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그랬더랬지...

하루종일 불운했었는데

한 태국여자 동생을 만나게 됨으로

기적같이 운이 좋게 됐던 이야기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사건의 발달은 그랬어.

태국 중고나라에서

23만원이란 거금을 주고 멀리까지

고생고생하며 샀던 노트북이

또 켜지지 않았어.


하... 싼 게 비지떡이라고

이렇게 고장나는 건가?

일단, 판매자한테 연락하니까

다행히 씹지는 않고

여러가지 해결방법을 검색해서

보내주더라.


오히려 이렇게 구매 후에도 케어해주는게

감사해서 사실 고장나도 

이 녀석 탓은 하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혼자 유튜브로 컴퓨터

뜯는 방법 찾아서 내부를 청소하기로

마음 먹었지!

드라이버는 밑에 뺀질이 세이프 가드한테

잠깐 빌렸어.

왜 뺀질이냐고?

맨날 설렁설렁 일하면서 팁만 겁나게

밝히거든.

일단 하나하나 나사를 빼서

안에 있는 메모리 카드를

지우개로 쓱싹쓱싹 문댔지.

이게 청소법이래.

이렇게 청소를 하고 난 후

재조립을 했어!

켜보자!!!

...

빨리 한국의 용산이라고 불리는

포츈타워 가야겠다...


여전히 켜지지 않는 컴퓨터를 들고

나는 다시 한 번 포츈타워로 향했지.

원래 선약으로 평소에 태국어 가르쳐주는 

태국동생 만나서 밥 같이 먹기로 했는데

컴퓨터가 고장나버렸으니 고쳐야한다고 

같이 가자고 했지.

무엇보다 현지인이랑 같이 가면 바가지 안 씌우겠지?

헤헤


포츈타워를 둘러보면서 A/S센터를

다 돌아다녀봤는데

LCD가 오래돼서 망가진 거라고

다들 한결같이 말하더라...

가격은 2500~3000바트 부름...

하...

근데, 부품 있으면 더 싸게 할 수 있다고하데?

조그마한 희망이 보여서

전에 ACER에 수리 맡겨놓고 돈 내기 싫어서

버리고 온 노트북 찾으러 가봤어.

acer직원은 왜 수리 맡겨놓고

그동안 전화 통화가 안됐냐고해서

한국갔다왔다고 얼버무렸어...

그리고 노트북 뜯기만 하고 살펴보는 비용

380바트를 냈더랬지...

아까워 죽겠다...ㅠ


이 수리가 안된 노트북을 들고

다시 A/S센터로 가니 부품이 안맞아서

이거 사용 못한다고 하더라...

하... 내 380바트 공중분해됌...


옆 쪽에 Lenovo 정식센터도 가봤는데

거기서도 뜯기만 해도 340바트 내야한데...

이 돈귀신들!!!

그리고 최소 1달에서 2달 걸린다고 하네...


이 때 잠깐 멘붕오기도 하고

같이 있는 태국 여동생도 지쳐하길래

밥부터 먹으러 가자고 했지.

밖으로 나가니 반려견 대회 같은 걸 하더라?

다리 짧은 뎅뎅이인 웰시코기 4총사!!

귀염귀염했어.

태국도 강아지 집에서 키우는 사람이

꽤 많은 듯 해.

이윽고 도착한 모모파라다이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 중 하나야!

근데, 비싸서 자주 가진 못해...

요롬코롬 그 태국 여동생이랑

소고기 혼내줬어!

마른 여자애 치고 엄청 잘 먹는다!

아니 잘 먹을 수 밖에 없는 건가...

비싸니까!

돈은 당연히 더치페이지!!

자기부터 나온 돈 반띵해서 주더라.

정상적인 태국에서의 만남이

이게 당연한거지!!

연인도 아닌데 한국인이기 때문에

쭈뼛쭈뼛 거리면서 돈 안내려는

사람들은 안 만나!


그 친구와 나는 식사를 마치고

카페에 가서 4시간동안 수다를 떨었지.

주된 내용은 나의 전 태국여친과

그녀의 전 한국남친이었는데

주로 고민상담을 해줬더랬지.


그녀의 전 한국남친은 바람피다가

걸린 후로 당당하게 너보다 돈 더 많은

태국여자 만났어!라고 했다던데?


거기까지면 그나마 괜찮다지만

그 여자랑 헤어진 후로

이 동생한테 다시 연락와서

다시 만나자는 말을 한다는게 문제지.

물론, 자긴 돈 없다는 말과 함께.


그래서 그 태국 동생한테는

이거 사랑아니라고, 끊어야 한다고 말하니까

자기도 아는데 너무 힘들데.

그래서 다음부터는 누구를 만나던

여우가 되라고 했어.


"여우? 그거 어떻게 하면 되는데?"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행동을 

미리 알고, 하면 돼!"


"그게 뭔데?"

"그런 건 오랜 경험과 눈치로 생기는 거라..."


"알려주면 안돼? 나 지금 너무 힘들어"

"음... 지금 그 남자한테 넘어가지말고

줄 듯 말 듯 하면서 안 넘어가는게

 여우의 첫걸음이니까 그거부터 연습하셈!


그리고 이것들 외에도 여우 강의법을

가르쳤더랬지...

남자가 여자에게 여우처럼 행동하는 걸

알려주는 게 이상하긴 하다...

다음 생에는 꼭 여자로 태어나길.

여우짓이란 여우짓은 다하며

달기와 같은 희대의 요부가 될 테다!!


어쨌거나, 이런 대화를 마치고

우리는 다시 포츈타워로 이동했어.

마지막 남은 숙제인 노트북을

해결하기 위해서...ㅠ

대부분 다 3000바트 부르더라...

그래서 제일 허름해보여서

가격도 싸보이는 곳에 들어갔어.

"아저씨 이거 고치는데 얼마에요?ㅠ"

"2000바트만 줘어~"


"2000바트요? 바로 해주세요!"

"ㅇㅋ"

그렇게 2000바트에 계약을 체결하고

돌아서서 나가는데

태국 여동생이 길을 잘 못 들어서

막다른 길로 간거야.

하는 수 없이 다시 유턴해서

그 가게 지나가는데 아저씨가 부르더라고.


"잠깐! 잠깐! 기다려봐!"

"네? 왜요?(돈 더 부르려나)


"5분만 있어봐! 5분이면 끝나!"

"네에??"

"이게 LCD가 파손된게 아니라

그냥 빠진 거네! 교체 할 필요 없어!"

"정말요? 그럼 가격은...

얼마 드리면 돼요...?"


"300바트만 줘~"

"우와! 감사합니다!"


2000바트가 300바트로 되버린

기적같은 상황!!

길 제대로 찾아서 집에 갔다면 엘시디 교체 안하고

교체비용 받았을 수도 있겠다 생각도 들고

다시 돌아갈 때 아저씨가 일부로 안 붙잡고

돈 더 받았을 수도 있었던 건데

아저씨한테 무한감사 드리니까

아저씨도 멋쩍게 웃으며 잘 쓰라고 하심.

앞으로 컴터 고장나면 여기만 온다!!


노트북을 싸게 고칠 수 있게 도와준

1등공신인 태국여동생한테도

감사를 표해야겠지?!

값비싸 보이는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스웬센에 들어갔어!


"크하하하! 오빠가 쏜다!"

"-_-? 갑자기 미친 거임? 왜그럼?"


"너가 길 제대로 찾았으면

돈 2000바트 줬어야 하는 거 아니야!

너가 길치라서 다행이다!! 헤헤헤"

"칭찬인지 뭔지...

여튼, 잘 먹을게!"

이 친구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라고 하는데

임금을 물어보니 엄청 저렴하다...

태국 쪽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프로그래머들은

꽤 많은 돈 받는 걸로 아는데

이 친구들은 대학나와서 직장잡고

초봉이 15,000바트래.

50~60만원?

너네도 힘든 건 마찬가지구나...

이거 먹고 힘내자.

같은 노동자끼리 힘내야지!

일단은 노트북 비용 아꼈으니까 먹자!!

먹는 내내 내 웃음을 감출 수가 없어서

미친놈 마냥 계속 실실거렸어.

근데 기쁜 와중에 녹차빙수는 너무 씀...

송충이가 되어 솔 잎 갈아서 먹는 듯한 느낌임...

요롬코롬 맛있게 먹고 집에가서

고친 노트북으로 블로그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했지.


그 때 고친 노트북으로 아직까지

잘 쓰고 있다고?!

이 글도 그 노트북으로 쓰는 거임.

님들도 방콕에서 컴터 고장나면 글로가셈.

짱짱맨임.

담 편에서 보자!!


이번 에피소드는

뜬금없이 노트북이 고장나서 고치러 갔던

이야기 겸 포츈타워 탐험 글이야.


이 날도 다름없이 11시 정도에 기상을 해서

운동을 할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안하고 그냥 밥 먹으러 갔어.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역시나처럼

세븐 일레븐에 들어갔는데

울컥 화가 치미는 거야.


'이런 찌밤...

태국까지와서 편의점 인생이라니...

더 이상 못 참겠다 개찌밤!!!'


그래서 친한 편의점 누나한테 물어봤지.

"끼에에엑!!!

뉴나! 나 더 이상은

세븐 일레븐 음식 물려서 못 먹겠어!"

"아!!! 샛기. 또 투덜거림 시작됐네!

뭐 먹고 싶은건데?"


"똠얌이랑 세븐일레븐만 빼고 다 괜찮아!!!

여기 빈민촌에 괜찮은 음식점이랑 

음식메뉴 좀 알려주라!!"

"그라믄 저 짝으로 가믄 허름한 식당있어.

거기에서 팟씨유 센야이 달라고 그래.

그거 맛있엉."


"ㅇㅋ ㄳㄳ"


근데, 아무리 둘러봐도 안 보이는 거야.

덥기도 하고 목 마르기도 해서

노점 음료수 가게에서 음료부터 한 잔 시켰지!

"오? 콘 까올리?!

잘 생겼다! 리민호! 리민호!"

"헤에? 정말요?"

(한국 남자 보면 일단 이민호부터 찾는 건

네덜란드 사람 보면 튤립부터 

말하는 거랑 같은 거 같음)


"어? 태국말 할 줄 아네?

여기 일하러 왔어?"

"아뇨... 놀러왔어요 캅!

아주머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팟씨유 센야이 파는 곳이 어딨음둥 캅?"


"저 짝 보면 허름한 가게 보이지?

저거여! 맛나게 묵으라!"

"캅캅!"

드디어 찾았다!

1평 남짓한 가게라 찾기가 쉽지가 않았지만

음료수 집 아줌마가 잘 알려줘서

색다른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군.

"아주머니! 팟씨유 센야이 곱빼기로 주세요 캅!

계란후라이 반숙 두 개랑요 캅!!"

팟 씨유 센야이 곱빼기 50바트

계란 후라이 두개 10바트

태국커피 20바트

총 80바트로 세븐 일레븐에서 먹는 것 보다

퀄리티 있고 저렴하게 아침 때운 듯 했어!


후식으로 구름과자를 먹고 싶었는데

수입산 구름과자는 비싸므로

태국 단톡방에서 현지 구름과자 추천을 받았지.

LM이라는 브랜드의 아이스 스톤이

괜찮다고 해서 사봤는데 금연초 맛이야...

카멜이라는 브랜드도 같은 가격이니

그걸 추천한다!


요롬코롬 후식까지 잘 챙겨먹고

태국에서의 본업인 블로그를 쓰기위해

컴퓨터를 켰지!

??

뭥미?? 이거 블루스크린 아님??

어제까지만 해도 잘 돼던 노트북이

하루 아침 갑자기 안되니까

어안이 벙벙했어.

그래서 어플로 알게 된 많은 태국친구들에게

노트북 고장났는데 어디로 가야 고칠 수 있나

물어보니까 전부 다 포츈타워로 가라는 거야!

지도 검색해보니 라마9이네?

가까우니 바로 노트북 싸들고 고고!

오늘도 납짱 뒤에 대롱대롱 매달려

오도바이 탄당!!

1인 일 때는 오도바이 짱짱맨.

근데 신호 기다릴 때 햇 빛 겁나 뜨겁당...

드디어 도착한 포츈타워!

센트럴 라마9 건너편에 있어!

노트북 고치는 비용이 겁이 났지만

일단 안 쪽으로 이동해봤어!


3층이 기타매장, 오디오, 폰, 노트북이라서

기타매장도 구경할 겸 바로 고고싱!

3층 입구부터 보이는 중고 노트북 매장!

블로그 글만 쓸 수 있다면

저렴이 아무거나 사는 것도 괜찮겠지?

시작선은 4500바트 부터였어.

15만원 정도?

주위를 둘러보니 기타매장도 있더라!

지체할 거 없이 들어가봤지!

태국은 음악의 나라니깐!!

통기타와 일렉기타가 즐비해있었는데

일렉기타 수입산은 한국이랑 비슷한 가격이야.

전혀 싸지 않아... ㅠㅠ

태국 내 뮤지션들은 한 푼 두 푼 모아서

비싼 기타를 겨우겨우 사는 거겠지?

뭐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보다 월급이 적으니까 상대적으로

더 힘들거라 생각됌.

여기서 기타줄 하나만 샀는데

200바트... 6,600원이다...

한국이랑 다를 바 없고

오히려 살짝 더 비싼 듯.

예전에는 한국에서 5천원이었던 것 같은데...

10년 전 이야기니까 지금은 한국이 좀 더 비싸겠넹.

태국에 가끔 즐겨듣는 일본밴드인

One ok rock이 온다는 포스터네.

얘네 일본 내에서 엄청 뜨고 있는 밴드라던데

공연 가보고 싶지만 그 정도로 좋아하진 않음.

차라리 그 시간에 

내 음악 만드는게 낫겠음.

드디어 찾은 ACER 노트북 수리점!

공식 수리점이라 가격 후드려 안치고

정직하게 잘 할 거란 기대가 있었지!

하지만 개 뿔.

공식 대리점이 더 한 샛기들이야.

견적 뽑으려 맡기기만 해도 700바트 내야하고

중간에 안한다고 취소한다고 해도 350바트 내야한다.

뭐 이런 그지같은 경우가...

수리 받는데 부품이 더 필요하면

가격은 더 추가되겠지?


일단 안에 내용물들이 있으므로

고치는 게 우선이니까 맡겨놨어.

최악의 상황에 그냥 안 찾고 잠수타면 되니까!

힝... 우울한 마음에 마사지로 기분이나 풀려고

포츈타워 지하에 있는 마사지 샵이나 가봤지!

1시간에 180바트! 싸다!

일단 한번 받아봤어!

나쁘지 않더라고?

팁은 얼마 줬냐고? 20바트...

원래 난 팁에 10%만 주지만

18바트 동전으로 딸그락 주면

너무 없어보이잖아...

그래서 기분 좋게 거하게 크게 한 장 줬지!


마사지를 받으면서 어플을 실행시켜

크큭거리며 메세지를 하고 있던 찰나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던 중국계 태국누나가

근처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말을 꺼냈어!


그래서 우리는 만나기로 했지!!!


-다음 편에서-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