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는 태국 방콕

게이클럽에서 우연찮게 만났던

미모의 여자와 데이트를 하고

랑싯 로컬 클럽에 가서 놀았던 이야기야.


그녀가 오라고 하자마자

나는 거기로 바로 달려갔지.

후웨이쾅 위 쪽 지역인

랏프라오 쪽에 살던데

택시비 200바트 정도 나올 정도로

꽤 먼 거리였어...


도착하자 그녀는 배시시하게

나를 맞아주었지.

오랜 만에 느껴보는 뜨거운 설렘이었어.

"뭐 먹고 싶어요 카?"

"아무거나 좋다 캅!"


"그게 뭐에요!!"

"너가 내 눈 앞에 있는데

음식이 넘어가겠니 캅?"

우리는 하하호호 웃으며 그녀의 집 앞에 있는

샤부샤부 집으로 향했어.

그녀는 무척 이뻤어.

새해연휴를 맞아 다음 날

고향인 이싼으로 넘어간다고 하던데

오늘 보면 몇 일 못 보겠지?

이렇게 생각했던 것도 잠시

처음엔 눈만 마주쳐도 얼굴이 벌개질 정도로

천사처럼 보이던 그녀의 얼굴이

시간이 지나자 점점

익숙해지면서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어.

먹는 모습을 보아하니

그녀 역시 사람이었구나.

잘 먹는군.

두 가지 소스의 샤부샤부를 시켰는데

600바트 정도 나왔어.

평상시처럼 쉐어 하자고 말 하고 싶었는데

멋져보이고 싶은 가오가 넘쳐났기 때문에

쿨하게 계산해버렸어.


맘에 안 드는 여자한테는 돈귀신이라고 하면서

왜 이쁜 여자한테는 돈 쓰냐고?


사실 내가 계산했던 이유는 

멋져보이고 싶었다라는 이유도 있지만

주된 이유는 그녀와 정말 잘되고 싶었기 때문에

마음 씀씀이를 먼저 확인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야.


내가 무언가를 대접했을 때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방콕 여자들이 너무 많았어.

그런 경우 나를 그냥 돈 잘 쓰는 외국인으로 생각을 하며

무언가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지.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맘에 드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나는 일단 내가 계산하고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느냐 감사하게 받아들이느냐로

만남을 이어가.

그녀는 정말로 이뻤지만

내가 계산 후 그녀의 행동은

아쉽게도 너의 계산은 당연하다였어.

마치 '너 말고도 밥 사주는 사람은 많다'라는

느낌을 받았었지.


이쁜 사람은 좋지만, 

자기가 이쁜걸 너무 잘 아는 사람은 싫어.

그 이후로 그녀는 고향인 이싼에 내려갔고

아쉬울 것 없는 그녀는 연락도 먼저 하지않았지.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우린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각자의 길을 걷게되었어.

남은 거라곤 상처 뿐인 600바트...

찌밤.


어쨌거나, 그녀와 밥을 먹고 돌아와

보컬 형과 랑싯으로 가기위해

승전기념탑으로 향했어.

이 날 랑싯을 가려던 이유는

저번 여행에서 재밌게 놀았던 단톡방 방장형이

도착한다고 해서 환영인사 겸 

랑싯 클럽에서 재밌게 놀기위함이었지.

랑싯 가는 롯뚜(미니밴)

가격이 올라서 이젠 35바트야.

태국 물가도 슬슬 오르는 건가? ㅠ

랑싯 퓨쳐파크에 도착한 우리는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랑싯 시장골목으로 이동!

삼치기는 이제 너무 당연하게 되버렸으!!

랑싯 야시장에 도착하니까

배가 슬슬 고프더라고?

그래서 음식탐방에 나섰어!

더우니까 일단 시원한 음료 한 잔!

놈옌을 주문했는데 놈옌은

차가운 우유야. 

거기에 딸기 시럽 섞으면

200% 딸기우유맛임!

물가는 방콕보다 20% 저렴해!

야시장을 돌며 카나 무 껍껍이라는 음식을

먹고 몇 가지 주전부리를 더 사서

만남의 장소인 OK bar 이동했어!

여기가 랑싯 사람들의 1차 장소인

OK bar야.

로컬음악과 맥주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한 여름밤의 편안한 분위기를 즐기지!

우리가 자리에 앉자 우리를 쳐다보는

수 십명의 눈빛이 아주 부담스러웠어.

지금 랑싯은 외국인의 출입이 늘어가는 추세지만

그래도 아직 한국사람을 보면 신기해하긴 해.

우리가 시킨 건

달달하고 저렴한 과일소주 같은 칵테일이야!

이거 굉장히 맛있는데 먹다보면

취해있는 자신을 보게 될 거임.

드디어 도착한 방장형!

우리는 재회의 인사를 나누며

그간 근황토크를 나눴더랬지.

간단히 술을 한 잔하고

우리가 항상 가던 그 곳으로 발길을 돌렸어.

컨팽능이라고 하는

랑싯에 있는 따완댕이야.

여기도 해피뉴이어라고 엄청 꾸며놨어!

안에 들어가면 스테이지 위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과

밴드를 볼 수 있어.

음악은 주로 태국 뽕짝인데

이것도 듣다보면 굉장히 흥겨워.

EDM전사들은 가면 이게 뭐냐며

실망이 크겠지만 이게 태국 로컬사람들의

문화인걸 어떡함.


오랜 만에 만난 랑싯 대형님.

자리가 없어서 이 형님 테이블에서 술 먹었는데

나중에 돈 주려고 하니까

내 동생들 사주고 싶다고 절대 안받더라.

이 태국형님이랑은 아직도 간간히 라인메시지하곤 해.


분위기가 어느 정도 무르익자

방장 형은 스테위지 위에 올라가

노래 한 곡 해도 되냐고 하며

무대 위로 올라갔어.


그리고는 수준급의 노래 실력으로

태국 노래를 부르자

그 안에 있던 모든 태국 여자들의

눈에서 하트가 나왔어...

노래가 끝나고 많은 여자분들이

이 형과 인사하고 싶어서 우리 테이블로

술 잔을 들고 왔더랬지.

타고난 노래실력과 태국노래 연습의 결과물은

이렇게 성대하구나...

나는 우리 보컬 형과

랑싯 큰형님과 그냥 술만 축냄.

어차피 여기서도 게이 이미지니까 ㅠ

그렇게 새벽 2시까지 놀다가

건너편에 가라오케로 이동했어.

더 놀고 싶어 아쉬운 사람들은

전부 다 그리로 가거든.

노래방 기계가 있어 누구든지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어있어.

보컬 형도 올라가서 한 곡 뽑음.

에어로스미스의 I don't want to miss a thing

이라는 노래였는데

정말 낯이 뜨거울 정도로 못 불러서

아는 척 하고 싶지 않았어.

이 형은 항상 30분이 지나야 목이 풀리면서

시원한 고음을 내뿜는데 그 전까지는 정말 개똥망이거든.

그 똥망 보이스로 노래 부르니까 진짜 못들어주겠더라고.

그래서 노래 끝나자마자 내려올 때 한 마디했지.

"형... 이 명곡을 도대체 어디까지 망쳐놓을 거야..."

팩트 폭격함.


이후로 방장 형이 올라가서

노래를 불렀어. 비틀즈의 렛잇비.

역시나 정말 잘한다.

노래 부르고 있는 와중에

달려든 극성팬.

같이 사진 찍고 싶다고 와락 안기는데

나는 그저 사진만 찍을 뿐...

그렇게 랑싯에서 놀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지.

쓸쓸하게...

마무리는 언제나처럼 해장라면!

10바트 짜리 라면에 계란 동동 띄어먹으면

해장으로 그만임!

그 후 우리는 벌거벗은 채

서로를 껴앉고 흐느끼며 잠이 들었어.


오늘은 여기까지 쓴다!

담 편에서 보자!!


이번 편은 저번 편에 이어서

방콕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던 이야기를 하려 해!


나는 보컬 형과 티나따거와

저녁식사를 마치고 카오산으로 이동했지!

크리스마스이던 아니던

방콕의 카오산은 언제나 핫해!

수 십 번을 들락날락 했던

카오산 도입부!

지금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카오산을 갔었는데 카오산 진입로의

택시삐끼들은 언제나 한결같은 NPC마냥

"헤이 브로! 왜얼 유 고! 뚝뚝 택시 고?"

그냥 얼굴을 보고 말한다기보다는

그냥 사람들 지나갈 때마다

기계처럼 하는 듯...

티나따거와 보컬 형

그리고 나까지 세 명은

카오산에 도착해서 정처없이 걸으며

어디를 가야 재밌게 놀 수 있을 것인가

고민했지!

라코 바가 보여서 들어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이제는 라코 바가 더 이상

락 음악을 연주하는 펍이 아니고

디제잉을 하는 펍이라 패스하기로 했어!

일단, 티나 따거랑 보컬 형이

분위기 좋은 곳에 가고 싶었거든.

그래서 맥도날드 2층에 있는 물리건 바로 갔지!

난 물리건 바가 브릭 바인 줄 알고

그 동안의 포스팅을 브릭바 브릭바 거렸는데

여기는 물리건 아이리쉬 바니까 참고들 하셈.

현지인이 자주 찾는 브릭바는 2층이 아닌 1층에 있어!

반성의 의미로 요즘 브릭바 자주 감.

일찍 갔기 때문에 빈 자리가 많아보였는데

다 예약석이야...

여기도 현지인들이 엄청 오는 분위기 좋은 펍이라

주말에는 항상 입장료 받고 만석이야.

우리는 다행히 구석진 테이블이라도 앉을 수 있었어.

아속킹인 곤이와 여기와서

모히또 많이 먹었었는데...

그 녀석이 그리워져서

모히또 시킴.


보컬 형과 나는 밴드를 같이 하기때문에

어떤 노래가 나와도 호응을 엄청 해주니까

보컬이 우리를 가르키더니

"korean?" 묻더라고

그래서 두 명 코리안이고 한 명은 중국인이라고 하니까

한국 노래랑 중국노래 하나씩 해주겠다고 했어!

한국노래는 다름 아닌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었어...

듣는 사람들 중 불교신자가 절반이 넘는데

가사 중에 하나님이 있넹?!

에라 모르겠당.

불교믿는 사람들이 타 종교의 상징인

크리스마스 엄청 좋아하는데 상관없지 뭐.

개방개방의 시대니까!

세 명이서 같이 한 컷!

시간도 적당히 차올랐으니

어디 한 번 즐기러 가볼까?

우리는 자리를 일어나 밖으로 나갔어.

약속의 장소인 그 곳으로!

카오산을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그 곳!

럭키비어야!

하지만, 나는 럭키비어 건너 편 펍으로 가지.

일단, 럭키비어는 갈 때마다 

자리도 없을 뿐더러 굉장히 좁아!

그리고 내 지갑 안에 돈 뽀려간

웨이터 놈 이후로 안 가고 있어.

그래서 이 날도 우리는 럭키비어 

건너편 펍으로 갔어!

둘은 커플인데, 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혼자구나...ㅠ

그 때 내 핸드폰이 띠링 하고 울렸어!

라인 메세지였어!

"오빠 뭐해?"

그녀의 정체는...?!



바로 아속킹 곤이네 집에서

같이 홈파티하면서 놀았던

태국친구 M이였어!

궁금하다면 전 편에 썼던 글 링크 걸어놓을테니까 보셈들!

태국친구 M 이야기



"나? 나 카오산이야."

"진짜? 나도 혼자 할 거 없는데

가도 돼?"

"웅 그래, 상관없지만 여기에 친한 형이랑

그 여자친구 있는데 안 불편하면 오셈"

"갈게!!"


그러자 그 태국친구는 

30분 여만에 슝하고 날라와버렸어.

뭔가 구세주 같았어!

나도 크리스마스에 여자랑 같이 있다으아!!!

고.. 고맙다.

오늘 술은 내가 살게...

나는 티나와 보컬 형한테

내 친구 M을 소개시켜줬고

티나와 보컬 형은 속닥거리며

내게 말했어.

"쟤 이쁜데?! 무슨 사이야!"

"친구 사이입니다..."


"똑바로 말 안해?!"

"진짜 친구라니까!"


뭐 믿거나 말거나, 이 날 하루 옆에 있어주면

나야 정말 감사한거지.

시간을 보니 슬슬 나가서 놀 시간이 됐군.

나는 생솜버킷에 4개의 빨대를 꽂아

모두다가 단숨에 취할 수 있도록

원샷을 제안했지!

중간에 멈춘 사람은 나머지 다 먹기!!


그래서 다들 눈에 핏대를 세우며

먹는 줄 알았더니 양이 안 줄어!!

이 안에 누군가 스파이가 있었어.

나는 마시는데 누군가는 빨대만 물고...

어쨌거나 다들 텐션 올려서 길거리로 나갔지.


그리고는 우왁부왁하며 놀았어.

좌우앞뒤 가릴 것 없이 눈만 마주치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괴성을 지르며

쿵쾅쿵쾅 다가가서 춤을 쳐댔지.

굉장히 친한 사이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사람들 누군지 모르는 건 함정.

그냥 사진 찍는데 껴들어서 같이

포즈 취함!


그리고 나서는 신난 흥을 멈출 수가 없어서

지나가는 전갈을 팔며 두꺼비 긁는 아줌마한테 말했지.

"거 전갈 얼마요?!"

"120밧 드르륵 드르륵"


"뭐요? 120밧?

안 사요! 너무 비싸!"

아무리 흥이 올랐어도

불합리적인 가격이 나오니까 제정신 나오더라.

자본주의가 낳은 태국거지...


"기... 기다려라! 100바트! 드르륵 드르륵"

"아니, 아줌마, 

이거 전갈 먹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이거 60바트면 살게요!"


"ㅇㅋ 옜다!

두꺼비는 안 필요하냐? 드르륵 드르륵!"

"ㅈㅅㅈㅅ 박지성"


우리는 전갈먹기배

가위바위보를 진행했지!

그 때 들리는 지나가던 행인의 소리...

"아... 저게 뭐야. 저걸 어떻게 먹어."

이 소리는 분명 먹지도 않는 전갈을

자기가 대신 먹는 듯 감정이입을 한 

한국인 여자의 목소리?!!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씨익 웃었어.

그리고 무례하지만, 

팔목잡고 당장 같이하자고

우리 센터 중앙으로 모셔왔지!

이런 소중한 경험을 우리만 할 수 있나?!

같은 한국인끼리 나눠야 더 재밌지.

이 분에게 나는 1대1 배틀을 신청했고

진 사람이 전갈을 먹는 거였어.

가위 바위 보!

승패는?

"드셈 드셈! 빨리 드셈!!"

"어우 진짜 못 먹겠어요!"


"그런게 어딨음! 그럼 이기시던가!

드셈드셈 빨리 드셈!"

"진심 진짜 못 먹어요ㅠ"


"그러면 제가 나머지 전갈 먹을테니까

전갈 집게부분만 드세요."

"콜"

이 분은 약속을 지켰고

나 또한 약속을 지켜야만 했지...ㅠ

이 여성 분에게 전갈을 먹이기 위해

마치 철권게임에 나오는 

요시미츠의 할복기술과도 같이

나 또한 상처를 받았지...


나는 집게 발이 없는 전갈을 

단숨에 입안으로 털어넣는 순간!

통통한 안의 모습과는 달리 

텅 빈 속내가 느껴졌어.

그리고 이내 쓴 맛이 느껴졌지...

써도 너무 썼어...


그렇게 억지로 전갈을 삼키고나니

태국친구M이 날 한심하게 쳐다보고 있더군.

그래서 입바람 얼굴에 불어줌.

싸대기 맞을 뻔...


요롬코롬 놀고 있는데 

누가 우리의 팔목을 잡으며

소리치는 거야!

알고보니 아까 물리건 바에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노래불러주던 누나였어!

우리가 호응 엄청 해줘서 공연 재밌게 잘했다고

고맙다고 맥주 한 병씩 사주심!

고마워요! 

덕분에 좋은 노래 듣고 좋은 분위기

즐기다 갔습니당!


2시가 되자 슬슬 파하는 분위기가 시작되었고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지.

"이제 슬슬 가자!"

"그래! 나는 티나랑 숙소로 돌아갈건데

너는...? 으흐흣?!"


"-_- 뭐야 그건! 제발 좀 몰아가지 좀 마!"

"알았어 알았어!! ㅋ.ㅋ"


그리고 나는 M한테 물어봤어.

"M! 너 여기서 더 놀거야?

아니면 집에 가는 거야?"

"나 후웨이쾅에 친구들이랑 

술 더 먹으러 갈건데

같이 갈래?? 같이 가자!"


"아니..."

"넌 진짜 노잼노잼 쌍노잼이다...

사진이나 한 장 찍자."


사진을 찍으려 내게 어깨동무를 하던 

그녀의 향기와 체취 때문에

순간 아찔해졌어.

나도 모르게 심장이 두근대기 시작했는데

이건 크리스마스가 만든 환상인걸까

내 코가 그녀의 겨드랑이 근처에 있었기 때문인걸까?



-다음 편에서-


이 날은 후웨이쾅에 유명한 야외 레스토랑인

테라스에 갔던 이야기야.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일어나자마자

나의 생활 철칙을 시행하려

공복 상태로 운동을 하러갔어.


역시 상의는 나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인

작년 태국여행에서 산 인생나시야.

지금 거의 다 늘어날 대로 늘어나고

빨래를 많이해서 옷감이 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녀석을 놓을 수가 없어.


가끔 이 녀석은 나에게

'나 많이 아픈데, 보내줄 때도 되지 않았니?'라며

통곡을 하지만, 아직 어림없지.

골수까지 쪽쪽 빨아내고 

옷으로써 생명이 다하면 발수건으로 쓸 테다.


이 녀석은 노가다 하는 지금도 건재하고

아직까지 잘 입고있어.

삶에 대한 집착이 굉장히 강한 녀석이야.


이 날은 운동하기가 너무 싫어서

그냥 러닝머신에서 걷는 척만 하면서

핸드폰만 하다왔어.


그래서 땀 흘릴 일이 없어서

그냥 그대로 입고 나갔지.

내가 더러워서가 아니야.


실제로 건기 때의 태국은 굉장히

쾌적하고, 땀을 흘려도 금방 말라.

그리고 냄새도 안 남.


건기와는 다르게 우기에는

굉장히 습해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날 뿐더러

잘 마르지도 않아서 굉장히 찝찝해.

그래도 우리나라 장마철 불쾌지수보단 나은 듯.


이 날은 T가 같이 저녁이나 먹자고 해서

약속시간이 될 때까지 편의점 음식이나 먹으며

음악작업을 하면서 빈둥거리고 있었지.


그리고 약속시간에 맞춰 슬슬 걸어나갔어.

이 날은 모험심이 발동해서

승전기념탑을 가는 빠른 루트가 없나 생각하다가

내가 가던 피시방 근처가 생각났어.


내 흐린 기억에 의하면 그 옆으로 쭉 가면

승전기념탑이 나온다고 생각됬거든.

그래서 일단 피시방 근처로 이동했고

옆 쪽으로 걸어나갔어.



걷다보니 태국 고급 레스토랑인 

쾅씨푸드가 있는거야.

여기 지점은 사람이 많이 없어보이더라.

평일 이른시간이라 그런가?


쾅씨푸드는 나에겐 적합하지 않은 

가격대가 형성되어있어서

별로 갈 일 없는 곳이야.

나중에 부모님 모시고 태국 놀러올 때나 가야겠어.


나는 승전기념탑 근처에서

T를 만났고,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사람이 꽤 많이 몰려있는 로컬 식당을 보고

그 곳으로 들어갔어.


난 딱히 땡기는 음식도 없었고

태국어 메뉴판을 봐도 몰랐으므로

주문은 T에게 맡겨놨어.

그리고 주문한 음식이 나왔지.


이건 똠얌똠얌 스프야.

단순히 시기만 하면 먹을 수 있겠는데

뒤적거리다보면 대파 썰어놓은 것 같은

모양새의 야채가 있어.

레몬그라스라고 하는데 식감은 

대파보다 좀 더 딱딱해.


그거 씹는 순간, 주옷되는거야.

씹을 때 입 안에서 오만가지의 화장품 냄새가

터져나오고 삼키려고하면 헛 구역질이 나와.

나는 향신료 굉장히 좋아하고 잘 먹는 편인데

그거는 진짜 몸에서부터 거부하기 때문에

도저히 먹을 수가 없더라.

님들도 한 번 도전해보고 후기 알랴주셈.


그리고 정체불명의 괴생명체도 하나 시켰는데

아마 생선일거야.

짜오프라야 똥물에서 건져낸...

그래도 태국사람들은 잘 먹고다녀서

나도 거리낌없이 먹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이 식당은 민물고기 특유의 향이 많이 남아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생선 맛과는 거리가 멀더라.


잘 하는 집은 짜오프라야 똥물고기여도

맛만 있는데 여기는 핵똥망인듯...

나는 거의 입에 대지 않고

볶음밥시켜서 그냥 그것만 먹었어.

가격은 총 합해서 250바트(8,500원)정도 나온 것 같아.


식사를 마치고 길거리 노점 상 옆에 

푸드트럭이 쫙 들어서 있길래

가봤더니 빙수를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어.


초코 수박빙수인데, 

가격은 60바트(2,000원)정도 했나?

엄청 저렴했던 기억이 나.

태국 수박은 한국 수박보다 달지는 않지만

초코시럽 뿌려서 빙수로 해먹으니까 맛있었어.


밥 먹고나니 급피곤...

이 사진을 보니 대머리까지 

곧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라

급 슬퍼졌어.


친가 쪽 할아버지 M자형 대머리

큰 아버지부터 우리 아버지 M자형 대머리

외가 쪽 할아버지 원형 대머리

피해갈 수 없는 나는 곧 대머리


앞으로 8년 정도 남았다...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면 

석천이형처럼 섹시하게 머리 싹 다 밀고

수염을 길러야지...


빙수를 먹고 T는 다음 날 일을 위해

일찍 가서 쉰다고 집에갔어.

마땅히 할 일이 없는 나는 

집 쪽으로 터벅터벅 걷다가 

이내 피시방으로 들어갔지.


여기가 그 피시방이야.

길거리에 툭 하나 있는 1층 피시방.

밖에서도 안에있는 사람들이 뭘 하는지 다보이고

안에서 게임하다가 가끔 지나가는 사람이랑 

눈도 마주치는데 굉장히 뻘쭘함.


그래도 나름 안에서 물이나 과자도 파는데

바로 밖에 길거리 음식점이 있어서

게임하다가 계란 볶음밥 주문하면 

갓 요리해서 만든 따근한 밥을 가져다 주는

아날로그틱한 맛이 있지.


게임을 한 참하고 있는데

Z형과 H형, 그리고 그 동생녀석에게 

연락이 왔어.


Z형은 내일 치앙마이로 돌아가고,

H형과 동생녀석은 한국으로 곧 돌아가서

오늘 밤 만나자고 하더라.

약속장소는 후웨이쾅!


한 번도 가보지 않았기에 들뜬 마음으로

피시방을 박차고 집으로 돌아가

 빨리 나갈 준비를 했지.

그리고 택시를 타고 후웨이쾅으로 출발했지.


후웨이쾅 지역은 나름 땅 값이 비싼 동네인 동시에

유흥가가 많은 지역으로 유명하기도 해.


그리고 후웨이쾅 야시장은

태국 업소여자들이 많이 

쇼핑하는 곳으로 유명한데

그 이유를 가보니까 알겠더라고!

진품처럼 이쁜 옷이 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팔고 있었어.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곧 형들과 동생을 만나게 되었어.

그리고는 H형이 유명한 레스토랑 가자고해서

따라갔는데 그 곳이 알고보니 후웨이쾅에서

엄청 유명한 테라스였어!

우리는 맥주를 시키고 안주도 몇 개 시켰지.



이 것은 새우 팟타이인데,

새우가 무척 컸어.

근데, 그게 전부였어.

팟타이는 카오산인걸로!


먹다가 동맥경화 걸릴 정도로 

자극적인 팟타이가 아니면

왠만해선 카오산 팟타이를 

능가 할 수 없는 것 같아.



새우를 좋아하시는 H형님!

처음에 어려보이는 외모로 반말 할 뻔했는데

나이가 39...


이 형은 술이랑 구름과자 같은 

몸에 해로운건 다 하는데

피부는 나보다 좋은듯...

피부는 타고나는건가 보다...


귀요미 동생녀석.

단톡방에서 만난 또 다른 동생녀석과

파타야가서 재밌게 놀다왔다는데

얘기 들어보니 완전 바가지 엄청썼다.


애가 순수해서 언젠가 

바가지 엄청 씌일 것 같았는데

진짜로 당했다니 맘이 아프군.

동생녀석의 허탈한 표정을 보고 내가 다 슬퍼짐...

그래도 잘 놀고왔다니 다행이다싶음.



우리는 요롬코롬 대화를 했어.

무엇보다 내가 좋았던 것은

작년만해도 이렇게 여행이 끝나감에 따라

아쉬움 마음이 가득했는데

나는 장기여행자라 그런게 없었다는 거.


모두가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갈 생각을 할 때

나는 그 마음을 공감하며

한 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


하지만, 그 동안 정도 많이 들었고

당장 내일부터는 누구를 만나서

처음부터 다시 관계를 쌓아야하나

이내 우울해지더라.


하지만, 나의 우울함은 이내 부러움으로 뒤바꼈지.

H형과 그 동생녀석은 가는 마당까지 인기폭발이었어.

둘 다 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상이라

 테라스에 있는 여자들이 한 시도 쉬지않고 

힐끔힐끔 쳐다보더라.


Z형과 나는 해당사항이 없었어. ㅠ

Z형은 그냥 일본사람인 줄 알고

나는 그냥 게이인 줄 알고...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 되던게

Z형도 게이들한테 인기있는 스타일이더라.


테라스에서 술을 마시며 포켓볼도 친 이후에

자리를 옮겨 옆에 있는 유명한 로컬식당으로 갔어.

이 곳에 대해선 재미있는 소문이 들려오는데

후웨이쾅에서 일하는 업소여자들이 일 끝나고나면

새벽에 밥 먹으러 온다고 하더라.


하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업소녀처럼 보이는 

여자의 비율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이 호프집 알바나 장사를 끝내고

온 사람이었어.


그 중에는 테라스에서 서빙 알바하던 

어린 여자 분도 계셨는데

화류계가 팽배한 이 곳에서

그렇게 정직하게 일하며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니

참 이뻐보이더라.


배가 고팠는지 두 그릇 시켜먹더라고.

그 모습 보면서 내 모습이 보이던데

마음이 짠하긴 했어.

왜냐하면 나도 군대 전역하자마자 학자금 때문에

신용불량상태가 되어서 복학도 못하고

하루 5시간 자면서 일만했거든.


그래서 한 그릇 더 시켜줄라다가

내 코가 석자였기 때문에

못 사줌.


가뜩이나 돈 없어서 형님들한테 

계속 얻어먹기만 하는데

내가 무슨 능력으로 사줄 수가 있겠음?

짠한 것은 짠한 거고, 현실은 현실이고.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마음 속으로

굳세게 잘 살길 바란다는 응원 뿐이지 뭐. ㅠㅠ

힘내자!



형님 그리고 동생들과 이제 헤어질 시간이 됬는데

한 가지 다행인건, H형의 회사특성상

방콕으로 자주 출장을 온다는 거야.

그래서 빠른 시일 내에 또 올 수 있다고 하더라.

H형이 올 때 Z형도 치앙마이에서 방콕으로 와서

같이 놀기로 했어.


그 동생녀석은?

석사학위 준비한다고 바빠질거라고 하더라.

무슨 일을 하던 간에 잘 되길 바라며

우리 넷은 그렇게 헤어지게 되었지.


방콕에 남아 자리를 지키는 것은

나 혼자...

앞으로 3개월 반을 더 살아야했는데

'이렇게 놀다가 하루아침에 혼자 잘 생활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긴 했어.


슬슬 혼자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여행자가 아닌 거주자의 마인드를 가춰야만 했지.



오늘 글은 여기서 마무리할게!

다음 편에서 만나자!!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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