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난 어떻게 지내냐면

굉장히 우울하게 지내.

그래서 일부로 오토바이 타고 

홍대 게스트하우스도

다녀오고 그런 거임.


내가 봄, 가을을 엄청 타서

죽을 맛이야.

외롭기도 하고

허하기도 하고...


그래서 요즘 일부로 운동해.

살도 뺄겸!!

안 우울해질라고!

농구를 주로 하지!

키 작고 푸짐한 몸과는 다르게

그래도 농구 잘함!


추석기간 동안 살이 더쪘어.

지금도 잘 안 빠지는데 문제는

농구가 끝나면 배고파서 뭘 항상 먹거든.



어제도 농구 끝나고 11시에 치킨 먹음.

스쿠터 타고 부랴부랴 달려가서 문 닫기 전에

흡입하고 왔지.

닭똥집과 염통은 서비스로 주기 때문에

13,000원에 가성비 짱짱이라구!



잠깐 T얘기를 하자면

T랑은 완전하게 끝낸 것 같아.

그 전까지는 이도저도 아닌 사이였지만

지속적으로 다시 연애하자고 연락이 왔거든.

하지만, 정말 얘는 아니다 싶었던 게

경산에서 일하고 있을 때

위험한 곳에서 다치지 말고

힘내라고 위로는 못해줄 망정

자기 말레이시아 출장갔다고 자랑하는 거야.


맨 처음에는 그럴 수 있다쳐서

솔직하게 내 심정을 말했어.

나 그런 사진 볼 때마다 자격지심 느껴져서

굉장히 힘들다... 난 위로를 받고 싶은거다...

너가 경험하는 것들 같이 공유하고 싶어서

사진 보내는 건 잘 알겠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왜 이러고 살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힘들다고 설명했어.

그리고 나는 지금 무척 힘들어서

위로 받고 싶다고 말했어.


T도 알아듣는 듯 싶었지.

그래서 다음 날, 

나 이런 곳에서 위험하게 일하니까

조심하면서 일하라고 위로해주기를 바라면서

공사현장을 찍어보냈어.


하지만, T는 위로의 답장대신 

다시 자랑하는 사진을 보내는 거야.

어제 알아듣게 설명했는데도!

아침부터 철근 들면서 헉헉대고 있는데 

굉장히 짜증났어.


그래서 T에게 내가 어제 했던 얘기를 기억하라고

일부로 철근 사진 찍어서 보내주니까

맛있는 음식사진으로 답장이 왔어.

그래서 나는 20m 위에서 위험하게 일하는 

사진을 보내줬지.


T는 다시금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 사진을 보냈어.

이 쯤되면 사진 배틀 아니야?

그래서 나는 파리가 날리는 열악한 푸세식 

화장실을 찍어보내줬지.

그러자 T는 동료들과 웃고 떠드는 사진을 보냈어.


나는 마지막으로 흡연장에서

땀에 젖은 하이바를 벗고

 사람들이 쉬는 모습을 보냈어.

T는 역시나 아름다운 풍경을 보내더라.

그 때 정말 화났어.

이 쯤되면 감정 결여된 사이코 아닌가 싶었어.


그래서 진지하게 말했지.

"너 어디 아프니?

다른 사람의 감정 전혀 고려 안 하는 거 같은데

안 하는 거야? 못 하는 거야?

혹시 뇌의 감정과 관련된 파트가 고장난거야?"


그러자 T는 기분이 나쁘다는 투로 말했어.

"내가 싸이코패스 같다는 거야?"


"맞잖아, 지금 니 행동."


"니가 먼저 보내서 나도 보낸건데?"


"한 번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힘들게 일하고 있는 사진 보낼 때마다

너는 그거 보면서 아무 생각도 안 들었어?


"나도 보내야겠다라는 생각?"


"그래서 내가 힘든 상황보고,

너가 즐거운 상황이 더 즐겁게 느껴지는거야?

내가 어제 그런 말을 했고, 

오늘 그런 사진을 계속 보게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음..."


"이런게 한 두번이 아니였는데...?

맨 처음에 만났을 때마다 너는 항상 이기적이었고

그 때마다 난 널 이해시켰어. 

문화차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니까

이제는 너 이기적이라고 생각안해.

넌 그냥 싸이코인 것 같아."


"미안해."


"미안 할 필요 없어.

나도 그 동안 정 때문에 널 못 밀어낸게 큰 것 같아.

아무리 생각해봐도 너랑 평생 행복할 것 같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우리 각자 길로 돌아가자."


이 후에도 T의 연락은 계속되었고

나는 계속 무시했어.

그러다가 몇 일 전에 마지막으로 대화했어.

T는 내가 반대하던 한국사업도 시작했다고 하던데

그 이유가 너 돈 벌게 해줄라고 한 거라는 말을 하더라.

정말 웃겼어.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지만, 

눈치로 봐서는 그 명목 하에 그냥 날 이용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

맨 처음 그 사업 한다고 할 때도 난 엄청 반대했는데

자꾸 한국에서 물건만 공수해달라고 했거든.


그 때 나는 차라리 한국직원 쓰라고 말했지.

친구나 연인끼리는 동업하는 거 아니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한국인 비자 문제나 

월급문제를 해결 할 방법이 없으니

남자친구라는 명목 하에 

저렴하게 이용할라고 하는 거였겠구만.

그리고 딱 봐도 망할 사업인데,

절대 안하지.



내 추측이 진짜이건 가짜건

 나를 잡으려고 하는데

안 좋은 것만 보이니까 

끝까지 안좋게 보였어.


그래서 더 이상 메세지에 

답장도 안하고 무시했어.

그러니까 이제는 연락조차 안 와서 

완전하게 정리된 상태야.


만약 내가 T였고, 

정말 내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존재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아마 추석기간 때 왔을 거야.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애라 비자문제도 걱정없고 

월급도 보통 태국인들보다 많아서

그 정도 능력은 충분히 있는 애거든.


하지만, 걔한테 나는 그 정도였던거지.

물론, 나도 맘 떠난 순간부터 딱 그 정도 였어.

앞으로도 태국거지 여행기에서

어쩔 수 없이 T의 얘기를 써야하는데

사실 이 마당에 쓰기 굉장히 곤혹스러워서

글이 잘 안 써내려져 내려가.

그래서 요즘 뜸했던 게 그런 이유야.


이런 복합적인 것들과

가을을 타는 정서적 불안이 

오늘 최대치에 도달해서

아까까지 정말 답답하고 힘들었어.

그러다가 문득 생각했어.

'월급도 들어왔는데, 태국 함 지를까?'


내 생각은 행동이 되었지.

바로 발권함.


태국도 무척 가고 싶었고,

월요일 날 부터 이천 하이닉스로 노가다 하러 들어가는데

이런 목표 없이 버티기 힘들 것 같아서

뼈가 뿌서져도 일할 수 있게끔 티켓 샀어!


편도 티켓가격?

에어아시아로 프로모션가 120,000원이었는데

20kg 위탁수화물 추가하니까

170,000원 됐어. -_-;

그래도 뭐 이 정도면 싼 거라고 생각함!


여행기간?

나도 몰라!

편도 항공권으로 끊어서

있고싶은 만큼! 돈 되는 만큼! 

있다 오려고.

중간에 워킹비자 주는 한국어 강사 구한다고 하면

일 해볼 생각도 있지만, 99% 없을 거야.

그리고 연봉 5000의 노가다 일을 포기하고 싶진 않다.


체육교사는 이제 빠이 빠이.

돈이 최고임.

올해 임용 아예 안 볼거임.

결혼도 안할거임.

돈 많이 벌어서 태국에서 사업해야징.



티켓 끊은 시점부터 너무 신난다!

가서 아파트를 우선 1달 계약할까

카오산에서 2주 정도 히피처럼 지내고 계약할까

행복한 고민 중이야!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마무리 할겡!

데헤헷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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