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상은 제주도 해변 노숙을 마치고

게스트 하우스에 갔던 날의 해프닝이랄까?


전날 호기롭게 텐트를 치고

해변에서 노숙을 하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 황급히 차로 이동해서

쭈그리고 잤더랬지...


온 몸이 찌뿌둥하고 똥도 마렵다 싶어서

근처에 있는 제일 싼 게스트 하우스를 검색했어!


그 곳은 통큰 게스트 하우스라고 하는데

하룻밤 가격이 12,000원!


저렴한 가격에 맞게 시설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파티가 있다는 말에

오랜 만에 게하 파티의 흥도 느껴볼 겸

그걸 영상에도 담고 싶었어!


근데, 어떤 아저씨가 자꾸 찰영할 때마다

끼어들면서 훈수질 하는 거야.


그냥 첨에는 그런갑다 하고 참았는데

파티 때 올라가서도 술 먹는데

계속 선을 넘네?


언제나처럼 들이박을까하다가

모두 좋게 여행와서 이 아저씨한테 쌍욕 박으면

분위기 모호해질 것 같아서 참았어.


그리고는 한 가지 계략을 세웠지.

일단은 이 아저씨가 뭐라 하는지 잘 듣고

맞장구 쳐주며 사주는 건 칼 같이 받아먹고

감사하다고 인사해.


그러면, 보통 꼰대들은 신나서 돈 쓰거든.

또 파티 때 어울리겠다고

시장에서 사온 만원짜리 회를 가져왔는데

그것도 낼름 먹고


저녁 때 치킨 시킨 것도 고맙다고 낼름 먹고

파티 끝나고 아이스크림도 낼름 받아먹고!


치켜세워주니까 아주 어깨 뽕이 하늘로 승천하더라.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이 아저씨한테 쌍욕을 받고 싶은 감정을 담아

그 날 꼰대 아저씨의 유튜브 훈장질을

영상 안에 담아봤어!

그렇게 잘 알면 자기가 하지 왜 안 할까?


어쨌든, 다 같이 꼰대 아저씨의 훈수질 보러 가자고!

https://youtu.be/YjKyKGSdNLk

구독은 센스!!



이번 영상은 작정하고

제주도에서 사치 한 번 부려본 날의 영상이야!


원래 제주도 갈까말까 한 상태에서

밴드의 베이스 녀석이

제주도나 한 번 갈까?

라는 말에 제주도행을 결정했었지!


밴드 사람들은 직장 일 때문에

2박3일 짧게 오지만

그러면 너무 비행기 티켓이 아까우니

나 같은 프리랜서는 제일 쌀 때 가서

푹 쉬다가 제일 쌀 때 오는게 캡쑝짱 아니겠슴?!

그래서 먼저 제주도로 떠나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어!


첫 날은 게스트 하우스에서 자고

밴드원들이 오면 고품격스러운 오션뷰 호텔로 가자고 했는데

오션뷰 룸의 가격이 무려 하룻밤 10만원이거야...


이게 비수기 때의 가격인데 성수기면 얼마나 비쌀까...

어쨌든, 짧게 오는 그들을 위해

그 리젠트 마린 더 블루라는 4성급 호텔을 예약했고

밴드원들과 함께 하는 동안에는

무한리필 대신 퀄리티 좋은 음식만 먹기로 했지!


그래서 밴드원들을 만나자마자

흑돼지 거리로 달려갔어!


10년 전 제주도에서 겁나 유명한

돈사돈이라는 곳에 갔었는데

너무 비싼 가격에 충격 받아

 다시는 단품 흑돼지 안 먹겠다고 고민했지만

밴드원들과 합심해서 엔빵으로 내니까 조금은 두려움이 가시더라!


흑돼지 1인분 200g의 가격은 18,000원

그나마 이게 다른 네임드 흑돼지 가게보단 싼 가격이야.


그리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3인분을 주문하니까

삼겹살이 딱 5줄만 나오더라?


창렬의 기운에 순간 오금이 떨려왔지만

그래도 이 날은 없는 티 내고 싶지 않았으니까

안면근육을 경직시켜서 억지로 웃는 표정을 지었더랬지!


그래도 좋았던 건 비싼 만큼 서비스가 좋았다는 거야.

원래 삼겹살 굽다가 기름 튀어가지고

고통받고 그러는데

여기는 직접 알바 분이 해주시더라고?


비싼 건 다 인건비 때문이었나...

편하긴 하더라!


그래서 우린 그냥 구워진 삼겹살만 먹으면 됐었지!

그렇게 한 점 한 점 소중하게 음미하며

삼겹살을 먹다보니까 어느새 없더라고?


슬픈 마음을 딛고 일어나려는데

후식 냉면 안 드시고 가냐고 묻더라?


오! 비싼 흑돼지 가격 안에

후식냉면 가격도 포함되어 있는 거였구나!


항상 고기 집가면 냉면 값 아까워서

시켜먹질 못했었는데

여기서는 공짜라니!


그래서 다시 앉고 먹고 갔더랬지!

그렇게 끝난 줄 알고 계산하던 찰나

아주머니가 고급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또 주더라?


크! 이 곳은 창렬과 혜자가 공존하는 연옥같은 곳이구만?!

이라고 생각을 하게됐어!


참고로 내가 갔던 곳은 흑돼지 거리에 있는

대돈이라는 곳이고 후원 받아서 글이나 영상 찍은 게 아니라

가장 싼 데 들어가서 리뷰한 거니까 안심하셈!

흑돼지 맛은 그냥 여러분이 아는 삼겹살 맛이랑 똑같음!

그러면 영상으로 보러 가자!

https://youtu.be/XTEoqRrghMs

구독은 센스!!



이번 영상은 저번과 같이

카오산에서 300바트로 즐기는 두 번째 이야기야!


드디어 첫 끼를 먹게 되었는데

메뉴는 너무나도 유명한 그 것!

카오산하면 떠오르는 그 것!

팟타이야!


300바트 밖에 쓸 수 없기에

무난하고 적당한 가격과 맛의 팟타이를 먹으러 갔어!

가격은 50바트!

한국돈 1800원!

이 정도라면 한 끼 먹고 저녁에 카오산가서

간당간당하게 쓸 수 있다고 생각했지!


팟타이를 다 먹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

편집하는데 목 말라서 봤더니 물은 왜 이렇게 비싸고

배는 왜 이렇게 고픈지...

다른 외국인 게스트들은 바비큐 파티하고 난리났는데

새삼스레 내게 이런 미션을 준 여자친구가 조금 원망스럽기도 했어...


하지만 참는 만큼 더 재밌지 않겠음?!

꾸역꾸역 배고픔을 버텨가며 밤이 되길 기다렸고

드디어 밤의 카오산을 즐기러 갈 수 있었지!

그 곳에선 난 카오산에 갈 때마다

만났었던 그리운 사람을 만날 수 있었어!

그 사람이 궁금하다면 영상에서 보자구!


구독은 센스!!


이 날은 여자친구가 베트남으로

회사여행을 갔을 때

카오산에 갔던 영상이야!


떠나기 전 그녀는 내 유튜브 채널을 위해

한 가지 아이디어를 줬지!

'300바트로 카오산에서 하루 즐기기'

한국돈 만원인데... 이게 과연 즐겨질까?!

게다가 그녀는 세븐일레븐 편의점 음식은 먹지 말 것을 당부했어.


하... 카오산은 태국 내에서도 물가가 창렬해서

시작하기 전에 두려움이 너무 컸지만

그래도 일단 하고보자 마인드라

훌쩍 카오산으로 떠났어!


그래도 불행 중 다행으로 숙소비용과 교통비는 제외하고

순수하게 카오산에서 먹는 비용과 노는 비용만

300바트로 책정으로 했기 때문에

뭔가 아슬아슬하게 즐길 수도 있을 것 같단 말야?!


일단 도착하자마자 게스트하우스 체크인을 하러 갔는데

주로 내가 자주 갔던 호스텔인

오 컴파운드 호스텔이라는 곳이야!


호스텔 한 가운데 나무가 있고

아름다운 조명이 있어서

낮이나 밤이나 가릴 거 없이 아름다워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곳이야!

숙박비도 저렴해서 6000원 정도에

도미토리를 예약했었어!


가는 방법은 영상 안에 있으니까

혹여나 갈 사람들은 참고 하셈!


낮의 카오산은 예상대로 휑했어!

일단 내가 자주가는 펍의 위치를 영상에서 소개했고

주변에 있는 사원인 왓차나송크람도

영상 속에 담아봤으니까 여행 갈 때 참고하면 좋을 듯 싶어!

일단 영상 보러 가자고!

https://youtu.be/RCmBtbUAROM

구독은 센스!!


으아... 돈 없는 와중에

일본을 와버렸어.

역시 모든 여행은 거지여행이 최고지.


이번에 일본에 가게 된 이유는

공항세관에 맡겨놓은 구름과자를

되찾기 위해서도 있지만

서핑이 유명하다고 하는 아오시마에 가서

서핑을 해보고 싶었기도 했어.


항공권은 왕복 9만원!

그래서 보자마자 바로 질러버렸으!

전 날 잠 자는 타이밍 놓쳐서

그냥 밤 새고 이른 새벽에 공항으로

출발했어!

공항에 예상보다 늦게 도착했는데

그 이유는 공항 리무진을 탔던

여성 분이 급똥이 마려웠기 때문에

중간에 정차했기 때문이야.


1시간 거리의 리무진이 중간에

멈춰서는 것 처음 봤어.

다른 사람들의 비행시간이

촉박하지 않아서 다들 이해해주는 분위기더라고.

급똥이면 어쩔 수 없지 뭐.

근데, 미안한 표정이 아니라

도도한 모델 워킹으로 돌아와서

착석하니까 오히려 좀 멋있어보였음.

공항에 와서 제일 먼저 한 것은

전 날 신청한 위비뱅크 환전이야!

90%의 우대환율로 환전을 받을 수 있다고!

물론, 주요통화만.

하고싶으면 당일은 안되니까 전 날 하도록하셈.


그리고 마찬가지로 전 날 신청한

월드로밍 포켓와이파이를 

3일에 5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예약을 해서

그것 또한 수령했징.

그리고 나서 편의점 도시락 먹었쪙.

KFC 가고 싶었는데

한국 KFC 너무 비싸서 1+1행사 하는

밤 10시 아니면 못 가겠더라...ㅠ

태국 물가에 빠져드니 한국에서 돈 쓰기가

쉽지가 않넹.


그리고 세관 반송품 찾는 곳에 와서

6일 동안의 보관료 12,000원을 내고

내 소중한 구름과자를 다시 Get.

내 앞에 베트남 아저씨 보니까

한국 입국 할 때

베트남 담배를 한 상자를 넣어왔던데...--;

그 정도면 밀매수준인데...

그 아저씨도 6만원 돈 내고 찾아가더라.

내가 타는 비행기는 이스타 항공!

그래도 물은 공짜로 주니까

좋은 항공인건가?

에어 아시아는 물도 사먹어야함.

한국 온 지 6일 만에

다시 한국 탈출!

돈 없는 주제에 외국 엄청 자주 다니네.

주제도 모르고.

라고 스스로를 나무라고 있는 중이야.

드디어 도착한 미야자키 공항!

공항 안에서부터 느꼈지...

공항 직원 분들이 연배가 지긋하신 분들...

여기는 노인분들이 가득한 곳이구나...

그냥 쉬다 가자.

20분 거리에 있는

아오시마에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야하는데 일본 대중교통비 헬이야.

500엔이 동전이라 없어보이는데

밥도 사먹을 수 있는 한국 돈 5000원임.

개비쌈. 이런 날강도들.

그렇다고 버스가 엄청 좋은 것도 아니야.

태국버스보다 좀 더 좋은 수준이던데

이걸 5000원 받는다고?

실화냐!

전철도 4000원 돈이라

그냥 가까이에 있는 버스타고 이동함.

가는 내내 일본의 가정집 풍경을 기대했는데

그런 거 하나도 없어.

솔직히 말해서 여기가 일본인지

강원도 평창인지 구분이 안 가.

뭐가 없어.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보이고...


어쨌거나, 목적지인 아오시마에 내려서

게스트 하우스로 이동했어.

이틀에 45,000원...

핵비쌈.

여긴 아오시마 게스트 하우스 후추라는 곳인데

주인이 항상 자리를 비우기로 유명해.

서핑을 좋아해서 항상 서핑하러 가있다나?

역시나처럼 체크인을 원했지만

주인은 보이지 않아서 기타나 좀 퉁기고 있었지.

여긴 이 곳에서 제일 비싼

다다미 방이야.

나는 그냥 값싼 도미토리 2층침대방이라

여기는 그냥 구경만 했지.

한 참을 기다렸는데

한 무데기의 사람이 오면서

서핑장비를 정리하더라고.

주인이 있나 싶어서 조금 지켜봤는데

전혀 아니었어. 

그래서 주인 오기 전까지 여정을 떠났지.

아오시마 메인거리.

날씨가 굉장히 화창하고 더웠어.

한국은 추운데 여긴 많이 더웠어.

곧 태풍 온다는데 태풍오는 날씨 맞아?

아오시마 해변 옆에 있는

헬로키티 샵.

굉장히 핑크핑크한데 여기까지와서

비싼 키티 살 이유없으므로 그냥 패스.

오! 여기도 툭툭이 있네?

굉장히 비쌀 거로 생각해서

눈도 안마주치고 걸었는데

알고보니 타는 것 자체는 공짜고

팁의 개념으로 얼마씩 챙겨준다더라.

하지만 결국 돈 나가니까

무겁고 쓸데없는 내 육중한 다리로 걸었지!

아오시마의 명물 도깨비 빨래터래.

처음 봤을 땐 신기했는데

3초 이상 보니까 그냥 돌파티더라.

3초까진 볼만 하니까 님들 혹시라도 가면

꼭 가서 구경들 하셈.

아오시마 신사로 가는 길에 보이는

일본 조형물.

이름이 뭐였는데 기억이 안남.

별로 기억해서 좋을 것 없으므로

그냥 쿨하게 Pass.

이렇게 해변을 한 바퀴 걷는 것만 해도

땀이 상당히 많이 났어.

그래서 숙소로 돌아가니까 주인이 있어서

체크인하고 바로 샤워함.

일본 가정집의 1인용 욕조인가봐.

주변에 온천이 있으므로 목욕은 안하고

샤워만 후딱 함!

샤워하고 배가 고파서

일본에서의 첫 끼를 뭘 먹을까 하다가

역시 내가 가장 자주 좋아하는 곳으로 이동했어!

세븐일레븐이야!

돈도 아낄 겸 일본 편의점도 가고 싶어서

물어물어갔는데 숙소에서 거의 1km 떨어져있어.

와... 여긴 편의점 조차 없는 헬이구나.

정말 강원도 산골스러웠어.


편의점에 들어가서 계산하는데

후줄근하고 수염 안 밀고 가니까

계산할 때 일본말로 뭐라 물어봄.

영어 쓰니까 일본사람 아니냐며 당황해함.

전혀 몰랐다고...

뭐지, 멕이는 건가...

편의점에서 딱 만원어치만 샀어.

태국에선 100바트(3,300원)면

오지고 지리게 샀는데 여기 만원 돈으로 

산 구성품을 보여줄게.

고급물, 도시락, 컵라면, 당고

4개 사니까 1020엔 나오더라.

그래도 느끼는 게 한국보단 가성비 있다...

특히, 당고 맛있엉.

밥을 다 먹고 앉아있는데

고양이가 다가와서 교태부림.

하지만, 만져주진 않을 거야. 저리가.

밥도 먹었겠다. 피곤피곤해서

일단 꿀잠 자버렸어.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갸꿀잠 잠.

일어나니 출출해서 근처에

라면가게 찾아봄.

뭔가 느낌있군.

블로그 뒤적거리다가 

여기 괜찮다고해서 와봤어.

유명인사들의 싸인이 굉장히 많던데?

맛도 있을까 의문스러웠지.

내가 시킨 건 차슈라멘.

8,800원이야.

첫 입 먹는 순간 역시나 맛있다 싶었는데

두 입 째부터 짜더라.

개인적으로 짠 거 좋아하는데

여기는 너무 짰어.

그 이후로 먹을 때마다 

태국에서 저렴하게 먹는 태국라멘이랑

별 차이가 없음을 느끼고 실망했더랬지.

라멘을 먹고 게스트하우스 주인

토시 브로한테 자전거 빌려달래서

주변에 있다는 슈퍼마켓으로 이동했어!

끝나기 1시간 전에는 세일 하니까

거기서 음식 싸게 사서 다음 날 아침 먹으려고!

도착해서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맥주 좀 샀어.

여기서도 2,500원 정도 하는데

한국 편의점에서 수입맥주 4개에 만원아님?

똑같네?! 한국 수입맥주가 싼거였구나...

늦게오니 음식이 많이 없어서

그나마 괜찮아보이는 튀김덮밥 하나 샀어.

그리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니

한국인 형이랑 토시가 앉아서 얘기하고 있길래

나도 슬그머니 꼈지!

요렇게 두 시간 가량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어.

태국얘기도 하고, 일본 귀신얘기도 하고

여자 얘기도 하고, 일본 한국 문화에 대해

말하기도 하고.

게스트하우스만의 훈훈함을 느낄 수 있었지.

그리고는 관짝같은 침대에 누워서

억지로 3시까지 셜록 보다 잠.

코를 많이 고는 편이라 게스트 하우스 올 때면

남들 자는 거 기다렸다 자는 매너.


오늘은 여까지 쓸껭!

낼 시간되면 씀!


요즘 난 어떻게 지내냐면

굉장히 우울하게 지내.

그래서 일부로 오토바이 타고 

홍대 게스트하우스도

다녀오고 그런 거임.


내가 봄, 가을을 엄청 타서

죽을 맛이야.

외롭기도 하고

허하기도 하고...


그래서 요즘 일부로 운동해.

살도 뺄겸!!

안 우울해질라고!

농구를 주로 하지!

키 작고 푸짐한 몸과는 다르게

그래도 농구 잘함!


추석기간 동안 살이 더쪘어.

지금도 잘 안 빠지는데 문제는

농구가 끝나면 배고파서 뭘 항상 먹거든.



어제도 농구 끝나고 11시에 치킨 먹음.

스쿠터 타고 부랴부랴 달려가서 문 닫기 전에

흡입하고 왔지.

닭똥집과 염통은 서비스로 주기 때문에

13,000원에 가성비 짱짱이라구!



잠깐 T얘기를 하자면

T랑은 완전하게 끝낸 것 같아.

그 전까지는 이도저도 아닌 사이였지만

지속적으로 다시 연애하자고 연락이 왔거든.

하지만, 정말 얘는 아니다 싶었던 게

경산에서 일하고 있을 때

위험한 곳에서 다치지 말고

힘내라고 위로는 못해줄 망정

자기 말레이시아 출장갔다고 자랑하는 거야.


맨 처음에는 그럴 수 있다쳐서

솔직하게 내 심정을 말했어.

나 그런 사진 볼 때마다 자격지심 느껴져서

굉장히 힘들다... 난 위로를 받고 싶은거다...

너가 경험하는 것들 같이 공유하고 싶어서

사진 보내는 건 잘 알겠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왜 이러고 살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힘들다고 설명했어.

그리고 나는 지금 무척 힘들어서

위로 받고 싶다고 말했어.


T도 알아듣는 듯 싶었지.

그래서 다음 날, 

나 이런 곳에서 위험하게 일하니까

조심하면서 일하라고 위로해주기를 바라면서

공사현장을 찍어보냈어.


하지만, T는 위로의 답장대신 

다시 자랑하는 사진을 보내는 거야.

어제 알아듣게 설명했는데도!

아침부터 철근 들면서 헉헉대고 있는데 

굉장히 짜증났어.


그래서 T에게 내가 어제 했던 얘기를 기억하라고

일부로 철근 사진 찍어서 보내주니까

맛있는 음식사진으로 답장이 왔어.

그래서 나는 20m 위에서 위험하게 일하는 

사진을 보내줬지.


T는 다시금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 사진을 보냈어.

이 쯤되면 사진 배틀 아니야?

그래서 나는 파리가 날리는 열악한 푸세식 

화장실을 찍어보내줬지.

그러자 T는 동료들과 웃고 떠드는 사진을 보냈어.


나는 마지막으로 흡연장에서

땀에 젖은 하이바를 벗고

 사람들이 쉬는 모습을 보냈어.

T는 역시나 아름다운 풍경을 보내더라.

그 때 정말 화났어.

이 쯤되면 감정 결여된 사이코 아닌가 싶었어.


그래서 진지하게 말했지.

"너 어디 아프니?

다른 사람의 감정 전혀 고려 안 하는 거 같은데

안 하는 거야? 못 하는 거야?

혹시 뇌의 감정과 관련된 파트가 고장난거야?"


그러자 T는 기분이 나쁘다는 투로 말했어.

"내가 싸이코패스 같다는 거야?"


"맞잖아, 지금 니 행동."


"니가 먼저 보내서 나도 보낸건데?"


"한 번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힘들게 일하고 있는 사진 보낼 때마다

너는 그거 보면서 아무 생각도 안 들었어?


"나도 보내야겠다라는 생각?"


"그래서 내가 힘든 상황보고,

너가 즐거운 상황이 더 즐겁게 느껴지는거야?

내가 어제 그런 말을 했고, 

오늘 그런 사진을 계속 보게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음..."


"이런게 한 두번이 아니였는데...?

맨 처음에 만났을 때마다 너는 항상 이기적이었고

그 때마다 난 널 이해시켰어. 

문화차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니까

이제는 너 이기적이라고 생각안해.

넌 그냥 싸이코인 것 같아."


"미안해."


"미안 할 필요 없어.

나도 그 동안 정 때문에 널 못 밀어낸게 큰 것 같아.

아무리 생각해봐도 너랑 평생 행복할 것 같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우리 각자 길로 돌아가자."


이 후에도 T의 연락은 계속되었고

나는 계속 무시했어.

그러다가 몇 일 전에 마지막으로 대화했어.

T는 내가 반대하던 한국사업도 시작했다고 하던데

그 이유가 너 돈 벌게 해줄라고 한 거라는 말을 하더라.

정말 웃겼어.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지만, 

눈치로 봐서는 그 명목 하에 그냥 날 이용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

맨 처음 그 사업 한다고 할 때도 난 엄청 반대했는데

자꾸 한국에서 물건만 공수해달라고 했거든.


그 때 나는 차라리 한국직원 쓰라고 말했지.

친구나 연인끼리는 동업하는 거 아니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한국인 비자 문제나 

월급문제를 해결 할 방법이 없으니

남자친구라는 명목 하에 

저렴하게 이용할라고 하는 거였겠구만.

그리고 딱 봐도 망할 사업인데,

절대 안하지.



내 추측이 진짜이건 가짜건

 나를 잡으려고 하는데

안 좋은 것만 보이니까 

끝까지 안좋게 보였어.


그래서 더 이상 메세지에 

답장도 안하고 무시했어.

그러니까 이제는 연락조차 안 와서 

완전하게 정리된 상태야.


만약 내가 T였고, 

정말 내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존재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아마 추석기간 때 왔을 거야.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애라 비자문제도 걱정없고 

월급도 보통 태국인들보다 많아서

그 정도 능력은 충분히 있는 애거든.


하지만, 걔한테 나는 그 정도였던거지.

물론, 나도 맘 떠난 순간부터 딱 그 정도 였어.

앞으로도 태국거지 여행기에서

어쩔 수 없이 T의 얘기를 써야하는데

사실 이 마당에 쓰기 굉장히 곤혹스러워서

글이 잘 안 써내려져 내려가.

그래서 요즘 뜸했던 게 그런 이유야.


이런 복합적인 것들과

가을을 타는 정서적 불안이 

오늘 최대치에 도달해서

아까까지 정말 답답하고 힘들었어.

그러다가 문득 생각했어.

'월급도 들어왔는데, 태국 함 지를까?'


내 생각은 행동이 되었지.

바로 발권함.


태국도 무척 가고 싶었고,

월요일 날 부터 이천 하이닉스로 노가다 하러 들어가는데

이런 목표 없이 버티기 힘들 것 같아서

뼈가 뿌서져도 일할 수 있게끔 티켓 샀어!


편도 티켓가격?

에어아시아로 프로모션가 120,000원이었는데

20kg 위탁수화물 추가하니까

170,000원 됐어. -_-;

그래도 뭐 이 정도면 싼 거라고 생각함!


여행기간?

나도 몰라!

편도 항공권으로 끊어서

있고싶은 만큼! 돈 되는 만큼! 

있다 오려고.

중간에 워킹비자 주는 한국어 강사 구한다고 하면

일 해볼 생각도 있지만, 99% 없을 거야.

그리고 연봉 5000의 노가다 일을 포기하고 싶진 않다.


체육교사는 이제 빠이 빠이.

돈이 최고임.

올해 임용 아예 안 볼거임.

결혼도 안할거임.

돈 많이 벌어서 태국에서 사업해야징.



티켓 끊은 시점부터 너무 신난다!

가서 아파트를 우선 1달 계약할까

카오산에서 2주 정도 히피처럼 지내고 계약할까

행복한 고민 중이야!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마무리 할겡!

데헤헷 >_<




그제는 어느 날과 다르지 않았어.

하루종일 집에서 아픈 환자처럼

누워있었는데, 잠이 계속 안오는 거야.


그래서 새벽 3시에 밖으로 나갔어.

물론, 행선지는 피시방.

1시간 정도 게임을 하고 있었을 때

역시나 갓백수 친구O에게 연락이 오더라.


우리같은 백수들은 밤낮이 따로 없을 뿐만 아니라

공휴일이나 평일의 구분이 없어.

아니, 오히려 주말이나 공휴일이 더 싫지.

어딜가나 사람이 많고, 노동 후의 달콤함을

우리는 알 수 없기 때문이야.


새벽 5시 반쯤

친구O를 불러서 운동이나 하자고 했지.

백수라도 아프지 않기 위해서

몸 관리는 하자고 우리 둘 다 생각하고 있었거든.

우리는 농구코트에서 만났고

농구 1대1를 거진 3시간동안 했어.


요즘은 해도 늦게 떠서

처음에는 잘 보이지도 않더라.

해가 6시는 넘어야 뜨는 것 같아.

농구 후에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가서

몸을 씻고 난 뒤 같이 밥을 먹기로 했어.


샤워하다가 문뜩 드는 생각.

'나들이나 갈까?'

요즘 날씨도 엄청 좋은데

내 스쿠터로 어디든지 간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았어.

그래서 바로 친구O에게 전화했지.


"야, 엄청 좋은 생각이 났어."

"뭐여?"

"나들이 가자."

"어디로?"


"송추 계곡 옆에 앉아서

돗자리 피고, 기타 치면서 커피 먹자.

그리고 홍대 게스트 하우스가서 

루 자고 올까?"


"우리 잠도 안 잤는데 

너무 즉흥적인거 아니야?

완전 개콜!"


"ㅇㅇ, 6천원 짜리 게스트 하우스

예약할겡!"


그렇게 우리는 떠나게 되었지.



돗자리와 기타, 그리고 헬멧 두 개, 

내 개인가방을 들고 친구 집으로 향했어.

친구 녀석은 보자마자 한 마디 하더라.


"야, 짐이 좀 많은데?"


"응, 그거 어차피 니가 다 들거야.

난 운전해야 함."


친구녀석은 한참을 발씨발씨했지만,

여행을 간다는 생각에 

이내 기분이 좋아졌는지

투덜거림을 멈췄어.


그리고 우리는 마침내 

긴 여정을 떠나게 되었지.


의정부에서 홍대로 넘어가는 쪽에

송추가 있는데 

송추는 유원지와 국립공원 등 

자연친화적인 곳이라는 말을 듣고

여기에 잠깐 멈췄지.


여기가 송추마을인데

대부분 하이킹 코스가 많더라고?

하지만, 우리는 산 오르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므로 그냥 분위기 괜찮은 곳을

찾아 헤맸어.



주변에 시냇가가 하나 있었는데,

나무그늘 아래 명당 포인트가 있더라고.

옆에는 물이 졸졸졸 흐르고,

주변에는 녹읍이 푸르던게

여기서 아이스 커피 한 잔 하며

기타 퉁기면 분위기 좋을 것 같아서

바로 돗자리 설치했지!


문제는 사람들이 자주 오간다는 점!

하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고

노래를 불렀지.

깡통만 있었으면 돈 받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우리는 서로의 처지를 위로하듯

타카피 - glory day를 불렀어.


오늘은 그대의 날,

오늘은 우리의 날,

어제보다 아름다워진 당신과 나의 날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 그 순간

My glory day~


부르다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 흘릴 뻔.

이렇게 감정을 다 토해내고 나니까

좀 후련하더라.


그리고 우리는 다시 스쿠터를 타고

홍대 쪽으로 넘어갔어.

운전내내 남자 둘이 가득 짐을 메고

불안불안한 스쿠터를 타고 가니까

뒷 차가 안전거리 엄청 유지한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홍대 왔을 때

우리의 생각은 틀렸지.

중간에 방지턱을 넘는 충격에

뒷 쪽 헤드라이트가 빠져서 

덜렁덜렁인 채로 왔었던 거야!


뒷 차들은 얼마나 무서웠겠어...

그거 빠지는 순간 자기 차로 날아올 건데.

그래서 다음 날 출발하기 전에 

꼭 고치기로 마음 먹었지.



여기가 우리가 묶었던 게스트 하우스야.

펍이랑 게스트 하우스를 같이하는

신기한 곳이더라고.


가끔 게스트하우스 같은 분위기에서

술 먹고 싶을 때 오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해.


내부 사진이야.

6천원짜리 게스트하우스임에도 불구하고

내부가 상당히 깔끔했어.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보드게임부터

X Box까지 다 있고, 무료로 이용가능하다는 점!


우리는 배가 많이 고팠기 때문에

대충 짐을 두고

일단 밖으로 나와서 

어슬렁어슬렁 걸었어.



알고보니 이 날이 기나긴 연휴의

마지막 날이었더라고?

사람이 장난이 아니었어.

일단, 홍대에 왔으니 사람구경도 할 겸,

많은 사람들이 가는 쪽으로 이동했어.


와... 이쁘고 멋진 사람 엄청 많더라.

하지만, 내꺼 아니라는 사실에

다시 숙연해졌어.

마음 같아서는 앞에서 재롱부리면서

'내꺼하자'라고 끼부리고 싶지만

귓방맹이 맞겠지.


여기는 이국적이라 찍어봤어.

홍대에도 이렇게 깔끔하고 

정갈한 도로가 존재했구나.


요롬코롬 걸어다니다가

버스킹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구경하러 갔어.

요즘은 버스킹 존을 

작은 계단식 홀로 만들어놨더라고.

그래서 바로 옆에서 다른 음악을 틀고

버스킹을 하더라도 

신기하게도 앞에 있는 사람 꺼 밖에

안들리더라.


우리는 주로 상콤 여고생의

앉은뱅이 버스킹을 들었어.

노래 한 번 간드러지게 잘하더라.

나중에 슈퍼스타K에서 보겠지?


버스킹을 구경하고

우리는 심각하게 배가 고파서

음식점을 찾아다녔어.


우리는 홍대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아헤맸는데, 이건 별 의미가 없었어.

홍대에서 유명한 음식은 왠만하면 의정부에

체인점으로 들어오거든.


그래서 그냥 싸고 양 많은 곳으로 

가자해서 여기 왔쪙!

홍콩반점!!

백아저씨 껀데, 이게 지점마다

맛이 심각하게 달라.


홍대지점은 그냥 보통이더라.

의정부에서 처음 먹었을 때

신세계를 맛봤는데...

그 맛은 다른 곳에는 존재하지 않는 건가?


밥을 먹고 나니까

슬슬 잠이 오더라.

그래서 게스트 하우스가서 

잠깐 눈 좀 붙혔어.

이 때 잠깐 생각이 들었는데

이 쯤 돼면, 한국에서 살아남기가 아니라

백수인 걸 이용해서

한국에서 즐기기가 아닐까 싶은 마음도 들어.


오늘만 산다!!


2시간 정도 잠을 자고 일어난 후

게스트 하우스 사람들과 

노닥거리는 장면을 꿈꾸며

술을 마시러 갔지.



하지만, 아무도 없길래 편의점에서

소주와 맥주사서 둘이서 진탕 먹었엉.

게스트하우스의 묘미는 밤에 삼삼오오 모여서

각자의 여행얘기 하는 건뎅...

연휴 마지막 날이라 그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둘이서 재밌게 놀았지!

젠가도 하고, 해적 찌르기 게임도 하고

X box 테니스 게임도 하면서

흥겨운 시간을 보냈어.


그렇게 술에 취해서

히히덕거리다가 배가고파서

뭐라도 먹자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게스트 하우스 안에 비밀의 정원이 똭!

어우야... 밤에 보니까

낭만 돋더라.


원래 예정대로였다면, 이런 분위기에서

외국인과 썸을 타고 싶었지만.

옆을 둘러보니 토고 사람처럼 생긴 

내 친구가 있어서 웃펐어.



우리는 술에 취하면 항상 가는 곳이 있어.

그것은 KFC!

내 최고의 인생메뉴는

언제나 짭짤한 오리지널 치킨이야!

크리스피 치킨 절대 안 먹음!


짭짤한 오리지널 치킨 

넓적다리 한 입 베어물면

동맥경화 걸릴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천국을 향해 갈 수 있어.


이렇게 먹고 우리는 잠들었지.

그리고 아침 9시쯤 일어나

서둘러 조식을 먹으러 갔어.

조식은 식빵과 쥬스, 커피가 제공되었어.


6천원 짜리 게스트하우스에도 

조식이 있다는 점이 매우 놀라웠어.

대체 남는 돈이 있기는 할까? ㅠ

어제 우리 펍에서 술 안시켜먹고

사와서 먹었는데 괜히 미안해진당.


조식을 먹고 서둘러 다이소를 향했어.

스쿠터 뒤에 헤드라이트들이 떨어진 걸

고치기 위해서지.


갔을 때 홈쇼핑에서 어렸을 때 봤던

믹스 앤 픽스가 있는거야!

코끼리 쇠사슬 보수로도 쓰였던

그 찰흙반죽!


요물조물 만져서 모양 만들면

그대로 굳는 그 아이템 사서

오토바이 떨어진 부분에 척 붙혀놨어.

외관이 이제 점점 돌이킬 수가 없게 되어간다...

나중에 팔 수나 있을까 모르겠다.


그렇게 오토바이 수리를 마치고

우리는 다시 의정부로 출발했어.

쉬러왔는데 몸이 빠개지는 느낌은 왜지?

그래서 의정부에 도착했을 때

마지막 여행만찬을 제대로 먹기로 했어.


그것은 삼겹살!!

비도 살짝살짝 내렸는데

그래서 더 맛있게 느껴졌어.

엄청 많이 먹은 것 같아.


이렇게 삼겹살까지 먹어주고

우리의 여행은 종료되었어.

그리고 숨도 못 쉴 정도로 배가 불러서

여지껏 자다가 23시에 일어나서

부랴부랴 이 글 쓰는 거임!


이제 슬슬 일 시작할텐데

또 생존보고 할게!


지난 편에서 이어서

오늘은 대구에 가서 외국인 인 척 하면서

노닥거린 이야기야.


게스트 하우스에 들어가니

외국인 몇 명이 앉아있었고

매니저 형님은 반갑게 인사하며

우리를 맞이해줬어.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hello~ we booked this guest house,

can u cherk?"


"아 오케이, 오케이!

왓 츄 유어 네임?"


"창 앤 싱하"


그러자 옆에 있던 한국인 투숙객 아저씨가

한 마디 했어.

"어? 그거 태국 맥주 이름 아니야?

허허 재미있네"


그러자 매니저 형님은

국적이 어디냐고 물어봤어.

괜히 태국이라고 하면

우리가 한국인 인 것이 일찍 뽀록날까봐

타이완이라고 했어.


"오? 타이완?!

여기 대만 분도 계신데?

헤이! 여기도 대만 사람이래요,

대화 좀 나누세요!"


그러자 대만 사람은

"#$!^!@%^#$ 쉬먀?"

말을 걸어왔고

나는 상당히 당황하며 땀을 삐질삐질 흘렸지만,

나는 어렸을 적 외국으로 일찍 나가서

중국어 못한다고 적당히 둘러댔지.


매니저 형님은 체크인을 위해

여권을 보여달라고 했어.


우리는 지난 태국 여행 이후로 

여권을 빼지 않았기에 다행히 여권이 있었어.

매니저 형은 청녹색의 대한민국이 쓰여져 있는 

우리의 여권을 보더니

콧물을 뿜으며 웃음을 터트렸어.


"아니 이게 뭐야! 한국분이시네!!"


"only today, we are foreigner,

because we wanna enjoy korea perfectly as foreigner!

(오늘 만큼은 우리는 외국인이야.

왜냐하면, 우리는 외국인으로써 

한국을 완벽하게 즐기고 싶거든!)


"와... 그래도 대단하네요.

여권까지 준비하시고!

제대로 즐기시네!

그래도 한국말 들으실 수는 있죠?

따라오세요! 안내해드릴게요!"


우리는 각 시설과 주의사항을 안내받으러 갔어.




들어갔을 때의 앉아있는 외국인들!

맨 오른 쪽에 있는 녀석은

러시아 친구인데 대화를 해보니

자기도 태국에서 4개월 살아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태국어 잘 할 줄 알았는데

아주 기본적인 거 밖에 못한다.


궁금하기도 하고 더 얘기하고싶었는데

안내받아야 했으므로 얘기는 나중으로 미뤘지.


인테리어는 나무나무여서 너무 좋았어.

나무로 된 인테리어 보면 

마음이 진정된다고나 할까?

하루에 9천원짜리인데 대충 관리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 너무 좋았어.



침실로 가니 쾌적한 이층침대가 있었고

비밀번호를 설정해서 쓸 수 있는 

개인 락커룸이 있었어.

이불도 빨아놓아서 냄새도 안나고 깔끔하더라.


나는 혼성 8인실 썼는데

침대마다 커튼이 있어서 

서로 옷갈아입는데 불편하진 않을 것 같더라.


방콕에서 봤던 것처럼 남자가 있던말던

신경안쓰고 거리낌없이 옷 갈아입는

서양누나들이 있길 바랬는데

그런 사람 전혀 없음.

아쉽아쉽...


옥상으로 가니까

안마의자와 발 안마기가 있었어.

매니저 형은 저기 누워서 구름과자 하나 먹으면

천국이 보인다고 한번 해보라는 거야.


진짜 그래도 되냐고 재차 물어봤는데

상관없다고 하면서 날 안마의자에 앉혔고

재떨이까지 가져다주셔서 시도해봤어.


와... 지상낙원이 바로 여기구나...

내가 여기 게스트하우스에서 

제일 좋았던 게 바로 이거였어.


안 그래도 노가다 때문에

근육이 다 뭉쳐서 온몸이 아팠는데

이거 받으면서 구름과자 먹으니까

눈물 날 정도로 몸이 시원해지고

기분적으로도 영화에 나오는 끝판 보스 된 것 같아서

너무 행복했어.


문득 드는 생각이 여기 9천원으로 장사해서

남는게 있나싶었어.

물어보니까 매니저 형은 직업이 따로 있고

세계여행하고 돌아와서 

취미로 개업했다고 하더라.


관리는 어머니께 맡기고 

자기는 가끔와서 매니저 일만 한데.

아무리 취미여도 그렇지...

게스트들이 쓰는 충전기 전기요금도 안나오겠다고

생각했는데 옥상 위에 태양광이 있어서

전기요금은 문제 될 것 없다고 하더라고.


우리는 매니저 형과 많은 얘기를 했어.

이 사람은 전 세계를 거의 돌아다녀봤고

우리는 안 가본 세계에 대해서 궁금했기 때문이지.


특히, 내 친구는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궁금해했어.

김태희가 밭에서 일한다는 그 곳!


매니저 형이 말하길

우크라이나 물가는 말도 안되게 싸고

엄청 예쁜 여자들도 많지만

지역에 따라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곳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고 하더라.


우크라이나도 꼭 가보고 싶은데

괜히 인종차별 받을까봐 걱정돼긴 해....


우리는 매니저형과 긴 여행이야기를 마치고

나는 내려가서 블로그 글을 썼고

친구는 피곤하다며 낮 잠을 잤지.


공사장에서 노동 할 시간에

블로그 쓰니까 그것마저도 행복하더라. ㅠ


글을 쓰다가 갑자기 

어디선가 소고기 냄새가 나서

'파티라도 하는 걸까?' 생각을 하며

냄새를 따라 가보니

옥상에서 매니저 형과 그의 어머니가 

소고기를 구워드시고 계셨어.


나는 괜히 머쓱해져 

일부로 그 쪽은 절대 쳐다보지 않고

옥상 끝자락으로 이동해 구름과자를 먹으면서 

핸드폰만 두들겨댔지.


그러자 매니저 형과 어머니는

같이 먹자고 제안해왔어.


"여기와서 좀 드세요!"


"아... 아니에요, 맛있게 드세요..."


"이거 한우에요! 좀 드시다 가세요!"


"정말 괜찮아요. ㅎㅎ

우리 여행온거니까

친구랑 나가서 더 맛있는 거 먹을려구요!

맛있게 드십쇼!!!"


속으로는 굉장히 먹고 싶었는데

개인적으로 혐오하는 사람유형이

음식 먹을 때 꼭 와서 군침 흘리면서 맛있겠다 

하는 사람이야. 


때문에 내가 한우라는 것에 넘어가

그 자리에 껴서 같이 먹는다면

나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한 입조차 먹을 수 없었어.


진심으로 이 순간만큼은 

가오가 육체를 지배한 순간이라 볼 수 있지.

정말 맛있어보였지만

1%도 티를 안냄.


나는 그 냄새를 맡고 내려와서

블로그를 최대한 빨리 마루리하고

친구녀석을 깨워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고 했어.

어디로? 야시장!


태국에서 야시장 참 좋아했는데

외국인의 입장에서 야시장을 둘러볼겸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면 좋은 것 아니겠어?

그래서 친구와 급하게 나와

호스텔 근처에 있는 도깨비 야시장으로 걸어갔지!


도깨비 야시장은 

서문시장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정말 배고파서 도저히 거기까지 

갈 수가 없다는 판단하에

호스텔이랑 3분거리인 

도깨비 야시장을 가기로 결정했어.





도깨비 야시장에 드디어 도착!

시장이라 하기 미안할 정도로 많이 작았지만 

그래도 여러 개의 길거리 음식점들이

이쁘게 나열되어 있었어.


하지만?!

가격이 창렬하다...

우리의 저녁예산은 인당 6천원 씩이었는데

3천원이하의 저렴한 음식은 찾아보긴 힘들었어.


그리고 맛은 있어보였으나

그레이트 노가다맨들의 뱃구레를 채우기엔

양도 턱없이 부족했지...

그래서 포기하고 대구 시내 쪽으로 

이동해보기로 했어.


대구 시내로 진입하기 전에

게임축제같은 거 한다는 표지판이 보여

우리는 축제도 같이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있었지!


하지만, 축제는 이미 끝나있었고

부스는 아무것도 없음...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즐길게 아무것도 없다. ㅠ


그렇게 친구녀석과 한 참을 시내를 배회했어.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하지만, 대구시내는 우리의 주머니 사정 따윈 

상관없다는 듯이 너무나 가혹했고

우리는 대구시내에 있는 어떠한 음식점도 갈 수 없었어.

그래서 일단 커피 한 잔으로 공복을 때우려고 했지.


주변에 저렴한 테이크아웃 전용 커피집을 찾았고

우리는 영어로 주문했어.


"아이 원트 아메리카노 빅 사이즈"

"미 뚜! 쎔쎔!"


그러자 점원이 우리를 한심하게 쳐다보며

한 마디 했어.


"아이스요?"


"예스 예스!

위 워너 아이스요!"


"하아... 절레절레"


친구는 엄청 부끄러워했지만

우리가 외국인이라면 외국인인거다.

무례한 점원녀석.

나중에 니가 내 노가다 보조로 온다면

영어로 일을 시켜줄테다.



그래도 성공적으로 구매했어!

일부로 점원 앞에서

외국인인 척 더 하려고

이 커피가 한국커피라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눈 앞에서 인증샷 찍어드림.

이래도 한국인이라고 생각 할 테냐?


우리는 커피를 딸랑딸랑 들고

결국 우리의 마음의 고향인

편의점을 들어갔어.


한 가지 걱정되는게

매니저 형한테는 맛있는거 먹으러 간다고

엄포를 해놓고

편의점 음식을 먹는 걸 들킨다면

정말 우리의 자존감이 무척 상한다는 것...

그래서 먹고 가려고 했어.


마치 급식비 없어서 수도가에서 물로 배 채우는

취약계층 학생이 그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는 것처럼.


하지만, 우려하던 일이 발생했어.

편의점에서 물건 고르는 와중에

퇴근하는 매니저 형이 편의점에 들어왔어.

하필 왜 항상 우려하는 부분은 현실이 될까...

매니저 형은 우리를 보고 말을 걸었어.


"어? 뭐 맛있는 것 좀 드셨어요?"

"아뇨... 너무 비싸서요. ㅎㅎ;"

"아?! 아... 예..."


오히려 가난뱅이임을 숨기지 않으니

더 이상 무엇을 어디서 먹었냐 등등의

추가질문을 하지않아 

맘이 오히려 편해짐.



그리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저녁 식사를 했어.

이걸 보니 노가다판의 

식사가 잠시나마 그리워지더라.

맨날 똑같은 거 먹어도 돈은 안 썼는데...


우리가 놀러가서까지 이렇게 불쌍하게

찌질거리며 저녁을 먹은 이유?

밤에 클럽에 가서 입장료를 내기 위해서지!

클럽에 안 갈 거였으면

12,000원 짜리 밥 먹을 수 있었음!!

하지만, 대구에 왔으니 대구의 클럽도 경험해봐야지!


그래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랜만에 꽃단장했어!

그리고 나갈 준비를 하는데

친구녀석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거야.

"없어! 없어! 없다고!!!"


"뭐가 없는데?"


"내 신발!!

숙소에다가 놓고 왔나봐..."


"헐... 슬리퍼 신고가면 안에 못들어가 인마!"


"어떡하지?"


"야 그래도 우리는 신발이 하나 더 있잖아.

작. 업. 화."


내 친구는 결국 투덜거리며 

작업화를 신고 클럽으로 이동했지.

다행히 작업화가 워커처럼 생겨서

자세히 보지 않는 한 티는 많이 안남.


드디어 숙소를 나와 클럽거리로 이동했어.

가는 내내 인터넷 서칭을 통해서

대구의 클럽을 검색했는데

나이 때가... 20대 초중반이라는 거야...


길거리에는 젊고 멋지고 키도 큰

아이돌 같은 대구동생들이 돌아다니니까

'우리가 거기서 놀아도 될까?'라는 생각이

확 들었어.


그래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며

옷 매무새를 다듬으려 거울을 보는 순간

상상속의 내 이미지와는 다른

현실에 살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이 보였어.


자괴감이 많이 들어서 급 슬퍼졌는데

시선을 옆으로 돌리니 노가다 소장님이 서계셨어.

'그렇다. 내 뒤에는 항상 이 녀석이 서있었지.

고맙다, 친구야. 나는 아직 젊구나.'


그렇게 친구로부터 용기를 얻어

우리는 클럽거리로 향했지.

그리고 대구에서 유명하다는 클럽

AU와 Monkey 클럽에 갔어.


근데, 이게 웬걸...

두 개의 클럽에 사람이 없다...

일요일 밤이라고는 해도

이렇게 사람이 없는 건 아니잖아.


이게 밤 11시의 대구 시내였어.

사람이 거의 없어....


우리가 여자를 꼬시러 가는 것은 아니지만서도

사람이 이렇게 없으면

태국댄스를 추더라도 너무 민망하잖아.


우리는 급하게 후다닥 나왔어.

그리고 깊은 고뇌에 빠졌지.


우리가 원했던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재롱잔치하듯 춤을 추며

나이의 둘레에서 벗어나 위아더 원하며

강강술래하는 거였는데...

그럴려고 저녁도 거지처럼 먹었는데...


우리는 하는 수 없이 게스트하우스로

복귀해야만 했어.

나는 클럽비용을 아낀 돈으로

맥주를 사서 올라갔지.



게스트하우스 안에서의 파티는 없었고

사람들은 대화없이 각자 핸드폰만을 보며

자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

나 또한, 나대지 않고 맥주를 마시며

블로그 글을 수정하고 있었어.

내 친구는 피곤했는지 오지 않았고...

혼자 무척 심심했다.


그 때 한 한국남자가 오더니 사장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거야.

여행 유투버인데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인터뷰 대상은 그 곳에서 

일하고 있는 이쁘장한 대만 여자스텝이었어.


그 여자스텝은 부끄러운지 거절했어.

그리고는 다른 대만사람들 있으니까

그 사람들에게 하는게 어떠냐고

제안했어.


그 유투버는 대만남자를 보더니

아!! 안된다고!

저 사람들은 아까 보더니 한국말도 할 줄 알고 

여기 오래 있어서 있는 것 같아서

한국에 대한 신선한 느낌이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여자스텝은 

여행온 대만 여자는 어떠냐고

제안했어.


그러자 그 유투버는 

그 사람의 얼굴을 쓱 보더니

아! 안된다고!

저 사람은 영어를 잘 못한다고!


그래서 옆에 있던 영어를 잘하는 대만남자가 

영어로 통역해주겠다하니까

아! 안된다고!

그러면 영상 편집이 힘들다고!


나는 옆에서 관심없는 척 듣고있다가

하도 속이보이니까

너무 웃기더라.


걔는 그냥 그 여자스텝이 이뻐서

아예 걔랑 하기로 이미 맘 먹었구만 뭘...

표면적으로는 정식인터뷰다 뭐다 하면서

매너있고 진중한 척하지만

나중에 들어올 때 보니까

인터뷰 끝나고 거의 얼굴을 맞대고 있더만.

고추질인거지 뭐.


님들도 사랑이 움틀거리는

게스트하우스가서 인터뷰하셈.


어쨌든, 나는 그렇게 얘기를 듣고 있었는데

낮에 태국에서 살았다던 러시아 놈이

들어오는 거야.

그리고는 안 쪽 자리로 앉고 싶은데

비켜줄 수 있냐고 물었어.


"물론이지! 근데 내 무릎 위에 앉아도 괜찮아!"


보통 러시아 사람이었으면 

바로 주먹 날라왔겠지만

이 녀석은 낮에 잠깐 얘기해봤을 때 

착한 녀석인 것 같아서 장난쳐봤는데 

잘 받아주더라.


그렇게 우리의 대화는 시작되었어.

"너 태국에서 어디서 살았어?"


"난 우돈타니 살았어."


"오 진짜? 나 이싼지역도 여행가봤는데.

나는 방콕에서 살았어.

우리 태국도 추억할 겸 태국어로 대화하자"


"나 태국어 진짜 못해.

사왓디캅 컵쿤 캅 커톳 캅 

이런거 밖에 몰라..."


"태국어 되게 쉬운데?

내가 한 가지 팁을 알려줄게

영어 끝에다가 캅만 붙이면 돼.

Where are u going krab?

이런 식으로!"


"아! 이걸 이제야 알다니!

땡큐 캅!"


그렇게 우리는 한참을

영어에다 캅만 붙혀서

태국어를 했더랬지.


그 모습을 보고 주위에 있던 

2명의 대만 남자와

1명의 대만 여자

1명의 한국 여자가

웃으면서 그게 뭐냐고 대화에 참여했어.


그렇게 자연스레 대화의 물꼬가 텄어.

그 이후로 우리는 소주를 먹으면서

중국어 타임을 가졌어.


"따거 따거!"


"그게 뭐냐?"


"따거 모름? 빅 브라더!"


"아! 따그ㅓ?!"


"아 발음이 그거임?

따그ㅓ? "


"따거는 남자한테 쓰면되고

나한테는 따찌에 써야해.

여자한테는 따찌에!"


"뭔 소리여, 따거 맞는데.

농담하지 마쇼! 따거!"


그렇게 똥꼬발랄한 분위기를 

이어나가다가 게스트하우스 직원들이 

시간이 늦었으니 옥상가서 떠들라고 해서

 다같이 옥상으로 이동했어.


옥상에 가보니 자는 줄로 알았던 내 친구가

어떤 한 형님과 대화하고 있는거야.

내 친구는 나를 그 사람에게 소개시켜주더라.


"행님, 얘가 그 태국에서 4개월 있었던 녀석입니다"


"아! 반가워요!"


"네 반갑습니다! 

형님도 태국에 갔다오셨나봐요?"


"아 저는 거기서 4년 정도 살았습니다"


그 형님은 태국 여행사 총괄 매니저로 4년 정도 

일하다 온 사람인데

얘기를 나눠보니 더 이상 태국 쪽은 

쳐다보기도 싫다고 하더라.


태국에서 살 의향이 있는 나는

내가 모르는 많은 것들을 질문했어.


"저는 솔직히 태국에서 살 생각이 있고

이번에 가면 직업을 구해볼 요량을 갈 생각입니다.

태국어는 1년 정도 잡고 일하면서 꾸준히한다면

외국계 회사에 취업 할 수 있을까요?"


"아... 좀 힘들겁니다..."


"그러면 한국사람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

공장 쪽은요?"


"기술 있어요?"


"없어요..."


"그러면 그것도 힘들겁니다..."


"젊음, 패기로만으로는 역시 안되는 군요...

그렇다면, 가이드 쪽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 쪽은 아예 생각도 하지마세요!

제가 여행사 쪽에서 총괄매니저로 일해서

가이드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잘 알고

말씀드리는 거에요. 제발 하지마세요."


"넌지시는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이유를 알고 싶어요."


"항공값이 30만원이라고 쳤을 때,

4박5일 호텔 식사 포함한 가이드 상품이

40만원이라면 남는게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손해보는 시스템일 수 밖에 없는데

여행사가 안 망하는 이유?

손익분기 점을 라텍스나 

상품팔이로 채우거든요.


1000만원이 손익분기점이고

가이드 상품이 400만원일 때

600만원어치 물건을 팔아야 본전이라 이거죠.

못채우면?

가이드가 내는 거에요~


10명 가이드로 들어오면 결국엔

1명만 남는데, 대부분 그런 사람들이

나이가 40~50대에요.

그럼 헬퍼랍시고 수발 다 들어야돼요.

가끔 범죄 경력있는 분도 계시고

일하는 것도 엄청 힘들다고 보시면 돼요.

제발 가지않기를 적극희망합니다."


넌지시 알고는 있었지만

이러한 현실성 있는 조언을 듣고

합리화를 하던 내 자신이 한심해보였어.


'태국가서 태국어, 영어 공부하면

어떻게든 길이 뚫리겠지.

한국만 아니면 돼.

잘 될거야.'


라고 생각을 했었어.

사실, 무척 힘들단거 잘 알고 있었는데

이미 겪어보고 했던 사람이 그렇게 말하니까

확실하게 다가오더라.

그동안 나는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현실을 부정해왔을지도 몰라.


파티가 끝난 후에도 한 참을

그 형님과 더 얘기하면서

많은 생각이 가진 채로 잠이 들었어.


'난 무엇을 해야할까?

어떤 삶을 살게 될까?'



-다음 편에서 -



오늘은 경산 노가다의 날을 보냈던 

시간에 대해 글을 쓰려함.



다들 전에 내가 언급했던

투덜이 아저씨 기억하심?

일도 잘 못하면서 조공들만 

부려먹는 민폐 아저씨?


투덜이 아저씨는 그만둔건 줄 알았는데

하루만 쉬고 바퀴벌레처럼 다시 튀어나왔지.

다행히 한 동안 투덜이와 

그동안 같이 일 할 상황이 없었는데

공교롭게도 내가 일하기로 한 마지막 날을

와 함께 하게되었어.


마지막 날이라 긴장이 풀려 다치지 않도록

특히 신경을 써가면서 일을 했어.

투덜이는 또 위험한 일은 자기가 안하고

나를 시킬거라 생각했거든.


다행스럽게도 오전에는 고소 작업이 아니라

철근에 구멍을 뚫고 잘라 

재료를 만들어 놓는 일을 했어.

그 대로만 계속 간다면 아무 탈 없이

일을 끝 맞출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 날에 다치기 싫어서 

매우 집중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철근에 구멍을 뚫는 쉬운 작업 때마저도

나는 부상을 입고 말았지.


잘려진 쇳조각이 내 바지에 튀었는데

마찰로 인해 뜨거웠기 때문에

바지가 녹으며 살을 데었어.

그래서 이후부터는 모든 행동을 더욱 신경썼고

몇 배로 더 힘들었던 것 같아.



점심시간이 끝나고,

쓰러져있는 막내!

어쩜 저리 요염할까?


내가 여자였으면 이리저리 

휘둘러버리고 싶은 타입의 남자임.

잘 때 엉덩이 조심하라는 말을 

매일 밤마다 했었는데...♡


어쨌든, 꿀같은 점심시간을 보냈고

3시 반까지만 안전하게 버티면

나의 마지막 노가다가 끝날 수 있었어.

토요일은 세시 반에 작업이 종료되니까!


다시 근무가 시작되었을 때

투덜이는 곧 고소작업을 시작해야한다고 말했어

투덜이와 함께하는 작업내용은 20m 위에 있는

파이프 끝에 매달린 스프링쿨러를 

용접으로 고정시키는 일이었어.


 투덜이와 단 둘이

높은 곳에서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짜증이 올라왔지만

그래도 마지막 날이니까 참았지.



투덜이는 시작과 함께 투덜거리며 

작업을 시작했고, 나는 보조했어.

하나 둘 용접작업을 완료해나가는데

갑자기 밑에서 안전관리인이 우리를 부르는 거야.


"지금 작업하려는 파이프

수도 테스트하느라 물이 흐르는 거니까

손상가는 작업하지 마세요"


그러자 투덜이는 말했어.


"우리 서포트 작업만 하는 거에요

뭐 손상가게 안해요~"


"흠... 알겠습니다"


관리인이 수긍했고,

투덜이는 관리인이 잘 들리지 않는 거리로 이동하자

이내 자신의 위축된 모습을 나에게 숨기고자 

뒤늦게 버럭 소리를 지르는 척 했어.


"작업 하지마요? 앙?! 작업 하지마?!

하지 말까?!!!

하란 소리야 말란 소리야 엉?!"


굉장히 없어보였다...

이런 놈과 두 시간 반을 더 일해야 하다니

눈 앞이 깜깜해졌어...

그리고 다시 작업에 들어갔고

투덜이는 나에게 파이프의 

방향이 잘 맞지않는다고 

그 파이프를 살짝 밀고 있으라고 했어.


알겠다고 대답하고 파이프를 미는 순간 

투덜이는 예고도 없이 용접기를 켰고

내 몸은 감전됬어. 

1초 정도 감전됬는데,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억! 소리를 질렀고,

투덜이는 용접기를 껐어.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양 팔로 전기가 시작되서

심장과 뒷머리까지 도달하는게 느껴졌어.


전기가 감전되고나서 나는 3초간 주저앉았고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어.


'발씨, 이 기공색히, 미친거아니야?

물 지나가는데 용접기 물리면 전기 통한다는 건

누구라도 아는데! 기본적인 상식도 없는 놈인가?'


투덜이도 왜 그러냐고 묻고 벙쪄있어서

숨을 헉헉 몰아쉬며 감전됬다고 말하니

미안한지, 잠깐 쉬자고 하는 거야.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니 

곧 현실적으로 생각 할 수 있었어.


'이 덜 떨어진 놈과 같이 하다간

마지막 노동이 마지막 생이 될 수도 있겠어.

그리고 이 순간마저도 탑차를 내리지 않고

20m 상공에서 쉬라고 하는 이 녀석에게 너무 화가 난다.

이 녀석을 핑계로 일을 쉬어보자!

그럴려면 더 아픈 척을 해야겠지?'


그리고는 나는 더욱 더 숨을 몰아쉬었지.

투덜이는 이것만 하고 내려가자고 그 순간 마저도

미친 말을 하더라.


그래서 나는 이 파이프 못 만지겠다고 하니까

자기는 전기 안 올랐다고 개소리를 하길래

형은 두꺼운 용접장갑끼지 않았냐고 하니까


"아 그러네 ㅎㅎ"


이거 미친놈 중에서도 상당히 미친놈이다...

그래서 파이프는 안 만지고 필요한 도구만 집어줬는데

팔을 뻗어 도구를 건네는 순간 

다시 찌릿하며 아까 느낀 팔의 고통이 재발되었어.

다시 한 번 팔을 뻗어도 전기충격같은 느낌이 오면서

다시 팔이 안으로 굽더라.


아픈 척만 하려고 했는데 

진짜 내 몸에 이상이 있는걸 보니까

순간 정말 화가났어.

그래서 탑차 내리라고 소리쳤고,

나 당신이랑 일 못하겠고, 다른 사람 대신 보내겠다고

엄포하고 내려갔는데

눈 앞에 팀장이 있더라.


그래서 바로 팀장한테 가서

여기로 다른 사람 보내라고

나 감전되서 팔이 안펴진다고

일 못하겠다고 빡친 채로 말하니까


그 쓰레기 팀장 놈은

"용접해서 감전 될 일이 없는데?"

라며 개소리를 하는 거야.


그래서 분명 안전관리인이

배수 테스트 때문에 물 지나간다고 경고했는데, 

투덜이가 무시하고 진행했다가 감전됬다고 소리쳤어.

그리고는 난 더이상 일 못하겠으니

알아서 하라고 통보하고 나왔어.


팀장은 투덜이한테 가더니 뭐라하는 것 같았어.

살짝 후련하긴 했는데, 

결국 이 놈도 쓰레기인건 매 한가지야.


쉬면서 인터넷 찾아보니까 

피부가 타는 정도의 감전이 아니면

보상받기 힘들다고 해서

보상받자는 생각은 금방 포기했고

오늘 하루만큼은 잘 넘겨서

안전하게 집에 가자고 생각했지.


근무종료시간까지 약 50분 정도의 시간이 남았길래

일 하기 싫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산책했어.

그러다가 투덜이를 마주쳤는데

팀장에게 혼나고, 자기도 미안했던지

좀 쉬라고 해서 하더라.


잘됐구나 싶어서

그래서 일 정리되는 시간인 3시 20분까지

그냥 앉아서 편안히 쉬다가 다시 돌아갔지.


근데, 3시 반에 마치는게 아니라

5시까지 연장작업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현장 사무소에 감전됬다고 말하고

그 날 잔업 돈까지 받을 수 있게 처리하려고 했는데

잔업은 처리가 안된다고 해서

1시간 반을 더 버텨야만 했어.


내가 이 1시간 반을 더 버틴다면

5만원을 더 벌 수 있기 때문에

기필코 버텨야만 했지.


투덜이는 내게 다가오더니

다시 올라가서 작업을 시작하자고 말하더라.

나는 이 녀석이랑 죽어도 일하기 싫어서

소리치면서 말했어.



"아저씨, 제가 지금 조금 쉬었다고 괜찮아 보이세요?

아저씨 저 기절이라도 했으면 큰 일 나는거에요

저는 오늘 저기 안 올라가고 

여기서 철근에 구멍이나 뚫을라니까

다른 사람 데리고 가쇼!"


투덜이는 아무말도 못하고 

찔찔거리면서 돌아가더라.


그 이후로 나는 편안하게 

5시까지 일을 할 수 있었고,

마지막 날을 안전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어!


그 동안 썼던 하이바.

이거 쓰면 탈모가 

엄청 빨리 진행된다고 한다.

어쩐지, 머리 감을 때마다 

머리가 숭숭 빠지는 느낌이더라...


지정병원이 저렇게 적혀있는데

저기가면 뭔가 의사랑 짜고쳐서 

보상 못 받을 것 같은 느낌이야.


다행히, 팔은 원래대로 돌아옴.

그래서 오늘 이렇게 글 쓰잖아!



해가 저물며 나의 마지막 노동도 끝이 났어.

공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내가 그만두는 이유?


이 곳은 11만원 받으며 일하는 초보자를 

숙련자처럼 써먹기 때문이야.

경력이 오래된 조공들도 이렇게 시키면 안된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야.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팀장의 쓰레기 같은 인성이야.

돈만 밝히고, 베풀 줄도 모르며

한 사람 한 사람을 

자기의 돈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그딴 팀장 밑에서 더 이상 일하기 싫었어.


또한, 팀장을 중심으로 

기공(숙련자)들끼리 똘똘 뭉쳐서

조공(초보자)들을 노예처럼 부려먹자고 

합의라도 한 듯이 조공을 똥으로 알고 

지네끼리만 쑥덕쑥덕하는게 꼴 보기 싫었어.


사실 기공과 조공의 관계는 파트너여야 하는데

여기는 주인과 노예의 관계로 형성되어 버렸어.

한 팀의 관계가 이렇게 양극화되었으니

일이 하고 싶겠음?


나와 같이 방을 쓰는 사람들은 

모두 팀장과 기공들을 욕했고 

우리는 그 놈들에게 빅 엿을 먹이기로 계획했지.

한 날 한 시에 5명이

동시에 퇴사해버리는 거야!


우리 모두는 전부 합의했어.

팀장의 인성 덕분에 내일 이후부터는 

기공들밖에 남지 않을거고

그러면 공사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겠지.

그러면, 팀장녀석도 책임을 피할 순 없을 거야.


이걸 위해서 우리는 참고 참았었어.

이렇게 조공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실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데

우리를 하나로 단결하게 해준 팀장 놈에게

무한 감사하며

최후의 빅 엿이 성공적으로 먹히길 기원함.





일이 끝나고 시원한 마음으로

막내 녀석과 맥주 한 잔 같이했어.

맥주는 물론, 각자 계산했지.


형이면 사줄 만도 하지 않냐? 

라고 말 할 수도 있는데

결정적으로 월급 받기 전까지는 돈이 없음...


그리고 같은 돈 받으면서 일하는데 

나이가 무슨 소용임.

가끔 딸 아빠 형이 음료수 사준다고 

하는데도 거절했어.


개인적으로 누구한테 

뭐 받기도 싫고 주기도 싫거든.ㅠ

없는 와중이라 그게 더 심해짐.

받으면 줘야하니까...


그리고 막내 놈은 

일하는 동안 얘가 나보다 돈을 더 많이 벌어서

안 사줘도 될 듯.

나는 아파서 몇 일 못 나갔는데

얘는 절름거리면서 나가더라고.

대단한 독종 놈임.



이 날이 우리의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아빠 형의 차 청소를

직접 도와주자고 마음을 모았어.




팀장이 기름값이랑 세차비용도 안줘서

이익도 없이 우리를 태워주던 아빠형의 

맘 고생도 심했을 거고

집으로 돌아가면 어린 공주님들이 타야하는데

병균이 득실되는 차를 탈 순 없잖아?



그래서 밥먹기 전에 셀프 세차장으로 이동!

나는 차가 없어서인지 세차장이라고 하면

주유소 옆에 딸린 물세차장밖에 몰랐는데

이렇게 스타일리쉬한 세차장이 있더라고?

완전 감동했어.


 흑인힙합같은 노래도 나오고 

조명도 이뻤던게

차를 사게 된다면 꼭 이런 분위기의 

셀프 세차장을 오자고 다짐했지.


세차비용은 다같이 돈을 나누어내는 훈훈한 스토리였어.

물론, 청소는 차주인인 딸 아빠 형이 땀을 뻘뻘흘리며

제일 열심히 하긴 했지만,

우리 모두 손에 물이랑 먼지묻혀가면서 청소를 도왔음.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식사를 하러갔지.

우리는 영남대에 내렸어.

나이가 어린 대학생 친구들 사이로

떡대 있는 그레이트 노가다 브라더스가 지나가니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더라.


우리 나쁜 사람들 아니에요...

물거나 해치지 않아요...


회식장소는 역시나처럼 그 곳이야.

무한리필이지!!

영남대 청춘을 파는 상회에 

다시 오게 되었어!


퀄리티 있는 사이드 메뉴와

인당 5,500원을 추가하면 

생맥주와 소주 무한리필까지!!


나와 내친구는 고기를 담당하고

술을 좋아하는 막내는 술을 담당하여

돈 아깝지 않게 먹어댔지.

결국, 제한시간인 2시간이 지나버려서

아쉽게 퇴장해야만했어...ㅠ

더 먹었어야하는데...


식사 후 이대로 헤어지기 아쉬웠던 우리는

피곤하다던 큰 형님을 제외하고

넷이 당구장에 갔지.


나는 딸 아빠 형과 1대1로 당구를 쳤었는데

딸 아빠 형은 당구초보지만,

영업사원이었던 경험을 통해 심리전과

혀를 통해서 고수도 이길 수 있다고 말했어.


게임은 시작되었고

 나의 턴이 돌아와 내가 치려고 할 때마다

내 옆에 착 달라붙어서는

"이 공은 생각보다 쉽지않다?

이번 공은 치기 쉬운 공이야"

같은 말을 남발하며 나의 심리를 흔들어대려고 노력했어.

하지만, 이 형님의 주무기는 심리전이 아니야!


자칭 심리전의 고수라고 하며 

스스로 굉장히 큰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지만

죄송스럽게도 이 형의 무기는

심리전이 아니라 거대한 몸짓이야.

거대한 몸짓으로 옆에 붙어 시야를 가리지.

거대한 몸에 가려 당구대가 안 보이는데 어떻게 침...


만약 그 형보다 나이많은 사람과 당구칠 때 

이렇게 한다면 바로 귓방맹이 날라갈수도...

그래도 자칭 심리전의 달인이니

그렇게 존중해드리는 걸로!


당구를 치고 숙소로 돌아와

맥주를 마지막으로 삶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어.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샤워를 하고 짐을 쌌어.

이제는 정말 숙소를 떠나야만 할 시간이 온거야.


형은 가정으로, 막내는 여자친구에게로

우리는?!

우리는 어디로 가지?


"곤아, 우리 이제 어디로 가지?"

"어디로가긴 집에 가야지."

"야 그래도 비싼 돈 들여 여기까지 왔는데

아쉽지 않냐? 여행하러 가자"

"어디로?"


"대구!

그리고 외국인의 시선에서 대구를 느껴보자!

친구들이랑 잉글리쉬 타임 했었는데

꿀잼이었음! 오직 영어만 써야돼!

오늘 하루는 우린 외국인인거야!"


"콜!!"


우리는 빠르게 대구의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지.

그리고선 홀가분하게 숙소를 벗어났어.


이건 큰 형님이 맥주안주로 드시던 황태인데

많이 남기도하고 해서 인테리어로 자린고비마냥

천장에 걸어놨었어.


나갈 때 다시 한 번 눈에 띄어서

기념으로 사진 한 방 찍었지!



마지막으로 단체사진 한 방 찍고

우리는 훗 날 만나게 될 것을 기약하며

악수를 나눴지.


아! 그리고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딸아빠 형에게 나는 집에 도착한 후에 

개인적으로 선물을 보내기로 했어.

가정 내의 화목함을 증진시키기에

두 말없이 최고의 아이템이지!


이건 태국에서 공수해 온 슈퍼 아이템인데

이 슈퍼 아이템에 대해서는

나중에 공개하도록 할게!



오랜 만에 여행한다고 생각되니

너무 기분이 좋아서 선글라스까지 착용함.

경산에서 대구까지는 

시내버스로 대략 1시간 반 정도 걸린다더라.


친구와 나는 홀가분한 발걸음으로 이동했지.

이 순간부터 우리는 무조건 영어를 써야만 해!

한국말을 쓴다면? 손목 맴매 맞기!!


버스에 타기 전 롯데리아에서 

나는 당당하게 외국인인척하며

영어로 주문하니 직원은 

나를 100% 외국인이라고 생각했나봐.

그래서 너무 뿌듯했어

.

물론, 이 쪽 동네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엄청 많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처음에 내 친구는 부끄러워 했지만,

이내 적응을 마치고 우리는 진짜로 외국인이 되었지.




그레이트 노가다맨은 

지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언제 어디서든 눈만 감으면 

잠들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거 아셈?


그런 면으로나 풍채로나 내 친구녀석은

참 노가다꾼임에 틀림없다.



시간이 걸리고 걸려

이윽고 드디어 대구에 도착했어!

공사장이랑은 공기가 다르다!

이게 값진 노동 후에 꿀 같은 휴식인가?!

우리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서 이동했어.




마침내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냈는데

이름은 Go Hostel이야.

가격은 인당 8,900원!

엄청나게 저렴한데 평점은 9.2이더라!


직접 가서 보니

고시원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곳이었고

겉보기를 보아하니 평점 9.2정도는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어.


하지만, 문을 들어서자 

평점은 오히려 그 이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지.



- 다음 편에서 -

오늘 나는 친구들과 외국인 인 척하며 여행을 다녀왔어.

한국을 100%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오늘은 이 특별했던 경험에 대해 글을 함 써봄.



우리는 만나는 순간부터

영어를 쓰기로 규칙을 정했어.

국적을 다르게 일본, 중국, 태국인으로 설정했지만,

각기 지들만의 언어를 쓴다면 대화가 될 리가 없으니까.


만약, 한국어가 나온다?

그러면 그 녀석은 손가락 맴매 맞는거여.

근데, 남자 3명끼리 있을 때

때리는 파워는 장난이 아닌거 알지?

손가락이 손가락이 아니라 몽둥이여.


우리 셋은 만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이 헬로우를 연발했지.


그 어떠한 순간에도 영어를 쓰면 안됬어.

물건을 살 때?

길을 물어볼 때?

체크인 할 때? 다 안돼!


일단 우리는 코스트코를 가서 점심식사를 먹을 겸

고기와 와인을 사러 갔어.

우리는 첫 번째로 코스트코에서 유명한

베이크와 치즈피자를 먹으러 갔는데,

주문 할 때도 물론 영어를 사용해야했지.


다들 우물쭈물하고 있어서

할 수 없이 내가 먼저갔어.

겁쟁이들에게 진정 즐기는게 

뭔지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지.


"아 워너 피자 슬라이스 쓰리, 투 불코기 붸이크 플리스"


"먹고 가실거에요? 포장이세요?"


"암... 희얼..."



그 점원녀석은 딱 봐도 한국인처럼 보이는 놈들이

 왜 영어쓰면서 주문하지? 바빠죽겠는데 뭐야.

라는 표정으로 나를 봤어.


내가 교포일수도 있는거 아님?!

안그래도 오늘만큼은 외국인인데

영어로 욕 할 뻔함.



어쨌거나, 우리는 밥을 먹고 안으로 이동했지.

그리고 고기와 와인을 가지고 계산대로 향했어.

근데, 우리의 총무인 친구B가 계산을 하기 전부터

온 몸을 베베 꼬더니 엄청 부끄러워하는거야.

우리 중에 유일한 유학파인데

영어로 계산하기 부끄럽다는거야.



계산 할 때 그 녀석은 들리지도 않게

yes/no만 말하고 후다닥 도망갔는데

이럴거면 영어 왜 배웠는지 모르겠음.



우열곡절 끝에 우리는 쇼핑을 마치고 

드디어 출발 할 수 있게 되었어.




이것은 코스트코에서 산 소갈비살과 

12,000원짜리 1.5L 와인!

우리 셋 다 소주를 안 좋아해서

와인에 소고기 구워먹으려고 가스버너도 챙겼어!


다행히 게스트하우스에는 옥상이 있더라고.

옥상에서 취사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안된다면 이태원 길바닥에서라도 먹을 생각이었어.



본격적 여행가기 전에 앞서

동네 맥도날드에 와서 시원한 아이스 커피 한 잔하고 출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지쳐버렸어...



우리는 지하철 역에 도착했어.

친구O녀석은 외국인 메소드 연기인지는 몰라도

버스카드가 진짜 없더라고?

그래서 순도100% 외국관광객 체험 할 수 있었어.



근데, 요즘은 대부분의 외국인들도 

버스카드로 환승하고 다니는 것 같은데...?



잉글리쉬 타임 시작하자마자

무의식적으로 한국어를 말한 나는

4번 정도 맞은 것 같아.

다들, 영어로 잘들 말하더라고?

심지어 친구O는 영어를 거의 못하는데도

신기하게 한국말을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나봐.

절대 안 써.


덕분에 나만 죽어라 맞고

한 놈만 걸려봐라라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그러다가, 친구B가 드디어

한국말을 사용한 순간

나의 손가락은 몽둥이가 되었지.



중간 팔뚝보고임.

벌겋게 부어오른 친구B의 팔뚝이 보인다.

내 목적은 친구O를 때리는 건데

이 녀석 죽어도 안 걸린다.



우리는 석계에서 

8호선으로 환승을 해야했는데

환승하는 곳을 잘 못 찾겠어서

도우미 아주머니께 도움을 청해야만 했지.


"익스큐즈미, 위 워너 고 투 대얼! 캔 유 헬프 미?"


"아? 저기 가고싶다고?

저 짝으로 올라가서 돌아가면 돼!"


"쾀사합니돠"


나는 외국인 발음으로 한국말 감사합니다를 했지.

진짜 외국인처럼 보이려고 했기 때문이야.

근데, 친구B녀석은 도중에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에게는

영어 쓰지 말자고 제안했어.


우리가 영어를 어르신에게 쓴다면 

그 분들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어느 정도 이해는 갔지만

나와 친구O는 친구B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지.

왜냐면 오늘은 우리가 실제 외국인이라고 

생각하고 한국을 즐겁게 여행하는건데



그 생각 자체가 우리는 외국인인 척을 한다고

하는 거잖아! 오늘 우리는 외국인인데!!

그리고 그 사람들이 우리한테 신분증을 요구할거야? 뭘 할거야?

그냥 교포라고 하면 되는거 아니겠음?



의정부에서 가까운 석계까지밖에 못왔는데

벌써 지친다.

다들 전 날 잠을 못자서일까?

잉글리쉬 타임 때문에 그런걸까?



우리는 우열곡절 끝에 이태원에 도착하게 되었어.

게스트하우스는 이태원 역에서 5분거리로

참 가깝더라고!


여기가 외관인데, 상당히 느낌있었어.

우리는 체크 인을 하러갔지.


"안녕하세요? 예약하신 이름이?"


"i'm XXX, can u cherk?"


"한국 분 아니세요?"


우리는 한국국적이지만

오늘만큼은 외국인이다라고 말을 하니까

'뭐지 이 놈들은?'

이라는 표정을 보이며

일단은 영어로 설명해주더라.



건물 안은 상당히 비좁지만

그래도 느낌있어.

왔다간 수 많은 관광객들의 낙서와

알록달록한 디자인이 히피적인 느낌을 보여줌.



여기는 루프탑이야.

여기서 바비큐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ok해주시더라.


탁 트인 광경과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지니

이 옥상에 올라와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  기는 개뿔

개 더웠어!



그래도 세 명이서 사진 한 방 찍었지.

햇 볕이 아직 강했지만 

이제는 그래도 제법 가을 느낌이

물씬 나더라.


이태원에서 유명한 해밀톤 호텔과

남산타워도 보임.

우리의 퀘스트 중 하나인 남산.

무척 가까워보이는데 사실상 버스타고 

꼬불꼬불 올라가면 꽤 시간이 걸려.



우리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 할 수 없었어.

해가 지기 전에 여기저기 둘러보는게

우리의 계획이었는데, 

이러다간 아무곳도 못 갈 것 같아서

좀 서둘러 움직였지.



이태원에 들린 외국인이 제일 먼저 가는 곳하면

역시 라인프렌즈지.

아기자기하고 귀욤귀욤한 라인프렌즈를

남자 셋이서?


우린 그런거 신경안씀.

우리도 핑크핑크 알록달록 좋아함.



입구에 들어서자 라인의 간판모델

브라운이 보이더라.

사람들 들어갈 때마다 저 커다란 곰인형이 신기한지

꼭 죽빵 한 대씩 때리고 가더라.


라인 프렌즈 전 꼭 행해야하는 의식처럼 말야.

우리도 가볍게 죽빵 한 대씩 쳐주고 들어감.



우리는 포토존이란 포토존은 다 들러서

사진 찍었어.

남들은 다 커플끼리 와서 

사진 찍으려고 기다리는데

우리는 남자 셋이 굳이 찍겠다고

그 대열에 합류했지.



이 곳이 소품이 이뻐선지,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꽤 몰려있더라고?

그래서 우리도 줄 섰지.


공주방 같은 파티 테이블인 이 곳이 

가장 인기여서 사진을 찍으려면

조금 기다려야만했지만 역시 Clear.



우리는 라인 프렌즈를 구경하고

남산으로 향했어.

다행스럽게도 이태원역에서 남산타워를

한 방에 가는 버스가 있더라구.


사람도 다행이 많이 안타서

앉아 갈 수 있었어.


근데 예기치 못한 상황이 하나 펼쳐졌어.

내 앞에 어떤 사람이 앉자마자

정말 심한 냄새가 풍겨오는거야.

처음에는 내 냄새인줄 알고

재빨리 옷을 맡아봤는데 분명 내 냄새는 아니고

내 앞에 탄 관광객아저씨임이 120% 분명했어.


하지만, 내 뒷자리에 앉은 5명의 러시아인들은

말 없이 앉아있다가

나에게 냄새의 원인이 나라고 생각했던지 

뒤통수에서 따갑게 러시아어로

뭐라고 하는 거야.


내 착각일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는 내 몸에서 

이런 냄새가 난다는 오해조차 받기 싫었어.



왜냐하면 태국에 있을 때 

늙은 암퇘지같은 서양년에게

그런 인종차별 한번 받았었거든.


편의점에서 직원이 냄새심한 음식을 

먹다말고 계산하고 있었는데 내 뒤에있던 서양년은 

그게 내 냄새인줄 알고 밖으로 나갈 때

"좀 씻고 다녀라"라는 말을 했어.


빡친 내가 "너 점원이 먹는 음식 보긴했냐? 너 X나 무례하다"하니까 

내 얼굴 보지도 않고 후다닥 오토바이 타고 도망갔거든.


그러한 기억 때문에 냄새난다고 오해받긴 싫었어.

그래서 내 친구들이 자리의 뒤 쪽이 비어있어서

뭐 물어보는 척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리로 갔지.




냄새의 원인인 그 사람도 그렇게하면

민망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 사람의 냄새를 일차적으로 막아주는 내가 사라지니까

러시아 애들한테는 냄새가 직빵으로 갈 수 있으니까

일석이조 아니겠음?


하지만, 그 냄새는 너무 심해

버스 전체로 퍼졌고, 진심으로 머리가 너무 아팠어.

그래서 그 사람에게는 미안하지 않도록

에어컨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제스처를 취함과 동시에

창 문을 살짝 열었지.


뒤를 돌아봤을 때 러시아인들은 신기하게도

5명 전원이 에어컨 때문에 아프다며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지.

그리고는 문을 아주 활짝 열더라.

동서양이 하나 된 모습이 이런 걸까나?



우리는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남산에 도착했어.

버스 정류장에서 남산 가는 길이

그리 멀진 않은데, 

왜 이 때는 엄청 멀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어.

여자랑 오다가 남자랑 와서 그런가?

기분 탓이겠지.



아~ 행복하다~




남산에서 바라본 전경은

언제나처럼 좋았어.

해가 떠있을 때 와본적은 없었는데

이 날이 특히, 가시거리도 길게 잘 보여서

거리가 하나하나 잘 보이더라.


잘 살펴보니 산 밑에 익숙한 건물이 있는거야?

그것은 청와대!! 참 신기했어. 

맨날 뉴스로만 보다가 멀리서나마

실제로 보니까.


그리고 친구가 살았던 노량진도 찾아보기도 하고

여의도도 찾아보면서

소소한 그런 즐거움을 누렸지.



이 날은 특히 여고에서 단체로 관람왔어서

어딜가나 사진 포인트에서는 

여고생들이 사진찍고 있었어.


우리도 사진으로는 질 수 없었으므로

여고생 뒤에서 우리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렸지.



이것은 유명한 남산 자물쇠!

T랑 매달아논곳 포인트는 기억하는데

거기서 남녀커플이 쪽쪽거리고 있어서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수가 없었어.


그 커플이 간 후에 한 번 찾아보려고 했는데

우리가 달아놨던 것 이후로 수 많은 자물쇠가

그 위를 덮어져버렸어.

그래서 찾을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자물쇠가 비 맞고 오래 방치된 상태라

더럽고 녹슬어서 만지기도 싫었음.


그냥 했었다는거에 의의를 두자.


우리는 배가 심하게 고파

명동까지 가려고 했었던 계획을 취소하고

숙소로 돌아왔어.


그리고 일심동체로 바비큐 준비를 했지.


코스트코에서 산 소갈비와 와인.

밤이 되니 루프탑에 조명이 들어오는데

조명 빛을 받으니 더욱 와인과 갈비살이 기품있게 보인다.

사실은 둘 다 합쳐서 3만원밖에 안되는 저렴저렴 상품인뎅...



사진으로는 이태원의 야경이 촌스러워보이는데

실제로도 촌스러움.

하지만, 이게 내가 이태원을 좋아하는 부분이야.

홍대나 강남처럼 과하게 포장되어 있지는 않지만

소소한 매력으로도 그 가치를 뿜뿜하는 곳이랄까?



게스트하우스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밤에 여행자들과 도란도란 얘기하며 

술 잔을 기울이는 거 아니겠어?

하지만,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식사 전까지는 그걸 배제하기로 했어.



왜냐하면, 우리 딴엔 없는 돈 털어서 

소고기랑 와인 샀는데

그거 보고 괜히 우리한테 말이라도 걸고 친한 척하면

한 입이라도 줄거다라고 생각하는 애들이 있을까봐서

고기랑 와인 먹는 동안에는 철저히 배타적이기로 했어.




실제로 고기 굽는 와중에

스테이크 굽는 냄새를 이기지 못해 침 흘리며 다가온

하이에나 같은 서양친구가 있었는데, 우리는 철저하게

뭐, 왜, 어쩌라고 라는 표정으로 응대해서

내쫒을 수 있었어.


우리가 소주는 사줄 수 있을지언정

와인이랑 고기는 아니야. 저리가렴.


비주얼은 좀 그렇지만,

그래도 짠은 해야겠지?

오랜 만에 셋이 여행가는 것을 기념하며

첫 술을 마셨는데!


와인이 생각보다 달더라고?!

그래서 1.5리터 되는 포도주였는데

맛있어서 벌컥벌컥 넘겼어!

우리는 멈출 수 없었어.


술은 생각보다 맛있었고

평상시에 하지 못한 우리의 진솔한 대화들은 깊어갔어.


친구O녀석은 가뜩이나 잘 못하는 영어가 

술이 먹어서 더 표현이 안되는 것이 화가 났는지

"울화통 터져서 안되겠다, 차라리 날 죽여!

난 한국말 쓸래!"

라고 외치며

자진해서 손을 내밀며 때리라고 했어.


우리는 신명나게 그 녀석의 손목을 찰싹찰싹 때렸고

그 이후로 한국어 타임은 종료되었지.


친구B녀석은 원체 술을 잘 못먹는 녀석인데

그동안 공무원 공부하느라고

더 약해져있었어.


얘기 도중 갑자기 강아지가 똥 싸는 곳을 찾는 것처럼 

주변을 빙글빙글 돌더니

"으아아악!"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르며

어디론가 사라졌어.


그리고는 혀를 츄릅거리면서

입가에 묻은 침을 정돈하며 돌아왔지.

토 하고 왔대.

비싼 고기, 좋은 술 먹었는데 아깝게...



친구B는 자기 침대로 돌아가서 잠시만 누워있겠다고 하더니

0.1초만에 코를 골았어.


우리의 밤을 이대로 끝내려는 이 녀석이 괘씸해서

방구를 뀌고 손으로 모아 얼굴에 갖다대니

비명을 지르면서 다시 일어나더라.


새로운 방법의 소생술을 발견한 것 같다.



우리는 바람을 쐬며 정신을 깨우고 나갈 준비를 했지.

친구B는 아직도 죽기직전의 표정.

하지만, 우리 셋은 이렇게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우리는 이태원의 거리로 나갔어.

클럽을 가기 위함이지.

언제나 우리는 글램이란 펍을 가서

춤을 추다 오곤했거든.

우리는 그게 너무 그리웠어.


글램이 드디어 보이고 우리는 들어갔지.

그런데 우리가 갔을 때와는 전혀 달랐어.

노래는 처졌고, 사람들은 춤은 안추고

술 잔만을 든 채 헌팅하기 바빴어.


우리가 클럽에 춤을 추러 온건지

세렝게티에 온 건지 분간이 안가더라.





하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았어.

그 세렝게티 속에서도 우리는

트라이앵글 존을 형성하여

미친듯이 춤을 췄지.


그 날 그 느린비트의 음악에

우리만큼 박자를 쪼개서 흔들어댄 사람은 없을거야.


20분간 비슷한 부류의 느린 음악에

춤을 추려니까 미치겠는거야.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펍으로 이동했지.

헬리오스라는 곳인데,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있었거든.


하지만, 입장했을 때 우리는 그 안에 사람을 아무도 볼 수 없었어.

점원은 우리를 보더니 말했어.


 "오늘 클럽은 안하니까, 4시까지 편안하게 즐기다 가세요^^"


"오 정말요?

안녕히계세요."


우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 곳을 떠났지.


그리고는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복귀했어.

게스트하우스의 로비는 자정이 되면 불을 끈다고 했는데

우리가 술을 사서 다시 갔을 때

11시 45분이었어.

그래서 15분 동안 술 빨리 먹어도 되냐고 여쭤봤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시더라고!


그래서 15분 동안 소주 두 병 달렸지.

그 때 옆에 있던 미국형이 있었는데

우유에 설탕 엄청 넣고 밥 말아서 먹고 있는거야.


신기해서 쳐다봤더니 눈 마주치니까

바운스하면서 춤 추더라고

그래서 우리도 같이 일어서서 춤췄어.



참 유쾌한 형이었는데

이 사람은 한국이 좋아서 3개월동안 한국에 있다가

일본가서 1개월 머물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서

비자를 갱신하는 히피 중 한 명이었어.


얘기 할 시간은 적었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진정으로 같이 즐길 수 있었지.

이럴 때보면 게스트하우스가 클럽보다

100배는 나은 듯.


어느덧 자정이 넘어

우리는 술자리를 정리해야만 했어.

그리고 밖으로나가

계단에 쭈구리고 앉았지.


근데, 그곳이 또 나름 핫 플레이스였어.

하나 둘 씩 사람들이 오더니

계단에 삼삼오오 모여 앉는거야.


아무래도 주변에 게스트하우스들은 12시에 다 불이 꺼지니

더 놀고 싶은 사람들은 여기에 앉아

얘기하다 가는 것 같아.


우리도 여기서 2시간 정도 더 얘기하다가 자러들어갔어.




그리고 다음 날 10시에 오직 나만 일어났지.

그 친구들은 잠이 매우 많은 편이라

깨워도 안 일어남.


그래서 나 혼자 무료아침조식의

행복을 혼자 느낄 수 있었어.

특히, 이 곳 버터는 정말 최고였어.

내가 먹었던 버터중에 최고임!!



친구들이 한 시간 후 일어났고

우리는 체크아웃을 했어.

우리는 이 곳 사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전 날 가보지 못한 명동으로 향했지.


다행스럽게 이태원에서

명동으로 한 방에 가는 버스가 있었어.

그 버스 정류장에서 익숙한 이름을 보았는데

그것은!!


루트66이었어. 

태국의 유명한 클럽이름인데

한국에도 그런 클럽이 있나 싶어서 봤더니 전혀 아니었어.

알고보니 루트66는 미국 중서부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이름이래.

힝... 나만 처음 안 거임?



우리는 명동에 도착했고

여기에서는 중국인인 척 했어.

한국어는 쓰지 않고, 모든 의사소통을

"따거 따거"로 통일했지.


친구O의 외모가 굉장히 일본느낌이 많이나서

걸어갈 때마다 내 친구에게 일본어로

설명해주면서 호객행위하더라고.


그래서 그 때마다

"따거? 따거따거!!!"

외치면서 명동바닥을 누볐지.



우리의 여행은 여기서 마치게 되었어.

오랜 만에 절친들이랑 여행오니까 무척 좋더라.

특히나, 노가다 들어갔을 때는 힘들어서

이 녀석들이 무척 보고싶었는데

만나서 같이 여행까지 오니까 정말 뜻깊더라고.


안 그래도 몇 일전에 노가다 일하러 갔는데

업체 쪽에서 또 연락이 없어서 참 짜증났는데

그래도 여행와서 기분 풀 수 있어서 좋았어.



몇 일 후면 연락온 업체가 있어서 

다시 노가다 일 들어가야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행복하다!!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다음에 보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