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태국여행기의 마지막 에피소드야.



T와의 마지막 밤은 보통 날과 다르지 않게

함께 재밌는 영상 보고, 늦게까지 얘기하다가

같이 잠들었어.



점심 때 쯤 일어나 

T와 마지막 점심을 먹으러

T의 짐을 챙기고 어제 갔던 

센트럴 플라자로 갔어.



T는 MK수끼를 가고 싶어했는데,

MK수끼는 태국의 유명한 

태국식 샤브샤브 프렌차이즈야.



시암에도 있고, 라마9(팔람까오)에도 있어.

대부분의 대형 쇼핑몰이 있는 곳에는

다 있는 것 같아.



어렸을 때, 가족들과 태국와서

Mk 수끼 가서 

먹은 기억이 있는데



그다지 맛있지도 않고, 비쌌던 기억만

있어서 그다지 가고싶진 않았어.

하지만, T와의 마지막 점심이니

그냥 가기로 함.



무한리필 구조가 아닌

추가주문 할 때마다

돈을 더 내야하는 식당이기 때문에

고기를 계속 시킨다면

많은 금액이 나와. 주의하셈.



음식 맛은 역시 그저그랬어.

T는 어묵을 좋아하기도 하고,

저렴한 편이어서 어묵을 왕창 시켰는데

나는 거의 먹지 않았지...

(이 때부터 어묵 공포증이 시작된 것 같아)


역시 잘 먹는다. 많이 먹으렴.



식사가 끝난 후 T가 말했어.


"너 내가 공항가서 배웅해주길 원해?"


"미안하지만, 괜찮아!

보컬 형이랑 

각자가 했던 여행 얘기하면서

마지막 여행을 정리하고 싶어. 

짐도 싸야하고"


"그래? 알았어... 조심히 가.

공항 도착하면 연락하고!"



우리는 뜨거운 포옹을 마지막으로

각자의 길로 돌아섰어.



콘도로 돌아가니, 

보컬 형과 티나는 미리 와서 청소하고 있었어.

거진, 열흘 만에 보니까 엄청 반가웠어!


하지만, 티나는 날 

벌레보듯 보며 내게 소리쳤지.


"야 이게 뭐야! 왠 털이 이렇게 많아?!"


"응? 왜 이렇게 일찍 왔냐쉬먀! 

그거 머리카락이다 쉬먀!"


"니 머리카락은 이렇게 꼬불거리냐?!

이거 니가 다 치워!!"


"아...알겠다 쉬먀!"


콘도 호스트인 

Gage는 여전히 출장 중이었기 때문에

티나에게 청소와 뒷 정리를 부탁했어.

그 덕분에 비행기 시간이 심야임에도 불구하고

편안히 오래 머물 수 있었어.



우리는 고마운 티나에게 

저녁을 대접하기로 했어.

다 같이 RCA 뒷 쪽 철도 길을 건너

마지막 저녁식사 할 곳을 찾아 이동했어.





돌아다니나가 분위기가 좋아보이는 곳이어서

살펴보니 로컬 사람들이 많이 가는 뷔페인거야.

바로 들어갔지!



인당 229바트(7,700원)에 해산물까지 

무한리필 되는 곳이더라고!

밤이 되면 라이브 공연도 해!



숯불로도 구워먹을 수 있고, 

샤브샤브로도 먹을 수 있어.


보컬 형은 나와 필적하는 대식가 중 하나야.

나로 말하자면, 고등학교 때

돈까스 부페가서 6번 리필했다가 쫒겨났었어.


청주 살 때는 보컬 형과 함께 뷔페 참 많이 갔는데,

둘이 가면 항상 돈이 아깝지 않아.



티나 앞에서는 먹을 때 체면 안차림.

우걱우걱 먹는게

보기 좋다고 티나가 찍어줌.



다 먹고 우리는 콘도로 복귀했어.

짐도 마저 싸야했고,

남은 태국 바트를 다 써야 했거든.



그래서 콘도 안에 있는 편의점에 들렀어.

값 싼 가격으로 최대의 효율을 볼 수 있는

기념품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생각한 이 것!





태국라면!

엄청 값싸고, 한국에 갔을 때도 태국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

보컬 형과 나는 각자 5팩씩 산 것 같아.



우리는 짐을 다 싸고 그랩택시를 불러보기로 했어.

이게 왠 걸? 맨날 거절당하다가

장거리 찍으니까 바로 오는 거야.

좀 분하기도 했지만, 

덕분에 늦지않고 갈 수 있었어.




공항에는 티나도 같이 갔어.

우리끼리 간다고 했는데도,

무조건 같이 가겠다고 하더라고.

반도남자가 대륙여자의 기상을 꺾을 수가 없더라...




태국에서의 마지막 샷을 

우울하게 찍고 싶지 않아

최대한 밝게 사진을 찍었어.



우리는 슬슬 안으로 들어가야했고,

보컬 형은 티나와 작별인사를 해야했어.



티나의 눈시울은 붉게 물들었고,

둘은 주위의 시선따윈 아랑곳 하지 않고,

입에 달린 촉수를 꺼내 이내

싸우기 시작했어.



음... 흘깃흘깃 지켜봤는데,

보컬 형 얼굴까지 빨려들어갈 뻔...



촉수들의 공항전투가 끝난 후 

티나는 공항철도 타고 간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인사하고 

우리는 출국장 안으로 들어갔지.




비행기를 타기 전, 나는 T에게 전화했어.


"T, 나 곧 비행기 타!"


"으응, 조... 조심히 (컥) 가(끄윽끄윽)"


나는 T의 목 매인 소리를 듣고 말았어.

내색은 안했지만,

나와 헤어진 후로 우울해했나봐.



"너 지금 울어? 헤헤

한국 드라마 따라하는거야?

울보네 울보!"



나는 애써 분위기를 밝게 만드려

노력했어.



"내가 널 따라갔어야 했어.

따라 갔어야만 했는데..."



울음을 터트리며

마지막까지 한 번 더 보고 보냈어야 했다는

T의 말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




"나 이제 탑승시간이야...

우리 다시 만나면, 또 재밌게 놀자..."



나는 비행기 안에서

즐거웠던 태국여행을  

다시 회상했고,

끝끝내 잠을 이루지 못했어.



만남은 설레고 새롭지만,

헤어짐은 언제나 괴롭고 힘들다는 것을

또 다시 느끼며...

비행기는 이윽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고,

사람들이 다 내린 비행기 안에서 

나는 쉽사리 일어날 수 없었어.



문을 벗어나는 순간,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Bye Bye, Thailand! 또 놀러갈게!'



고마웠어! T 조만간 보자!




- 속 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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