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는

RCA 거리에 있는 방콕의 유명한 클럽 

루트66을 다시 찾아갔던 이야기야.


다들 전 편을 봤다면 알겠지만, 

내가 루트66에서 잃어버린 위스키를

돌려받기 위해서는

한 번 더 루트66을 가야만 했어.

그게 웨이터 녀석의 조건이었거든.


그래서 연속 2일로 

루트66을 가야만 했었지.

이 때 내 심정은 그다지 좋지 않아서

그냥 빨리 가서 남은 술만 다 먹어버리고

다시는 루트를 가지말자고 다짐했어.


그렇기 때문에 일말의 썸은 

기대하지 않은 채

비비크림은 커녕 세수도 제대로 하지 않았지.


하... 거울을 보니까 왜 삼촌이 서있냐...

후줄근한 셔츠와 플테안경...

완전 아저씨 같네.

거울을 볼 때마다 몰려오는 자괴감에

몸부림 쳤지만 이 내 모든 걸 포기하고

술만 먹으러 루트로 향했어.


나는 약속한 대로

루트 정문에서 곤이녀석을

기다리고 있었지.


녀석은 일본 학원 폭력물에 나오는 듯한

휘황찬란한 야구잠바를 입고 왔지.

대체 용은 왜 있는 거여?

곤이 얼굴에 그 잠바 입으니까

양아치가 아니라 레알 조폭 두목 같다...

한마 바키라는 만화에 나오는

손으로 책이든 철근이든 찢어버리는

하나야마 같음.


어쨌거나, 우리의 우울한 클러빙은

시작되었어.

나는 춤도 거진 추지 않고

그냥 리듬을 타며 

술만 빠르게 축내고 있었지.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술만 먹다보니까 다리에 피가 쏠려

슬슬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어.


의자가 너무 절실하게 앉고 싶어서

웨이터 녀석한테 의자 좀 달라고 하니

남는 의자가 없단다.

의자가 없다면서 왜 새로오는

여자애들 테이블에는

의자 주는 거야? -_-


남자는 안 주는갑다 싶어서

바로 옆에 있는 여자 테이블을 보니

앉지도 않는 의자가 떡하니 있는 거여?!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비굴하고 억울한 표정으로

빤히 쳐다봤어.


"뭐...뭐냐 카?"


"저기... 미안한데,

의자 안 쓰면 내가 좀 앉아도 될까요 캅?

다리가 쓸데없이 무거워서

너무 힘들어요 캅"


"음... 진짜 무거워 보이긴 하네 카.

의자 가져가라 카"


"ㄳㄳ

고맙슴당 캅!"


그리고 의자에 한 참동안

앉아서 술을 먹으면서

리듬을 타는데 의자를 빌려준

친구가 먼저 건배를 제의하며

내게 다가왔어!


'응? 나 오늘 폐인인데?

뭐지?'


안 꾸민 꾸질꾸질한 얼굴이

게이처럼 안 보여서 먹히는 건가?!

여자는 다가와서 내게 말을 걸었어.


"너 뭔데 태국말하냐?

중국인처럼 생겼는데

태국에서 일하냐?"


"아뇨. 저 태국인데요?"


"뻥치지 마라!

중국인처럼 생겼는데?

니하오마?"


"안녕하세요"


"헐 555555

ㅋㅋㅋㅋㅋㅋㅋ

kkkkkkkkkk

Lol

너 한국인이야?!"


"태국인데요?"


"안 믿어! 와 너가 한국인이었구나.

우리끼리 어느 나라 사람인지

내기했거든!

너 이름이 뭐야?"


"찟따펀이요 -_-"


"찟따펀?!

너 남자 아니야? 

왜 여자 이름이야?"


"이거 여자이름이에여?

태국어 교재에 나와서

오늘부터 찟따펀 하려고 했는뎅..."


"와... 너 대박!

너처럼 태국말 잘하는 한국인

처음 봐!"


그렇게 입담의 물꼬를 튼 나는

급속도로 그녀들과 친해졌지.

그녀들은 3명이서 왔는데

태국의 용산이라는 포츈타워에서

핸드폰 수리 및 판매점 사장과 

a/s 기술자더라고.


나와 얘기를 한 그녀는 a/s기술자이고

곤이와 친하게 말했던 여자B는 사장이었어.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A의 동생이었어.

그녀만 혼자 짝을 찾지 못해

혼자 걷돌면서 다른 테이블의 남자들을

쳐다볼 뿐이었지.


그러다가 우리 맞은 편에

혼자 온 태국 남자가 보였는데

거기에 추파를 그렇게 날리더라고.


근데, 그 태국 놈은

혼자 테이블을 잡고

술을 홀짝홀짝 마시며

여자가 오든말든 신경 안 쓰는

레알 쿨남이었어.


오로지 음악을 들으며 술과 함께

핸드폰 게임만 할 뿐.

A의 동생은 그 남자한테 꽃혔는지

앞에서 그렇게 교태를 부리더라고!


딱봐도 잘 사는 친구라고 느꼈던게

손에는 금반지가 몇 개 있었고

목에는 금목걸이를 걸고 있더라.


처음엔 A의 동생 뿐 만 아니라

다른 여자한테도 관심이 없어보여서

게이였나 싶었는데 아니더라고!

우리 테이블과 건배를 몇 번하고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여자 엄청 좋아한데.


그래서 A의동생이 너 좋아한다고 

엄청 밀어줬는데

괜찮다고 괜찮다고 몇 번 거절하더니

결국엔 A의 동생과 어디론가 사라지더라고.

간사한 새끼...


어쨌거나, 예상 밖으로 클럽에서 재밌는 시간을 보냈어.

그리고 언제나처럼 클럽이 끝난 후

꽁치라면을 먹으려 가려 하는데

같이 먹으러 가자고 하더라고!


게걸스럽게 촵촵거리며 먹는 모습

썸녀에게 보여주기 싫지만

그래도 언제 또 만날지 모르니

같이 갔지!


그녀는 대담했어.

테이블에 앉자마자 내 허리를 휘감기도 하고

볼에 뽀뽀하기도 하고...

나이는 나보다 한 살인가 두 살 차이 밖에

나지 않았을걸?


원래 성격이 저런 건가 아니면

능력이 있어서 아쉬울게 없어서

그런 건가 궁금했어.


물어보니 사장과 기술자인 그녀는

월급이 우리나라에 비해서 

꿀리지 않을 정도로 벌더라고.

태국에서 그 정도면 엄청 잘 버는 거지!


그다지 많이 취하지도 않았는데

뽀뽀해주셔서 나도 마음이 확 끌리더라.

누구나 다 인정하잖아!

자기 좋아해주는 평균 이상의 외모의 이성에게는

누구나 혹 한다는 점을...


맞지? 

아님 말고!


여튼, 라면을 먹고

다음 날 술 한 잔 더 먹자는 약속을 하고

우리는 깔끔하게 각자의 집으로 갔지.


그리고 다음 날 저녁에

후웨이쾅에서 술 먹자는 연락이 왔어.

그래서 전 날과는 다르게

렌즈도 끼고 비비크림도 쳐발쳐발하고

나갔는데 안경 쓴 얼굴이 더 좋다고 하더라고...


아무래도 이 친구는 

안여돼(안경, 여드름, 돼지) 쪽에 

취향이 있는 것 같다...


곤이와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젯 밤 그 부자쿨남과 A의 동생이

먼저 자리잡고 있었어.


특히, A의 동생은 잘떡처럼

그 남자에게 척 앵겨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어.


아무래도 어젯 밤 뭔가

거사가 있었나보다 -_-;


나는 남자 애가 뭐하는 애길래

저리 왠만한 한국인 조차도 가지지 못한

쿨한 여유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어.


알고보니, 남자 애는 부자가 맞았어.

차가 벤츠인 건 기본에다가

직업은 SCB은행 본사직원이었어.

그리고 아버지 사진을 보여주던데

아버지는 경찰 총장급 직위를 가지고 있더라.


근데, 잘 사는 것들은 

꼭 재수없는 걸 동반해야 하는 걸까?

지 자랑 엄청 하더라-_-

이번에 일본에 갔는데 어땠다더니

저번에는 대만가서 어디서 뭘했냐느니

이건 18만원짜리 컵이라더니


-_- 부모 잘 만나는 게 최고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꿀리지 않는 점은!!!



나는 너네가 그렇게 갈망하는

흰 피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너의 부모님 재산이 많아도

니 월급은 내 월급보단 낮단다!

뭐, 보너스에 성과금 포함하면

그런거 없는 나는 그냥 지겠지만 ㅠ


그리고 나중엔 듣다가 지쳐서

여자A랑 술 겁나 먹었던게 기억남!

2시간 쯤 흘렀을까?

우리의 이성은 마비되고

여자A의 행동은 점점 대담해졌어.


뽀뽀를 시도 때도 없이 하는 거여!

남의 눈치 많이 보기로 유명한 태국에서!!

뭐, 나야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받았지!


그리고 술이 적잖이 취했을 때쯤

나는 큰 실수를 저질러버리고야 말았어.

화장실을 가기위해 일어났을 때

테이블에 있는 그녀의 최신 아이폰을

툭 치고 말았고 아이폰은 바닥으로 떨어졌어.


알다시피, 아이폰 유저라면 떨어트렸을 때

제일 먼저 하는 걱정은

액정의 손상유무야!


언제나 그렇듯, 불안한 예감은

왜 항상 맞는 건지...

그녀의 액정은 파손되고 말았고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어.


그녀는 놀랐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고

괜찮다고 말했어.

나는 나 때문에 깨졌으니

보상 해주겠다고 했으나

그녀는 끝끝내 거절했지.


"J, 괜찮아!

너도 알다시피 내 일이 이런 거

고치는 일인데 뭐!

얼마 안하니까 신경쓰지마!

정말 신경쓰고 싶으면

뽀뽀로 갚아!"


말하는 것도 이뻤어.

이런 여자를 위해서라면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수 있지 암!


우리는 술을 더 먹었고,

그녀와 나는 분위기를 타서

서로의 촉수를 교환했지!

우리의 입 속에서는

에어리언과 프레데터가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어.


그녀가 외모 뿐 만 아니라

행동이 너무 이뻐서

그녀를 더욱 꽉 끌어안았고

그녀도 팔을 휘감아 내 몸을 감쌌지.


그녀의 팔은 점점 은밀한 곳으로 올라가

가서는 안되는 성역으로 가고야 말았어.


"윽!"


그녀는 흥분한 나머지

내 머리채를 잡았고

더욱 더 내 머리를 세게 휘어잡았지.


독자들은 알 거야.

내가 왜 이렇게 인생을 즐기는지...

난 앞으로 5년 뒤면 대머리가 될 예정이라

머리털 있을 때 후회없이 즐기자 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거든.


근데, 이 여자는 내 대머리 인생을

더욱 더 앞당기고 있었어.

내 생명의 원천과도 같은

머리털을...


고작 하룻밤 만난 이 여자에게

용납 할 수 없었어.

머릿털을 잡은 이 후로

취해있던 내 정신은 말똥해졌고

그 이 후로 더 이상의 썸은 없었어.


그녀를 계속 만난다면

더욱 더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질텐데

그녀의 흥분도와 비례해

내 머리털은 남아나지 

않을 게 뻔했기 때문이지.


물론, 재밌게 쓰고자 이렇게 표현했지만

더 만나지 않았던 다른 이유로는

손 버릇이 안 좋다는 점이야.

태국 여자를 잠깐이라도 만났던 남자라면

이건 조금 공감할껄?


태국 사회는 모계사회라 그럴 수도 있지만

만났던 대부분의 여자는

남자를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었어.


머리나 퍽 때린다거나 

얼굴 앞 면을 툭툭 친다거나

굉장히 기분이 나빠지게 하는 행동들 말이야.

태국에서 머리 치는 거 예의 아니라면서!

왜 항상 남자들 얼굴은 쉽게 툭툭 치는 거야?!


이미 몇 번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술 먹은 이 후로 이 행동이 더 과격해져서

그 이후로 더러워서 안 만났어!

내가 못났어도 우리 부모님의 소중한 아들인데!

머리는 툭툭 치는 거 아니야!


설마 아이폰 깨져버린 것 때문에 그런건가?

쿨하지 못한 년...


-다음 편에서-


평택 고덕에서 추노한 후

나는 심한 감기몸살에 걸려

몇 날 몇 일을 앓아누워야했지.


생각 이상으로 몸이 많이

망가져 있었나봐.

그래도 시간은 흐른다는 게 기뻤음.

조금만 더 기다리면

그토록 갈망하던 방콕행이니까!


앓아누워있었을 때

옆에서 같이 퍼져있던

우리집 강아지 녀석.


저번에 방콕가서 4개월 있을 때는

이 녀석이 무척 그립기도 하고

걱정이 많이 되기도 했었는데

막상 돌아오니 나 없이도 잘 살고 있더라.


괜한 걱정한 것 같아서

이번에는 얘 생각 하나도 안하고

그냥 나도 재밌게 놀다 올다구.


방콕으로 떠나기 전

마무리해야 하는 것들이

몇 개 있었어.


그 중 하나는 스쿠터야.

스쿠터 마후라가 떨어졌더라구-_-;

그래서 소리가 엄청 커...

소리만 들으면 람브로기니인줄...


오토바이 샾에 갔는데 재료가 없어서

고치지도 못했어.

일단 이대로 사촌동생네 

아파트에 짱박아두는 걸로.


두 번째로 머리염색과 헤어컷!

노가다의 기운을 품은 채 놀러갈 수는 없지!

평상시 흰머리가 많아서

새치염색을 할 겸 멋내기로

색깔을 넣기로 했어!


예비탈모인이라 있을 때

꾸며줘야 해!

밝지 않게 해달라니까

알겠다면서 나 방치해두고 다른 손님

머리 깍아주고 감겨주고 세팅해주고 오니까

50분 지나있더라...


머리가 생각보다 엄청 밝아져 있어서

눈썹이랑 이질적이 되어버렸어.

뭐라하고 싶었는데

싸우면 질 것 같아서 그냥 참았어.

나이는 나보다 어린 디자이너인데

마인부우 비슷하게 생기셨거든.


그리고 가기 전

나의 그레이트한 노가다 모토이자

소장이자 친구인 곤이를 만났어.


아니, 정확히는 곤이가 날 만나자고 했지.

이 녀석은 볼 수록 진국인게

친구 여행가는데 밥이라도 한 끼 

사멕이고 보내야되지 않겠냐고

강남까지 와서 밥도 사주는 좋은 녀석임.


좀 감동해서 다음 현장에서는

녀석이 좋아하는 

내 똥땀내 선물해주기로 함. ㅇㅇ


그리고 출발 1일 전

집에 마땅히 먹을 것도 없고

오토바이도 사촌동생네 아파트에

가져다 놓을 겸

동생에게 집에 먹을게 있는지 물어봤더니

소고기 있다고 해서 바로 달려갔지.


그냥 소고기가 아니라

블랙 앵거스!

집에는 이모부와 이모는 안 계시고

25살 먹은 순진한 그 녀석과 나 밖에 없었어.


"형, 스테이크 기깔나게 굽는데...

먹고 싶지 않아?"


"헤헤... 나 스테이크 좋아해..헤헤"


후추를 후추후추

소금을 소금소금

우리집 주방아님.

내일이면 한국 뜨니까

주방 개판 만들어놓음.


사촌동생도 레어를 좋아해서

적당하게 잘 구웠쪙.

가니쉬로 양파도 구웠쪙.

자취경력 6년이면 이런거 다 할 수 있쪙.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짐을 쌌지.

챙길 걸 다 챙겼는데

내가 이렇게 옷이 없었나?

반팔 몇 개가 끝이네?

하... 뭐 입고 다니지..

에라 모르겠다 그냥 돌려입으면 돼지!


여전히 감기몸살 때문에

제 몸상태가 아니어서

가자마자 아플 것 같아 

일찍 자리에 누웠어.


다행히 금방 잠들긴 하더라.

오늘 일찍 일어나

오랜 만에 부모님과 함께

간단한 아침식사를 했어.


이번이 두 번째지만

그래도 부모님은 못내 섭섭한가봐.

저번보다 짧은 두달 반인데 뭐!

금방 돌아오잖아?


가는 길은 형이 차 태워줘서

공항 리무진 타는 곳까지

편안하게 갈 수 있었어.


형의 캐리어와 맨날 노가다만 같이 갔는데

이제는 외국도 같이 가보네?

덤으로 이쁜이 기타가방도 

같이 달고간다.


잘 어울리는 한 쌍 같이 보여서

되게 흐뭇하네.

근데, 걱정이 되는게

에어아시아에서 기타 기내반입 안된다는

글을 읽어서 엄청 불안해.


진에어나 이스타항공, 제주항공은

다 들고탄 적 있는데

에어아시아만 안돼? 그런게 어딨어.

만약 못가지고 타게 한다면

품격이고 뭐고 노가다 포스 나와서 

뚝배기 깰까봐 두려워진다...


그래도 언제나 설레는

인천공항 가는 길.

가면서 내내 탑승동 공항 라운지를 검색해봤어.

거기서 밥을 먹을 거였거든!


드디어 도착 한 인천공항!

작년 이 맘 때 쯤에도

시험에 떨어져서 이 사진을 찍었더랬지.

기억난다. 기억나.

같은 사진, 다른 맘.

아주 그레이트 해!


캐리어 무게 체크를 했는데

든 게 없어보였어도 20kg 딱 되더라고?

뭐지? 내 힘이 센건가? 

엄청 가볍게 들렸는데 왜 20kg야.


그것보다 문제는 기타였어.

발권해주는 사람이 매의 눈으로

기타를 쳐다보더니


"언니~!! 이 분 기타 가져왔쩌여!!

어쩌까염?!!"


와...

뭔가 되게 얄밉게 이르는 느낌이다?

좀 밉상이었어.

그래도 나까지 밉상으로 보이면

당연히 반입 안시켜줄 것 같아서

기타 번쩍 들어서 좌우로 흔들며

착시현상 일으켰어.

작아보이는 효과도 있을 뿐더러

상당히 귀엽게 보인달까?


언니는 고개를 내 템포에 맞춰 

갸우뚱 거리더니 

"자리 꽉 안찼으면 오케이야~"

하더라고~

아싸! 다행히 기타반입 성공!

모든게 해결됐어.


그 후 일사천리로 대한항공 

칼 라운지로 입성했지.

언제와도 이 곳은 깔끔해.

게다가 고급스러워.


천룡인들만 오는 이 곳인데

아무도 내가 에어아시아를 타는 

보통 사람인 줄 모르겠지?

헤헤


꽁짜 밥 잘 먹겠습니다.

안 남기도 다 먹고 갈게요!!

음식 맛도 훌륭하네!


사실 재미있게 말했지만

이 장면을 노가다 들어가서 

처음 일하는 순간부터 

4개월 동안 계속 꿈꿔왔어.


대한항공 칼 라운지에 앉아

위스키 똭! 들이키면서!  

캬! 이 맛이지 외쳐주고!

거만하게 다리꼬고 앉아서 !

거들먹거리고 혼자 토닥토닥 

일하느라 수고했어!

하는 걸 상상했다고!!


진짜 힘들어도 추노하고 싶어도 

바로 방콕으로 도망가고 싶어도

이거 하나 하는 걸 생각하며 참아왔었지.


그래서 지금 좀 보상을 받으며 

방콕으로 떠나려고 해.

그 동안 한국살은 임시휴업하겠음!


2월 26일 이 후에 보자 !!



오늘은 경산 노가다의 날을 보냈던 

시간에 대해 글을 쓰려함.



다들 전에 내가 언급했던

투덜이 아저씨 기억하심?

일도 잘 못하면서 조공들만 

부려먹는 민폐 아저씨?


투덜이 아저씨는 그만둔건 줄 알았는데

하루만 쉬고 바퀴벌레처럼 다시 튀어나왔지.

다행히 한 동안 투덜이와 

그동안 같이 일 할 상황이 없었는데

공교롭게도 내가 일하기로 한 마지막 날을

와 함께 하게되었어.


마지막 날이라 긴장이 풀려 다치지 않도록

특히 신경을 써가면서 일을 했어.

투덜이는 또 위험한 일은 자기가 안하고

나를 시킬거라 생각했거든.


다행스럽게도 오전에는 고소 작업이 아니라

철근에 구멍을 뚫고 잘라 

재료를 만들어 놓는 일을 했어.

그 대로만 계속 간다면 아무 탈 없이

일을 끝 맞출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 날에 다치기 싫어서 

매우 집중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철근에 구멍을 뚫는 쉬운 작업 때마저도

나는 부상을 입고 말았지.


잘려진 쇳조각이 내 바지에 튀었는데

마찰로 인해 뜨거웠기 때문에

바지가 녹으며 살을 데었어.

그래서 이후부터는 모든 행동을 더욱 신경썼고

몇 배로 더 힘들었던 것 같아.



점심시간이 끝나고,

쓰러져있는 막내!

어쩜 저리 요염할까?


내가 여자였으면 이리저리 

휘둘러버리고 싶은 타입의 남자임.

잘 때 엉덩이 조심하라는 말을 

매일 밤마다 했었는데...♡


어쨌든, 꿀같은 점심시간을 보냈고

3시 반까지만 안전하게 버티면

나의 마지막 노가다가 끝날 수 있었어.

토요일은 세시 반에 작업이 종료되니까!


다시 근무가 시작되었을 때

투덜이는 곧 고소작업을 시작해야한다고 말했어

투덜이와 함께하는 작업내용은 20m 위에 있는

파이프 끝에 매달린 스프링쿨러를 

용접으로 고정시키는 일이었어.


 투덜이와 단 둘이

높은 곳에서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짜증이 올라왔지만

그래도 마지막 날이니까 참았지.



투덜이는 시작과 함께 투덜거리며 

작업을 시작했고, 나는 보조했어.

하나 둘 용접작업을 완료해나가는데

갑자기 밑에서 안전관리인이 우리를 부르는 거야.


"지금 작업하려는 파이프

수도 테스트하느라 물이 흐르는 거니까

손상가는 작업하지 마세요"


그러자 투덜이는 말했어.


"우리 서포트 작업만 하는 거에요

뭐 손상가게 안해요~"


"흠... 알겠습니다"


관리인이 수긍했고,

투덜이는 관리인이 잘 들리지 않는 거리로 이동하자

이내 자신의 위축된 모습을 나에게 숨기고자 

뒤늦게 버럭 소리를 지르는 척 했어.


"작업 하지마요? 앙?! 작업 하지마?!

하지 말까?!!!

하란 소리야 말란 소리야 엉?!"


굉장히 없어보였다...

이런 놈과 두 시간 반을 더 일해야 하다니

눈 앞이 깜깜해졌어...

그리고 다시 작업에 들어갔고

투덜이는 나에게 파이프의 

방향이 잘 맞지않는다고 

그 파이프를 살짝 밀고 있으라고 했어.


알겠다고 대답하고 파이프를 미는 순간 

투덜이는 예고도 없이 용접기를 켰고

내 몸은 감전됬어. 

1초 정도 감전됬는데,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억! 소리를 질렀고,

투덜이는 용접기를 껐어.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양 팔로 전기가 시작되서

심장과 뒷머리까지 도달하는게 느껴졌어.


전기가 감전되고나서 나는 3초간 주저앉았고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어.


'발씨, 이 기공색히, 미친거아니야?

물 지나가는데 용접기 물리면 전기 통한다는 건

누구라도 아는데! 기본적인 상식도 없는 놈인가?'


투덜이도 왜 그러냐고 묻고 벙쪄있어서

숨을 헉헉 몰아쉬며 감전됬다고 말하니

미안한지, 잠깐 쉬자고 하는 거야.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니 

곧 현실적으로 생각 할 수 있었어.


'이 덜 떨어진 놈과 같이 하다간

마지막 노동이 마지막 생이 될 수도 있겠어.

그리고 이 순간마저도 탑차를 내리지 않고

20m 상공에서 쉬라고 하는 이 녀석에게 너무 화가 난다.

이 녀석을 핑계로 일을 쉬어보자!

그럴려면 더 아픈 척을 해야겠지?'


그리고는 나는 더욱 더 숨을 몰아쉬었지.

투덜이는 이것만 하고 내려가자고 그 순간 마저도

미친 말을 하더라.


그래서 나는 이 파이프 못 만지겠다고 하니까

자기는 전기 안 올랐다고 개소리를 하길래

형은 두꺼운 용접장갑끼지 않았냐고 하니까


"아 그러네 ㅎㅎ"


이거 미친놈 중에서도 상당히 미친놈이다...

그래서 파이프는 안 만지고 필요한 도구만 집어줬는데

팔을 뻗어 도구를 건네는 순간 

다시 찌릿하며 아까 느낀 팔의 고통이 재발되었어.

다시 한 번 팔을 뻗어도 전기충격같은 느낌이 오면서

다시 팔이 안으로 굽더라.


아픈 척만 하려고 했는데 

진짜 내 몸에 이상이 있는걸 보니까

순간 정말 화가났어.

그래서 탑차 내리라고 소리쳤고,

나 당신이랑 일 못하겠고, 다른 사람 대신 보내겠다고

엄포하고 내려갔는데

눈 앞에 팀장이 있더라.


그래서 바로 팀장한테 가서

여기로 다른 사람 보내라고

나 감전되서 팔이 안펴진다고

일 못하겠다고 빡친 채로 말하니까


그 쓰레기 팀장 놈은

"용접해서 감전 될 일이 없는데?"

라며 개소리를 하는 거야.


그래서 분명 안전관리인이

배수 테스트 때문에 물 지나간다고 경고했는데, 

투덜이가 무시하고 진행했다가 감전됬다고 소리쳤어.

그리고는 난 더이상 일 못하겠으니

알아서 하라고 통보하고 나왔어.


팀장은 투덜이한테 가더니 뭐라하는 것 같았어.

살짝 후련하긴 했는데, 

결국 이 놈도 쓰레기인건 매 한가지야.


쉬면서 인터넷 찾아보니까 

피부가 타는 정도의 감전이 아니면

보상받기 힘들다고 해서

보상받자는 생각은 금방 포기했고

오늘 하루만큼은 잘 넘겨서

안전하게 집에 가자고 생각했지.


근무종료시간까지 약 50분 정도의 시간이 남았길래

일 하기 싫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산책했어.

그러다가 투덜이를 마주쳤는데

팀장에게 혼나고, 자기도 미안했던지

좀 쉬라고 해서 하더라.


잘됐구나 싶어서

그래서 일 정리되는 시간인 3시 20분까지

그냥 앉아서 편안히 쉬다가 다시 돌아갔지.


근데, 3시 반에 마치는게 아니라

5시까지 연장작업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현장 사무소에 감전됬다고 말하고

그 날 잔업 돈까지 받을 수 있게 처리하려고 했는데

잔업은 처리가 안된다고 해서

1시간 반을 더 버텨야만 했어.


내가 이 1시간 반을 더 버틴다면

5만원을 더 벌 수 있기 때문에

기필코 버텨야만 했지.


투덜이는 내게 다가오더니

다시 올라가서 작업을 시작하자고 말하더라.

나는 이 녀석이랑 죽어도 일하기 싫어서

소리치면서 말했어.



"아저씨, 제가 지금 조금 쉬었다고 괜찮아 보이세요?

아저씨 저 기절이라도 했으면 큰 일 나는거에요

저는 오늘 저기 안 올라가고 

여기서 철근에 구멍이나 뚫을라니까

다른 사람 데리고 가쇼!"


투덜이는 아무말도 못하고 

찔찔거리면서 돌아가더라.


그 이후로 나는 편안하게 

5시까지 일을 할 수 있었고,

마지막 날을 안전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어!


그 동안 썼던 하이바.

이거 쓰면 탈모가 

엄청 빨리 진행된다고 한다.

어쩐지, 머리 감을 때마다 

머리가 숭숭 빠지는 느낌이더라...


지정병원이 저렇게 적혀있는데

저기가면 뭔가 의사랑 짜고쳐서 

보상 못 받을 것 같은 느낌이야.


다행히, 팔은 원래대로 돌아옴.

그래서 오늘 이렇게 글 쓰잖아!



해가 저물며 나의 마지막 노동도 끝이 났어.

공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내가 그만두는 이유?


이 곳은 11만원 받으며 일하는 초보자를 

숙련자처럼 써먹기 때문이야.

경력이 오래된 조공들도 이렇게 시키면 안된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야.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팀장의 쓰레기 같은 인성이야.

돈만 밝히고, 베풀 줄도 모르며

한 사람 한 사람을 

자기의 돈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그딴 팀장 밑에서 더 이상 일하기 싫었어.


또한, 팀장을 중심으로 

기공(숙련자)들끼리 똘똘 뭉쳐서

조공(초보자)들을 노예처럼 부려먹자고 

합의라도 한 듯이 조공을 똥으로 알고 

지네끼리만 쑥덕쑥덕하는게 꼴 보기 싫었어.


사실 기공과 조공의 관계는 파트너여야 하는데

여기는 주인과 노예의 관계로 형성되어 버렸어.

한 팀의 관계가 이렇게 양극화되었으니

일이 하고 싶겠음?


나와 같이 방을 쓰는 사람들은 

모두 팀장과 기공들을 욕했고 

우리는 그 놈들에게 빅 엿을 먹이기로 계획했지.

한 날 한 시에 5명이

동시에 퇴사해버리는 거야!


우리 모두는 전부 합의했어.

팀장의 인성 덕분에 내일 이후부터는 

기공들밖에 남지 않을거고

그러면 공사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겠지.

그러면, 팀장녀석도 책임을 피할 순 없을 거야.


이걸 위해서 우리는 참고 참았었어.

이렇게 조공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실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데

우리를 하나로 단결하게 해준 팀장 놈에게

무한 감사하며

최후의 빅 엿이 성공적으로 먹히길 기원함.





일이 끝나고 시원한 마음으로

막내 녀석과 맥주 한 잔 같이했어.

맥주는 물론, 각자 계산했지.


형이면 사줄 만도 하지 않냐? 

라고 말 할 수도 있는데

결정적으로 월급 받기 전까지는 돈이 없음...


그리고 같은 돈 받으면서 일하는데 

나이가 무슨 소용임.

가끔 딸 아빠 형이 음료수 사준다고 

하는데도 거절했어.


개인적으로 누구한테 

뭐 받기도 싫고 주기도 싫거든.ㅠ

없는 와중이라 그게 더 심해짐.

받으면 줘야하니까...


그리고 막내 놈은 

일하는 동안 얘가 나보다 돈을 더 많이 벌어서

안 사줘도 될 듯.

나는 아파서 몇 일 못 나갔는데

얘는 절름거리면서 나가더라고.

대단한 독종 놈임.



이 날이 우리의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아빠 형의 차 청소를

직접 도와주자고 마음을 모았어.




팀장이 기름값이랑 세차비용도 안줘서

이익도 없이 우리를 태워주던 아빠형의 

맘 고생도 심했을 거고

집으로 돌아가면 어린 공주님들이 타야하는데

병균이 득실되는 차를 탈 순 없잖아?



그래서 밥먹기 전에 셀프 세차장으로 이동!

나는 차가 없어서인지 세차장이라고 하면

주유소 옆에 딸린 물세차장밖에 몰랐는데

이렇게 스타일리쉬한 세차장이 있더라고?

완전 감동했어.


 흑인힙합같은 노래도 나오고 

조명도 이뻤던게

차를 사게 된다면 꼭 이런 분위기의 

셀프 세차장을 오자고 다짐했지.


세차비용은 다같이 돈을 나누어내는 훈훈한 스토리였어.

물론, 청소는 차주인인 딸 아빠 형이 땀을 뻘뻘흘리며

제일 열심히 하긴 했지만,

우리 모두 손에 물이랑 먼지묻혀가면서 청소를 도왔음.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식사를 하러갔지.

우리는 영남대에 내렸어.

나이가 어린 대학생 친구들 사이로

떡대 있는 그레이트 노가다 브라더스가 지나가니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더라.


우리 나쁜 사람들 아니에요...

물거나 해치지 않아요...


회식장소는 역시나처럼 그 곳이야.

무한리필이지!!

영남대 청춘을 파는 상회에 

다시 오게 되었어!


퀄리티 있는 사이드 메뉴와

인당 5,500원을 추가하면 

생맥주와 소주 무한리필까지!!


나와 내친구는 고기를 담당하고

술을 좋아하는 막내는 술을 담당하여

돈 아깝지 않게 먹어댔지.

결국, 제한시간인 2시간이 지나버려서

아쉽게 퇴장해야만했어...ㅠ

더 먹었어야하는데...


식사 후 이대로 헤어지기 아쉬웠던 우리는

피곤하다던 큰 형님을 제외하고

넷이 당구장에 갔지.


나는 딸 아빠 형과 1대1로 당구를 쳤었는데

딸 아빠 형은 당구초보지만,

영업사원이었던 경험을 통해 심리전과

혀를 통해서 고수도 이길 수 있다고 말했어.


게임은 시작되었고

 나의 턴이 돌아와 내가 치려고 할 때마다

내 옆에 착 달라붙어서는

"이 공은 생각보다 쉽지않다?

이번 공은 치기 쉬운 공이야"

같은 말을 남발하며 나의 심리를 흔들어대려고 노력했어.

하지만, 이 형님의 주무기는 심리전이 아니야!


자칭 심리전의 고수라고 하며 

스스로 굉장히 큰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지만

죄송스럽게도 이 형의 무기는

심리전이 아니라 거대한 몸짓이야.

거대한 몸짓으로 옆에 붙어 시야를 가리지.

거대한 몸에 가려 당구대가 안 보이는데 어떻게 침...


만약 그 형보다 나이많은 사람과 당구칠 때 

이렇게 한다면 바로 귓방맹이 날라갈수도...

그래도 자칭 심리전의 달인이니

그렇게 존중해드리는 걸로!


당구를 치고 숙소로 돌아와

맥주를 마지막으로 삶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어.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샤워를 하고 짐을 쌌어.

이제는 정말 숙소를 떠나야만 할 시간이 온거야.


형은 가정으로, 막내는 여자친구에게로

우리는?!

우리는 어디로 가지?


"곤아, 우리 이제 어디로 가지?"

"어디로가긴 집에 가야지."

"야 그래도 비싼 돈 들여 여기까지 왔는데

아쉽지 않냐? 여행하러 가자"

"어디로?"


"대구!

그리고 외국인의 시선에서 대구를 느껴보자!

친구들이랑 잉글리쉬 타임 했었는데

꿀잼이었음! 오직 영어만 써야돼!

오늘 하루는 우린 외국인인거야!"


"콜!!"


우리는 빠르게 대구의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지.

그리고선 홀가분하게 숙소를 벗어났어.


이건 큰 형님이 맥주안주로 드시던 황태인데

많이 남기도하고 해서 인테리어로 자린고비마냥

천장에 걸어놨었어.


나갈 때 다시 한 번 눈에 띄어서

기념으로 사진 한 방 찍었지!



마지막으로 단체사진 한 방 찍고

우리는 훗 날 만나게 될 것을 기약하며

악수를 나눴지.


아! 그리고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딸아빠 형에게 나는 집에 도착한 후에 

개인적으로 선물을 보내기로 했어.

가정 내의 화목함을 증진시키기에

두 말없이 최고의 아이템이지!


이건 태국에서 공수해 온 슈퍼 아이템인데

이 슈퍼 아이템에 대해서는

나중에 공개하도록 할게!



오랜 만에 여행한다고 생각되니

너무 기분이 좋아서 선글라스까지 착용함.

경산에서 대구까지는 

시내버스로 대략 1시간 반 정도 걸린다더라.


친구와 나는 홀가분한 발걸음으로 이동했지.

이 순간부터 우리는 무조건 영어를 써야만 해!

한국말을 쓴다면? 손목 맴매 맞기!!


버스에 타기 전 롯데리아에서 

나는 당당하게 외국인인척하며

영어로 주문하니 직원은 

나를 100% 외국인이라고 생각했나봐.

그래서 너무 뿌듯했어

.

물론, 이 쪽 동네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엄청 많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처음에 내 친구는 부끄러워 했지만,

이내 적응을 마치고 우리는 진짜로 외국인이 되었지.




그레이트 노가다맨은 

지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언제 어디서든 눈만 감으면 

잠들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거 아셈?


그런 면으로나 풍채로나 내 친구녀석은

참 노가다꾼임에 틀림없다.



시간이 걸리고 걸려

이윽고 드디어 대구에 도착했어!

공사장이랑은 공기가 다르다!

이게 값진 노동 후에 꿀 같은 휴식인가?!

우리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서 이동했어.




마침내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냈는데

이름은 Go Hostel이야.

가격은 인당 8,900원!

엄청나게 저렴한데 평점은 9.2이더라!


직접 가서 보니

고시원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곳이었고

겉보기를 보아하니 평점 9.2정도는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어.


하지만, 문을 들어서자 

평점은 오히려 그 이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지.



- 다음 편에서 -

이 날은 후웨이쾅에 유명한 야외 레스토랑인

테라스에 갔던 이야기야.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일어나자마자

나의 생활 철칙을 시행하려

공복 상태로 운동을 하러갔어.


역시 상의는 나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인

작년 태국여행에서 산 인생나시야.

지금 거의 다 늘어날 대로 늘어나고

빨래를 많이해서 옷감이 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녀석을 놓을 수가 없어.


가끔 이 녀석은 나에게

'나 많이 아픈데, 보내줄 때도 되지 않았니?'라며

통곡을 하지만, 아직 어림없지.

골수까지 쪽쪽 빨아내고 

옷으로써 생명이 다하면 발수건으로 쓸 테다.


이 녀석은 노가다 하는 지금도 건재하고

아직까지 잘 입고있어.

삶에 대한 집착이 굉장히 강한 녀석이야.


이 날은 운동하기가 너무 싫어서

그냥 러닝머신에서 걷는 척만 하면서

핸드폰만 하다왔어.


그래서 땀 흘릴 일이 없어서

그냥 그대로 입고 나갔지.

내가 더러워서가 아니야.


실제로 건기 때의 태국은 굉장히

쾌적하고, 땀을 흘려도 금방 말라.

그리고 냄새도 안 남.


건기와는 다르게 우기에는

굉장히 습해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날 뿐더러

잘 마르지도 않아서 굉장히 찝찝해.

그래도 우리나라 장마철 불쾌지수보단 나은 듯.


이 날은 T가 같이 저녁이나 먹자고 해서

약속시간이 될 때까지 편의점 음식이나 먹으며

음악작업을 하면서 빈둥거리고 있었지.


그리고 약속시간에 맞춰 슬슬 걸어나갔어.

이 날은 모험심이 발동해서

승전기념탑을 가는 빠른 루트가 없나 생각하다가

내가 가던 피시방 근처가 생각났어.


내 흐린 기억에 의하면 그 옆으로 쭉 가면

승전기념탑이 나온다고 생각됬거든.

그래서 일단 피시방 근처로 이동했고

옆 쪽으로 걸어나갔어.



걷다보니 태국 고급 레스토랑인 

쾅씨푸드가 있는거야.

여기 지점은 사람이 많이 없어보이더라.

평일 이른시간이라 그런가?


쾅씨푸드는 나에겐 적합하지 않은 

가격대가 형성되어있어서

별로 갈 일 없는 곳이야.

나중에 부모님 모시고 태국 놀러올 때나 가야겠어.


나는 승전기념탑 근처에서

T를 만났고,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사람이 꽤 많이 몰려있는 로컬 식당을 보고

그 곳으로 들어갔어.


난 딱히 땡기는 음식도 없었고

태국어 메뉴판을 봐도 몰랐으므로

주문은 T에게 맡겨놨어.

그리고 주문한 음식이 나왔지.


이건 똠얌똠얌 스프야.

단순히 시기만 하면 먹을 수 있겠는데

뒤적거리다보면 대파 썰어놓은 것 같은

모양새의 야채가 있어.

레몬그라스라고 하는데 식감은 

대파보다 좀 더 딱딱해.


그거 씹는 순간, 주옷되는거야.

씹을 때 입 안에서 오만가지의 화장품 냄새가

터져나오고 삼키려고하면 헛 구역질이 나와.

나는 향신료 굉장히 좋아하고 잘 먹는 편인데

그거는 진짜 몸에서부터 거부하기 때문에

도저히 먹을 수가 없더라.

님들도 한 번 도전해보고 후기 알랴주셈.


그리고 정체불명의 괴생명체도 하나 시켰는데

아마 생선일거야.

짜오프라야 똥물에서 건져낸...

그래도 태국사람들은 잘 먹고다녀서

나도 거리낌없이 먹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이 식당은 민물고기 특유의 향이 많이 남아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생선 맛과는 거리가 멀더라.


잘 하는 집은 짜오프라야 똥물고기여도

맛만 있는데 여기는 핵똥망인듯...

나는 거의 입에 대지 않고

볶음밥시켜서 그냥 그것만 먹었어.

가격은 총 합해서 250바트(8,500원)정도 나온 것 같아.


식사를 마치고 길거리 노점 상 옆에 

푸드트럭이 쫙 들어서 있길래

가봤더니 빙수를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어.


초코 수박빙수인데, 

가격은 60바트(2,000원)정도 했나?

엄청 저렴했던 기억이 나.

태국 수박은 한국 수박보다 달지는 않지만

초코시럽 뿌려서 빙수로 해먹으니까 맛있었어.


밥 먹고나니 급피곤...

이 사진을 보니 대머리까지 

곧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라

급 슬퍼졌어.


친가 쪽 할아버지 M자형 대머리

큰 아버지부터 우리 아버지 M자형 대머리

외가 쪽 할아버지 원형 대머리

피해갈 수 없는 나는 곧 대머리


앞으로 8년 정도 남았다...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면 

석천이형처럼 섹시하게 머리 싹 다 밀고

수염을 길러야지...


빙수를 먹고 T는 다음 날 일을 위해

일찍 가서 쉰다고 집에갔어.

마땅히 할 일이 없는 나는 

집 쪽으로 터벅터벅 걷다가 

이내 피시방으로 들어갔지.


여기가 그 피시방이야.

길거리에 툭 하나 있는 1층 피시방.

밖에서도 안에있는 사람들이 뭘 하는지 다보이고

안에서 게임하다가 가끔 지나가는 사람이랑 

눈도 마주치는데 굉장히 뻘쭘함.


그래도 나름 안에서 물이나 과자도 파는데

바로 밖에 길거리 음식점이 있어서

게임하다가 계란 볶음밥 주문하면 

갓 요리해서 만든 따근한 밥을 가져다 주는

아날로그틱한 맛이 있지.


게임을 한 참하고 있는데

Z형과 H형, 그리고 그 동생녀석에게 

연락이 왔어.


Z형은 내일 치앙마이로 돌아가고,

H형과 동생녀석은 한국으로 곧 돌아가서

오늘 밤 만나자고 하더라.

약속장소는 후웨이쾅!


한 번도 가보지 않았기에 들뜬 마음으로

피시방을 박차고 집으로 돌아가

 빨리 나갈 준비를 했지.

그리고 택시를 타고 후웨이쾅으로 출발했지.


후웨이쾅 지역은 나름 땅 값이 비싼 동네인 동시에

유흥가가 많은 지역으로 유명하기도 해.


그리고 후웨이쾅 야시장은

태국 업소여자들이 많이 

쇼핑하는 곳으로 유명한데

그 이유를 가보니까 알겠더라고!

진품처럼 이쁜 옷이 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팔고 있었어.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곧 형들과 동생을 만나게 되었어.

그리고는 H형이 유명한 레스토랑 가자고해서

따라갔는데 그 곳이 알고보니 후웨이쾅에서

엄청 유명한 테라스였어!

우리는 맥주를 시키고 안주도 몇 개 시켰지.



이 것은 새우 팟타이인데,

새우가 무척 컸어.

근데, 그게 전부였어.

팟타이는 카오산인걸로!


먹다가 동맥경화 걸릴 정도로 

자극적인 팟타이가 아니면

왠만해선 카오산 팟타이를 

능가 할 수 없는 것 같아.



새우를 좋아하시는 H형님!

처음에 어려보이는 외모로 반말 할 뻔했는데

나이가 39...


이 형은 술이랑 구름과자 같은 

몸에 해로운건 다 하는데

피부는 나보다 좋은듯...

피부는 타고나는건가 보다...


귀요미 동생녀석.

단톡방에서 만난 또 다른 동생녀석과

파타야가서 재밌게 놀다왔다는데

얘기 들어보니 완전 바가지 엄청썼다.


애가 순수해서 언젠가 

바가지 엄청 씌일 것 같았는데

진짜로 당했다니 맘이 아프군.

동생녀석의 허탈한 표정을 보고 내가 다 슬퍼짐...

그래도 잘 놀고왔다니 다행이다싶음.



우리는 요롬코롬 대화를 했어.

무엇보다 내가 좋았던 것은

작년만해도 이렇게 여행이 끝나감에 따라

아쉬움 마음이 가득했는데

나는 장기여행자라 그런게 없었다는 거.


모두가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갈 생각을 할 때

나는 그 마음을 공감하며

한 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


하지만, 그 동안 정도 많이 들었고

당장 내일부터는 누구를 만나서

처음부터 다시 관계를 쌓아야하나

이내 우울해지더라.


하지만, 나의 우울함은 이내 부러움으로 뒤바꼈지.

H형과 그 동생녀석은 가는 마당까지 인기폭발이었어.

둘 다 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상이라

 테라스에 있는 여자들이 한 시도 쉬지않고 

힐끔힐끔 쳐다보더라.


Z형과 나는 해당사항이 없었어. ㅠ

Z형은 그냥 일본사람인 줄 알고

나는 그냥 게이인 줄 알고...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 되던게

Z형도 게이들한테 인기있는 스타일이더라.


테라스에서 술을 마시며 포켓볼도 친 이후에

자리를 옮겨 옆에 있는 유명한 로컬식당으로 갔어.

이 곳에 대해선 재미있는 소문이 들려오는데

후웨이쾅에서 일하는 업소여자들이 일 끝나고나면

새벽에 밥 먹으러 온다고 하더라.


하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업소녀처럼 보이는 

여자의 비율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이 호프집 알바나 장사를 끝내고

온 사람이었어.


그 중에는 테라스에서 서빙 알바하던 

어린 여자 분도 계셨는데

화류계가 팽배한 이 곳에서

그렇게 정직하게 일하며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니

참 이뻐보이더라.


배가 고팠는지 두 그릇 시켜먹더라고.

그 모습 보면서 내 모습이 보이던데

마음이 짠하긴 했어.

왜냐하면 나도 군대 전역하자마자 학자금 때문에

신용불량상태가 되어서 복학도 못하고

하루 5시간 자면서 일만했거든.


그래서 한 그릇 더 시켜줄라다가

내 코가 석자였기 때문에

못 사줌.


가뜩이나 돈 없어서 형님들한테 

계속 얻어먹기만 하는데

내가 무슨 능력으로 사줄 수가 있겠음?

짠한 것은 짠한 거고, 현실은 현실이고.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마음 속으로

굳세게 잘 살길 바란다는 응원 뿐이지 뭐. ㅠㅠ

힘내자!



형님 그리고 동생들과 이제 헤어질 시간이 됬는데

한 가지 다행인건, H형의 회사특성상

방콕으로 자주 출장을 온다는 거야.

그래서 빠른 시일 내에 또 올 수 있다고 하더라.

H형이 올 때 Z형도 치앙마이에서 방콕으로 와서

같이 놀기로 했어.


그 동생녀석은?

석사학위 준비한다고 바빠질거라고 하더라.

무슨 일을 하던 간에 잘 되길 바라며

우리 넷은 그렇게 헤어지게 되었지.


방콕에 남아 자리를 지키는 것은

나 혼자...

앞으로 3개월 반을 더 살아야했는데

'이렇게 놀다가 하루아침에 혼자 잘 생활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긴 했어.


슬슬 혼자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여행자가 아닌 거주자의 마인드를 가춰야만 했지.



오늘 글은 여기서 마무리할게!

다음 편에서 만나자!!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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