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편에 이어서

보컬 형을 만나 행보를 같이 했던

이야기를 마저 쓰려 함.


요 근래 기분도 영 아니고

몸도 아파서 몇 일 글을 못 썼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2천명씩이나 꼬박꼬박 들어오네?!

슈바. 그게 돈이었으면 좋겠다.

하루에 2천원씩만 들어와도 더 바라지도 않겠음.

애증의 블로그 하지만 아닥하고

오늘도 글 쓴다 ㄱㄱ


보컬 형과 만남의 재회를 하고

일단 보컬 형의 그녀, 티나가 온다는

소리를 듣고 여유있을 틈이 없었어.

뭐라도 해야했어.

그래서 무작정 밖으로 나갔지!



가자고 브로.

발 닿는 데로 간다.

아, 사진을 보면 보컬 형의 콧평수가

더 넓어진 걸 볼 수 있는데

이 때 보컬 형은 좋은 일이 있었거든.

나이 서른 넘게 취업도 못하던 형이

드디어 취업에 성공한거야!

항상 내 인생이 힘겨울 때마다 뒤를 바라보면

보컬 형이 절름거리며 씨익 웃었었는데...

"J야. 니 인생은 망하게 아니야

나를 봐."

라며...

하지만 이젠 그도 한 사람의 떳떳한

취업자가 되어버렸어...


어쨌건, 보컬형은 본격적으로 일 다니기 전에

여행 좀 하고 싶다고 왔다고 하니

즐길 건 즐겨야지!

남자여행 시작함!

길을 걷다가 보인

전봇대 위에 고양이.

엄청 높은 곳인데 어떻게 올라갔지?

못 내려와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던데

바쁘므로 그냥 쌩까고 감.

지가 혼자 올라갔으니 내려올 때도

알아서 내려오겠지. 절름발이 되거나.

길가다가 보이는 태국 디저트!

보컬 형이 궁금해하길래 사봤어!

내 기억 속에는 엄청 달디 단 과자였는데

보컬 형 먹여보고싶기도 해서...

요롬코롬 생겼어.

저 하얀 색의 정체가 뭔지 모르겠어.

엄청 단 걸로 봐서는

설탕 덩어리 인 것 같은데

일단 맛있으니까 입에 넣자.


음식이름을 몰라서 물어봤는데

아저씨가 넘므앙이래.

20바트 어치 삼.

보컬 형도 입에 넣더니

온 몸을 부르르 떨더군...

겁나 단데 맛있어.

블랙커피랑 같이 먹으면

환상의 조합이 될 것 같은 느낌!

이렇게 넘므앙이라는 과자를 입에 물고

걷다보니 싼티팝 공원이 보였어.

밤에 오니까

산책하는 사람들 겁나 많음.

룸피니 공원처럼 엄청 크진 않지만

여기도 한 바퀴 돌려면 꽤나 오래 걸릴 정도로

규모가 있는 편이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단체로 에어로빅하는데

무대에 있는 에어로빅 강사가

능! 썽! 쌈! 씨!

능썽쌈씨!(하나 둘 셋 넷)

하면서 으샤으샤 하는데

듣기만 해도 재밌어!


언젠가 저 무리 안에 껴서 해보고 싶지만

태국 아줌마들한테 인기폭발 할 것 같아서

두려우므로 나중에 대머리되면 가야겠다.

싼티팝 공원에서

보컬 형과 싼티나게 사진 한 장!

밤에 오니까 꽤 아름다운 분위기가 연출되네.

하릴없이 벤치에 앉아 한 여름밤의 공기를

마시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듯 싶어!

싼티팝 공원을 구경하다보니까

목이 말라서 가는 김에

길거리 카페 들려서 태국커피 한 잔!

연유를 듬뿍 넣은 태국 커피!

먹으면 당뇨 걸릴 것 같이 달디 달지만

씁쓸한 인생을 위로하기엔 더 할 나위 없지.

저 젊은 남녀는 남매인걸까 커플인걸까?

굉장히 어려보임...

커피나 맛있게 타줬음 좋겠당.

"어흑. 이 맛이야.

개맛 존맛 탱탱구리 뿅뿅 얍!"

태국 온 첫 날부터 태국 제대로 느끼는 보컬 형.

오른 손엔 무삥(돼지고기 꼬치)

왼 손엔 태국커피

오지고 지리고 렛잇고 스무스하게 넘어가네.

요롬코롬 길거리 음식을 먹고

정식으로 저녁을 먹기위해

내가 격하게 아끼는 레스토랑인

이트 엠 아에 갔어.

뭘 먹을지 심히 고민하는 보컬 형.

여기 음식은 최상급은 못 되도 값 싼 가격에

충분히 맛있게 스테이크를 즐기기 좋은 장소야.

여기를 하도 많이가서 웨이터 게이녀석이

나만 오면 윙크를 찡긋 해줌.

맞윙크 찡긋!


저녁을 먹고 와서

클럽에 가기 전 조금 쉬고 싶었어.


더워서 에어컨 틀어놓고

윗 통 벗고 뒹굴뒹굴.

지상낙원이지.

그리고 클럽에 가기 위해 본격적으로

준비를 했어.


폼 클렌징 및 눈썹 다듬기!

그리고 토너 로션 수분크림 선크림까지

기초를 발라주고

21호 파운데이션으로 모공을 가려준다!

그리고 머리는 귀찮으니 대충 세팅.

음. 나름 볼 만해졌군.

컨실러로 여드름 난 거 좀 가려주면 더 괜찮았겠지만

컨실러는 극도의 컨트롤을 요구해서 잘 못하면

피부 밀린 거 보이니까 안했쪄.

이 날은 없어보이면 안 되니까

한국인 전용패션인 모나미룩을 입었음.

우린 오닉스 부자 클럽 갈 꺼니까!

택시타고 도착한 오닉스!!

금 빛의 오닉스!

돈 많은 한국인과 부자들만 간다는 오닉스!

혼자 오닉스 갔을 때

킵카드 남은 걸로 뽕 뽑네.

그나마도 단톡방에서 만난 형이 공짜로 준 거!

이번에도 잘 쓰겠습니당!!

별도의 입장금액 없이

손쉽게 입장!

킵카드 짱짱맨 캅!

역시나 화려한 무대조명!

터지는 미러볼!

신나는 EDM!

오늘은 함께 있어 더욱 즐거운

보컬 형과 함께!!

겁나 춤춰야지!

드디어 웨이터가 가져온

아름답고 영롱한 자태의

그레이구스!

얼마인지는 모르나 비싸데.

나 같은 빈민은 감히 사먹지 못 할 만큼ㅠㅠ

하지만, 오늘만큼은 부자인 척 할 테다!

Yo bro! Party time!

우린 열심히 헤드뱅잉을 했지.

둘 다 클럽을 좋아하지만

클럽댄스 같은 거 잘 몰라.

둘 다 락하던 놈들인데 그런거 알겠음?

그냥 흥나면 머리부터 흔드는 거지!

저 번에 혼자왔을 땐

화장실 가고 싶어도, 구름과자 먹고 싶어도

못 갔는데 일행 있으니까

언제든 나올 수 있어서 좋다!


잠시 바람 쐬며 취기 좀 풀고

다시 들어가서 2차 헤드뱅잉 및 술!!

1시가 넘자 분위기는 과열되었고

우리는 좌우앞뒤 눈만 마주치면

우리집 강아지 초야처럼

'놀아줘, 놀아줘'라며

사람들에게 다가갔지!


우리의 술을 다먹었을 때쯤

옆 테이블에서 짠 하자고 하는데

술이 없어서 빈 잔들고 짠하는데

자기네 술 따라줬엉.

고... 고맙다...

우리의 체면을 살려준 

그대의 미덕을 위해 치얼스!


걔네들은 남자2과 여자3의 구성으로 왔는데

한국남자인 듯 보였으나

태국 사람이라서 놀랐어!

회사동료라나 뭐라나!

분위기는 아주 훈훈했고

2시가 되자 이윽고 불이 켜졌어.

술 줘서 고맙다 캅!

이쁘게 생겨서 사진 한 장 같이 찍자고 하니

반갑게 같이 찍어준당!

뭔가의 썸씽을 원했지만

잘 사는 애들 답게 아쉬운 마음없이

쿨하게 슝 가버림.

그래도 너의 이쁜 마음은 기억할게!!

이제 더 이상 오닉스 올 일 없으므로

아쉬움에 마지막 남은 얼음까지 녹여가며

오닉스 야외에서 얼음 물 마시며

부자 분위기를 즐겨댔더랬지!

그렇게 마지막까지 오닉스 뽕을 뽑고 나왔어.


"J야. 나 그거먹고 싶어..."

"그거? 아!! 그거!

클럽 끝나면 당연히 그거지!

가자!!"


항상 RCA 클럽 끝나면 오는 그 곳!

입구 옆 꽁치라면이야!

여기 나만의 완소 플레이스 중 하나야!

님들도 가서 꼭 먹어보셈들!

메뉴는 이렇게 생겼어.

꽁치라면의 정식이름은

마마's 피쉬 스프!

가격은 50밧 정도인데

웨이터 놈이 80밧 달라고 해서

부채질하고 있는 주인 아줌마한테 쪼르륵 달려갔어!


"엄마! 꽁치라면 얼마에요 캅?!"

"50밧이지!"


"엄마엄마! 쟤가 80밧 달라고 그랬쪄!

무서워요... 힝..."

"으이? 니 그랬나?! 이 자슥이!!"


웨이터시키... 

솔직히 마마라면이 80밧은 아니잖아...

적당히 사기를 치던가

너무했다 인마.

그래도 날 태국뉴비로 봐줘서 재밌긴 했어!


어쨌거나, 우열곡절 끝에

테이블에 앉아서

우리의 소울푸드를 기다렸지!

"하... J야. 나 자괴감 든다..."

"왜! 또! 뭐!"


"아니... 다른 게 아니라

티나가 안 왔으면 좋겠다 ㅠ

이러면 안되는 건데...

원래 남자가 이런 거 맞지?"

"에이! 뭐 당연한 걸 가지고!

형 나쁜 거 아냐!

클럽 온다고 말도 했고 바람핀 것도 아니고!

당당하게 놀아라 쫌!"


오가는 대화 속에

나온 꽁치라면!

역시나 맛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였어!

너무너무 맛있어서 다른 단톡방 사람들한테도

추천해줬더니 먹어본 몇 사람이

RCA 클럽엔 안 가도 이거 먹으러

올 정도의 맛이라고 극찬하더라!


이대로 그냥 가긴 좀

아쉬워서 가기 전에

통닭 좀 사감!

우리가 기억하는 가장 강렬한 추억!

클럽 후 꽁치라면과 치킨!

사실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좋았던 부분을

다시 한 번 했을 때의 희열이 많이 크더라고!


"J야. 우리 내일은 어디갈꺼야?"

"내일은 랑싯이라는 곳에 갈꺼야!

형도 이제 태국 몇 번 와봤는데

로컬 체험 함 해봐야지!"


-다음 편에서-


오늘 쓸 내용은 

방콕 RCA거리에 있는 

유명 메이저 클럽인

오닉스라는 1부클럽에 갔던 

이야기를 하려고 해.


저번 편에서와 같이 생각보다 

늦게 받을 줄 알았던 월급이 들어와

사치 한 번 부려보기로 했지.


아, 사치라고 말하고 싶지만

100% 사치는 아닌 게

단톡방에서 만났던 형이 자기 쓸 일 없다고

오닉스나 한 번 가보라고 준 킵카드로

가는 거여서 믹서비용 빼고는 큰 돈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그 믹서비용마저 나한텐 후덜덜함...ㅠ


솔직히 한국에서 혼자라도

클럽 가는 편인데

양주를 혼자 잡아본 적은 없어...

그래서 인생에 한 번 쯤은

혼자 클럽가서 양주 테이블 잡고

있는 사람인 척 놀아보고 싶었던 마음이 엄청 컸어!

위대한 개츠비처럼 말야!


안 그래도 저번 여행에서

루트66 갔을 때 태국 남자 놈 혼자서

양주 시켜서 핸드폰 게임하고 있던 게

병 맛이지만 멋있어보였거든.

그래서 혼자 클럽가서 양주먹는 거에 대한

환상이 가득가득했지!

일단 기대를 가득 품고 출발!

드디어 도착한 RCA입구!

입구에서부터 이쁘게 치장한 여자들과

멋있게 차려입고 온 남자들을 보니까 

클럽에 온 게 실감이 나서 가슴이 두근두근!

헤헤 하지만, 난 혼자지!

혼자서 양주 깔꺼지!!

오닉스 위엄보소.

저 찬란한 자태의 금 빛 클럽.

드디어 내가 저길 간단 말인가!!

나 이제 들어간다?

정말 들어간다?!

혼자인데 들어간다!!!


맨날 루트가는 길에 눈 앞에서만 지나치고

'저긴 부자만 가는 곳이야.

쳐다보지 말자'라고 생각한 그 곳을 

내 두 발로 성큼성큼 들어오게 될 줄이야!


그리고 몇 번 와본 적 있는 것 마냥

거만하게 손가락 두 개를 이용해서

킵카드를 보여줬지.


"몇 명이냐 캅?"

"혼자왔다 캅."


당당하게 혼자왔음을 알리고

절대 기 죽지 않았어.

기 죽으면 한 번도 안 와본거 뽀록 나거든.

혼자서 많이 와 본 아우라를 풍기며 입장했지.

누가 뭐래도 이 날의 나는 

'위대한 개츠비'였으니까 말야.

안으로 들어가자 사람이 바글바글했어.

한국 사람들 엄청 많고!

돈 많아보이는 중국 사람도 엄청 많고!

형님캅들도 엄청 많고!

이쁜 여자도 꽤 많고!


하지만, 오늘의 나는 여자에 연연하지 않고

도도하게 춤만 추고 가리.

다짐을 하며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통로 옆에 테이블을 잡았어.

그 길을 지나가기 위해서는

꼭 나를 보고 지나가야하는 통로구간이었어.

왜냐하면, 나는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거든.


'혼자 클럽와서 양주먹는 

도도한 콘까올리가 여기 있다아아!!!

모두 나를 봐주고 부러워해라!!!'

드디어 나온 양주!

어? 라벨이 아니네?!

처음 보는 건데? 불도 들어온다! 이쁘다!!

게다가 거의 새거네?!


단톡방 사람들한테 이게 뭔지 몰라서

슬며시 사진 투척하니까

강남에서 바 운영했다던 한 여자 여행자가

"오? 돈 많으시네요?

맨날 현지인처럼 사신다더니

그레이구스를 드시네...?"

라고 말해줘서 

이게 그레이구스라는 비싼 술임을 알게되었지.

단톡방 형님 다시 한 번 고마워요!

덕분에 좋은 술 잘 먹었어요!


나의 본격적인 클럽은 시작되었고

'와 쟤 뭔데, 혼자와서 테이블잡고

미친놈마냥 춤추지?'라는

많은 테이블의 여자들 시선이 느껴졌어.


하지만, 그 시선들을 쿨하게 넘기고

나는 쿨하고 도도함을 유지했지.

근데, 문제가 하나 있었어.

웨이터가 케어해준답시고 자꾸 와서

술을 콸콸 부어주는데 완전 짜증났어.


'아나! 오늘 쫌만 먹고 다음에

또 올건데 왜 자꾸 콸콸 붓는 거여?!'

생각이 가득가득한데 이 속도대로라면

분명 오늘 내가 이거 다 먹는 건 불 보듯 뻔했어.

"나 술 따라줄 필요 없다 캅^^"

"아니다 캅! 너 혼자 왔으니

내가 테이크 캐어 해주겠다 캅!"


"아니 괜찮다 캅!

그냥 내가 알아서 할게 캅!"

"노노! 아이 때잌 캐러 유!"


"아 쫌 가라고!

팁 줄게. 저리가!

여기 두 번 다신 오지말고!

저기 저 여자애들 보이지!

이거 줄테니까 나 대신 쟤네나 잘 캐어해!

여기 오지마!"

"헤헤. 알겠다 캅"


이런 팁 귀신 놈...

처음부터 팁을 원한 거였구나.

들어갈 때 준 놈은 어디가고 이 녀석이 붙은 거야?!

근데, 그 녀석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어.

팁 줬더니 뭐라도 해야겠다고 느꼈는지

여자 테이블 여자와 인사하라고 데려온거야.


'아나... 가지가지 하는 녀석이네.'

여자는 밝게 인사하며 내게 왔지만

나는 그닥 반갑지 않았어.

대충 눈치 보아하니 얘네는 술 거의 다 먹어가는데...

얘네랑 인사하고 친해져서

술 같이 먹는다면 내 술 다 뺏길 거

불 보듯 뻔하니까!

ㄴㄴ 호구 잡힐 순 없지!


그래서 최대한 예의있고 있어보이는

사람처럼 말을 했지.

"오늘 기분이 좋아 혼자서 

클럽 즐기려고 온 거에요 캅^^

재밌게 노세용! 캅!"


혼자 클럽와서 술 지키기 참 힘드네...

드디어 웨이터 녀석도 더 이상 오지않고

쾌적하게 혼자 춤을 도도하게 출 수 있었어.

근데, 1시가 넘으니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점점 내 영역을 뺏겨가는 거야...


특히, 우리마을 빈민촌에 사는 것 같이 보이는

태국 남자놈들이 떼거지로 병맥주를 들고와서

내 테이블 위에 술병을 올리는 행위를...

단호하게 철벽쳤지만

몸과 마음은 피폐해져버렸어...

피폐하다 피폐해...

춤 출 공간은 없고...

옆에서는 이 녀석들이 날 밀치며 놀고 있고...

화장실도 가고 싶은데 혼자와서

술 도둑맞을까봐 가지도 못하고...

총체적 난국이었어.


그렇게 10분 정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갈등하다가

클럽 밖을 뛰쳐나가며

내 부자체험은 그렇게 막을 내리고 말았지.


혼자 클럽 테이블 솔플은 보이는 것 만큼

멋있는게 아니었구나...

화장실 너무 가고 싶더라.

솔플은 병맥주가 낫다는 교훈을 얻으며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침요.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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