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추석들은 잘 보내고 계신가?!

나는 그냥저냥 집에서 요양하고 있어.


다행히 우리 집은 추석 때 멀리 안가.

친가는 돈 문제로 가족들끼리 싸워서 

공중분해되어 있는 상황이라

가기도 좀 그래.


지금은 외가밖에 가지 않는 상황이야.

외가는 거의 의정부 쪽에서 생활하고 있어서

멀리 갈 필요가 없어서 좋음!

친가와는 달리 외가는 화목함이 넘쳐나.

형제들간 우애도 좋은 편이고!


오랜 만에 근황을 적어보자면

일에서 돌아온 이후로

집에서 쉬면서 아픈 몸을 치료하고 있어.


하지만, 경산에서 했던 노동에 대한 월급은

아직 안들어왔지.

팀장이 빡쳐서 우리 통장사본이랑 신분증을

위 쪽에 안 올렸나봐.

덕분에 궁핍하게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어.

언젠간 받을 돈이겠지만!


그제는 몸이 안 좋아서

블로그를 하루 쉬었는데

어제는 가족들과 술 먹다가 뻗어서 못올렸어.

추석기간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하므로

못 올리는거는 다들 이해해주리라 믿어.

게다가 내 생일까지 겹쳤으니까

강제로 이해 좀 하셈들.



그래도 쓰려고 노력은 했음! 

어제 블로그 포스팅을 하려고

컴퓨터를 키고 글을 쓸 준비했는데

그대로 잠들어버렸어.

잠시 후 외할머니가 깨워서

둘째 이모네 가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저녁식사하고 

빨리와서 쓰자고 마음 먹고 출발했어!

우리 집에서 출발하는 인원이 많았기 때문에

나는 혼자 쓸쓸히 스쿠터를 타고

이동해야만 했어.


스쿠터도 이제 많이 아파서

가다가 시동 꺼지고 가다가 시동 꺼지고를

반복하더라.

보내줄 때가 된 것인가? ㅠㅠ


우열곡절 끝에 이모네 집에 도착했지.

이모네는 요즘 의정부에서 떠오르는

핫한 민락2지구 코스트코 앞에 위치한

아파트에 살고 있어.


지하 주차장부터 미로같이 되어있고

엘리베이터는 황금 빛이고...

부럽당...

나도 아파트 살았었는데.

지금은 쫒겨나서 반지하에 살고 있지만!


어제는 자는데 바퀴벌레가 알을 깠는지

새끼 바퀴벌레가 눈 앞으로 쉭 지나가더라.

이 쯤되면 노가다 숙소가 더 깔끔한 듯 싶어.

빨리 일하러 가야지.


이모네 집에 도착하니

내 눈 앞에는 내가 먹어볼 수도 없는

음식이 한 상 차려져 있었어!


그건 바로!



랍스터였어!!

내가 랍스터를 먹은 기억은

예전 한국 여자친구 분이 사줬었는데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랍스터였어.


그 분 이후로 랍스터라는 요리는

평생에 한 번 먹게될까말까하는

그런 음식이었는데 다시보게되니 무척 반가웠어.


사실 이모네 집 귀찮아서 

가기 싫어했었는데 가길 잘한 듯!

가면 요즘 근황 물을거 아냐?!


뭐하니? -> 노가다요 -> 선생은? 

-> 능력이 안돼서 못해요

-> 노오력을 해야지 -> 노력 그래도 했는데...

-> 아니다, 내가 너 때는 임마


이 불 보듯 뻔하니 가기 싫었었어.

하지만, 랍스터면 이런 말 100번은

들을 수 있지!


이런 말을 들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오랜 만에 뵙는 어른들에게 인사를 했지.


"안녕하세요!"


"어~ 오랜 만이다! 요즘 잘 지내고?"


"아우~ 그럼요!"


"요즘 뭐하고 지내니?"


"기술 배우고 있어요!"


"아 그러니? 뭐든 열심히 해봐라!"


"예?! 가...감사합니다!"


외가 쪽 사람들은

내 예상보다 착했음.

이 쯤되면 조금 죄송스러워지는구만?


그리고는 곧바로 랍스터 시식회에 들어갔어.

맛은?!

역시 말 할 필요가 없지!

가위로 쿵쾅쿵쾅 어렵사리 부셔서

먹었을 때의 감동은 엄청나!


하지만, 부자가 되더라도

랍스터를 사먹진 않을거야.

차라리 만원짜리 무한리필을 매일가겠어.

이제 뼛 속까지 짠돌이가 되버린건가?


사촌동생 녀석은 의도치 않게

다음 날이 내 생일인거를 말했더라고?

그래서 막내 이모부가 몰래 케이크를 사왔어.

문을 연 제과점이 없어서 구하는데 고생 좀 하셨데.

나는 내 생일을 잘 알리는 편이 아니지만

사실 은근히 기뻤어.


생일 때 누가 축하해주는 것이

우리 가족과 친구 O와 B빼고는 없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데

정말 기분이 좋더라.




이건 사촌동생이 찍어줬어.

많은 음식들과 술, 그리고 생일축하까지

받으니까 기분이 매우 좋았어.


가족들은 향후에 계획에 대해서

물어봤지만, 기분이 하나도 나쁘지 않더라.

그래서 노가다로 돈을 좀 모은다음에

태국에 가서 사업하고 싶다고 말했지.


가족들은 내가 태국어를 잘 하는지도

궁금했는지, 몇 개 알려달라고 하더라.

님들도 잘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

유용한 생존 태국어를 몇 개 적을테니

잘 외워두길 바라!


#1 택시 안 상황

왼 쪽으로 가고 싶을 때

왼 쪽을 가리키며 "캅"

오른 쪽으로 가고 싶을 때

오른 쪽을 가리키며 "캅" 


#2 화장실 가고플 때

다리를 배배꼬며 배를 어루어만지며

최대한 슬픈 표정으로 "카아아압~"


#3 음식 주문 할 때

다른 사람의 음식을 불쌍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카압..."


이 정도면 굶어죽거나 

화장실 못 찾아서 바지에 똥 지리지는 않을 거야.


이렇게 가족들에게 태국어에 대해 전파하고

사촌동생 녀석 방에 들어가서

블로그를 작성하려고 했어.

근데, 술이 많이 취해서

또 그대로 잠듬...


일어나보니 이모네 식구들은 

상차림을 정리하고 있었어.

정신을 차린 후 시간을 보니

자정이 넘어있었어...


'망했다...'


블로그를 쓰지 못했다는

좌절감에 괴로워하는 와중에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가족들이 없는거야...

'어디갔지? 어디로 사라진거야?'

생각하며 이모네 집 구석구석을 찾아봤는데 안보여.



알고보니 우리가족들이 

나만 버리고 집에 가버린거야.


'어라? 뭐지...?

낯선 환경에 나 혼자 남겨두고 가셨네?

나 생일인데...?

생일 축하한다며...

꼭... 그래야만 속이...

후련했냐아아아아!!!!!!'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축하를 받던 상황이 꿈처럼 느껴졌어.

이모부와 이모는 술 먹었으니

자고 내일 아침까지 먹고 가라고 하시던데

흡연을 해야만 하는 내가 거기서 자기엔

여러모로 불편하더라.


그래서 그냥 집에가서 할 일 있다고

먼저 가겠다고해서 나왔지.

술은 몇 시간동안 자고

가족들이 버리고 간 시점에서 다 깼지...


집에 도착해서 문을 두들겼어.

"누구십니까?"

이윽고, 나는 어두운 내 얼굴을 비췄고

가족들은 봐서는 안 될 것을 본 얼굴이었어.

해바라기의 한 장면이 생각나더라...


'나다...이 .....'


무슨 아들이 집에 왔는데

지옥에서 기어올라온 사자처럼 보심?


사실관계는 가족들도 자고 오려고 했는데

대만여행을 갔다온 형이 차를 끌고 모시러 왔데.

근데, 나는 스쿠터 끌고 갔기도 했고

술 취해 코 골면서 곤히 자고 있어서 그냥 냅뒀데.


어쨌거나, 12시가 지나 

내 생일이 된 시점부터

소외감 폭발함.


분하지만 이따가 어머니 미역국 끓여드려야지.

매년 내 생일날마다 연례행사처럼

어머니 미역국 끓여드렸거든.

지금은 잠도 안와서 친구와 피시방에서 왔어.

마트 열 때까지 머무르며 블로그 하고 있지.

곧 재료사러 가야해.


오늘 하루 생일 잘 즐기겠음.

 님들도 즐거운 추석보내셈.

즐추~!!




이번 편은 두 번째 태국여행의 마지막 날로

돈 무앙 공항으로 가기 전까지

있었던 이야기야.




전 날 T의 눈물을 쏙 빼놓고 혼구녕을 내주고나서야

난 기분이 풀려 잠들 수가 있었어.

한국에서 놀 때는 

내가 언제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어.




근데, 전 날 파티 갔을 때는

진짜 난생 처음 느껴보는 소외감을

태국인 앞에서 느끼게 되었어.

하물며, 여자친구의 생일파티에서

남자친구가 그걸 느낄 정도면 말 다 했지.



진짜 핵 빡쳤었음.



어쨌거나, T가 미안하다는 말을 받아드리고

충분히 반성의 기미도 보였기에

나는 그래도 마지막 날을

웃으며 갈 수 있었지.



늦게 자서 엄청 피곤한데

T가 먼저 일어나서

날 깨웠어.



"J, 일어나!

우리 체크아웃해야돼!"



"아직 시간 좀 남지 않았어?

좀만 더 잘겡"



"너 짐도 안 쌌잖아.

빨리 일어나"



턱을 잡고 날 괴롭히는

T의 장난에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어.

그래도 차라리 이게 낫지.




드라마 보면 키스로 깨워주던데

그거 미친 짓이야.

전 날 밤 증식한 박테리아가

입 안에 가득한데 그 입으로 키스하거나 당한다고 생각해보셈.

냄새 장난 아님.




물론, 잠 깨우기엔 탁월하겠지만

서로 삔뚜 안 상할려면

혀 안 쪽을 손가락으로 깊히 찍고 

냄새맡은 후 시도하길 바라.



나는 일어나서 대충 씻은 후

눈에 보이는 짐을

105리터 인생배낭에 넣은 후

체크아웃을 하고 밖으로 나왔지.




그 동안 내가 숙박했던 ken 호스텔.



방마다 베란다가 있는데

못 열게 해논 걸 억지로 연 후

구름과자 먹다 걸려서 혼난 기억 빼고는 

나름 좋았던 호스텔이었음.




행복했다!!




호스텔에서 나온 후

나는 근처에 있는 T의 콘도로 가서

짐을 내려두고 밖으로 나왔어.



마지막 점심식사로 뭘 먹을까 생각하다가

깔끔한 곳에서 양식을 먹고 싶었어.



그래서 아리 역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갔지.



빌라마켓에 안에 외국인들이

꽤 앉아있는 레스토랑이 있더라고.




이름은

Greyhound cafe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에어컨이 빵빵했어.


우리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을 때

T가 머리가 알록달록한 태국남자를 보더니 

반갑게 인사를 하더라고.

예전에 일하던 곳의 직장동료였데.



그 사람은 외국인 남자와 함께 앉아있었는데

알고보니 게이커플이더라.

누가 바텀인지 한 눈에 알 수 있었어.

알록달록 머리를 한 태국남자의

행동패턴이 여성스럽더라고?




근데 보다 보니까, 

무심결에 나온 내 행동이랑 비슷했어.

커피 잔을 들 때 새끼 손가락 포인트와

오버스러운 행동...

그래서 내가 게이소리를 들었던 거군..




이 레스토랑은 서양식 뿐 만 아니라,

태국식도 같이 팔고 있더라고.

나는 크림스파게티와 돼지목살구이를 주문하고

T는 정체 모를 만두튀김을 시켰어.


왼 쪽 음식은 뭔가 멕시코스러운 맛도 났어.

토마토페이스트를 기반으로 한 소스라 

새콤했던게 기억나네.

크림 스파게티는 '이건 혁명적인 맛이다!'

 할 정도는 아니었고 그냥 평범했어.

무난 평범하게 맛있는 정도?





그리고 언제나 날 실망시키지 않는

돼지 목살 구이(커무 양)




이 곳의 가격은 합리적인 편은 아니야.

비싸긴 했어

계산을 내가 해서 그런가?

그래도 가기 전에 맛있는 거 사줘야지 싶어서

T 화장실 갔을 때 몰래 계산했는데 괜히 했음.



보통 일반 태국 레스토랑에서 

먹는 거보다 기본적으로 더 비싸고

택스랑 서비스차지 합해서 17% 더 줘야해.




일하는 외국인들이나, 

태국 부유층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 그런지

물가는 싸지 않아.

여기 다시 오나봐라.




어찌됬건, 음식 다 먹고 

배 뚱뚱해져서 나왔어.

나름 비싼 거 먹고 나왔는데,

T가 Thank u 한 마디밖에 안 해줘서

째려보는 중...



좀 더 성의있게 감사를 표하란 말이다!!!

비쌌단 말이다!!!



식사를 하고 T가 영화보러 가자고해서

'마지막 날인데 뭘 못해주겠냐'

싶어서 같이 시암으로 이동했어.



사실 태국에서 영화보는건 나한테

아무런 메리트도 없어.



자막도 태국자막이고, 영어도 잘 못들어서

그림만 보다가 오는거라...

한국가면 다시 봐야함

그래도 따라가줌.



사람은 마지막이 아름다워야한다고 했고,

비행기 타기 전까지 할 것도 없으니까 일단 갔어.


일단은 시암센터로 들어갔어.

T는 역시나 시암오면 목적지로 바로 가는 일 없이

언제나 브랜드샵을 들러서 아이쇼핑한다.

난 시암 오는 거 자체를 무척 싫어하지만

마지막이니 기분좋게 따라가줌.


결국 지침...

너무 피곤행... 

시암 파라곤 안에 있는 영화관으로 이동하면서

T 머리에 기대서 갔엉.



영화 제목은 내가 좋아하는 본 시리즈

마지막인 제이슨 본이었어.

이 영화는 액션보다도 기억을 되찾는 과정이 더 중요한데...

정작 그걸 이해못하면서 봐야한다니 암울했어.

결국 귀국해서 한국에서 바로 다시봄.





콜라와 팝콘도 사서 갔어.

태국 티켓 값과 팝콘 콜라 가격은 싸지 않아.

한국과 비슷해.

어딜가나 영화관은 창렬함.


처음 T를 만나 영화관 갈 때는

눈치보느라 팝콘도 잘 못먹고

배 부르다고 그랬는데

이젠 뭐 그런거 없음.




팝콘 사면 영화 시작하기 전 광고 나올 때 다먹음.

치열하게 먹음.

내가 두 개 먹으면, T는 세 개 먹고

나는 그걸 보면 한 주먹 입에 쑤셔넣고.

T도 한 주먹 입에 우겨넣고.



식탐 많은 사람끼리 만나니까

이런건 좀 짜증남.

식비가 많이 듬.



저번 태국여행에서 그래도 한 번 영화관 와봤다고

다들 미어캣처럼 일어나서

태국국왕 리스펙트 할 때

나도 자연스럽게 일어났지.



T는 역시나 리스펙트하는 동안에도

팝콘 냠냠먹음.

오히려 내가 뭐라고 나무람.



"너 그러다 잡혀가!

짜오프라야 굴다리 끌려가서 매질 당하고 싶음?"


"괜찮아, 몰래 먹고 있잖아~"




몰래 먹는게 아니던데...;;

우적우적 씹는 소리 다 들린다...

T는 해외파라 국왕에 대한 

리스펙이 그닥 크진 않은 듯.



나는 주변 태국사람들이 혹여나 들을까봐

항상 국왕에 대한거 물어 볼 때

그레이트 킹이라고 수식어를 붙히는데

뭐 지네 나라니까 지가 알아서 하겠지~




영화가 시작하기도 전에

역시나 우리는 팝콘을 다 먹었어.

그래서 영화에 더 집중 할 수 있었지.



영화를 보다보니 생각보다 액션이 많이 없어서

좀 지루했어. 계속 주의깊게 들어보려고 노력했는데

영어듣기평가 하는 기분들어서 

나중에는 아예 정신줄 놓아버렸징.



나는 영화를 보다가 잠들어 버렸고

T가 퍽퍽치면서 몇 번씩이나 깨웠어.



"야! 아프잖아! 그냥 좀 자게 냅둬"


"아니 자는 건 괜찮은데, 너 코고는 소리가 하도 커서

사람들이 자꾸 쳐다보잖아!"


"그러면 나 코골 때마다 살짝만 터치해줘.

나 도저히 못 보겠어, 너무 졸려..."




T는 내가 잠드려고 할 때 마다 날 툭툭 쳐댔고,

나중에는 눈만 감고 있는데도 재미로 치더라.

썩을...



영화가 끝나고 우리는 저녁을 먹기로 했어.



"T, 내 태국여행 마지막 저녁이니까

너가 먹고 싶은거 정해!"


"오? 진짜? 그럼 여기가자!"



"아... 여기...?

꼭.. 여기여야만...하니?"



"먹고 싶은 것 고르라면서! -_-"


"알겠어.. 가자..."



그렇다... 

MK수끼 다시 오고야말았어.

여기 비싸기만 하고, 먹을 건 하나도 없는데

아, 물론 내가 말하는 먹을 거는 고기임.



주문은 저기 보이는 터치패드를 통해서 주문하면 되니까

태국어 그딴 거 필요없이 그냥 맛있어보이는거

꾹꾹 누르기만 하면 돼.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왔어.

하... 시킬 때마다 돈 들고,

고기는 쥐똥만큼 있고...

그렇다고 고기 더 시키면 가격 많이 나올 거고...

그냥 T가 시키는 대로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래도 나름 편했던게, T가 있기 때문에

태국 사람들이 먹는 방식으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이야.

어렸을 적 태국으로 가족여행 왔을 때는

어떻게 먹는건지 몰라서 다 때려넣었는데...

그거 하나는 좋더라고.





T는 역시 채소 위주로 음식을 시켰어.

채소 너나 많이 드셈...

난 깨작거리고 잘 안 먹었어.




신기했던 거는 돼지 생간을 넣어서 익혀먹더라.

맛은 우리가 아는 그 맛이야.

순대 시키면 간 먹을 때의 그 뻑뻑함.

거기서 피 맛이 더 난다고 생각하면 됨.

많이 역해서 다시는 태국에서 

생간 샤브샤브는 먹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


면도 시키고, 이것저것 시켜서 먹는 T

잘 먹어서 보기는 좋네.

많이 먹고 무럭무럭 컸으면 좋겠다.

옆으로 말고...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T의 집으로 집을 가지러 이동했어.



태국에서의 마지막 BTS!

별 감흥없이 당연하게 탔던 것 같아.



T의 집을 들렀을 때는

T의 어머니가 계시더라고.

그래서 작별인사 드렸어.

다음에 올 때는 어머니 선물도 가져올게요 ~




우리는 우버택시를 불러서 돈무앙 공항까지 이동했어.

가격은 아마 300바트(만원)정도 나온 것 같아.

비싸게 나온 편이야.

일반 택시로 아리에서 돈무앙까지 250바트면 충분히 가는데...




우버나 그랩택시가 평상시에는 싼 게 맞는데

심야시간이나 트래픽시간에는

요금이 일반택시보다 높게 책정되더라고?

사용할거면 알아두길 바람.




드디어 공항에 도착했고,

한국으로 돌아가는게 실감이 났어.

T가 아직 휴가 다 안썼다고 말한걸로 봐서

 또 조만간 볼 것 같아 예전처럼 슬프고 공허하진 않았어.




비행기 티켓 끊으면서 설명 듣는데

갑자기 직원이 내 가방보더니 안된다고 하더라.

너무 크다고...


"저기요... 저 올 때도 이거 비행기에 실어서 왔는데요..?

안될까요?"



"안된다캅! 부피가 너무 크다캅!"



"그러면 제가 이 가방 안에 있는 짐을

백팩으로 조금 넣을게요. 그러면 돼죠?"



"해봐라캅, 지켜본다캅!"


"저 이정도 분리해서 넣으면 될까요?"


"역시나 크다캅! 이거 돈주고 수화물 붙혀라 캅"


"아니 진짜 왜그러세요오오...

저 분명 올 때도 이거 가지고 탔어요. 쫌!!"


"안된다캅! 못탄다캅!"



내가 충분히 설명하고, 계속 웃으면서 매너있게 말해도

안된다고만 하니까 나도 갑자기 열받았어.

그래서 가방 바닥에 팍! 내려놓은 다음에

발로 확 밟으니까 사람들 다들 휘둥그레함.

그래고 가방은 반절로 접혔어.



그리고는 직원에게 웃으며 한 마디함.



"보셨죠? 부피가 문제라고 하셨는데,

이젠 더 이상 큰 가방이 아니네요오? 앙?!"



"아.. 알겠다캅.. 들어가라캅."



나는 T에게 하소연했어.

저사람 왜 저러냐고.

T도 저 직원은 좀 너무했다고 하더라.

어차피 해줄거면 기분 안상하게 해주던가.



나는 T와 작별인사하고

비행기를 타러갔어.


"T, 도착하면 연락할게!"


"응, 조심히 가~!"



하도 많이 왔다갔다하면서 만나고 헤어지니까

이것도 학습이 되는지 이젠 우울하거나 슬프지 않더라.



나는 T를 뒤로하고 비행기를 타러갔어.

근데 이게 왠걸?!


좌석이 넓은 비상구 쪽 자리다!

만약에 티켓 끊기 전에 

내가 눈 앞에서 가방 밟는 무례한 행위를 했다면

직원도 기분 나빠서 비상구 자리를 주지 않았을 거야.

나름 운이 좋다고 생각해!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이번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어.

제일 많이 든 생각은

이번 여행은....



재미가 하나도 없었다는 거야!!!



가자마자 T의 부모님 만나서 3일동안 똥연기하고

부모님 차에 탄 채로 어디가는 지도 모르고 끌려다니고...

난 개인적으로 가이트 투어 안 좋아하는데,

이번 여행은 가이드 투어하는 기분만 들었어.




그리고 어디를 가던 T가 태국어로 모든 상황을

해결해버리니까 더 재미가 없는거야...




여행이란 걸 갔으면

잘하진 못하더라도 그 나라의 언어를

더듬더듬 말하면서 상황을 직접 해결해나가는게

 큰 기쁨중에 하나인데,

이번 여행은 그런게 하나도 없었어.

한 마디로 어드벤쳐가 없었어!!!



T의 입장에서는 날 편하게

배려해주는 거라고도 생각되는데

나는 전혀 그런거 필요없거든!



그래서 나는 이 기분을 T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다음에 한국에 T가 올 때

나는 T가 모든 상황을 한국어를 쓰면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지켜볼 생각이야!



T는 한국에 또 온다

다음 편에서 보자~!




이번 편은 태국여자친구의 생일파티

갔던 이야기야.




내 태국여행을 이제 하루밖에 남질 않았고

나도 슬슬 여행을 마무리해야했어.

그래서 이 날 오전은 기념품을 사러 가기로 했지.





아침에 먼저 일어나서 구름과자를 먹으러 나갔는데,

태국에서 흔하다는 도마뱀을 봤어.

찡쪽이라고 불리는데,

각종 모기나 파리같은거 먹어준다고 하더라.



쪼그만게 신기해서 잡아볼라니까 

엄청 빨라서 도저히 못잡겠음.

방콕에서 본 적은 거의 없었는데,

여기 호스텔에는 많은 듯 하네.



얘는 치앙마이 갔을 때

특히 많이 보이더라.

내가 자주가던 피시방 벽 보면

6마리씩 붙어있었어.




우리는 대충 씻고

나갈 준비를 했어.



우선은 밥 먹으러 이동이동!


"T, 우리 뭐 먹으러 갈거야?"


"비밀장소 있어, 따라와바"



그리고선 호스텔 근처에 

이상한 회사건물 같은데 들어갔어.

갔더니 구내식당이 있었는데,

회사원들 엄청 많더라.



나만 혼자 여행온 관광객 차림이라

따가운 시선을 받았지.



급식소처럼 생겨서 원하는 반찬 앞에 서서

돈을 지불하면 주는 형식이야.

T가 추천해주는 음식들 골라왔어.




참고로 제일 맛있었던게

계란 후라이...

나머지는 걍 그닥...

집 반찬같은 느낌이랄까?




다들 회사 티셔츠 입고 있는데,

나 혼자 이질감 느낀당...

그래도 잘 먹었음.




사람들이 가끔 신기한 듯 쳐다보는데

좋게 생각하면 연예인 된 것 같고

나쁘게 생각하면 동물원 원숭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생각하기 나름임.



밥을 다 먹고 우리는

쇼핑센터로 이동했어.

아마 Big C 였던 것 같은데

빅씨는 먹을 걸로는 없는 게 없어서

꼭 귀국하기 전에 들려서

이것저것 사길 바라.



본격적으로 쇼핑하기 전에 

우리는 코인 노래방에 갔지.



명목상으로는 T에게

'너의 노래가 듣고 싶어'였지만,

사실 내가 노래 부르고 싶었거든...



근데, 계속 자기만 부르는 거야.

어떻게 4곡 중에 한 번을

너 불러보라고 

안 할 수가 있지?



노래방에서 나온 후로

물어봤어.



"너 왜 한번도 나 노래 해보라고 안하냐?"


"내 노래 듣고 싶다며"


"그럼 너는 내 노래 안 듣고 싶음?"


"듣고싶지"



"근데 왜 안 권하냐고"



"하고 싶다고 안 했잖아"




"헐, 대박... 

한번 쯤 물어보는게 매너 아님?"



"몰랐지..."



이 때부터 나의 삔뚜 게이지는

슬슬 올라가기 시작했어.

하지만, 오늘은 T의 생일파티가 있는 날이니까...

왠만하면 좋게좋게 넘어가자 생각했어.




이 때를 기점으로 나는 T를 본격적으로

이기적인 애라 생각하게 된 것 같아.

내가 아는 태국여자가 T밖에 없었으므로

나는 T를 보고 모든 태국여자들이 이기적일 거란 생각을 했어.




근데, 전혀 아니야!!

얘만 그런 거야.

모든 태국 여자들에게 죄송하당...



태국에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끌랭짜이'라는 개념이 있어.



마치 우리나라의 

'정' 같이 우리는 잘 알지만, 

외국에는 없는 단어이자 

설명하기도 어려운...




나도 정확히는 잘 이해 못했는데,

태국 친구들이 설명을 이렇게 해주더라고.



상대방이 목이 마를 것 같아서 

얘가 물을 찾을 것을 미리 알고

물을 준비해놓는 마음?



설명을 개떡같이 해줘서

뭔 말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

"그냥 배려 아냐?"

물어봤더니, 배려랑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개념이래.




하튼, T를 제외하고, 

내가 만났던 태국여자들은

배려심이 깊었어.



암튼, 빡친 기분을 감추고

쇼핑센터로 내려갔지.



버블티 한 잔 마시면서, 

천천히 기념품을 선정하기 시작했어.




맨날 망고비누, 야돔 이런 것만 사니까

별 쓸모도 없어서

뭐가 실용적일까 생각하다가



지난 태국여행에서 라면을 사들고 귀국한게

가장 좋았던 기억이 나서

식품류를 둘러봤어.




태국식 옐로우 카레와, 그린 카레

그리고 똠얌라면!

태국 생각 날 때마다 집에서 끓여먹으면 

좋겠다 싶어서 골랐어!



근데, 1년이 된 지금에도 아직도 집에 남아있어.

한 번 먹으면 최소 3개월은 생각 안 날 정도로

시큼강렬해서 막상 한국에서는 잘 안 먹게 되더라.



참고로 태국 봉지라면은 

우리나라처럼 끓여먹는게 아니라

사발면처럼 그릇에 뜨거운 물 부어서 먹는 거임.

끓여먹으니까 면 엄청 퍼지더라!




그리고 팟타이도 샀어.

이건 면까지 다 들어있는 거라서

가격이 꽤 나갔던 걸로 기억함.



면이랑 소스밖에 들어있지 않아서

맛있게 먹으려면 

새우랑 계란 넣고 같이 볶아드셈!!




그리고나서, T의 생일케잌을 사러갔어.

케잌 값은 우리나라라 비슷한 듯.

저녁 때 친구들 불러서

T의 생일파티를 한다고 하니까

또 있어보이게 케잌 똭 줘야지.



지친다 지쳐.

단순히 필요한 것만 산게 아니라

T가 이동하는 대로 끌려다니니까

힘들었어.



정작 T는 신혼부부 체험하는 것 같다고

좋아했지만...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았어.

망고비누랑 야돔 사는 것보다 훨씬 싸고,

효율적임.




카레나 라면 같은 거는 주위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면

되게 좋아함.

내 주위에 자취생만 있어서 그런가?




쇼핑을 마치고, 나갈라고 하던 차에

T가 한 통의 전화를 받았어.

그리고는 나에게 바꿔주더라.



"여보세요?"


"T의 엄마야

너 내일 간다며!

아줌마 지금 빅씨 와있으니까

잠깐 보고 가~"



"아 예! 알겠습니다"



나는 또 다시 T의 어머니를 봐야해서

긴장이 되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쇼핑 때문에 엄청 피곤해져있었어.




그래서 T에게 말했어

"나 구름과자 하나만 먹고 가면 안될까?

너의 어머니 뵐 생각에 긴장도 되고 

지금 조금 피곤한 상태라..."


"알겠어~"



그리고  흡연장 쪽으로 이동하는가 싶더니

어머니가 계신다던 푸드코트 쪽으로 가더라?



어어? 뭐지?


"야 흡연장 가는 거 아니었어?"


"엄마 먼저 보고 가자~

오래 안 걸려~"


"뭐?!"



뭐라고 하기도 전에

우리는 어머니가 서 계신 곳에 도착했어.

어머니는 밝은 얼굴로 날 맞아주셨고,

나는 피곤한 내색을 할 수 없었어.



T의 어머니는



"J, 배고프지?

뭐 좀 먹어야지?

아줌마가 사올게, 앉아있어"



말씀하시더니, 

후다닥 국수와 몇몇 음식을 사오셨어.




T의 어머니 앞이라 애써 밝은 척 했지만,

기분이 많이 상해있는 상황임.

얘는 눈치없이 또 카메라 들이댄다.




어머니가 주신 국수와 음식을

최대한 맛있게 먹어보려고 노력했어.

실제로 좀 짜증나서

맛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채

T에게 뭐라 할 것만 생각하며 먹었어.




이거는 태국 디저트 중에 하나인데,

화난 와중에도 단 맛이 느껴지는 걸로 봐서는

무척 단 디저트인 듯 싶어.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잘 먹었다고 인사드리고

서둘러 자리를 나왔어.



그리고는 길을 걸으며 T에게 말했지.



"너 내 말 듣기는 했어?

분명히 구름과자 먼저 먹은 후

 만날 준비 좀 하고

가고 싶다고 했잖아!"



"아... 그래도 빨리 보고,

빨리 가면 좋겠다 싶어서..."



"내.가. 분. 명. 히. 말. 했. 잖. 아.

내가 얼마나 말해야 들어줄건데?"




여기서 이차 삔뚜가 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의 생일이니까

참고 좋게 풀려고 노력했지.




T는 가끔씩 걷는 와중에 

날 신경 안 쓰고 먼저 휙 걷는 경향이 있는데

그거에 대해 몇 번 말했었어.



나 좀 두고 먼저 가버리지 말라고...



그런데, 지금 이런 상황에!!

내 기분을 더 풀어줘도 모자랄 마당에!!

내 기분이 풀렸다고 생각하고

또 먼저 걷는거야.



그래서 난 걸음을 멈췄어. 

'얘가 나를 놓쳤다는 것을 알기나 할까?'

싶은 마음으로 한 참을 제자리에서 서서

내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언제쯤 알아차릴까

기다렸어.



20m...30m... 50m..가 지나고

T는 모퉁이를 돌아서 휙 가버렸어.




나는 그 자리 앉아버렸어.

많은 생각을 했지. 이게 뭐지 싶어서...

3분 쯤 있으니까, 

T가 나를 찾아 다시 돌아오더라.



"J, 왜 따라 안온거야?!"



"내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

나 좀 두고 먼저 가버리지 말라고.

그리고 이런 상황에

너가 나한테 미안하다고 해도 모자를 지경에

너가 나를 두고 갔다는 것도 눈치 못 챘다는 건

나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걸로 밖에 생각이 안되는데?"



"좁은 길이어서 같이 갈 생각을 못했어..."



"좁긴 개뿔이 좁아?

사람 다섯 명은 어깨동무하고 

지나갈 수 있을 것 같구만?!"



드디어 내 삔뚜는 완벽하게 상해버렸고,

나는 호스텔로 돌아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무엇보다 영어로 완벽하게 

내 기분을 설명 할 수 없다는 점이

더 서럽고 답답했어.




그렇게 3~4시간이 흘렀고, 

T의 생일파티 시간이 되었어.



"J, 미안해... 같이 가자"


"미안한데, 너나 가서 즐기다 와

나 기분이 아직도 별로여서

도저히 못 가겠다.

분위기 망칠 것 같은데 그냥 너 혼자 가라"



"아니야~ 분위기 망쳐도 돼"


"내가 그 정도 사람으로 보이니?

가면 또 억지로 밝은 척 연기할건데

더 이상 고통스러워서 못하겠다.

너 혼자 가"



"....그럼 나도 안갈래"



"마음대로 하렴,

협박같이 들리는데, 

니 생일파티지 내 생일파티냐?

내가 걔네 아는 것도 아니고"



"내 친구 메이가 픽업하러 왔다는데

못 간다고 말 좀 하러 내려갔다올게"



그러더니 20분 후에

올라오더라.

메이랑 같이...



"J  파티 같이 가자

T랑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냥 니네끼리가, 

그리고 T한테 물어봐"



T는 태국어로 메이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

분위기로 봐서는 지 유리하게 설명한 것 같다.



그래도 메이가 다가와서

토닥토닥 거려주길래

내 입장에서 내가 화난 부분을 다시 설명했어.




"와...  T 못됐네. 나 쟤랑 10년 봤는데,

원래 좀 이기적이야. 좀 어리기도 하고

연애 경험도 없어서

너가 많이 힘들 것 같다.

그래도 T의 생일인데, 한번 이해해주면 좋겠다.

지금 친구들도 다 모여있는데, 걔네들도 다 너 보고 싶어해~

한 번 와주라"




메이가 내 감정에 동감해줘서

내 기분도 이내 풀리기 시작했어.




"알겠어 가자.

메이 같은 친구 둔 걸 다행이라 여겨라!"




메이의 차를 타고, 

우리는 통로에 한 루프탑 바로 갔어.

작고 귀여운 느낌의 아기자기한 루프탑 바였어.



그리고 어쿠스틱 공연도 해서

분위가 더 좋더라.



인기가 많은지 모든 자리가 꽉 차있고,

일하는 외국인도 많아보였어.

그리고 여기에 오는 태국애들은 다 귀티있어보임.

잘 사는 애들인가봐.




다 모여있다고 한 메이의 말과 다르게

우리가 제일먼저 도착했어.

태국 애들의 시간개념이란...




우리는 약간의 안주와

물로 만든 구름과자를 시켰어.

그리고 T의 친구들을 기다렸지.




예전에 언급했던 메이라는 푸근한 친구.

이름은 모르지만 취업했다던 친구도 있어서 축하해줬는데

영어는 못해서 대화는 안함.



가운데 둘은 톰보이와 여자 커플.

나중에 T에게 톰보이 커플은 어떻게 성생활하는지 

쟤네한테 물어봐도

되냐고 허락맡고 질문했는데

기구를 이용한다고 하더라.



부끄러워서 

어떤 기구인지는 자세하게 말 안해줌.




나는 저 친구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눴어.

그리고 인사를 나눴어.

인사를 나눴어.

그게 끝이었어...




나 혼자 한국인이고 태국인이라

난 대화에 참여조차 할 수 없었어.

아무도 나에겐 1%의 관심도 없더라...

가끔 말 걸어주는 상대가 있었는데

그게 T가 아닌 메이였어.



T는 '내 남자친구야' 라고 

날 소개한 이후로

나를 신경조차 쓰지 않았고,

그냥 혼자 가만히 쭈구리처럼 앉아있기만 했어.



그 때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

얘는 아닌 것 같다고...

조금이라도 배려가 있다면

번역이라도 해주면서 

같이 대화에 낄 수 있게 해줄텐데



서러워서 중간에 먼저 갈까도 생각했지만,

그러면 파티 분위기도 어색해지고,

매너도 아닌 것 같아서 참고 조금 더 노력하기로 했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

나는 케잌을 꺼내들며

벌떡 일어나서 소리쳤어.



"내 여자친구가 생일입니다

박수 한 번 쳐줄 수 있나요?"




모든 사람들은 박수를 쳐줬고,

공연하시는 분들은 생일축하 노래를 쳐줬어.

나는 일어나서 T를 가리키며

춤을 췄지.



노래가 끝난 후 나는

한국에서 몰래 사온 금귀걸이를 줬어.



T와 친구들은 감동을 받더니

"너 남자친구 짱이다"라는 말을 했어.

T는 한 껏 으슥해진 얼굴이었어.


내가 준 귀걸이는 송혜교가 했었던 모델이라나 뭐래나

실처럼 얇게되어있어서 축 늘어지는 귀걸이야.

저 사진은 굉장히 행복해보이지만,

난 분위기 띄우는 원숭이 정도로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행복하지는 않았어.



부러운 듯 시샘하는 표정의 T의 친구를 봤어...

이 때 잠시나마 화제거리가 내가 되어서

T가 조금 번역을 해줬지.


하지만 난 그냥 T의 생일파티를 위한

원숭이였어.

일부로 웃긴 표정짓고, 

웃긴 행동하면서 분위기 띄우려고 했고.



그래서 이 정도로 했으면 

날 대화에 참여시켜주겠다 싶었는데,

이 후로도 난 철저히 외톨이가 되었지.




이게 당연한 건가 싶어서

앞을 보니 톰보이 그 녀석도

아무 말 않고 그냥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있더라고.



태국에선 이게 당연한 건가?

남자친구 냅두고 얘기하는게?

그래 태국에 왔으니 태국문화를 따라야지.



파티가 끝날 때까지

나도 핸드폰 켜서 유투브만 주구장장 봤어.

가끔 짠 할 때만 고개 들어서 짠 했고.

아무도 날 신경 안 쓰더라고

서러웠어.


파티가 끝나감에 내 표정은 더 굳어감.

좋은 척 연기하는 것도 질려서 

뛰쳐나오려고 했는데, 

다행히 파티가 종결되더라.



그리고 호스텔와서 T가 말을 걸어도 

영혼없이 웃어주기만하고

 12시까지 T와 아무 말도 안했어.



그리고 12시 지나는 순간에

폭풍 욕을 했지.



"이게 태국 문화인진 몰라도

너가 한국인이랑 사귈라면 배려라는 걸 해야돼.

니 앞에서 나는 배려라는 걸 도저히 찾아 볼 수 없고,

나는 이 여행 끝나고 널 더 이상 안 만날거야.

너랑 만나서 행복한 미래가 상상이 안되거든."




그 날 밤 

나는 T는 오열하다시피 울었고,

T가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을 하고 나서야

내 기분은 조금씩 풀렸어.





'좀 잘해라' 라는 의미로 

라이언 인형을 마지막 선물로 주었고,

이렇게 T의 눈물의 생일파티를 마무리했지.




얘가 다음에 한국에 왔을 때

똑같이 복수할 것이라고 

결심하며 잠들었어.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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