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는 친한 중국 친구이자

보컬 형의 여자친구인 티나따거가

방콕에서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중국으로 돌아갔던 이야기야.


이 날도 어느 날과 다르지 않게

아침에 일어나 공복에 운동을 하러 갔지!

근데, 물이 없어...

편의점으로 사러가긴 귀찮고...

그래서 이용해봤지! 현지 사람들이 애용하는

태국 정수기!

아마 님들도 길거리 지나다니면서

이런 기계 많이 봤을 거야!

석회 성분의 태국 물을 정수해서

먹을 수 있게끔 했다던데

그 동안 미심쩍어서 그냥 지나칠 뿐

먹어보진 않았어!

근데, 돈도 아낄 겸 도전해보고 싶어서

한 번 시도 해봤지.


이 걸 먹게 되는 순간

나는 진짜 태국 현지인이 된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돈 없으면 먹어야지 뭐.

1바트 짜리 동전을 넣었는데

저 페트병의 75%가 가득 차더라고?

효율성 갑이다...

그렇다면 물 맛은?


편의점에서 사먹는 물이랑 똑같았음.

하지만, 길거리에 있는 정수기는

세균이 가득해보이니까 안 먹을래...

필터도 교체 안 하는 느낌이야...

어쨌거나 물을 한 통 받고

운동 시작!

감기기운 때문에 쌀쌀해서

바람막이 입고 운동하니까

또 금방 땀이 차네...ㅠ

운동을 마치고 잠깐 쉬고 있는데

익숙한 물건이 눈에 들어왔어!

경산에서 노가다 할 때

내가 하루에 몇 시간씩 이용하던

스피드 커터!!

주로 쇠 자를 때 쓰는데 불똥 겁나튐.

가끔씩 쇳가루 불똥이 신발 안에 들어가는데

피부에 박히는 건 일상다반사지!

어쨌거나, 추억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샤워하고 나오니까

비가 주륵주륵 오고 있었엉...

아따메 비 한 번 시원하게 오는 구만.

빨래를 널어놨지만 에어컨 실외기 옆에

뜨거운 바람이 있으므로 덜 마를 걱정은 없다!!

요롬코롬 비가 그칠 때까지

방 안에서 뽀송뽀송하게 에어컨 틀어놓고 쉬다가

보컬 형과 티나를 만나기위해

센탄 라마9으로 이동했어!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보컬 형이 티나도 잘 챙겨주고

몇 일 간 내 집에서 잘 잤다고

무료 뷔페 이용권 2회를 주었기 때문에

값 비싼 오이시 이터리움을 공짜로 얻어먹기위해 왔어!

헤헤 센탄 팔람까오 도착!

안에는 습하지 않고 굉장히 쾌적해!

부자들의 쇼핑몰이라 그런가?

길을 걷고 있는데

파운데이션을 뿜뿜한 태국 게이친구가

태국말로 뭐라하면서 무슨 팜플릿을 준다...

그리고 대놓고 피부 클리닉와서

피부관리 받으라고 함.

"지금 프로모션 중이에요!

보톡스랑 피부 케어가 저렴한 가격!"

"아... 저 태국인 아니에요 캅."


"헤에?! 한국인?! 태국인 인 줄!

어쨌거나 와요! 우리 오빠 피부 좀 봐!

케어 좀 받아야겠네!"

"응? 제 피부가 너 보다 좋은 것 같은데요...캅?"


"Aㅏ...

아니아니! 피부 말고 여기 보톡스 받아야겠네!!

이거이거 각진 것 좀 봐!! 받아야돼 받아야돼!"

"(빠직...)한국 사람이 태국에서 피부케어를??

일부로 태국 사람들이 한국와서 성형하는데 굳이...?

피부 공화국 한국이 더 퀄리티 좋고 싼데

뭐하러 여기서 받음요!"


"그래. 너한텐 영업 안할게...

가라 캅."

"ㅇㅋ 캅"


자기 피부가 나보다 좋으면 설득력이라도 있지...

파운데이션 안 쪽으로 모공 넓은 게 다 보이던데...

다시는 체대생 시절부터 선크림으로 

가꿔온 피부를 무시하지마라!!

어쨌거나, 팜플릿 딸랑딸랑 들고

티나와 보컬 형 만나러 갔어!

그들은 트루무브 안 쪽에 있었는데

티나의 아이폰이 유심이 안 먹는다고 해서

잠시 해결하고 우리는 밥을 먹으러 갔지.

우리가 발 길을 향한 곳은

너무나도 유명한 오이시 이터리움!

가격은 한국 돈으로 20,000원 대이지만

퀄리티는 한국에서 맛 볼 수 있는 

이 만원의 퀄리티가 아니야!

하나하나의 사이드 메뉴가

일식 레스토랑에서 먹는 듯한 풍미가 있었어!

그리고 종류도 굉장히 다양했고!

이건 즉석 스테이크나 스키야키를 주문 할 수 있는

신기방기한 바코드 시스템이야.

요거 찍고 화면에서 원하는 것 눌러서 주문하면

우리 테이블로 알아서 갖다 줘!

싱싱한 초밥과 연어회!

연어 좋아하는 사람은 여기와서

연어만 먹어도 본전 뽑을 듯 해!

보컬 형은 먹기 시작한지 30분만에

포기선언을 했고

나와 티나 따거만이 2시간을 꽉꽉 채워 먹었지.

보컬 형은 나와 대등하게 먹는 티나를 보며

이렇게 많이 먹는 모습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지만...

많은 여자들이 남자 먹는 만큼 먹어요...

살 찌는 거 관리하려고 안 먹는 거지...

요롬코롬 3명이서 먹고

2,115바트가 나왔어!

1인당 700바트!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23,000원 정도 되려나?

비싼 가격이지만 퀄리티를 생각했을 때

나름 수긍 할 수 있는 가격이라고 생각이 들더라!

이렇게 먹고 있는데

예전에 언어교환하려고 한 번 만났었던 그 누나!

혈액형 별로 인간 성격 분류해서 나한테

극딜당했던 은행누나!

다들 그 누나 기억해?


그 사람이 어디냐고 묻길래

센탄9 오이시라고 했더니

갑자기 대뜸 찾아와서 먹고있는데

유리벽 두들김...

먹다 체할 뻔.

"J. 전에 내가 너무 내 생각만 강요하고

너 무시하는 발언해서 미안하기도 했고

일 때문에 여기 온 겸 잠깐 들렀어! 

그리고 이거 받아줘! >_<"

그리고 그녀는 홀연히 사라졌지.

이거 뭐야...

사제폭탄일까 두려웠지만

이내 그런 생각을 했던 내가 부끄러워졌지.

조그마한 강아지 인형과 손편지가 있더라.

무척 고마웠지만 한국에서 

따로 이쁘게 보관하진 않아서

지금은 우리집 강아지 초야의

붕가붕가용 인형이 되어버렸지...

고맙고 미안하다...

어쨌거나, 선물을 챙기고 우리는 밖으로 나갔지.

라마9 옆 공사 중인 건물.

인부들이 굉장히 바삐 움직임.

뭐, 나도 한국가면 저들 중 하나겠지만

임금차이가 많이 나니 한국에서 노가다 뛰고

태국에서 써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했더랬지!

밑으로 내려가서 티나 배웅!

bye bye 티나!

다음에 또 재밌게 놀자!

보컬 형은 티나를 공항에 데려다주고

우리 집에 다시 복귀하기로!

어쨌거나, 나는 랍짱 타고

집으로 이동!

그리고 배불러서 숨을 몰아쉬다가

이내 잠이 들고 일어나서 블로그일 시작!

배불러서 하기 힘들었지만

꾸역꾸역 썼다고!


아! 님들 공지 아닌 공지를 올리자면

나는 내일부터 라오스 여행을 잠깐 다녀오려 해.

태국 내에서의 비자 문제도 있고

다른 나라 관광도 할 겸 말이야!

노트북은 고장 날 위험도 있기 때문에

가져갈까 말까 아직 고민 중이지만

왠만하면 가져가서 쓰도록 노력해볼게!


지금 태국에서의 상황보고를 하자면

태국에서 진상부렸던 후배 놈도 와있고

내 노가다 브라더인 아속킹 놈도 와있어서

3총사가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


여튼, 노트북 없이 잠깐의 휴가기간을 

가질 지 말 지 아직 모르니까

글 올라오면 노트북 가져간걸로 생각들 하셈!

담 편에서 보자!

이번 편은 제목 그대로

게이들의 성지인 방콕 넘버원

게이클럽인 DJ Station에 갔던 

이야기를 하려 해.


크리스마스에 게이클럽이라니...

본의 아니게 간 거지만

그래도 태국관련 블로그 중에서

나름 유니크한 블로그가 아닐까싶어...


티나따거는 어느 여자나 가지고 있는

남자끼리의 성적 판타지를

보컬 형과 내가 게이클럽에 있게 함으로써

실현 시키려는 것 같았어.


크리스마스에 클럽을 가서

신나게 놀아도 부족할 판인데

게이클럽이라 조금 짜증나긴 했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내가 게이들한테

얼마 만큼 인기가 있는지 궁금했기도 해서

한 번 가봤어.


약속시간에 맞춰 나는

살라댕 앞에 DJ 스테이션으로 갔지.

따거와 보컬 형을 기다리면서

잠깐 내부를 봤는데

일단 뭐 별다를 건 없음.

그냥 클럽 입구처럼 생김!

보컬 형과 따거과 도착했고

우리는 드디어 들어갈 수 있게 되었지.

물론, 돈은 티나 따거가 냄.

나도 이 날 만큼은

떳떳하게 파운데이션을 바를 수 있었어.

대부분의 게이들이 비비크림이나 파운데이션을

바르기 때문에 태국에선 사용하기가 

굉장히 조심스러웠는데

이 날은 파운데이션에 

하이라이트, 쉐딩까지 조져버렸으!


아 그리고, 클럽 안을 찍더라도

몇 몇의 게이친구들은 

조금 조심스러워 하더라.

태국 내에서는 사진찍기 좋아하는 

당당한 게이들도 있지만

게이 인 사실을 숨기고 몰래몰래 

게이생활하는 친구들도 있으니

대놓고 사람찍는 행위는 왠만하면 자제하길!

클럽 안으로 이동하니

화려한 내부가 보였어.

음악도 RCA못지 않게 신났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게이친구들이

놀 때는 정말 화끈하게 논다는 것!


메이져 클럽의 경우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격하게 춤을 추지 않고

살랑살랑 추곤 해.

근데, 여기는 그런 거 없음.

일단 오늘 조지고 본다!

이런 마인드라 나 같은 리듬파괴머신 고릴라에게

이 곳은 너무나 춤추기 좋은 곳이었지.

들어오자마자, 게이친구들의 뜨거운 눈빛이 느껴졌어.

사실 게이친구들이 공격적으로 들어올까봐

살짝 걱정되기도 했는데

그건 오해였지.

많은 게이친구들은 정말 젠틀하고

매너있게 다가오는데 상대방이 싫다고 하면

잘 알아듣고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아.

뭐, 사람마다 다른 거겠지만

내가 느끼기엔 그랬다고!


그리고, 꽤나 많은 외국인과 여성들도

여기에 놀러온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태국 내에서 잘 생긴 남자들, 아니

게이들은 다 여기 모여있어.

진짜 남자인 내가 보는데도 

정말 조각미남 같이 생긴 사람을 보고 심쿵해버렸어.

아, 그렇다고 항문은 주지 않을 거임.


야리야리하게 생긴 보컬 형은 역시 이곳에서도

인기폭발! 수 많은 게이친구들이 보컬 형을 뜨겁게 쳐다봤고

심지어 화장실가서 쉬야하는데도 지긋이 바라보더래.

이 형은 태국에서 사업하면 굶어죽진 않을 듯.

그리고, 보컬 형에게 다가온 한 명의 남자!


그 분은 한국분이었어!

보컬 형과 내가 붙어다녔기 때문에

우리 둘이 게이인 줄 아셨을 거야...

그렇지만,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그 분이 게이일 수도 있는데 우리가 게이가 아니라고 한다면

상당히 뻘쭘한 상황이 연출되므로

그냥 반갑다고 악수를 나눴지.

성에 대한 인식이 자유로운 태국에서

재밌게 놀다가시길!


이 곳의 성비는 게이70%

형님캅 20%, 여자5%

정체불명? 5%

여기도 루트와 마찬가지로

3가지의 방이 있었는데

가장 핫한 방(아마 힙합 존일 거야.)

그 옆에 있는 밴드방!

그리고 건너편에 있는 일렉 방으로 이루어져있는데

힙합 방을 나와서 옆에 있는 밴드 방으로 가보았지!

사회자 게이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엉.

노래를 참 잘해서 여기서 음악 좀 듣고

힙합 방 2층으로 올라가봤어!

여기 시설 참 좋아!

레이저도 막 쏘고!

시원하고! 넓고!

진짜 춤추러 가기에 

여기만큼 좋은 곳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감옥 쇠창살도 있어!

몇 몇의 관심받고 싶은 게이친구들은

가끔 들어가서 춤추긴 해.

나도 관심충 중에 하나라 정말 들어가서

섹시댄스 춰보고 싶은데 

뒷감당 하기 힘들 것 같아서 참았어!

2층에 올라가자 위대한 갯츠비 같은

부자흉내를 연출할 수 난간이 있었어!

터지는 미러볼과 음악!

그리고 게이친구들의 미친 듯한 열정!

옆에를 보니 여자끼리 온 사람들도 있더라고?

게이클럽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놀 수 있어서 온 걸까?

그녀들은 자기 근처에 있는 게이들에게 엉덩이를

갖다대며 게이들의 소중이 부근에 부벼대곤 했어.

게이들은 심하게 질색하고 도망치듯 떠나는데

그거를 보고 웃으며 즐기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내가 갔지.

여기 건전한 게이를 도망치게 만든 그녀!

이쁜데, 게이들을 얼굴 찌푸리게 만든 그녀!

이 녀석이 도망가고 빈 자리에 내가 갔지!

역시나 그녀는 엉덩이 백스텝으로 다가오더라고.

하지만, 나는 피하지 않는다.


레알 남자니까!

마치 제주도의 돌 하루방처럼 단단히 박혀

뒷걸음질 치는 일 따위는 없이

그 자리에 꼿꼿하게 서있었지.


"뭐야? 너 게이맞아?"

"ㅇㅇ? 보면 모르냐 캅?!"


"야! 뭐야! 너 게이 아니지!"

"지금 이 순간은 게이다 캅!

하던 거 계속 해라 캅!"


"야! 안 해! 너 게이 아니네!!"

"들...켰네? 사진이나 같이 찍자!"

게이 친구들의 기피대상 1호와

함께 사진 찍음.

게이친구들 반응이 재밌어서

한 거라고 한다. 이쁘지만 나쁜 기지배.

내가 있는 한 게이클럽은 안전하지 않으니

엉덩이 함부로 들이대지 마라!

그리고 신나는 1층으로 다시 내려가서

춤을 즐기러 갔지!

눈 앞에 보이는 윗통 벗은 게이들!

오늘의 내 무대는 저 곳이구나!

나도 저 무대 위에 올라가

자리 한 켠을 차지해 그들의 일부가 되었지!

게이친구들 정말 재밌고 화끈하게 놀아!

갸꿀잼!

여기도 마찬가지로 2시가 되니까

클럽 안이 환해지면서 종료가 되었어.

티나와 보컬 형을 찾아서 입구 밖으로

나가고 있던 그 순간!


이민정을 닮은 엄청 이쁜 여자가

내 눈에 들어왔어.

'천사인가?

뭐 저리 이쁘냐...

근데, 그녀가 왜 게이클럽에 있는 거지?'


정말 3초간 멍하니 그 여자만

쳐다보니까 그 여자가 알아챘는지

날 보고 빙그레 웃어주며

"안녕하세요^^"라고 해서

다시 문워크로 그 여자애에게 인사하러

백스텝 밟았어.


"와... 진심 너무 이쁘시네요."

"감사합니다^^"

"근데, 이쁘신 분이 왜 게이클럽에...?"

"아, 친구랑 같이 왔어요!

얘에요!"


옆에 그 친구 녀석을 보는 순간

모델 보는 줄. 

키 185정도의 호리호리한 몸에

날카로운 턱선과 하얀 피부.

그리고 쌍꺼플 짙은 눈.


"저 친구 게이에요?"

"네 게이에요!"


저 친구 게이 아니였으면 선남선녀 커플인 줄...

"아! 저는 사실 게이가 아니라

친구들끼리 온 거라!

실례가 안된다면 혹시 라인 아이디 좀

물어봐도 될까요? 

너무 이뻐서 친구하고 싶은뎅..."

"그럼요^^"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게이클럽 블루오션이구나.

정말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 만나서

심장이 쿵쾅쿵쾅!

실제로는 더 이쁜데 사진에 담을 수가 없구만...

아쉽다.


어쨌거나, 티나와 보컬 형과

마무리는 쌀국수의 한 종류인

렉싸이 무랑 옌타풔 시켜먹었어.


쌀국수가 눈에 들어올 리가 있나.

이쁜 사람 봤는데 라인 메세지 하느라 바빴지.

한 번은 더 보고 싶었어.

게이들 사이에 있어서 내 눈이

잠깐 심하게 이상해져서

평범한 그녀를 환상적으로 생각한 건지

실제로 이쁜 건지.


쌀국수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몰랐었던 그 때 갑자기!

쌀국수를 만들고 계시던 아저씨가

눈시울을 붉히며 방긋 웃었지.

크리스마스인 이 날이

그 아저씨 생일이었던지라

친구분들과 아내가 생일케익을 준비한거야.

우리도 같이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드리며

이 날을 마무리했지.


오늘은 여기까지 쓸게.

지금 비 그쳐서 나가봐야하거든!

담 편에서 보자 빠빠!


저번 이야기에 이어서 내 일상과 

카오산 갔던 경험을 쓰려고 해.



전 날 쏘이 카우보이와 나나 플라자를 다녀오고

아침에 눈을 뜨니 강렬한 햇 빛이 

집 안을 들이닥치더라구.

밤에는 문 열면 시원한데 모기가 왕창 들어오고

낮에는 햇 빛이 뜨거워서 항상 에어컨을 틀어야만 해.

에어컨이 있는데 선풍기를 사기에는 뭔가 아까워서

전기세도 한국보다 싸니까 양 껏 틀었지.



이불이랑 베개를 사서 침대에 깔아놓으니

제법 사람 사는 집 같구만.

집이 전체적으로 하얀 배경이라

이불이랑 베개도 하얀 걸로 샀어.



제일 싸서 산 것도 맞는데

항상 하얀 침대를 가지고 싶었었어.

물론, 관리가 힘들지만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제일 많으니까

그래도 내가 원하는 걸 해야하지 않겠음?



냉장고는 다달이 700바트(25,000원)씩 내야하는데

뭔가 빌리기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없을 것 같으면 사는데 불편할 것 같아서 신청했어.

벽에도 부착용 걸이대를 사서 가방도 깔끔하게

보관하도록 했지.


비록 나중에 집 나갈 때

벽에 저거 붙혀놨다고 청소비 더 받아갔지만...



화장대도 깔끔히 정리했어.

저 많은 게 다 누구꺼냐고?

내 꺼임!!



스킨, 로션, 수분크림, 선크림, 미스트

가끔씩 바르는 비비크림 등

태국은 화장품 값이 비싸기 때문에

4개월 간 바를 수 있는 양의

기초 화장품을 챙겨왔어.



이제 내 생활철칙들을 실천 할 시간이야.

첫 번째 철칙은 공복 유산소 운동.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유산소 운동은

지방의 연소를 3배 더 빠르게 해주는 효과를 지니고 있지.



휘트니스 룸은 생각보다 작은데,

그래도 수영장과 휘트니스 동시이용이

한 달에 500바트(18,000원)정도로 저렴한 편이라

바로 질렀지.


덤벨이나 머신은 턱 없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땀 흘리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어.


아침에 갈 때마다 인도아저씨가 자꾸

인도노래를 크게 틀어놔서

블루투스 이어폰 사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어.


공복의 유산소 운동을 해서

땀이 적당히 나면 밖으로 나와

찬 물로 몸을 씻고

수영장에 들어가지.


수영장도 상당히 좁은 편이야.

자유영으로 팔 4번 휘저었는데 

반대편으로 도착해있을 정도로 심각하게 작아.

여기서 수영하면 어항 속의 물고기가 된 기분이야.


그래서 사실상 여기서 수영은 많이 안하고

해질녘 쯤에 저녁운동 끝나고

물에 몸담그고 멍하니 누워있었어.

보노보노처럼 말이야.

그래도 나름 기분 좋았어.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유이니.



수영이 끝나면 몸이 젖은 채로

밑으로 내려와.



내 콘도 옆에는 아주 유용하게도

세븐 일레븐이 붙어있어.

사실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기도 했어.

편의점이 거주지랑 멀리 떨어져있는 것 만큼

불편한 것은 없거든.



여기 편의점 누나가 한국문화를 참 좋아해서

내가 처음 갔을 때부터

한국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고 그랬어.


닝이라는 이름을 가진 누나였는데

영어를 한 개도 못해. 그래서 내가 올 때마다 

태국말로 자꾸 말을 걸어서 좀 부담스러웠는데

그런 것을 눈치챘는지

그 이후로는 태국말을 안 쓰고

안녕하세요! 송충기, 박포검 조아요! 

라는 한국말만 반복했어.

앵무새인 줄...



그놈의 송충기, 박포검 조아요 소리 그만 들을라고

편의점 가기 직전마다 태국어로 할 말들을 외워갔어.

시간이 흐르면서 태국말이 조금씩 되니까

그 이후로 말하는게 재밌어서 

그 누나랑 10분씩 수다떨고 그랬었는데...



이따금씩 그 누나가 그리워져.

그 누나가 도시락 하나는 기깔나게 뎁혔거든.



운동이 끝날 시간을 맞춰서 쏘이 카우보이를 같이갔던

그 동생을 불러서 밥이나 같이 먹자고 했어.

우리는 세븐 일레븐에서 먹음직스러워보이는

음식들을 고르고 뎁혀왔지.


언제나 내가 혼자 밥 먹을 때의 규칙은

한 끼당 100바트(3,300원)를 넘지말자야.

100바트로 뭘 살 수 있냐고?

저 스파게티에 닭봉 3개에 샌드위치랑 콜라사면

딱 110바트 정도 나올껄?

한 끼 식사로 차고 넘치지!



특히, 태국여행가는 사람들이라면

저 사진 속에 있는 샌드위치를 꼭 한번 먹어봐!

가격은 종류에 따라 25~35바트(1,000원 내외)

편의점에서 직접 구워주는데

가격 대비 맛이 장난 아니야.



우리나라에서 먹는 2500원짜리 

냉장 샌드위치 따위 두 번 다시 안 먹게 될껄?

여튼 개강추임! 꼭 드셔보셈들!



식사를 마치면 두 번째 철칙을 수행하러가.

바로 음악작업이야.



내가 주로 음악을 작업하는 곳은 4층 로비인데, 

나무의자와 테이블이 있고

바람이 솔솔 불어서 기분이 무척 좋아지는 공간이지.



시간 때를 잘 못 맞추면

거주하는 러시아 여성 분들이 나와서

내 근처에 앉아 공격적인 말투로 전화를 하곤 해.

그러면 나는 차분한 bgm을 깔아주지.

좀 진정하라고!



나는 그 동생녀석과 식사를 마치고

이 공간에 같이 앉아 노래를 불렀어.


우리는 즉흥적으로 듀오를 결성하고

카오산에서 버스킹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합동연습을 시작했어.


내 기타선율에 맞춰 그 녀석이 따라부르는데

그 녀석도 노래엔 재능이 없다는걸 깨달았고,

듀오는 5분 만에 해체되었지.



그 이후로 혼자 곡을 만들었어.

마이미땅(돈 없어요) 이라는 제목의 노래인데

주된 가사는 택시기사한테 미터기 켜라, 

돈 없으니까 고속도로 타지마라

이런 내용이었어.



그 동생 녀석을 돌려보내고

시간을 때우다가

T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밖으로 나갔지.

그리고 같이 카페에 갔어.



나는 태국어를 공부하고 있었는데

성조 때문에 자꾸 T가 인상 쓰면서 

뭐라고 하는게 무척 짜증났어.

잘 아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매우 다르다고 생각해.


T는 좋은 선생님은 아님이 확실했어.

왜냐면 매 순간 책 모서리를 T 정수리에 꽃아주고 싶었으니까.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한 사람에게 연락이 왔어.


내가 태국 오기 전 

같이 놀 사람 구한다는 글을 올려놨을 때

미리 연락을 하신 분인데 괜찮으면

오늘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여자친구 데려가도 돼냐고 물어보고

ok해서 시암 쪽으로 이동했지.



시간이 살짝 남길래 시암 건물 안을 좀 둘러봤어.

그러다가 엄청난 몸매의 인형을 발견했어.

그래서 한 컷 같이 찍음.

실제로 저런 몸매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나서 시간이 될 때까지

T랑 여기저기 같이 싸돌아 다닌 것 같아.



그리고 약속시간이 되어서 

나는 그 사람을 처음 보게 되었지.

나보다 10살이 많은 형으로

치앙마이에 거주하는 형이었어.

이제부터 이 형을 Z형이라고 할게.


Z형은 치앙마이에 살면서 방콕을 다른 나라 갈 때에나

한국에 갈 때에만 잠시 들른다고 말하더라구.


사실 Z형은 루트66에 먹다남은 양주가 있는데

혼자 먹기 좀 그래서 연락을 나한테 했던 거래.

나야 고맙지.

난 없어서 못 먹는데 ㅜ


Z형과 나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게임 얘기가 나왔어.

알고보니 Z형도 내가 하던 게임을 하더라고?

리그오브레전드라고

흔히들 롤이라고 부르는 게임이야.


치앙마이에 있을 때 할 게 없을 때

주로 그 게임을 많이 한다고 해서

우리는 게임얘기를 하며 급격하게 친해질 수 있었지.

하지만, 이 때는 몰랐지. 

내가 Z형에게 신세를 한 동안 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나는 내 여자친구, 동생녀석, Z형까지

네 명이서 꽝씨푸드를 갔어.

그리고 볶음밥과 뿌팟퐁커리, 바질볶음 등

비싼 음식을 시켰지.



비싼 음식점에서 먹는 뿌팟퐁 커리나

인스턴트 뿌팟퐁 커리나 맛은 똑같은 것 같다.

인당 500바트 내고 먹었는데

그리 큰 만족감은 없었어.

음식을 많이 시켜서 값비싼 음식이 많이 남길래

태국거지인 내가 챙겨왔지.


Z형과는 다음 날 보자는 말을 하고

일단은 우리는 일찍 헤어졌어.

나도 T를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갔지.


그리고 자려고하는데 잠도 안오고 

뭔가 이른 시간이어서 아쉬운 느낌이 드는거야.

그래서 동생녀석에게 놀자고 전화했지.

동생녀석도 심심했던 터라 쿨하게 콜했고,

우리는 람부뜨리 로드에서 만나기로 했어.


그 녀석을 람부뜨리에서 만났고,

저녁을 일찍 먹어 약간 출출했던 터라

길거리 음식을 먹기로 했어.



람부뜨리 로드의 꼬치!

우리는 닭다리 꼬치를 먹었는데

개 당 20바트(660원)정도 했을거야.

우리는 극찬하면서 6개 정도 먹은 것 같아.


람부뜨리 로드는 카오산 로드와 가깝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골목이야.

카오산이 시끌벅적, 왁자지껄한 골목이라면

람부뜨리는 차분하고 몽환적인 골목이랄까?


나는 가끔 한 여름 밤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좋아서

람부뜨리에 가곤 했었어.

하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너무 늦은 시간이라

대부분의 상점과 조명들이 불이 꺼져있었어.

아무래도 람부뜨리 쪽은 숙소가 많아서 그런 것 같아.



우리는 발길을 돌려 카오산으로 향했지.



카오산은 언제나처럼

사람이 복작복작하다!

오른 쪽에 보이는 저 간판이 카오산 클럽인

"the club"일거야.


맨 처음 태국여행을 갔을 때

저기서 썸이 있었는데

그 썸만 빼놓고 보자면 정말 노잼인 클럽이야.

차라리 골목에서 생솜버킷들고 뛰어노는게 훨씬 재밌어.



카오산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장소 중 하나인데

무엇보다 맨 처음 카오산 거리에 들어서면

코를 찌를 듯한 악취가 나기 때문일거야.

하지만, 그것을 익숙하게 받아드리고,

자신을 놓아버린다면 카오산 만큼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곳도 없다고 생각해.


럭키비어와 더 클럽 사이에

골목이 가장 핫한 곳으로

발 디딜 틈 없이 외국인들이 술통을 들고 춤을 추고 있는데

한 번쯤 모든 걸 다 잊고 거기 동화되어본다면

그 맛을 잊지못해서 카오산을 계속 찾게되지.



카오산의 또 하나 명소는

예전 포스팅했었지만, 브릭 바라는 곳이야.

두 번째 맥도날드가 있는 2층에 위치하고 있는

펍인데, 거기서 공연하는 팀들 수준이 장난아니야.

노래 선곡도 유명한 팝을 위주로 하고!


현지 태국인들도 그 곳을 많이 찾는다고 하더라고!

기회가 된다면 거기서 술 한 잔 하면서

노래를 가만히 듣는 것도 좋을 듯.

엄청 힐링되거든!



이 곳은 카오산 끝 부분에 위치한 락 펍이야.

이름이 락코였나?



보컬이 상당히 게이쉬한 매력을 뽐내는데

그것도 멋있어.

주로 유명한 락을 공연하는 곳이기 때문에

락을 좋아하는 나는 카오산 갈 때마다 

여기 들리는 것 같아.



오늘은 나의 일상적인 생활패턴과

카오산에 대해 적어봤는데,

똥 마려워서 좀 대충 쓴 감이 있넹.



일단 지릴 것 같으니까

담 편에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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