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에서는 방콕의 떠오르는 거리.
BTS 아리 스테이션에서 데이트 한 걸 적어보려 해.
이 전에도 몇 번 T를 만나서 데이트했었지만, 특히 이 날이 기억되는 건
보컬 형과 함께 치앙마이 가기 전날 이었기 때문인 것 같아.
(절대 사진이 없어서 안 올리는 건 아니야 흠흠...)
T에게 어디 사느냐고 물어봤을 때, T는 아리에 산다고 했었고,
극찬을 하더라고.(자기동네 부심)
아리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하자면, 한 마디로 부자동네야.
일하는 외국인들이 엄청 많고, 거리도 깔끔한 편이야.
특히, 아리는 카페거리가 굉장히 유명한데
카페가 모여있는게 아니라 군데 군데 형성되어 있더라구~
치앙마이 가기 전 보자고 해서 우리는 만나기로 했고,
T는 일이 저녁에 끝난다고 해서
먼저 아리에 와서 기다리고 있었지.
여기는 T를 기다리며 갔던 카페인데, 카페 주인이 개를 키웠어.
상당히 큰 개였는데, 관심없어서 사진은 안 찍음.
개 좋아하는 사람은 한번 가봐~
언제나처럼 마시는 아메리카노.
특이하게 병에 주는데, 센스 넘치게 받힘대를 주네영.
가격은 80밧(2600원) 정도 했던 것 같고, 아메리카노 맛이야 다 그렇지.
딱히 시킬 거 없으면, 시켜.
난 시원한 맛에 벌컥벌컥 마시는 타입이라
커피 맛 그런거 잘 몰라.
점원이 영어는 잘 하는 편.
굳이 태국어로 주문하고 싶다면, "아오 까훼 아메리까노 옌 캅"
아오는 원하다, 옌은 차갑다라는 뜻이야.
해가 지고 약속시간이 와서 아리역으로 슬슬 걸어갔어.
여기 도시는 복잡하지 않고, 비교적 한적해서 좋더라고.
여기는 아리에 있는 빌라마켓인데, 우리나라로 따지면
대형슈퍼마켓이라고 볼 수 있겠다.
태국은 고기 값이 싸다고 하는데, 빌라마켓은 비싸, 특히 비싸.
고기 값이 싼 곳은 길거리 시장에
고기 걸어두고 파는 곳이니 그런데서 사렴.
아직 태국패치가 덜 되서 그런가?
나는 파리가 하루종일 붙어있는 거 본 이후로 그건 못먹겠더라고...
대부분의 식당가가 그런 고기 쓰지만 말이야...
고기 얘기를 더 하자면, 태국의 소는 무척 저렴한 편이야.
그리고, 세계적으로 맛 없기로 유명하기도 하고.
내가 알고있는 태국 친구들은 태국 소 별로 안좋아하기도 하기도 하고,
가끔 다른 불교종파 친구들은 소를 아예 안먹어.
그래서 소고기 값이 싼걸까?
나 같이 질보다 양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저렴하게 먹기 좋지.
여기는 빌라마켓 건물이랑 그 앞에 형성된 길거리 음식점이야.
맛도 상당히 있고, 퀄리티도 괜찮았어.
빌라마켓 건물에는 깔끔한 레스토랑도 있고,
교촌치킨과 거의 같은 맛인 '본촌 치킨'도 있더라고.
태국 사람들이 무척 좋아해.
개인적으로 한 번 먹어볼만 하지만, 두 번 먹어볼 정도는 아니니까
한 번씩 먹어봐.
여긴 아리 스테이션 뒷 골목 시장 상권!
다른 곳보단 살짝 더 깔끔하다.
이 근처에 길거리 음식점에 T랑 들어갔어.
언제나 배고픈 표정의 T
태국 애들 많이 안먹는다고 하는데,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얘 식탐 장난 아님.
태국에서는 먹을 것이 풍족하기 때문에, 거지라고 할 지언정
밥 굶는 사람은 없단다.
그리고 지금껏 느낀 거지만, 비교적 가난한 친구들도
음식은 왕창 시켜서
음식 아까운 줄 모르고 왕창 남기는데,
T는 그런거 없다. 시킨건 다 먹어.
가족단위가 일하는 것 같아.
학생인데 불구하고, 부모님을 도와드리는 애들도 많고.
사실 도와드리는 건지, 부모가 일하라고 시킨건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학생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부모가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주문할 때 태국말로 적어야 되더라고.
그래서 내가 한 번 써봤어.
사실 쓴 게 아니라, 그린거지.
참 어려워. 지렁이 같이 생겨서 다 비슷비슷 해보임...
보다 못한 T가 교육시켜주겠다고 써보라는데,
얘도 글씨 참 못쓴다. 특히, 영어 필기 할 때, 태국어인지 영어인지 헷갈림.
이거 나는 모르는 정체불명의 음식인데, 식감이 되게 쫄깃쫄깃했어.
수제비처럼 만들어서 기름에 볶은 것 같은데
난 개인적으로 쫄깃한 식감 안 좋아하거든.
떡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할 수도 있겠다.
아... 물론, 나도 떡은 좋아해!!! >_<
T랑 만나기 전에 T가 소주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한국에서 가져온 소주랑 기타랑 들고왔어.
태국 술집은 술 가져가는 것도 되더라고?
물론, 돈 줘야하지만.
200바트에서 250바트 정도 했던 것 같은데?(6,600~8,000원)
사람이 우리 밖에 없어서 빌린 듯한 기분이었어.
간단하게 소주랑 콜라랑 먹으면서 기타 한 번 쳤는데,
노래도 해달래서 jet - Are you gonna be my girl 불러줬어.
노래가 끝난 후 T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한 마디했어.
"너는 기타만 쳐. 노래하지마"
외국사람이 들어도 내 노래는 음치가 맞구나...
어느덧 집에 갈 시간이 다가왔고, 일어날 채비를 했는데
T가 집에 데려다 달라는 거야.
그래서 10분 정도 걸어서 T의 콘도에 도착했어.
인사하고 돌아서는 순간 T가 한 마디하더군.
"야경보고 갈래?"
'어? 뭐지? 라면먹고 갈래랑 비슷한 건가?'
속으로 올레를 외치며 능구렁이처럼 대답했어.
"어디서 봐? 너네 집? >_<"
"장난 똥 때리냐...-_- 옥상으로 따라와"
나의 혹시 모를 기대감은 무너졌고,
멱살 잡히듯이 올라가고 있을 뿐이었어.
옥상에 순식간에 도착했고,
콘도 옥상에서 바라본 아리의 야경은 무척이나 아름다웠어
야경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T가 내 등을 껴안았어.
그리고 말했어.
"너 치앙마이 가면, 언제 방콕 다시와?"
"음... 잘 모르겠어. 재미있으면 거기서 10일 정도? 재미없으면 바로 올꺼고.
근데 이것 좀 놔줄래? 좀 곤란해지는데?
이러면 너 자꾸 여자로 보이잖아"
"그러라고 그런건데..."
"정말 괜찮겠어? 나는 그냥 단기 여행자야."
"지금은 잘 모르겠어. 일단 빨리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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