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여친과 친구들 만나

레스토랑에 있다가

갑자기 뱅크녀석이 딸꾹질 하는 바람에 찍게 되었어!


뭔 놈의 딸꾹질 소리가 이렇게 귀엽다냐?!

야하게도 들리기도 해서

엄청 웃어댔는데 옆에를 보니까

주문 대기하던 종업원도 웃음 참고 있더라고!ㅋㅋ

그래서 대신 웃어줄 겸 촬영을 급하게 하게 되었지!


근데, 켠지 얼마 안되어서

물 한 번 먹더니 멈춰버렸어...

아놔... 막상 하려고 하면 늦은 그런 느낌?!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근황토크를 했는데

얼마 전 때 녀석이 러시아를 갔다왔어!

그 녀석이 러시아의 대표인형인

인형 속의 인형 속의 인형

뭐 그런 걸 날 위해 사왔더라구?!


와... 솔직히 감동!

타국에서 자기 챙기기도 바쁜데

타인까지 챙겨주다니!

그것도 나를!


한국에서는 별로 그런 대접 받은 적이 없어서

사실 태국에서도 이 녀석들에게 별 기대 없었는데

정말 정말 기분이 날라갈 것 같았어!


그래서 이 녀석은 언제 한 번 밥 사주겠노라고

다짐을 했더랬지!


그건 그렇고 사실 글 쓰고 있는 지금

난 태국이 아니야...

베트남에 와있는데 오늘 밤새고 베트남 와서

6시간 거리를 이동했더니 몸이 녹초임.

그래서 글은 더 못 쓰겠음!

나머지는 영상으로 보자구!

https://youtu.be/wkHe1QP9duo

구독은 센스!!


이번 편은 태국여자 T와 가평에 있는

쁘띠 프랑스와 그 앞에 있는 강에서 

레저투어를 갔던 이야기야.





우리는 전 날 설사의 고통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새벽내내

화장실을 들락거리느라

잠을 거의 못 잤어.



다른 짓 했다면, 좋았겠지만

순수하게 화장실만 이용했으니

오해는 하지마셈.



우리는 아침 겸 점심식사로 라면을 먹고,

스쿠터를 타고 쁘띠 프랑스로 이동했지.



쁘띠 프랑스의 의미는 작은 프랑스라는 뜻이래.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인해

베토벤 바이러스에 나와서 유명해진 테마파크지.




입장료는 인당 8000원

싸진 않아.

아기자기하고 앤티크 한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가볼 만 할 것 같아.





마을은 이렇게 생겼어.

들어가자마자 샹송이 흘러나오는데

프랑스의 느낌을 재현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더라.



여기 모토가 '어린왕자'인 것 같아.

어딜가나 어린왕자를 볼 수 있어.

이럴 거면 쁘띠 프랑스가 아니라

어린왕자 마을로 이름을 짓던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쁘띠 프랭스가 어린왕자 프랑스어 이름이래.

오늘도 무식을 자랑합니다...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어린왕자 녀석이야.

일단 만나자마자 나이도 어린 것이

괘씸하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봐서

혼 좀 내줬더니 삐졌는지 보지를 않네.

조심해라 인마!


나와 관련된 어린왕자의 추억으로는

중학생 때 국어교과서에 실린 어린왕자

보아뱀 파트가 재미있어서 뒷 내용이 궁금한 나머지

서점에 가서 어린왕자 책을 샀더랬지.



근데, 읽으면 읽을 수록 

심오하고 우울해져서

책을 덮고 두 번 다시 읽지않았어.

그래도 이 때는 가슴이 따듯했었나봐.



내가 어른이 된 지금 어린왕자가

나에게 양을 그려달라고 부탁한다면

지체없이 양이 보인다고 할 때까지

딱밤을 때려줄텐데.

가끔은 내가 더 이상 순수하지 않다고 느껴.




쁘띠 프랑스는 산을 깎아만들었기 때문에

오르막, 내리막도 엄청 많고

은근히 마을자체가 넓더라.

건물에도 들어가서 구경 할 수있으니까

덥거나 힘든 사람은 쉬엄쉬엄 가는 걸 추천해.



저 쪽으로 한번 가보장!!

이런 포즈로 사진을 찍은 이유는

겨드랑이를 말리기 위함이지.



그래도 냄새는 안 나!

한국인의 장점이 제일 안 나는 민족인거 알지?

그리고 나는 체육인이지만 냄새에 민감한 편이야.



운동 할 때는 나건 말건 괜찮은데 

일반적인 상황에서

내 몸에서 더러운 냄새나면 굉장히 신경쓰여.

그래서 여름이건 겨울이건 

항상 외출 시 데오드란트를 바르고 나가지.




냄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각 국가별로 사람냄새가 난다고들 하잖아?

예를 들면, 한국인은 마늘냄새 난다는 둥.



길을 지나다가 맡게되는 백형들이나 흑형들에게는

특유의 체취가 나는데

나는 태국인한테는 그런거 못 느끼겠더라고?



왜지?

아직 데오드란트 안 바르는 

태국남자에게 안겨보지 못해서인가?



혹시나 태국에 한 번도 안 가본 여행자들이

태국 사람을 만나는데 있어 

이런 부분을 걱정할거라면 

전혀 문제없다고 말하고 싶어.



하지만, 진정한 태국 로맨스를 꿈꾼다면 

상대 겨드랑이 속으로 파고들도록 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을테니

(데오드란트 없이 숙성된 겨드랑이는 전 세계 불문하고 지옥체험)






오르막을 오르고 올라 예쁜 건물들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이동했어.

건물 안으로 들어와도

프랑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엇어.

전축도 있었고, 흔들의자도 있었고,

오르골이나 인형도 있었어.


다 프랑스에서 가져와서 그대로 옮겨놨다고 하던데

세월이 느껴지는 것들이었어.


이건 한 건물 위 층에 있는

'사랑의 종'이 있다던데

커플이 와서 같이 흔들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나 뭐라나.



돌아다닐 때 계속 의미없는 종소리가

들렸는데 이게 원인이었어.

수 많은 커플이 와서 엄청 흔들어대거든.

커플 명소인가봐.



커플들 찾아오라고 만들어진 상품이기 때문에

너무 큰 의미부여는 하지마셈.

이런거 많이 했었는데,

이런 미신이 진짜였으면 

진작에 다른 여자랑 결혼했겠지.




트릭아트 할 수 있는 건물도 있었어.

저런 마차가 저 당시에는 BMW나 벤츠였겠지?

그런 외제차 없어도 되니 

번듯한 직장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백수는 웁니다...





이건 미니 에펠탑이야.

아기자기하게 잘 만들어놨더라구.

프랑스에 실제로 가 본 지인이 말하길

낮에 보면 흉물스럽기까지 하다는데

이건 작아서 그렇지는 않은 듯.

가까이가면 쇠 냄새는 나.


전망이 좋은 곳에서 T와 사진 한 장도 찍었는데

 이런 부탁을 할 때

나는 한 마디도 안하고 T가 한국말로

사진 부탁한다는 말을 하도록 시켰어.



난 옆에서?

"따거따거"를 외쳐대며

중국인 인 척 했지.



쁘티 프랑스를 한 시간 넘게 돌아다니느라고

체력이 방전되서

T에게 어제와 같이 혼자 구경하고 오라고 하고

나는 앉아서 쉬고 있었어.



T가 돌아오면서 찍어준 사진 한 컷.

광장 한 가운데 있는

분수대에서 찍었는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사진이야.

진짜 외국에 온 것 같이 느껴지는 사진인 것 같아.

엉덩이는 축축해졌지만

수영복이므로 상관 없었음.


이렇게 쁘띠 프랑스를 마무리하고,

우리는 바로 앞 강에서 운영한다는

레져업체로 갔지.



거리는 쁘티프랑스로부터 200m정도 되려나?

아주 가깝웠고 ,가격 또한 저렴했어. 

티몬에서 티켓 미리 구매했는데 

3시간 동안 바나나보트, 땅콩보트, 레저파크이용, 플라잉보트 등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인당 12000원에 샀어.



그렇지만, 우리가 요구할 때마다 탈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었어.

"곧 바나나보트 운영합니다. "라고

말 할 때 가서 줄 서는 방식으로 이용해야했고,

한 개를 이용한 후 다음 보트 이용까지

10~15분 정도 레저파크에서 놀면서 대기해야했어.



그래도 나름 나쁘진 않았어.

세 시간 동안 이런 보트류 10번 정도 탔거든.

나중엔 힘들어서 타라고해도 안 탔지.



좋았던 기억 중 하나가

우리가 보트를 탈 때마다 먼저 탄 손님들이 

T 미끄러지지 말라고

안전하게 부축해줬던 모습이야.



개인적으로 참 고마웠어.

남자인 나도 이런 세심한 배려에 감동을 받는데

태국여자들은 이런 거에 더 감동을 받아.

그 이후로 T는 한국남자들 짱이라는

말을 몇 번씩이나 했더랬지.



이런 한국인의 젠틀한 모습을

태국인들은 엄청 좋아하니까

태국에 갈 때 꼭 기억해두길!!



대부분의 태국사람들에게 물어봤을 때

한국인의 외모도 그렇지만

젠틀함을 더 좋아한다고 하더라공.

전에도 말했다시피 한류 드라마

주인공처럼 행동한다면 인기폭발이라는 것 잊지마셈!




나는 레저투어를 끝내고

집에 가기 전에 젖은 옷을 

갈아입으려 탈의실을 갔지.



그리고 아무생각 없이 탈의실 문을 열었는데

"어머낫!!! 끼아아악!!"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뭐지? 싶어서 정면을 바라봤을 때

옷을 갈아입는 여자가 있었어.

나는 당황해서 황급히 문을 닫았지.

여자는 이윽고 문을 잠갔어.



이게 내 잘못임??

문 안 잠근 여자 잘못이지...

하지만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다 나를 쳐다봤어.



'뭐 어떻게 해야하지?

쟤네들이 지금 나를 변태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대로 도망가면 빼도 박도 못하게 변태가 된다...'



 마침 T가 보이길래

자연스럽게 T가 있는 쪽으로 움직이며

은근히 큰 목소리로 외쳤어.


"헛헛헛, 아니 왜 문을 안 잠그신 거야.

깜짝 놀랐네. 헛헛헛!

내 안경 어딨니? 지금 아무것도 안 보여. 헛헛헛"


"what? i don't know what you say

(뭐? 지금 뭐라고 하는거야?)



"아이고, 우리 약속 시간 늦겠다.

빨리 가자! 출발하자!"



우리는 옷도 못 갈아입은 채로

도망치듯 레저업체를 빠져나왔지.

조금 억울했어.

옷을 못 말리고 나온 것보다

그 순간에 진짜로 안경을 안 쓰고 있었다는게.



내 시력은 0.2라 안경을 안 쓰면

1m 이상 떨어진 사람의 이목구비도

잘 안 보이고, 단순히 얼굴 형채만 보여.



그래서 실제로 그 여자 분이 소리를 질렀을 때

나는 소리치는 사람 형상의 

덩어리로 밖에 볼 수가 없었어.

그 여자 분에게는 다행이라면 다행인 거지만,

이 사고는 내 잘못이 아니니, 

내 눈이 나쁜 아쉬움을 숨길 수가 없다.




"J, 나 옷 안 갈아입었단 말야!"


"나도 못 갈아입었어!

그래도 그냥 가야만 해!"


"왜?!"


"탈의실 문 열었을 때 어떤 여자가 옷 갈아입고 있었어.

우리가 거기에서 계속 있으면 그 사람이 날 마주칠텐데

얼마나 민망하겠어

이것 또한 배려 아니겠니?"



우리는 젖은 옷을 입고

덜덜 떨면서 스쿠터를 타야만했고

춥다는 T의 원망을 계속 들어야 했고,

T는 숙소 안에서까지 춥다고 하며 

이불 밖으로 나가지 않았어.



"쩝쩝, 너 때문에 감기 걸릴 수도 있으니까

나 이불밖에서 안나갈거야.

알아서 음식을 대령해라!!"



"예... 지금 드시고 계신 감자칩은

입 맛에 맞으신지요?"


"그렇다! 짭짤하니 아주 맛이 좋구나"


"그거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저도 좀 같이 먹으면 안되겠습니까?"



"네 이놈!! 어딜 감히 니가!!!"





-다음 편에서-




이번 편은 태국여자 T가

추석 기간동안에 왔던 여행기 1편이야.




나는 T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어.



이윽고, T가 오는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고, 나는 용달을 불러 짐을 실었지.

집에서 사용하던 매트릭스, 이불, 후라이팬, 전자렌지,

컴퓨터, 식탁 등 다마스 차량에 실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실었어.



그리고 나는 용달을 타지 않고,

내 스쿠터를 타고 의정부에서 노량진까지 이동했지.

T가 머무르는 동안,

스쿠터로 여기저기 여행하고 싶었기 때문이지


오토바이

달려보자!!


하지만, 타고 가는 길은 위험천만했어.

퇴근시간이었기 때문에

많은 차들이 밀려있었고, 서울 진입구간은

말할 것 없이 복잡했어.



하지만, 서둘러야 했지.

 내가 도착하기 전에 용달이 먼저 온다면

직원은 나를 계속 기다려야만 하고

다음 용달을 못 나가기 때문에

다마스 vs 스쿠터의 암묵적인 레이스를 했지.




결과는??

나의 승리!!

내가 30분 더 빨랐다.

일찍 도착한 김에 다이소에 들려서

칫솔, 치약, 물티슈 같은 물건을 샀어.



아무것도 없는 방에 짐을 하나 둘씩

풀어놓으니 제법 사람사는 방 같은 느낌이 들었어.

모텔 보다는 깔끔하진 않았지만,

안락하니 신혼 집이라는 생각도 살짝 들더라.



물론, 절대 반지하에서 신혼을 살긴 싫지만

이나마도 지금 상황엔 감지덕지지.

집을 빌려준 내 친구 B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함.



모든 짐을 다 정리하고나니

T가 곧 비행기를 탄다는 메시지가 왔어.



"J, 나 비행기 곧 타는데,

내일 아침 10시까지 공항으로 와야하는 거 알지?"


"알았어~ 걱정마

아침 7시로 알람 맞춰놨어

우리 곧 본다! 신난다!!"



우리는 한 껏 격양되었지.

난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어.

한 참을 뒤척이다가 겨우 잠들었지.




시끄러운 알람소리에 나는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깼고, 후다닥 준비했어.

그리고 밖으로 나와

노량진 역으로 걷기 시작했어.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보였어.

대부분은 고시공부를 준비하는 고시생들이었어.

나도 같은 고시생인데

나는 추석기간에 놀고 있네?

잠시 자괴감에 빠졌지만, 우울한 것도 잠시였어.




노량진에 왔으니 명물인 컵밥을 먹으러 가야지!!

공부도 일도 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함인데

일단 먹고보자!!



컵밥

이것은 스팸참치마요인데, 가격이 3,000원 정도였어.

한 입 먹어보는 순간, 나는 천국을 보았지.

느끼하고, 자극적인 맛이지만 멈출 수가 없었어.



특히 마요네즈가 듬뿍 들어가서

고소함이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였어.

먹다보니 자주 먹다간 동맥경화 걸리겠다는 생각이 듬.




아침식사를 마친 후, 

나는 서울역으로 이동해서

공항철도를 탔어.




공항철도 군인시절에 참 질리도록 많이 탔는데...

나는 공군나와서 인천공항 근처에 있는 방공포대로

자대배치를 받았거든.

그래서 지금도 인천공항 갈 때마다

공항철도 타고 보이는 우리 부대 잘 있나 보면서 가곤해.




공항에 다행히 제 시간에 도착!

T는 이미 입국심사 끝나고 나와있더라고.

우리는 뜨거운 포옹을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지.



"J, 잘 지냈어?"


"나야 뭐 똑같지!

너는 잘 지내보인다?

살이 더 올랐네?!"



T를 안았을 때 전보다 더 푸짐해짐을 느꼈고,

그게 입 밖으로 튀어나와버렸어...

푸짐해진 팔뚝으로 맞으니까

더 아프다...


우리는 알콩달콩하게 얘기를 하며

지하철을 타고 노량진으로 이동했어.



"요즘 스트레스 장난 아니야.

상사는 엄청 쪼아대지,

엄마는 또 살쪘다고 구박하지.

난 여기 너 보면서 스트레스 풀러왔는데

네가 나에게 뭐라한다면

니 목숨은 보장 할 수 없을거야."



"아... 예

열심히 보좌하겠습니다!!"




캐리어 끌다

젠틀하게 캐리어도 내가 끌어줌.

누가봐도 T의 지금 덩치면 

캐리어 세 개는 끌 거 같은데.

강력한 팔 다리를 갖고 있음에도

연약한 여자로 보이고 싶은 맘 이해한다.



기특하게도, 저번 홍대 갔을 때 싸우고나서

뽑아준 가오나시 인형을 캐리어에 매달고 있더라.

매우 흡족해짐.




버스 타다

지하철 역에서 나와

우리는 버스로 이동했어.

가는 길이 험하다 험해...

친구 집이 노량진에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서 걷기도 뭐하고 택시타기도 애매한 곳이야.




우리는 마침내 숙소에 도착하게 되었어.


"짜잔! T, 어때? 아늑하지?!"



"어.. 음.. 좋네...!"



"너 말하는데 굉장히 오래걸린다? -_-"


"아냐아냐, 안락하고 좋네!"


"야! 여기가 그래도 한 달에 40만원 짜리야!!

한국은 땅 덩어리가 좁아서

이런 방도 비싸다고!!"



"누가 뭐래? 난 만족해!"


태국인의 기준으로 한국의 원룸은 비좁았을테지

하물며 반지하라 습한 냄새가 훅 올라옴.

태국 기준으로 한 달 방세 40만원이면

수영장, 휘트니스 딸린 맨션에서 살 수 있으니까...




하지만 여긴 어디?!

한국!!!

한국에 온 걸 환영한다.

너는 한국인의 평범한 집에서 생활하게 될 거고,

그로인해 한국에 대해 더 알 수 있을거야.






우리는 간단하게 짐을 풀고

노량진 쪽으로 걸어갔지.

그리고 노량진을 구경하며 이 도시에 대해서 설명했어.



대한민국에서 공부하는 사람의 50%이상이

여기에서 강의를 듣고 시험 준비를 하는 곳이라고.

대부분의 사람들 얼굴에서 여유와 웃음은 찾기 힘든 곳이라고.





실제로 거리를 걸으면서 즐겁게 웃고 떠드는 사람은

나와 T 밖에 없었어.

여기 있는 사람들은 나중에 웃기 위해

현재의 행복을 속박하는 거겠지?

오늘만 사는 나와는 다르게 ㅜ ㅜ



T는 한국에서의 첫 식사메뉴로

떡볶이를 선택했어.

그래서 떡볶이 전문 레스토랑으로 들어왔지.


너 돈은 있냐? 하면서

내 지갑을 살펴보는 T

아무리 돈 없어도, 너 떡볶이는 사줄 수 있단다...




내 지갑은 메이커가 아닌 

문방구에서 파는 5천원짜리야.

허름한 내 지갑을 예전부터 T가 봐왔기 때문에

기특하게도 여행 마지막 날에 내 생일선물로

태국에서 주문한 지갑을 주더라고


떡볶이 기다리느라 심술난 T

난 개인적으로 떡볶이를 안 좋아해.

뜨겁고 매운거를 잘 못 먹거든.

그리고 떡의 식감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대신 다른 떡을 좋아하지.

응?




태국에도 중국 식문화의 영향을 받아서

떡과 비슷한 음식이 꽤 많아.

게다가 떡볶이는 달고 매운 소스로 이루어져있어서

많은 태국인들이 좋아하더라고.




떡볶이를 먹다

나는 치즈를 굉장히 좋아해.

그래서 위에 있는 치즈만 떠먹은 것 같아.

T에게 얌체라고 한 소리 듣긴 했지만...




어묵을 먹다

튀긴 어묵과 만두도 세트로 같이 나왔어.

가격은 잘 기억이 안나는데,

길거리에서 파는 떡볶이보다 훨씬 비쌌던 것 같아.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스쿠터를 타고 이동했어.

다음 목적지는 서대문 형무소!

남이섬을 가기 전에 했던 

약속을 지키러 가는 거지.





티켓을 사다

기대하던 서대문 형무소에 도착했고,

표를 샀어.

어른 두 명에 6천원이니

한 사람당 3천원이겠지?



서대문 형무소는 내가 어렸을 적에 

부모님이 한번 데려왔었는데,

어린 나이에도 기분이 썩 좋은 곳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지.

그 이후로 다시 찾아오진 않았어.





포스터를 보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암살포스터가 입구에 있더라.

컴퓨터를 가져온 이유 중에 하나가

T와 같이 영화보려고 한 이유도 있어.

암살도 같이 보려는 영화목록 중에 하나!




입구로 가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래.

누가봐도 형무소임을 알 수 있지만,

건물이 너무나 잘 보존되었기 때문에 

안에서 상상을 뛰어넘는 고문이 

행해졌다는게 역설적으로 느껴져.


아직 자신의 상황을 잘 모르는 T

웃을 수 있을 때 많이 웃어둬라.

곧 우리 민족의 고통을 느낄 수 있을테니



형무소 안에는 영어로도 

설명을 보고, 들을 수 있게

잘 해놨어.



T는 한일합병이 된 배경을 배웠고,

한국인들이 어떠한 투쟁을 했는지 알 게 되었어.

일본 입장에서는 테러리스트였겠지만,

모든 한국인은 독립투사들의 투쟁활동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꼭 설명해줬지.




우리는 순차적으로 이동했어.

그리고 마침내!!

고문도구들이 있는 곳에 도착하였지.



족쇄를 보다

고문도구 사진이 이거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고문도구 중에 하나인 

관을 찾아서 흥분했기 때문이야.



관은 조선 사람들을 서있는 상태로

움직일 수도 없게 만들어 몇 날 몇 일을 

안에 있도록 하는 고문도구였어.



관 앞에 서자 T는 벌벌 떨었고,

나는 빨리 들어가라고 윽박 질렀지.


"J, 꼭 이거 해야돼?

나 이제 충분히 알았어.

미안해!"



"닥쳐!! 넌 한국의 역사를 소중히 하지 않았지!

그냥 넘어갈 생각없어, 어서 들어가!"


들어가기 싫다고 버티는 T의 등을 밀어서

우겨넣었어. 그리고 못 나오게 막았지.


"잘 못 했어? 안 했어?"


"잘 못 했어. 열어줘!!"


"친일파 좋은 놈들이야? 나쁜 놈들이야?"


"나쁜 놈들이야!! 문 열어!!"


"내가 고마워? 안 고마워?"


"하나도 안 고마워!"


"응~ 그럼 거기서 우리 민족의 한을 더 느껴봐

오늘 이 시간부로 너는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거다"



"고마우니까 문 열어!"



나는 문을 열어주었고,

T는 울상을 짓고 있었지.

이제 T를 남이섬에 데려가 꿈 같은 경치를 보며

행복 할 수 있겠다.


형무소 투어를 나온 후 잔뜩 삐친 T

태극기 앞에 서니 자랑스러운 일을 한 것 같아 뿌듯했다.

남이섬 가서 재밌게 놀다 오자^^




우리는 스쿠터를 다시 타고

동대문 쪽으로 이동했어.

동대문에 호스텔을 하루 잡아놨기 때문이었어.

노량진에서 가평 가는 방법보다

동대문에서 가평 가는 게 더 편하기 때문이지.




숙소에서 도착해서 저녁까지 쉬다가

우리는 종로로 이동했어.

지난 태국여행에서 내가 준 T의 귀걸이가

살짝 망가졌다고 하더라고?



산 거는 의정부였지만,

종로에도 매장이 있으므로

T의 여행기간동안 고치고자 이동했지.



우리는 종로에 도착했고,

샵을 찾으러 20분간 걸어다녔어.

하지만, 찾을 수 없었지.

어찌 된 영문인지 있어야 할 자리에

다른 가게가 있는거야.




그래서 고객센터에 전화해봤더니

명동지점으로 옮겨갔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또 명동으로 이동했어.


다행히 명동지점은 문을 열었더라고,

T는 부서진 귀걸이를 보여주었어.

직원은 A/S를 위해서 공장 쪽으로 보내야하는데

추석기간이라 추석이 끝난 후에야 받을 수 있을거라 했어.



어떡하지? 추석연휴가 끝날 때 T도 돌아가는데...

우리는 한 참을 고민하다가

내가 다음에 태국에 갈 때 가져다 주기로 했지.

그렇게 태국에 갈 이유가 한 가지 더 늘었네?





그 이후로 우리는 명동을 구경하다가

KFC에서 대충 먹었어.




그리고 T와 함께 오설록에서 차 한 잔 마셨지.


차를 마시다

가격이 비싸서 나는 배부르다고 둘러대고, 

그냥 관심없는 척 했어.

그래도 형무소 이 후로 

T는 눈치라는게 생겼는지

한 입 주더라.


형무소 참교육 짱짱.



그리고 우리는 다시 동대문 호스텔로 돌아갔지.

분위기 있게 버스 창가에 기대어

바깥을 바라보는 T

서울 시민 다 되었네.



이렇게 첫 날의 여정을 마무리했지.




다음 편에서 보자 :)




이번 편은 태국여자친구의 생일파티

갔던 이야기야.




내 태국여행을 이제 하루밖에 남질 않았고

나도 슬슬 여행을 마무리해야했어.

그래서 이 날 오전은 기념품을 사러 가기로 했지.





아침에 먼저 일어나서 구름과자를 먹으러 나갔는데,

태국에서 흔하다는 도마뱀을 봤어.

찡쪽이라고 불리는데,

각종 모기나 파리같은거 먹어준다고 하더라.



쪼그만게 신기해서 잡아볼라니까 

엄청 빨라서 도저히 못잡겠음.

방콕에서 본 적은 거의 없었는데,

여기 호스텔에는 많은 듯 하네.



얘는 치앙마이 갔을 때

특히 많이 보이더라.

내가 자주가던 피시방 벽 보면

6마리씩 붙어있었어.




우리는 대충 씻고

나갈 준비를 했어.



우선은 밥 먹으러 이동이동!


"T, 우리 뭐 먹으러 갈거야?"


"비밀장소 있어, 따라와바"



그리고선 호스텔 근처에 

이상한 회사건물 같은데 들어갔어.

갔더니 구내식당이 있었는데,

회사원들 엄청 많더라.



나만 혼자 여행온 관광객 차림이라

따가운 시선을 받았지.



급식소처럼 생겨서 원하는 반찬 앞에 서서

돈을 지불하면 주는 형식이야.

T가 추천해주는 음식들 골라왔어.




참고로 제일 맛있었던게

계란 후라이...

나머지는 걍 그닥...

집 반찬같은 느낌이랄까?




다들 회사 티셔츠 입고 있는데,

나 혼자 이질감 느낀당...

그래도 잘 먹었음.




사람들이 가끔 신기한 듯 쳐다보는데

좋게 생각하면 연예인 된 것 같고

나쁘게 생각하면 동물원 원숭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생각하기 나름임.



밥을 다 먹고 우리는

쇼핑센터로 이동했어.

아마 Big C 였던 것 같은데

빅씨는 먹을 걸로는 없는 게 없어서

꼭 귀국하기 전에 들려서

이것저것 사길 바라.



본격적으로 쇼핑하기 전에 

우리는 코인 노래방에 갔지.



명목상으로는 T에게

'너의 노래가 듣고 싶어'였지만,

사실 내가 노래 부르고 싶었거든...



근데, 계속 자기만 부르는 거야.

어떻게 4곡 중에 한 번을

너 불러보라고 

안 할 수가 있지?



노래방에서 나온 후로

물어봤어.



"너 왜 한번도 나 노래 해보라고 안하냐?"


"내 노래 듣고 싶다며"


"그럼 너는 내 노래 안 듣고 싶음?"


"듣고싶지"



"근데 왜 안 권하냐고"



"하고 싶다고 안 했잖아"




"헐, 대박... 

한번 쯤 물어보는게 매너 아님?"



"몰랐지..."



이 때부터 나의 삔뚜 게이지는

슬슬 올라가기 시작했어.

하지만, 오늘은 T의 생일파티가 있는 날이니까...

왠만하면 좋게좋게 넘어가자 생각했어.




이 때를 기점으로 나는 T를 본격적으로

이기적인 애라 생각하게 된 것 같아.

내가 아는 태국여자가 T밖에 없었으므로

나는 T를 보고 모든 태국여자들이 이기적일 거란 생각을 했어.




근데, 전혀 아니야!!

얘만 그런 거야.

모든 태국 여자들에게 죄송하당...



태국에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끌랭짜이'라는 개념이 있어.



마치 우리나라의 

'정' 같이 우리는 잘 알지만, 

외국에는 없는 단어이자 

설명하기도 어려운...




나도 정확히는 잘 이해 못했는데,

태국 친구들이 설명을 이렇게 해주더라고.



상대방이 목이 마를 것 같아서 

얘가 물을 찾을 것을 미리 알고

물을 준비해놓는 마음?



설명을 개떡같이 해줘서

뭔 말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

"그냥 배려 아냐?"

물어봤더니, 배려랑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개념이래.




하튼, T를 제외하고, 

내가 만났던 태국여자들은

배려심이 깊었어.



암튼, 빡친 기분을 감추고

쇼핑센터로 내려갔지.



버블티 한 잔 마시면서, 

천천히 기념품을 선정하기 시작했어.




맨날 망고비누, 야돔 이런 것만 사니까

별 쓸모도 없어서

뭐가 실용적일까 생각하다가



지난 태국여행에서 라면을 사들고 귀국한게

가장 좋았던 기억이 나서

식품류를 둘러봤어.




태국식 옐로우 카레와, 그린 카레

그리고 똠얌라면!

태국 생각 날 때마다 집에서 끓여먹으면 

좋겠다 싶어서 골랐어!



근데, 1년이 된 지금에도 아직도 집에 남아있어.

한 번 먹으면 최소 3개월은 생각 안 날 정도로

시큼강렬해서 막상 한국에서는 잘 안 먹게 되더라.



참고로 태국 봉지라면은 

우리나라처럼 끓여먹는게 아니라

사발면처럼 그릇에 뜨거운 물 부어서 먹는 거임.

끓여먹으니까 면 엄청 퍼지더라!




그리고 팟타이도 샀어.

이건 면까지 다 들어있는 거라서

가격이 꽤 나갔던 걸로 기억함.



면이랑 소스밖에 들어있지 않아서

맛있게 먹으려면 

새우랑 계란 넣고 같이 볶아드셈!!




그리고나서, T의 생일케잌을 사러갔어.

케잌 값은 우리나라라 비슷한 듯.

저녁 때 친구들 불러서

T의 생일파티를 한다고 하니까

또 있어보이게 케잌 똭 줘야지.



지친다 지쳐.

단순히 필요한 것만 산게 아니라

T가 이동하는 대로 끌려다니니까

힘들었어.



정작 T는 신혼부부 체험하는 것 같다고

좋아했지만...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았어.

망고비누랑 야돔 사는 것보다 훨씬 싸고,

효율적임.




카레나 라면 같은 거는 주위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면

되게 좋아함.

내 주위에 자취생만 있어서 그런가?




쇼핑을 마치고, 나갈라고 하던 차에

T가 한 통의 전화를 받았어.

그리고는 나에게 바꿔주더라.



"여보세요?"


"T의 엄마야

너 내일 간다며!

아줌마 지금 빅씨 와있으니까

잠깐 보고 가~"



"아 예! 알겠습니다"



나는 또 다시 T의 어머니를 봐야해서

긴장이 되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쇼핑 때문에 엄청 피곤해져있었어.




그래서 T에게 말했어

"나 구름과자 하나만 먹고 가면 안될까?

너의 어머니 뵐 생각에 긴장도 되고 

지금 조금 피곤한 상태라..."


"알겠어~"



그리고  흡연장 쪽으로 이동하는가 싶더니

어머니가 계신다던 푸드코트 쪽으로 가더라?



어어? 뭐지?


"야 흡연장 가는 거 아니었어?"


"엄마 먼저 보고 가자~

오래 안 걸려~"


"뭐?!"



뭐라고 하기도 전에

우리는 어머니가 서 계신 곳에 도착했어.

어머니는 밝은 얼굴로 날 맞아주셨고,

나는 피곤한 내색을 할 수 없었어.



T의 어머니는



"J, 배고프지?

뭐 좀 먹어야지?

아줌마가 사올게, 앉아있어"



말씀하시더니, 

후다닥 국수와 몇몇 음식을 사오셨어.




T의 어머니 앞이라 애써 밝은 척 했지만,

기분이 많이 상해있는 상황임.

얘는 눈치없이 또 카메라 들이댄다.




어머니가 주신 국수와 음식을

최대한 맛있게 먹어보려고 노력했어.

실제로 좀 짜증나서

맛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채

T에게 뭐라 할 것만 생각하며 먹었어.




이거는 태국 디저트 중에 하나인데,

화난 와중에도 단 맛이 느껴지는 걸로 봐서는

무척 단 디저트인 듯 싶어.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잘 먹었다고 인사드리고

서둘러 자리를 나왔어.



그리고는 길을 걸으며 T에게 말했지.



"너 내 말 듣기는 했어?

분명히 구름과자 먼저 먹은 후

 만날 준비 좀 하고

가고 싶다고 했잖아!"



"아... 그래도 빨리 보고,

빨리 가면 좋겠다 싶어서..."



"내.가. 분. 명. 히. 말. 했. 잖. 아.

내가 얼마나 말해야 들어줄건데?"




여기서 이차 삔뚜가 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의 생일이니까

참고 좋게 풀려고 노력했지.




T는 가끔씩 걷는 와중에 

날 신경 안 쓰고 먼저 휙 걷는 경향이 있는데

그거에 대해 몇 번 말했었어.



나 좀 두고 먼저 가버리지 말라고...



그런데, 지금 이런 상황에!!

내 기분을 더 풀어줘도 모자랄 마당에!!

내 기분이 풀렸다고 생각하고

또 먼저 걷는거야.



그래서 난 걸음을 멈췄어. 

'얘가 나를 놓쳤다는 것을 알기나 할까?'

싶은 마음으로 한 참을 제자리에서 서서

내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언제쯤 알아차릴까

기다렸어.



20m...30m... 50m..가 지나고

T는 모퉁이를 돌아서 휙 가버렸어.




나는 그 자리 앉아버렸어.

많은 생각을 했지. 이게 뭐지 싶어서...

3분 쯤 있으니까, 

T가 나를 찾아 다시 돌아오더라.



"J, 왜 따라 안온거야?!"



"내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

나 좀 두고 먼저 가버리지 말라고.

그리고 이런 상황에

너가 나한테 미안하다고 해도 모자를 지경에

너가 나를 두고 갔다는 것도 눈치 못 챘다는 건

나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걸로 밖에 생각이 안되는데?"



"좁은 길이어서 같이 갈 생각을 못했어..."



"좁긴 개뿔이 좁아?

사람 다섯 명은 어깨동무하고 

지나갈 수 있을 것 같구만?!"



드디어 내 삔뚜는 완벽하게 상해버렸고,

나는 호스텔로 돌아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무엇보다 영어로 완벽하게 

내 기분을 설명 할 수 없다는 점이

더 서럽고 답답했어.




그렇게 3~4시간이 흘렀고, 

T의 생일파티 시간이 되었어.



"J, 미안해... 같이 가자"


"미안한데, 너나 가서 즐기다 와

나 기분이 아직도 별로여서

도저히 못 가겠다.

분위기 망칠 것 같은데 그냥 너 혼자 가라"



"아니야~ 분위기 망쳐도 돼"


"내가 그 정도 사람으로 보이니?

가면 또 억지로 밝은 척 연기할건데

더 이상 고통스러워서 못하겠다.

너 혼자 가"



"....그럼 나도 안갈래"



"마음대로 하렴,

협박같이 들리는데, 

니 생일파티지 내 생일파티냐?

내가 걔네 아는 것도 아니고"



"내 친구 메이가 픽업하러 왔다는데

못 간다고 말 좀 하러 내려갔다올게"



그러더니 20분 후에

올라오더라.

메이랑 같이...



"J  파티 같이 가자

T랑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냥 니네끼리가, 

그리고 T한테 물어봐"



T는 태국어로 메이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

분위기로 봐서는 지 유리하게 설명한 것 같다.



그래도 메이가 다가와서

토닥토닥 거려주길래

내 입장에서 내가 화난 부분을 다시 설명했어.




"와...  T 못됐네. 나 쟤랑 10년 봤는데,

원래 좀 이기적이야. 좀 어리기도 하고

연애 경험도 없어서

너가 많이 힘들 것 같다.

그래도 T의 생일인데, 한번 이해해주면 좋겠다.

지금 친구들도 다 모여있는데, 걔네들도 다 너 보고 싶어해~

한 번 와주라"




메이가 내 감정에 동감해줘서

내 기분도 이내 풀리기 시작했어.




"알겠어 가자.

메이 같은 친구 둔 걸 다행이라 여겨라!"




메이의 차를 타고, 

우리는 통로에 한 루프탑 바로 갔어.

작고 귀여운 느낌의 아기자기한 루프탑 바였어.



그리고 어쿠스틱 공연도 해서

분위가 더 좋더라.



인기가 많은지 모든 자리가 꽉 차있고,

일하는 외국인도 많아보였어.

그리고 여기에 오는 태국애들은 다 귀티있어보임.

잘 사는 애들인가봐.




다 모여있다고 한 메이의 말과 다르게

우리가 제일먼저 도착했어.

태국 애들의 시간개념이란...




우리는 약간의 안주와

물로 만든 구름과자를 시켰어.

그리고 T의 친구들을 기다렸지.




예전에 언급했던 메이라는 푸근한 친구.

이름은 모르지만 취업했다던 친구도 있어서 축하해줬는데

영어는 못해서 대화는 안함.



가운데 둘은 톰보이와 여자 커플.

나중에 T에게 톰보이 커플은 어떻게 성생활하는지 

쟤네한테 물어봐도

되냐고 허락맡고 질문했는데

기구를 이용한다고 하더라.



부끄러워서 

어떤 기구인지는 자세하게 말 안해줌.




나는 저 친구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눴어.

그리고 인사를 나눴어.

인사를 나눴어.

그게 끝이었어...




나 혼자 한국인이고 태국인이라

난 대화에 참여조차 할 수 없었어.

아무도 나에겐 1%의 관심도 없더라...

가끔 말 걸어주는 상대가 있었는데

그게 T가 아닌 메이였어.



T는 '내 남자친구야' 라고 

날 소개한 이후로

나를 신경조차 쓰지 않았고,

그냥 혼자 가만히 쭈구리처럼 앉아있기만 했어.



그 때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

얘는 아닌 것 같다고...

조금이라도 배려가 있다면

번역이라도 해주면서 

같이 대화에 낄 수 있게 해줄텐데



서러워서 중간에 먼저 갈까도 생각했지만,

그러면 파티 분위기도 어색해지고,

매너도 아닌 것 같아서 참고 조금 더 노력하기로 했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

나는 케잌을 꺼내들며

벌떡 일어나서 소리쳤어.



"내 여자친구가 생일입니다

박수 한 번 쳐줄 수 있나요?"




모든 사람들은 박수를 쳐줬고,

공연하시는 분들은 생일축하 노래를 쳐줬어.

나는 일어나서 T를 가리키며

춤을 췄지.



노래가 끝난 후 나는

한국에서 몰래 사온 금귀걸이를 줬어.



T와 친구들은 감동을 받더니

"너 남자친구 짱이다"라는 말을 했어.

T는 한 껏 으슥해진 얼굴이었어.


내가 준 귀걸이는 송혜교가 했었던 모델이라나 뭐래나

실처럼 얇게되어있어서 축 늘어지는 귀걸이야.

저 사진은 굉장히 행복해보이지만,

난 분위기 띄우는 원숭이 정도로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행복하지는 않았어.



부러운 듯 시샘하는 표정의 T의 친구를 봤어...

이 때 잠시나마 화제거리가 내가 되어서

T가 조금 번역을 해줬지.


하지만 난 그냥 T의 생일파티를 위한

원숭이였어.

일부로 웃긴 표정짓고, 

웃긴 행동하면서 분위기 띄우려고 했고.



그래서 이 정도로 했으면 

날 대화에 참여시켜주겠다 싶었는데,

이 후로도 난 철저히 외톨이가 되었지.




이게 당연한 건가 싶어서

앞을 보니 톰보이 그 녀석도

아무 말 않고 그냥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있더라고.



태국에선 이게 당연한 건가?

남자친구 냅두고 얘기하는게?

그래 태국에 왔으니 태국문화를 따라야지.



파티가 끝날 때까지

나도 핸드폰 켜서 유투브만 주구장장 봤어.

가끔 짠 할 때만 고개 들어서 짠 했고.

아무도 날 신경 안 쓰더라고

서러웠어.


파티가 끝나감에 내 표정은 더 굳어감.

좋은 척 연기하는 것도 질려서 

뛰쳐나오려고 했는데, 

다행히 파티가 종결되더라.



그리고 호스텔와서 T가 말을 걸어도 

영혼없이 웃어주기만하고

 12시까지 T와 아무 말도 안했어.



그리고 12시 지나는 순간에

폭풍 욕을 했지.



"이게 태국 문화인진 몰라도

너가 한국인이랑 사귈라면 배려라는 걸 해야돼.

니 앞에서 나는 배려라는 걸 도저히 찾아 볼 수 없고,

나는 이 여행 끝나고 널 더 이상 안 만날거야.

너랑 만나서 행복한 미래가 상상이 안되거든."




그 날 밤 

나는 T는 오열하다시피 울었고,

T가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을 하고 나서야

내 기분은 조금씩 풀렸어.





'좀 잘해라' 라는 의미로 

라이언 인형을 마지막 선물로 주었고,

이렇게 T의 눈물의 생일파티를 마무리했지.




얘가 다음에 한국에 왔을 때

똑같이 복수할 것이라고 

결심하며 잠들었어.



-다음 편에서-

이번 편은 태국여자 T와

라인의 성지, 라인 프렌즈점에 갔던 이야기야.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슬슬 준비를 했어.



그러다가 뭔가 로맨틱한

행위가 없을까 하다가



T의 머릿결을 보고

문득 떠올랐지.



내가 T의 

머리세팅을 해주는 거야



이유는 모르겠지만,

동남아 사람들은

머릿 결이 상당히 윤기나고

부드럽거든.



장모종인 요크셔테리어를

키우는 입장에서

굉장히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머릿결이였어.



나는 종종 내 강아지

털을 빗겨.

장모종이라 하루라도

털을 안 빗기면

거지 꼴이 되거든.



그래서 털 빗기기에

자신이 있었고,

일단 이런 이벤트 해주면

T도 좋아할 것 같아서.



그리고 개보단

사람 털 빗기기가

훨씬 쉽지.


T가 머리를 감고 나온 후

나는 자리에 앉혔고,



마치 게이 미용사처럼

한 올 한 올 소중하게

털을 말리며 빗겨줬지.



T는 이런 부분에서 

감동을 받는 것 같아.



뭐든간에 난 프린세스 메이커하는 

느낌이라  좋았고, 

얘는 감동 받아서 좋았고~




한 가지 여담으로

태국에서 머리 깍을 생각이라면

게이 미용사가 있는 곳으로

가는 거 추천!



내가 만났던 대부분의

게이 미용사들은

섬세해서 그런지 몰라도

굉장히 세심하게 잘 잘라!



게이라고 너무 부담스러워 하지마셈.

걔네도 식성이라는 게 있어서

아무나 안 먹음.

걱정마셈 ㅇㅇ



당신을 맘에 들어한다면

엉덩이 한 방에

공짜로 머리 깍을 수 있으니

그것도 나름 이득아니겠음?

좋게 생각하셈~




머리 손질을 끝내고,

숙소 옆에 있는

카페에 가서

모닝 커피를 즐겼어.

여기에도 '커피에 반하다'가

있더라고.

여긴 항상 저렴해서 좋아.


우리는 녹차라떼 시켰어.

가격은 3,500원 정도 할거야.



녹차 한 잔 마시면서

오늘의 루트를 의논하고 선정했지.

일단, 배가 고프니 수유에서

밥을 먹고

이태원으로 이동하기로 했어.





여긴 수유역에 있는

육쌈냉면이야.

한국에 왔으니 냉면도 멕여봐야지.



옆에 보면 외국인들 무리가 있는데

요즘 수유도 슬슬 외국인이 많이 보이더라.




T는 그렇게 냉면 좋아하진 않더라고~

물론, 나도 처음 먹어봤을 땐

'이걸 왜 먹지?'

라고 느꼈는데,



얘도 그런 기분을 느꼈나봐~

더 시고, 자극적인 음식이 

태국에 많기 때문에

아마 그저그런 음식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어.

수유가 서울이라해도

이태원까지는 몇 번 환승해야해.



우리는 이태원에 도착했고,

이태원의 상징인

이슬람 사원에 먼저 가기로 했어.



한참을 오르막 오르고 올라,

드디어 도착했어.



갔는데, 뭐 별건 없더라고.

중학교 때 숙제 때문에

한 번 왔었는데,


달라진 것도 없고,

별 감흥도 없고

왜 왔나 싶었어.



사진 한 장만 후다닥 찍고,

우리는 이태원역 쪽으로 다시 이동했지.



이태원에는 건물 한 채가

라인 프렌즈인데,

T는 여기를 무척가고 싶어했어.



태국 사람들은

라인을 무척 좋아해.



개인적으로

라인 캐릭터가 귀여운지는

잘 모르겠지만,

브라운이라는 곰 캐릭터는

귀엽더라고.



나중에야 카톡이 그걸 의식했는지

라이언이라는 비슷한 캐릭터를

만들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라이언이 더 귀여움)




얘는 라인 캐릭터

제임스라고 하는 녀석이야.

주로 멋진 척 하는데

개인적으로 도라에몽에 비실이 닮음.




이태원 라인 프렌즈 

엄청 넓고, 엄청 높다...

1층만 도는데 10분 넘게 걸렸는데...

아직도 몇 층 더 남았어.



여기 노란색 오리는

샐리라고 하는 녀석이야.

입이 대빨 나온게 매력이지.



이렇게 버스 정류장

컨셉으로 사진 찍을 수 있게

되어있는 장소에서도 한 컷!



곰의 이름은 브라운,

토끼 이름은 코니야.



조명이 이뻐서

사진들이 잘 나오더라고.

인생사진 찍고 싶은 사람들은

한 번씩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음.




입 튀어나온 것 좀 봐.

한 대 때려서 밀어넣고 싶다.

물론, 오리 말한 거임.




여기에는 인형들이 참 많은데,

사람들이 하도 만져서

닳고 닳았어.



마치, 만화책 방 가면

다른 책들은 상태 다 좋은데

딸기100% 책만

하도 많이 봐서

닳고 닳아 너덜너덜한 것 처럼...



참고로 딸기 100%는

남자들의 로망이 되는 

순정 만화책 이름이야.




닳고 닳은 쉬운 남자 브라운과

입맞추는 T

너랑은 뽀뽀 안할래.

세균덩어리에 입 맞췄어...



우리는 이렇게 라인인형들과 사진찍고,

옥상으로 올라갔어.

옥상은 사람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소파도 많이 설치해놨어.



유감스럽게도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자유로운 휴식공간이 아니라

부랑민들을 위한 거리로

생각이 들더라.


뭔가 정갈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서 쉴 마음도 사라짐.

게다가 햇볕도 정면이라

얼굴 익는건 시간 문제임.





그래서 안 쪽 카페 이용했어.

밖에 더운데서 땀 뻘뻘 흘리다가

안에 들어왔는데, 여기도 뻥 뚫려있어서

더운건 매 한가지.




주문 알려주는 벨도

이렇게 귀엽게 생겼더라.

태국에서 저런 손 모양을 만든다면

게이들이 달려드니까

한국에서만 하셈.




T가 시킨, 딸기음료.

가격은 엄청 창렬

거진 7,000원 했던 것 같은데...



라인 캐릭터 그닥 좋아하지도 않고,

비싸다고 찡찡거리니까

T가 아메리카노 사줬엉.

어예



이것은 녹차 롤케이크.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그 맛인데,

저 토깽이 종이 한 장 받춰놨다고

가격이 수직상승.


라인 프렌즈에 와서

T는 무척 신나했어.



신나하는 모습 보니까

나도 덩달아 좋더라.



이태원을 좋아하는 건지,

라인 프렌즈를 좋아하는 건지...



가격이 비싸도

본인이 저렇게 만족한다면 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

물론, 내 돈 주고 오지는 않을거야.



다들 밥 맛있게 드셈.


담 편에서 보자!




"뭐? 너 말 다했어?"


아... 말이 좀 심했나?

하지만, 어중간하게 넘어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T가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나도 사과하지 않을 심산이었어.



"이건 니 여행이고, 나 보러 왔다는 건

안 믿어. 니가 나를 조금이라도

배려했다면, 그런 행동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20여분간 아무 대화도 하지 않았어.


고개를 돌려보니

T는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는데,

억지로 눈물을 쥐어짜는 것 같아서

별로 안쓰럽진 않았어.



그래도 맘이 모질지가 못해서

얘가 태국으로 가기 전까지는

안전하게 돌봐줘야한다는 생각도 있었어.



하지만, 내가 먼저 사과하긴 싫고,

무슨 좋은 방도가 없을까 생각하다가



옆 쪽에 인형뽑기가 있어서

이거다 싶어 질질 짜는 T

내버려두고 갔더니



예상대로

또 뒤에 쫄래쫄래

따라오는거야.



인형뽑기하고 있는 나를 

한참 바라보더니

말을 걸더라고


"이거 사과의 의미로 나 뽑아주는거야?"



"뭔 헛소리?

이러고 있는 시간 아까워서

재미삼아 하는건데?"



라고 퉁명스럽게 말했지만,

T도 이걸 뽑는다면 자기를 준다는 것을 알 터,

억지로 쥐어짜던 눈물은 어느새

온데간데 없었어.




이 때부터 T의 기분이 살짝 풀렸는지

몰래 사진 찍었더라고



이왕 뽑는거 내가 좋아하는 

가오나시 인형 뽑으려고 노력함.

운 좋게 3000원만에 뽑게 되었는데,



옆에서 T가 

'가지고 싶지만

관심없는 척 할거야'

라는 얼굴로 흘깃흘깃 보더라고



그래서 인형을 건네주면서 한 마디했어.



"내가 말 심하게 했다면 미안.

근데, 너 이기적였던 건 알아둬.



그리고 너가 계속 이런 식으로 한다면

너 태국으로 돌아간 이후로

난 널 더이상 만나지 않을거야.

잘 알아둬"




듣는 둥 마는 둥

일단은 기분이 풀렸는지

인형 사진부터 찍더라고.




인형 받은 이후로 자꾸

기분 풀라고 찝쩍거리는데



결국 화가 난 것도 아니고, 

안 난 것도 아닌

중간 기분이 되어버렸어.



한 바탕 사건을 치루고나니까

급 피곤해짐.

그리고 우리는  다시

핑크 빛 데이트를 하러 갔지.





말 그대로 핑크...

헬로키티 카페인데,

여기는 입구서부터 출구까지

모든게 다 핑크야.



입구까지는 괜찮았어.

아기자기하고, 색감도 예쁜게

동화 속에 들어온 기분도 들었어.



근데, 건물 안 쪽까지 다 핑크

올 핑크!!!

핑크지옥이야!!!



눈을 돌릴 때마다 

모든 게 다 핑크니까

나중엔 토할 것 같았어.




키티 대가리가 하얀 색이었던게

진짜 고마울 정도였어.



주인이 진짜

정신병 수준으로 

핑크도배를 해놨으니까

핑크 좋아하는 사람은 꼭 가봐.



이렇게 생긴 의자도 있었어.



한 바퀴 휙 돌아보다가

핑크 때문에

속이 너무 울렁거려서

여기서 커피 마시면 토할 것 같아서

후다닥 나왔어.



여기 있으면 멀쩡한 사람도

정신착란 일으킬 것 같아.

그래서 그냥 사진만 찍고나옴.

키티 기프트 샵인데,

가격은 역시 창렬.

메이커 값이 80%겠지?



그 이후로 밥 먹으러 갔어.


음식 기다리는 T

T가 엄청 먹고 싶다고 해서

온 음식점은...



연어횟집이었어.

나도 연어를 참 좋아하는데,

핑크지옥을 보고왔던 터라

핑크색 연어도 토할 것 같더라고...



그래서 무한리필임에도 불구하고

한 접시밖에 먹지 못했어..

인당 17,000원인데....

돈 아까웠어...




여기 이름은 육회한 연어인데,

연어 뿐만 아니라 육회도 팔아.

연어 맛은 당신들이 알고 있는 그 맛임.



센스있게 주먹밥도 나옴.

연어초밥도 만들어 먹을 수 있어.



리코타 치즈 샐러드도

나옴.




리코타 치즈 샐러드랑

같이 싸먹으면

나쁘지 않음.



연어를 다먹고

우리의 원래 계획은

홍대클럽에 가는 거였는데,



먹고나니 노곤노곤해서

당장 못 가겠더라고.



그래서 T한테

클럽 가기 전에

좀 쉬었다가 가자고 했어.




T도 오늘 있었던 싸움 때문인지,

아니면 자기도 지쳤는지 몰라도

수긍을 했어.




그래서 우선 가볍게 맥주 한 잔 하고

클럽가기로 했어.

맥주 집을 자기가 알아봤는지

물 구름과자인 시샤 있는 곳으로 

가자고 하더라고.



'얘는 뭐지?

나보다 홍대를 더 잘아네..'



태국에는 시샤가 있는 클럽과

술집이 많은데, 

한국에도 있는지는 몰랐어.



우리는 거기로 들어갔고,

시샤와 맥주를 시켰지.



시샤는 숯을 이용해서 과일향을 첨가한

필터로 피우는 구름과자기 때문에

구름과자 안 먹는 사람들도

많이 하더라고.



나는 태국에서 해봤을 때

너무 역하고 토할 것 같아서

그 이후로 안했지만,



한국에서 하면 뭔가

다를 것 같아서

다시 시도해봤지.

역시 기침 엄청 나오면서

석유맛 나!

내 스타일은 아니야.




그래서 신나게 T만 함.

그러면서 하는 말



"태국산이 더 좋네"



뭐 나한테는 둘 다

똥이지만.



우리는 클럽을 어디로 갈 건지

얘기를 나눴어.



T는 홍대에 클럽이 

코쿤밖에 없는 줄 알더라.

태국 블로거가 

코쿤만 올려놨기 때문에-_-;





나는 무조건적으로 코쿤이 아니라

홍대에 있는 많은 클럽이 있으니까

하나하나 알아보고 결정하자고 했어.




홍대클럽을 서칭해서

T에게 보여주며 소개했고,

T는 힙합클럽 NB2를

선택했어...




하필, NB2라니...

NB2는 주관적인 생각으로

홍대의 가장 알려진 힙합클럽이라는

네임벨류 때문에



순수하게 즐기러 오는 사람도 많지만,

클러빙을 막 시작하려는 사람들도 많고,

기본적인 매너도 모른 채로

오직 부비기 위해 오는 좀비들 

또한, 가득하다고 생각해.




그리고 클럽 구조가 굉장히 좁고,

사람들은 가득해서 엄청 더울 것 같아

생각만 해도 아찔했어.




그래서 다른 곳에 가자고,

거기가면 좀비들로부터 

가드해야되서 내가

못 즐길 것 같다고 하니까



T는 그럴 필요없다고

그런거 신경쓰지말고 즐기라고 해서

옷을 갈아입고

NB2로 향했어.



불토라 그런지

40분 기다려서 겨우 입장했는데

내 느낌은 틀리지 않았어.




진정한 클러버도 있긴했지만,

대다수는 부비를 원하는 

좀비들이었어.




T는 사람들 사이에서 

신나게 춤을 춰댔고,

나는 T에게 다가오는 남자들을 가드하며

춤도 못추고 고통받으며 있었어.



그러다가 문득

'나도 돈 내고 들어온 건데

왜 이러고 있지?

자기가 알아서 하겠지'

생각이 들어서



T 내버려두고

에어컨 쪽 명당에서

열심히 혼자 춤췄지.



그러다가 이따금씩 T를 봤어.

역시 남자들이 접근해서

말 걸더라고.



기특하게 잘 뿌리치더라.

아니, T가 뿌리친건지

말이 안 통해서 남자가 가버린 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도 안심하며 놀기 시작했어.

근데 T가 울상지으면서

나한테 오는거야.



"T, 왜 그래? "


"누가 내 엉덩이 더듬거리고 튀었어..."



"것 봐라. 

난 분명 말했고,

너는 괜찮을 거라면서?

재밌게 잘 노셈. 

나도 혼자서 잘 놀거임"



나는 쿨한척 했지만,

매우 속상했어.



"아니, 이 정도 일 줄은 몰랐어.

미안, 니 말 가볍게 여겨서..."



나는 내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타인에게 엉덩이를 허락한

T에게 화가 조금 났어.



"역시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

홍대 엔비에는 동남아 여자들이 많이 오는데,

내가 올 때마다 동남아 여자 그냥 냅두는

남자들을 못봤어.


그래서 내가 너한테

그렇게 조심하라고 한 거고,

결국 이것봐. 너도 속상하고 나도 속상하잖아!"




실제로 나는

한국남자가 동남아 여자 만지고 오겠다고

친구들과 낄낄거리면서 작당하고



아이컨택도 없이 뒤에서

무작정 가슴 만지는 경우도 봤음.



이런 남자가 대다수는 아니지만,

내가 아는 외국 사람이 그런 일 겪는다면

한국인으로 정말 창피할 것 같아.




어쨌거나, 모처럼 한국클럽에 왔는데

T에게 안 좋은 기억을 심어준 채로 

돌아갈 수 없으니까

다시 T를 가드했어.



그리고는

얘는 내꺼니까 건들지마라는 식으로 

T의 허리를 감싸고

에어컨 앞 명당에서 같이 춤췄어.




그렇게 나는 끝끝내 

가드만 신경쓰느라

즐기지 못했지.


클럽에서 나온 후 

여전히 아까의 일을 불평하는 T





"앞으로 내가 말하면 그냥 믿어

니가 한국에 대해 뭘 안다고, 똥멍청아

집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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