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편에 이어서

이번 편은 그 여자애와의

사건을 조금 언급하고 보컬 형을

방콕에서 재회하게 된 이야기를 쓰려고 해.


눈을 떠보니 어플로 

내가 엄청 놀리던 여자 애가 옆에 있네?

탐마삿 대학교라는 

일류대학에서 박사학위 준비 중인 앤데

전 여자친구 T가 다닌 학교이기도 해서

알 수 없는 심술에

얘가 시덥잖은 개그를 할 때마다

"그게 탐마삿 스타일의 개그냐!

고리타분하군!"이라며

놀려대곤 했던 여자 애야.


그리고 이 여자애가 언젠가 한 번

take care urself라고 했을 때

내 몸 내가 돌보기 싫은데 왜 태국 사람들은

우리 엄마조차도 안하는

이런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나친 간섭이다 VS 아니다로

썰전을 한 시간 넘게 풀었었지.

그런 키보드 워리워적 관계였어. 우리는...

근데, 내가 왜 그런 관계에 있는

여자애의 집에 있을까?


"뭐여! 나 왜 여기있어!"

"내가 라인 보냈을 때 니가 전화했잖아!"


"내가...?"


'맞아... 나는 어제 나는 이모님을 닮은

태국누나랑 술 진탕 먹고

취해서 정신이 없었지...

근데, 내가 왜 여기있는 거지...?'


"술 먹고 쭈그린 것 까진

기억이 나는데 왜 나 여기있는 것임?

전화해서 뭐랬는데?"

"내가 너 뭐하냐고 하니까

술 엄청 먹고 길바닥이라메-_-"


"그래서??"

"어디냐고 물으니까 니가 에스플레네이드라고

술 취한 것 같다고 해서

가깝기도 하고 일단 갔지."


"근데 왜 여기로 옴?"

"집 어디냐고 해도 잠만 자길래 일단

내 차에 태워서 왔어.

고맙다고 하지는 못 할 망정!"


"아... 미안. 고마워...

근데, 왜 나 윗통까고 있어?"

"니 들어오자마자 윗통벗고 내 침대에서

코 엄청 골면서 자더만-_-"


"우리 한 거 아니지?!!"

"하긴 뭘 해!

그리고 너 자면서 

내 가슴 만진 거 알아? 몰라?"


"아??"

"변태놈..."


"변태인 건 맞는데

의도친 않았음요...

나 아직 자는 셈 치고

다시 만져봐도 되는 건가?"

"와 진심 변태다..."


"농담이지 -_- 나 집에 가야겠다"

"이 새벽에 어떻게 가게"


"그랩택시 부르면 돼.

나 챙겨줘서 너무 고마워.

내가 밥 한 번 살게! 간다 뿅!"


그렇게 꼭두새벽에 도망치듯 그녀의 집을 나와

그랩택시를 기다리며 서성였지.

그리고 우열곡절 끝에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 쓰러져 잠이 들었어.

착한 여자애였기에 다행이었지...

나쁜 여자였으면 지갑 털리는 건 기본이고

장기까지 탈탈 털렸을 수도...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다시 한 번 고맙네.

이따가 뭐하냐고 문자나 보내봐야지.


어쨌건, 잠을 한 숨자고 일어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똑같은 행동을 했지.

공복의 운동!!

술이 덜 깼는데도 일단 함.

살찌면 안돼니까 이 때는 운동 많이 했었지.

무엇보다 이 날은!!

보컬 형이 오는 날이어서

같이 많이 먹으려면 운동 해놔야했어!

운동이 끝나고 역시나처럼 세븐일레븐가서

해장라면이나 먹으려다가

좀 특별한 음식이 없나해서 이걸 사가지고 왔지!

세븐일레븐에서 파는 냉동 돈코츠라멘!

단 돈 59바트!!

한국 돈 2000바트로 꾸덕꾸덕하다못해

느끼한 일본 돈코츠라면을 즐길 수 있다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반숙 추가!

국물을 첫 술 뜨는 순간

돼지기름국인지 돈코츠라멘인지는 몰랐으나

정말 느끼한 음식으로 해장하고 싶을 땐 강추!

느끼함과 맛있다의 중간이랄까?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샤워를 하고 나서

보컬 형을 기다렸는데

한 통의 전화가 오더라.


"여보세요 캅!"

"여기 ACER A/S 센터인데요.

견적비용 알려드리려고 전화했습니다 카"


"거 얼마요?"

"3550바트 나왔습니다 카^^

(한국돈 12만원)


"잠깐만요. 

생각 할 시간을 주세요 캅!"


나는 전화를 끊고

즉시 한국 중고나라에 들어가서

중고 acer 노트북 내 기종을 검색해보니

10만원에 팔리더라...


10만원 주고 고칠 수 있는데

중고 노트북보다 수리비용이 더 나오니까

배보다 배꼽이 큰 격이라서

도저히 못 고치겠는거야.

그래서 미련없이 그동안 수고했던

내 노트북찡을 마음에서 정리해야했어.


'미안하다... 다음 세상 분해되고 재조립되어

더 좋은 노트북으로 거듭나길...'


슬퍼 할 시간조차 없이

방콕에 오기로 한 보컬 형을 

픽업 할 준비를 해야했어.

그리고 집을 나설라는 찰나

이 형이 이미 공항 밖으로 나왔다는 거야...

예정보다 빠르게 입국심사가 끝나서

밖에 나와 심카드도 이미 사서

전화 건 거라는 거야.


"형. 내가 공항 픽업해줘야하는데

일이 이렇게 되어 굉장히 유감스럽네.

미안한 마음이 크긴 하지만 그냥 형이 오셈.

그게 훨 나을 듯"


"ㅇㅋ. 간다간다 뿅간다!"

"Yo 왓썹 브라더!"

"왓썹요!"


"우리만의 태국여행 제2막이 시작되는 건가?"

"J야... 형이 시간이 없어."


"왜?!"

"그녀가 와... 그녀가 온다고!!"


"누구? 티나?!"

"응...ㅠ 나 너랑 몇 일밖에 같이 못 있어!

티나 이번에 콘도 계약하러 온다고

오면 티나랑 같이 있어야 하니까

우리 놀 시간 많이 없어!"


"그럼 빨리빨리 행동개시해야지!

오늘 뭐하고 싶어!"

"당연히 클럽이지!!"


-다음 편에서-


이번 이야기는

T의 한국 두 번째 방문의 마지막이자

나의 태국 두 번째 여행기의 시작이야.



T와 내가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은

하루밖에 남지 않았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서로 얼굴을 보려고

집중했던 것 같아.



그래서 사진이 많이 없엉.

내가 글을 쓸 때는 사진부터 올리고

그 때 기억을 더듬어 쓰는데, 

사진이 많이 없으니까

무척 난감하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나가야하는데, 하면서도

서로 엉덩이가 무거워 일어날 수 없었지.




T와 점심까지 숙소에서 뭉개고 있었어.

그러다가 T가 저녁에 자기 친구가 한국에 와있는데

만나지 않겠냐고 제안했어.


딱히 할 것도 없고,

흔쾌히 ok했어.



우리는 아침겸 점심을 먹으러

수유근처에 무한리필

삼겹살 집으로 향했어.


일어나자마자 삼겹살 못 먹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개인적으로 눈 뜨자마자

고기 찾는 사람이라



같이 생활하면 좀 피곤할 수도 있어.

근데, T도 식성이 나랑 좀 비슷한듯.

잘 먹더라



그리고 수유근처에

로드샵 쇼핑을 하러 갔어.




저번에 내가 힘들다고 한 것

무시해서 싸운 것 때문에

나름 T도 쇼핑하면서 

내 눈치를 살피더라구.

덕분에 많이 힘들진 않았어.





태국의 미샤나 토니모리,

에뛰드, 스킨푸드 같은 화장품은

왜 비싼지 모르겠어.

유독 우리나라만 많이 싼 것 같아.



덕분에 피곤해죽겠어...




저녁이 되어서야 우리는

T의 친구를 만나러 이동했고,

약속장소는 명동이었어.



우리는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했고

우리는 명동을 구경했어.

나는 그 친구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어.



그 친구 이름은 벤츠,

T와는 대학교 동기래.

뭐 이름이 벤츠지?

벤츠 꼭 타야하는 이름 같구만?




T의 대학교는

탐마삿이라는 대학교인데,

태국 내에서 연,고대 정도 되는 학교래.



자부심 엄청나.

세계 대학교 순위 50위 

안이라나 뭐라나



특히, 자기네 과는 태국 최고라고

어찌나 자랑하던지.



지방 체대 앞에서

주름 잡으니까

자동적으로 주눅들더라.



그래도 피가 한국인인 것에 감사함.

태국가서 일한다면,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태국 엘리트보다 돈 많이 받아.



그걸로 위안 삼자.

물론, 일을 구할 수 있다면 말이야...



명동 라인 프렌즈에서 

브라운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먹었어.

아이스크림 끝에 곰돌이 

머리 하나 달렸을 뿐인데,

가격이 2500~3000원 정도 했던 것 같아.




우리가 저번 여행에서 같이 사진 찍었던

큰 곰돌이도 여전히 잘 있더라.




T 친구가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사진을 한번 더 찍지는 못했어.




벤츠라는 녀석을 만났는데, 

생각보다 깔끔하게 생겼더라구.

잘 사는 집 자제 냄새가 나더라.

친하게 지내야겠다 싶어서

이것저것 물어봤어.




벤츠라는 녀석은

푸켓 쪽에서 사업하는 부모님을 두었고,

자기는 태국 내 한국 관광팀장인 삼촌에게

일을 배운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푸켓오면 연락 꼭 달라고

하던데 물론, 빈 말이겠지.

안 믿어시캬.




그리고, 시덥잖지 않은 얘기를 이어나갔어.

여자친구는 있냐?

왜 없냐?

게이임?

게이 아니라고? 곧 좋은 여자 만날거야등등..




그리고 벤츠가 화장실 갔을 때,

T는 몰래 얘기해줬어.

벤츠녀석 게이라고.

근데, 티 안내는 게이라고 하더라.



학교 다니면서도

여자 만나는 거 한번도 못봤고

행동도 여성스럽다고 함.



무엇보다 T랑 얘기하는 것보다

나랑 얘기하는 걸 좋아하더라.


나 고등학교 때 교장이 

남자학생을 무척 좋아했는데,

여자랑 사진 찍을 때 표정이 딱 저거였음.

여자를 싫어하고, 남자를 좋아함.




여담으로

그 변태게이교장놈은 

남자애들 엉덩이 꼭 만지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나였음.




우리학교가 흙바닥 농구코트라

농구부 회장인 내가 할 수 없이 대표로

우레탄 코트 깔아달라고 요청함.




알겠다고 말하면서 슬쩍 엉덩이 만지길래

우레탄 코트가 나의 희생으로 생긴다는 

생각으로 참았는데

일주일 뒤에 전근감.

먹튀게이교장놈.





여튼, 벤츠를 만나서

치즈 등갈비 같이 먹었는데,

가격은 비싸고, 양은 적어서

셋 다 눈치보면서

쪼끔쪼끔 먹었어.



내가 돈을 벌 때라

더치페이 안하고 

내가 내도 상관 없지만,

어차피 한번 보고 말 애인데

뭣하러 내줌.



아낀 돈으로 T

설빙 데려가서 디저트나 사줬엉.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고,

T가 미리 로드샵에서 사둔

팩을 같이 했어.


구데타마라는 캐릭터라는데

만사가 귀찮은 달걀녀석이야.

뭔진 잘 모르지만, 팩으로 붙히니까

이쁘진 않았어.




우리는 마지막 날을

담담하게 보냈어.

사실 담담한 척 했는데,

맘은 아니더라구.




또 우울했어.

고개를 돌려보니

T가 훌쩍이고 있는거야.




"T, 울어?



"아니, 안울어... 팩 국물이야"



"Aㅏ.... 그러냐...

난 살짝 감동받을 번 했는데..."



"사실 눈물이야."



"응~ 안 믿어~

더 울어보셈"



"너 나 좋아하는 거 맞냐? -_-"



"응, 그러니까, 비행기표 예매했지"



"응? 무슨 비행기표?

너 설마?"



"응 7월에 학교 방학하니까

그 때 태국 갈게.

한달 반만 참고 있으렴"



"Yes!!!!!!!!!"



T는 눈물을 닦으며

소리 질렀고,

우리는 한 참을 들떠서

얘기하다가 잠들었지.




다음 날이 되었고,

난 출근하러 갔어.



점심시간 때 쯤에

T에게 전화가 왔어.



"J, 나와!"


"어? 어딘데?"


"니 학교 앞!"



T는 캐리어를 끌고,

가기 전에 날 보려고

우리 학교에 왔더라고.



그래서 후다닥 나와서

저번에 갔던 스테이크 집으로 갔지.




1달 반 뒤에 보지만,

그래도 조금 서글프더라구..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귀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먹은 것 같아.




마침내,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어.

"T 잘 지내고 있어~

이번엔 내가 갈겡!"



"알았어. 진짜 감동이야! 

내 생일 알고서 일부로 그 때 맞춰온다니!"



"어...? 물.. 물론이지!!

내가 이런 남자임!!"



사실 난 얘 생일 기억도 안났는데...

다행이다...



"너 이번에 오면

내 친구들도 보여주고, 우리 부모님한테도

소개할게. 그리고 우리 부모님이랑 같이 여행가자"



"어? 내가 니네 부모님이랑 

여행을 왜 같이가-_-"



"이게 태국에선 일반적인거야!

일단 오기나 해!"



"아.. 알았따..."




그렇게 우리는 

다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어.



한달 반이란 시간동안

나는 관리된 내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서

운동도 다시 시작했고,

동시에 밴드녹음도 시작했어.



물론, 지금까지 앨범은 나오지않고,

다시 살은 쩌버렸지만.. 힝...

뭐 여튼 그 때는 열심히 했었어.




T도 자기 커리어를 

차근차근 잘 쌓고 있더라고.


나랑은 다른 길을 

걷는 사람이라 그런가 싶어.

이런거 보니까 내가 더 초라해보인다.



다가오는 T를 위해서

라이언 인형도 샀엉.



이게 KFC랑 콜라보로 해서 팔더라고!

잘됐지! 난 KFC 환장하는데

치킨도 먹고, 선물도 마련하고

일석이조였엉!!



고민도 안하고 선물을 

이걸로 결정했징




태국으로 가는 휴가 날은 점점 다가왔어!




요롬코롬 환전도 하고,

우리은행에서 EXK카드도 발급받았어.

이게 뭐냐면, 태국 4개의 ATM에서

적은 수수료로 바트를 뽑을 수 있는 체크카드야.




특히나, 초록색의 카시콘 뱅크 이용하면

거의 수수료 없다고 보면돼!

태국은 뭐다?

EXK 하나면 끝난다해도 과언이 아님.

꿀아이템임. 강추강추




떨리는 마음으로

공항으로 갔어.

"T, 오빠 출발한다!

기다리셈!"



"빨리빨리 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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