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부터는 내가 태국에서 4개월 동안

있었던 이야기의 에피소드야.



이 에피소드가 끝나면

더 이상 태국에 대해서 할 얘기가 음슴으로

노가다 일이 이 에피소드보다 빨리 끝나길 바랄 뿐임.



작년 내내 나는 계속 생각했어.

임용고시가 떨어지면

태국에서 몇 개월간 장기거주 할 거라고.

몇 번 여행가봐서 대충 물가는 아니까

현지인들이 먹는 식사로만 밥을 해결하면

몇 개월이고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그건 오산이었어.

여행 막판에 나는 진심으로 태국거지가 되었지.

어떻게 쓰냐에 따라 태국에서는 많은 돈을

하루아침에 다 쓸 수도 있고,

적은 돈으로 길게 체류 할 수가 있어.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경비를

쉽게 내 경우에만 국한해서

단정지어 말해준다면 당신들의 여행을

실패할 가능성이 농후하단걸 알려주고 싶어.



어쨌거나, 내가 태국에 4개월 살았다고 하니까

임용고시 결과는?

뻔하지 뭐.



3점 차이로 떨어졌어.

서술형 한 문제에 4점이라

한 문제 차이로 떨어진거라고

생각될 수 있는데


소수점으로도 떨어지는 사람이 있으니

별로 아쉽진 않다고 봐야지.

나와 내 친구들은

동네에 있는 무한리필 돈까스 집에서

노트북을 켜고 한 1월 13일에

나의 합격결과를 다같이 클릭했지.



막상 놀리기로 한 친구녀석들도

'합격명단에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보자

얼굴이 굳더니

'이거 놀려도 돼나?'라며

자기들이 심각한 얼굴을 지었었어.



하지만, 나는 괜찮았어.

애초부터 일하면서 할 수 있을만큼 공부도 했고

떨어진다해도 태국 4개월 여행이 무척 기대됬거든.


친구들은 내 상태를 보고 안심했는지

그 때부터 놀리더라고.


'사회 공무원들이 필요로 하지 않는 새끼'


그게 내 수식어가 되었지.

그 이후로 한 가지 좋은 소식이 들렸는데

9월에 팬션가서 개에서 물렸던 사건이

1월이 되어서야 형사조정회부 통보가 왔더라고.



내 시험에 떨어진 모든 분노는 거기에 집중되었지.



결과는 다들 알다시피

그 아저씨에게 인실줏을 실현하며

돈을 받아냈어.


그래서 그 돈으로 기분전환도 할 겸

태국가기 전에 머리도 할 겸해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중 하나인

'스핀 스왈로펌'을 했지.



물론, 의정부 시내에서 가장 싼

파마샵에서 말이야.

기본펌은 2만원인데

스왈로펌은 3만원 받더라.

그래도 예전에 7만원 주고 했던 기억이 있어서

쿨하게 3만원 얼른 줘버렸어.



학교에서 일하는데 이렇게 해도 되냐고?

교육자가 모범이 되야하는 것 아니냐고?

맞는 말이지만, 교사도 사람임.

꾸미고 싶음.

학생들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이랑

교육만 잘 하면 됐지.



애들 앞에서 흡연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이건 좀 다르다고 생각해.

실제로 내가 일하던 학교에는 여교사가 

이 머리 한 사람도 있었어.


개인적 가치관으로 성범죄를 제외하고

학부모나 타인들이 학교수업시간 외에

교사의 행동에 대해서 뭐라할 순 없다고 생각해.


뭐, 난 이제 더 이상 교육자가 아니라

노동자지만...



초등학생들 순수하지 않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 순수해.

생각만큼 그렇게 영악하지 않아.

물론, 피시방에서 만난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초등학생들도 

부모님 안부 많이 묻는다.




학교에서 수업이 끝나면

태국에 갈 것을 생각해서 예산을 짜거나

태국어를 공부했어.



나는 주로 방콕의 아파트먼트를

찾아봤는데 싼 가격에 수영장과 헬스장이 있는 곳은

거의 없어서 찾는데 조금 힘들었어.

나는 주로 여기를 이용했지.

www.renthub.in.th/


나는 여러 곳의 후보지를 선정해놓고

후기를 읽어봤어. 그리고 태국에 갔을 때 직접

가보고 계약했지.

1달이상 거주 할 사람이라면

적극추천함.



예산이라면

비행기 값 제외하고 600만원+@로 4개월을 살았어.

클럽이나 유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비행기 값 포함하고 600만원이면

충분히 4개월을 살 수 있어.



하지만, 나는 클럽을 아주 좋아했어서

돈이 더 들었지.

클럽갔을 때마다 1000~1500바트(33000원~52000원)

사이를 썼다고 생각하면 될거야.

만약? 여기서? 워킹걸을 만난다면?

상상이상으로 돈이 깨지니까 그런건 알아서

계산하셈요.

나처럼 장기투숙하는 태국거지라면?

만나지 않는게 상책이다.




나는 태국여행을 준비하면서

내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러다녔어.



첫 째로 내 친 형.

내 형은 누구보다 나를 걱정해서

안전 또 안전을 강조했지.


형 친구 중에 태국 가이드로 일했던 사람이 있는데

월급날 태국강도를 만나서

돈 안주고 없다고 버티다가

강도가 휘두르는 칼에 엄지 손가락이 절단되었어.


그 말을 듣고 난 후

내가 태국에 갈 때마다 걱정하지.


태국 가는 사람들은 왠만하면

으슥한 길로 가지말 것을 추천해.

시비도 붙지말고!

시비가 붙는다면 웃는 얼굴로 

미안하다고 하면서 위기를 모면하도록 해.


쌈닭인 나도 왠만하면 자제하는 편이니까.

루트66 클럽에서 우리 술 누가 훔쳐갔을 때만

유일하게 화내고 뒤집어엎었어.



님들은 나보다 돈이 많으니

그런 2000바트짜리 양주 잃어버린다 한 들

화내지 말고 그냥 쿨하게 넘기셈.



다시 친 형 얘기로 넘어가서

가족단위로 쓸 수 있는 현대 다이너스 카드를

내 이름으로 만들어줘서

공항 vip 라운지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줬어.

연회비가 적은데, 가족이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카드니까

님들도 사용해보셈.


라운지를 나는 태어나서 처음 가봤는데

너무 좋더라.

대접받는 기분이랄까?




그리고 밴드멤버들도 만났어.

보컬 형은 나의 태국 원년멤버로써

내가 태국에 장기로 가는 것을 매우 부러워했어.

보컬 형은 내가 태국에 머물러있는 동안

티나와 함께 놀러올 것을 약속했지.



그리고 카오산가서 

길거리 공연을 하던 뭘 하던

하자고 다짐했어.


나 없는 동안은 밴드 진행이 모두 스탑되지만,

자작곡 10개를 만들어온다는 약속 하에 갔지.

실제로 10곡을 모두 만들어왔는데

첫 달부터 할게 없어서 기타만 치면서

10개의 곡 작업을 다 해버렸어.


그 이후로 기타 꼴도 보기 싫어서

나머지 3달동안 다시는 치지 않았지.


이 분은 나의 어머니.

덕분에 잠시나마 유복한 가정에서 잘 지냈습니당.

지금은 경제사정이 무너져버렸지만,

학창시절엔 남부럽지 않게 살았어.

어디가서 돈 없으면 기 죽는다고

꼭 돈 챙겨주셨었는데

이젠 물려줄게 없어서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시네.



유산 그런거 필요없으니

부모님 노후만 알아서 잘 하셨음 좋겠다.

나 혼자 살기에도 벅차서 ㅜㅜ


어머니는 내가 잘 지낼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걱정되니 가끔 연락하라고 하시더라.

실제론 거의 연락안함.

죄송요... ㅜ



여긴 내 친구들 O와 B.

태국 가기 전 한 참을 못 본다며

가기 전까지 같이 있어줬어.


나는 내가 태국에 있는 동안

이 친구들이 오기만을 바랬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바빠서 못 왔어.

그게 제일 아쉽더라.


언젠가는 꼭 같이가서

재밌게 놀았으면 좋겠다.



얘는 내 애마 프리윙.

추운 겨울부터 여름까지

아프지말고 잘 버티고 있으셈!


둘 째 이모네 아파트가

따듯한 지하 주차장이 있어서

거기에 커버 씌우고 짱 박아놨어.

돌아왔을 땐 시동이 잘 안걸렸지만

아직은 더 달릴 수 있는 녀석.


친구들 말에 따르면

엔진소리가

'이제 날 죽여줘'하는 것 같다지만

그리 쉽게 보내줄 수 없다.

조금 더 혹사당해야 해.



이 녀석은 내 동생 홍초.

한국에 있었던 5년 만난 전 여자친구 분이

분양 받아주신 놈으로

개를 싫어하던 내가 이 녀석으로

우울함을 딛고 다시 태어날 수 있었지.


부모님 둘 다 개를 안 좋아하시는데

자취방에서만 나와 살던 홍초를

집에 데리고오니

오자마자 부모님에게 교태를 부리더라고?


주인 닮는다고 똥연기 무진장 잘한다...

그 이후로 우리 집의 마스코트가 되었고

아버지는 홍초를 매일 안고다녀.



이 녀석은 태사랑에서 만난

동행하기로 한 부산 동생이야.

이 녀석이 서울로 출장 올 일이 있어서

동서울 포차에서 만나서 가볍게 소주 한 잔 하면서

태국에서 놀 계획을 짰지.


물론, 이 녀석은 단기 여행자였지만

나도 단기 여행자의 마음을 느끼며

같이 놀고 싶었어.


무엇보다도 이 녀석은 아쉬워하며 갈 때

나는 남아있잖아!

나는 그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어.

수 많은 단기 여행자와 같이 놀고 헤어질 때마다

나는 도깨비의 공유가 된 듯한 느낌이었어.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놀더라도

그들을 곧 보내야만 했지.

그게 참 우울하더라.


그래서 첫 달 이후로 단기 여행자와

같이 놀 수 없었어.



태국을 가기 일주일 전부터

나는 빨리 떠나고 싶어 안달이 났었어.

하루하루가 왜 이렇게 길던지...

집에서 아무리 빈둥거려봤자

시간이 잘 안가는거야...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드디어 날이 점차 다가와서 짐을 쌌지!



요거는 필수 아이템인

1달용 렌즈!

산소 투과율이 93%라나?


한 번 개봉되면 한 달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주로 클럽에 갈 때나 많이 썼어.



요거는 콘도 내에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

편리하게 운동을 듣기위해

장만한 17000원짜리 블루투스 이어폰!

이거 참 유용하게 썼어.

그리고 귀에 안 꽃더라도 목에만 걸고 있더라도

뭔가 이뻐.


여자들 딱 붙는 검은색 목걸이 하는 것처럼.

남들이 보기엔 내가 게이 같았겠지만...



친구의 이민용 캐리어를 빌려서

꽉 채웠어.

옷과 화장품.

그리고 T의 부모님에게 줄 선물까지!


나는 제주항공을 이용했는데

15키로 무게제한이 있어서

걸릴까봐 조금 두려웠어...

하도 많이 넣어서...



그리고 드디어 다가온 출국날!


언제봐도 설레는 인천공항 출국장 가는 길이다!

난 개인적으로 이 때가 가장 설레는 것 같아.

내 비행기는 저녁비행기이므로

무려 4시간이나 일찍가서

한 참을 기다려야했어.



내가 일찍 간 이유는?

라운지를 이용해보기 위해서지!



제일 먼저 온 곳은

음식이 가장 맛있다는 마티나 라운지였어.

뷔페식으로 음식이 깔려있었고

냉장고에 있는 음료수나 커피 그리고 술

모두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어.

들어오는데 뭔가 대접받는 느낌이어서 너무 좋았어.

난생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랄까?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었쪙!!



여기는 모던 스타일의 대한항공 KAL라운지.

깔끔한 모던 분위기의 라운지라 이쁘다.

무엇보다 비행기를 볼 수 있게

전면유리로 해놓은 점과

개인 흡연실을 만들어 놓았다는 부분에서 가장 좋았어.


여기는 음식보다는 술과 안주가 참 많았어.

비행기에서 잠을 잘 자기 위해 술을 종류별로

다 먹었는데 갑자기 한국을 오래 떠나있는다는 생각을 하니까


예전에 헤어진 전 여자친구가 떠올라서

급 슬퍼졌어.

홍초를 분양해준 그 분 말이야.



내가 유일하게 이 사람이면 결혼해도 되겠다 하던 사람이었는데

나 혼자 스스로 결혼압박 느껴서 헤어지자고 했거든.

나보다 나이가 4살 많은 연상이었는데

참 똑똑하고 현명했지.


그 쪽에서는 서두를 것 없고 보채지도 않는다고 하지만

능력도 없는 내가 너무 한심하고 자격지심 느껴져서

만나기 싫었었어. 



무엇보다 혼자서 여친 나이 때문에 

결혼압박 느끼면서 스트레스 받으니까

너무 눈 앞이 깜깜해지고 애정도 식어서

헤어짐을 말했지.



가난한 대학생 시절 많은 도움을 주고

응원을 해주셨는데, 나 때문에 좋은 시절 다 보내고

매정하게 돌아선 내가 얼마나 미웠을까?

이제서야 그 차가 벤츠라는 걸 알았지만

지금은 그 분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핸드폰 어플로 슬픈 곡을 쓰며

 술을 계속 먹었지.



술이 잘 들어가더라.

나 술 완전 약한데

취기가 밀려오기 시작했어.



어라? 갑자기 나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는거야.

받아보니 항공사 직원이 곧 비행기 출발한다고

어디냐고 찾는 전화였어.

난 항상 비행기 사람 많으니까

보딩타임까지 천천히 가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야.



나는 전 여친에 대한 슬픈 추억이고 뭐고

술 취한 상태로 냅다 달렸지.

놓치면 주옷 되는거야!!

나는 술 먹어서 씨뻘개진 얼굴로

단숨에 탑승구까지 달려갔어.


나는 겨우 비행기를 탈 수 있었고

내 옷은 땀으로 다 젖었어.

그리고 입에서는 술냄새가 엄청나고...


제 옆에 계셨던 분들 죄송합니당...

라운지가 처음이라 비싼 술 먹어보고 싶었어욤...


어쨌거나, 비행기를 타게되서 기쁜 나머지

취한 얼굴로 사진 찍음. 데헷!

비행기는 곧 출발했고, 

한국은 점점 멀어져갔어.



안녕, 나의 슬픔과 추억들.

잠깐만, 멀리할게.



4개월만 쫌 행복해보자!!

앙?!



다음 편은 내가 썼던 태국에서의 가계부를 통해

대략적인 장기거주 비용을 써보려고 함.

재밌는 얘기는 아니니까

기대는 마셈.





오늘은 내가 노가다 현장에서

드디어 참던 화를 폭발시킨 날이야.



몇일 전에도 내가 언급했던

자기는 일 안하고

다른 사람에게 일만 시키는 

떽떽이 아줌마 기억하심?



오늘은 진짜 폭발해버렸어.

가뜩이나 잠도 4시간 밖에 못자고 피곤한 상태에서

겨우겨우 출근했는데, 일 하는 시간보다

10분 일찍 시작해서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어.

그리고 무엇보다 짜증났던건

그 아줌마랑 한 조로 일하게 됐기 때문이야.



언제나처럼 그 아줌마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내게 반말 뿐 아닌 명령조로 시켰었지.

기분이 줏 같았지만, 처음엔 네~ 알겠습니다 하며

일을 했어. 

나도 돈 벌러와서 문제 일으키기 싫었거든.



근데, 전기선 작업이 한 창이었을 때

내가 참을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어.

일단 전기선 작업부터 설명할게.

공사현장 특성산 무거운 짐을 들고

많이 왔다갔다 거리는데

발 밑에 전기선이 어지럽게 있다면

누군가는 크게 다치겠지?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전기를 쓰려는 팀은 전기선을 천장 쪽에 있는

철골들 사이로 빼서 머리 위로 설치해야만 하지.

그리고 코드를 임의대로 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코드 끝에 무슨 팀이 무슨 작업하는지 쓰게 되있어.



그 아주머니의 임무는 안전과 관련된 임무로 높은 곳에서

전기선을 빼는 사람과 지나가는 사람을 통제 하는 것이었는데

그냥 바라만 보고 아무것도 안해.

그래서 사람통제도 내가 했어.



이 때까지만 해도 저 아줌마는 역시 일 안하는구나

생각하며 안 좋게만 보고 있었는데

내가 작업내용을 코드에 붙이려고 할 때

그 아줌마는 또 기분나쁘게 명령조로 말하는 거야.



"야 이것 좀 붙혀"


안 그래도 그 사람에 대해서 나쁜 생각밖에 안드는데

옆에서 그렇게 말하니 슬슬 빡침 게이지가 올라왔어.


"아..예..."


"아니지. 그렇게 붙이는 게 아니지.

거기에 붙히면 어떡해?! 에휴"


"그럼 아줌마가 하세요!"


가뜩이나 그 아줌마를 안 좋게만 보고있는데

그 아줌마의 기분 나쁜 한숨소리에

나는 테이프를 아줌마한테 주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갔어.



그리고 대략 30분쯤 지났을 때

또 한번의 전기배선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위에서 내려주는 전기줄을 아래서 받기만 하면 되는 거였는데

또 나를 부르더라고.


"야~ 이리와서 이것 좀 받아."


나는 20m 뒤에서 아줌마가 해야하는

사람통제 하고 있는데?



나의 빡침 게이지가 극에 달했고

맘 속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어.



"시켜대지만 마시고, 일을 좀 하세요.!"

그리고 나는 그 아줌마를 싸늘하게 쳐다보고

전기줄을 낚아채며 돌아섰지.


그 아줌마는 정곡을 찔린 얼굴이었어.

맨날 팀장이나 다른 오래된 사람들이 쳐다볼 때에만

일하는 척하고, 다른 사람을 내려깎으면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리려는 사람이었으니까.



모두가 그 사실을 알았지만,

그동안 아무도 말 하지 않았어.

다들 긁어부스럼이라 생각했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물론, 나는 하고싶은 말, 하고싶은 행동들을

다 하면서 사는걸 추구하는 사람이지만

아직 정상인의 범주 안에 속해있는 사람이라

'좋은 게 좋은 거지'라고 생각하는 편이야.



다만, 내 한계를 넘는 행동을 상대가 했을 땐

개 같이 물어뜯어.

인생 짧은데 내가 왜 참고 살아야함?

하고싶은 말만 하고 살기에도 부족해보이는데.



여튼, 아무도 안하는 말을 내가 하니까

그 아줌마는 충격에 빠져있더라.

그런 말은 처음 듣는게 확실해 보였어.



그리고 나는 묵묵히 내 할 일을 했지.

아줌마는 부들거리더니

평소 우리 팀과 친한 관리자와 몇 마디 나누더니

휙 사라졌어.

그리고는 어두운 얼굴로 팀장이

나에게 오더라.


"무슨 일 있었어?

그 아줌마 지금 집 간다고

문자 하나 보내고 사라졌더라."


"그 아줌마한테 남들 시키지만 말고 일 좀 하라고

한 것 밖에 없는데요?"


나는 어떤 경위로 그런 말을 하게 되었는지

설명하였고, 덧붙여서 말했어.


"그 아줌마 여기 팀원들이 다 싫어하는 거 아세요?

일은 안 하고 핸드폰 게임만 하다가

팀장님 오면 그 때만 일하는 척하고

괜히 팀장님 앞에서 다른 사람 깎아내려서

자기 존재가치 증명하는 사람이에요.



몇 일간은 제가 일 잘 모르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참았는데

정도가 너무 심하잖아요.

심지어 메인업무하고 있을 때도

사소한 거 하라고 하질 않나.

지금은 그 아줌마 얼굴만 봐도

역겨워요.



물론, 팀장님이 그 아줌마랑 친하고 오래있었던 것도

알겠는데, 말 한 마디에 그렇게 집가는 것도

관심 끌라고 쇼 하는 걸로 밖에 안 보여서 더 역겨워요.

물론, 팀장님 입장에서 그 분이 더 효용가치가 높다는 건 알아요.

그렇다면 저는 그냥 나갈게요."




팀장은 중립적 입장을 취하려고 하는 것 같았으나

난처해보이는게 눈에 보였어.

이러다가는 둘 다 아니 

내 친구까지 셋을 잃을 지경이었으니



내 친구는 이 곳 현장의 근무환경이

버는 수입에 비해

너무 빡센 환경이라고 느껴

다른 곳을 한참 알아보고 있던 찰나에 

나도 겸사겸사 이동한다면 잘 된거지 뭐.

아쉬울 것 없으니.



무엇보다 그 아줌마도 웃긴게

보통 사람이라면 그런 말 했다고

'나 기분나빠. 집에 갈래.' 보다는

일단 풀려고 그 사람에게 다가가서

왜 그러냐고 그랬다면 

미안하다고 하는게 보통의 경우 아님?


심지어 요즘 '초등학생한테도 오락말고 공부 좀 해라'라고 했다고

우에엥 거리면서 집에는 안간다.



어쨌거나, 팀장은 다음부터 그런 일이 있을 경우는

그냥 무시하라고 하는 말을 한 후

이 대화는 끝나게 되었어.



점심식사를 마친 후

다시 일을 한창 하는데

그 때부터 팀장이 뭔가 나를 못 갈궈서 안달인거야.

가뜩이나 날도 덥고

허벅지 살도 쓸리고 바지도 터져서

매우 아픈 와중에

심적으로도 엄청 힘들게...




일이 7시 반에 끝날 때까지도

뭔가 꼬투리를 잡아서 갈구려고 하더라고?

집에 오면서 뭔가 하고 봤더니만

그 아줌마가 단톡방을 나간거야.

이제 내일부터 출근 안 하는건가?

그래서 날 갈구려고 했던 건가?

기분 탓인가?



잘 모르겠다.

새로운 현장에서는 여기보다 

일당 1만원 더 쳐주기로 했어.

잔업도 더 많고.

무엇보다 짱인 부분은

새벽 4시 반에 안 일어나도 된다는 점!

6시에 일어나면 된다고 하더라!




돈 많이 주는 곳으로 가는 것은 당연하니

여기 업체 힘들어지는거고 뭐고

연락오면 바로 간다.

안된다면 계속 일 할 수 밖에 없지.ㅠㅠ

내일 그 업체에서 연락오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일단 자려구.ㅠ



다들 굿밤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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