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근황 및 생존보고 할겡!

저번 마지막 생존보고는 일본이었는데

태풍이 온다는 말 이 후로

한국살을 안 써서 혹시라도

날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을까봐

아직 잘 살아있다고 글 씀!

태풍 부는 날 아침,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을

역시나처럼 전 날 슈퍼마켓에서

문 닫기 전 세일 할 때 사온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했더랬지.

일본에서는 왠만하면 걸어다니고

왠만하면 저렴이 도시락 먹는 편이야.


태국 오간 뒤로는 세상물정 개념이

완전 개박살나서 더 이상 비싸고

양 적은 거는 못 먹겠어 ㅠ

완전 망했따리...


아침을 먹고 공항에 가기 전에

시간이 잠깐 남아서

산책 겸 태풍 체크도 해보고 싶어서

밖으로 나가 우산들고 산책했지.

비바람 미친듯이 분다.

파도는 엄청 높음.

이럴 때 바다 들어가면 뒈지는 거여.

정작 프로서퍼들도 이런 날엔 안 들어가더라.

만화 같은 거 보면

10년 동안 기다려온 파도라며

목숨걸고 타던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가봐.

드디어 비행기를 타러 미야자키 공항으로

와서 비행기 뿅 탐.

안녕 미야자키.

이 날 이 후로 미야자키는

태풍을 직격으로 맞아 물바다가 됐다고

뉴스에서 들었어.

하루만 늦었어도 물바다가 된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카누타며 구조요청을 하고 있었겠지?

비행기가 구름을 뚫고 더욱 높게 올라가자

태풍같아 보이는 구름이 더욱 잘 보이기 시작함.

운이 좋았다... 비행기도 못 뜰 뻔 했네!

어쨌거나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내가 제일 먼저 간 곳은

집이 아니라 청주였어!

청주는 왜 갔냐고?


보컬 형이 서울에서 하는 우리 밴드말고

청주에서 밴드 하나를 더 시작했는데

그 밴드가 공연한다고

청주까지 공연보러 오라고 해서

변절자 처단할겸 갔엉.

오랜 만에 만난 보컬 형과 베이스

그리고 청주에서 같이 활동하던 전 밴드녀석까지

오랜 만에 그리운 얼굴 보니까 무척 반갑더라고.

청주는 내가 나온 대학이 있는 곳이지만

4년 동안 찾지 않았지.


왜냐하면, 내게 청주는 별로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야.

청주에서 생활 할 때 정말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게

너무 지옥만 같았어.

자취방 비용과 임용공부 그리고 일까지

병행했어야 했으니까.

어쨌거나, 보컬 형 공연 잘 봄.

이 형이 청주에서 하는 밴드는

너무 극 하드코어라

성향은 잘 안맞음...ㅠ

딱 린킨파크정도가 마지노선이라.

오랜 만에 보는

청주 성안동 근처의 고등어 다리.

학생 때 맨날 이 곳을 강아지 데리고

산책했었는데... 여전히 바뀐 것 없이 이쁘네.

괜시리 i love 청주라고 써있는 곳에 가서

사진 찍어 봄.

다음 노동 현장은 청주였음 좋겠당.

좋은 추억으로 가득이고 싶게!!


어쨌건, 요렇게 일본에 이어

청주 투어를 마치고 고향인 의정부로 내려옴.

요렇게 강아지 산책도 시키며

하루하루 일을 시작하기만 기다리고 있지.

몇 일 전에는 생일이었는데

생일날에 예비군 떴어...

하... 그래도 마지막이니까

좋은 마음으로 다녀왔지.

불행 중 다행으로 비가 엄청 내려서

2km 쯤 걸어야하는 훈련을

실내에서 교육문 받음! 개꿀따리!


생일날 비 오고 예비군 훈련도 갔는데

만나줄 친구는 없어서

혼자 맛있는 거 먹기로 했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

KFC임!

밤 9시 이후에 가면 심야이벤트해서

1+1으로 치킨 준당!

이걸 먹는 동안 잠시나마 행복했더랬지!

태국에선 이보다 쌌지만

그래도 1+1이 어디야!

그래도 KFC가 있어서 그리 우울하진 않았어!

우울하진...않았...어ㅠ


그나저나 요즘 고민이 있는데

처음에는 이 블로그를 나에 대한 위안과

자기성찰 및 일기정도로만 생각을 했었어.

그래서 이걸로 돈 벌자 생각은 없었는데

근데, 어느 순간 같은 노력이면

돈 더 많이 받는 게 낫지않을까란

생각이 드는 거야.


물론,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보고있어줘서

그 자체로도 정말 내겐 큰 힘이 되는데

나도 사람인지라 새빠지게 쓰고

하루에 0원~40원 버니까 줏 같은 거임.

내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서 광고회사는

광고 줏나하고, 돈은 안 주고!


그래서 말인데,

앞으로의 태거지 여행기는 유튜브로 올릴까 해.

물론, 독자입장에서는 스크롤을 쓱쓱 내리며

빨리빨리 읽는 게 더 편하다는 것도 암.

근데, 돈이 안댐.

그런 이유로 사진과 자막으로만 이루어진

동영상 포맷으로 올리고 싶다는 거임.

뭐, 하다가 잘 되면 

가끔 팟타이 쩝쩝거리며 먹는 영상이나

생존 태국어 찌끄리는 영상도 올릴 수도 있고 말이야.

유튜브를 한다고 해서 이 홈피는 버리지 않을 거야.

난 욕심쟁이니까 둘 다 해보고 싶은 맘임.


블로그로는 한국살이랑 음식얘기!

유튜브로는 태국얘기!

근데, 아직 확정한 건 아니고 

계속 고민하고 있는 중이야.

아마 한동안은 계속 고민하지 않을까?

왜냐면, 노트북이 후져서 무비메이커도 안 깔리거든.

일단은 깔리게 되면 한 번 만들어보고 이것저것

연구하고 실험해서 올려놔볼게!!

또 생존신고 함 ㅃㅃ



드디어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나의 파주 노가다 프로젝트

 종료날이 다가왔어!


마지막은 왜 일하기가 이토록 힘든건지...

하지만 잘 마무리했어.

그 얘기를 이제 써보려고 해!


노가다를 끝내기 몇 일 전

그동안 같이 숙식하는 형 차를

타고 다녔기에 무언가를 해주고 싶었어.

통상적으로 기름비는 팀장이 줘야하는데

여긴 그런 분위기가 아니어서

원래 쉐어하는 사람들이 한 푼 두 푼

모아서 돈을 주곤 하는데

그러면 너무 정이 없잖음...


그래서 그 형 씽씽이를 데리고

이 곳엘 갔지!

바로 셀프 세차장이야!

우린 노가다가 끝나고

노가다복을 입고 코인 셀프 세차장으로 왔지.

코인 세차장에 전문 노가다인이 왔다?

그건 뭘 의미하나면

스피드!!!


물에 젖고 기름 때가 묻는 것 따윈

상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린 전문 노가다인이니까!!!

우린 엄청난 스피드로

구석구석 먼지를 닦고 내부까지 청소했지.

이 형 애기들도 있는데

현장에서 묻은 먼지와 철가루를

애기가 먹는다면 안돼잖아?


이렇게 청소를 하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쌌지.

왜냐하면 예비군 및 퇴사 준비를 

해야했기 때문이야.

그래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


원래 계획대로라면 예비군 가기 전 날

퇴사하고 예비군 갔다가

밴드공연 준비를 3일간 하고 

공연을 하는 거였는데

예비군을 돈 처리해주는 회사여서

공연도 찐빠 난 김에 일도 하루 더 하고

예비군 돈도 받는게 이득이잖아?


하지만, 팀장의 허락유무가 관건이었지.

회사입장에서는 예비군 가는 것을

공무처리하고 퇴사하는 놈을 좋게 볼리 없고

팀장은 중간에 낀 입장에서 난처해지니...



물론, 법적으론 받을 수 있지만

좋은 게 좋다고 10만원 더 받고

서로 삔뚜 상해봤자 뭐하겠어.

어차피 애초부터 계획은 딱 이 날까지만

일하는 거였고,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더 일하기도 싫었고.


그래서 일단 어찌될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짐을 싸고 의정부로 

돌아갈 준비를 했지.

돌아가기 전에

라면먹고 가라!

형들은 내가 짐을 쌀 동안

빈 속으로 보낼 수 없었던지

후다닥 라면을 끓여주더라고.


다시 한 번 참 좋은 사람들과 

재밌게 일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

어쨌거나, 의정부에 도착해서

예비군을 갔지.

노가다맨이 예비군에 왔다 헤헤

총도 받았다 헤헤

노가다맨에게 예비군은

휴식하는 날이지!!

빵야빵야

전쟁놀이도 한 번 찍어봄.

이 날 다행스럽게 폭우가 쏟아졌기 때문에

계획되었던 야간산행은 하지 않았어.

실내교육만 엄청 했어.

그리고 찾아온 밥 시간!

도시락을 외부업체에서 사왔는데

나름 먹을만 하더라고?

그래서 하나 더 달라고 했어!

밥 먹고 밤 10시까지

예비군 교육을 듣다가

파주로 돌아가려고 하니

차가 없는 거여...


그래서 겸사겸사 기쁜 마음으로

돌아가는 차편도 없고 새벽에 버스타도

빗길에 늦을 거 같다고 해서

하루 더 쉬고 그 다음 날인 토요일날가서

하루 일하고 퇴사준비한다고 했지.


그 다음 날 팀장에게 전화가 왔어.

그리고는 그는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어.


"J, 정말 미안한데...

너가 싫어서 그런 건 아닌데...

그냥 여기서 퇴사처리하는 게 어때?

형 처음 팀장하는 거기도 하고

 너가 예비군 돈 인정받고

하루 일하고 나가면 내 입장이 좀 난처해져..."


이 때 많은 생각이 들었어.

'찌밤... 뭐 평생 같이 하자면서

이런거 팀장이 안 챙겨주면 누가 챙겨줌?

어차피 퇴사처리해도 다음 날에 처리되니까

일하지 말고 예비군 필증만 내고

퇴사하기 하루 전에 예비군 받았으니까

돈 내놓으라고 할까'

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좋게 말하기도 했어.


"팀장님. 그래요 그럼

형님 입장 다 이해하기도 하고

제가 그 깟 10만원 더 받아서 뭐합니까.

그거 돈 받자고 형님이랑 

저랑 삔뚜 상하는 거 싫음요.

이미 벌만치 다 벌었으니까

우리 좋은 기억만 가져가염.^^"


팀장은 여기서 잠깐 감동을 받은 듯해.

"야! 잠깐만 잠깐만!

너 하루라도 더 일 하는게 좋지?!

토요일날 하루 일 할래?!

우리 J 밥이라도 한 번 먹여야 되는데!

예비군 필증 꼭 가져오고!"


좋았어...

낚았다!


"그럼요! 저는 예비군 인정돼면서

하루라도 더 일하는 게 좋죠!

내일뵈요!"


항상 느끼는 건데,

세 치 혀를 잘만 사용하면

없던 떡도 생긴다는 것을 느껴.

같은 말을 전달해도

좋게 말할 수도 

나쁘게 말 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파주로 천천히 돌아갔지.

같이 사는 형에게 저녁 밥이나 

같이 먹자고 하니까

나 퇴사한다고 같이 일하는 형님들을

모두 불렀어.


흑흑...

이런 거를 해주면 해줬지

받아본 적은 많이 없는데

노가다 시작한 이 후로 

이런 대우도 받아보는 구나.

많은 노가다 형제들은

하나같이 날 축하해주며 부러워했어.

마치 교도소에서 형량을 다 채워

나갈 때 부러워하는 것 처럼.


하기야 많은 사람들이

목표금액만을 바라보고 일하고 있으니까.

다들 하나같이 돈 빨리 모아서

노가다 빨리 그만하고 싶다고 하더라.

난 좋은데 힝...

이 자리 저 자리 돌아다니며

대학 때 그런 것처럼

술잔을 부딪히러 찾아다녔지.


대학 때는 강요에 의해서 그렇게 했는데

이번은 같이 재밌게 일해준 형님들이

너무 고마워서 내가 먼저 

한 명 한 명 술잔을 부딪히고 싶었어.



그렇게 우리는 마지막 인사를 나눴고

나의 파주 프로젝트 마지막 날이 다가왔지.

마지막 날이라고 뭐 쉬운 일을 하거나

쉬고 있진 않았어.

오히려 내가 더 일을 찾아다녔지.

그게 나에게도 좋고, 남들보기에도 좋고.


마지막 날 조차 일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시간은 흐른다!

이윽고, 퇴근 시간이 되었지.

이번 파주 노가다 프로젝트 

안전하게 종료!

땀범벅과 먼지범벅이 되었어도

행복하다!!!

쿨하게 유키스 간지를 뿜뿜하며

노가다 스웩을 이젠 버려야 할 시간!

노가다하며 몸에 새겨진

독기도 좀 빼내고 순해져야징!

안녕안녕

파주 노가다 현장이여.

방콕 갔다가 할 일 없을 때

또 다시 찾아올게!


그리고 나는 파주에서

밴드멤버를 만나기 위해

건대로 이동했지!

원래 이 날이 공연날이었는데

공연 대신 우리끼리 놀기로 했어.

그래서 건대에 있는 

유명한 무한리필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주변 합주실에 가서 새벽 1시까지

밴드 합주를 했어!


그 이후에 딱히 갈 곳이 없어서

내가 이태원가자고 추천했지!

저번에 발견한 밴드음악도 하고

춤도 출 수 있던 JR 펍!


우리가 갔을 땐 이미 1시가 넘어있어서

밴드 타임은 끝나있더라 ㅠ

그래서 멤버들이랑 춤만 춤.

처음에는 다들 별로 가기 싫어하는 척 하더니

막상 들어가서 춤추고 놀기 시작하니까

내가 나가자고 해도

'뭘 벌써 나가?! 갸꿀잼이구만!'이라며

새벽 4시까지 여기서 춤만 췄더랬지.


특히나 제일 안 놀 것 같았던

베이스 녀석은 필리핀 여성분과 

그렇게 부비부비를 하더라.

그래서 조용히 다가가서

내 게이파트너 건들지 말라고 말하고

베이스 녀석 다시 데려옴 ㅇㅇ

어딜 남자끼리 노는데 배신을 때려!

부러워서 그런 건 아님. 크흠.


새벽 4시 이 후로

우리는 뭘 먹을까하다가

숙성회집에 들어가봤지.

나는 비쌀 거 같다고 얘기했지만

드럼녀석은

"이제 다 돈 벌잖아!

우리 이제 돈없이 찔찔거리던

그런 과거는 잊자!

이럴 때 쓰는 거지 언제 써!"라며

당당하게 숙성회집에 들어갔지.


그리고는 메뉴판을 보고 넷 다

1초만에 후퇴함.

그리고는 드럼녀석은 말했지.


"형... 미안하다. 우린 아직

우리에게 돈 쓰는 것에 인색하나봐."


하지만, 오늘만큼은 돈 쓰는 분위기를

내고 싶었기 때문에

내가 예전에 갔었던 와인 바를 갔어.

이 곳은 싸고 가성비 좋기로 유명한 곳이거든!

하지만 분위기는 끝판왕!

녀석들은 와인바를 처음 와봤기 때문에

비쌀 거라고 생각을 했지만

가격을 보고 처음으로 놀라고

분위기를 보고 두 번째로 놀랐어.

훗훗.

좀 뿌듯하다!

우리는 위대한 개츠비의 한 장면처럼

다들 거만한 표정으로

셀카를 찍어댔지.

허세 뿜뿜!

나도 예외는 아님.

아무도 내가 노가다맨인거 모르겠징?

헤헤


그리고 문 닫는 시간인 

새벽 5시까지 여기서

와인 먹음.

곧 여름이라 해가 이 시간에 뜨더라.

오랜 만에 해 뜰 때 집에감.


그리고 하루 종일 집에서 잠만 자다가

새벽 2시에 일어났음.ㅠ

그리고 바로 맥도날드와서 글 쓰는 것임.


이제 몇 일 후면

곧 방콕간다. 어예!

아마 다음 한국살 이야기 후에

한국살은 잠시 휴업 할 것 같음!

또 생존보고 함! 빠빠!


하잇!

오랜 만에 생존보고 한당!

파주에서의 노가다 생활은

좋게 생각하자면 나름 편하고

나쁘게 생각하자면 역시 몸은 피곤해.


처음 이 쪽으로 왔을 때

내가 해봤던 소방배관이라 자신감 있게

왔었는데, 알고보니 남이 설치해놓은

파이프를 개 보수 하는 작업이야-_-


내가 했던 일이 아니라

아예 다른 일이라 아는 게 없어서

자신감이 막 떨어졌었어.

그래도 뭐 이런 경험 흔치 않으니까

한 번 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개 보수의 특성 상 남이 해놓은 작업

뜯어서 수정해야하니까 기본 단가를 받으면서

할 일은 아니라고 다들 말하지만서도

다들 꿋꿋이 일하는 이유는

야간 연장 작업이 많기 때문이야!


내가 속해 있는 업체는

4월 말일까지 계약한 시공을

완료하기로 해있어서 무척 바쁜 상태야.

그래서 수요일과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11시까지 일하고 심지어 

일요일도 출근해야만 해.


이 말인 즉슨

아침 7시부터 작업해서 11시까지

일을 한다면 하루 임금의

 두 배를 받을 수 있단 얘기지. 

말로는 쉬워보이는데

이 생활을 계속하니까

눈 뜨면 작업장이야.


숙소가서 씻고 누우면 1시고 

다음 날 5시 반에 기상해야 해.

그나마 나는 상황이 나은 편이야.

왜냐하면 나는 스쿠터를 가지고 왔거든!

남들 5시 반에 일어나서 출발할 때

나는 6시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응가하고 출발해도 안 늦거든!


그리고 제일 좋은 점은

11시에 끝났을 때 나 먼저

스쿠터 타고 후딱 숙소가서 

제일 먼저 씻을 수 있다는 거!


어쨌든, 이런 생활을 반복하면

몸이 삭는 기분이야.

다들 하는 말이 이렇게

야간작업을 두 달 넘게하면

몸이 무너진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두 달 뒤 컨디션보고

세 달 할 지 두 달 할 지

결정해야 할 것 같아.


이 팀의 분위기는 좋은 편이야.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도 있고

많은 형님들도 있는데

즐겁게 웃으면서 일하는 분위기라

일 할 때 할 것만 잘 하면

다른 스트레스는 받지 않아.


하지만 할 것만 잘 하기가 쉽지 않지...

심지어 나보다 나이 어린 친구들이

나보다 일을 훨씬 더 잘하고

일 머리도 좋아.


심지어는 나보다 한 살 어린 친구는

벌써 기술자로 들어왔더라...

여기서 나는 생각했지.


'나이로 괜한 자존심 부리지 말고

일단 숙이고 들어가서

실력 인정하고 동생들한테 배우자!'


그래서 동생들한테도 일 잘한다며

아부 떨면서 일 좀 가르쳐달라고

처음엔 경계하던 동생들도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열고

이제는 친해졌어.


그래서 내가 모른다고 무시하지 않고

잘 알려주고 그러더라.

사람이던 동물이던 칭찬이

최고의 약인 것 같아.




여기서 일한 지 1주일 쯤 되었을까?

예비군 훈련을 가야할 때가 되었어.

팀장에게 하루 빼야한다고 하니까

엄청 싫어하더라...

아무래도 엄청 싫어하겠지.


일도 안 나오는데 예비군 때문에

일한 거로 처리해야하니까.

근데 이게 당연한 거 잖슴.

누가 가고싶어서 감?


마지못해 처리해주겠다고 하는데

그걸로 3일 동안 엄청 생색내더라.

주말없이 일요일에 출근해서

일해주면 고맙다고 절해도 모자랄 판에!

여기서 수틀리면 그냥 가는 거여.


근데, 잔업이 많은 곳이니까

일단 버텨야지 ㅠ

자본의 노예 다 되었어...ㅜ


어쨌거나 일이 끝나고

예비군 가기위해

오도바이를 타고 파주에서

의정부까지 쐈지!

줏나 오래걸림.

1시간 20분 걸렸어...


그리고 친구 B녀석을 만나 

간단히 술 한 잔하고

다음 날 친구 B 녀석과 같이

예비군 훈련장으로 가게되었지.

하... 올 해 6년 차...

이제 올 해만 끝나면 7년, 

8년 차는 안 받아도 된당!


군사훈련이었기 때문에

노동으로 지친 몸을 쉴 수 있는 시간 

따윈 없었어.

오히려 더 빡셌음.


5시까지 훈련을 받고

바로 파주로 가기 섭섭해서

친구 B녀석과 당구 한 게임 치고

삼겹살 먹으러 갔지!

파주로 가기 전 마지막 만찬인가...

여기서 엄청 먹고 나서

의정부 집에서 설사 3번하고 나서야 

겨우 출발 할 수 있었지.


그렇게 파주로 돌아가서

다음 날 부터 다시 야간까지 

노동이 시작되었지.

공정이 너무 넓어서

물건만 한 번 가져다 주는 것도

30분이 걸려...

매일 30km씩 걷는 것 같아...


그래도 버티고 또 버텼어.

일요일날 쉴 수 있고 그 때

나는 밴드멤버를 만나 밤샘합주를

하며 놀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지.





마침내 토요일 작업이 끝났고

나는 저녁 9시쯤 밤샘합주를 하러

파주에서 건대입구로 출발하였지.


오랜만에 왁스도 바르고

노가다인 인 척 안하려고

멀끔하게 입었어!!


파주에서 건대까지 두 시간 걸리더라...

1시간 반 정도인 줄 알고 착각했다가

30분 늦었어... ㅠ


태국 다녀온 이 후로 완전체로 

보는 건 처음이어서

너무 반가웠어!


나는 5월 말 쯤 태국 다시 간다고 하니까

또 가냐면서 놀라더라...

그리고는 가는 건 괜찮은데

이번에는 제발 공연 좀 하고 가라고 해서

아마 5월 쯤에 공연 한 번 하지 않을까 싶어.

노가다 퇴사하고 3일간 빡세게

연습하고 공연해야징!


연습하다가 새벽 3시 쯤에

배고파서 치킨시키고 기다리는 중!

치킨에 맥주 한 잔 먹으면서

우리는 근황토크를 했지.


이제는 다들 직장도 있고

소득도 있으니까 다들 

더 이상 찌질하지 않더라...

다들 비싼 옷 입고있음...

나 혼자 작업복 바람막이 입고 옴. ㅠ


치킨을 먹고 방콕에서 만들어온

노래를 들려주고 합을 맞춰봤어.

그렇게 새벽 5시까지 연습을 하고

밴드 연습을 마무리 했지!


막내 드럼녀석은 진작에 뻗어버림...

이 녀석도 밤 10시까지 

일 하고 바로 왔다던데

아마 많이 피곤하겠지...


그래서 얼굴에 장난치는 행위는

할 수가 없었어... 

무척 하고 싶었지만 ㅠ


어쨌거나 우리는 다시는

밤샘합주를 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다들 각자의 집으로 향했지.

그리고 나도 파주 숙식 노가다 하우스로

발 길을 돌렸어.

다시 두 시간 걸려 숙소에 오니까

아침 7시 반이 되더라.


그리고는 점심 2시까지

잠들고 일어나니 아무도 없더라.

변기통을 부여잡고 

욕정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어.


'이런 곳에서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건가'라는

자괴감 때문에 못 한 게 아니라

인터넷이 안 터졌거든...

하... 조만간 요금제 바꿔야하나.

천금같은 기회를 놓치다니

좀 슬펐음.


그래서 그냥 블로그나 쓰자고

생각하며 밖으로 나왔지.

일단은 작업 할 때 발이 너무 아파서

다이소 가서 쿠션깔창 하나 삼.


이제 발바닥 좀 덜 아프겠지? ㅠ

발바닥 보니까 물집인지 굳은 살인지

잡혀있던데 ㅠ

미안하다 내 발아...


그리고 주유소 가서 내 붕붕이

밥도 멕였어.

얘는 요즘 너무 자주 아프고 

또 기름도 자주 줘야 해.

5천원 넣으면 한 4일 타는 것 같아...

그래도 차 보다는 싸니까

그걸로 만족하장!


그리고 금촌역 이디야 와서 블로그 쓰는 중!

또 눈 감고 일어나면

현장이겠지만 블로그 쓰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므로 괜찮음여!


다들 치열하고 각박하게 사는 와중에

알아서 화이팅들 하셈!

빨리 가서 안전화에 깔창이나 깔아봐야겠당!

다들 뿅!


제목처럼 나는 평택 삼성 고덕 반도체 현장에서

도망노비가 되었지.



어느 날과 다르지 않았어.

새벽 4시 반에 기상했지.

항상 일어나면 몸이 빠개지는 고통을 느끼는데

10분 정도 멍하니 있다보면 점차 고통이 사라지고

줏 같은 기분이 돈 벌러 가자 라는 생각으로 바뀌지.



날을 더해갈 수록 부정적인 마인드가

자본주의 마인드로 바뀌는

텀이 점점 길어져서 좀 힘들긴 하지.

5시쯤 차를 타고 아침식사 후 현장에 들어가서

30분 정도 쉴 수 있는데

문제가 이 때 터졌어.



이 때 자지 말았어야 했는데

잠들어버리고 말았지.

그리고 아침조회를 하러 사람들이 하나 둘

일어나는 소리를 듣고 나도 일어났는데

그거 잠깐 잤다고 다시 부정적인 마인드가 

모락모락 피어나는거야.


"와 일 줏나 하기 싫다.

아침만 하고 오늘은 쉬어버릴까...?"


"그러던지

너 무릎도 아프다고 했잖아

무리해서 하다가 다치지 말고 쉬어라"


"그래도 이틀만 하고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했잖아. 근데 진짜 오늘 너무 힘들다...

오늘 예비군 가야하는 날짜인데

쉴 겸 겸사겸사 그냥 지금 가버릴까?"



"으아아아악!@#%$#^!#%

발씨 발씨!!  생각해보니 빡친다.

야, 그냥 오늘 우리 둘 다 퇴사하자!

다른 업체 가기 전까지 이틀만 제대로 쉬고

시작하자! 팀장한테는 내가 말할께!!"



나의 찡찡거림이 친구의 도화선에 불을 붙혀버렸어.

사실 친구도 같은 맘이었나봐.

친구의 얼굴에서 더 이상 망설임은 찾아볼 수 없었고

우리는 아침조회 하는 곳으로 이동했어.

조회가 끝난 후 팀장에게 말할 거기 때문이기에



막상 조회에 도착하니

잠이 깸과 동시에 자본주의 마인드가 깨어나서

이틀 일 안하려니까 손발이 오들오들 떨렸어.



"야... 우리 그냥 할까?

나 이제 제정신으로 돌아왔어.

오늘 내일 우리 일 빠지면

30만원 못 벌어인마!"


"닥치라! 이제 돌이킬 수 없어.

니가 날 불 붙혔어!!

말리지 말래이!"


순간 친구의 얼굴에서 이성적 자본주의적 마인드는 

찾아볼 수 없었어.

친구는 침을 질질 흘리고 눈 흰자를 보이며

기분나쁜 웃음만을 지었지.


드디어 아침조회가 끝났고

친구는 자기만 믿으라고 했고

우리는 팀장에게로 갔지.



"저 팀장님... 할 말이 있는데..."


"어 그래 얘기해봐~"


"어... 아... 저기... 음..."



이 녀석... 말할라니까 갑자기

말 더듬병 걸렸다.

그래서 그냥 내가 치고 들어갔지.



"저기 팀장님, 저희는 여기까지만 하고 

퇴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 갑자기 왜?"


"여기 일하시는 분들도 너무 좋고,

일도 수월하고 분위기도 좋고 다 괜찮은데

환경적인 부분을 저희가 감당 못하겠습니다.

저희는 여기 오기 전에 공사장에 있었는데

거기서는 쉬는 시간도 있었고, 구름과자도 프리하게

먹을 수 있었거든요.


여기는 굉장히 통제적인 환경에다가

저희 팀은 쉬는 시간도 없이 일을 하니까

화장실 가고 싶어도 못 간적이 많아서 

저희가 적응하기 정말 힘들었습니다.

저희가 9일 동안 일 해보면서

적응해보려고 노력했으나 쉽지 않아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알겠다. 미리 좀 말하지.

너무 갑작스러워서 혼란 올 것 같다.

오늘까지만 일하고 가라"


"사실 저희가 오늘 일 마친 후

퇴사 말씀드리고 하루 이틀 더 일하고 가려고 했는데

어제 새벽에 어머니가 예비군 통지서 보내주셔서요...

이번에 안 가면 고소 당해서

경우없지만 찾아뵙고 말씀드리는게 

예의같아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럼 곤이는?"


"아.. 저... 음... 어버버..."


"그래도 저희 둘이 같이 왔는데

같이 가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나 원... 기집애들도 아니고...

그래 알겠다 가봐라~"



팀장은 언짢아 했지만

마지막에 악감정으로 남는 것은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쇼맨쉽이 필요했어.


나는 안전모를 벗고 예의를 차려 90도로 인사했지


"팀장님, 그 동안 잘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항상 몸 조심하면서 다치지말고 건강하십쇼!"



원피스 만화 중 상디가 루피해적단에 들어가기 전에

그 동안 키워준 제프오너에게

울면서 감사인사를 전하는 모습을 오마주로

그러한 액션을 따라하고 싶었어.



팀장은 흠칫 감동을 받더니

씁쓸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

더 이상의 말은 하지 않았어.



사실 팀장입장에서는 팀에 도움이 되는 2~3년 된 

떽떽이 아줌마를 내가 내보낸 격인데

그 후 몇 일 뒤에 우리가 나간다고 하니

얼마나 민폐겠어.

그래서 그런 말 나오기 전에 이런 액션을

보여줌으로써 별 말 듣지 않고 나올 수 있었지.




우리는 현장을 내려와서 출구를 빠져나왔지.

그리고 출입 할 때마다 카메라와 USB기능을 마비시키는 

삼성 보안 어플을 지워버리고 싶었어.

근데 마음대로 지울 수가 없었어.

그래서 보안센터로 찾아가서 말했지.




"지금 당장 이 망할 삼성 보안 어플 좀 지워주세요!!"


"예?"


"우리 퇴사했으니까 빨리 지워주세요!!!

빼에에엑!!!"




우리는 그렇게 퇴사자의 여유를 즐기면서

도망노비가 되었지.

근데 새롭게 다시 가는 곳도

삼성이야...

삼성 화성 반도체 공장..



근데 우리가 왜 옮기냐고?

일당을 만원 더 주거든!

그리고 야간잔업도 많다고 함!

여기까지도 충분히 옮길 사유가 되긴 하는데

우리 생각엔 삼성물산이 아닌 직발 같아 보였기 때문이야.


직발은 삼성이 직접적으로 지정한 업체고

물산은 삼성의 하청의 하청이야.


대우도 달라. 직발은 조끼도 검은 색이라 간지나고

걔네들은 항상 여유가 있어보여.

그래서 맨날 걔네 보면 자격지심 느껴졌는데

이유가 있더라고.


직발은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일이 끝나.

물산은 7시에 출근해서 6시에 일이 끝나.

처우가 다름.

게다가 쉬는 시간도 챙겨주는 곳도 있다고 함.



내가 했던 물산은 새벽에 나오지 않으면 

수 많은 차가 몰리기 때문에

4시 반에 기상해서 나가야만 해.

반면, 직발 아니 천룡인들은 6시에 일어나서 헬스장 갔다가

여유있게 9시까지 출근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천룡인이 될 수 있는 기회일 것 같아서

도망노비가 된거지!

만약 직발이 아니어도 일당 만원 더 받으니까...ㅠ

그걸로 만족할라고.


어쨌건 의정부로 다시 이동해서 예비군 받고

몇 일 쉬다가 화성으로 이동하게 됨요!!


조만간 근황 또 쓸게!!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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