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상은 5개월 만에 처음 주인을 본

강아지의 반응 영상이야


그 동안 태국과 인도, 유럽까지 촬영을 다니느라고

한국에 5개월 동안 오지 못했어...

겨우겨우 한국으로 귀국했을 때 쯤에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집에서

자가격리를 2주동안 해야했지.


그렇게 지옥같은 2주를 버티고

드디어 격리가 해제된 날!


외국에서 떠돌아다니는

파병 갔다 온 주인을 본 강아지 영상이 생각나서

나도 한 번 해보기로 했어!


이 녀석 나 보자마자 반가워서

오줌 지리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으로 행복회로를 돌리며

어머니에게 카메라를 부탁해서

그 녀석을 찍게 되었지!


옆 방에서 큰 소리로 그 녀석 이름을 부르면서

이 녀석이 뛰어올 걸 예상했는데

내 목소리를 잊었는지

나는 아예 죽어버렸다고 생각한 건지

한 참을 갸웃거리며 안 오더라고?


보다 못 한 어머니가

방문을 살짝 더 열어줘서 내 목소리가 더 잘 들리게끔

힌트를 주셔서

그나마 초야가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뛰어왔지!


그리고는 감동의 상황이 연출!!

되다가 말았어!


더 자세한 건 영상으로 보자...

https://youtu.be/PmCX2O59iGU

구독은 센스!!



이번 영상은 내가 키우는 강아지 초야와 함께 해봤는데

요즘 들어 한 두 군데씩 아파오는 초야를 보며

뭔가 더 이상 미루면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아서

 이 녀석과 했던 약속을 지키러 집 밖을 함께 나갔더랬지!


사실 나는 초야라는 반려견을 데려왔을 때

마음 속으로 한 가지를 다짐했어.

개의 평균 수명은 10살

따라서 이 녀석이 5살이 되어

견생의 절반을 산다면 꼭 한 번 바다에 데려가주겠노라고!


물론, 이 녀석 동의 없이 한 내 혼자만의 약속이고

남들이 들으면

바다 따위 언제든지 데려가줄 수 있는 건데

왜 궁상맞게 그러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아니, 작년까지의 나는...

내 삶이 너무 힘들고 고달파서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었어.


그러다 보니까 작년에 초야가 5살이었는데

진작 데려가줬어야 했던 걸 이제서야 데려가주게 되었징...

아, 근데 만 나이로는 올 해가 5살 맞구낭!

퍽킹 한국 나이!


뭐, 어쨌든 차도 없는 내가

이 녀석을 데리고 바다까지 가기는 무척 힘든 일이야.

의정부에서 제일 가까운 서해 앞 바다 강화도까지

대중교통으로 4시간 반 걸리던데...?


하지만, 나에겐 비밀무기 친형이 있지!

형에게 부탁해서 소중한 주말을

내 개인 운전기사를 해달라고 졸랐어!


역시 부처 성격을 가지고 있는 형은 흔쾌히 오케이!

그리고 사실 우리 형제가 단 둘이 여행을 가본 적이 없어서

겸사겸사 들뜨기도 했었지!


그렇게 시작된 초야여행!

이번 편에서는 초야의 심리상태를 반영해서(?)

재밌게 더빙을 해봤으니까 다 같이 보러 가자구!

https://youtu.be/xADv-ub66Rs

구독은 센스!!



전 편에 이어서

오늘은 이야기를 진행하려 해.

지금 1시간 째 쓴거 다 날라가서

다시 써야함.

쓴 거 또 쓸라니까 짜증나고 귀찮음.

그냥 대충 쓸거임.


방콕에 돌아온 이 후로

나는 하나도 즐겁지가 않았어.

T는 다시 한 번 나와 잘해보겠다고

이렇게 저렇게 노력하는데

안쓰럽긴 했지만 내가 안 행복 한 걸 어떡해...


치앙마이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태국친구들과 띵까띵까 놀던 게

너무 생각이 났고 그리웠거든.


치앙마이에 있으면

서럽고 외롭지는 않은데 방콕에 돌아오니

다시 그 생활 반복이야.


T가 일 끝날 때까지 집에서

혼자 대화 할 사람 없이 

개 마냥 집 지키고 있기.


T가 오면 T랑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시간에 헤어지고 할 얘기도 없고


이 스트레스로 인해

자꾸 먹어대기 시작했어.

마치 중성화 한 고양이나 개가

욕구를 풀 곳이 없어서 

음식에 욕구를 푸는 것처럼.



일단 계란 후라이는 

기본적으로 두 개로 시켜서 호로록 먹음.

꾸덕꾸덕한 크림치즈 스파게티도

호로록 먹어버림.


샤부샤부 뷔페가서 

셔츠 단추 미사일 날라갈 때까지

호로록 함.


배가 정말 남산만 해짐.

이 때 너무 창피해서 다시는 뷔페갈 때

타이트한 셔츠 안 입고감.


물론, T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나도 많이 노력했어.

T가 가고 싶다는 곳 웬만하면

가주려고 노력했어.


예를 들어, 공룡 박람회...

하... 나 공룡에 별 취미 없는데.

주말에 어린이들도 엄청 많이 오는데...

사람 많은 장소 싫어하는데 여기까지 와준거면

나도 많이 노력했다고 생각함.

신나하는 T.

그래그래 우쭈쭈

빨리 돌아가자. 힘들다.


집으로 돌아갈 때 T에게 솔직히 말했어.


"나 사실 지금 굉장히 노력하는 거 알지?"


"알지..."


"솔직하게 나 방콕에 있는게 너무 스트레스야.

하나도 행복하지가 않아..."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데?"


"일단 생각 좀 해볼게."


이렇게 말을 한 후 나는 집으로 

돌아가서 깊은 사색에 빠졌어.





집 베란다에서 야경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지.


'하... 방콕이 왜 나는 재미가 없을까...?

T와 함께하는 거라 그럴까?

어디로 가야 행복할까?

친구들 보고싶다..

여행기간도 한 달 반 밖에 안남았는데


아! 나 행복하려고 여기 온거지?!

다시 가자! 치앙마이!!!'


그래서 T에게는 문자 하나만 딸랑 남기고

바로 떠나버렸지.

치앙마이 비행기는 나에게 비싼 돈이어서

저렴하고 사고도 몇 번 난 적 있는

버스타고 갔어. 저건 기내식이야.

그리고 버스 줏나 추움. 

담요를 덮어도 덜덜 떨림.

12시간을 저러고 냉동돼지 상태로 이동했지.


드디어 터미널 도착!

Z형네 집으로 쏜살같이 달려갔지!


"(똑똑똑)"


"누구세여?"


"J 입니당."


"뭐여!! 어떻게 또 온거여?!"


"형 혼자 식사하는 게 맘에 걸려서

밥 같이 먹어드릴라 왔습죠! 헤헤"


"아니, 각설이도 아니고 뭐 이렇게 금방 와!

가자! 밥 멕여줘야지!"


그래서 이동 한 곳은 마야몰에 위치한

한 패밀리 레스토랑이야!

Z형은 내가 왔다며 현지 친구인

현우를 불렀지. 

꼬니는 대학교 수업 케니는 밴드 갔다나 봐.


각자 메뉴를 한 개씩 고르고

피자를 한 판 시켰는데 양이 미쳤따리...

결국은 다 못 먹음.

하지만, 후식 먹을 배는 있지!

초코초코 아이스크림!

핵꿀맛!!

하지만, 아직 치앙마이에 

다시 온게 실감 나진 않았어!


"햄. 저 방콕에 있을 때

형이랑 한량백수로 놀던 게 너무 그리워서

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가기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못 참고 다시 뛰쳐나왔어요 ㅎㅎ"


"그치? 내가 그래서 방콕에서

오래 못 있어!

나는 이 치앙마이 생활이 너무 좋거든!

가자! 우리의 일상으로!"



그렇치! 

이게 바로 Z형과 하는 치앙마이의 일상이지!

돌아간다. 술고래로!!!!

마야 몰 오버도즈에서 술 진탕 먹으며 

이 날은 마무리!


T는 어떻게 됬냐고?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

"누구세요? 말을 하셈요"

"크크큭"

"뭐여, 너 누구여?"

"나다. 니 전 여친 T"

"무... 무슨 일이야!"


"간다. 치앙마이. 송크란.

너 잡으러"



- 다음 편에서 -

이번 편부터는 내가 태국에서 4개월 동안

있었던 이야기의 에피소드야.



이 에피소드가 끝나면

더 이상 태국에 대해서 할 얘기가 음슴으로

노가다 일이 이 에피소드보다 빨리 끝나길 바랄 뿐임.



작년 내내 나는 계속 생각했어.

임용고시가 떨어지면

태국에서 몇 개월간 장기거주 할 거라고.

몇 번 여행가봐서 대충 물가는 아니까

현지인들이 먹는 식사로만 밥을 해결하면

몇 개월이고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그건 오산이었어.

여행 막판에 나는 진심으로 태국거지가 되었지.

어떻게 쓰냐에 따라 태국에서는 많은 돈을

하루아침에 다 쓸 수도 있고,

적은 돈으로 길게 체류 할 수가 있어.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경비를

쉽게 내 경우에만 국한해서

단정지어 말해준다면 당신들의 여행을

실패할 가능성이 농후하단걸 알려주고 싶어.



어쨌거나, 내가 태국에 4개월 살았다고 하니까

임용고시 결과는?

뻔하지 뭐.



3점 차이로 떨어졌어.

서술형 한 문제에 4점이라

한 문제 차이로 떨어진거라고

생각될 수 있는데


소수점으로도 떨어지는 사람이 있으니

별로 아쉽진 않다고 봐야지.

나와 내 친구들은

동네에 있는 무한리필 돈까스 집에서

노트북을 켜고 한 1월 13일에

나의 합격결과를 다같이 클릭했지.



막상 놀리기로 한 친구녀석들도

'합격명단에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보자

얼굴이 굳더니

'이거 놀려도 돼나?'라며

자기들이 심각한 얼굴을 지었었어.



하지만, 나는 괜찮았어.

애초부터 일하면서 할 수 있을만큼 공부도 했고

떨어진다해도 태국 4개월 여행이 무척 기대됬거든.


친구들은 내 상태를 보고 안심했는지

그 때부터 놀리더라고.


'사회 공무원들이 필요로 하지 않는 새끼'


그게 내 수식어가 되었지.

그 이후로 한 가지 좋은 소식이 들렸는데

9월에 팬션가서 개에서 물렸던 사건이

1월이 되어서야 형사조정회부 통보가 왔더라고.



내 시험에 떨어진 모든 분노는 거기에 집중되었지.



결과는 다들 알다시피

그 아저씨에게 인실줏을 실현하며

돈을 받아냈어.


그래서 그 돈으로 기분전환도 할 겸

태국가기 전에 머리도 할 겸해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중 하나인

'스핀 스왈로펌'을 했지.



물론, 의정부 시내에서 가장 싼

파마샵에서 말이야.

기본펌은 2만원인데

스왈로펌은 3만원 받더라.

그래도 예전에 7만원 주고 했던 기억이 있어서

쿨하게 3만원 얼른 줘버렸어.



학교에서 일하는데 이렇게 해도 되냐고?

교육자가 모범이 되야하는 것 아니냐고?

맞는 말이지만, 교사도 사람임.

꾸미고 싶음.

학생들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이랑

교육만 잘 하면 됐지.



애들 앞에서 흡연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이건 좀 다르다고 생각해.

실제로 내가 일하던 학교에는 여교사가 

이 머리 한 사람도 있었어.


개인적 가치관으로 성범죄를 제외하고

학부모나 타인들이 학교수업시간 외에

교사의 행동에 대해서 뭐라할 순 없다고 생각해.


뭐, 난 이제 더 이상 교육자가 아니라

노동자지만...



초등학생들 순수하지 않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 순수해.

생각만큼 그렇게 영악하지 않아.

물론, 피시방에서 만난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초등학생들도 

부모님 안부 많이 묻는다.




학교에서 수업이 끝나면

태국에 갈 것을 생각해서 예산을 짜거나

태국어를 공부했어.



나는 주로 방콕의 아파트먼트를

찾아봤는데 싼 가격에 수영장과 헬스장이 있는 곳은

거의 없어서 찾는데 조금 힘들었어.

나는 주로 여기를 이용했지.

www.renthub.in.th/


나는 여러 곳의 후보지를 선정해놓고

후기를 읽어봤어. 그리고 태국에 갔을 때 직접

가보고 계약했지.

1달이상 거주 할 사람이라면

적극추천함.



예산이라면

비행기 값 제외하고 600만원+@로 4개월을 살았어.

클럽이나 유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비행기 값 포함하고 600만원이면

충분히 4개월을 살 수 있어.



하지만, 나는 클럽을 아주 좋아했어서

돈이 더 들었지.

클럽갔을 때마다 1000~1500바트(33000원~52000원)

사이를 썼다고 생각하면 될거야.

만약? 여기서? 워킹걸을 만난다면?

상상이상으로 돈이 깨지니까 그런건 알아서

계산하셈요.

나처럼 장기투숙하는 태국거지라면?

만나지 않는게 상책이다.




나는 태국여행을 준비하면서

내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러다녔어.



첫 째로 내 친 형.

내 형은 누구보다 나를 걱정해서

안전 또 안전을 강조했지.


형 친구 중에 태국 가이드로 일했던 사람이 있는데

월급날 태국강도를 만나서

돈 안주고 없다고 버티다가

강도가 휘두르는 칼에 엄지 손가락이 절단되었어.


그 말을 듣고 난 후

내가 태국에 갈 때마다 걱정하지.


태국 가는 사람들은 왠만하면

으슥한 길로 가지말 것을 추천해.

시비도 붙지말고!

시비가 붙는다면 웃는 얼굴로 

미안하다고 하면서 위기를 모면하도록 해.


쌈닭인 나도 왠만하면 자제하는 편이니까.

루트66 클럽에서 우리 술 누가 훔쳐갔을 때만

유일하게 화내고 뒤집어엎었어.



님들은 나보다 돈이 많으니

그런 2000바트짜리 양주 잃어버린다 한 들

화내지 말고 그냥 쿨하게 넘기셈.



다시 친 형 얘기로 넘어가서

가족단위로 쓸 수 있는 현대 다이너스 카드를

내 이름으로 만들어줘서

공항 vip 라운지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줬어.

연회비가 적은데, 가족이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카드니까

님들도 사용해보셈.


라운지를 나는 태어나서 처음 가봤는데

너무 좋더라.

대접받는 기분이랄까?




그리고 밴드멤버들도 만났어.

보컬 형은 나의 태국 원년멤버로써

내가 태국에 장기로 가는 것을 매우 부러워했어.

보컬 형은 내가 태국에 머물러있는 동안

티나와 함께 놀러올 것을 약속했지.



그리고 카오산가서 

길거리 공연을 하던 뭘 하던

하자고 다짐했어.


나 없는 동안은 밴드 진행이 모두 스탑되지만,

자작곡 10개를 만들어온다는 약속 하에 갔지.

실제로 10곡을 모두 만들어왔는데

첫 달부터 할게 없어서 기타만 치면서

10개의 곡 작업을 다 해버렸어.


그 이후로 기타 꼴도 보기 싫어서

나머지 3달동안 다시는 치지 않았지.


이 분은 나의 어머니.

덕분에 잠시나마 유복한 가정에서 잘 지냈습니당.

지금은 경제사정이 무너져버렸지만,

학창시절엔 남부럽지 않게 살았어.

어디가서 돈 없으면 기 죽는다고

꼭 돈 챙겨주셨었는데

이젠 물려줄게 없어서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시네.



유산 그런거 필요없으니

부모님 노후만 알아서 잘 하셨음 좋겠다.

나 혼자 살기에도 벅차서 ㅜㅜ


어머니는 내가 잘 지낼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걱정되니 가끔 연락하라고 하시더라.

실제론 거의 연락안함.

죄송요... ㅜ



여긴 내 친구들 O와 B.

태국 가기 전 한 참을 못 본다며

가기 전까지 같이 있어줬어.


나는 내가 태국에 있는 동안

이 친구들이 오기만을 바랬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바빠서 못 왔어.

그게 제일 아쉽더라.


언젠가는 꼭 같이가서

재밌게 놀았으면 좋겠다.



얘는 내 애마 프리윙.

추운 겨울부터 여름까지

아프지말고 잘 버티고 있으셈!


둘 째 이모네 아파트가

따듯한 지하 주차장이 있어서

거기에 커버 씌우고 짱 박아놨어.

돌아왔을 땐 시동이 잘 안걸렸지만

아직은 더 달릴 수 있는 녀석.


친구들 말에 따르면

엔진소리가

'이제 날 죽여줘'하는 것 같다지만

그리 쉽게 보내줄 수 없다.

조금 더 혹사당해야 해.



이 녀석은 내 동생 홍초.

한국에 있었던 5년 만난 전 여자친구 분이

분양 받아주신 놈으로

개를 싫어하던 내가 이 녀석으로

우울함을 딛고 다시 태어날 수 있었지.


부모님 둘 다 개를 안 좋아하시는데

자취방에서만 나와 살던 홍초를

집에 데리고오니

오자마자 부모님에게 교태를 부리더라고?


주인 닮는다고 똥연기 무진장 잘한다...

그 이후로 우리 집의 마스코트가 되었고

아버지는 홍초를 매일 안고다녀.



이 녀석은 태사랑에서 만난

동행하기로 한 부산 동생이야.

이 녀석이 서울로 출장 올 일이 있어서

동서울 포차에서 만나서 가볍게 소주 한 잔 하면서

태국에서 놀 계획을 짰지.


물론, 이 녀석은 단기 여행자였지만

나도 단기 여행자의 마음을 느끼며

같이 놀고 싶었어.


무엇보다도 이 녀석은 아쉬워하며 갈 때

나는 남아있잖아!

나는 그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어.

수 많은 단기 여행자와 같이 놀고 헤어질 때마다

나는 도깨비의 공유가 된 듯한 느낌이었어.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놀더라도

그들을 곧 보내야만 했지.

그게 참 우울하더라.


그래서 첫 달 이후로 단기 여행자와

같이 놀 수 없었어.



태국을 가기 일주일 전부터

나는 빨리 떠나고 싶어 안달이 났었어.

하루하루가 왜 이렇게 길던지...

집에서 아무리 빈둥거려봤자

시간이 잘 안가는거야...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드디어 날이 점차 다가와서 짐을 쌌지!



요거는 필수 아이템인

1달용 렌즈!

산소 투과율이 93%라나?


한 번 개봉되면 한 달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주로 클럽에 갈 때나 많이 썼어.



요거는 콘도 내에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

편리하게 운동을 듣기위해

장만한 17000원짜리 블루투스 이어폰!

이거 참 유용하게 썼어.

그리고 귀에 안 꽃더라도 목에만 걸고 있더라도

뭔가 이뻐.


여자들 딱 붙는 검은색 목걸이 하는 것처럼.

남들이 보기엔 내가 게이 같았겠지만...



친구의 이민용 캐리어를 빌려서

꽉 채웠어.

옷과 화장품.

그리고 T의 부모님에게 줄 선물까지!


나는 제주항공을 이용했는데

15키로 무게제한이 있어서

걸릴까봐 조금 두려웠어...

하도 많이 넣어서...



그리고 드디어 다가온 출국날!


언제봐도 설레는 인천공항 출국장 가는 길이다!

난 개인적으로 이 때가 가장 설레는 것 같아.

내 비행기는 저녁비행기이므로

무려 4시간이나 일찍가서

한 참을 기다려야했어.



내가 일찍 간 이유는?

라운지를 이용해보기 위해서지!



제일 먼저 온 곳은

음식이 가장 맛있다는 마티나 라운지였어.

뷔페식으로 음식이 깔려있었고

냉장고에 있는 음료수나 커피 그리고 술

모두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어.

들어오는데 뭔가 대접받는 느낌이어서 너무 좋았어.

난생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랄까?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었쪙!!



여기는 모던 스타일의 대한항공 KAL라운지.

깔끔한 모던 분위기의 라운지라 이쁘다.

무엇보다 비행기를 볼 수 있게

전면유리로 해놓은 점과

개인 흡연실을 만들어 놓았다는 부분에서 가장 좋았어.


여기는 음식보다는 술과 안주가 참 많았어.

비행기에서 잠을 잘 자기 위해 술을 종류별로

다 먹었는데 갑자기 한국을 오래 떠나있는다는 생각을 하니까


예전에 헤어진 전 여자친구가 떠올라서

급 슬퍼졌어.

홍초를 분양해준 그 분 말이야.



내가 유일하게 이 사람이면 결혼해도 되겠다 하던 사람이었는데

나 혼자 스스로 결혼압박 느껴서 헤어지자고 했거든.

나보다 나이가 4살 많은 연상이었는데

참 똑똑하고 현명했지.


그 쪽에서는 서두를 것 없고 보채지도 않는다고 하지만

능력도 없는 내가 너무 한심하고 자격지심 느껴져서

만나기 싫었었어. 



무엇보다 혼자서 여친 나이 때문에 

결혼압박 느끼면서 스트레스 받으니까

너무 눈 앞이 깜깜해지고 애정도 식어서

헤어짐을 말했지.



가난한 대학생 시절 많은 도움을 주고

응원을 해주셨는데, 나 때문에 좋은 시절 다 보내고

매정하게 돌아선 내가 얼마나 미웠을까?

이제서야 그 차가 벤츠라는 걸 알았지만

지금은 그 분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핸드폰 어플로 슬픈 곡을 쓰며

 술을 계속 먹었지.



술이 잘 들어가더라.

나 술 완전 약한데

취기가 밀려오기 시작했어.



어라? 갑자기 나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는거야.

받아보니 항공사 직원이 곧 비행기 출발한다고

어디냐고 찾는 전화였어.

난 항상 비행기 사람 많으니까

보딩타임까지 천천히 가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야.



나는 전 여친에 대한 슬픈 추억이고 뭐고

술 취한 상태로 냅다 달렸지.

놓치면 주옷 되는거야!!

나는 술 먹어서 씨뻘개진 얼굴로

단숨에 탑승구까지 달려갔어.


나는 겨우 비행기를 탈 수 있었고

내 옷은 땀으로 다 젖었어.

그리고 입에서는 술냄새가 엄청나고...


제 옆에 계셨던 분들 죄송합니당...

라운지가 처음이라 비싼 술 먹어보고 싶었어욤...


어쨌거나, 비행기를 타게되서 기쁜 나머지

취한 얼굴로 사진 찍음. 데헷!

비행기는 곧 출발했고, 

한국은 점점 멀어져갔어.



안녕, 나의 슬픔과 추억들.

잠깐만, 멀리할게.



4개월만 쫌 행복해보자!!

앙?!



다음 편은 내가 썼던 태국에서의 가계부를 통해

대략적인 장기거주 비용을 써보려고 함.

재밌는 얘기는 아니니까

기대는 마셈.





이번 편은 돈만 밝히는

꼰대 팬션 주인을 고소한 이야기야.



우리는 그 펜션에서 2박 3일간 묶었어.

펜션은 조식을 제공해준다고 하는데

사실상 굉장히 먹기 힘들어.

아니, 아예 명목 상만 제공하는 걸로 할테니

먹지마! 라는 느낌?



펜션 조식은 펜션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와 협약을 맺어서 제공하는 것 같아.

하지만, 지리적으로 말도 안되는 곳에

위치해있어.




펜션 위로 약 10km를 꼬불꼬불한 산을 넘어야

갈 수 있고, 조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도 10시~11시로

정해놔서 일찍 가거나 늦게 도착하면 

힘들게 찾아가도 먹을 수가 없어.



불편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두 번째 날 아침은 조식을 먹지 않고

T와 라면 끓여 먹었어.



그래도 이왕 왔는데 카페에서 멋진 아침식사 

한 번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세 번째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준비했지.




하지만, 사건은 거기서 발생되었어.

T와 함께 스쿠터에 타고 시동을 걸어

출발하려고 하는 찰나에

카페에서 키우는 대형견 두 마리가

오토바이 엔진소리를 듣고 달려와서

우리 주위를 에워쌌어.



그래서 위험하다 싶어서 도움을 청하려고

앞 쪽을 보니 악덕 팬션 관리인 아저씨가 있었어.

숯 불 공짜로 준다고 하고 돈 달라고 했던

그 아저씨 말이야.



그래서 일단은 도움을 요청했지.

"아저씨, 여기 좀 봐요"


아저씨는 본 체 만 체 했어.


'못 들었나? 


그래도 물진 않으니까 풀어논거겠지'

라는 생각으로 나는 오토바이의 스로틀을 당겼고

개들 중 한 마리인 허스키가 달려와

내 종아리를 물더라고.



나는 깜짝 놀랐지만, 뒤에 T가 같이 타고있어서

넘어질 수 없었어..

개는 날 한 번 물고 뒤로 물러나서 으르렁거리고

팬션 관리인 아저씨는 멀뚱멀뚱 보고만 있었어.



나는 그 아저씨한테 다가가서 말했지.

"지금 아저씨네 개가 문 거 보셨어요?

가만히 계시던데?"


"헛헛. 얘가 물 애가 아닌데~"


"아니 무는 거 그 쪽에서 보셨잖아요"


"저는 장난치는 줄 알았죠~

어디 한 번 봅시다~

에이 괜찮네~"



"지금 물린 부위 빨갛게 된 거 안 보이세요?

피만 안나면 물어도 되는건가 봐요?"


"헛헛.. 일단 미안합니다?"



아저씨의 처사에 나는 흥분했고

T는 일단 날 말렸어.

침착하자. 침착해.

흥분한 상황에서 해결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일단 자리를 옮겨서 물린 부위

상처를 찍어놨어.

그리고 조식은 먹어야 되니까

T와 같이 스쿠터를 타고 출발했지.



꼬불꼬불 거리는 산 위를 40분쯤 올라가고 내려가서야

우리는 카페를 발견 할 수 있었어.

아주 외진 곳에 있었지.

현실적으로 차 없으면 여긴 조식 먹으러도 못 오는 곳이야.

이럴거면 왜 무료조식 제공이라고 써둔지도 모르겠어.



카페 분위기는 아주 좋았어.

탁 트인 전경을 바라 볼 수 있는

테라스가 이쁘게 되있더라구.



하지만, 조식을 먹기 전에

나는 개에게 물린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만 했어.

그래서 차분하게 생각을 하다가

전화 녹취를 통해서 사건을 증명하고자 했지.



"여보세요? 저 아까 개한테 물린 사람인데요."


"예~ 말씀하세요~"


"아저씨 왜 아까 개들이 제 주위 에워쌌을 때

왜 안오신거죠? 저 분명 아저씨 불렀었고,

아저씨도 저 쳐다보셨는데?"



"아니, 난 개들이 장난하는 줄 알았지~"



"개들이 절 물었는데,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 안나오시네요?"


"아니 내가 미안하다고 안 그랬나? 헛헛

미안해요~"



이 때까지만 해도

진심어린 사과였으면 알겠습니다 하고 넘어갔겠지.

엄청 세게 문 것도 아니고, 나도 개를 키우는 입장이니까.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 아저씨의

태도와 전 날의 행태가 날 싸움닭으로 만들었지.



지금 녹음은 치밀한 복수의 시작이다.

일단 녹음을 통해서 개가 문 상황 스스로 인정!

이제 법으로 다가가자.

괘씸해서 치료비랑 합의금 다 받아낼꺼다.




"별로 안 미안해보시네요

저기요. 아저씨. 그렇게 큰 대형견을 풀어놓는거

불법인거 아시죠? 그것도 영업장에서.

그렇게 풀어놓은 대형견이 사람을 위협하고

물었는데, 굉장히 별 일 아니라는 식으로 말씀하시네요?"



"저보고 어쩌라는 건지?

맘 대로 하세요~ 헛헛"



"이것 보세요. 사과보다 아저씨의 귀찮음이 더 느껴지네요.

장사 그렇게 하시면 안돼죠.

개가 사람을 물었을 때 얼마나 귀찮으시는지

잘 모르시나본데, 광견병 주사는 맞추셨어요?

안 맞추셨으면 벌금 내셔야 할 거고, 맞추셨더라도

증명서류 제출하시느라 좀 귀찮아지실거에요.

그리고 저는 개한테 물린 거

감염 될 수도 있으니 치료도 받을 거고,

거기에 대한 비용도 다 내주시길 바랍니다."



"예~ 맘대로 하시고, 끊어요~"



나는 미소를 지었어.

이 아저씨는 법적으로 빠져나갈 수있는 구멍이 없기 때문이지.

그리고 이 아저씨의 태도로 인해

나는 소정의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

물론, 조금 번거롭고 귀찮긴 하지만,

사과도 안하고 뻔뻔한 아저씨에게 복수를 하는 동시에

돈을 받을 수 있다면 그런 귀찮음 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한 번은 애기를 태우고 마티즈 타고 가시는 아주머니가

좁은 골목에서 무리하게 진입하려다가 빽미러로

내 팔을 치고 간 적이 있어.



아줌마는 모르는 듯이 가버리더라고?

그래서 운전 조심하라는 의미로 싱긋 웃으면서 

"저기..아줌마 저 치고 가셨어요~"라고

예의있게 말했는데 그 아줌마는

"아닌데요? 안 치고 갔는데요?" 라고 

싸가지 없게 말하길래 바로 경찰 불러서 고소함.



경찰서 가서 확인하더니 그 때서야

죄송합니다 했지만, 그 전까지 나한테

'나이도 어린게!!'라며 소리 질렀으므로

용서는 없었지.


결국 고소 취하하는 조건으로

합의금으로 50만원 받아냄.



이 팬션 아저씨에게도 그런 응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좋아졌어.




문제를 해결한 뒤에서야 비로소 미소를 지으며

주변의 이쁜 배경이 보이더라.

사진으로도 이쁘지만,

실제로는 기분이 좋았던 터라 더 이뻤어.



이게 카페 조식이야.

뭔가 있어보이지만, 특별하진 않은 맛이야.

식빵 잘라서 굽고 설탕가루 뿌린 정도?

그래도 기분이 좋아서 맛있게 먹었지.


T는 내가 왜 실실 웃고있는지

전혀 몰랐어.

아마도 내가 좋은 곳에 와서 기분이 풀렸다고

생각한 것 같아.


"J, 너도 이쁜 곳에 와서

기분이 좋아졌구나?"



"큭큭.. 아니야. 이제부터 내가

한국의 법에 대해 보여줄게.

법이 잘 통하지 않는 태국과는 다르지만,

법을 잘 준수했을 때의 피해자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모를 거야 큭큭."



"뭐야... 너... 이상해"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카페를 나와 다시 펜션으로 향했어.

정의구현을 하기 위해서!




팬션에 도착했을 때 그 아저씨는 나와있었고

황달을 가지고 있는 그 아저씨의 노란 얼굴은

흥분을 했는지 욹그락 붉그락했어.



"아저씨, 맘대로 하라고 하셨죠?

그러면 법대로 할까요?"



"어! 그래! 법대로 해!"



그렇다. 나는 이 말 만을 기다렸다.

대부분의 뭣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

'법대로 해'라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으니까




나는 체크아웃 준비를 하고,

바로 경찰서에 신고했어.

경찰관에게 내 자초지종을 설명했지.



"개에 물리셨다고요?

괜찮으신 겁니까?

앰뷸런스도 같이 부르겠습니다!"



개에게 물렸다는 말을 듣고

앰뷸런스까지 온다는 말을 듣고

조금 감동했지만

아저씨의 입장에서는 사건이

크게 되버리는 거니까 더욱 좋았어.



10분이 지나자 경찰차와 앰뷸런스가

팬션 안 쪽으로 진입했고,

객실 내 모든 손님들은 체크아웃을 하면서

그 현장을 지켜봤지.



개인적으로 장사하시는 분들

영업방해는 하고 싶진 않지만,

법을 지키며 최소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들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지.

숙박업을 하며 최소한의 안전요구도 무시하는 곳에

통용되는 말은 아니야.



경찰관은 그 아저씨와 나를 오가며

사건 상황을 들었고,

앰뷸런스에서 내린 구급대원들은

내 상처부위를 확인하고 소독하며

혈압을 체크했어.



내가 가족력으로 혈압이 높은 편인데,

그런 사건을 겪으니 혈압이 더 높게 나오는 거야.

구급대원들은 많이 놀라셔서

혈압이 안 떨어진다는 말을 했을 때

팬션아저씨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지.



상황이 그렇게 커지자

팬션주인인 여성 분이 나오셨어.

그 분은 장사를 할 줄 아는 분이더라고.



후다닥 달려나오더니

괜찮으시냐고 많이 놀랐겠다고

위로하는 말을 실감나는 얼굴로 말하더라.

그래서 살짝 마음이 누그러지기도 했어.



실질적 주인은 이 여성 분이고

저 아저씨는 오빠이면서 팬션 관리를 맡아서 한다고 하더라.



하지만, 이 여성 분이 좋게 해결함에도 불구하고

괜히 여동생이 나와서 해결한다는 수치심에

팬션 아저씨는 더욱 흥분하여

"야 그냥 냅둬! 내가 알아서 해결할테니"라는

말만 반복했어.



아무리 여동생이 좋게 말한들

가해자가 그런 식으로 나오니 경찰도 중재를 할 수 없었어.

그래서 경찰들도 포기하고

고소할거면 하셔도 된다고 말을 하고

자리를 떠났지.



구급대원들은

앰뷸런스를 같이 타고 진료받으러 가자고 했지만,

T의 여정에 폐를 끼치긴 싫어서

문제가 생겨도 괜찮다라는 서약서를 쓰고

개인적으로 병원에 가는 방법을 선택하겠다고 했지.

그리고 구급대원들도 떠났어.



상황은 정리되었고,

T와 나도 돌아가려고 했는데

팬션 주인인 여동생이 와서

은밀한 거래를 시도하더라.



"저기 저희가 너무 죄송한 것도 있고,

치료도 받으셔야 할텐데

5만원에 용서해주시면 안될까요?"



"5만원?! 제가 그지입니까?

당사자가 사과도 안하는데요?

빨리 해결하고싶어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

파상풍 주사만 7만원 한다고 하던데요?

그러면 치료도 제 돈으로 받아야합니까?

그 쪽 개가 물었는데?"



나는 이 펜션여성분을 시험하고 싶었어.

정말 나를 걱정하는지 아닌지를.


"10만원 주시죠."


"네? 그건 쫌..."


"여기 이틀 치 숙박비라

아쉽습니까? 알겠습니다.

가보겠습니다."



당장의 이익만 쫒는 인한 근시안적인

사업 마인드가 어떻게 되돌아오는지 보여주마.



T와 나는 스쿠터를 타고 이동했어.

한 참을 가다가 진단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구리 쪽 병원에 들려서 진료를 받았지.

그리고 파상풍 주사도 같이 맞았어.

7만원 정도하는 꽤 큰 금액이었는데

어차피 나중에 받을 거니까...



그 후에 우리는 구리 경찰서로 이동했어.

나의 사건정황을 설명했지만,

구리경찰서는 담당 경찰서인 가평으로 가거나

집에서 가까운 의정부로 가라고 했어.

딱 봐도 지네 관할 아니라서

처리해주기 싫은 투로 말하길래

그러면 이 사건을 의정부 쪽으로 전달해달라고 하고

그 곳을 빠져나왔지.




나 때문에 가는 길에 시간을 너무 빼앗긴

T에게 미안해서

저녁은 내가 산다고 말했어.



우리는 구리 쪽 한 쇼핑센터로 가서

먹을 것을 둘러봤는데,

T가 선택한 곳은 후쿠오카 함바그였어.

골라도 비싼 곳을...






그래도 군 소리없이 따라와준 T가 기특해서 사줌.



"T, 어때, 한국의 경찰서 가본 느낌이?"


"좀 무서웠어.

거기 경찰들 눈도 못마주치겠어"



"거기가 형사과라는 곳인데, 대한민국 경찰 중에서 제일 빡센 곳이지.

너는 그 곳을 가봤으니 남들은 못하는 경험을 한거야.

자랑스럽게 생각하렴"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자취방이 있는 노량진으로 이동했어.

퇴근시간이 걸려서 차들도 엄청 많고,

막히고... 서울 길은 복잡해서 이상한 곳으로 가고...

3시간은 운전한 것 같아...



겨우겨우 도착해서 이 날은 쭉 잠만 잤던 것 같아.




그 아저씨는 어떻게 됬냐고?

의정부 경찰서에서 사건접수해서 고소해버렸지.



근데 한국에는 이런 경미한 사건같은 경우에

중간 조정위원회가 개입해서 합의 처리하는 시스템이 있더라고.



협의하기로 한 날에 그 아저씨는

먼저와서 쭈그리처럼 앉아있었어.

나는 당당하게 가서 인사했지.



"아이고~ 오랜 만 입니다?"


"아...예... 오랜 만입니다..."


"추운데 오시느라 고생 좀 하셨겠어요?

이따 봅시다"



나는 여동생 앞에서 당당했던

그 아저씨의 위풍은 찾아볼 수가 없었어.

남들이 보면 아저씨가 딱하다고 느낄 지 언정

개가 손님을 무는 걸 눈 앞에서 보았는데도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던 그 아저씨의

행태를 직접 본다면

120% 사이다 마신 기분일껄?



그 때 내 기분이 그랬다고!




물론, 거기까지 가는데 5개월이라는 

엄청난 수고와 시간이 걸렸지만

그 조정위원회를 통해서 돈은 받아냈다구?!!





30만원 받아냈어.

치료비랑 약 값 제외하고^^

덕분에 그 돈으로 태국여행가서 

팟타이 한번 더 먹을 수 있었지.




처음에 10만원 불렀을 때, 

여동생도 시험에 빠지지 않았다면

20만원을 절약하는 동시에

한 겨울에 의정부까지 오는 수고를 

덜 수 있지 않았을까?



- 다음 편에서 -





"그래 결정했어."


"뭘?"


"갈거야 한국, 너 보러"


"응, 안 믿어. 비행기 예매하고 말 해~"



나는 단호하게 말했어.

여행기간은 하루 밖에 남지 않았고,

나는 T가 순간의 감정에 치우쳐서

하는 말이라 생각했어.



나 또한, 헤어짐은 힘들다고 생각해. 

하지만, 각자의 생활을 위해

이게 맞는거라 생각했어.



T는 두고보라는 식으로 말하며

싱긋 웃었고, 나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

근데 설마 진짜 올 줄은 몰랐어.



태국 거지 여행기 다음 에피소드는 

이 얘기에 대해 다루려고 해.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남은 경비로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에게 드릴 선물을

사고 싶었어.



그래서 방콕 최대 길거리 시장인 짜뚜짝 시장(JJ마켓)에

데려가달라고 T에게 부탁했지.



다음 날 같이 가기로 약속하고

우리는 밤새 유투브부터 시작해서 '옹박' 영화까지 같이 보면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보냈어.



"T, 너 욜라뽕따이 알아?"

"뭐야? 그게? 태국어야?"

"한국 사람들이 태국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야."

"응? 태국어에 그런 말 없는데?"



"옹박 영화가 한국에서 상영 된 이후로

개그 프로그램에서 옹박컨셉으로 

욜라뽕따이를 유행어로 써먹었거든"



"어떻게 했는데?"



"정수리 잠깐 줘봐. 욜라 뽕따이!!!

뿌팟뽕 커리!!

팟 탓탓탓탓탓 팟 타이!!!"



나는 T의 정수리를 팔꿈치로 찍고, 

옆구리를 찔러댔어.



이 후로 밤새 T는 연신 욜라뽕따이를 외쳐대며

내가 잠들기 직전까지 옆구리를 찔러댔지.



괜한 거 가르쳤다...




우리는 정오가 지났을 때 쯤 

느지막이 일어났어.

나는 T에게 빨리 짜뚜짝 시장에 가자고 졸라댔는데

T는 전혀 갈 생각이 없었어.




"야! 같이 가준다며. 왜 준비도 안하고 있냐고!"


"지금 가면 너 쓰러질 걸?

아직은 갈 때가 아니야. 더 있다가 가자"


"후딱 빨리 쇼핑하고 돌아오면 돼잖아!"


"내 말 좀 들어. 뉴비야.

JJ마켓은 엄청 커서 니 생각만큼 빠르게 쇼핑할 수 없어!"



뉴비라는 말에 나는 시무룩해졌고,

 결국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슬슬 준비하고 길에 나섰어.




늦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덥더라고.

여기는 짜뚜짝 도입부인데, 여기서부터 복작복작해.

태국 현지 사람들도 많이 오지만, 

최대 길거리 시장이란 명성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대부분이야.



공복이라, 배가 고팠어. 

이 상태로 이 더위에 쇼핑을 한다면, 쓰러질 것 같아서

간단히 뭐 먹어야 했어.



태국에서 참 유명한 간식인 스프링 롤이야.

가격은 30바트(1,000원) 정도 했던 것 같아.

맛은 누구나 상상 가능한 튀김 만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가끔 스프링롤에 여러가지 재료를 넣어서 

가격 좀 더 올리는 곳도 있는데,

먹어본 결과, 칠리소스 맛이 80%이므로

걍 싼거 먹는게 나을 듯.



두 번째로 먹은 간식은 망고 밥이야.

'과일과 밥? 이게 뭐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일거야.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의외로 케미가 좋았어.

 


망고 밥에 쓰이는 밥은 일반 쌀밥이 아니라

스티키 라이스(찰밥)인데, 

씹을 때 입에서 촵촵 거리는게

느낌이 참 좋더라고.

약밥같은 느낌이었어.



망고밥 위에는 연유를 뿌려주는데

망고의 신선한 단 맛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찰밥과의 조화를 이끌어주더라.



가격은 40~50밧(1300~1600원)정도 했던 것 같아.

한 번쯤 먹어볼만 해.

근데 두 번은 아니야.

한 번만 먹어.




짜뚜짝 엄청 넓어. 이렇게 넓은 지는 몰랐어.

각 구역마다 파는 상품이 다르더라고. 여기는 악기 쪽 거리였어.

악사가 홍보하는 겸 악기연주하고 있는데

실력이 아주 훌륭해서 5분 쯤 구경하고 갔어.



그리고 안 쪽 건물 사이사이를 돌아다녔는데

T의 친구 몇 명이 짜뚜짝에서 사업한다고 해서

인사하러 갔어.



얘는 뭐 이리 친구들이 많은지...

인사만 하러 돌아다니는데 30분 걸린 것 같아.



그 중 기억에 남는 녀석은

손목시계 사업하는 남자녀석이었는데,

태국친구답지 않게 얼굴이 허옇고, 

옷도 깔끔하게 입은 잘생긴 친구였어.



그리고, 손에는 비싸보이는 반지가 여러 개 껴져있었어.

그 녀석과 악수를 할 때 나한테 눈웃음 치면서

웃어주는데 심쿵함.

손도 어찌나 부드럽던지



나중에 T한테 얘기 들어보니까

그 친구 게이라고 하더군.



태국 내에서 만난 최초의 게이였어.

다들 이렇게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는 건가?

내가 다음 생에 여자로 태어난다면

내 마음대로 휘두르고 싶은 남자였지만,

미안하게도 이번 생은 아니야.

행복하렴.



여담이지만, 태국에 있는 잘생기고, 능력있는 남자의

70%는 게이라는 소리가 있어.


실제로 내가 만난 태국 사람들 중에서

자기관리 철저하고, 잘생긴 녀석들은

다 게이였어.



문제는 그 녀석들도 나를 게이로 본다는 거지.

가끔 러브콜 받았던 때가 생각나는구만.

나보다 더 암울한 인생을 사는 남자들에게 

나쁜 기회는 아니라고 생각해.



남자 잘 만나 인생역전 할 수 있을거야.

다음 날 걷지는 못하겠지만.


나는 락/메탈 음악을 좋아해서 

이런 문구가 있는 T셔츠 구경했어.

물론, 사지는 않았어. 



이런 부류의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깔끔한 셔츠 스타일의 옷 좋아하거든.

무엇보다 실제로 평상시에 입고 다니기엔

너무 다크해.





너무 열심히 걷는 바람에 한국에서 가져온 삼디다스 슬리퍼가

드디어 수명을 다했어.



급한대로 한 발로 절름거리면서 

100바트(3,300)원 짜리 쪼리샀어.

아직까지 잘 신고 다님.




반짝거리는 팔찌도 샀어.

가격은 3개 100바트(3,300)원 했던 것 같아.

이런 거 사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면

좋아할 듯. 한국에서 끼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대략 2시간 정도 돌아다니니까, 체력이 방전되었어.

다행히 안쪽 골목에 식당이 있더라고?

그래서 왕창 시켰어.




제일 왼 쪽부터 커무양 - 쏨땀 - 정체불명의 매운 고기 - 까이 양이야.

커무양은 돼지 목살 구이이고, 

한 동안 꽃혀서

로컬식당 갈 때마다 시켜먹었어.



목살의 느낌보다는 항정살의 느낌이 강해.

쏨땀은 T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파파야 샐러드인데 매워. 



처음엔 이런거 왜먹나 싶었는데,

태국에 오래 있으면서 계속 먹다보니

나중엔 느끼한 거 먹을 때 찾게 되더라고.



까이양은 닭고기 구이인데, 

내가 태국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야.

까이양 기깔나게 잘 굽는 곳 가면

한국의 굽네치킨 이상가는 극강의 맛을 

80바트(2500원)에 맛 볼 수 있어.




다 먹고 후식으로 정체불명의 음료수를 먹었어.

하얀 액체의 맛은 달달해.

우유랑 연유 섞은 듯한 맛?



검은 색은 젤리였어.

개인적으로 식감도 별로고, 향도 별로야.




두 개 모두 너무 달았어. 

전체적으로 태국 음료수나 디저트는 너무 달아서

먹는 순간 이가 다 빠질거 같아.




가다보니 우리집 개랑 뒷 모습이 똑같은 개가

철푸덕 엎드려 있는 거야.



우리집 갠가 해서 얼굴 봤는데, 아니었어.

얘가 여우같이 생겨서 더 이쁘네.

우리집 개는 억울하게 생겼거든.



태국에서 맨날 깡패같은 들개만 보다가 

소형애견 보니까 신기했어.

심지어 이 더운 나라에서 장모종인 

요크셔 테리어를 기를 수 있다니...



날씨가 더워서 시원한 대리석 돌판에 

엎드려 있는게 너무 귀엽더라.





이 뿐만 아니라 짜뚜짝에는 

개도 팔고 있더라고.

품종있는 개들이었어. 

사모예드나, 시베리안 허스키 같은 종들.





근데, 한국 전통시장에 식용 개들 같은 

대우를 받고 있는 것 같았어.

풀어놓을 순 없지만, 

케이스에 하루종일 갇혀서 있는 녀석들이라

안쓰러웠음.



쇼핑이 어느정도 끝나고, 

짜뚜짝 상인들도 문 닫을 준비하고 있을 때

우리는 옆에 있는 짜뚜짝 공원에 갔어.

(짜뚜짝 시장은 5시쯤 슬슬 하나 둘 갈 준비를 한다)




평일에 이 곳에서는 한국에서와 같이

단체 운동을 진행해.



아줌마, 아저씨들이 많이 모여

에어로빅 음악 틀어놓고

유산소 운동을 하지.




짜뚜짝 공원을 슬슬 돌아다니다가

공원이 너무 커서 눈에 보이는 벤치에 앉았어.




다람쥐인가 청설모인가 모를 녀석이 나무타면서

왔다갔다 하고 있더라고.


뭔가 더러운 방콕 공기 속에서

잠깐이나마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했어.



6시가 되었을 때, 갑자기 공원 내에 스피커에서

음악이 들리더니

사람들이 일제히 미어캣마냥 일어나있는거야.



이미 영화관에서도 같은 경험이 있는 나는

'왕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시간'이란 걸 알아서

능숙하게 일어서서 멍 때리기 스킬을 시전했지.



주변 사람들이 가만히 서있으니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어리둥절하며

따라할 수 밖에 없었어.



해가 지고 우리는 짜뚜짝의 야시장인 

JJ그린마켓에 갔어.

규모도 작고, 파는 물품도 적었지만,

동남아 특유의 환상적 느낌을

느끼기엔 최고였어.



사진은 따로 없으니

궁금하면 다른 블로그가서 보셈!

야시장 둘러보며 저녁을 간단히 먹고

T와 나는 콘도로 복귀했어.



이 날이 T와 함께 보내는 마지막 밤이었어.


"T 오늘이 마지막 밤인데, 그 동안

너무 고마웠어. 니가 그리울 거야.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

제발 울어줬으면 좋겠어

울어라 울어!!! 헤헷"


"울긴 왜 울어-_- 곧 볼건데"


"진짜 오게?"


"응 한 달정도 있다가 갈게.

공항 픽업 나와"


"어...? 어... 알았어"


"그리고 내가 했던 것처럼

이번엔 니가 한국에 대해 안내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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