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또

생존보고 함!!


저번에 오토바이를 헐 값에 팔고

출근을 하려면 노가다 브로들의

차를 얻어타야만 했어.


근데, 나 하나가 더 타게되는 바람에

자리가 비좁아 차를 한 대 더 끌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지.

그래서 차 자리가 하나 빈 곳으로

숙소를 이동하는게 모두에게 좋은 것 같아서

숙소를 옮겼어.


아파트에서 투룸으로!

이 곳에는 33세의 두 아이의 아버지인

조형과 내가 걸었던 길인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31세의 김형이 있어.


음악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김형은

7월부터 다시 공부를 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여기에 온 거라고 하는데

이 형은 그냥 노가다가 천직일만큼

일을 잘 하고 또 열심히해.


무엇보다 이 형 얼굴이 노가다 상이야!

 노가다 하면서

이 형 같이 생긴 기술자 아저씨

엄청 많이봤어.

이번에 임용 떨어지면 그냥

노가다 했음 좋겠당.


나의 새로운 노가다 하우스!

조형은 플스2를 가지고 와서

여기서 위닝일레븐 김형이랑 하곤 해.

임고생인 김형은 공부는 안하고

게임만 했는지 엄청 잘하더라고.


여튼, 불편한 점 없이

사이좋게 셋이서 노동 하우스에서

지내고 있어.

때때로 우리는 가끔 요리를 만들어 먹곤 해.

다 같이 대형마트에 가서 남정네3이서

요롬코롬 쇼핑도 해서 온다고!

이 날은 조형이 요리를 만들어준다고 했어.

'노가다인들의 특식'을 말이야!

일단 파를 씻어서 송송 썰었지.

조형이 우리를 위해서 만들어 줄 음식은

다름 아닌 바로 이것!!



라면 샤브샤브야!

라면 샤브샤브라니 많이 생소하지?

물론, 나도 그랬어.

하지만, 막상 먹어보자 왜 라면 샤브샤브인지

알 수 있게 되었지.


요리방법은 다음과 같아.

1. 큰 냄비에 3개의 라면스프를 넣고

팔팔 끓인다.

2. 3개의 면을 넣고 익기 전, 

살짝 덜 익었을 때 흡입한다.

3. 3개의 면을 다시 넣는다.

4. 흡입한다.

5. 3개의 면을 다시 넣어서 끓인다.

6. 이 때 쯤 라면이 밀가루 반죽 때문인지

슬슬 죽이 되어가니까 

숟가락을 이용해서 퍼먹는다.


우리는 세 명이서 10개의 라면을

간단히 뚝딱했지.

특히, 마지막의 그 국물은

동맥경화가 걸릴 정도로 짜고 맛있었어.


우린 이렇게 항상 라면만을 먹지는 않아.

가끔은 외식도 하러 나감.

집 앞 골목에 있는 횟집에서

12,000원짜리 회 정식을 팔길래

노가다인을 잠시 멈추고

품격을 찾으러 갔지.


근데... 개 창렬하다...

여러가지 스끼다시가 나왔지만

12,000원에 이 정도면...

간에 기별도 안 감.


같은 가격이면 돼지갈비 무한리필 갈 수 있는데...

뼛 속까지 노가다인이 되버린 건가?

배가 애매하게 불러서 

뭔가를 더 먹고 싶었는데

근처에서 팀장님이 관리자들과 

술을 먹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우리 셋은 팀장님을 접선하기로 했어.


우리가 팀장님을 만났을 땐

이미 얼큰하게 취해계셨지.

이 때가 기회다.

중국집 메뉴판에서 제일 비싼 깐쇼새우.

깐풍기와 탕수육을 시켰어.

더 비싼 음식이 없나 살펴보니

연태 고량주가 있는 거야.

바로 시켰지!

근데, 비주얼이 너무 고급스럽게 생겨서

팀장이 술 취한 와중에도 가격을 물어보고

화들짝 놀라며 빠꾸시킴.

아쉽아쉽.


그렇게 시원섭섭한 대화를 하며

우리는 음식을 축내고 술을 마셨지.

그리고 팀장님은 아예 훅 가셨어.


얼큰하게 취한 팀장은

평상시 일을 열심히 하는 나를 보며

"우리 J...

 이제 일주일 남았구나...

태국 가따가 다시 와라"


말을 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전형적인 10대 청춘 드라마처럼

아무 말 없이 꼭 안아드렸지.


그리고 조용히 귓가에 속삭였어.

"여기 태국이었으면 벌써 뽀뽀했을 겁니다."

그러자 취한 팀장은 내게 뽀뽀를 시도했어.

나는 태국 상위 1%의 여행자니

거부하지 않고 정면으로 받아들였지.

난 한다면 진짜로 하는 남자입니다.

술에 취해 꽃 밭에 물을 주는 팀장.

왜 찍냐고 성을 내신다면

우리의 추억을 위해서라 할 수 있겠죠.


아, 그리고 진작 노가다를

그만 둔 루니 형이랑도 한번 놀러갔어.

장소는 저번과 다르게 이태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야!

저번에 갔었던 서울 곤 와일드 파티가

이번엔 이태원에서 하는 차례라

두근대는 마음으로 이태웠에 갔지!

노가다를 마치고 유럽여행을 다녀온

루니 형을 오랜 만에 만나니 무척 반가웠어.

루니 형은 앞으로 노가다 말고

영어 사업 쪽으로 도전하고 싶다고 하더라.

역시 노가다는 목돈 마련해서

다른 일 하는 게 개맛이지!


오랜 만에 만난 루니 형은 

나에게 줄 선물이 있다고 하더라.

뭔지 궁금했는데

우리가 가는 파티의 티셔츠였어.


I soju you

라고 쓰여있는데

10번 참석한 도장을 모아야만

받을 수 있는 희귀 아이템이지!

이번에 태국 가져가서 

소주 먹으면서 입어야겠다.


드디어 시작된 파티!

전문 사진사가 동행해서 사진을 찍어줌!

사진 겁나 잘 나옴!

저번처럼 우리는 2차 장소에 합류했는데

이 때는 외국인들과 대화하지 않고

루니 형과 이런저런 대화를 했어.


그리고 2차 장소가 끝나고 나서

단체샷!

난 맨 앞에 있쪙.

그 앞에 앉아있는 서양친구에게

뿔을 달아줬엉.

다음 장소로 이동하던 찰나에

외쿡여자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내 뒤에 있는 여자랑 얘기를 했어.


한국 사람인 줄 알았는데

홍콩사람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외쳤지.

"따거따거!"


근데, 중국말 못한뎅.

무안해져서 한 마디 했어.

"따거따거"


어쨌거나, 3차 장소로 이동했는데

뜻 밖에 엄청난 장소를 발견했지.

라이브 소리가 계속 들리는 곳이었는데

들어가니 필리핀 친구들이 60%이상이었어.


라이브 밴드 조차도 필리핀 사람들이었는데

유명한 락음악을 공연하더라고!

동서양 막론하고 헤드뱅잉!

그리고 밴드타임이 끝나면 힙합 디제이가 나와서

모두가 다 댄스를 추지.


필리핀 사람들이 제대로 놀 줄 아는

민족이라고 들었는데

진짜 제대로임!

여기 이름이 아마 JR pub이었을 거야!

이제 이태원 글램 말고 여기로 와야지!

태국에서 놀던 느낌보다 강렬하다!


그리고나서 마지막 장소로 이동한 곳은

이태원에 있는 클럽 중 하나인

루시드 드림 or 루시드림이야.

노래도 적당히 신나고

사람도 엄청 많진 않아서

흥겹게 춤출 수 있었어!!

술 주문 하려했을 때

아까 홍콩친구보이더라!

술 먹으면서 나한테 물어보던데?


"너 머리 멋있다!!"

"고마웡! 헤헤"


"그거 니가 스스로 한 거야?"

"응 내가 해쪄>_<"


이런 달달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스테이지에서 정신없이

고릴라 같은 바운스를 추고 있는데

다가오더라.

그래서 눈 한번 맞추고

태국 바운스 한 번 흔들어줌.


이 곳 역시 재미있었지만

아까 필리핀 사람들이 많던

그 펍의 강렬한 분위기를 잊을 수가 없어서

그 홍콩친구한테 인사하고

다시 JR 펍으로 들어가서 신나게

헤드뱅잉하고 루니형이랑 자러갔지!


이태원랜드로!!

인당 만원이지만

소셜커머스로 사면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점!

안에 들어가서 목욕하는데

백인과 흑인 형들 알몸을 보면서

루니형과 감탄을 금치 못했다능...

그리고 다음 날 비가 주륵주륵 내렸는데

비 맞으면서 오랜 만에 밴드 애들 만남.

보컬 형이랑 드럼녀석!

우리 5월 19일에 공연하기로 했는데

공연자리가 마땅하게 없는 거야...

그래서 급하게 인터넷으로 부랴부랴

공연 글을 뒤졌지.

근데 어이 상실함.


요즘은 공연하는데도 스펙 필요한가봄.

이것들 보셈.

조인트 공연 하는데도 

직업 좋아야 하는 건가? 

좀 삔뚜 상해서

이렇게 보냈어!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내 돈 내고 공연하겠다는데!!


그래서 비아냥거리고 싶어서 일부로

저렇게 썼어. 그리고 아저씨들의 상징인

'있읍니다'로 표기함!


저렇게 보냈더니 더러운 직업들이라고

생각됐는지 공연제의 안 들어옴.

사실 우리 밴드 스펙 짱짱임.


좋게 쓰면, SK 연구원에 서울메트로

외국계 회사 존슨 앤 존슨, 대기업 GS,

중등교사라고도

표기 할 수 있는데...


뭐 어쨌거나, 그 대학생들도

졸업하고 노가다 할 수 도 있는거고

공무원 할 수도 있는거고

회사 다닐 수도 있는 건데

직업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아서

좀 서글프긴 함.


뭐, 여튼 한국산 안 쓴 동안

나는 이렇게 살고 있었다규!

내 노가다도 이제 정말 딱 일주일 남았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개월의 프로젝트가 슬슬 마무리 되는구나.


곧 태국 가는구나아아아!!

근데, 꼴랑 1주일 남았는데

왜 이렇게 힘들지...ㅠ

어떻게든 버텨봄.

또 생존보고함 ㅂㅂ


하잇!

오랜 만에 생존보고 한당!

파주에서의 노가다 생활은

좋게 생각하자면 나름 편하고

나쁘게 생각하자면 역시 몸은 피곤해.


처음 이 쪽으로 왔을 때

내가 해봤던 소방배관이라 자신감 있게

왔었는데, 알고보니 남이 설치해놓은

파이프를 개 보수 하는 작업이야-_-


내가 했던 일이 아니라

아예 다른 일이라 아는 게 없어서

자신감이 막 떨어졌었어.

그래도 뭐 이런 경험 흔치 않으니까

한 번 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개 보수의 특성 상 남이 해놓은 작업

뜯어서 수정해야하니까 기본 단가를 받으면서

할 일은 아니라고 다들 말하지만서도

다들 꿋꿋이 일하는 이유는

야간 연장 작업이 많기 때문이야!


내가 속해 있는 업체는

4월 말일까지 계약한 시공을

완료하기로 해있어서 무척 바쁜 상태야.

그래서 수요일과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11시까지 일하고 심지어 

일요일도 출근해야만 해.


이 말인 즉슨

아침 7시부터 작업해서 11시까지

일을 한다면 하루 임금의

 두 배를 받을 수 있단 얘기지. 

말로는 쉬워보이는데

이 생활을 계속하니까

눈 뜨면 작업장이야.


숙소가서 씻고 누우면 1시고 

다음 날 5시 반에 기상해야 해.

그나마 나는 상황이 나은 편이야.

왜냐하면 나는 스쿠터를 가지고 왔거든!

남들 5시 반에 일어나서 출발할 때

나는 6시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응가하고 출발해도 안 늦거든!


그리고 제일 좋은 점은

11시에 끝났을 때 나 먼저

스쿠터 타고 후딱 숙소가서 

제일 먼저 씻을 수 있다는 거!


어쨌든, 이런 생활을 반복하면

몸이 삭는 기분이야.

다들 하는 말이 이렇게

야간작업을 두 달 넘게하면

몸이 무너진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두 달 뒤 컨디션보고

세 달 할 지 두 달 할 지

결정해야 할 것 같아.


이 팀의 분위기는 좋은 편이야.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도 있고

많은 형님들도 있는데

즐겁게 웃으면서 일하는 분위기라

일 할 때 할 것만 잘 하면

다른 스트레스는 받지 않아.


하지만 할 것만 잘 하기가 쉽지 않지...

심지어 나보다 나이 어린 친구들이

나보다 일을 훨씬 더 잘하고

일 머리도 좋아.


심지어는 나보다 한 살 어린 친구는

벌써 기술자로 들어왔더라...

여기서 나는 생각했지.


'나이로 괜한 자존심 부리지 말고

일단 숙이고 들어가서

실력 인정하고 동생들한테 배우자!'


그래서 동생들한테도 일 잘한다며

아부 떨면서 일 좀 가르쳐달라고

처음엔 경계하던 동생들도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열고

이제는 친해졌어.


그래서 내가 모른다고 무시하지 않고

잘 알려주고 그러더라.

사람이던 동물이던 칭찬이

최고의 약인 것 같아.




여기서 일한 지 1주일 쯤 되었을까?

예비군 훈련을 가야할 때가 되었어.

팀장에게 하루 빼야한다고 하니까

엄청 싫어하더라...

아무래도 엄청 싫어하겠지.


일도 안 나오는데 예비군 때문에

일한 거로 처리해야하니까.

근데 이게 당연한 거 잖슴.

누가 가고싶어서 감?


마지못해 처리해주겠다고 하는데

그걸로 3일 동안 엄청 생색내더라.

주말없이 일요일에 출근해서

일해주면 고맙다고 절해도 모자랄 판에!

여기서 수틀리면 그냥 가는 거여.


근데, 잔업이 많은 곳이니까

일단 버텨야지 ㅠ

자본의 노예 다 되었어...ㅜ


어쨌거나 일이 끝나고

예비군 가기위해

오도바이를 타고 파주에서

의정부까지 쐈지!

줏나 오래걸림.

1시간 20분 걸렸어...


그리고 친구 B녀석을 만나 

간단히 술 한 잔하고

다음 날 친구 B 녀석과 같이

예비군 훈련장으로 가게되었지.

하... 올 해 6년 차...

이제 올 해만 끝나면 7년, 

8년 차는 안 받아도 된당!


군사훈련이었기 때문에

노동으로 지친 몸을 쉴 수 있는 시간 

따윈 없었어.

오히려 더 빡셌음.


5시까지 훈련을 받고

바로 파주로 가기 섭섭해서

친구 B녀석과 당구 한 게임 치고

삼겹살 먹으러 갔지!

파주로 가기 전 마지막 만찬인가...

여기서 엄청 먹고 나서

의정부 집에서 설사 3번하고 나서야 

겨우 출발 할 수 있었지.


그렇게 파주로 돌아가서

다음 날 부터 다시 야간까지 

노동이 시작되었지.

공정이 너무 넓어서

물건만 한 번 가져다 주는 것도

30분이 걸려...

매일 30km씩 걷는 것 같아...


그래도 버티고 또 버텼어.

일요일날 쉴 수 있고 그 때

나는 밴드멤버를 만나 밤샘합주를

하며 놀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지.





마침내 토요일 작업이 끝났고

나는 저녁 9시쯤 밤샘합주를 하러

파주에서 건대입구로 출발하였지.


오랜만에 왁스도 바르고

노가다인 인 척 안하려고

멀끔하게 입었어!!


파주에서 건대까지 두 시간 걸리더라...

1시간 반 정도인 줄 알고 착각했다가

30분 늦었어... ㅠ


태국 다녀온 이 후로 완전체로 

보는 건 처음이어서

너무 반가웠어!


나는 5월 말 쯤 태국 다시 간다고 하니까

또 가냐면서 놀라더라...

그리고는 가는 건 괜찮은데

이번에는 제발 공연 좀 하고 가라고 해서

아마 5월 쯤에 공연 한 번 하지 않을까 싶어.

노가다 퇴사하고 3일간 빡세게

연습하고 공연해야징!


연습하다가 새벽 3시 쯤에

배고파서 치킨시키고 기다리는 중!

치킨에 맥주 한 잔 먹으면서

우리는 근황토크를 했지.


이제는 다들 직장도 있고

소득도 있으니까 다들 

더 이상 찌질하지 않더라...

다들 비싼 옷 입고있음...

나 혼자 작업복 바람막이 입고 옴. ㅠ


치킨을 먹고 방콕에서 만들어온

노래를 들려주고 합을 맞춰봤어.

그렇게 새벽 5시까지 연습을 하고

밴드 연습을 마무리 했지!


막내 드럼녀석은 진작에 뻗어버림...

이 녀석도 밤 10시까지 

일 하고 바로 왔다던데

아마 많이 피곤하겠지...


그래서 얼굴에 장난치는 행위는

할 수가 없었어... 

무척 하고 싶었지만 ㅠ


어쨌거나 우리는 다시는

밤샘합주를 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다들 각자의 집으로 향했지.

그리고 나도 파주 숙식 노가다 하우스로

발 길을 돌렸어.

다시 두 시간 걸려 숙소에 오니까

아침 7시 반이 되더라.


그리고는 점심 2시까지

잠들고 일어나니 아무도 없더라.

변기통을 부여잡고 

욕정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어.


'이런 곳에서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건가'라는

자괴감 때문에 못 한 게 아니라

인터넷이 안 터졌거든...

하... 조만간 요금제 바꿔야하나.

천금같은 기회를 놓치다니

좀 슬펐음.


그래서 그냥 블로그나 쓰자고

생각하며 밖으로 나왔지.

일단은 작업 할 때 발이 너무 아파서

다이소 가서 쿠션깔창 하나 삼.


이제 발바닥 좀 덜 아프겠지? ㅠ

발바닥 보니까 물집인지 굳은 살인지

잡혀있던데 ㅠ

미안하다 내 발아...


그리고 주유소 가서 내 붕붕이

밥도 멕였어.

얘는 요즘 너무 자주 아프고 

또 기름도 자주 줘야 해.

5천원 넣으면 한 4일 타는 것 같아...

그래도 차 보다는 싸니까

그걸로 만족하장!


그리고 금촌역 이디야 와서 블로그 쓰는 중!

또 눈 감고 일어나면

현장이겠지만 블로그 쓰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므로 괜찮음여!


다들 치열하고 각박하게 사는 와중에

알아서 화이팅들 하셈!

빨리 가서 안전화에 깔창이나 깔아봐야겠당!

다들 뿅!


사실, 이 스토리는 어제의 사건이야.

어제와 마찬가지로

나는 돈을 벌기위해

쳇바퀴 같은 일상으로 풍덩 빠져들었지.


6시에 끊어질 듯 한 허리를 부여잡고

고통에 신음하며 아직 받지 않은 돈을

기대하면서 출근을 하였지.


우리가 가는 식당은

일반 김밥천국이라는 식당이야.

근데, 맛이 더럽게 없고

1인당 6,000원까지 사용 할 수 있어.


대부분의 메뉴를 먹어봤지만

항상 실패했어.

그나마 가장 나은 메뉴는

치즈 돈까스와 참치찌게 그리고 라면이야.


그 중에서 내 입 맛에 가장 잘 맞는 건

치즈 돈까스인데

치즈 돈까스만 매일 아침 저녁으로 먹다보니까

몸에 어딘가 이상신호가 생기는 것 같아.


7시에 정도에 도착해서

오전 시간 동안 먹을 물을 뜨며

눈 뜨면 공사장이라는 푸념을 하고

이윽고 현실에 순응해버려.


그리고 7시 15분이 되었을 때

아침 조회를 하지.

이 때, 국민체조도 같이 하는데

항상 할 때마다 작년도 체육 임용시험으로

국민체조가 출제되었다는 기억이 떠올라.


아직도 이런 생각이 드는 건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는

 포기하지 못한 꿈 때문일까?



모두가 자신의 선택으로

돈을 벌러왔지만, 

피곤한 모습은 숨길 수 없는 것 같아.


국민체조가 끝나면 

업체 별로 오늘의 공사내용을 밝히고

주의사항을 알려줘.


그리고 공사현장으로 가서

일을 시작하지.


매일마다 나는 정해진 기공(기술자)와

같이 일을 했는데

어제는 다른 팀의 조공(보조자)가

그만두는 바람에 내가 그 팀으로 잠깐 들어가게 되었어.


그리고, 같이 합숙하는 형(딸 둘을 키운다던)도

나와 같은 팀이 되었어.

그 팀의 기공은 첫 인상부터 별로 좋지않아

내가 투덜이라는 별명을 붙혔는데

정말 그 이미지 그대로 언제나

투덜투덜거려.


하지만, 투덜거리는데 반해 실질적으로

일을 잘 못하기 때문에

언제나 쓰레기 같은 팀장에게 혼나.


같은 팀으로 선정되었을 때

오늘 하루 짜증 좀 나겠구나 직감했지.


내가 하는 일은 소방배관인데

주로 소방 파이프를 천정에 고정시키는 일을 해.

탑차에 소방 파이프를 얹은 채로

12m정도 상승해서 다른 파이프와 연결하고 고정시키지.


투덜이는 시작부터 투덜투덜거렸어.

오늘 좀 고생하겠다는 둥

파이프 구멍위치가 이상하다는 둥

부정적 기운이 가득한 사람이 옆에 있으니까

덩달아 나도 짜증나더라.


다행히, 나와 같이 숙식하는 형님은

이러한 일에 대해 빠삭한 편이라

아직 서툰 나에게 이것저것 알려줬어.

그리고 기공의 투덜거림을 듣고

실력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하나하나 근거를 들어

설명해줬지.


잠깐 같이 숙식하는 그 형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가족 하나를 위한 마음으로

몸이 아파도 딸을 생각하며 꼬박꼬박

출근하는 형이야.


전 날에 심하게 감기가 걸려서

응급실가서 링거 맞고 왔는데도 

이 날 출근했을 정도라면 말 다 했지.


여튼, 아침부터 작업을 하는데

투덜이 기공은 실질적으로 

 할 줄 아는게 아무것도 없더라.


심지어 탑차 운전조차 내가 하거나

숙식하는 형이 했어.

그러다가 숙식하는 형이

빼액 소리를 지르면서 투덜이한테

쌍욕을 하게 됬는데


그 원인은 바로 탑차였어.

탑차를 높이 상승시킨 후

이동하는 것은 금지되어있어.


가끔 고장난 탑차는 상승한 상태로

앞 뒤로 움직이더라고.

이거 엄청나게 위험한 행위야.

그대로 탑차가 넘어갈 수도 있고

다친다해도 기능미숙으로 보상 받을 수 없어.


투덜이는 상승한 채 올려라 내려라 움직여라

왜 내리냐 어쩔거냐 등등 속사포로

투덜투덜거리기 시작했고

아픈 상태인 형님은 전부터 투덜이의 투덜거림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지

쌍욕을 하더라고.


그 이후로 투덜이는 조용해졌고

그대로 오전 시간은 종료되었어.

그리고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시간이 시작되었지.


투덜이의 투덜거림은 다시 시작지만,

그래도 한 번 그 형님이 소리지른 터라

빈도와 음량이 상당히 줄어있었어.


일 하기는 굉장히 편해졌지만,

문제는 투덜이 자체가 일을 못한다는 거였어.

기술자가 탑 차를 운전 못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높은 곳도 못 올라간다는 거야.

이게 무슨 기술자야.


 높은 곳 작업과 같이 위험하고 

정밀해야하는 작업을

기술자들이 해야하는거고

그러라고 비싼 돈 주고 걔네를 쓰는건데


기술자들이 해야하는 일을 자기가 못해서

초보자로 들어온 우리에게 시키는게 말이 돼?!

임금은 거의 2배 차이 나는데 말야.


이것 뿐만이 아니라 땅에서 하는 일도 못했어.

대부분의 배관사들이 파이프의 길이를 재고

잘라서 고정시키는 것을 한 번에 끝내는데


투덜이는 길이를 재고 자르면 

항상 길이가 맞지 않아서

똑같은 일을 두번 세번하게 하더라고...


이 쯤되자 숙식하는 형님은

열이 많이 받았는지

대놓고 투덜이를 무시하며 가르쳐댔어.


"이렇게 하시면 안돼죠.

저 쪽 부분 길이 빼신거 맞아요?

안 뺐네 안 뺐어.

딱 그 길이만큼 안 맞네요.

저리 비켜봐요, 제가 그냥 할게요"


투덜이는 삔뚜가 많이 상한 듯 보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

나는 어땠냐고?!


투덜이의 말투가 굉장히

싸가지 없어서 싫어하던 차에

똑같은 일 계속 반복하게 만드니까 짜증났지!

그래도 티는 안 냈어.

투덜이와 단 둘이 탑차를 타기 전까지만 해도...


숙식하는 형님은 몸이 너무 아파 잠깐

아래에서 서포트해주겠다고 해서

나와 투덜이가 단 둘이 탑차에 올라

작업을 하게 되었지.


15m에 올라 소방 파이프를 수직으로

고정시켜놓는 일이었는데

파이프 렌치로 파이프를 조이는 것이

굉장히 힘이 드는 일이어서

조일 때마다 '후우! 후우!'

소리를 내며 하고 있었어.


근데, "이것도 힘드냐?"라는 한 마디에

울컥해서 나도 빵 터졌지.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하늘만 쳐다본 주제에

기공이라고 입 만 살아서

한다는 소리가 그거야?


"발씨, 그럼 삼촌이 하세요!"

하니까 투덜이가 움찔거리더니

입 닫고 있더라고.


가만히 있어서 나는 성격 좋아보일 줄 알았나본데,

완전 반대지. 쌈닭임.

개인적으로 가만히 있는 때

 만만한 줄 알고 똥으로 보는 녀석들이

정말 싫다.



그 다음부터 투덜이는 

삔뚜가 완전히 상했는지

모든 일을 말로 시키기만 했고,

기술이 필요한 모든 일들은 우리에게 시켰어.


그 날 기공(기술자) 체험했지.


가관이었던건, 높은 곳에서 안전장치 하나에

의지한 채 발 디딜 곳 조차 제대로 없는 곳에서

설치하는 작업을 우리한테 맡기고

투덜이는 아래에서 핸드폰 하고 있더라.




하도 열받아서 어이없어서

이 또라이 놈 사진 찍어놓음.

나중에 싸우게 되면 

증거자료로 윗선에 제출할라고.


이 외에도 투덜이의 

쓰레기 같은 행보가 많았지만

너무 많아 일일히 나열 할 수가 없다...


아직 일이 서툰 나를 위해

자신이 올라가겠다고 말해준

두 딸의 소중한 아빠인 

숙식형님에게 감사를 표한다.


참고로 기차레일처럼 보이는 게 지상 8m정도야.

많이 높은 높이는 아니지만 떨어지면 무사하지 못하지...

숙식형님은 조그마한 안전고리 하나에 의지한 채

위 쪽 파이프로 더 올라가서 작업을 하는 해야 했는데

보는 내가 더 무서웠어.


나는 저기 기차레일까지만 올라갔는데도

다리가 후덜덜 떨리더라.



일이 끝나고 나는 우리 숙식 멤버들과

걸어나가며 그 형과 함께 

투덜이는 최악이었다고 말하면서 가고 있었어.


"와! 우리 오늘 기공 체험했어.

조공과 기공이 바꼈다.

투덜거림 하나는 기공급으로 잘하던데?

일은 조공보다 못하고~"


근데 옆으로 누가 슉 지나가는데

그 사람이 투덜이였어.

난 사람 뒷담화 하는 거 안 좋아해서

대놓고 뭐라고 하려고 다가갔지만

숙식형님이 말리는 바람에 참았지.


저 사람도 나이가 있고

기공으로써 자존심도 있는데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근데 정작 그 형이 일 할 때

제일 심하게 갈궜다...


그 형이나 나나 

어른들에게 일단 싹싹하게 잘하지만, 

한 번 수틀리면 눈알 뒤집어져서 

앞 뒤 생각 안하는 건 똑같은듯.


하...

평택에 있을 때도 

떽떽이라는 또라이가 있었지만

머나먼 경산까지 와서도 

투덜이라는 또라이가 있는 걸로 봐선

사람 사는 곳엔 언제나 

'또라이의 비율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라는 결론이 나오는구만.


그 중 내가 제일 또라이 일 지도 모르지.

반성함.


그리고 오늘 투덜이는 일 하러 오지 않았어.

만약에 오늘도 투덜이랑 같은 팀하라고 했다면

팀 바꿔달라거나 오늘 일 안한다고 했었을 텐데 다행이다.


소문에 의하면 일 그만뒀다던데

또 이렇게 들어온지 얼마 안되서

다른 사람을 내보내게 되는 건가?

과정이 어떻든 결과가 이렇게 되었으니

일단 반성해봄.


굿 밤들 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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