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상은 여자친구와 데이트 할 겸

방콕에 있는 사파리 월드 갔다가

동물쇼가 아닌 사람이 하는 공연이 있다고 해서 가봤더랬지.


제목은 스파이워라고 뭔가 007시리즈의

아류작 냄새가 물씬 나는 제목이었는데

일단 들어가자마자 공연장 사이즈에 놀랐어!


그래서 이건 팝콘각이다 싶어서

음료수부터 준비했지!

그리고 이내 연극이 시작되었는데

무대가 커서 그런지는 몰라도

배우들의 연기가 음...


굉장히 오버스럽더라고?

뭐, 실제로 그 큰 공연장에서 연기를 하려면

평소보다 더 과장되게 해야하는게 맞는데

카메라로 줌 땡겨서 촬영해보니 많이 웃기더라!


어쨌건, 처음은 아무 생각없이 이걸 찍어서

이런걸 봤다라는 걸 1분 내외로 만들 생각이었는데

보다보니 너무 재밌어서 중간부터 풀로 찍기 시작했어.


그렇다보니까 손 흔들림도 심하고 타이밍도 잘 안 맞게 되더라.

그게 많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핵심내용과

뭔가 뻥뻥 터트리는 것들은 다 담았더랬지!


역시 태국은 땅이 넓어서 그런가?

이런 공연장도 구비할 수 있고

이렇게 스케일이 크게 연극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어.


다시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공연표를 보니 아쉽게 하루에 딱 1번만 하는 공연이더라...

하긴... 배우의 연기야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다쳐도

터트린거 복구하고 다시 세팅하려면

몇 시간은 걸리겠더라.


일단 태국판 블록버스터 연극을

영상으로 확인해보자구!

https://youtu.be/UnybJZJPqsg

구독은 센스!!



이번 영상은 여자친구와 데이트도 할 겸

여러분들이 태국에 썸남썸녀가 있다면

가볼만 한 방콕 사파리 월드를 소개한 영상이야.


이 곳은 방콕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인데

대부분 고속도로 포함해서 500바트로 가는 비용을 받는다고 하더라.


근데, 제일 편리하고 좋은 건 그냥 여행사 상품 이용해서

픽업차량 타고 가는 거여

심지어 여행사 통해서 구매하는 입장티켓이 현지인 가격보다 훨씬 싸!

근데 한 가지 알아둬야 될 점은 당일구매해서 들어갈 순 없다는 거야.

꼭 하루 전 날 예약을 해서 다음 날 갈 수 있도록 해!


나 같은 경우는 가격도 잘 알아보지 않고

대충 입구에서 티켓 사서 들가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이 미친놈들이 외국인 구매가를 말도 안되게 후려쳐버려서

태국인의 두 배를 받더라.


하는 수 없이 나는 인생연기를 펼쳐야됐는데

티켓을 사는 여친 뒤에서 최대한 아닥하고

태국인인척 해서 정말 다행스럽게도 태국인 가격으로 들어갈 수 있었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님들은 꼭 하루 전날

사전 구매해서 들어가도록해!ㅠ


어쨌건, 안에 들어갔는데 그냥 여기저기 동물이 널부러져있는 듯한 느낌?

인형인 줄 알고 예쁘게 생겼다며 지나치려고 했는데

알고보니 새고 악어고 그랬어.


그리고 각 시간에 맞는 다양한 쇼도 준비되어 있고

기린 먹이 주는 체험도 100바트(3800원) 밖에 안하니까

가족단위로 여행가는 사람들도 가기 좋을 것 같아!


더 많은 볼거리가 있지만

그건 다음 편에서 마저 소개하기로 하고

이번 편 영상 보며 어떤 느낌인지 보고 가도록 하자!

https://youtu.be/LSGLdfXo0bc

구독은 센스!!


이번 이야기는 

치앙마이에서

뜻하지 않게 한 처자를 만나서

데이트까지 했던 이야기야.


전 편에 이어서, 

빠이에서 설움만 줏나 받고

치앙마이로 돌아왔지.


Z형과 태국 친구들은

좀 의아해했어.

"J, 너라면 빠이랑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았는데?"


"아니요... 아직 저는 진정한 히피라고

볼 수 없어요. 

진정한 히피는 소외감 따윈 느끼지 않음요."


"그럼 빠이에서 당했던 설움 풀러가자!"


"어디 가요?"


"당연히 클럽이지!

오늘은 좀 색다른데 갈거야!"


"하악하악...형제여

절 천국으로 이끌어주세요!"


그래서 갔지.

어디갔냐고?

Take it!

위치는 치앙마이 성벽인 올드시티 서쪽과

안찬 누들 사이에 있어.

그냥 구글에 take it 쳐보셈.


Z형과 나는 새로이 치앙마이에서 

1년간 거주하게 된

한국 형과 나와 동갑인 녀석과 함께 

가게되었지.


음악은 방콕스타일이여!

신나는 DJ음악이 쿵짝쿵짝 흘러나오고 있었지.

하지만, 솔직히 빠이에서 느꼈던 고독과 외로움이

트라우마로 남았기 때문에

쉽사리 춤을 출 수가 없었어.


그래서 한 참을 쭈뼛쭈뼛하게 있다가

술이 한 두 잔 들어가니

간사한 내 몸은 슬슬 리듬을 타기 시작했어.

이윽고 내 몸은 완벽하게

음악에 적응했고, 나는 또 다시 즐길 수 있게 되었지.


그러다가 언제나처럼 주변 테이블 사람들과

"촌 깨우"를 외치며 짠을 했지.

한 참을 그렇게 놀고 있는데 

앞 테이블에 있는 처자가

나에게 슬금슬금 오더니

내 가슴팍에 등을 기대고 춤을 추는 거야?!


'뭐여, 이게! 

말로만 듣던 부비부비?!

여기 치앙마이인데 이래도 되는 거여?!

아니면, 테이킷이 원래 이런 곳인가?!'


일단 치앙마이이기 때문에

워킹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쉽사리 경계심을 풀 수가 없었어.


'이 처자가 뭔 생각으로

나에게 접근하는 거지.

말도 한 마디 없이 건배만 한 사이인데'


나는 뒤로 슬슬 뒷걸음질을 쳤어.

그 때 Z형은 실실 웃으면서

내 등을 앞으로 떠밀었고

그 이후로 나도 경계의 끈을 풀고

우왁부왁! 하면서 춤추고 놀았던 것 같아.


이 때 나는 핑크색 바지를 입고 있었고

이 처자는 곤색 바지를 입고 있었어.

클럽이 끝난 후

내 핑크바지를 쳐다봤을 때

그 처자의 바지에서 나온 곤색의 염료가

내 핑크바지를 한 가득 물들게해서

결국 버릴 수 밖에 없었어.


'굉장히 열정적으로 처자가 부벼주셨구나'

라는 생각보다

'하... 찌밤. 옷 좀 좋은 것 좀 사입지!

내 바지 어쩔거야!!'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


Z형과 일행들은 내 바지를 보며 한 참을 웃어댔지.

그래서 그 처자는 어떻게 됐냐고?

클럽의 불이 켜진 후 어쩔 줄 몰라하며

 미안미안을 외쳤지.

그리고는 내 라인을 따갔어.


괜찮아... 빠이에서 당했던

설움과 소외감이 모두 치료되었는데

그깟 바지...

아깝지만 괜찮...아...

하...


우리는 클럽이 끝난 후 언제나처럼

가는 그 곳,

Lok Lok이라는 

에프터 술집으로 가게되었지.


lok lok에 도착한 Z형은 

언제나처럼 신나게 주변 테이블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있었어.


그러다가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 발생했어!

그 사건은 바로...!!!



같이 갔던 한국일행 형이 

톰보이에게 대시를 받았던 거야!

톰보이는 태국의 6개의 성 정체성 중 하나로

몸은 여자인데, 정신적으로 자신을 남자라고 

생각하는 성을 말하는 거야.


다시 말하면, 언제나 남자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남자를 보고 반해버린 사건이지!!


우리는 모두 의아해했어.

톰보이는 첫 눈에 이 형에게 빠져버렸고

자신도 곤란해하는 눈치였어.

"나... 이런 적 한 번도 없는데

처음이야. 어떡하지...?

일단 라인 아이디 좀 주면 안될까?

아니, 그냥 오늘 나랑 같이 가면 안될까?"


선택받은 그 형은

치앙마이에 온지 몇 일만에

이런 대사건을 겪었기에

어메이징 치앙마이를 외쳐댔지.


그리고는 미안하지만,

친구로 지내자는 말과 함께

진한 포옹으로 톰보이와 이별했어.

"정체성에 혼란이 오게해서 미안하다.

미안하지만, 우린 사랑 할 수 없어.

bye bye."

라는 말과 함께 격한 포옹하는 모습을

뒤에서 다같이 웃으며 찍음.

애틋하지만, 애틋하지 않았어.


아 물론, 이 둘이 로맨틱한 브로맨스를 찍고 있을 때

나도 열심히 썸이 있었던 그녀와 

라인메시지를 주고 받았지.


"나 너 마음에 들어"


"응? 정말? 고마워 >_<"


"내일 뭐해?"


"할 거 없어. 피시방이나 갈 거 같은데?"


"그러면 나랑 데이트 하자!"


"?!"


그래서 다음 날 약속시간에 맞춰

약속장소로 나갔지.


치앙마이 센탄이야!

님만해민에서는 아래 쪽으로 꽤 내려가야하는

먼 곳이지만 그래도 심장 떨리는 데이트를 

하기 위해서 갔지.


여기 센탄에는 이쁜 수족관도 있었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그녀를 기다리며 

물고기를 구경하고 있었어.


혼자 찍은 셀카.

뭔가 물고기 옆에 있으니까

인면어 같네.


드디어 그녀는 도착했고

밝은 곳에서 그녀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보니

제대로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었어.


그녀의 얼굴에는 채연같은 느낌이 있었어.

굳이 비슷한 사람을 찾자면 말이야...

무엇보다 놀랐던 건...

흠... 흠...

가수 지나를 닮은 부분이 있었다는 거야.


에스컬레이터에서 같이 한 장!

그녀의 아이폰으로 찍은 거라

역시 사진 잘 나온다.

사진은 아이폰이 짱인 듯!


그리고나서 라멘을 먹으러 갔지.

그러면서 대화를 했는데

한국어를 종종 하더라고?


알고보니 한국을 일하러

간 적이 있었다는 거야.

회계 쪽으로 일하러 갔다는데

한국 갔던 사진을 보니까 믿기진 않음.


서울도 아니고 지방 쪽에서

회계라... 흠

그게 뭐 중요하냐 싶어서 

그 이상은 안 물었어.


라면을 후루룩 찹찹 먹고

계산하려는데 뭔가 느낌이 쎄해.

난 더치페이를 원하는데

가만히 계시는 거여.


흠... 일단 내가 낼게!

좀 짜증나긴 했어.

여긴 한국이 아니란다-_-


"이제 어디가?"


"어디가고 싶은데?"


"야-_- 너가 태국사람이니까

날 안내해줘야지!!"


"그러면 나이트 사파리 가자!

거기 가봤어?!"


"아니! 뭐하는 곳임?"


"동물원이야! 거기 가자!"


"흠... 그래! 가보자!"


치앙마이 나이트 사파리에 도착하고

우리는 입장권을 끊으러 갔어.

이 처자는 외국인 요금으로 계산하면 비싸다고

기다려보라고 말 한 후

타고 온 툭툭기사한테 잠시 같이 가달라고 하고

현지 입장권을 두 개 사려고 하더라고.


오~ 좀 의외인데?

착한 애였구나 너!


근데, 왜 나한테 돈 달라그래? -_-

그러면 내가 들어가는 게 걸리잖아!

옆에서 내가 슬쩍 돈을 주자

역시나처럼 바로 걸려버려서

나는 외국인 요금인 

800바트의 돈을 내야만 했어.


기분은 짜증났지만

그래도 나이트 사파리는 정말 재미있었어.

차를 타고 가는데 기린이 얼굴을 쑥 내밀고

50cm는 되어보이는 기나긴 혀로

먹을 것 달라고 협박하는데

나름 좋은 추억이었어.

그럴 때마다 그 처자가 나에게 무섭다고 

안겼기 때문이지.


내 정신은 널 경계하지만

내 몸은 너에게 반응하는 것 같아 슬프구나...


그리고 돌아가기 전 다시 사진 한 컷.

그리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그녀와 메시지를 주고 받았지.


"너 방콕 언제 돌아가?"


"나 곧 돌아가는데?"


"진짜? 나 방콕에서 곧 일 시작하는데

너네 집 가도 돼?

나 너 좋아해!

아이 라이 유~"


"응? 우리 집에서 있겠다고?

나랑 같이? >_<"


"응, 당연하지!

내가 널 돌봐줄게.

I can take care of u

because i like u

아이 라이 유~"


나는 속으로 생각하고 생각했지.

'개소리 하지 마.

우리 집에 들어오긴 왜 들어 와.

아이 라이 유는 개뿔이 아이 라이 유여.

넌 날 좋아하는게 아니라

구라를 치고 있는 것이여.

I lie u'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것은

젠틀하지 않아서

최대한 돌려서 좋게 말했어.


"미안한데, 너무 갑작스럽다^^

우리 본지 오늘이 이틀 째인데

그런 말을 하면 내가 어떻게 생각하겠니?

아무래도 그건 좀 무리일 것 같아."


그 후로 어떻게 됐냐고?

그냥 제 갈 길 갔지 뭐.

만약, 고추에 정신을 지배 당했다면

아마 이 때 빅픽쳐를 설계하던 그녀에게

 돈 쪽쪽 빨리고 조기귀국 했을 거야.

더치페이도 안하는 사람은 

썸녀라도 싫음 싫음.


하물며, 여친도 아니고 뭘 한 것도 아닌데

돈을 왜 내줘야 함?!


욕망에 눈이 멀어

현명해지지 못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임.


아, 물론 돈 많으면

그래도 됌.

담 편에서 보장~!




이번 편은 태국여자친구의 생일파티

갔던 이야기야.




내 태국여행을 이제 하루밖에 남질 않았고

나도 슬슬 여행을 마무리해야했어.

그래서 이 날 오전은 기념품을 사러 가기로 했지.





아침에 먼저 일어나서 구름과자를 먹으러 나갔는데,

태국에서 흔하다는 도마뱀을 봤어.

찡쪽이라고 불리는데,

각종 모기나 파리같은거 먹어준다고 하더라.



쪼그만게 신기해서 잡아볼라니까 

엄청 빨라서 도저히 못잡겠음.

방콕에서 본 적은 거의 없었는데,

여기 호스텔에는 많은 듯 하네.



얘는 치앙마이 갔을 때

특히 많이 보이더라.

내가 자주가던 피시방 벽 보면

6마리씩 붙어있었어.




우리는 대충 씻고

나갈 준비를 했어.



우선은 밥 먹으러 이동이동!


"T, 우리 뭐 먹으러 갈거야?"


"비밀장소 있어, 따라와바"



그리고선 호스텔 근처에 

이상한 회사건물 같은데 들어갔어.

갔더니 구내식당이 있었는데,

회사원들 엄청 많더라.



나만 혼자 여행온 관광객 차림이라

따가운 시선을 받았지.



급식소처럼 생겨서 원하는 반찬 앞에 서서

돈을 지불하면 주는 형식이야.

T가 추천해주는 음식들 골라왔어.




참고로 제일 맛있었던게

계란 후라이...

나머지는 걍 그닥...

집 반찬같은 느낌이랄까?




다들 회사 티셔츠 입고 있는데,

나 혼자 이질감 느낀당...

그래도 잘 먹었음.




사람들이 가끔 신기한 듯 쳐다보는데

좋게 생각하면 연예인 된 것 같고

나쁘게 생각하면 동물원 원숭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생각하기 나름임.



밥을 다 먹고 우리는

쇼핑센터로 이동했어.

아마 Big C 였던 것 같은데

빅씨는 먹을 걸로는 없는 게 없어서

꼭 귀국하기 전에 들려서

이것저것 사길 바라.



본격적으로 쇼핑하기 전에 

우리는 코인 노래방에 갔지.



명목상으로는 T에게

'너의 노래가 듣고 싶어'였지만,

사실 내가 노래 부르고 싶었거든...



근데, 계속 자기만 부르는 거야.

어떻게 4곡 중에 한 번을

너 불러보라고 

안 할 수가 있지?



노래방에서 나온 후로

물어봤어.



"너 왜 한번도 나 노래 해보라고 안하냐?"


"내 노래 듣고 싶다며"


"그럼 너는 내 노래 안 듣고 싶음?"


"듣고싶지"



"근데 왜 안 권하냐고"



"하고 싶다고 안 했잖아"




"헐, 대박... 

한번 쯤 물어보는게 매너 아님?"



"몰랐지..."



이 때부터 나의 삔뚜 게이지는

슬슬 올라가기 시작했어.

하지만, 오늘은 T의 생일파티가 있는 날이니까...

왠만하면 좋게좋게 넘어가자 생각했어.




이 때를 기점으로 나는 T를 본격적으로

이기적인 애라 생각하게 된 것 같아.

내가 아는 태국여자가 T밖에 없었으므로

나는 T를 보고 모든 태국여자들이 이기적일 거란 생각을 했어.




근데, 전혀 아니야!!

얘만 그런 거야.

모든 태국 여자들에게 죄송하당...



태국에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끌랭짜이'라는 개념이 있어.



마치 우리나라의 

'정' 같이 우리는 잘 알지만, 

외국에는 없는 단어이자 

설명하기도 어려운...




나도 정확히는 잘 이해 못했는데,

태국 친구들이 설명을 이렇게 해주더라고.



상대방이 목이 마를 것 같아서 

얘가 물을 찾을 것을 미리 알고

물을 준비해놓는 마음?



설명을 개떡같이 해줘서

뭔 말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

"그냥 배려 아냐?"

물어봤더니, 배려랑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개념이래.




하튼, T를 제외하고, 

내가 만났던 태국여자들은

배려심이 깊었어.



암튼, 빡친 기분을 감추고

쇼핑센터로 내려갔지.



버블티 한 잔 마시면서, 

천천히 기념품을 선정하기 시작했어.




맨날 망고비누, 야돔 이런 것만 사니까

별 쓸모도 없어서

뭐가 실용적일까 생각하다가



지난 태국여행에서 라면을 사들고 귀국한게

가장 좋았던 기억이 나서

식품류를 둘러봤어.




태국식 옐로우 카레와, 그린 카레

그리고 똠얌라면!

태국 생각 날 때마다 집에서 끓여먹으면 

좋겠다 싶어서 골랐어!



근데, 1년이 된 지금에도 아직도 집에 남아있어.

한 번 먹으면 최소 3개월은 생각 안 날 정도로

시큼강렬해서 막상 한국에서는 잘 안 먹게 되더라.



참고로 태국 봉지라면은 

우리나라처럼 끓여먹는게 아니라

사발면처럼 그릇에 뜨거운 물 부어서 먹는 거임.

끓여먹으니까 면 엄청 퍼지더라!




그리고 팟타이도 샀어.

이건 면까지 다 들어있는 거라서

가격이 꽤 나갔던 걸로 기억함.



면이랑 소스밖에 들어있지 않아서

맛있게 먹으려면 

새우랑 계란 넣고 같이 볶아드셈!!




그리고나서, T의 생일케잌을 사러갔어.

케잌 값은 우리나라라 비슷한 듯.

저녁 때 친구들 불러서

T의 생일파티를 한다고 하니까

또 있어보이게 케잌 똭 줘야지.



지친다 지쳐.

단순히 필요한 것만 산게 아니라

T가 이동하는 대로 끌려다니니까

힘들었어.



정작 T는 신혼부부 체험하는 것 같다고

좋아했지만...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았어.

망고비누랑 야돔 사는 것보다 훨씬 싸고,

효율적임.




카레나 라면 같은 거는 주위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면

되게 좋아함.

내 주위에 자취생만 있어서 그런가?




쇼핑을 마치고, 나갈라고 하던 차에

T가 한 통의 전화를 받았어.

그리고는 나에게 바꿔주더라.



"여보세요?"


"T의 엄마야

너 내일 간다며!

아줌마 지금 빅씨 와있으니까

잠깐 보고 가~"



"아 예! 알겠습니다"



나는 또 다시 T의 어머니를 봐야해서

긴장이 되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쇼핑 때문에 엄청 피곤해져있었어.




그래서 T에게 말했어

"나 구름과자 하나만 먹고 가면 안될까?

너의 어머니 뵐 생각에 긴장도 되고 

지금 조금 피곤한 상태라..."


"알겠어~"



그리고  흡연장 쪽으로 이동하는가 싶더니

어머니가 계신다던 푸드코트 쪽으로 가더라?



어어? 뭐지?


"야 흡연장 가는 거 아니었어?"


"엄마 먼저 보고 가자~

오래 안 걸려~"


"뭐?!"



뭐라고 하기도 전에

우리는 어머니가 서 계신 곳에 도착했어.

어머니는 밝은 얼굴로 날 맞아주셨고,

나는 피곤한 내색을 할 수 없었어.



T의 어머니는



"J, 배고프지?

뭐 좀 먹어야지?

아줌마가 사올게, 앉아있어"



말씀하시더니, 

후다닥 국수와 몇몇 음식을 사오셨어.




T의 어머니 앞이라 애써 밝은 척 했지만,

기분이 많이 상해있는 상황임.

얘는 눈치없이 또 카메라 들이댄다.




어머니가 주신 국수와 음식을

최대한 맛있게 먹어보려고 노력했어.

실제로 좀 짜증나서

맛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채

T에게 뭐라 할 것만 생각하며 먹었어.




이거는 태국 디저트 중에 하나인데,

화난 와중에도 단 맛이 느껴지는 걸로 봐서는

무척 단 디저트인 듯 싶어.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잘 먹었다고 인사드리고

서둘러 자리를 나왔어.



그리고는 길을 걸으며 T에게 말했지.



"너 내 말 듣기는 했어?

분명히 구름과자 먼저 먹은 후

 만날 준비 좀 하고

가고 싶다고 했잖아!"



"아... 그래도 빨리 보고,

빨리 가면 좋겠다 싶어서..."



"내.가. 분. 명. 히. 말. 했. 잖. 아.

내가 얼마나 말해야 들어줄건데?"




여기서 이차 삔뚜가 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의 생일이니까

참고 좋게 풀려고 노력했지.




T는 가끔씩 걷는 와중에 

날 신경 안 쓰고 먼저 휙 걷는 경향이 있는데

그거에 대해 몇 번 말했었어.



나 좀 두고 먼저 가버리지 말라고...



그런데, 지금 이런 상황에!!

내 기분을 더 풀어줘도 모자랄 마당에!!

내 기분이 풀렸다고 생각하고

또 먼저 걷는거야.



그래서 난 걸음을 멈췄어. 

'얘가 나를 놓쳤다는 것을 알기나 할까?'

싶은 마음으로 한 참을 제자리에서 서서

내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언제쯤 알아차릴까

기다렸어.



20m...30m... 50m..가 지나고

T는 모퉁이를 돌아서 휙 가버렸어.




나는 그 자리 앉아버렸어.

많은 생각을 했지. 이게 뭐지 싶어서...

3분 쯤 있으니까, 

T가 나를 찾아 다시 돌아오더라.



"J, 왜 따라 안온거야?!"



"내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

나 좀 두고 먼저 가버리지 말라고.

그리고 이런 상황에

너가 나한테 미안하다고 해도 모자를 지경에

너가 나를 두고 갔다는 것도 눈치 못 챘다는 건

나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걸로 밖에 생각이 안되는데?"



"좁은 길이어서 같이 갈 생각을 못했어..."



"좁긴 개뿔이 좁아?

사람 다섯 명은 어깨동무하고 

지나갈 수 있을 것 같구만?!"



드디어 내 삔뚜는 완벽하게 상해버렸고,

나는 호스텔로 돌아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무엇보다 영어로 완벽하게 

내 기분을 설명 할 수 없다는 점이

더 서럽고 답답했어.




그렇게 3~4시간이 흘렀고, 

T의 생일파티 시간이 되었어.



"J, 미안해... 같이 가자"


"미안한데, 너나 가서 즐기다 와

나 기분이 아직도 별로여서

도저히 못 가겠다.

분위기 망칠 것 같은데 그냥 너 혼자 가라"



"아니야~ 분위기 망쳐도 돼"


"내가 그 정도 사람으로 보이니?

가면 또 억지로 밝은 척 연기할건데

더 이상 고통스러워서 못하겠다.

너 혼자 가"



"....그럼 나도 안갈래"



"마음대로 하렴,

협박같이 들리는데, 

니 생일파티지 내 생일파티냐?

내가 걔네 아는 것도 아니고"



"내 친구 메이가 픽업하러 왔다는데

못 간다고 말 좀 하러 내려갔다올게"



그러더니 20분 후에

올라오더라.

메이랑 같이...



"J  파티 같이 가자

T랑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냥 니네끼리가, 

그리고 T한테 물어봐"



T는 태국어로 메이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

분위기로 봐서는 지 유리하게 설명한 것 같다.



그래도 메이가 다가와서

토닥토닥 거려주길래

내 입장에서 내가 화난 부분을 다시 설명했어.




"와...  T 못됐네. 나 쟤랑 10년 봤는데,

원래 좀 이기적이야. 좀 어리기도 하고

연애 경험도 없어서

너가 많이 힘들 것 같다.

그래도 T의 생일인데, 한번 이해해주면 좋겠다.

지금 친구들도 다 모여있는데, 걔네들도 다 너 보고 싶어해~

한 번 와주라"




메이가 내 감정에 동감해줘서

내 기분도 이내 풀리기 시작했어.




"알겠어 가자.

메이 같은 친구 둔 걸 다행이라 여겨라!"




메이의 차를 타고, 

우리는 통로에 한 루프탑 바로 갔어.

작고 귀여운 느낌의 아기자기한 루프탑 바였어.



그리고 어쿠스틱 공연도 해서

분위가 더 좋더라.



인기가 많은지 모든 자리가 꽉 차있고,

일하는 외국인도 많아보였어.

그리고 여기에 오는 태국애들은 다 귀티있어보임.

잘 사는 애들인가봐.




다 모여있다고 한 메이의 말과 다르게

우리가 제일먼저 도착했어.

태국 애들의 시간개념이란...




우리는 약간의 안주와

물로 만든 구름과자를 시켰어.

그리고 T의 친구들을 기다렸지.




예전에 언급했던 메이라는 푸근한 친구.

이름은 모르지만 취업했다던 친구도 있어서 축하해줬는데

영어는 못해서 대화는 안함.



가운데 둘은 톰보이와 여자 커플.

나중에 T에게 톰보이 커플은 어떻게 성생활하는지 

쟤네한테 물어봐도

되냐고 허락맡고 질문했는데

기구를 이용한다고 하더라.



부끄러워서 

어떤 기구인지는 자세하게 말 안해줌.




나는 저 친구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눴어.

그리고 인사를 나눴어.

인사를 나눴어.

그게 끝이었어...




나 혼자 한국인이고 태국인이라

난 대화에 참여조차 할 수 없었어.

아무도 나에겐 1%의 관심도 없더라...

가끔 말 걸어주는 상대가 있었는데

그게 T가 아닌 메이였어.



T는 '내 남자친구야' 라고 

날 소개한 이후로

나를 신경조차 쓰지 않았고,

그냥 혼자 가만히 쭈구리처럼 앉아있기만 했어.



그 때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

얘는 아닌 것 같다고...

조금이라도 배려가 있다면

번역이라도 해주면서 

같이 대화에 낄 수 있게 해줄텐데



서러워서 중간에 먼저 갈까도 생각했지만,

그러면 파티 분위기도 어색해지고,

매너도 아닌 것 같아서 참고 조금 더 노력하기로 했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

나는 케잌을 꺼내들며

벌떡 일어나서 소리쳤어.



"내 여자친구가 생일입니다

박수 한 번 쳐줄 수 있나요?"




모든 사람들은 박수를 쳐줬고,

공연하시는 분들은 생일축하 노래를 쳐줬어.

나는 일어나서 T를 가리키며

춤을 췄지.



노래가 끝난 후 나는

한국에서 몰래 사온 금귀걸이를 줬어.



T와 친구들은 감동을 받더니

"너 남자친구 짱이다"라는 말을 했어.

T는 한 껏 으슥해진 얼굴이었어.


내가 준 귀걸이는 송혜교가 했었던 모델이라나 뭐래나

실처럼 얇게되어있어서 축 늘어지는 귀걸이야.

저 사진은 굉장히 행복해보이지만,

난 분위기 띄우는 원숭이 정도로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행복하지는 않았어.



부러운 듯 시샘하는 표정의 T의 친구를 봤어...

이 때 잠시나마 화제거리가 내가 되어서

T가 조금 번역을 해줬지.


하지만 난 그냥 T의 생일파티를 위한

원숭이였어.

일부로 웃긴 표정짓고, 

웃긴 행동하면서 분위기 띄우려고 했고.



그래서 이 정도로 했으면 

날 대화에 참여시켜주겠다 싶었는데,

이 후로도 난 철저히 외톨이가 되었지.




이게 당연한 건가 싶어서

앞을 보니 톰보이 그 녀석도

아무 말 않고 그냥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있더라고.



태국에선 이게 당연한 건가?

남자친구 냅두고 얘기하는게?

그래 태국에 왔으니 태국문화를 따라야지.



파티가 끝날 때까지

나도 핸드폰 켜서 유투브만 주구장장 봤어.

가끔 짠 할 때만 고개 들어서 짠 했고.

아무도 날 신경 안 쓰더라고

서러웠어.


파티가 끝나감에 내 표정은 더 굳어감.

좋은 척 연기하는 것도 질려서 

뛰쳐나오려고 했는데, 

다행히 파티가 종결되더라.



그리고 호스텔와서 T가 말을 걸어도 

영혼없이 웃어주기만하고

 12시까지 T와 아무 말도 안했어.



그리고 12시 지나는 순간에

폭풍 욕을 했지.



"이게 태국 문화인진 몰라도

너가 한국인이랑 사귈라면 배려라는 걸 해야돼.

니 앞에서 나는 배려라는 걸 도저히 찾아 볼 수 없고,

나는 이 여행 끝나고 널 더 이상 안 만날거야.

너랑 만나서 행복한 미래가 상상이 안되거든."




그 날 밤 

나는 T는 오열하다시피 울었고,

T가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을 하고 나서야

내 기분은 조금씩 풀렸어.





'좀 잘해라' 라는 의미로 

라이언 인형을 마지막 선물로 주었고,

이렇게 T의 눈물의 생일파티를 마무리했지.




얘가 다음에 한국에 왔을 때

똑같이 복수할 것이라고 

결심하며 잠들었어.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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