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도 친구와 같이 

천안으로 일하러 갔었는데

경험자인 친구에 말에 따라 

우리는 철수 하기로 했었지.




그 동안 친구는 울산에 지원했고,

잔업이 많아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해서

우리는 일하기만을 기다렸어.



하지만, 업체 측에서 세 번 정도 약속날짜를 미뤘고,

마지막에는 노조파업 때문에

노조파업이 끝나기 전에는 

일을 할 수 없다고 했어.



그래서 친구가 부랴부랴 알아본 곳이 평택이야. 

우리는 이 곳에서 일단 일을 시작하기로 했어.

내 경우에는 최대한 빨리 일을 시작해서

다시 태국으로 갈 돈을 모으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더 이상 일을 미룰 수가 없었어.



그래서 바로 출발했지!



의정부 터미널에서 찍은 출발 전 사진이야.

저번 사진이랑 비슷하게 보이는 것은

괜한 기분 탓 일거야.



터미널 가는 길은 부모님이 태워주셨는데,

걱정이 많이 되시던지 연락 꼭 하고

힘들면 바로 돌아오라는 말을 하셨어.

나는 힘들어도 참아 볼 생각이야.



친구는 일이 많이 힘들면 다른 데 가자고 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어.

직접가서 겪어봐야 알겠지?




두 시간 정도를 시외버스를 타고

나는 평택 터미널에 내릴 수 있었어.

내 예상보다 꽤 멀더라고?

수도권이라 1시간이면 갈 줄 알았는데

2시간이 걸릴 줄이야...



친구는 구미에서 기차를 타고 왔는데

먼저 도착해 있었어.

오랜 만에 보니 참 반갑더라.



우리는 숙소로 가기 전에

마지막 만찬을 즐기러 

무한리필 집으로 향했어.



여기가 터미널에서 평택 시내로 들어가는 입구인가봐.

번잡스럽지 않아서 좋더라.

평택 시내의 분위기는 낯익었어.

개발 전 의정부 시내의 느낌을 가지고 있었거든.




학생 때 주말마다 친구들이랑

만 원씩 모아서 시내에서 하루종일 놀곤했었는데,

의정부 시내 개발 후 

지금은 의정부에서 전혀 그 기분을 찾을 수 없어.



그런데, 평택 시내에 오니 

예전 의정부의 모습이 생각났고

오랜 만에 추억에 잠길 수 있었지.




우리는 평택 시내에 있는

Free Cafe라는 프렌차이즈 무한리필 집으로 갔어.

여러 종류의 고기와 샐러드 바를

9,900원으로 이용 할 수 있다는 간판을 보고

바로 들어왔지.



결과는? 대실패!!

고기 종류도 적을 뿐더러 냄새도 심하게 났어.

그리고 샐러드 바의 음식들은 잘 채워놓지 않는 듯 해.

1시간 동안 빈 상태로 있길래

음식 좀 채워달라고 하니까 소량을 채워주더라.



하지만, 여기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딱 하나!

무한리필 구이집에도 불구하고

혼자오는 손님들을 받는다는 거야.


대부분의 무한리필 구이집은

혼자오는 손님은 적자라

받지 않는 경우가 흔한데,

여기는 혼식도 받아주더라고.



그래서 계산하고 나갈 때 칭찬해줬더니

지역특성상 혼자오는 손님이 

하루에 10명정도 된다고 하더라.


친구녀석도 그러던데, 여기 지역도

울산처럼 물가가 비싼 편이라고 하더라.

왜냐하면, 노가다 일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이동하기로 했어.

숙소까지 거리를 보니까

택시비가 4천원정도 밖에 안 나와서

그냥 택시타기로 했어.

캐리어도 두 개 있기도 하고

여러모로 택시타는게 낫기 때문에

돈이 없는 와중에도 울며 아깝지 않게 지불했지.




우리는 숙소에 도착했고,

숙소는 원룸촌 안에 위치해있었어.

하지만, 담당자랑 연락이 되지 않아

숙소 안으로는 들어 갈 수 없었지.

시간도 때울 겸 근처 편의점에 갔어.



커피 한 잔과 모히또 맛 구름과자.

몸에 안 좋은 것은 다 하고 있지만

그래도 현재 행복하니까 그냥 만족할래.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고기를 먹고 난 후라

언제나처럼 배에 적신호가 왔어.


"야... 나 X 마려운데...어떡하냐?"


"야 쫌 참아라!

넌 어째 맨날 그러냐!"


나는 담당자에게 연락이 오기만을

간절하게 바라며 친구 녀석의

핸드폰을 마르고 닳토록 봤지.


이윽고 친구녀석에게 전화가 왔어.

그리고 숙소 현관 비밀번호를

문자로 보내주더라고!

다행히 바지에 실례하기 전에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어.



방은 큰 방과 작은 방으로 구성된 투 룸이었어.

큰 방에는 어떤 아저씨가 자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작은 방으로 들어왔지.

문제는 작은 방에 에어컨이 없다는 거야.



난 집을 나오면 그래도 에어컨 빠방한 곳에서

시원하게 잘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시원하지 않았어.


또 하나 걱정되는 점은 

이 방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같이 자게 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였어.



이 좁디 좁은 방에서 4명이 같이 자라고 하면

바로 다른 곳으로 가게 될 지도 몰라.

제일 좋은 것은 나와 내 친구만 여기서 자는 거야.

비록 에어컨이 없을 지 언정

편한 사람이랑 같이 자고 싶거든.




우리는 짐을 내려두고

담당자에게 전화했어.

우리는 내일 교육만 받고 실질적인 일은 안한데.

하지만, 반 일 일한 걸로 쳐준다고 하더라고.

하지만 새벽 6시까지 와야한데...

익숙하지는 않지만, 일단 가봐야지.



여기 일당 시스템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여기서는 하루 일당을 

공수의 개념으로 쳐.



1공수가 10만원이라 가정했을 때

우리는 내일 교육만 들어도 반공수인 

5만원을 벌 수 있는 셈이지.



1차 잔업을 했을 시 

1.5공수로 쳐줘서 그 날은 15만원을 벌 수 있고,

2차 잔업까지 했을 시 

2공수로 쳐줘서 20만원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야.




나는 70공수 

즉, 700만원을 목표로 두 달간 일을 해보려 해.

그 정도 돈이면 태국에서 

4개월 아끼면서 생활 할 수 있으니까.



물론, 1일 1포스팅을 하려고 노력해보겠지만,

일이 빡세다면 그렇게 못 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내일 일 갈 준비를 하며 오늘은

여기까지만 쓸게.



빠잉!!



이번 편은 태국여자 T와 가평에 있는

쁘띠 프랑스와 그 앞에 있는 강에서 

레저투어를 갔던 이야기야.





우리는 전 날 설사의 고통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새벽내내

화장실을 들락거리느라

잠을 거의 못 잤어.



다른 짓 했다면, 좋았겠지만

순수하게 화장실만 이용했으니

오해는 하지마셈.



우리는 아침 겸 점심식사로 라면을 먹고,

스쿠터를 타고 쁘띠 프랑스로 이동했지.



쁘띠 프랑스의 의미는 작은 프랑스라는 뜻이래.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인해

베토벤 바이러스에 나와서 유명해진 테마파크지.




입장료는 인당 8000원

싸진 않아.

아기자기하고 앤티크 한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가볼 만 할 것 같아.





마을은 이렇게 생겼어.

들어가자마자 샹송이 흘러나오는데

프랑스의 느낌을 재현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더라.



여기 모토가 '어린왕자'인 것 같아.

어딜가나 어린왕자를 볼 수 있어.

이럴 거면 쁘띠 프랑스가 아니라

어린왕자 마을로 이름을 짓던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쁘띠 프랭스가 어린왕자 프랑스어 이름이래.

오늘도 무식을 자랑합니다...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어린왕자 녀석이야.

일단 만나자마자 나이도 어린 것이

괘씸하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봐서

혼 좀 내줬더니 삐졌는지 보지를 않네.

조심해라 인마!


나와 관련된 어린왕자의 추억으로는

중학생 때 국어교과서에 실린 어린왕자

보아뱀 파트가 재미있어서 뒷 내용이 궁금한 나머지

서점에 가서 어린왕자 책을 샀더랬지.



근데, 읽으면 읽을 수록 

심오하고 우울해져서

책을 덮고 두 번 다시 읽지않았어.

그래도 이 때는 가슴이 따듯했었나봐.



내가 어른이 된 지금 어린왕자가

나에게 양을 그려달라고 부탁한다면

지체없이 양이 보인다고 할 때까지

딱밤을 때려줄텐데.

가끔은 내가 더 이상 순수하지 않다고 느껴.




쁘띠 프랑스는 산을 깎아만들었기 때문에

오르막, 내리막도 엄청 많고

은근히 마을자체가 넓더라.

건물에도 들어가서 구경 할 수있으니까

덥거나 힘든 사람은 쉬엄쉬엄 가는 걸 추천해.



저 쪽으로 한번 가보장!!

이런 포즈로 사진을 찍은 이유는

겨드랑이를 말리기 위함이지.



그래도 냄새는 안 나!

한국인의 장점이 제일 안 나는 민족인거 알지?

그리고 나는 체육인이지만 냄새에 민감한 편이야.



운동 할 때는 나건 말건 괜찮은데 

일반적인 상황에서

내 몸에서 더러운 냄새나면 굉장히 신경쓰여.

그래서 여름이건 겨울이건 

항상 외출 시 데오드란트를 바르고 나가지.




냄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각 국가별로 사람냄새가 난다고들 하잖아?

예를 들면, 한국인은 마늘냄새 난다는 둥.



길을 지나다가 맡게되는 백형들이나 흑형들에게는

특유의 체취가 나는데

나는 태국인한테는 그런거 못 느끼겠더라고?



왜지?

아직 데오드란트 안 바르는 

태국남자에게 안겨보지 못해서인가?



혹시나 태국에 한 번도 안 가본 여행자들이

태국 사람을 만나는데 있어 

이런 부분을 걱정할거라면 

전혀 문제없다고 말하고 싶어.



하지만, 진정한 태국 로맨스를 꿈꾼다면 

상대 겨드랑이 속으로 파고들도록 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을테니

(데오드란트 없이 숙성된 겨드랑이는 전 세계 불문하고 지옥체험)






오르막을 오르고 올라 예쁜 건물들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이동했어.

건물 안으로 들어와도

프랑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엇어.

전축도 있었고, 흔들의자도 있었고,

오르골이나 인형도 있었어.


다 프랑스에서 가져와서 그대로 옮겨놨다고 하던데

세월이 느껴지는 것들이었어.


이건 한 건물 위 층에 있는

'사랑의 종'이 있다던데

커플이 와서 같이 흔들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나 뭐라나.



돌아다닐 때 계속 의미없는 종소리가

들렸는데 이게 원인이었어.

수 많은 커플이 와서 엄청 흔들어대거든.

커플 명소인가봐.



커플들 찾아오라고 만들어진 상품이기 때문에

너무 큰 의미부여는 하지마셈.

이런거 많이 했었는데,

이런 미신이 진짜였으면 

진작에 다른 여자랑 결혼했겠지.




트릭아트 할 수 있는 건물도 있었어.

저런 마차가 저 당시에는 BMW나 벤츠였겠지?

그런 외제차 없어도 되니 

번듯한 직장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백수는 웁니다...





이건 미니 에펠탑이야.

아기자기하게 잘 만들어놨더라구.

프랑스에 실제로 가 본 지인이 말하길

낮에 보면 흉물스럽기까지 하다는데

이건 작아서 그렇지는 않은 듯.

가까이가면 쇠 냄새는 나.


전망이 좋은 곳에서 T와 사진 한 장도 찍었는데

 이런 부탁을 할 때

나는 한 마디도 안하고 T가 한국말로

사진 부탁한다는 말을 하도록 시켰어.



난 옆에서?

"따거따거"를 외쳐대며

중국인 인 척 했지.



쁘티 프랑스를 한 시간 넘게 돌아다니느라고

체력이 방전되서

T에게 어제와 같이 혼자 구경하고 오라고 하고

나는 앉아서 쉬고 있었어.



T가 돌아오면서 찍어준 사진 한 컷.

광장 한 가운데 있는

분수대에서 찍었는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사진이야.

진짜 외국에 온 것 같이 느껴지는 사진인 것 같아.

엉덩이는 축축해졌지만

수영복이므로 상관 없었음.


이렇게 쁘띠 프랑스를 마무리하고,

우리는 바로 앞 강에서 운영한다는

레져업체로 갔지.



거리는 쁘티프랑스로부터 200m정도 되려나?

아주 가깝웠고 ,가격 또한 저렴했어. 

티몬에서 티켓 미리 구매했는데 

3시간 동안 바나나보트, 땅콩보트, 레저파크이용, 플라잉보트 등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인당 12000원에 샀어.



그렇지만, 우리가 요구할 때마다 탈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었어.

"곧 바나나보트 운영합니다. "라고

말 할 때 가서 줄 서는 방식으로 이용해야했고,

한 개를 이용한 후 다음 보트 이용까지

10~15분 정도 레저파크에서 놀면서 대기해야했어.



그래도 나름 나쁘진 않았어.

세 시간 동안 이런 보트류 10번 정도 탔거든.

나중엔 힘들어서 타라고해도 안 탔지.



좋았던 기억 중 하나가

우리가 보트를 탈 때마다 먼저 탄 손님들이 

T 미끄러지지 말라고

안전하게 부축해줬던 모습이야.



개인적으로 참 고마웠어.

남자인 나도 이런 세심한 배려에 감동을 받는데

태국여자들은 이런 거에 더 감동을 받아.

그 이후로 T는 한국남자들 짱이라는

말을 몇 번씩이나 했더랬지.



이런 한국인의 젠틀한 모습을

태국인들은 엄청 좋아하니까

태국에 갈 때 꼭 기억해두길!!



대부분의 태국사람들에게 물어봤을 때

한국인의 외모도 그렇지만

젠틀함을 더 좋아한다고 하더라공.

전에도 말했다시피 한류 드라마

주인공처럼 행동한다면 인기폭발이라는 것 잊지마셈!




나는 레저투어를 끝내고

집에 가기 전에 젖은 옷을 

갈아입으려 탈의실을 갔지.



그리고 아무생각 없이 탈의실 문을 열었는데

"어머낫!!! 끼아아악!!"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뭐지? 싶어서 정면을 바라봤을 때

옷을 갈아입는 여자가 있었어.

나는 당황해서 황급히 문을 닫았지.

여자는 이윽고 문을 잠갔어.



이게 내 잘못임??

문 안 잠근 여자 잘못이지...

하지만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다 나를 쳐다봤어.



'뭐 어떻게 해야하지?

쟤네들이 지금 나를 변태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대로 도망가면 빼도 박도 못하게 변태가 된다...'



 마침 T가 보이길래

자연스럽게 T가 있는 쪽으로 움직이며

은근히 큰 목소리로 외쳤어.


"헛헛헛, 아니 왜 문을 안 잠그신 거야.

깜짝 놀랐네. 헛헛헛!

내 안경 어딨니? 지금 아무것도 안 보여. 헛헛헛"


"what? i don't know what you say

(뭐? 지금 뭐라고 하는거야?)



"아이고, 우리 약속 시간 늦겠다.

빨리 가자! 출발하자!"



우리는 옷도 못 갈아입은 채로

도망치듯 레저업체를 빠져나왔지.

조금 억울했어.

옷을 못 말리고 나온 것보다

그 순간에 진짜로 안경을 안 쓰고 있었다는게.



내 시력은 0.2라 안경을 안 쓰면

1m 이상 떨어진 사람의 이목구비도

잘 안 보이고, 단순히 얼굴 형채만 보여.



그래서 실제로 그 여자 분이 소리를 질렀을 때

나는 소리치는 사람 형상의 

덩어리로 밖에 볼 수가 없었어.

그 여자 분에게는 다행이라면 다행인 거지만,

이 사고는 내 잘못이 아니니, 

내 눈이 나쁜 아쉬움을 숨길 수가 없다.




"J, 나 옷 안 갈아입었단 말야!"


"나도 못 갈아입었어!

그래도 그냥 가야만 해!"


"왜?!"


"탈의실 문 열었을 때 어떤 여자가 옷 갈아입고 있었어.

우리가 거기에서 계속 있으면 그 사람이 날 마주칠텐데

얼마나 민망하겠어

이것 또한 배려 아니겠니?"



우리는 젖은 옷을 입고

덜덜 떨면서 스쿠터를 타야만했고

춥다는 T의 원망을 계속 들어야 했고,

T는 숙소 안에서까지 춥다고 하며 

이불 밖으로 나가지 않았어.



"쩝쩝, 너 때문에 감기 걸릴 수도 있으니까

나 이불밖에서 안나갈거야.

알아서 음식을 대령해라!!"



"예... 지금 드시고 계신 감자칩은

입 맛에 맞으신지요?"


"그렇다! 짭짤하니 아주 맛이 좋구나"


"그거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저도 좀 같이 먹으면 안되겠습니까?"



"네 이놈!! 어딜 감히 니가!!!"





-다음 편에서-



이번 편은 태국여자 T와 남이섬에 간 이야기야.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가평 쪽에 예약해논 펜션으로 출발했지.



다행히 비가 안오고 화창한 날씨여서

스쿠터를 타기엔 제격이었어.

날씨도 덥지 않은 선선한 가을날씨에

스쿠터를 타는 것 만큼 좋은 것은 없지.



시원한 바람이 내 겨드랑이를 뽀송뽀송하게

말려주는 기분은

안 타본 사람은 잘 모를거야.




본격적으로 출발.

교통안전수칙은 지켜야겠지?

이 여행을 위해서

헬멧도 하나 더 샀어.

뒷 사람도 헬멧써야하니깐.




내 애마에 대해서 소개를 하자면

모델은 대림 프리윙125cc이야.

스쿠터 중에서 빅 스쿠터에 해당하지만

엔진출력은 낮아서 연비가 안 좋기로 유명하지.

하지만, 그래봤자 스쿠터지.

연비 25는 나오는 것 같아.




가난한 나도 이 정도 기름값은 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내 스쿠터를 타면

뒷 좌석이 높아서 불안해하는데,

오토바이 대국으로 유명한

태국에서 온 T는 그런거 전혀 없다.

뒷자리에 앉으면서도 핸드폰으로 놀고 그래.

신기방기함.




우리는 서울을 빠져나가기 전에

구리 쪽에서 잠깐 내려서

아침 겸 점심식사를 하러갔어.



장소는 애슐리!!




긴 여정이 될 테니, 많이 먹어야했어.

둘 다 배고파서 숨도 안 쉬고 먹었어.

그래서 사진도 이것밖에 없엉...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다시 스쿠터에 올라

기나긴 여정을 다시 떠났지.

도심을 벗어나 가평으로 가는 국도를 타고

경치를 즐기면서 갔어.




중간에 한 번도 안쉬고 

계속 달린 것 같아.

1시간 40분쯤 걸렸을려나?

내리 같은 자세로 진동을 느끼면서 운전하다보니까

손목이 무척 아파서 못 버티겠다 싶을 때 쯤에

우리는 팬션에 도착 할 수 있었어.



중요한 건 팬션 사진이 없어.

어쩌지...

나 가난하지만, 팬션 놀러갔다고 자랑하고 싶었는데

사진이 없으니까 증명 할 수가 없네

수영장도 있는 곳이었는데...



T에게 전화해서 사진 좀 보내달라고 했는데

자기 카메라에 있는데 지금 싱가폴에 놀러왔다고

보낼 수가 없다고 하네.

아쉽다.



나는 아주 싼 가격에 펜션을 예약했어.

하지만, 싼게 비지떡이라고

위치는 꼬불꼬불한 산 속을 한 참 올라가야하는

험한 지형에 위치해 있었고

수영장은 운영을 안했어.



그리고, 이틀 예약시 숯불비용 공짜랬는데

그런것도 다 거짓말이었어.

돈 내야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뭐라뭐라 했더니 인심 쓴다는 듯이

하루치 숯불만 제공해주겠다고 해놓고

결국엔 숯 불 안줬어.




나중에 악평 쓸거라고 이를 부득부득 갈던 차에

마지막 날 사건이 터지긴 했어.

이 사건에 대해선 추후 쓰도록 할게.

아무튼, 이 순간만큼은 재밌게 놀자고 생각해서

마음 추스리며 짐을 내려놓고 남이섬으로 출발했지.




남이섬 입구에 도착하니

나미나라 아일랜드라고 적혀있더라고.

그리고 티켓사서 들어가는 출입구를

입국심사라고 해놨어.

그래서 사람들이 남이섬을 

'남의 나라 섬'이라고 불렀나보다.

물론, 비싼 가격에 그렇게 부른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이동했어.


태국의 짜오프라야 강을 비난하는 마음은 없지만

한국의 강을 보니 무척 깨끗하고 투명하다.

냄새도 안 난다.



태국에서 수상택시 탔을 때 간간히

튀기는 짜오프라야 강물이 얼굴에 닿을 때면

피부가 타들어가는 고통을 느꼈지.

내게 짜오프라야 강은 염산 그 자체야.



이윽고, 우리는 남이섬에 도착했어.

그리고 지도를 하나 챙겨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지.



큰 나무들이 길을 따라 솟구쳐 있어.

공기도 상쾌하고, 산책로도 이뻤어.



가끔가다 청설모도 보여서

친환경적인 섬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지.

관리를 아주 잘했어.



길을 걷다가 보니 

여러나라 옷을 입은 눈사람과

해당국가의 인삿말이 쓰여있었어.

태국도 있더라고?


태국 동상 밑에는 

사왓디 크랍(안녕하세요)라고 써있어.

헤헤. 나 이제 저정도 글은 읽을 수 있다고!!

여기가 겨울연가 촬영지라 그런지

눈사람이 마스코트인 것 같아.




걷고 걷고, 또 걸으며 느꼈지.

남이섬 무척 넓구나.

걷다가 숨지겠구나.



그래서 자전거 빌렸어.



난생 처음 타보는 이인용 자전거야.

커플들이 아름답게 타는 순간을 상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아.



페달을 둘 중에 한 명이라도 밟지 않으면 잘 안 나가고,

한 사람이 페달 안 밟고 몰래 쉬다 걸리면

다른 사람은 삔뚜가 상해서 싸우게 되는

마법의 자전거거라 볼 수 있지.



가격은 둘이 해서 14,000원

무척 창렬하다.

나는 우리의 배려심과 팀워크를

시험해보기 위해 비쌈에도 불구하고

커플 자전거를 신청했지.



팀워크는 개뿔!

나는 앞 자리에서 페달 열심히 밟아대고 있는데

지 혼자 웃으면서 사진 찍는거 봐.

가끔 내가 뒤 돌아보면

힘든 표정으로 페달 열심히 밟는 척 함.

근데, 왜 자전거는 앞으로 나가질 않는 거니?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남의섬 곳곳을 누볐어.

경치가 무척 아름답더라.

강물에는 가끔 고기도 튀어오르는게 보였어.



그렇게 T가 원하던 남이섬에 오니까

T도 많이 좋아하더라.

그 모습 보면서 흐뭇했어.



서대문 형무소 공포감에 이은 달콤한 남이섬이어서

더욱 그렇게 느낀 것 같다.

역시 매질 후엔 사탕이지!



님들도 남이섬 갈 생각이라면 가기 전에

서대문형무소 먼저 들렸다 가길 추천한다.





슬슬 어두워지니 조명이 켜지더라.

남이섬은 낮 보다 해질 무렵이 더 이쁜 것 같아.

남이섬 갈 사람은 참고하셈.




"T, 우리 언제까지 걸어야 돼?

나 이제 힘든데..."



"좀만 더 둘러보고 싶은데?"



"그러면 정말 미안한데, 

나 여기서 조금만 쉬고 있을게.

혼자서 조금 둘러보고 올래?"



"알겠어! 나 혼자 갔다온다!! 흥칫뿡"



토라진 T는 혼자 주변을 돌아다녔고

나는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했지.

누누히 말했다시피 난 걷는걸 정말 싫어한다.

차라리 뛰면 뛰었지...



T는 '너 없이도 혼자 잘 구경할 수 있어'라는

비장한 표정으로 길을 나섰지만

이윽고 돌아왔어.



"뭐야? 왜 이렇게 금방 와?"


"아 더 이상 못 걷겠어"


"너는 걷는 걸 좋아한다는 애가

나와 비슷한 체력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게 우리가 만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T도 두꺼운 다리를 가진 파워형 인간으로써

오래 걷는 행위는 무리가 있을테지...

서로 힘든 지점이 비슷해서 좋음.




"하암~ 피곤하당. 일으켜 줭"


"이제 우리 뭐하러 갈 거야?"


"뭐하긴 바베큐 재료 사서 바베큐 해먹어야지"


"오?! 너가 해주는 거야?"


"당연하지! 한국남자 아이가?!"


그렇다.

바베큐를 굽는 남자만큼 섹시한 남자도 없다.

오늘 밤 포인트는 나의 섹시한 매력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우리는 이동했어.


남이섬을 나오기 전에 사진 좀 찍고 놀았지!

남이섬 산책로 조명등이 켜지기 

전과 후를 비교해봤어.

역시 해질 무렵이 더 이쁜 것 같아!




우리는 남이섬을 나와 근처에 있는 

하나로 마트로 갔어.

근데 생각보다 고기 값이 

너무 비싸더라고...




국산 돼지고기 값이 장난이 아니었어.

아니면 여행지라 그런가?

여행지에 있는 하나로 마트도 가격이 다른가?




숯불이랑 그릴, 고기랑 쌀, 양념장, 음료수, 라면

펼요한 것만 샀는데도 7만원이 훌쩍나온 것 같아.

더치페이를 해도 비싸다...



인 당 3만 5천원이면 해산물 뷔페 갈 수 있는 돈인데...

물론, 다음 날까지 먹을 요량으로 산 거 지만

생각 이상으로 많이 나왔어.




우리는 숙소로 도착했고

나는 바베큐 준비를 시작했어.




"T, 넌 아무것도 하지마.

그냥 앉아서 섹시한 나의 모습을 감상이나 해"


"오 진짜? 내가 아무것도 안도와줘도 돼?"


"넌 그냥 분위기 있는 음악이나 틀어"


"오 좀 멋진데? 고마워 >_<"





이윽고, 요리는 완성되었지.


아주 먹음직스럽게 구워졌어.

우리는 분위기 있게 술과 함께 바베큐를 곁들였지.



"어디 한 번 먹어볼까? (물컹)

뭐야 이거 익은거야?"


"익었겠지. 원래 야외 바베큐 요리는

그런거 신경쓰는거 아니야"


"쫌 걱정되는데? 안전한거 맞지?"


"야! 나 못 믿냐!

이게 한국 캠핑스타일이여!! 뭣도 모르면서!!

그냥 먹기나 해!"




우리는 분위기 있는 음악을 틀고 술을 마시며

몽환적인 분위기에 한 껏 젖었지.

그 순간 그 어떤 걱정거리도 생각나지 않을 만큼



"행복하다~"


"뭐가?"



"지금 이 순간 말이야.

아름다운 분위기, 별 빛 그리고 너"


"꺄아아아. 몰라>_<"



"우리 이제 들어갈까...?

엌! 잠깐만!!

(꾸르르룩)

이거 뭔가 이상한데?

나 화장실 좀"



"(꾸르르륵)

비켜! 내가 먼저 갈거야!

내가 아까 말했잖아!

덜 익은 것 같다고!!"



T는 나를 밀쳐내고 화장실으로 먼저 달려갔어.



"T, 빨리 열어줘! 나 급해!!"


"아직이야 기다려. 금방 열어줄 생각 없어, 돌아가"


"이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방 바닥에 똥 퍼지르는 거 보고싶냐?"


"어제 너 나 관에 가둔거 잘못했어? 안 잘못했어?"


"잘... 잘 못했습니다"


"또 그럴거야? 안 그럴거야?"


"안.. 안 그럴게..."


"문 열어주면 냄새 난다고 할 거야? 안 할거야?"


"(뿌닥닥닥) 문 열어! 으아아아악!@%$!@"





다행스럽게도 대참사는 일어나지 않았고,

우리는 몇 번이나 새벽내내 화장실을 왔다갔다했지.

로맨스 따윈 없었어.




미... 미안하다 T...





- 다음 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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