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방콕 람캄행 변두리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 갔던 일화인데

보통적인 식당처럼 보이지만 

사실 보통적이지 않았던

 레스토랑이었던 이야기임.


이 날도 어김없이

설사로 인해 밤새 쏟아내다가

느지막이 일어났더랬지.

정말 반 시체 상태로

침대에만 2시간 내내 이러고

누워있었던 것 같아.

뭐했냐고?

케겔 운동했음.

중학교 때 역사 선생님이 남자건 여자건

항문 조이기 운동이 그렇고 좋다고

입이 마르고 닳토록 예찬을 했었는데

본의 아니게 항문 조이기 운동을

평생 할 횟수를 침대에서 다 했지.

이렇게 누워만 있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어.

그래서 미루고 미뤘던 

곡 작업을 시작해야겠다 싶었지.

기타를 드는 순간...

기타 줄은 녹슬어 있고 거미줄 치기 직전이네...

얼마나 기타를 안 쳤던 거지...

일단 줄부터 갈자.

예전부터 기타치는데 필요 이상으로

힘을 주고쳐서 줄 많이 끊어먹었더랬지.

그래서 줄 가는 건 몸이 기억할 정도로 해봤으!

요롬코롬 기타 줄을 갈고

전에 올렸던 노래인 아속킹의 스케치를 하기 시작했어.

메인 인트로부터 대충 만들고 드럼도 대충 찍고 하니까

쫌 폼새가 나더라.

악기를 더 추가해서 만드려는데

갑자기 R형한테 볼링이나 치자고 연락이 왔어.

3시간 정도를 쭈구리고 음악미디만 만지니까

야외활동이 하고 싶어져서 알겠다고 하고 만나기로 했지!

만남의 장소는 빅씨 랏프라오!

굉장히 멀었어...

그랩택시 할인코드 넣었는데도 200바트...

200바트면 6,600원이라 

얼마 안한다고 생각들 하겠지만

현지 패치가 된다면 200바트로 택시가

어디까지 갈 수 있나 가늠 할 수 있게 될 것이야...

어쨌거나 도착했으니 사진 한 컷!

나시는 게이의 상징이지만

일단 편하므로 상관 없으셈!

반팔 티 입는다고 누가 

내 번호 따러 오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평상시는 나시입고 다니자!


배가 고파서 뭘 먹을까 하다가

마땅히 먹을게 없어서

KFC에 들어갔어.

들어가서 자연스럽게 치킨을 시키려는 순간

내 항문이 내게 말을 걸었지.

'크크크. 설사인데 치킨을 먹겠다고?

다시 지리고 싶은 건가?

맘대로 해! 먹고 싶으면 먹어!

내 문은 언제나 오픈되어있으니까. 크크킄'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매쉬 포테이토 하나 시켰어...

마요네즈에 으깬감자는 굉장히 좋아해서

이것도 비슷한 맛일 줄 알았는데

소스는 생각보다 실망적이었어.

단 맛이 빠진 돈까스 소스랄까?

그래도 많이 기름진 음식은 아니니까

다행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했지. ㅠ


R형을 기다리면서 빅씨 랏프라오를

조금 둘러봤어.

요롬코롬 아이스링크도 있더라.

오래있으면 또 오한 들면서

응가 마려우니까 서둘러 자리를 이동했어.


주관적인 생각으로 빅씨 랏프라오는 사람이 없어!

휑해! 시간 때도 시간 때지만

전체적으로 조금 낡은 느낌이라

사람이 많이 찾진 안 나봐.

영화관도 있는데 역시 휑함!

사람 많은 거 싫어하는 사람들은 여기 오는 거 강추함.

이 때 한 참 '신과 함께' 태국에서 상영 했었는데

얼마 전에 '신과 함께2'를 평일 저녁에

이 곳에서 보게 되었어.

사람 5명 있더라... 짱짱맨임.


어쨌거나, R형을 만나서

우린 볼링장으로 이동했지.

오. 꽤 크다?

레인도 깔끔해!

게다가 평일에 와서 게임당이 아니라

시간당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라

1시간 내내 맘대로 칠 수 있었어.

그래서 R형 따로, 나 따로 해서

레인 2개 놓고 침!

R형은 치는 족족 스트라이크던데...?

알고 보니 고등학생 때 선수출신이었다네.

우리는 시합 따윈 하지 않고

서로 말없이 자신의 폼을 다듬으며

1시간 내내 주구장창 볼만 굴려댔더랬지.

거의 뭐 수련이었달까?

볼링이 끝난 후 R형과 밥을 먹으러

람캄행으로 이동했어.

R형이 평상시 궁금해서 가보고 싶었다는

레스토랑에 가게 되었는데

이쁘장한 여자가 반겨주네. 헤헤

안 에는 뭐 별다를 거 없어.

야외 테이블에, 분위기 있는 팝송과 태국노래!

싸바이 싸바이 하구나!!

감미로운 음악소리와

물 소리가 잘 어울렸더랬지.

남녀 커플끼리 온 테이블도 있고

남녀 혼성으로 여러명 온 테이블도 있대?

음식 값은 엄청 비싸지도 

엄청 싸지도 않았어.

"J. 뭐 먹을래? 햄이 사줄께!"

"오? 진짜요? 

그러면 팟 크랏파오 무쌉이요!"


"그래? 그건 겨란 후라이랑 먹어야 맛있지!

여기 겨란 후라이 2개 주세요!"

감튀와 팟 카빠오 무쌉

맛있게 냠냠 하는데 

어디서 자꾸 소리가 나네?

꾸르르르...

아, 나 설사였지. 쫌만 참자...


요롬코롬 고통을 참으며 음식을 먹고 있는데

섹시한 옷차림의 여자 3명이 쪼르르 오더라.

일단 태국어로 뭐라고 말 하는데

일단 똥꼬에 집중함.

이 친구들 앞에서 지릴 순 없으니까...


R형이 대화해보니 알고보니까

여기는 여자랑 같이 술 먹는 곳이란다.

근데, 연인끼리 오거나 혼성으로 온 애들은 뭐지?

레스토랑 겸 마담 시스템을 같이 운영하는 건가?

신기하네... 

뭐 그래도 퇴폐적인 곳은 아니니

그렇게 오는 거겠지?


"J야! 3명 중에 누가 제일 이쁘냐?"

"저 중간 친구가 되게 이국적으로 생겼네요."


"아 그래?! 잠깐 좀 앉아보쇼!"

"히에엑?"

그렇게 하여 이국적인 그 여자분이

내 옆에 앉게 되었어.

알고보니까 여기는 알바하러 오는 거고

람캄행 대학 다닌다고 하더라.

등록금 벌려고 알바한다니까 

내 대학생 때가 생각나버렸어...

나는 알바를 하지 않으면 

대학생활이 불가능 할 정도였는데.ㅠ

나라에서 지원은 못 받고... 


기준이 다르지만 이게 퇴폐가 아니라면

이것도 성실한 알바라고 봐야 되는 건가?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랑은 문화도 다르고 

성실한 일에 대한 개념도 다르니

타 외국인이 주제 넘게 뭐라고 할 순 없잖아.

다만, 한 마디는 해야했어.


"저기...너... >_<"

"응? 왜?(이쁘다고 말해)"


"굉장히 잘생기셨네요."


손님 따귀를 철푸덕 칠 수 있는 걸 보아하니

손님에 대한 개념도 다른 듯 하다.


-다음 편에서-



나에게는 연년생인 친 형이 한 명 있어.

우리 형은 보통적인 서울의 대학을 갔고,

나와 같은 고생스런 삶을 살다가

작년에 은행원으로 취직하게 되었어.



그래서 자기와 같은 시기를 보낸

내가 안쓰럽기도 하고 걱정이 많이 되었나봐.



임용을 포기하고 이런 저런 일을

알아보는 내게 얘기도 할 겸

저녁 한 끼 같이 하자고 말해서 나왔지.



비가 추적추적 내렸기 때문에

우리는 걸어서

옆 동네인 민락동 먹자골목으로 걸어갔어.



우리가 들어간 곳은 벌집 삼겹살이었는데

무한리필이 아니어서

나는 상당히 맘에 들지 않았지만,



"돈 네가 내는 것 아니면,

그냥 내가 먹자는 거 먹어"

라는 형의 말 때문에 여기로 오게 되었어.



돈을 벌기 시작한 이후로

형은 항상 질 좋고, 퀄리티 높은

옷을 구입하거나, 음식을 먹어.



직위에 따라 보여지는 시선이

있으니 당연한거겠지.

무척 부럽다..



여기가 벌집 삼겹살!

10년전 쯤 많이 유행했던 것 같은데,

무한리필 집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소리소문없이 하나, 둘씩 사라져간

비운의 삼겹살 집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




가격은 역시 비싸다.

1인분(190g)에 9,000원이다...



솔직히 1인분 시켜서

몇 점 먹으면 금방 사라지는데,

원래 고기 값이 이렇게 비싼건가도 싶어.



좋은 걸 사주고 싶은

형의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군소리없이 들어갔지.




비 오는 날에는 분위기 있게

밖에 테라스에 앉아야겠지?



비소리 들으면서

삼겹살 익는 소리 들으니까

좋게도 느껴지고, 더 처량하게도 느껴지더라.




형은 일요일인 다음 날 출근을

안하므로 술을 제안했어.



참고로 형은 어머니의

술 해독능력을 물려받았고,

나는 아버지의 술취함능력을 물려받았지.



그래서 나는 술을 잘 못하는데,

답답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해서

이 날은 좀 많이 먹었던 것 같아.




여긴 우리 형,

키도 크고, 하얗고 잘 생겼다.

나와는 다르게 야들야들하니

부드럽고, 젠틀하다.



그래도 태국 내에선 게이로 취급받는 건

매 한가지야.

형이 태국 놀러갔을 때,

나와 비슷하게 게이들이

엄청 달려들었데.



우리는 술을 곁들이면서

대화를 시작했어.



형은 가정형편이 제일 어려웠을 때,

휴학을 하고,



노무사 사무실에서 일하며

번 돈을 집에 보태주고,

노무사 시험 준비를 2년 했었다가

떨어졌어.



그 이후로 진로를 바꿔

은행 쪽에 취업하고자 준비를 착실하게 해갔고,

마침내 취업하게 되었다는 스토리를 들었어.



은행취업 준비기간에 돈은 없고,

아르바이트를 해야하는데,

28~30살의 나이 정도되면

아르바이트로 잘 써주지도 않아서 절망적이었데.



겨우겨우 슈퍼마켓 생선 팔면서

취업자금 마련했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형은 나에게

뭘 하고싶은지 찾아서

계획을 세우라고 했지만,


내 인생의 목표는 행복해지는 거야.

그래서 체육교사를 하면서

여가를 즐기고 싶었는데,



이제는 현실적으로 아니다 싶어..

그래서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다 보니까

한국만 아니면 될 것 같은 느낌이 너무 강해서

해외취업 쪽으로 계속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어.



하지만, 형은 이번 년도까지만

임용시험을 치루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어. 비용은 자기가 내줄테니...



무척 고맙고 미안하긴 했어.

친 형이라 할 지라도

형은 형 인생이 있다고 생각해.

솔직히 나는 민폐 끼치지 싫거든.

형은 투자라고 하지만...



뭐든 간에, 내린 결론은

구해지는 일에 따라서

상황이 맞는다면 임용시험을

보고 외국으로 나가자! 라는 생각이야.


뭐, 어떻게든 되겠지!


우리는 술을 거하게 먹고,

(2병 -_-;)

2차로 맥주를 먹기로 했어.



그래서 옆에 있는

호프집으로 갔지.

여기는 업앤다운이라는 호프집으로

계란 후라이가 서비스로 나오는 집이야!

 기본적으로 안주 양도 빠방하고,

퀄리티도 좋더라고!






우리는 케이준 감자튀김과

흑맥주를 시켰어.

감자튀김은 8,000원 정도였던 것 같은데,

다 못먹고 남겨서 집에 싸갈만큼 나왔어.



형은 곧 차를 산다고 다음 날

시승센터 같이 가자고 했어.



형은 그 동안 집에 있는

15년 넘은 아버지 차로

포천까지 출퇴근했는데



차가 이제는 많이 아파서

1달에 두 번정도는

수리한다고 해.


스트레스 엄청 받아서

바로 차 알아보고 계약 걸었다고 하더라.

뭐 어쨌거나 같이 가기로 했어.



형은 기분이 좋아졌는지

맥주를 먹고

볼링 칠 것을 제안했어.


"형, 나 체육과야

형이 날 어떻게 이김"


"나 요즘 볼링 많이 치는데?

나 꽤 잘쳐~"


"오? 그럼 내기 볼링해"


"너 돈 없잖아."


"아니, 어차피 형이 낼건데, 뭐.

지면 몇 일 굶더라도 내가 낼게"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디스하며

이동했지.


우리는 6층에 있는 첼린저 락 볼링장으로 갔어.

여기 생긴 지는 10년 넘은 것 같아.

평일에 가면 신발값 안 받던거 같던데?

근처 사는 사람 있다면 가보셈.




우리는 술이 올라오더라도

눈은 또렷하게 표적을 향했지.


의외로 형은 잘 쳤어.

8라운드까지 우리의 점수는 동일했고,

마지막 나의 조그마한 실수가

1점이라는 차이를 두고

승패를 결정지었지.



나는 촉촉해진 눈가에 이슬을

닦으며 계산대로 향했어...

몇 일 굶어야지...






다음 날 우리는 현대 의정부시승센터로 이동하여

시승준비를 했지.



형이 살 차는

소나타 하이브리드로

적당한 옵션을 꼈을 때 3,500만원 하는 것 같더라고.



나에겐 천문학적인 숫자라

감이 잘 안와..


나는 나중에 차 산다면,

꼭 300만원짜리 중고차로 사야지...





이게 시승할 차였어.

차에 탑승하고

시동을 키려고 하는데

깜짝 놀랐어. 



이미 켜져있다는 거야.

말도 안돼...

그만큼 소리랑 진동이 없더라고...







시승을 하는 내내 계기판에서

평균 연비를 보여줬고

15~17연비가 나오더라.



신기한 모드로는

핸들을 놓고 있어도

15초 가량 차선을 안나가도록

자동으로 핸들이 돌아가게 

해주는 모드가 있었고



앞 차와의 거리 설정하면

엑셀에서 발 떼고 있어도

지가 알아서 움직이고

멈춘다.



이 말인 즉슨,

필치 못하게 졸음운전을 해도

목숨 한 번은 살릴 수 있는 

방어선이 있다는 거지.

대단하다...





여튼, 좋은 차임에는 틀림이 없고,

나로써는 그림의 떡이고...

부럽당

나도 열심히 살아봐야지

다들 화팅화팅하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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