를 해결한 뒤에서야 비로소 미소를 지으며

주변의 이쁜 배경이 보이더라.

사진으로도 이쁘지만,

실제로는 기분이 좋았던 터라 더 이뻤어.



이게 카페 조식이야.

뭔가 있어보이지만, 특별하진 않은 맛이야.

식빵 잘라서 굽고 설탕가루 뿌린 정도?

그래도 기분이 좋아서 맛있게 먹었지.


T는 내가 왜 실실 웃고있는지

전혀 몰랐어.

아마도 내가 좋은 곳에 와서 기분이 풀렸다고

생각한 것 같아.


"J, 너도 이쁜 곳에 와서

기분이 좋아졌구나?"



"큭큭.. 아니야. 이제부터 내가

한국의 법에 대해 보여줄게.

법이 잘 통하지 않는 태국과는 다르지만,

법을 잘 준수했을 때의 피해자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모를 거야 큭큭."



"뭐야... 너... 이상해"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카페를 나와 다시 펜션으로 향했어.

정의구현을 하기 위해서!




팬션에 도착했을 때 그 아저씨는 나와있었고

황달을 가지고 있는 그 아저씨의 노란 얼굴은

흥분을 했는지 욹그락 붉그락했어.



"아저씨, 맘대로 하라고 하셨죠?

그러면 법대로 할까요?"



"어! 그래! 법대로 해!"



그렇다. 나는 이 말 만을 기다렸다.

대부분의 뭣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

'법대로 해'라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으니까




나는 체크아웃 준비를 하고,

바로 경찰서에 신고했어.

경찰관에게 내 자초지종을 설명했지.



"개에 물리셨다고요?

괜찮으신 겁니까?

앰뷸런스도 같이 부르겠습니다!"



개에게 물렸다는 말을 듣고

앰뷸런스까지 온다는 말을 듣고

조금 감동했지만

아저씨의 입장에서는 사건이

크게 되버리는 거니까 더욱 좋았어.



10분이 지나자 경찰차와 앰뷸런스가

팬션 안 쪽으로 진입했고,

객실 내 모든 손님들은 체크아웃을 하면서

그 현장을 지켜봤지.



개인적으로 장사하시는 분들

영업방해는 하고 싶진 않지만,

법을 지키며 최소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들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지.

숙박업을 하며 최소한의 안전요구도 무시하는 곳에

통용되는 말은 아니야.



경찰관은 그 아저씨와 나를 오가며

사건 상황을 들었고,

앰뷸런스에서 내린 구급대원들은

내 상처부위를 확인하고 소독하며

혈압을 체크했어.



내가 가족력으로 혈압이 높은 편인데,

그런 사건을 겪으니 혈압이 더 높게 나오는 거야.

구급대원들은 많이 놀라셔서

혈압이 안 떨어진다는 말을 했을 때

팬션아저씨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지.



상황이 그렇게 커지자

팬션주인인 여성 분이 나오셨어.

그 분은 장사를 할 줄 아는 분이더라고.



후다닥 달려나오더니

괜찮으시냐고 많이 놀랐겠다고

위로하는 말을 실감나는 얼굴로 말하더라.

그래서 살짝 마음이 누그러지기도 했어.



실질적 주인은 이 여성 분이고

저 아저씨는 오빠이면서 팬션 관리를 맡아서 한다고 하더라.



하지만, 이 여성 분이 좋게 해결함에도 불구하고

괜히 여동생이 나와서 해결한다는 수치심에

팬션 아저씨는 더욱 흥분하여

"야 그냥 냅둬! 내가 알아서 해결할테니"라는

말만 반복했어.



아무리 여동생이 좋게 말한들

가해자가 그런 식으로 나오니 경찰도 중재를 할 수 없었어.

그래서 경찰들도 포기하고

고소할거면 하셔도 된다고 말을 하고

자리를 떠났지.



구급대원들은

앰뷸런스를 같이 타고 진료받으러 가자고 했지만,

T의 여정에 폐를 끼치긴 싫어서

문제가 생겨도 괜찮다라는 서약서를 쓰고

개인적으로 병원에 가는 방법을 선택하겠다고 했지.

그리고 구급대원들도 떠났어.



상황은 정리되었고,

T와 나도 돌아가려고 했는데

팬션 주인인 여동생이 와서

은밀한 거래를 시도하더라.



"저기 저희가 너무 죄송한 것도 있고,

치료도 받으셔야 할텐데

5만원에 용서해주시면 안될까요?"



"5만원?! 제가 그지입니까?

당사자가 사과도 안하는데요?

빨리 해결하고싶어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

파상풍 주사만 7만원 한다고 하던데요?

그러면 치료도 제 돈으로 받아야합니까?

그 쪽 개가 물었는데?"



나는 이 펜션여성분을 시험하고 싶었어.

정말 나를 걱정하는지 아닌지를.


"10만원 주시죠."


"네? 그건 쫌..."


"여기 이틀 치 숙박비라

아쉽습니까? 알겠습니다.

가보겠습니다."



당장의 이익만 쫒는 인한 근시안적인

사업 마인드가 어떻게 되돌아오는지 보여주마.



T와 나는 스쿠터를 타고 이동했어.

한 참을 가다가 진단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구리 쪽 병원에 들려서 진료를 받았지.

그리고 파상풍 주사도 같이 맞았어.

7만원 정도하는 꽤 큰 금액이었는데

어차피 나중에 받을 거니까...



그 후에 우리는 구리 경찰서로 이동했어.

나의 사건정황을 설명했지만,

구리경찰서는 담당 경찰서인 가평으로 가거나

집에서 가까운 의정부로 가라고 했어.

딱 봐도 지네 관할 아니라서

처리해주기 싫은 투로 말하길래

그러면 이 사건을 의정부 쪽으로 전달해달라고 하고

그 곳을 빠져나왔지.




나 때문에 가는 길에 시간을 너무 빼앗긴

T에게 미안해서

저녁은 내가 산다고 말했어.



우리는 구리 쪽 한 쇼핑센터로 가서

먹을 것을 둘러봤는데,

T가 선택한 곳은 후쿠오카 함바그였어.

골라도 비싼 곳을...






그래도 군 소리없이 따라와준 T가 기특해서 사줌.



"T, 어때, 한국의 경찰서 가본 느낌이?"


"좀 무서웠어.

거기 경찰들 눈도 못마주치겠어"



"거기가 형사과라는 곳인데, 대한민국 경찰 중에서 제일 빡센 곳이지.

너는 그 곳을 가봤으니 남들은 못하는 경험을 한거야.

자랑스럽게 생각하렴"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자취방이 있는 노량진으로 이동했어.

퇴근시간이 걸려서 차들도 엄청 많고,

막히고... 서울 길은 복잡해서 이상한 곳으로 가고...

3시간은 운전한 것 같아...



겨우겨우 도착해서 이 날은 쭉 잠만 잤던 것 같아.




그 아저씨는 어떻게 됬냐고?

의정부 경찰서에서 사건접수해서 고소해버렸지.



근데 한국에는 이런 경미한 사건같은 경우에

중간 조정위원회가 개입해서 합의 처리하는 시스템이 있더라고.



협의하기로 한 날에 그 아저씨는

먼저와서 쭈그리처럼 앉아있었어.

나는 당당하게 가서 인사했지.



"아이고~ 오랜 만 입니다?"


"아...예... 오랜 만입니다..."


"추운데 오시느라 고생 좀 하셨겠어요?

이따 봅시다"



나는 여동생 앞에서 당당했던

그 아저씨의 위풍은 찾아볼 수가 없었어.

남들이 보면 아저씨가 딱하다고 느낄 지 언정

개가 손님을 무는 걸 눈 앞에서 보았는데도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던 그 아저씨의

행태를 직접 본다면

120% 사이다 마신 기분일껄?



그 때 내 기분이 그랬다고!




물론, 거기까지 가는데 5개월이라는 

엄청난 수고와 시간이 걸렸지만

그 조정위원회를 통해서 돈은 받아냈다구?!!





30만원 받아냈어.

치료비랑 약 값 제외하고^^

덕분에 그 돈으로 태국여행가서 

팟타이 한번 더 먹을 수 있었지.




처음에 10만원 불렀을 때, 

여동생도 시험에 빠지지 않았다면

20만원을 절약하는 동시에

한 겨울에 의정부까지 오는 수고를 

덜 수 있지 않았을까?



- 다음 편에서 -



이번 편은 태국여자 T와 남이섬에 간 이야기야.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가평 쪽에 예약해논 펜션으로 출발했지.



다행히 비가 안오고 화창한 날씨여서

스쿠터를 타기엔 제격이었어.

날씨도 덥지 않은 선선한 가을날씨에

스쿠터를 타는 것 만큼 좋은 것은 없지.



시원한 바람이 내 겨드랑이를 뽀송뽀송하게

말려주는 기분은

안 타본 사람은 잘 모를거야.




본격적으로 출발.

교통안전수칙은 지켜야겠지?

이 여행을 위해서

헬멧도 하나 더 샀어.

뒷 사람도 헬멧써야하니깐.




내 애마에 대해서 소개를 하자면

모델은 대림 프리윙125cc이야.

스쿠터 중에서 빅 스쿠터에 해당하지만

엔진출력은 낮아서 연비가 안 좋기로 유명하지.

하지만, 그래봤자 스쿠터지.

연비 25는 나오는 것 같아.




가난한 나도 이 정도 기름값은 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내 스쿠터를 타면

뒷 좌석이 높아서 불안해하는데,

오토바이 대국으로 유명한

태국에서 온 T는 그런거 전혀 없다.

뒷자리에 앉으면서도 핸드폰으로 놀고 그래.

신기방기함.




우리는 서울을 빠져나가기 전에

구리 쪽에서 잠깐 내려서

아침 겸 점심식사를 하러갔어.



장소는 애슐리!!




긴 여정이 될 테니, 많이 먹어야했어.

둘 다 배고파서 숨도 안 쉬고 먹었어.

그래서 사진도 이것밖에 없엉...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다시 스쿠터에 올라

기나긴 여정을 다시 떠났지.

도심을 벗어나 가평으로 가는 국도를 타고

경치를 즐기면서 갔어.




중간에 한 번도 안쉬고 

계속 달린 것 같아.

1시간 40분쯤 걸렸을려나?

내리 같은 자세로 진동을 느끼면서 운전하다보니까

손목이 무척 아파서 못 버티겠다 싶을 때 쯤에

우리는 팬션에 도착 할 수 있었어.



중요한 건 팬션 사진이 없어.

어쩌지...

나 가난하지만, 팬션 놀러갔다고 자랑하고 싶었는데

사진이 없으니까 증명 할 수가 없네

수영장도 있는 곳이었는데...



T에게 전화해서 사진 좀 보내달라고 했는데

자기 카메라에 있는데 지금 싱가폴에 놀러왔다고

보낼 수가 없다고 하네.

아쉽다.



나는 아주 싼 가격에 펜션을 예약했어.

하지만, 싼게 비지떡이라고

위치는 꼬불꼬불한 산 속을 한 참 올라가야하는

험한 지형에 위치해 있었고

수영장은 운영을 안했어.



그리고, 이틀 예약시 숯불비용 공짜랬는데

그런것도 다 거짓말이었어.

돈 내야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뭐라뭐라 했더니 인심 쓴다는 듯이

하루치 숯불만 제공해주겠다고 해놓고

결국엔 숯 불 안줬어.




나중에 악평 쓸거라고 이를 부득부득 갈던 차에

마지막 날 사건이 터지긴 했어.

이 사건에 대해선 추후 쓰도록 할게.

아무튼, 이 순간만큼은 재밌게 놀자고 생각해서

마음 추스리며 짐을 내려놓고 남이섬으로 출발했지.




남이섬 입구에 도착하니

나미나라 아일랜드라고 적혀있더라고.

그리고 티켓사서 들어가는 출입구를

입국심사라고 해놨어.

그래서 사람들이 남이섬을 

'남의 나라 섬'이라고 불렀나보다.

물론, 비싼 가격에 그렇게 부른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이동했어.


태국의 짜오프라야 강을 비난하는 마음은 없지만

한국의 강을 보니 무척 깨끗하고 투명하다.

냄새도 안 난다.



태국에서 수상택시 탔을 때 간간히

튀기는 짜오프라야 강물이 얼굴에 닿을 때면

피부가 타들어가는 고통을 느꼈지.

내게 짜오프라야 강은 염산 그 자체야.



이윽고, 우리는 남이섬에 도착했어.

그리고 지도를 하나 챙겨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지.



큰 나무들이 길을 따라 솟구쳐 있어.

공기도 상쾌하고, 산책로도 이뻤어.



가끔가다 청설모도 보여서

친환경적인 섬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지.

관리를 아주 잘했어.



길을 걷다가 보니 

여러나라 옷을 입은 눈사람과

해당국가의 인삿말이 쓰여있었어.

태국도 있더라고?


태국 동상 밑에는 

사왓디 크랍(안녕하세요)라고 써있어.

헤헤. 나 이제 저정도 글은 읽을 수 있다고!!

여기가 겨울연가 촬영지라 그런지

눈사람이 마스코트인 것 같아.




걷고 걷고, 또 걸으며 느꼈지.

남이섬 무척 넓구나.

걷다가 숨지겠구나.



그래서 자전거 빌렸어.



난생 처음 타보는 이인용 자전거야.

커플들이 아름답게 타는 순간을 상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아.



페달을 둘 중에 한 명이라도 밟지 않으면 잘 안 나가고,

한 사람이 페달 안 밟고 몰래 쉬다 걸리면

다른 사람은 삔뚜가 상해서 싸우게 되는

마법의 자전거거라 볼 수 있지.



가격은 둘이 해서 14,000원

무척 창렬하다.

나는 우리의 배려심과 팀워크를

시험해보기 위해 비쌈에도 불구하고

커플 자전거를 신청했지.



팀워크는 개뿔!

나는 앞 자리에서 페달 열심히 밟아대고 있는데

지 혼자 웃으면서 사진 찍는거 봐.

가끔 내가 뒤 돌아보면

힘든 표정으로 페달 열심히 밟는 척 함.

근데, 왜 자전거는 앞으로 나가질 않는 거니?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남의섬 곳곳을 누볐어.

경치가 무척 아름답더라.

강물에는 가끔 고기도 튀어오르는게 보였어.



그렇게 T가 원하던 남이섬에 오니까

T도 많이 좋아하더라.

그 모습 보면서 흐뭇했어.



서대문 형무소 공포감에 이은 달콤한 남이섬이어서

더욱 그렇게 느낀 것 같다.

역시 매질 후엔 사탕이지!



님들도 남이섬 갈 생각이라면 가기 전에

서대문형무소 먼저 들렸다 가길 추천한다.





슬슬 어두워지니 조명이 켜지더라.

남이섬은 낮 보다 해질 무렵이 더 이쁜 것 같아.

남이섬 갈 사람은 참고하셈.




"T, 우리 언제까지 걸어야 돼?

나 이제 힘든데..."



"좀만 더 둘러보고 싶은데?"



"그러면 정말 미안한데, 

나 여기서 조금만 쉬고 있을게.

혼자서 조금 둘러보고 올래?"



"알겠어! 나 혼자 갔다온다!! 흥칫뿡"



토라진 T는 혼자 주변을 돌아다녔고

나는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했지.

누누히 말했다시피 난 걷는걸 정말 싫어한다.

차라리 뛰면 뛰었지...



T는 '너 없이도 혼자 잘 구경할 수 있어'라는

비장한 표정으로 길을 나섰지만

이윽고 돌아왔어.



"뭐야? 왜 이렇게 금방 와?"


"아 더 이상 못 걷겠어"


"너는 걷는 걸 좋아한다는 애가

나와 비슷한 체력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게 우리가 만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T도 두꺼운 다리를 가진 파워형 인간으로써

오래 걷는 행위는 무리가 있을테지...

서로 힘든 지점이 비슷해서 좋음.




"하암~ 피곤하당. 일으켜 줭"


"이제 우리 뭐하러 갈 거야?"


"뭐하긴 바베큐 재료 사서 바베큐 해먹어야지"


"오?! 너가 해주는 거야?"


"당연하지! 한국남자 아이가?!"


그렇다.

바베큐를 굽는 남자만큼 섹시한 남자도 없다.

오늘 밤 포인트는 나의 섹시한 매력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우리는 이동했어.


남이섬을 나오기 전에 사진 좀 찍고 놀았지!

남이섬 산책로 조명등이 켜지기 

전과 후를 비교해봤어.

역시 해질 무렵이 더 이쁜 것 같아!




우리는 남이섬을 나와 근처에 있는 

하나로 마트로 갔어.

근데 생각보다 고기 값이 

너무 비싸더라고...




국산 돼지고기 값이 장난이 아니었어.

아니면 여행지라 그런가?

여행지에 있는 하나로 마트도 가격이 다른가?




숯불이랑 그릴, 고기랑 쌀, 양념장, 음료수, 라면

펼요한 것만 샀는데도 7만원이 훌쩍나온 것 같아.

더치페이를 해도 비싸다...



인 당 3만 5천원이면 해산물 뷔페 갈 수 있는 돈인데...

물론, 다음 날까지 먹을 요량으로 산 거 지만

생각 이상으로 많이 나왔어.




우리는 숙소로 도착했고

나는 바베큐 준비를 시작했어.




"T, 넌 아무것도 하지마.

그냥 앉아서 섹시한 나의 모습을 감상이나 해"


"오 진짜? 내가 아무것도 안도와줘도 돼?"


"넌 그냥 분위기 있는 음악이나 틀어"


"오 좀 멋진데? 고마워 >_<"





이윽고, 요리는 완성되었지.


아주 먹음직스럽게 구워졌어.

우리는 분위기 있게 술과 함께 바베큐를 곁들였지.



"어디 한 번 먹어볼까? (물컹)

뭐야 이거 익은거야?"


"익었겠지. 원래 야외 바베큐 요리는

그런거 신경쓰는거 아니야"


"쫌 걱정되는데? 안전한거 맞지?"


"야! 나 못 믿냐!

이게 한국 캠핑스타일이여!! 뭣도 모르면서!!

그냥 먹기나 해!"




우리는 분위기 있는 음악을 틀고 술을 마시며

몽환적인 분위기에 한 껏 젖었지.

그 순간 그 어떤 걱정거리도 생각나지 않을 만큼



"행복하다~"


"뭐가?"



"지금 이 순간 말이야.

아름다운 분위기, 별 빛 그리고 너"


"꺄아아아. 몰라>_<"



"우리 이제 들어갈까...?

엌! 잠깐만!!

(꾸르르룩)

이거 뭔가 이상한데?

나 화장실 좀"



"(꾸르르륵)

비켜! 내가 먼저 갈거야!

내가 아까 말했잖아!

덜 익은 것 같다고!!"



T는 나를 밀쳐내고 화장실으로 먼저 달려갔어.



"T, 빨리 열어줘! 나 급해!!"


"아직이야 기다려. 금방 열어줄 생각 없어, 돌아가"


"이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방 바닥에 똥 퍼지르는 거 보고싶냐?"


"어제 너 나 관에 가둔거 잘못했어? 안 잘못했어?"


"잘... 잘 못했습니다"


"또 그럴거야? 안 그럴거야?"


"안.. 안 그럴게..."


"문 열어주면 냄새 난다고 할 거야? 안 할거야?"


"(뿌닥닥닥) 문 열어! 으아아아악!@%$!@"





다행스럽게도 대참사는 일어나지 않았고,

우리는 몇 번이나 새벽내내 화장실을 왔다갔다했지.

로맨스 따윈 없었어.




미... 미안하다 T...





- 다음 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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