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상은 동대문의 야경을 즐길 겸

린팁이와의 신나는 한국데이트를 즐긴 영상이야!


전 편에서와 같이 김밥나라에서

배 터지게 저녁식사를 하고

소화도 시킬 겸 근처에 있는 동대문 야경을 보러 갔더랬지!


가다가 보니 린팁이가 항상 드라마 속에서만 보던

붕어빵을 팔고 있더라고?

그래서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린팁이를 사줘봤어!

그 반응은 그냥 음...

좀 미지근하달까?

뭐, 한국인한테도 요즘 팥 들어간 붕어빵보다는

슈크림이나 카레들어간 게 더 맛있는 것 같아!


뭐, 어쨌건 붕어빵을 먹고 첫 장소로 동대문에 갔는데

나도 어렸을 적에 보거나 버스타고 오고가면서 봤던 거 빼면

어른이 되어서 가까이서 보는 건 정말 오랜 만이었어.


가까이서 보니 생각 이상으로 엄청 웅장하더라.

과연 대한민국의 보물1호라는 명성에 걸맞아!

여튼, 그렇게 동대문 앞에서 린팁이 사진기사 해주며

딱깔이하고 있는데 어느 분이 후다닥 다가와서

영상 너무 잘 보고 있다며 이거 좀 드시라고

편의점에서 급하게 사오신 봉투를 주시더라구...


와... 태국에 있다가 막상 한국에 오니까

이렇게 린팁이와 나를 알아봐주시고 반갑게 인사 건네주시는데

진짜 너무 고맙고 힘이 나더라!


린팁이도 어안이 벙벙해서 진짜 우리 팬이냐고

몇 번씩이나 되물었더랬지!

그렇게 팬 분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더욱 힘차게 카메라를 들고 두 번째 장소로 이동했는데

거긴 평화시장이었어!


나도 한 번도 들어가본 적이 없어서

상당히 기대를 많이 했는데

너무 늦게가서 문을 닫았더라...


하는 수 없이 나왔는데 눈에 보이는 아이스크림 가게!

한국인인 내 눈에는 그냥 그런 소프트 아이스크림 가게인데

태국인인 린팁이 눈에는 신기한 모양의 콘이었나봐!

그래서 그것도 사줬더랬지!


한 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두타도 구경하면서

세 번째로 갔던 곳은 바로 DDP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여기도 굉장히 예술스러운 느낌이 많이 드는 곳인데

정작 하이라이트인 장미정원이 폐지되어서

이제는 큰 메리트가 있다고 하기엔 좀 애매한...?


그래서 바로 네 번째 장소로 갔어!

그곳은 바로 청계천!


린팁이와 그 곳에 한가로이 앉아

동대문의 노후화된 건물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다음 날 일정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더랬지!

이 날의 모든 과정이 동대문만의 감성이 잘 담긴 것 같아서

영상을 만들면서도 그 때의 기억이 나네!


여러분들도 영상을 통해

그 갬성을 느끼고 동대문 한 번 가보자고!

https://youtu.be/rAfXBnIR3wQ

구독은 센스!!


이 날은 태국여자친구를 따라

태국에서 큰 쇼핑몰로 손꼽히는 센트럴 플라자에

같이 갔던 영상이야!


처음으로 그녀는 시계를 고친다고

시계방에 갔는데 배터리 가는데 14,000원 정도?

말이 되나...

한국에서도 청주에 계신 시계 장인이 배터리 갈아줬을 때

만원 밖에 안 나왔구만...

어떻게 보면 이런 물가는

한국보다 더 후려치는 것 같아!


시계를 고치고 간 곳은

Boots라는 곳인데 한국의 올리브영과 상당히 비슷해!

화장품 뿐 만 아니라 약품까지 같이 취급하는 곳이라

가끔을 갈 만하다고 생각해!

근데 가격이 좀 비싸다는 거!

태국에서 거의 한국가격과 비슷하게 혹은

더 비싸게 주고 사야될 지도!!


그리고 간 곳은 다이소!

일본기업이라 그런지 들어가자마자 일본품목이

엄청 많더라!


아무리 일본 국뽕 맞은 태국이라 해도

이 곳이 일본인지 태국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였어.

그렇게 다이소에서 40분 정도 둘러보다가

드디어 잠깐 쉴 수가 있었지.


우리는 스웬센으로 가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그 곳에서

충격과 공포를 느끼게 한 충격적인 비주얼과 창렬함을 갖춘

아이스크림을 만나게 되었어!

그 아이스크림은 영상을 통해 보는 게 좋겠다!

https://youtu.be/WSyIXU3mqkQ

구독은 센스!!


오랜 만에 쓸 태국 음식 후기는

태국의 큰 대형 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스웬센이라는 아이스크림 가게야.


요즘 들어, 방콕에서 블로그 팬 분들이

길거리나 클럽에서 자주 알아봐주셔고

글 잘 보고 있다고 인사해주셔서

태국음식 후기 쓸 겸 감사 인사 전하려고

태국 음식 후기에 글 남김!


길거리에서 마주친 모든 분들께

알아봐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캅!

너무나도 반갑게 인사해주셔서

나에겐 무한한 영광이지만

마치 영화배우라도 본 것처럼

말씀해주시니 어찌 몸둘 바를 모르겠다 캅 ㅠ

난 아무것도 없는 B급 가난뱅이 여행자니까

마주치게 된다면 쿨하게 주먹 부딪히는 인사로

유키스 간지를 내뿜으며 인사하자 캅캅!!


어쨌거나, 포스팅 시작함!

발음이 이게 맞나 모르겠지만

난 스웬센이라고 부르고 있음.

한국으로 따지면 예전에 유행했던

아이스베리나 캔모아 정도의 가격인데

퀄리티는 훨씬 높다고 볼 수 있지!

가게 외관은 이렇게 생겼어.

이 때는 딸기딸기 행사를 하고 있더라고?

태국 사람 딸기 참 좋아해.

정작 태국산 딸기는 맛이 없어서

한국의 딸기가 좋다고들 많이 함.

하지만, 정작 한국인도 비싸서

딸기 자주 못 먹는다는 건 잘 모름.

일단, 뚜렷한 사계절이 존재하는 한국의

과일 당도가 높다는 건 인정!

과일 같은 경우에는 비가 많이 올 수록

당도가 떨어진다고 우리 할머니가 그러셨음.

어쨌거나, 인테리어는 이렇게 생겼어.

허름하지도, 너무 좋지도 않게

그냥 적당한 테이블로 빨리

아이스크림이나 처먹고 가라는 느낌이지만

아이스크림은 개 맛임.

나는 행사하고 있는 딸기딸기 아이스크림과

녹색의 녹녹록록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더랬지.

첫 번째로 나온 딸기 아이스크림.

그냥 태국산 딸기는 밍밍해서

설탕시럽에 절인 딸기를 토핑했어.

그리고 바닐라와 딸기 아이스크림을

놓고 생크림까지 위에 올리니

더욱 더 달달해서 맛있더라!

두 번째 시킨 아이스크림은

녹차빙수!

설빙의 인절미 빙수처럼

겉의 토핑이 녹차가루였는데

한 입 먹는 순간!

'컥!'

녹차의 분말가루가 목젖에

달라붙어 떨어지지가 않아서

코로 뿜을 뻔 했더랬지.

하지만, 맛있었어.

녹차의 가득가득한 초록의 향이 입 안 전체를

휘감는 게 나쁘지만은 않았고

이것 또한 달달했었엉.

가격은 두 개 합해서 338바트!

한국 돈 12,000원 정도...

저렴하지 않지만

한국이다 생각하면 퀄리티있고

가성비 있게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라는 점은 확실!


하지만, 나는 장기 여행자기 때문에

이런 곳에 자주 온다면 타격이 크기 때문에

주관적인 평점은 5점 만점에 3.7점이야!

여유되는 단기여행자라면 더위를

맛있게 식히고 싶을 때 가도 만족스러울 것 같아!


이번에 소개 할 맛집은

민락2지구에 위치한

가성비 짱짱 플레이스인

쿠우쿠우야!


나는 태국으로 떠나기 전에

할머니와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민락2지구에 초밥뷔페인 쿠우쿠우를 갔었어!

우리는 평일 런치로 쿠우쿠우를 갔는데

평일 런치임에도 불구하고

17,900원이라는 그닥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긴 해.

근데, 민락2지구 쿠우쿠우는 퀄리티가 좋다고

소문이 나있어서 일단 소문의 진상을 확인하러 가봄.

들어가자마자 엘레강스한

인테리어와 수 많은 초밥요리사 보소...

사람 기죽게 만들지만

구태여 있어보이는 사람처럼 

떳떳하게 입장했지!

일식, 중식, 한식 그리고 디저트를 포함해서

다양하게 샐러드바가 즐비해있어.

이거 한 번씩만 먹어도 엄청 배부르겠다 싶어서

딱 봐도 맛있고 비싼 것만 먹어야겠다 생각했지!

일단 연어와 초밥 그리고 게장이야!

사실 연어가 먹고 싶어서 여기 온 건데

연어가 해동이 제대로 안되서

내가 싫어하는 아삭거리는 식감이었어.

참치도 아니고 연어가!!!

정말 이거 때문에 너무 실망했는데

게장 먹고 마음이 다 풀렸어!


살은 꽉 차있고 짜지도 않고

단 맛이 입 안을 감돌아서 감칠 맛이 가득했어.

그래서 밥 한 공기 퍼와서 게장 살만 옮겨담은 후

비벼서 한 그릇 뚝딱!!

자칫 무료급식소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초밥 요리사가

엄청 많아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주네!


위 사진의 영역은 수 많은 초밥이 즐비해있는데

나는 쿠우쿠우 갈 때마다 광어초밥을 주로 먹었어.

게다가 운이 좋으면 광어 지느러미로 만들어진

초밥을 건질 수 있는데 이번에 갔을 땐 없더라 ㅠ

다른 곳에 비해 광어초밥은 맛이 덜한 편이기도 했어.

생선초밥을 먹은 후 고기초밥을 먹었지!

내 초밥철칙 중에 하나는 

초밥끼리 맞닿으면 안된다는

이상한 규칙을 가지고 있지!

서로 맛이 섞여버리거나 양념이 묻어버리면

본연의 맛을 즐길수가 없다고 생각한다능!

이번엔 군함이랑 중식!

특히, 여기 꿔바로우가 제대로야!

칭따오에서 먹었던 식감이랑 아주 비슷했어!

아니, 좀 더 과하달까? 

찹쌀을 너무 많이 넣은 듯 하지만

그래도 제대로였어.


하이라이트는 이거지!

금방 구운 바삭하고 따끈한 와플에

생크림과 사과잼을 바른 후 달콤하고 차가운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얹어서 초코시럽을 발라준 후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한 잔!


이렇게 만들어서 어머니 드리니까

아들 덕분에 이렇게 달달한 음식을 먹어본다며

눈물을 글썽이셨지.


그래서 하나 더 만들어드리니까

달아서 이 빠질 것 같다고

너나 많이 먹으라고 거절당함.

효도하고 싶으면 쿠우쿠우가서 

이거 만들어드리셈.


쿠우쿠우에 대한 내 주관적 평점은

효심을 더해 4.7점이야!


전 편에 이어서

오늘은 이야기를 진행하려 해.

지금 1시간 째 쓴거 다 날라가서

다시 써야함.

쓴 거 또 쓸라니까 짜증나고 귀찮음.

그냥 대충 쓸거임.


방콕에 돌아온 이 후로

나는 하나도 즐겁지가 않았어.

T는 다시 한 번 나와 잘해보겠다고

이렇게 저렇게 노력하는데

안쓰럽긴 했지만 내가 안 행복 한 걸 어떡해...


치앙마이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태국친구들과 띵까띵까 놀던 게

너무 생각이 났고 그리웠거든.


치앙마이에 있으면

서럽고 외롭지는 않은데 방콕에 돌아오니

다시 그 생활 반복이야.


T가 일 끝날 때까지 집에서

혼자 대화 할 사람 없이 

개 마냥 집 지키고 있기.


T가 오면 T랑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시간에 헤어지고 할 얘기도 없고


이 스트레스로 인해

자꾸 먹어대기 시작했어.

마치 중성화 한 고양이나 개가

욕구를 풀 곳이 없어서 

음식에 욕구를 푸는 것처럼.



일단 계란 후라이는 

기본적으로 두 개로 시켜서 호로록 먹음.

꾸덕꾸덕한 크림치즈 스파게티도

호로록 먹어버림.


샤부샤부 뷔페가서 

셔츠 단추 미사일 날라갈 때까지

호로록 함.


배가 정말 남산만 해짐.

이 때 너무 창피해서 다시는 뷔페갈 때

타이트한 셔츠 안 입고감.


물론, T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나도 많이 노력했어.

T가 가고 싶다는 곳 웬만하면

가주려고 노력했어.


예를 들어, 공룡 박람회...

하... 나 공룡에 별 취미 없는데.

주말에 어린이들도 엄청 많이 오는데...

사람 많은 장소 싫어하는데 여기까지 와준거면

나도 많이 노력했다고 생각함.

신나하는 T.

그래그래 우쭈쭈

빨리 돌아가자. 힘들다.


집으로 돌아갈 때 T에게 솔직히 말했어.


"나 사실 지금 굉장히 노력하는 거 알지?"


"알지..."


"솔직하게 나 방콕에 있는게 너무 스트레스야.

하나도 행복하지가 않아..."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데?"


"일단 생각 좀 해볼게."


이렇게 말을 한 후 나는 집으로 

돌아가서 깊은 사색에 빠졌어.





집 베란다에서 야경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지.


'하... 방콕이 왜 나는 재미가 없을까...?

T와 함께하는 거라 그럴까?

어디로 가야 행복할까?

친구들 보고싶다..

여행기간도 한 달 반 밖에 안남았는데


아! 나 행복하려고 여기 온거지?!

다시 가자! 치앙마이!!!'


그래서 T에게는 문자 하나만 딸랑 남기고

바로 떠나버렸지.

치앙마이 비행기는 나에게 비싼 돈이어서

저렴하고 사고도 몇 번 난 적 있는

버스타고 갔어. 저건 기내식이야.

그리고 버스 줏나 추움. 

담요를 덮어도 덜덜 떨림.

12시간을 저러고 냉동돼지 상태로 이동했지.


드디어 터미널 도착!

Z형네 집으로 쏜살같이 달려갔지!


"(똑똑똑)"


"누구세여?"


"J 입니당."


"뭐여!! 어떻게 또 온거여?!"


"형 혼자 식사하는 게 맘에 걸려서

밥 같이 먹어드릴라 왔습죠! 헤헤"


"아니, 각설이도 아니고 뭐 이렇게 금방 와!

가자! 밥 멕여줘야지!"


그래서 이동 한 곳은 마야몰에 위치한

한 패밀리 레스토랑이야!

Z형은 내가 왔다며 현지 친구인

현우를 불렀지. 

꼬니는 대학교 수업 케니는 밴드 갔다나 봐.


각자 메뉴를 한 개씩 고르고

피자를 한 판 시켰는데 양이 미쳤따리...

결국은 다 못 먹음.

하지만, 후식 먹을 배는 있지!

초코초코 아이스크림!

핵꿀맛!!

하지만, 아직 치앙마이에 

다시 온게 실감 나진 않았어!


"햄. 저 방콕에 있을 때

형이랑 한량백수로 놀던 게 너무 그리워서

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가기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못 참고 다시 뛰쳐나왔어요 ㅎㅎ"


"그치? 내가 그래서 방콕에서

오래 못 있어!

나는 이 치앙마이 생활이 너무 좋거든!

가자! 우리의 일상으로!"



그렇치! 

이게 바로 Z형과 하는 치앙마이의 일상이지!

돌아간다. 술고래로!!!!

마야 몰 오버도즈에서 술 진탕 먹으며 

이 날은 마무리!


T는 어떻게 됬냐고?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

"누구세요? 말을 하셈요"

"크크큭"

"뭐여, 너 누구여?"

"나다. 니 전 여친 T"

"무... 무슨 일이야!"


"간다. 치앙마이. 송크란.

너 잡으러"



- 다음 편에서 -

전 편에 이어서 오늘은 

T와 T의 친구를 만나러 간 이야기야. 



그 대학교수라는 놈과의 약속이 파토나고

나는 약 기운에 헤롱거리는 몸을 이끌고 

BTS 아리역으로 가야만 했어.


택시를 불렀지만,

언제나처럼 택시기사는 우리 집을 못 찾아서

한 참을 헤매다 나에게 전화를 걸지.

그러면, 난 후다닥 아래층으로 달려가

세이프 가드에게 전화를 바꿔줘.

그러면 알아서 설명해줌.


님들도 혹시 콘도 빌리거나 할 때

택시기사가 길 못 찾으면

세이프 가드 아저씨한테 전화 바꿔주셈.

물론, 나 보다 복잡한 위치에 

사는 사람은 없겠지만...


우열곡절 끝에 나는 택시를 탔고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 할 수 있었어.


T를 기다리면서 한 컷 찍어봤어.

이렇게 셀카를 찍으면서 기다리니까

T가 어느 새 내 옆에 와서 서있더라.


T는 몇 일 전부터 자기 친구인

메이와 함께 저녁먹자고 했기 때문에

오늘은 그 녀석과 같이 밥을 먹기로 했어.


다들 기억하려나 모르겠지만,

추석 때 T의 친구로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어.

상당히 유쾌한 녀석임.

그리고 은근히 배려심도 있고.


파티에 가서 T가 나 혼자 외톨이 만들었을 때

유일하게 말 몇 번 걸어준 녀석이야.

그리고 태국어도 가르쳐줬는데

'텅 래우'라는 걸 T의 부모님 앞에서

말하면 좋다고 10번 정도 원어민 발음으로 연습시켰어.


그래서 텅 래우 텅 래우 외치고 다녔는데

그게 임신이라는 뜻이었어.

개 놈 시키.

그것도 모르고 T의 부모님 앞에서

임신 임신 이러고 다녔네.


그래서 이 녀석 만나면

"발씨놈 캅

해줘야겠다고 꼭 다짐했었지.



우리는 음식점에 들어가 메이를 기다리기로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이는 도착했어.

저 푸근한 인상 속에 장난기가 가득하다!

이 날은 메이가 T에게 떠레~ 라고 하면서

자꾸 나한테 떠레~ 떠레~ 해보라고 하는 거야.


무슨 뜻인지 설명을 안해줘서 궁금했어.

일단은 욕 같으니까 메모해서 외워났지.

외국어 배울 때 욕 먼저 배우는게 개꿀잼임. 

T가 그런거 배우지 말라고 하길래

악착같이 외워놈.


그러다가 얼마 전에 인터넷으로

태국 욕 찾아보다가

떠레라는 걸 발견했어!


'돈에 환장한 허영심 많은 년'

이라는 욕이던데?


절친이라 그런지 아주 적합한 욕을 쓰더군.

요즘 들어, 나는 뼈 빠지게 일하는데

자꾸 한국 악세사리 보내는 걸 보아서

꼭 외워야하는 필수단어라고 생각함.


우리가 갔던 레스토랑은

아리 역 옆에 있는 펑키빌라에 위치한

본촌치킨이라는 곳이야.


한국의 교촌치킨의 짝퉁 버전이지.

가격이 무척 창렬한데,

인기는 많아.

아리지역이 나름 부자동네라 

갈 수 있는 사람이 많나봐.




우리는 간장 맛 닭다리 세트와 순두부 찌게를 시켰어.

신기하게 치킨 집에서 별걸 다 팔더라고?

찌게도 팔고, 떡볶이도 팔고

한식이란 한식은 다 파는 듯.

주인은 태국 사람이라던데 -0-


가격은 

1000바트(33,000원) 정도 나온 것 같아.

닭다리 세트에 순두부 찌게에 밥 세 공기랑

음료수 시켰을 뿐인데...


완전 비쌈. 차라리 한인 마트에서 고추장 사고

설탕이랑 케찹 섞어서 길거리 15바트(500원)짜리

닭다리 찍어먹는게 훨씬 싸겠다...


순두부 찌게는 한국에서 먹는 얼큰한 맛이 아니라

케찹 맛이 많이 나는 달달하고 이상한 맛이었어.

마치 일본에서 먹는 김치찌게의 맛처럼.


감기 걸려서 따듯하고, 얼큰한 국물이 

무척 먹고 싶었는데

한 입 떠먹고 숟갈 내려놓음.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펑키빌라 안에 있는 

마트에 들어갔어.


메이는 친구랑 자취하기 때문에

식료품을 사야한다고 했기 때문이지.

그러면서 아이스크림 하나 씩 사준다고

고르라고 하더라?


마땅히 먹을 게 없어서

그나마 가장 깔끔하게 포장이 되어있는

M 이라고 적힌 아이스크림을 들었어.


그 순간, T와 메이녀석의 얼굴은 굳었어.


'뭐야? 내가 죄 지었어?

왜 그렇게 보는 거지?'


T와 메이는 태국어로 지들끼리

얘기하더라고.

메이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웃으며 괜찮다고 하는 거야.


T가 나에게 말했어.

"그거 되게 비싼 아이스크림이야"


"어? 설마했는데, 아이스크림 값 비싸서 그런 거였어?

됐어 됐어, 아이스크림 값이 하면 얼마나 한다고

이건 걍 내가 살게"


메이는 괜찮다고 빨리 넣으라고 해서

일단 넣었는데

바코드를 찍었을 때 보는 순간

'아 내가 실수했구나' 생각이 들더라.


50바트(1900원)짜리였어.

이게 맛있지만, 비싼 아이스크림

'매그넘'이라는 거였더라고.

우리나라 돈으로 얼마 안하지만,

쟤네 기준에서는 한 끼 식사만큼의

가격인데, 좀 미안하긴 하더라.


그래도 내가 밥 값 100바트 더 냈으니까

그냥 쿨하게 넘어갔어.

다음에 내가 매그넘 사주면 되지 뭐.

생각해보면, 카페에서 빙수 먹어도 

150바트 전후로 나오는걸 세 명이서 나눠먹는데

조그마한 아이스크림 딸랑 한 개에 50바트라니

후덜덜하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메이는 더 뜯겨선 안된다는 생각이었는지

똥이 마려웠던 건진 몰라도 후다닥 가버렸어.



"J, 모레 쯤에 우리 집 같이 가자."


"너네 집? 아리에 있는 콘도?"


"아니, 거기 말고, 돈무앙에 본가 있잖아.

거기 한 번 구경와라."


"귀찮음, 내가 거길 왜 감.

가봤자 너네 부모님 계셔서 불편한데

뭐하러 감"


"같이 가자!! 나 챙겨올 것도 있는데

혼자가기 심심해. 인사만 드리고 잠깐만 있다 오면 되잖아.

먼 거리도 아닌데~"


"너네 어머니가 자꾸 태국말로 

나한테 말 거는거 알잖아.

그 때마다 곤혹스러운데, 

니는 번역도 안해주잖아.

근데, 뭣하러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내가 거길 가야해?"


"이번엔 진짜 안 그럴게.

같이 가자"


"하... 대신 딱 2시간만 있다가 온다?"


"ok 콜!"


지네 집 자랑 엄청하고 싶은가 보다.

이 참에 얼마나 사는지 집안 호구조사 

한 번 들어가봐야겠다.


"그 대신 오늘 우리 집 오지말고,

너네 집에서 자. 나 몸 안 좋아서

혼자 편히 쉬고 싶어.

오늘 몸이 좀 아파서 나오기 싫었는데

약속 때문에 무리한거야.

내일 아침에 공복에 운동이나 같이하자.

수영복이나 챙겨오셈"


그리고 나는 집에 들어가서 편안하게

'왕좌의 게임'을 시청하며 금요일 밤을 즐겼지.


다음 날,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에

도둑인가 싶어서 화들짝 놀라서 깼어.

알고보니 T가 문 따고 들어온거야.

잠 결에 빡치기도 해서 한 소리했어.


"내가 비록 너에게 키를 줬지만,

너 집인양 아무때나 벌컥벌컥 문 따고 들어오는게

매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럴거면 키 다시 줘.

너가 여기 와서 쉬는 것도 괜찮고

오고싶을 때마다 오는 것도 괜찮은데

최소한 미리 연락은 하고

노크정도는 좀 해라.

여기 너 집 아니야~"


난 내 개인공간에 타인이 

허락없이 들어오는게 참 싫어.

커플이라 할 지라도

그건 사양이야. 


대학생 시절 자취할 때 대부분의 동기들이

공강시간에 친구 집 문들을 

벌컥벌컥 열고 들어와 맘대로 쉬곤 했는데

난 그거 굉장히 싫어해서

우리 집만은 아지트화가 안됐어.


다른 친구들 집 보면

좀 안쓰러웠던게

집 안도 개판되고

침대 위에 발 올리면서 눕고

더럽게 사는 내가봐도 좀 아니다 싶었어.


특히, 처음에 T가 샌들 신고온 때꾸정한 발로

우리 집을 걸어다니면서 내가 가장 소중히 아끼는

새하얀 침대에 발을 올리더라고.


진짜 그거 보고 경악했어.

남의 집에 오면, 최소한 발은 씻어야하는거 아니냐...

그래서 그거 보자마자 경질을 했지.


"어디다가 감히 추악한 병균 덩어리 발을 올리냐!

니 발 한 번봐라. 시꺼먼거 보여 안보여.

이건 탄게 아니라 때야, 때!


너 우리집 오면 발부터 씻어!

그것도 힘들면 의자에서만 얘기하자.

바닥정도는 내가 닦아줄 수 있는데,

침대는 아니야...


내 침대에 눕고싶으면 발은 닦고 와라 제발...

오해하지 마!

너가 싫어서가 아니라, 더러워서 그래!"


난 결벽증 환자도 아니고

솔직히, 깔끔한 편도 아니야.

친구들 사이에서 오히려 방구랑 트림 뿡뿡 껴대는

더러운 새끼로 통하지.


하지만, 남을 못 믿음.

내 몸에 세균이 득실거린다는 것도 알지만

걔넨 믿을 수 있어.

근데, 다른 사람꺼는 못 믿겠단 말야!

집에서 씻고 왔다는 사람조차!


그래서 친구들이 말하길

더러운 건 니가 더 더러운데

왜 이렇게 남을 병균 덩어리로 보냐고 해.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지 뭐.


여튼, T가 집에와서 약속대로 공복의 유산소를

하러 갈라고 준비했지.


"T, 유 노우 코리안 몸빼바지 스타일?"


"그게 뭔데?"



"가자 수영하러!"


"너 이렇게 갈거야?"


"응, 이러고 갈건뎅? ㅇㅅㅇ"


"아, 나 안가"


"헐... 내가 쪽팔려?"


"내가 발 안닦았다고 뭐라할 때는 언제고,

너는 더 심한데?

완전 창피하다. 안가, 가지마"


"내가 설마 이러고 가겠냐,

너가 날 얼마나 어떻게 생각하는 지 잘 알겠다

나는 그냥 쇼윈도우 남친이지 뭐,

너의 주변사람들에게 보여주기용"


"피차일반이야.

그럼 발 안 닦는거로 뭐라 하지나 말던가-_-"


"응 니 발바닥, 원시인 발바닥

수영장 가기 전에도 

발바닥 씻고 들어가야하는 거 알지?

물 썩는당"


아침부터 티격태격하고

우리는 수영장으로 이동했지.


아침에 들어가니 조금 쌀쌀했는데

10분 만에 해가 쨍하고 뜨더니

물도 점점 미지근해졌어.


참 신기한 동네야.

해 한번 떴다고 훅 더워짐...


이 때는 수영장을 매일가는게 너무나 당연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면서

나중에는 심심하고 지겹다라고 느꼈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이런 사소한 것들이 

제일 먼저 생각나네.


나란 새끼, 간사한 새끼.


간사한 새끼는 간사하게

글 여기까지만 쓰고 물러남.

담 편에서 보장!


저번 편과 같이

태국여자 T는 술 먹고 쓰러져서 

길바닥에서 토하고 자고 난리났었어.



그래서 다음 날 점심까지 좀처럼 깨어나지 못했지.

그리고선 하는 말이



"나 어제 어떻게 들어왔어?"



아... 얘는 뭘 믿고

낯선 나라에서 술 먹고 길바닥에서 뻗은거지?

혹시라도 내가 나쁜 사람이었으면

큰 일 날 수도 있었던 건데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말없이 그냥 전 날 사진을 보여줬지.

"이게 너야,

왜 남의 나라와서 민폐 끼치심??"


"지워-_-"


"미쳤냐. 그러질 말던가.

지워줄 생각 없어. 돌아가~"



아침부터 한 바탕 우당탕탕을 하고

우리는 나갈 준비를 했어.

T가 한국인 친구를 만나러 가기 때문이지

그 친구 분은 태국에서 T의 회사에 

인턴으로 근무하셨던 분인데, 

일 할 당시 친하게 지냈다고 하더라.




그 친구 분은 우리가 노량진에 묶는다는 것을 듣고

배려 깊게 자기가 노량진으로 오기로 했어.



우린 부랴부랴 스쿠터를 타고 노량진으로 갔지.

그리고 그 친구 분을 만났어.

나이는 잘 기억이 안나.

초면인데 이것저것 물어보기 그래서

못 물어봤지.



T의 주변 사람이라면 그래도 알고 싶은게 당연한거 아니겠음?

그래도 T의 회사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곳이니

되게 똑똑 할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영어 겁나 잘하더라.



둘리 솰라솰라 대화하는데

뭐 알아듣지를 못하겠음.



그래도 이 분은 한국분이라

배려심이 깊었어.

대화 중간중간에 해석해서

내가 대화에 낄 수 있도록 유도해주시더라고.

마음이 따듯한 분이었음.



우리는 빙수 집으로 들어갔지.


.

데코레이션을 기깔나게 해놨더라고?!

돼지인지 쥐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귀여웠어.



근데 T랑 T의 친구 분이

한 입씩 먹을 때마다

애 몰골이 점점 불쌍해지더라.



눈 알이 한 개 없어지더니..

다음은 귀가 없어지고...

이윽고 머리가 반토막 나더니 머리가 흘러내렸어.

실시간으로 워킹데드 보는 줄.



나는 맛있게 빙수를 하하호호먹는

가식적인 시간을 보내고

T와 나는 그 친구 분에게 인사를 드리고

다음 일정을 향해 떠났지.



다음 일정은 T가 그렇게

가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동대문 DDP

동대문 디자인 플라워?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리 향했어.


오도바이 타고, 가면서 한강대교도 넘고, 남산도 스쳐지나가고

역시 노량진이 짱이야. 심지어 동대문도 가까움.

그리고 도책해서 동대문 DDP 근처에서 한 컷 찍음.



여기는 건물의 디자인 뿐만 예술적일 뿐 만 아니라

각양각색의 아트 전시가 많았어.

그리고 무엇보다

이 곳은 야경으로 유명한 곳이래.

그래서 일부로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렸지!


하나 둘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했어.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갑자기 수 많은 사람이

몰려있는 곳을 봤는데

그 곳은 장관이었어.




수 많은 장미가 빛을 내고 있는 정원이 있더라고.

도시의 네온사인과 차가 빵빵거리는 소리 사이에서

이 곳의 장미만이 은은한 빛을 내뿜고 있으니까 

유독 더 이쁘게 보였어.





차가운 도시남자 흉내 중.

동대문이 이런 곳이었나?

내심 감탄함.


내 기억 속의 동대문은

중학교 2학년 때 중딩들 사이에서 

가장 옷으로 유명한 핫 플레이스였지.

밀리오레, 두타 등등



나와 내 친구들은 한 푼, 두 푼

소중한 용돈을 모아 옷을 사러 동대문에 갔었는데

쇼핑센터에 올라가자마자

팔에 문신한 형님들이


"어이 일로와바~ 옷 한번 보고가지? 앙?"


하는 소리에 어쩔 수 없이 들렸다가 

강제구매를 한 친구부터

안 사고 갔다가 

개쌍욕을 먹는 친구도 있었어.



그 중 최악은

혼자 화장실 간 친구였는데,

가다가 두 세명이 자기를 포위하더니

"야, 친한척 해라. 웃으면서 가"

말하면서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더래.

그러더니 돈 뺏겨옴.




나는 다행히 동대문에서 그런 기억은 없어.

매 번 성공적으로 옷을 샀기 때문이지.

 어린 나이에 옷 판매하는 무서운 형들 상대로

가격 쇼부치면서 나시라도 한 장 더 뜯어냈던 기억이 나.



어릴 적엔 궁핍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성격자체가 

뭔가 손해보는걸 싫어하는 성격인듯.



여튼간에 우리는

장미를 보고

T가 항상 먹고싶어했던

간장게장을 먹으러 갔어.



왜 하필 동대문에 와서 간장게장을 먹느냐고?

무한리필이거든.

일반 정식 집가면 말도 안돼는 가격에

쥐똥 만큼 주잖아.



그래서 그냥 무한리필 찾다보니까 

근처에 있어서 오게됐음.



여기야.

내가 한 결정 중 최악이었어.

역시 간장게장은 비싼 데서 먹어야하나?

처음 한 입 베어물 때

바닷물인지 간장인지 모를 정도의 짠 맛이 올라왔고

그 이후 비린 향이 쫙 올라왔어.


유일하게 먹을 만 했던 건 

등딱지에 밥 비벼먹는 거였는데

등딱지는 리필 안해줌.


T와 나는 먹는 내내 눈치를 봤지.

무한리필이라 돈 안 아깝게 먹긴해야하고

목구멍으로 넘어가진 않으니...

그냥 꾸역꾸역 먹어야 할 뿐이었어.



"이게 한국 온 외국인들이 강력추천하는 간장게장이야?

나랑은 안 맞는 것 같아..."


"니가 아직 한국문화를 잘 모르네!

간장게장이야말로 진정 한국음식이지!

먹어! 그리고 또 먹어봐!

그럼 언젠간 사랑하게 될 거야."




나는 T에게 진실을 알려주기 미안해서

대충 얼버부렸어.

'미안해. T 한국 간장게장은 그 맛이 아니야...'



T와 나는 염분과 비린내가 가득한

간장게장을 삼키기 위해

밥을 세 공기 먹어야만 했고

우리는 더부룩한 상태로 나오게 됐어.



그래서 산책을 좀 하다가 들어가기로 했지.

동대문 앞에 있는 청계천에 왔어.

여기만큼 좋은 산책로가 서울 도심에 있을까?

밤에 오니까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

사람들도 계단에 앉아 물소리 들으면서

도란도란 얘기하고



외국인들은 물에 발을 담가

이런 신비스런 분위기를 만끽하고!



T와 나는 산책로를 걸으며

서로의 비린내를 만끽했지.


"T, 정말 미안한데

너 저 쪽보고 말하면 안돼?"


"왜? 내 왼 쪽 얼굴이 더 이뻐서 그래?"



"아니 니 입에서

간장 똥 비린내 나.

부탁인데 말할 때 저 쪽 보고 말해라.

나도 밑에 보고 말하잖아"


"후~"


"왓더!!

하지말라고 냄새 X나 난다고!!!"


"끄윽! 후~~"


"이런 엠병!

해도 너무한거 아니냐?"


"이게 한국의 맛이라며?

아님? ㅇ_ㅇ?"


"하..."



진짜 산책하다가

T 입에서 간장게장 썩는 냄새나서

살인날 뻔 했다.

미안한 마음에 참긴했지만

트림은 좀 아니잖아...



제일 평화롭고 행복했던 순간은

T를 뒤에 태워

노량진으로 가는 순간이었을 거야.

그 순간은 대화하면서

냄새 안 맡아도 되니깐.



집에 들어가기 전에

썩은 간장게장 냄새를 중화시키기 위해

무언가가 필요했어.



"T, 다 너 먹어라.

그리고 이 딱고 와..."



이렇게 우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간장게장을 먹게 되었지.



그리고 최근에!!!

T가 간장게장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물어보더라고!



"J, 얼마 전에 한국 미슐랭 3스타로

간장게장이 선정되었다는데 사실이야?"


"그.. 그렇대!"



"근데 우리가 먹은 간장게장은 

그렇게 맛있지 않았잖아?

미슐랭 그거 다 거짓말 아니야?"



"아하하.. 사람 입 맛이 다 같을 수가 있나.

적어도 우리는 안 맞나보다

나 태국 갔을 때 뿌팟퐁이나 같이 먹자"



아직도 간장게장은 맛 없는 음식이라고

믿고 있는 T에게 미안하다.

돈 많이 벌면 비싼 간장게장 정식 사줄게...ㅠ


이번 이야기는

T의 한국 두 번째 방문의 마지막이자

나의 태국 두 번째 여행기의 시작이야.



T와 내가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은

하루밖에 남지 않았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서로 얼굴을 보려고

집중했던 것 같아.



그래서 사진이 많이 없엉.

내가 글을 쓸 때는 사진부터 올리고

그 때 기억을 더듬어 쓰는데, 

사진이 많이 없으니까

무척 난감하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나가야하는데, 하면서도

서로 엉덩이가 무거워 일어날 수 없었지.




T와 점심까지 숙소에서 뭉개고 있었어.

그러다가 T가 저녁에 자기 친구가 한국에 와있는데

만나지 않겠냐고 제안했어.


딱히 할 것도 없고,

흔쾌히 ok했어.



우리는 아침겸 점심을 먹으러

수유근처에 무한리필

삼겹살 집으로 향했어.


일어나자마자 삼겹살 못 먹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개인적으로 눈 뜨자마자

고기 찾는 사람이라



같이 생활하면 좀 피곤할 수도 있어.

근데, T도 식성이 나랑 좀 비슷한듯.

잘 먹더라



그리고 수유근처에

로드샵 쇼핑을 하러 갔어.




저번에 내가 힘들다고 한 것

무시해서 싸운 것 때문에

나름 T도 쇼핑하면서 

내 눈치를 살피더라구.

덕분에 많이 힘들진 않았어.





태국의 미샤나 토니모리,

에뛰드, 스킨푸드 같은 화장품은

왜 비싼지 모르겠어.

유독 우리나라만 많이 싼 것 같아.



덕분에 피곤해죽겠어...




저녁이 되어서야 우리는

T의 친구를 만나러 이동했고,

약속장소는 명동이었어.



우리는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했고

우리는 명동을 구경했어.

나는 그 친구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어.



그 친구 이름은 벤츠,

T와는 대학교 동기래.

뭐 이름이 벤츠지?

벤츠 꼭 타야하는 이름 같구만?




T의 대학교는

탐마삿이라는 대학교인데,

태국 내에서 연,고대 정도 되는 학교래.



자부심 엄청나.

세계 대학교 순위 50위 

안이라나 뭐라나



특히, 자기네 과는 태국 최고라고

어찌나 자랑하던지.



지방 체대 앞에서

주름 잡으니까

자동적으로 주눅들더라.



그래도 피가 한국인인 것에 감사함.

태국가서 일한다면,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태국 엘리트보다 돈 많이 받아.



그걸로 위안 삼자.

물론, 일을 구할 수 있다면 말이야...



명동 라인 프렌즈에서 

브라운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먹었어.

아이스크림 끝에 곰돌이 

머리 하나 달렸을 뿐인데,

가격이 2500~3000원 정도 했던 것 같아.




우리가 저번 여행에서 같이 사진 찍었던

큰 곰돌이도 여전히 잘 있더라.




T 친구가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사진을 한번 더 찍지는 못했어.




벤츠라는 녀석을 만났는데, 

생각보다 깔끔하게 생겼더라구.

잘 사는 집 자제 냄새가 나더라.

친하게 지내야겠다 싶어서

이것저것 물어봤어.




벤츠라는 녀석은

푸켓 쪽에서 사업하는 부모님을 두었고,

자기는 태국 내 한국 관광팀장인 삼촌에게

일을 배운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푸켓오면 연락 꼭 달라고

하던데 물론, 빈 말이겠지.

안 믿어시캬.




그리고, 시덥잖지 않은 얘기를 이어나갔어.

여자친구는 있냐?

왜 없냐?

게이임?

게이 아니라고? 곧 좋은 여자 만날거야등등..




그리고 벤츠가 화장실 갔을 때,

T는 몰래 얘기해줬어.

벤츠녀석 게이라고.

근데, 티 안내는 게이라고 하더라.



학교 다니면서도

여자 만나는 거 한번도 못봤고

행동도 여성스럽다고 함.



무엇보다 T랑 얘기하는 것보다

나랑 얘기하는 걸 좋아하더라.


나 고등학교 때 교장이 

남자학생을 무척 좋아했는데,

여자랑 사진 찍을 때 표정이 딱 저거였음.

여자를 싫어하고, 남자를 좋아함.




여담으로

그 변태게이교장놈은 

남자애들 엉덩이 꼭 만지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나였음.




우리학교가 흙바닥 농구코트라

농구부 회장인 내가 할 수 없이 대표로

우레탄 코트 깔아달라고 요청함.




알겠다고 말하면서 슬쩍 엉덩이 만지길래

우레탄 코트가 나의 희생으로 생긴다는 

생각으로 참았는데

일주일 뒤에 전근감.

먹튀게이교장놈.





여튼, 벤츠를 만나서

치즈 등갈비 같이 먹었는데,

가격은 비싸고, 양은 적어서

셋 다 눈치보면서

쪼끔쪼끔 먹었어.



내가 돈을 벌 때라

더치페이 안하고 

내가 내도 상관 없지만,

어차피 한번 보고 말 애인데

뭣하러 내줌.



아낀 돈으로 T

설빙 데려가서 디저트나 사줬엉.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고,

T가 미리 로드샵에서 사둔

팩을 같이 했어.


구데타마라는 캐릭터라는데

만사가 귀찮은 달걀녀석이야.

뭔진 잘 모르지만, 팩으로 붙히니까

이쁘진 않았어.




우리는 마지막 날을

담담하게 보냈어.

사실 담담한 척 했는데,

맘은 아니더라구.




또 우울했어.

고개를 돌려보니

T가 훌쩍이고 있는거야.




"T, 울어?



"아니, 안울어... 팩 국물이야"



"Aㅏ.... 그러냐...

난 살짝 감동받을 번 했는데..."



"사실 눈물이야."



"응~ 안 믿어~

더 울어보셈"



"너 나 좋아하는 거 맞냐? -_-"



"응, 그러니까, 비행기표 예매했지"



"응? 무슨 비행기표?

너 설마?"



"응 7월에 학교 방학하니까

그 때 태국 갈게.

한달 반만 참고 있으렴"



"Yes!!!!!!!!!"



T는 눈물을 닦으며

소리 질렀고,

우리는 한 참을 들떠서

얘기하다가 잠들었지.




다음 날이 되었고,

난 출근하러 갔어.



점심시간 때 쯤에

T에게 전화가 왔어.



"J, 나와!"


"어? 어딘데?"


"니 학교 앞!"



T는 캐리어를 끌고,

가기 전에 날 보려고

우리 학교에 왔더라고.



그래서 후다닥 나와서

저번에 갔던 스테이크 집으로 갔지.




1달 반 뒤에 보지만,

그래도 조금 서글프더라구..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귀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먹은 것 같아.




마침내,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어.

"T 잘 지내고 있어~

이번엔 내가 갈겡!"



"알았어. 진짜 감동이야! 

내 생일 알고서 일부로 그 때 맞춰온다니!"



"어...? 물.. 물론이지!!

내가 이런 남자임!!"



사실 난 얘 생일 기억도 안났는데...

다행이다...



"너 이번에 오면

내 친구들도 보여주고, 우리 부모님한테도

소개할게. 그리고 우리 부모님이랑 같이 여행가자"



"어? 내가 니네 부모님이랑 

여행을 왜 같이가-_-"



"이게 태국에선 일반적인거야!

일단 오기나 해!"



"아.. 알았따..."




그렇게 우리는 

다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어.



한달 반이란 시간동안

나는 관리된 내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서

운동도 다시 시작했고,

동시에 밴드녹음도 시작했어.



물론, 지금까지 앨범은 나오지않고,

다시 살은 쩌버렸지만.. 힝...

뭐 여튼 그 때는 열심히 했었어.




T도 자기 커리어를 

차근차근 잘 쌓고 있더라고.


나랑은 다른 길을 

걷는 사람이라 그런가 싶어.

이런거 보니까 내가 더 초라해보인다.



다가오는 T를 위해서

라이언 인형도 샀엉.



이게 KFC랑 콜라보로 해서 팔더라고!

잘됐지! 난 KFC 환장하는데

치킨도 먹고, 선물도 마련하고

일석이조였엉!!



고민도 안하고 선물을 

이걸로 결정했징




태국으로 가는 휴가 날은 점점 다가왔어!




요롬코롬 환전도 하고,

우리은행에서 EXK카드도 발급받았어.

이게 뭐냐면, 태국 4개의 ATM에서

적은 수수료로 바트를 뽑을 수 있는 체크카드야.




특히나, 초록색의 카시콘 뱅크 이용하면

거의 수수료 없다고 보면돼!

태국은 뭐다?

EXK 하나면 끝난다해도 과언이 아님.

꿀아이템임. 강추강추




떨리는 마음으로

공항으로 갔어.

"T, 오빠 출발한다!

기다리셈!"



"빨리빨리 와! >_<"






오늘은 내가 사는 이유이자 삶의 활력 중에 하나인

밴드에 가는 날이야.



안 좋은 상황 속에서도

죽지않고 버틸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아무리 봐도 음악활동 때문인 것 같아.



내가하는 밴드는 4전 쯤에 청주에서 만들어져

1년 안되게 활동하다가

공중분해되었어. 



지금은 쓰던 이름 그대로

팀원들 구해서 다시 활동하고 있지만,

팀명과 음악에 대한 언급은 안할래.

낯 간지러움...




지금은 우리만의 곡도 있고, 공연도 몇 번 했지만,

아직 앨범은 없어.




작년 즈음에 앨범 작업하다가

서로 사는게 바빠서 아직도 앨범 못 낸 상태야.

나중에 멜론이나 지니뮤직에 올라가면

그 때 소개할게

꼭 24시간 풀 재생해주셈.





우울하게 지내다가 밴드간다고 해서 

신나게 똥꼬발랄하게 산뜻하게 가는 중.

비 온다고 해서 기타 안가져왔는데

가져와야했다는 생각을 잠시 했어.





가던 도중 얼마 지나지않아 

또 비가 와장창 오는 거야.



기타 안 가져오길 잘했다는 생각 200% 함.



이 날씨에 한 손에는 하드케이스(3~4Kg) 들고,

다른 손에는 장우산 들며 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갔다면

아마 기타 부셔버렸을 거야.




나는 다른 팀원들보다 먼저 도착했어.

다른 팀원들이 오기 전까지 나는 카페에 가서

블로그 할 생각으로 일찍 왔지.



우리가 연습하는 장소는 주로 혜화(대학로)역인데

노래방의 개념처럼 합주실을 시간당 빌려쓰고 있어.

오늘은 7시부터 9시까지 두 시간 하기로 함.



성대입구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내가 자주가는 카페가 있는데,

생각해보니 이제 수중에 돈 2만원 남은거야...



그래서 무리하면 안되겠다 싶어서

결국 고심 끝에 맥도날드 카페감!




맥도날드는 프리 와이파이가 제공되니까

쾌적하게 글 쓸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



근데 오류뜨더니 안되더라...

그래서 핸드폰 핫스팟으로 썼어ㅠ

하지만, 이게 문제의 시발점이었어.




내가 태국거지여행기 한 편 쓰는데

평균적으로 3시간 걸리는 것 같아.



사진도 추려야돼고, 사람들 눈도 가려야돼고,.

기억도 끄집어내야하고...

이것저것 생각보다 오래걸리더라고



그래도 '오늘은 일찍 글 써서 홀가분하당'

이라는 생각으로

손가락에 모터단 듯 매끄럽게 써내려가고 있었지.



90% 정도 썼을 때였을까?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서 잠깐 화장실 다녀오는데

다녀오니까 인터넷이 끊긴거야!!


'아뿔사... 나 핸드폰 핫스팟으로 글 쓰고 있었지?!

그래도 블로그에 임시저장 버튼이 있었고, 

나는 그거 몇 번이나 눌렀으니까 괜찮을거야.'



하지만 그런거 없다.

임시저장은 개뿔, 하나도 저장 안되있었음.

다 날라가서 처음부터 다시 써야했어.

티스토리 참 좋은 것 같아.

매우 좋은 것 같아.

겁나 좋은 것 같아.




50% 정도 다시 쓰고 있었을 때,

슬슬 밴드 멤버가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어.

제일 처음으로 나와 동갑인 베이스 녀석이 왔어.




베이스 녀석은 현재 대학교에서 

이공계열 석사학위 따고 있는

유망한 인재 중 하나야.



자기 말로는 교수의 노예라던데

교수한테 사제폭탄 선물한 제자를 

혁명가라고 칭하더군.



어쨌거나, 이 녀석은 

연구원으로 들어갈 것 같은 짱짱한 녀석임.




두 번째로 드럼녀석이 왔어.

우리 중에 가장 성공한 녀석이지.




GS계열에 정사원으로 들어간 

나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인데

형이라 부르고 있어.

돈 많으면 형이지 뭐.




세 번째로 태국여행기에서 언급한 보컬 형과 티나가 왔어.

둘은 아직도 잘 만나고 있어.

보컬 형은 나보다 2살 많은 형으로 

현재 청주에 거주하는 대학생이야.



내가 항상 힘들 땐, 

항상 이 형을 보면서 

'내 뒤엔 보컬 형 같은 사람도 있었구나'를 느껴.

위안이 됨. 아주 많이 됨. 헤헷.



티나는 태국여행에서 보컬 형을 알게 된 이후로

보컬 형을 따라 한국에 왔고, 청주에 있는 보컬 형 자취방에서 생활해.

그래도 돈 많은 중국부호 딸인가봐.



티나는 디자인계 프리랜서로 일하기도 하지만

매달, 집에서 돈 넉넉하게 보내준다더라.

주로 보컬 형네서 눌러살면서 심심하면 다른 나라 놀러가.

이번엔 여행가기 전에 보물찾기처럼 

보컬 형네 집 곳곳에 돈 숨겨두고 떠났데.



몇일 전에 한국에 돌아왔는데 이번엔 중국 찍고 

터키랑 모로코 갔다 왔다고 하더라.

고맙게도 다른 나라 구름과자를 선물로 사다줬어.

기근에 허덕대는 나에게 오아시스같은 형수님이랄까?




왼쪽부터 드럼-베이스-티나-보컬형

사진엔 없지만, 또 다른 기타멤버 한 명이 있어.

나이는 나보다 두 살 많고, 지하철 메트로 쪽에서 일해.

현재 밥 먹는 횟수보다 소개팅 하는 횟수가 많아.



다 모였을 때가 6시였는데 다들 배고프다고 아우성인거야.

고기먹자고 하는데, 합주 시간이 7시인데, 너무 애매해서

고민하다가 결국은 고기 먹으러감.




고기는 음식후기에 있는 혜화 통큰갈비로 갔어.

역시 고기 맛은 여전했어..

연습시간 때문에 1시간 안에 많은 양의 

고기를 먹었어야 했어.



시간은 촉박한데 너무 안익어.

그래서 고민했지.

설익은 고기를 흡입하는가 VS 인간답게 먹고 늦게가는가




우리는 차라리 인간답게 먹고 늦게가는 쪽을 선택했어.

아무리 따져봐도 합주비는 인당 만원이 안나오고

고기 먹는건 인당 만원이었거든.

그래서 느긋하게 짱짱 많이 먹음.



고기 다먹고 연습하러 가는 길에

드럼이 가위바위보 빵

아이스크림 내기를 하자는 거야.



그래서 "나 진심 돈 없어서 못 해..."

울먹거리며 말했더니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며

"내가 살게"

말 하는 거야.



내가 기간제 교사로 일 할때, 

이 녀석 취업하기 전 힘들다고 할 때마다

구름과자도 사주고, 밥도 사줬는데...



돈 없으니까 서러웠어.

그래서 못 참고 한 마디 했어.








"나 아이스크림 말고, 500백원 더 비싼 커피로 골라도 돼요? 형님?"


자존심 그런 거 없음.

자존심 버려서 커피로 바꿈. 핵이득.




여기가 우리가 연습하는 합주실이야.

오늘은 조금 더 비싼 룸에서 했어.

확실히 깔끔하더라.




집 올 때 되니까 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거야.

가는 버스 안에서 블로그 글 써야겠다 싶어서

노트북 잠깐 켰는데, 이번엔 로그인 

안 되어있다고해서 또 싹다 날라감.


분명 로그인 되어있는데도 불구하고

날 머저리로 만들었어...




티스토리 좋아, 참 좋아.




ㄴㅔ2ㅂㅓ blog is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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