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친구들과 외국인 인 척하며 여행을 다녀왔어.

한국을 100%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오늘은 이 특별했던 경험에 대해 글을 함 써봄.



우리는 만나는 순간부터

영어를 쓰기로 규칙을 정했어.

국적을 다르게 일본, 중국, 태국인으로 설정했지만,

각기 지들만의 언어를 쓴다면 대화가 될 리가 없으니까.


만약, 한국어가 나온다?

그러면 그 녀석은 손가락 맴매 맞는거여.

근데, 남자 3명끼리 있을 때

때리는 파워는 장난이 아닌거 알지?

손가락이 손가락이 아니라 몽둥이여.


우리 셋은 만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이 헬로우를 연발했지.


그 어떠한 순간에도 영어를 쓰면 안됬어.

물건을 살 때?

길을 물어볼 때?

체크인 할 때? 다 안돼!


일단 우리는 코스트코를 가서 점심식사를 먹을 겸

고기와 와인을 사러 갔어.

우리는 첫 번째로 코스트코에서 유명한

베이크와 치즈피자를 먹으러 갔는데,

주문 할 때도 물론 영어를 사용해야했지.


다들 우물쭈물하고 있어서

할 수 없이 내가 먼저갔어.

겁쟁이들에게 진정 즐기는게 

뭔지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지.


"아 워너 피자 슬라이스 쓰리, 투 불코기 붸이크 플리스"


"먹고 가실거에요? 포장이세요?"


"암... 희얼..."



그 점원녀석은 딱 봐도 한국인처럼 보이는 놈들이

 왜 영어쓰면서 주문하지? 바빠죽겠는데 뭐야.

라는 표정으로 나를 봤어.


내가 교포일수도 있는거 아님?!

안그래도 오늘만큼은 외국인인데

영어로 욕 할 뻔함.



어쨌거나, 우리는 밥을 먹고 안으로 이동했지.

그리고 고기와 와인을 가지고 계산대로 향했어.

근데, 우리의 총무인 친구B가 계산을 하기 전부터

온 몸을 베베 꼬더니 엄청 부끄러워하는거야.

우리 중에 유일한 유학파인데

영어로 계산하기 부끄럽다는거야.



계산 할 때 그 녀석은 들리지도 않게

yes/no만 말하고 후다닥 도망갔는데

이럴거면 영어 왜 배웠는지 모르겠음.



우열곡절 끝에 우리는 쇼핑을 마치고 

드디어 출발 할 수 있게 되었어.




이것은 코스트코에서 산 소갈비살과 

12,000원짜리 1.5L 와인!

우리 셋 다 소주를 안 좋아해서

와인에 소고기 구워먹으려고 가스버너도 챙겼어!


다행히 게스트하우스에는 옥상이 있더라고.

옥상에서 취사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안된다면 이태원 길바닥에서라도 먹을 생각이었어.



본격적 여행가기 전에 앞서

동네 맥도날드에 와서 시원한 아이스 커피 한 잔하고 출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지쳐버렸어...



우리는 지하철 역에 도착했어.

친구O녀석은 외국인 메소드 연기인지는 몰라도

버스카드가 진짜 없더라고?

그래서 순도100% 외국관광객 체험 할 수 있었어.



근데, 요즘은 대부분의 외국인들도 

버스카드로 환승하고 다니는 것 같은데...?



잉글리쉬 타임 시작하자마자

무의식적으로 한국어를 말한 나는

4번 정도 맞은 것 같아.

다들, 영어로 잘들 말하더라고?

심지어 친구O는 영어를 거의 못하는데도

신기하게 한국말을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나봐.

절대 안 써.


덕분에 나만 죽어라 맞고

한 놈만 걸려봐라라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그러다가, 친구B가 드디어

한국말을 사용한 순간

나의 손가락은 몽둥이가 되었지.



중간 팔뚝보고임.

벌겋게 부어오른 친구B의 팔뚝이 보인다.

내 목적은 친구O를 때리는 건데

이 녀석 죽어도 안 걸린다.



우리는 석계에서 

8호선으로 환승을 해야했는데

환승하는 곳을 잘 못 찾겠어서

도우미 아주머니께 도움을 청해야만 했지.


"익스큐즈미, 위 워너 고 투 대얼! 캔 유 헬프 미?"


"아? 저기 가고싶다고?

저 짝으로 올라가서 돌아가면 돼!"


"쾀사합니돠"


나는 외국인 발음으로 한국말 감사합니다를 했지.

진짜 외국인처럼 보이려고 했기 때문이야.

근데, 친구B녀석은 도중에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에게는

영어 쓰지 말자고 제안했어.


우리가 영어를 어르신에게 쓴다면 

그 분들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어느 정도 이해는 갔지만

나와 친구O는 친구B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지.

왜냐면 오늘은 우리가 실제 외국인이라고 

생각하고 한국을 즐겁게 여행하는건데



그 생각 자체가 우리는 외국인인 척을 한다고

하는 거잖아! 오늘 우리는 외국인인데!!

그리고 그 사람들이 우리한테 신분증을 요구할거야? 뭘 할거야?

그냥 교포라고 하면 되는거 아니겠음?



의정부에서 가까운 석계까지밖에 못왔는데

벌써 지친다.

다들 전 날 잠을 못자서일까?

잉글리쉬 타임 때문에 그런걸까?



우리는 우열곡절 끝에 이태원에 도착하게 되었어.

게스트하우스는 이태원 역에서 5분거리로

참 가깝더라고!


여기가 외관인데, 상당히 느낌있었어.

우리는 체크 인을 하러갔지.


"안녕하세요? 예약하신 이름이?"


"i'm XXX, can u cherk?"


"한국 분 아니세요?"


우리는 한국국적이지만

오늘만큼은 외국인이다라고 말을 하니까

'뭐지 이 놈들은?'

이라는 표정을 보이며

일단은 영어로 설명해주더라.



건물 안은 상당히 비좁지만

그래도 느낌있어.

왔다간 수 많은 관광객들의 낙서와

알록달록한 디자인이 히피적인 느낌을 보여줌.



여기는 루프탑이야.

여기서 바비큐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ok해주시더라.


탁 트인 광경과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지니

이 옥상에 올라와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  기는 개뿔

개 더웠어!



그래도 세 명이서 사진 한 방 찍었지.

햇 볕이 아직 강했지만 

이제는 그래도 제법 가을 느낌이

물씬 나더라.


이태원에서 유명한 해밀톤 호텔과

남산타워도 보임.

우리의 퀘스트 중 하나인 남산.

무척 가까워보이는데 사실상 버스타고 

꼬불꼬불 올라가면 꽤 시간이 걸려.



우리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 할 수 없었어.

해가 지기 전에 여기저기 둘러보는게

우리의 계획이었는데, 

이러다간 아무곳도 못 갈 것 같아서

좀 서둘러 움직였지.



이태원에 들린 외국인이 제일 먼저 가는 곳하면

역시 라인프렌즈지.

아기자기하고 귀욤귀욤한 라인프렌즈를

남자 셋이서?


우린 그런거 신경안씀.

우리도 핑크핑크 알록달록 좋아함.



입구에 들어서자 라인의 간판모델

브라운이 보이더라.

사람들 들어갈 때마다 저 커다란 곰인형이 신기한지

꼭 죽빵 한 대씩 때리고 가더라.


라인 프렌즈 전 꼭 행해야하는 의식처럼 말야.

우리도 가볍게 죽빵 한 대씩 쳐주고 들어감.



우리는 포토존이란 포토존은 다 들러서

사진 찍었어.

남들은 다 커플끼리 와서 

사진 찍으려고 기다리는데

우리는 남자 셋이 굳이 찍겠다고

그 대열에 합류했지.



이 곳이 소품이 이뻐선지,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꽤 몰려있더라고?

그래서 우리도 줄 섰지.


공주방 같은 파티 테이블인 이 곳이 

가장 인기여서 사진을 찍으려면

조금 기다려야만했지만 역시 Clear.



우리는 라인 프렌즈를 구경하고

남산으로 향했어.

다행스럽게도 이태원역에서 남산타워를

한 방에 가는 버스가 있더라구.


사람도 다행이 많이 안타서

앉아 갈 수 있었어.


근데 예기치 못한 상황이 하나 펼쳐졌어.

내 앞에 어떤 사람이 앉자마자

정말 심한 냄새가 풍겨오는거야.

처음에는 내 냄새인줄 알고

재빨리 옷을 맡아봤는데 분명 내 냄새는 아니고

내 앞에 탄 관광객아저씨임이 120% 분명했어.


하지만, 내 뒷자리에 앉은 5명의 러시아인들은

말 없이 앉아있다가

나에게 냄새의 원인이 나라고 생각했던지 

뒤통수에서 따갑게 러시아어로

뭐라고 하는 거야.


내 착각일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는 내 몸에서 

이런 냄새가 난다는 오해조차 받기 싫었어.



왜냐하면 태국에 있을 때 

늙은 암퇘지같은 서양년에게

그런 인종차별 한번 받았었거든.


편의점에서 직원이 냄새심한 음식을 

먹다말고 계산하고 있었는데 내 뒤에있던 서양년은 

그게 내 냄새인줄 알고 밖으로 나갈 때

"좀 씻고 다녀라"라는 말을 했어.


빡친 내가 "너 점원이 먹는 음식 보긴했냐? 너 X나 무례하다"하니까 

내 얼굴 보지도 않고 후다닥 오토바이 타고 도망갔거든.


그러한 기억 때문에 냄새난다고 오해받긴 싫었어.

그래서 내 친구들이 자리의 뒤 쪽이 비어있어서

뭐 물어보는 척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리로 갔지.




냄새의 원인인 그 사람도 그렇게하면

민망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 사람의 냄새를 일차적으로 막아주는 내가 사라지니까

러시아 애들한테는 냄새가 직빵으로 갈 수 있으니까

일석이조 아니겠음?


하지만, 그 냄새는 너무 심해

버스 전체로 퍼졌고, 진심으로 머리가 너무 아팠어.

그래서 그 사람에게는 미안하지 않도록

에어컨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제스처를 취함과 동시에

창 문을 살짝 열었지.


뒤를 돌아봤을 때 러시아인들은 신기하게도

5명 전원이 에어컨 때문에 아프다며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지.

그리고는 문을 아주 활짝 열더라.

동서양이 하나 된 모습이 이런 걸까나?



우리는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남산에 도착했어.

버스 정류장에서 남산 가는 길이

그리 멀진 않은데, 

왜 이 때는 엄청 멀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어.

여자랑 오다가 남자랑 와서 그런가?

기분 탓이겠지.



아~ 행복하다~




남산에서 바라본 전경은

언제나처럼 좋았어.

해가 떠있을 때 와본적은 없었는데

이 날이 특히, 가시거리도 길게 잘 보여서

거리가 하나하나 잘 보이더라.


잘 살펴보니 산 밑에 익숙한 건물이 있는거야?

그것은 청와대!! 참 신기했어. 

맨날 뉴스로만 보다가 멀리서나마

실제로 보니까.


그리고 친구가 살았던 노량진도 찾아보기도 하고

여의도도 찾아보면서

소소한 그런 즐거움을 누렸지.



이 날은 특히 여고에서 단체로 관람왔어서

어딜가나 사진 포인트에서는 

여고생들이 사진찍고 있었어.


우리도 사진으로는 질 수 없었으므로

여고생 뒤에서 우리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렸지.



이것은 유명한 남산 자물쇠!

T랑 매달아논곳 포인트는 기억하는데

거기서 남녀커플이 쪽쪽거리고 있어서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수가 없었어.


그 커플이 간 후에 한 번 찾아보려고 했는데

우리가 달아놨던 것 이후로 수 많은 자물쇠가

그 위를 덮어져버렸어.

그래서 찾을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자물쇠가 비 맞고 오래 방치된 상태라

더럽고 녹슬어서 만지기도 싫었음.


그냥 했었다는거에 의의를 두자.


우리는 배가 심하게 고파

명동까지 가려고 했었던 계획을 취소하고

숙소로 돌아왔어.


그리고 일심동체로 바비큐 준비를 했지.


코스트코에서 산 소갈비와 와인.

밤이 되니 루프탑에 조명이 들어오는데

조명 빛을 받으니 더욱 와인과 갈비살이 기품있게 보인다.

사실은 둘 다 합쳐서 3만원밖에 안되는 저렴저렴 상품인뎅...



사진으로는 이태원의 야경이 촌스러워보이는데

실제로도 촌스러움.

하지만, 이게 내가 이태원을 좋아하는 부분이야.

홍대나 강남처럼 과하게 포장되어 있지는 않지만

소소한 매력으로도 그 가치를 뿜뿜하는 곳이랄까?



게스트하우스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밤에 여행자들과 도란도란 얘기하며 

술 잔을 기울이는 거 아니겠어?

하지만,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식사 전까지는 그걸 배제하기로 했어.



왜냐하면, 우리 딴엔 없는 돈 털어서 

소고기랑 와인 샀는데

그거 보고 괜히 우리한테 말이라도 걸고 친한 척하면

한 입이라도 줄거다라고 생각하는 애들이 있을까봐서

고기랑 와인 먹는 동안에는 철저히 배타적이기로 했어.




실제로 고기 굽는 와중에

스테이크 굽는 냄새를 이기지 못해 침 흘리며 다가온

하이에나 같은 서양친구가 있었는데, 우리는 철저하게

뭐, 왜, 어쩌라고 라는 표정으로 응대해서

내쫒을 수 있었어.


우리가 소주는 사줄 수 있을지언정

와인이랑 고기는 아니야. 저리가렴.


비주얼은 좀 그렇지만,

그래도 짠은 해야겠지?

오랜 만에 셋이 여행가는 것을 기념하며

첫 술을 마셨는데!


와인이 생각보다 달더라고?!

그래서 1.5리터 되는 포도주였는데

맛있어서 벌컥벌컥 넘겼어!

우리는 멈출 수 없었어.


술은 생각보다 맛있었고

평상시에 하지 못한 우리의 진솔한 대화들은 깊어갔어.


친구O녀석은 가뜩이나 잘 못하는 영어가 

술이 먹어서 더 표현이 안되는 것이 화가 났는지

"울화통 터져서 안되겠다, 차라리 날 죽여!

난 한국말 쓸래!"

라고 외치며

자진해서 손을 내밀며 때리라고 했어.


우리는 신명나게 그 녀석의 손목을 찰싹찰싹 때렸고

그 이후로 한국어 타임은 종료되었지.


친구B녀석은 원체 술을 잘 못먹는 녀석인데

그동안 공무원 공부하느라고

더 약해져있었어.


얘기 도중 갑자기 강아지가 똥 싸는 곳을 찾는 것처럼 

주변을 빙글빙글 돌더니

"으아아악!"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르며

어디론가 사라졌어.


그리고는 혀를 츄릅거리면서

입가에 묻은 침을 정돈하며 돌아왔지.

토 하고 왔대.

비싼 고기, 좋은 술 먹었는데 아깝게...



친구B는 자기 침대로 돌아가서 잠시만 누워있겠다고 하더니

0.1초만에 코를 골았어.


우리의 밤을 이대로 끝내려는 이 녀석이 괘씸해서

방구를 뀌고 손으로 모아 얼굴에 갖다대니

비명을 지르면서 다시 일어나더라.


새로운 방법의 소생술을 발견한 것 같다.



우리는 바람을 쐬며 정신을 깨우고 나갈 준비를 했지.

친구B는 아직도 죽기직전의 표정.

하지만, 우리 셋은 이렇게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우리는 이태원의 거리로 나갔어.

클럽을 가기 위함이지.

언제나 우리는 글램이란 펍을 가서

춤을 추다 오곤했거든.

우리는 그게 너무 그리웠어.


글램이 드디어 보이고 우리는 들어갔지.

그런데 우리가 갔을 때와는 전혀 달랐어.

노래는 처졌고, 사람들은 춤은 안추고

술 잔만을 든 채 헌팅하기 바빴어.


우리가 클럽에 춤을 추러 온건지

세렝게티에 온 건지 분간이 안가더라.





하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았어.

그 세렝게티 속에서도 우리는

트라이앵글 존을 형성하여

미친듯이 춤을 췄지.


그 날 그 느린비트의 음악에

우리만큼 박자를 쪼개서 흔들어댄 사람은 없을거야.


20분간 비슷한 부류의 느린 음악에

춤을 추려니까 미치겠는거야.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펍으로 이동했지.

헬리오스라는 곳인데,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있었거든.


하지만, 입장했을 때 우리는 그 안에 사람을 아무도 볼 수 없었어.

점원은 우리를 보더니 말했어.


 "오늘 클럽은 안하니까, 4시까지 편안하게 즐기다 가세요^^"


"오 정말요?

안녕히계세요."


우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 곳을 떠났지.


그리고는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복귀했어.

게스트하우스의 로비는 자정이 되면 불을 끈다고 했는데

우리가 술을 사서 다시 갔을 때

11시 45분이었어.

그래서 15분 동안 술 빨리 먹어도 되냐고 여쭤봤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시더라고!


그래서 15분 동안 소주 두 병 달렸지.

그 때 옆에 있던 미국형이 있었는데

우유에 설탕 엄청 넣고 밥 말아서 먹고 있는거야.


신기해서 쳐다봤더니 눈 마주치니까

바운스하면서 춤 추더라고

그래서 우리도 같이 일어서서 춤췄어.



참 유쾌한 형이었는데

이 사람은 한국이 좋아서 3개월동안 한국에 있다가

일본가서 1개월 머물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서

비자를 갱신하는 히피 중 한 명이었어.


얘기 할 시간은 적었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진정으로 같이 즐길 수 있었지.

이럴 때보면 게스트하우스가 클럽보다

100배는 나은 듯.


어느덧 자정이 넘어

우리는 술자리를 정리해야만 했어.

그리고 밖으로나가

계단에 쭈구리고 앉았지.


근데, 그곳이 또 나름 핫 플레이스였어.

하나 둘 씩 사람들이 오더니

계단에 삼삼오오 모여 앉는거야.


아무래도 주변에 게스트하우스들은 12시에 다 불이 꺼지니

더 놀고 싶은 사람들은 여기에 앉아

얘기하다 가는 것 같아.


우리도 여기서 2시간 정도 더 얘기하다가 자러들어갔어.




그리고 다음 날 10시에 오직 나만 일어났지.

그 친구들은 잠이 매우 많은 편이라

깨워도 안 일어남.


그래서 나 혼자 무료아침조식의

행복을 혼자 느낄 수 있었어.

특히, 이 곳 버터는 정말 최고였어.

내가 먹었던 버터중에 최고임!!



친구들이 한 시간 후 일어났고

우리는 체크아웃을 했어.

우리는 이 곳 사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전 날 가보지 못한 명동으로 향했지.


다행스럽게 이태원에서

명동으로 한 방에 가는 버스가 있었어.

그 버스 정류장에서 익숙한 이름을 보았는데

그것은!!


루트66이었어. 

태국의 유명한 클럽이름인데

한국에도 그런 클럽이 있나 싶어서 봤더니 전혀 아니었어.

알고보니 루트66는 미국 중서부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이름이래.

힝... 나만 처음 안 거임?



우리는 명동에 도착했고

여기에서는 중국인인 척 했어.

한국어는 쓰지 않고, 모든 의사소통을

"따거 따거"로 통일했지.


친구O의 외모가 굉장히 일본느낌이 많이나서

걸어갈 때마다 내 친구에게 일본어로

설명해주면서 호객행위하더라고.


그래서 그 때마다

"따거? 따거따거!!!"

외치면서 명동바닥을 누볐지.



우리의 여행은 여기서 마치게 되었어.

오랜 만에 절친들이랑 여행오니까 무척 좋더라.

특히나, 노가다 들어갔을 때는 힘들어서

이 녀석들이 무척 보고싶었는데

만나서 같이 여행까지 오니까 정말 뜻깊더라고.


안 그래도 몇 일전에 노가다 일하러 갔는데

업체 쪽에서 또 연락이 없어서 참 짜증났는데

그래도 여행와서 기분 풀 수 있어서 좋았어.



몇 일 후면 연락온 업체가 있어서 

다시 노가다 일 들어가야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행복하다!!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다음에 보자!












이번 편은 방콕에서 태국여자 T와 

레져 체험했던 이야기임.




T는 내가 오면 꼭 같이 해보고 싶었던게 있었데.

그건 바로 서핑이야. 

바다에서 하는 서핑이 아니라

강물에서 하는 서핑인데



태국의 강물하면 어디겠음?

짜오프라야 아님.

똥물 중의 똥물...



일단은 레져를 좋아하니까

간다고 하긴 했는데

걱정 반 두려움 반임.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로컬식당 가로 갔어.



흔한 태국 아침의 풍경이야.

이렇게 아침장사를 하시는 분들은

저녁에는 안하는 경우가 많더라고.


주문은 T만 했어.

나는 따로 먹고 싶었던 게 있었던 터라

T가 주문한 음식 한 입 뺏어먹으면서 참았지.

음식사진은 따로 없엉...


사진은 주로 T가 찍는데, 

먹는데 열중하면 사진이고 뭐고 안 찍음.




T의 식사가 끝난 후

나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러 이동했어.




그건 바로 KFC.

내 음식 후기 보면 평점 5점 만점의 기준이 KFC

넓적다리 살이야.



내 꿈 중의 하나는 세계 각국의 KFC를 가는 거야.

나라마다 맛이 좀 다르거든.

그리고, 나라별 메뉴도 있고!



태국 같은 경우는 라면스프에 뿌려진 KFC메뉴가 있고,

치밥도 태국이 먼저 나왔었어.

그리고 태국 KFC의 장점 중의 하나는

소스를 셀프로 먹고 싶은 만큼 퍼갈 수 있다는 점이야.



한국의 경우는 소스치킨해서 소스 4종류랑

치킨해서 세트로 팔더라고.

태국에선 씨알도 안 먹히는 메뉴구성이지.



태국 KFC의 가격은 한국보다 500원 정도 싼 것 같아.

이런 세계적 프랜차이즈 가격 차이는 많이 심하지 않은 듯.

태국 생활하면서 KFC는 사치라고 생각해서

길거리에서 파는 라면소스 뿌린 치킨 많이 사먹었어.

쪼그만한 닭봉 하나에 10밧(330원) 하거든.



바다에서 하는 서핑 해봤었는데

체력 소모가 장난 아니더라고.

그래서 강물에서 하는 서핑도 힘들 거라 생각하고

아침부터 단백질 충전했쪄!




밥을 다 먹은 후 택시를 타고 이동하기 전에

우리는 길거리 커피를 샀어.




길거리 태국커피는 특이하게 샷에 연유를 뿌려

엄청 달달하게 먹더라고.

베트남에서 먹는 카페쓰어다랑 거의 흡사해.

맛은 엄청 달아!





길거리 커피 많이 먹어봤는데

이것도 가게마다 맛이 천차만별로 다르니까

꼭 맛있는 길거리 커피로 먹어보길 바래.

맛 없는 곳은 쓰고 단게 어우러지지 않고 헛도는 맛임.





우리는 아이스 커피 한 잔씩 먹고

택시를 탔어.




서핑하는 곳 업체이름은

SUP Station 이야.

위치는 돈무앙 공항 위 쪽에 거리가 꽤 되는 곳이야.




그러나 태국은 택시비가 무척 싸지.

택시비는 400바트(14,000원) 정도 나온다고 생각함.

안 막힐 때 기준으로.

미터 바라보면서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은

우버나 그랩으로 미리 가격 책정하고 가는 것 추천!




우리는 마침내 예약한 시간에 도착했어.



요롬코롬 다양한 서핑보드가 있었어.

보드가 생각보다 꽤 컸어.

사람 하나 지탱하려면 저 정도 부피는 되어야하는 듯.



이건 연습용 서핑보드.

우리도 이것들 중에 하나를 이용했어.




이것은 패들.

패들도 참 길더라.

앉아서 탈수도 있고, 서서 탈 수도 있기 때문에

긴 패들을 이용하는 것 같아.



여기서 사전교육받고

앞에 보이는 입구에 나가서 바로 타게끔 해주더라.

교육은 태국어로 하지만,

그냥 교관 몸 보고 따라하면 됨.

어려울 것 없음.




T가 찍은 업체 상호.

갈 사람은 검색해서 예약하고 가렴.


옷 갈아입고 마침내 탈 준비.

곧 똥물 안으로 들어갈텐데

걱정된다...



드디어 물에 떠올랐고, 

보드는 생각보다 안정적이었어.

그리고 물은 생각 이상으로 더 똥물이었지.

물 색깔 보이지?

안에가 하나도 안 보일 뿐더러

냄새도 났어.

넘어로 공장이 보인다.

저 폐수들이 아마 흘러나온 물이라고 생각하면 됨.




가끔 아니, 종종 큰 화물선이 지나가.

서핑을 하고 있다가 배가 오면

패들을 미친듯이 저어서 피해야해.

부딪히면 걍 익사하는 거임.



배 자체도 후져서 기름이 새는 것 같아.

배 한번 지나가면 기름이 둥둥 떠다녀.


그래도 나쁘지 않게 재밌었어.

보드도 안정적이라 물에 빠질 일이 없고.

T와 나 말고도 태국 남자애가 한 명 더 타고있었는데

그 녀석이랑 가위바이보 내기해서

물에 빠지기 게임했어.




결과는 내가 졌어...

물에 한 번 입수해야하는데

굉장히 꺼림직했어.




물에 들어가는 순간 느꼈지.

미적지근한 물 온도,

코로 훅 들어오는 물 비린내.

보이지 않는 물 속에서 내 발을 휘감는

물풀들...

완전 기분나빴어...




서핑 끝나자마자

샤워실에서 온 몸 구석구석 닦음.

다행히 피부병은 안 남.



서핑은 많은 체력을 소모했고,

우리는 배가 미친듯이 고팠어.

그래서 아리 역 근처에 있는

중국식 해산물 레스토랑으로 갔어.



태국에서 유명한 꽝시푸드랑 비슷해.

꽝시푸드는 엄청 비싼데 반해 여기는 적당히 비싸.

씨푸드 전문점이 비싼건 매 한 가지인 듯




움식은 T가 알아서 주문했고,

나는 그냥 기다리기만 했어.

어차피 나오면 알게 될텐데...




돼지고기 달게 말린 햄,

꼬막, 연근, 바질볶음, 닭고기 등등

여러가지 많이 시켰어.




사실 맛은 그냥 그랬어.

중국음식도 아니고, 태국음식도 아닌 느낌?

그래도 맛 없진 않아.

다만, 내가 좋아하는 고기가 부족했을 뿐...



왜 고기 안 시키고, 풀들 위주로 시켰는지 몰랐는데,

가격이 좀 많이 나오는 편이더라.

제대로는 기억이 안나는 데

한 끼 100바트 이하로 때우는 나에게 많이 비싼 정도였어.

T, 아주 칭찬해~




저녁을 먹고, 나는 저번 여행에서 

락 펍에 갔던 기억이 너무 좋아서

방콕에도 있나 찾아봤어.



방콕에도 있더라고!

게다가 세계적 아티스트들이 공연했던 곳이래.

그래서 무척 기대하고 갔어.



공연시작은 10시라고 하니까

대충 리허설하고 뭐하면 

11시에 시작하겠지?라는 마음으로

숙소에서 쉬다가 11시에 느긋하게 나왔어.




여기가 락펍이야.

상호는 The Rock pub!

들어가니까 아직 공연은 시작도 안하고

기타리스트가 기타세팅하고 있더라.




항상 공연은 제 시간에 시작하는 법이 없지!

T는 아무것도 안 시키고

나만 맥주하나 시켰어.


"너 왜 안시켜? 여기 1인 1주문 아니야?"


"아 몰라, 나 락 별로 안좋아하는데

너 온대서 따라온거야"


"아...  너 창피함..

돈 없어? 내가 내줘?"


"아니 거절할게"




쫌 창피했어.

서양 그지들도 기본적으로

맥주 한 병은 시키는데...



좀 시켜라! 돈도 잘 버는게

이상한데서 아끼고 있네.



공연은 시작되었고, 관객도 얼마 없었어.

'이게 무슨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공연한 곳이야'

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공연을 하는 밴드 실력만큼은 도무지 흠을 잡을 수가 없었어.

세계적 락 그룹의 노래를 하는데

노래도 잘하고 악기파트도 엄청나고

혼을 쏙 빼놓더라.




외국인 관객도 하나 둘씩 들어오고

공연 분위기도 무르익었어.

우리는 가운데 손가락을 들고

법규를 날리며 리듬을 탔지.




몇몇 사람들은 무대 앞 쪽으로 가서

연주하는 밴드와 함께 흔들어제끼고 있었어.




나도 앞에 나가서 같이 헤드뱅잉하고 싶은데

T가 그런 사람들을  이상한 놈 보듯이 보더라.

그 시선도 불편했고,

락 펍이 시끄럽기만 하고 재미없다고해서

순간 짜증났어.




역시 이런 곳은 혼자오거나 밴드멤버랑 와야하는 건데...




나는 밴드 tip 상자에

50바트를 넣고, T를 데리고 나왔어.

그리고 가는 내내 징징거렸지




"너 이렇게 못 놀거면

그냥 혼자와서 즐길껄.

너가 하도 징징거려서 흥이 다 깨져버렸어"



"쏘리.. 너무 정신없어서..."



"내 귀중한 여행시간 어떻게 보상할거야?"



"치킨이면 되겠어?"



"장난하냐. 어디 락 스피릿을 치킨에다 비교해?!

치킨 받고 콜라까지"



"콜!"





나란 남자, 쉬운 남자...

이 날은 이렇게 행복하게 마무리.


담 편에서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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