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무척 오랜 만에 친구들을 만났어.

나도 노가다 일 때문에 평택에 가있었고,

친구 B녀석도 9급 공무원 최종면접 준비하느라

바빴기 때문이야.



드디어 친구 B녀석의 공무원 시험 일정이 모두 끝났고

친구 O를 포함해서 우리 3명은 모일 수 있었지.


우리는 피시방에서 게임을 마치고

언제나처럼 편의점 의자에 앉아

뒤늦게 서로의 근황을 묻다가

시험도 끝났는데, 친구B녀석이 

여행을 가자고 제안했어.



나도 그동안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키는 일 따위는

많이 없었으므로 솔깃했고

친구O녀석도 ok했어.



쇳 뿔도 단 김에 빼라고

우리는 말이 나온 김에

바로 여행지를 선정했지.

우리가 선정한 여행지는

속초였어.


여행계획은 대화를 마치고 새벽3시에 출발해서

일출도 보고, 해수욕도 즐기면서

맛난 것도 먹는 힐링여행이었어.


우리 세 명 중 유일하게 운전이 가능한

친구B 녀석이 어머니께 새벽2시에 전화를 걸어

아버지 차 좀 빌려도되냐고 여쭤봤어.


대답은 당연히 No!

부모님 입장에서는 새벽에 바다간다고

차 빌려달라고 하면 빌려주겠음?

위험하다고 100% 생각하시겠지.


그로인해 우리의 여행계획은 틀어졌어.

그래서 한 참을 고민하다가

불현듯 나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작년 크리스마스 때 홍대 게스트하우스가서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났거든.

이번엔 스케일을 더 크게하고 싶었어.


친구O 녀석은 외국에 나가본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에

외국에 나갔을 때 그런 느낌을 모른데.

그 말을 듣고, 떠오른 건데

이번 여행에선 우리가 외국인 인 척을 할 거야.


다시 말하면, 친숙한 한국을 한 걸음 떨어져서

외국인의 입장으로 서울을 투어하는 거지!

숙소는 외국인의 성지!

이태원!!



라인 프렌즈도 갈거고, 

남산타워도 갈거야!

진짜 외국인처럼!


그래서 우리는 규칙을 정했어. 

셋 다 한국말을 안 쓰기로!

그래야 진짜 실감나지!

국적과 이름도 각자 다르게 설정했어.



친구B녀석은 중국국적의 짜오.

친구O녀석은 일본국적의 겐지.

나는 태국국적의 싱하.



게스트하우스 직원이 우릴 봤을 때

딱 봐도 한국인일테고, 

신분증 검사했을 때도 한국인인 것 들통날건데

그래도 우린 한국말 안 쓸거임.

교포라고 하면서 뻔뻔하게

대응할 예정이야.



예상경비는 3만원으로 게스트하우스에

코스트코 갈비살 사가서 

스테이크 구워먹을라고 생각하고 있어.



외국인 녀석들 군 침 흘리면서

한 입만 달라고 하는 

그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이태원 클럽 끝난 후 

새벽에 옥상가서 몰래 먹을라고.



이제 약속시간이다!

나가봐야 할 듯!

이 글을 쓰고 나가서 그 녀석들을

만나는 순간부터가

공항에서 입국심사 마치고 나오는 상황 시작이거든.


이 여행기는 내일 포스팅으로 올리도록 함.

바이바이 캅!

한국에 돌아가고 나서, 

나는 태국을 그리워하기도 전에

구직활동을 시작했어.



태국에서 모든 돈을 다 쓰고 왔기 때문에

최소한의 생명유지를 위한

돈을 벌어야만 했거든.



교육청 사이트를 매일같이 들여다보던 중

동네 초등학교에서 스포츠 강사를 구하는

공고가 올라왔어.



심지어 지원하는 사람이 없어서

3번 정도 공고문을 올렸더라고.



그래서 바로 전화해서

근무환경 물어봤더니, 145정도에

아침 8시반부터 4시 반까지 근무였어.



하지만, 내 목표는 임용고시에 

재도전하는 거였기 때문에

하루에 2시간 내지 3시간만 일할 수 있는

중등 스포츠강사를 원했어.



그래서 솔직하게 말했지.

일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공부 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그랬더니, 채용자 왈 

'오시면 저희가 독방 내어드려서 수업 이외 시간에

공부 집중할 수 있게 편의 봐드려요'라고

제발 와달라고 하는 말에

혹해서 바로 지원하고 채용되었지.



그래도 10개월 동안은 안정적인 직업이 생긴거고,

한편으로는 다행스러웠어.

왜냐하면, T가 곧 한국에 온다고 했기 때문이야.



'얘가 오면 못해도 내가 반은 내줘야지'

생각은 하는데 돈 나올 구멍이 따로 없었거든.



나는 3월부터 실제 업무에 들어갔고,

T는 27일에 오기로 했어.

내가 한국 돌아온지 한 달도 안됐는데...

금방 오더라구.



그래서 일에 적응하는 동시에

T의 한국여행을

계획해야만 했어.


T는 9일정도 

한국 여행을 한다고 해서

일하면서 짬 날 때마다

계획을 세웠지.



일단, 내가 의정부에 살기 때문에,

의정부에서 가까운 

서울 쪽으로 숙소를 알아봐야 했어.

적당한 지역은 수유였어!



퇴근 후

의정부에서 수유가는데 40~45분쯤 걸리고,

버스 한 방으로 갈 수 있을 뿐더러

동대문, 혜화, 명동, 종로와도 가깝기 때문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생각할 수 없었어.



문제는 숙소의 가격이었어.

게스트하우스는 불편하고, 

호텔은 너무 비싸고,

적당한 호스텔은 없고.



그래서 생각한게, 수유에 많은 모텔이야!

야놀자를 통해서 깔끔해 보이는 이름뿐인

호텔이란 곳에 사전에 전화해서




장기투숙에 대해서

가격을 협상했고,

협상은 성공했어.



모든 건 준비되었고,

T가 오기만을 기다렸어.




"T. 내가 너 머물 곳 이미 정해놨어.

보면 깜짝 놀랄거다!"



그리고 T는 실제로 봤을 때 

정말 깜짝 놀라게 되었지.



-본 편 기대해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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