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는 태국의 길거리에 있는

로컬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깍은 이야기야.

한 두 편 쓰다보니까 벌써 150편까지

태국거지 여행기를 쓰게 되었구만?!


블로그 시작 한 지는

만 1년이 되었어.

글 갯수는 200개 정도?

근데, 타 블로그 대비 양도 많고

질도 좋은 편이니까 1년 된 거

다들 축하 좀 해주셈.

맘 같아선 주소 적고 선물 보내라 하고 싶은데

블로거지는 아니니까

다들 댓글 하나 씩만 남겨주면 ok 캅!


전 편에서 술로 밤을 새고 보컬 형과 돌아와서

깨질 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고통에 신음해야했지.

그래서 자기 전에 편의점에서 숙취해소용

음식을 사서 해장 먼저 했어!

편의점 완톤인데,

이거 국물 짱짱맨 캅!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대부분 35-50바트 하는 정도야!

여기에 파란색 반숙 하나 똑 깨서 호로록

마시면 완전 짱짱 속 풀려!


이거 먹고 에어컨 틀고 수면!

그리고 일어나니까 보컬 형은 여전히 딥슬립...

심심해서 어플로 태국친구들과 얘기 좀 하며

시간을 죽이고 있었지!

그 때 연예인을 지망하는 한 엑스트라 태국여동생이

전화를 걸더라!


"J! 나 지금 에이전시 왔는데

누구 본 지 알아?!"

"뭐야. 왠 호들갑."


"내 남편 봤어!

닉 크룬!!"

"닉 크룬?! 그게 누구임?"


"2pm 몰라? 닉쿤!"

"헤에? 닉쿤 태국에 있었구나.

거기 소속사임? 너 잘나간다?"


"난 그냥 일감 받으러 여기 온건데

마주쳤어! 대박 대박 >_<!"

"어... 랏다랏다 아랐다 캅...

좋겠네 캅"


"오메... 여기로 온다 어떻게!

잠깐 기다려봐!

영상통화로 전환해서 보여줄게!"

"에?"


그러더니 내 폰 화면 속에

익숙한 얼굴이 쓰윽 나타남.

심장 멈출 뻔함... TV에서 보던 그 닉쿤!!

어떨결에 합장을 하니까 닉쿤도 합장해줌!!


그리고서 수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그 여동생과 닉쿤의 말이 오가더니

갑자기 닉쿤이 손 흔들면서

"안녕하세요^^"

"아...! 반가워요! 팬입니다!"


이렇게 인사를 나누니까

술이고 잠이고 다 깸...

그리고 그 태국동생이 엘리베이터 탔을 때

너 덕분에 닉쿤 봤다고 고맙다고 인사하니까

간 줄 알았던 닉쿤이 옆에서

"컵쿤 막막"

오메... 안 가고 같이 엘리베이터 탔구나...

여튼, 닉쿤 호감도 급 상승.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 사건이었어.

한낮 태국거지 여행자가 어떻게

하늘 같으신 연예인 닉쿤님과

통화를 다 해보겠음?


여튼, 통화하면서 소란피우니까

보컬 형도 일어남.

그리고 나갈 채비를 했지.

보컬 형이 예약해둔 호텔 체크인을 

해야했기 때문이야.

이 날 새벽 비행기로 티나가 오거든...

이제 그의 좋은 시절은 끝난 것인가...?

우리는 택시를 타고 사남 빠오역에 있는

A bloom bangkok 이라는 호텔에 도착했어.

취업 겸 티나와 함께 좋은 숙소에서

지내고 싶다고 꽤 비싼 호텔을 예약했다더라.

우리 집 빈민촌에서 머무르다가

이런 고급호텔에 머무른다면

몇 배로 더 좋게 느껴지겠지? ㅎㅎ

개부럽당...

안에는 이렇게 생겼어.

내부는 상당히 넓었고 욕실도 짱짱 좋음.

무엇보다 여기 호텔 수영장 짱짱 넓어서

티나 왔을 때 수영복 챙겨서

몰래 도둑 수영했었어!


보컬 형 짐 정리를 좀 도와주다가

이 날 뭘 할까 고민하던 찰나에

거울을 보니 머리가 덥수룩하게 긴 거야...

그래서 머리를 자르러 가자고 말했지!

호텔 옆 사남 빠오 역을 지나서

그 안 쪽에 있는 조그마한 시장으로 이동했어.

"형. 형도 머리 깍을래?"

"음... 땡기긴 하는데

일단 너 자르는 거 보고 결정할랭..."


"개야비하네. 겁쟁이"

"지성지성 박지성"

여긴 사남빠오 골목에 있는

자그마한 시장골목!

보컬 형이나 나나 처음에 같이 태국와서

이런 시장을 많이 가서인지는 몰라도

대형 쇼핑몰보단 사람냄새나고 더러운 냄새도 나는

이런 곳이 훨씬 좋아.

생선 비린내 쩐다...

18세기의 유럽이 이런 악취가 풍겼다고 하는데

잠시나마 과거 유럽이라고 생각하니까

코가 좀 편안해졌어.

시장을 돌다가 보이는 미용실!

아니, 이발소라고 해야하나?

조금 겁났지만... 아속이나 통로에 있는

고급 미용실은 비싸므로 갈 능력이 안돼.

근데, 머리는 잘라야하므로 일단 안으로 들어가봤지.

안에 들어가자 수 많은

헤어스타일의 사진이 붙어있었어.

"저... 저기요...

머리 깍는데 얼마에요 캅?"

"머리 감을 거냐 캅?"


"아뇨... 깍기만 할 거에요."

"90밧"


나는 바로 자리에 앉았지.


"어떻게 깍아줘?"

"태국 잘생긴 톰보이 스타일로 해주세요!

무슨 느낌인지 알죠?"

"..."


아저씨는 굉장히 무뚝뚝했어.

진짜 뭔 말만 하면 때려죽일 것 같은

매의 눈빛으로 말도 없이 쳐다봐서

감히 말을 걸 수 없었어.

하지만, 그의 손기술은 현란했지.

말 보다 기술로 보여준다 이건가?

보이지 않는 손놀림으로 내 머리를 유린한 후

그는 나지막하게 한 마디 했어.

"끝"

이게 머리 깍은 후야.

손과 가위는 바삐 움직였지만

뭐 많이 달라지진 않았음.

그래도 덥수룩하던건 없어졌으니

나름 90바트라는 가격에 만족만족!


그리고 보컬 형과 근처에 보이는

가게에 들어가 뭘 먹었어.

꿰이 띠여우 무뚠이라고 하더라.

40바트!

무는 돼지인데, 뚠이 뭔지 모르겠어.

근데, 나름 먹을 만 함.

이건 연어 볶음밥 곱빼기

90바트 줬어.

연어도 구으니까 맛있네?

나름 기름기도 있고 많이 뻑뻑하지도 않았어.

그리고 나서 보컬 형과

사남빠오 역 근처를 걷다가

우리가 정말 가보고 싶었던 그 곳을 발견했어!


그 곳은 바로...!


-다음 편에서-



이번 이야기는

방콕의 유명한 클럽 루트66에

친구와 고등학교 후배와 같이 놀러갔다가

생긴 에피소드야.



"형! 제발 우리 게임 하나만 하자!

형이 날 얼마나 똥멍청이 벌레같이 생각했길래

내가 클럽에서 뭐만하면 안된다고 

금지시키는 지 모르겠음."


"야-_- 근데, 니 행동은 좀 과격하고

벌레같긴 했어.

일단 들어나 보자. 뭔데?!"


"여기 클럽에서 나는 내가 좀 먹어준다고

생각하는데 형을 날 벌레처럼 생각하잖아!

여자 5명 라인 아이디

먼저 따는 게임이야.

이거 내가 형 이기면 다시는 날 무시하지 말고

내일 밥까지 비싼 걸로 사!"


"흠... 좀 그른디...

너가 벌레는 맞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확인사살하게 만들어야겠냐?"


"아! 뭐 어때!

걍 하자! 재밌겠네!"


친구인 곤이녀석까지

재밌을 것 같다고 하자고 하는 바람에

꺼림직하지만 하게 되었어.


이 때 안 좋은 기분이 들었지만

우리가 테이블에 둔 가방 안에는

핸드폰과 지갑과 같이 남들이

훔쳐갈 만한 것은 없었거든.


그래서 속으로

'에이~ 뭐 훔쳐갈 것도 없는데

그냥 잠시 자리 비우고 다녀오자!'

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뽀려갈 것은

언제나 있다는 것을 간과했어.


어쨌건, 내기는 시작되었고

우리 셋은 눈에 불을 키며

발정난 강아지처럼 헥헥 거리며

눈에 보이는 여자 테이블에 가서

제발 부탁인데 이유는 묻지 말고

라인 아이디 좀 알려달라고 했어.


게임이라고 말하면서 

라인 아이디 받는 거는 금지하기로 했어!

하지만, 친구하고 싶다고 받는 거는 오케이!


태국 사람들은 착해서 

거진 라인 아이디 알려주는데

매너없이 다가가면 안 알려주긴 매 한가지니까

동생녀석이 벌레인지 사람인지

판단하기 딱 좋은 방법이긴 했지.


우리는 일제히 흩어져서

각자 라인 아이디를 get하면서 다녔어.

나는 루트에 있는 밴드 방을 주로 돌아다녔어.

밴드음악도 좋기도 했고

거기에 이쁜 사람들이 많았거든!


그 중 테이블에서 혼자

미니 레드라벨을 홀짝홀짝 먹고 있는

이쁜 여자가

눈에 들어왔어!!



이쁘다. 

다가간다.

말을 건다.


"안녕하세요 캅?"

"뭐냐."

"아, 태국 분이 아니시군여.

이뻐서 말 걸어보고 싶어서요..."


그렇게 말을 트고 한 참을 얘기했어.

지금은 일을 그만두고 태국에서 쉬고 있다나

예전에 빅토리아 시크릿이라는 

브랜드 모델이었다면서

사진을 보여주는데 이쁘당...

근데, 지금은 살이 많이 찌셨구나...


여튼, 그 때는 빅토리아 시크릿이 

뭔지 몰라서

유명한 데냐고 되물었어.

여자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진심 모름? 

너 애자 빠삐용이심??

어떻게 빅토리아 시크릿을 모름?"

이라고 내게 말했지.


여자속옷 브랜드를 

내가 어떻게 알아-_-

일단 라인 아이디는 얻어야해서

한 마디 했어.


"너 쌍방울이라는 속옷 브랜드 암?

모르면 라인 아이디 주셈.

쌍방울도 모르면서 어디서 아는 체임."


우열곡절 끝에 나는 그녀의 아이디를

얻었고 그 이후 일사천리로 

4명의 태국친구들에게

라인 아이디를 얻었어.


역시나 제일 먼저 테이블로

돌아온 건 나였어.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라곤

우리 테이블을 정리하고 있는

웨이터와 달랑 있는 거라곤

내 가방 한 개...


"뭐하고 있는 거냐 캅?"

"테이블 치운다 캅?"

"왜 치우냐 캅?"

"술 킵했잖아 캅"


"내가 언제 했냐 캅?"

"아까 했잖아 캅"

"한 적 없는데 캅?

일단 기다려봐라 캅.

내 일행들한테 물어보겠다 캅"


이윽고, 곤이와 동생 녀석이 도착했어.

물론, 라인 아이디를 다 채우진 못하고

세상 억울한 표정으로 왔지만

더 이상 내기가 중요한게 아니었어.


나는 그들에게 우리 술을 킵했냐고

물어봤고, 그들은 한 적이 없다고 답했어.


그 때, 옆에 우리와 건배를 같이 했던

건장한 레이디 보이 형님이

건너편에 있는 한국 놈들이

우리 테이블 빈 거 보고

가기 전에 우리 술을 지네 이름으로 

킵했다고 하더라.


나는 그 얘기를 듣고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지.

그래서 웨이터를 쥐락펴락했어.


"너 우리 담당 웨이트 맞아 아니야?"

"맞다 캅."


"너 내가 팁 줬어? 안 줬어?"

"줬다 캅."

"팁 받을 때 우리 얼굴 봤어? 안 봤어?"

"봤다 캅."


"근데, 왜 열일 안함?

분명 우리 얼굴도 안하고

팁도 줬는데 감히 다른 놈이 

우리 술을 킵하게 해?"


"미안하다 캅.

다른 웨이터가 술 받았다 캅."


"그럼 우리 술 찾아오셈."

"불가능하다 캅."

"그럼 상급자랑 얘기하고 싶으니까

상급자 좀 불러줄래?"


이윽고, 상급자가 와서

자초지종을 들었어.

그 때, 옆에 있던 레이디보이 형님이

증언하면서 많이 도와주셨어.


일단, 자리를 비운 우리가 멍청하고

잘 못했던 것은 맞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우리 쪽을 담당하는

웨이터면 이 정도는 케어해줘된다고 생각함.


상급자도 어떤 이름으로 킵해놨는지

찾기 어려울 거라고 하면서

귀찮아하더라.


그 때 나는 적잖이 화가나서

 클럽이 끝나고 불이 켜질 때까지

배째라라는 식으로 버티고 또 버텼어.

그 때 나를 찾아온 빅토리아 시크릿 여자!


"너 왜 다시 온다면서 안오냐?!"

"아 몰라 바빠"

"너 나랑 술 마시러 안 갈꺼야?"

"어! 미안한데, 술 잃어버려서 술 찾아야돼!"

"헐... 미친 놈

진짜 나랑 안 나갈 거야?"


"안나간다고!

쌍방울도 모르는 애랑 내가 왜 나가!

니가 술 사준다고 해도 싫고

난 이거 찾을거야!"


그 여자는 나에게

고자라니 뭐라니 쌍욕을 하면서

가운데 손가락을 들고 

법규를 날리며 사라졌어...

그렇게 욕하고 갔는데

다음 날 왜 연락은 계속 하는 건지-_-

이미 욕 먹은 시점에서 만날 생각 1%도 없음.


어쨌거나 다시 상급자가 다가왔어.

그리고는 불가능하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귓속말로 속삭였지.


"그깟 술 우리한테 아무것도 아닌 거 알지?

그거 뭐 얼마 한다고~

나는 그냥 기분이 나쁜 것 뿐이야.

만약, 너가 찾아온다면 좋은 일이 생길 거야.

한국인은 감사를 표하는 방법을 잘 알거든."


그러자, 상급자는 씨익 웃더니

5분 이내로 우리의 술을 

찾아서 가져오더라... -_-

그리고서는 딜을 했어.


"이게 너네 술 같은데

한 가지 제안할게.

왜냐하면, 너네도 잘 못 한게 있잖아?

너네가 내일 또 다시 오면 줄게.

안 그러면 주기 힘들어."


"오케이! 딜!

우리 시간 많음."


감히 이런 제안을 해?

그래서 감사의 표시로 

원래 천바트 주려고 했는데

500바트만 줬어.


그 녀석의 표정은 500바트로 인해

행복해지더라.

멍청한 녀석. 제안만 안했으면

1000바트를 줬을 텐데...


어쨌건, 남는 500바트를

클럽이 끝났음에도 나를 도와주던

레이디보이 형님에게 고맙다고

꾸벅 인사를 하며 드렸지.


"형아, 아니 누나!

이거 받아줘.

도와주서 정말 고마워."


"노노노노노,

내가 이걸 왜 받아야함.

나는 그냥 도와주고 싶어서 도와준거야.

너네랑 친구가 되고 싶었거든.

이런 댓가 바라고 도와준거 아니야.

나 돈 많아!"


"그래도 우리는 감사를 표현하고 싶은데..."

"그러면 친구하자!

라인 아이디 줘봐!"

그렇게 나는 레이디보이 형님과

친구가 되었지.




그 형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해봤는데

한국어를 꽤 하시더라고?

알고보니, 한국에서 

3년간 불법체류하면서

한국요리를 배웠데.

앞으로 5년은 한국입국금지라나?


어쨌든, 지금은 자기 이름으로 

한국 태국 퓨전음식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데.


딱 보니까 돈 아쉬운 사람은

아니어서 우리를 도와준게 

진심으로 느껴지더라.


다음 날, 내 고등학교 후배는

나에게 벌레취급만 받으며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으로 갔고.


나와 곤이는 후배를 보내고

짜뚜짝 주말시장에서 쇼핑을 하다가

배가 고프기도 하고

그 레이디보이 형님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기도 해서

그 형님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갔어!


위치는 짜뚜짝에서 돈므앙 공항 쪽으로

올라가면 있는 곳이야.

구글지도에

Ngam wong wan soi 47라고 치면

찾아갈 수 있어.


우리가 도착하자

형님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셨어.


메뉴판을 보자 익숙한

한국의 돌솥이 있었어.

태국의 팟 끄랏파오 무를 

돌솥에 넣어 파는 것 같았어.

전반적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인테리어도 깔끔해서 좋았어.

이 동네 자체가 일본 사람들이 좀 많은 것 같았어.

우리가 들어갔을 때 일본 가족 두 팀이

이미 먹고 있더라고.


돌솥과 팟 끄라파오 무의 조화!

돌솥에 바삭하게 눌은 밥과

바질 돼지고기 볶음의 조화가

참 맛있더라!


그리고 한국식 김치찌개도 하나 시켰지!

요것도 비주얼은 태국이지만

한국적인 맛이 나더라.

멀지만 않다면 자주 오고 싶었어.

한식 먹는 기분이지만

가격이 쌌기 때문에!!


먹는 내내 형님은

맛있게 촵촵하는 우리 표정을

내내 흐뭇하게 쳐다봤어.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한 잔 하면서

형님은 내 볼을 꼬집하면서

말하더라.


"사실 클럽에서 어제 너 봤을 때

너무 귀여워서 같이 자고 싶었엉♥"


"히에엑?!

바라는 거 없다고 했잖아요!

이제와서 그걸 바라면 어떡해요!!"


"아무렴 어때! 이젠 우린 친구잖아!

boy♥

근데, 너가 여자친구가 없어서

아주 외롭거나 새로운 세계로

오고 싶다면 나에게 와도 돼, boy♥"


"히이익...

그냥 친구만 하는 걸로 해요...

형 아니 누나...

궁금해서 그러는데

누나도 나와 같은 거 있지?"


"응♥ 이제는 호르몬 주사도 

안 맞아서

아침마다 텐트를 치는 걸?♥"


"형... 아니, 누나 미안해.

누나랑은 육체적 교감은 

나눌 수 없어.

누나를 볼 때면 왠지 모르게 고등학교 때

체육 선생님이 생각 나...

여튼, 잘 먹고 갑니당!!"


To. 선생님... 아니, 누나...

잘 살고 있는 거지?

우리 지금은 자연스레 멀어졌잖아...

다시 갈 때 누나의 요리가 기억난다면

시간내서 꼭 한번 들릴게.

근데, 돈 없이 가서 공짜로 먹진 않을 거야...

몸으로 갚으라고 할 거 잖아요...



- 다음 편에서 -




이번 이야기는 

치앙마이에서

뜻하지 않게 한 처자를 만나서

데이트까지 했던 이야기야.


전 편에 이어서, 

빠이에서 설움만 줏나 받고

치앙마이로 돌아왔지.


Z형과 태국 친구들은

좀 의아해했어.

"J, 너라면 빠이랑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았는데?"


"아니요... 아직 저는 진정한 히피라고

볼 수 없어요. 

진정한 히피는 소외감 따윈 느끼지 않음요."


"그럼 빠이에서 당했던 설움 풀러가자!"


"어디 가요?"


"당연히 클럽이지!

오늘은 좀 색다른데 갈거야!"


"하악하악...형제여

절 천국으로 이끌어주세요!"


그래서 갔지.

어디갔냐고?

Take it!

위치는 치앙마이 성벽인 올드시티 서쪽과

안찬 누들 사이에 있어.

그냥 구글에 take it 쳐보셈.


Z형과 나는 새로이 치앙마이에서 

1년간 거주하게 된

한국 형과 나와 동갑인 녀석과 함께 

가게되었지.


음악은 방콕스타일이여!

신나는 DJ음악이 쿵짝쿵짝 흘러나오고 있었지.

하지만, 솔직히 빠이에서 느꼈던 고독과 외로움이

트라우마로 남았기 때문에

쉽사리 춤을 출 수가 없었어.


그래서 한 참을 쭈뼛쭈뼛하게 있다가

술이 한 두 잔 들어가니

간사한 내 몸은 슬슬 리듬을 타기 시작했어.

이윽고 내 몸은 완벽하게

음악에 적응했고, 나는 또 다시 즐길 수 있게 되었지.


그러다가 언제나처럼 주변 테이블 사람들과

"촌 깨우"를 외치며 짠을 했지.

한 참을 그렇게 놀고 있는데 

앞 테이블에 있는 처자가

나에게 슬금슬금 오더니

내 가슴팍에 등을 기대고 춤을 추는 거야?!


'뭐여, 이게! 

말로만 듣던 부비부비?!

여기 치앙마이인데 이래도 되는 거여?!

아니면, 테이킷이 원래 이런 곳인가?!'


일단 치앙마이이기 때문에

워킹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쉽사리 경계심을 풀 수가 없었어.


'이 처자가 뭔 생각으로

나에게 접근하는 거지.

말도 한 마디 없이 건배만 한 사이인데'


나는 뒤로 슬슬 뒷걸음질을 쳤어.

그 때 Z형은 실실 웃으면서

내 등을 앞으로 떠밀었고

그 이후로 나도 경계의 끈을 풀고

우왁부왁! 하면서 춤추고 놀았던 것 같아.


이 때 나는 핑크색 바지를 입고 있었고

이 처자는 곤색 바지를 입고 있었어.

클럽이 끝난 후

내 핑크바지를 쳐다봤을 때

그 처자의 바지에서 나온 곤색의 염료가

내 핑크바지를 한 가득 물들게해서

결국 버릴 수 밖에 없었어.


'굉장히 열정적으로 처자가 부벼주셨구나'

라는 생각보다

'하... 찌밤. 옷 좀 좋은 것 좀 사입지!

내 바지 어쩔거야!!'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


Z형과 일행들은 내 바지를 보며 한 참을 웃어댔지.

그래서 그 처자는 어떻게 됐냐고?

클럽의 불이 켜진 후 어쩔 줄 몰라하며

 미안미안을 외쳤지.

그리고는 내 라인을 따갔어.


괜찮아... 빠이에서 당했던

설움과 소외감이 모두 치료되었는데

그깟 바지...

아깝지만 괜찮...아...

하...


우리는 클럽이 끝난 후 언제나처럼

가는 그 곳,

Lok Lok이라는 

에프터 술집으로 가게되었지.


lok lok에 도착한 Z형은 

언제나처럼 신나게 주변 테이블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있었어.


그러다가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 발생했어!

그 사건은 바로...!!!



같이 갔던 한국일행 형이 

톰보이에게 대시를 받았던 거야!

톰보이는 태국의 6개의 성 정체성 중 하나로

몸은 여자인데, 정신적으로 자신을 남자라고 

생각하는 성을 말하는 거야.


다시 말하면, 언제나 남자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남자를 보고 반해버린 사건이지!!


우리는 모두 의아해했어.

톰보이는 첫 눈에 이 형에게 빠져버렸고

자신도 곤란해하는 눈치였어.

"나... 이런 적 한 번도 없는데

처음이야. 어떡하지...?

일단 라인 아이디 좀 주면 안될까?

아니, 그냥 오늘 나랑 같이 가면 안될까?"


선택받은 그 형은

치앙마이에 온지 몇 일만에

이런 대사건을 겪었기에

어메이징 치앙마이를 외쳐댔지.


그리고는 미안하지만,

친구로 지내자는 말과 함께

진한 포옹으로 톰보이와 이별했어.

"정체성에 혼란이 오게해서 미안하다.

미안하지만, 우린 사랑 할 수 없어.

bye bye."

라는 말과 함께 격한 포옹하는 모습을

뒤에서 다같이 웃으며 찍음.

애틋하지만, 애틋하지 않았어.


아 물론, 이 둘이 로맨틱한 브로맨스를 찍고 있을 때

나도 열심히 썸이 있었던 그녀와 

라인메시지를 주고 받았지.


"나 너 마음에 들어"


"응? 정말? 고마워 >_<"


"내일 뭐해?"


"할 거 없어. 피시방이나 갈 거 같은데?"


"그러면 나랑 데이트 하자!"


"?!"


그래서 다음 날 약속시간에 맞춰

약속장소로 나갔지.


치앙마이 센탄이야!

님만해민에서는 아래 쪽으로 꽤 내려가야하는

먼 곳이지만 그래도 심장 떨리는 데이트를 

하기 위해서 갔지.


여기 센탄에는 이쁜 수족관도 있었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그녀를 기다리며 

물고기를 구경하고 있었어.


혼자 찍은 셀카.

뭔가 물고기 옆에 있으니까

인면어 같네.


드디어 그녀는 도착했고

밝은 곳에서 그녀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보니

제대로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었어.


그녀의 얼굴에는 채연같은 느낌이 있었어.

굳이 비슷한 사람을 찾자면 말이야...

무엇보다 놀랐던 건...

흠... 흠...

가수 지나를 닮은 부분이 있었다는 거야.


에스컬레이터에서 같이 한 장!

그녀의 아이폰으로 찍은 거라

역시 사진 잘 나온다.

사진은 아이폰이 짱인 듯!


그리고나서 라멘을 먹으러 갔지.

그러면서 대화를 했는데

한국어를 종종 하더라고?


알고보니 한국을 일하러

간 적이 있었다는 거야.

회계 쪽으로 일하러 갔다는데

한국 갔던 사진을 보니까 믿기진 않음.


서울도 아니고 지방 쪽에서

회계라... 흠

그게 뭐 중요하냐 싶어서 

그 이상은 안 물었어.


라면을 후루룩 찹찹 먹고

계산하려는데 뭔가 느낌이 쎄해.

난 더치페이를 원하는데

가만히 계시는 거여.


흠... 일단 내가 낼게!

좀 짜증나긴 했어.

여긴 한국이 아니란다-_-


"이제 어디가?"


"어디가고 싶은데?"


"야-_- 너가 태국사람이니까

날 안내해줘야지!!"


"그러면 나이트 사파리 가자!

거기 가봤어?!"


"아니! 뭐하는 곳임?"


"동물원이야! 거기 가자!"


"흠... 그래! 가보자!"


치앙마이 나이트 사파리에 도착하고

우리는 입장권을 끊으러 갔어.

이 처자는 외국인 요금으로 계산하면 비싸다고

기다려보라고 말 한 후

타고 온 툭툭기사한테 잠시 같이 가달라고 하고

현지 입장권을 두 개 사려고 하더라고.


오~ 좀 의외인데?

착한 애였구나 너!


근데, 왜 나한테 돈 달라그래? -_-

그러면 내가 들어가는 게 걸리잖아!

옆에서 내가 슬쩍 돈을 주자

역시나처럼 바로 걸려버려서

나는 외국인 요금인 

800바트의 돈을 내야만 했어.


기분은 짜증났지만

그래도 나이트 사파리는 정말 재미있었어.

차를 타고 가는데 기린이 얼굴을 쑥 내밀고

50cm는 되어보이는 기나긴 혀로

먹을 것 달라고 협박하는데

나름 좋은 추억이었어.

그럴 때마다 그 처자가 나에게 무섭다고 

안겼기 때문이지.


내 정신은 널 경계하지만

내 몸은 너에게 반응하는 것 같아 슬프구나...


그리고 돌아가기 전 다시 사진 한 컷.

그리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그녀와 메시지를 주고 받았지.


"너 방콕 언제 돌아가?"


"나 곧 돌아가는데?"


"진짜? 나 방콕에서 곧 일 시작하는데

너네 집 가도 돼?

나 너 좋아해!

아이 라이 유~"


"응? 우리 집에서 있겠다고?

나랑 같이? >_<"


"응, 당연하지!

내가 널 돌봐줄게.

I can take care of u

because i like u

아이 라이 유~"


나는 속으로 생각하고 생각했지.

'개소리 하지 마.

우리 집에 들어오긴 왜 들어 와.

아이 라이 유는 개뿔이 아이 라이 유여.

넌 날 좋아하는게 아니라

구라를 치고 있는 것이여.

I lie u'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것은

젠틀하지 않아서

최대한 돌려서 좋게 말했어.


"미안한데, 너무 갑작스럽다^^

우리 본지 오늘이 이틀 째인데

그런 말을 하면 내가 어떻게 생각하겠니?

아무래도 그건 좀 무리일 것 같아."


그 후로 어떻게 됐냐고?

그냥 제 갈 길 갔지 뭐.

만약, 고추에 정신을 지배 당했다면

아마 이 때 빅픽쳐를 설계하던 그녀에게

 돈 쪽쪽 빨리고 조기귀국 했을 거야.

더치페이도 안하는 사람은 

썸녀라도 싫음 싫음.


하물며, 여친도 아니고 뭘 한 것도 아닌데

돈을 왜 내줘야 함?!


욕망에 눈이 멀어

현명해지지 못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임.


아, 물론 돈 많으면

그래도 됌.

담 편에서 보장~!


이 날은 전 편에서 언급했듯이

오랜 만에 랑짓에서 놀았던 날이야.


방장 형은 그동안 카오산에서 놀다가 만난

서양 애들과 차를 끌고 

깐짜나부리 투어를 갔댔는데

드디어 투어가 끝나고 랑짓으로 돌아왔다고 해서

간만에 한번 뭉치기로 했지.


단톡방에 남아있는 인원은 많지 않았지만

새로들어온 멤버 둘이 있었기에

같이 만나기로 했어.


나는 할 것도 없어서 아침운동이 끝나고 

먼저 랑짓으로 가서 주변을 좀 돌아보려고 했지.

그래서 일단 승전기념탑으로 갔어.


그 곳에는 수많은 미니밴이 줄지어있었는데

도무지 어떤 거를 타야되는지 모르겠더라고?

영어는 하나도 없고 표 사는 곳도 따로 없어서

일단 직원같아 보이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어.


"안녕하세요 캅, 랑짓가는 롯뚜 어디에요? 캅?"


"어? 랑짓 가려고? 저기 맨 뒤에 차 타면 된다 캅"


"ㄳㄳ 캅"


랑짓 가는 미니밴을 찾는 건 생각보다

무척 쉬웠어.

일단 무작정 차를 타긴 했는데

요금이 얼마인지, 어디서 어떻게 

내려야하는지도 모르겠는거야.


그래도 일단 무작정 랑짓으로가서

택시타는게 저렴할 것 같아서 그냥 앉아있었지.

운전사가 탑승하더니 조그마한 바구니를 돌리더라고? 

사람들은 그 바구니에 성금모으듯

하나 둘 돈을 넣는거야.


금액이 얼마인지 몰랐기에 

옆에 앉은 여자에게 물어봤어.


"죄송하지만, 이거 얼마에요 캅?"

"30바트(천 원) 카~"

"히에에엑? 엄청 싸다...

근데, 저 100바트 짜리 밖에 없는데 어떡해요?"


"줘바요 카~

이렇게 바구니에 있는 돈을 

알아서 거슬러 가지면 돼요 카~"


미니밴의 시스템은 생각보다 간결했어.

양심에 따라 돈을 넣고 끝인줄 알았는데

금액이 맞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걷은 돈을 운전기사가 세보더라고.

만약 금액이 안 맞으면?

그 때부터 진실게임 시작하는거지.


랑짓까지 가는 미니밴의 비용도

말도 안되게 저렴했어.

이렇게 가면 편도 30바트 밖에 안드는데

그동안 350바트를 주고 택시를 타고 다닌

나는 호구였던가...

역시 아는 만큼 절약 할 수 있다고

모험하길 잘했어.


한 가지 문제는 어디에서 어떤 시점에 

내리는지 모르겠다는 거야.

그래서 운전기사한테 슬쩍 물어봤지.


"이거 퓨쳐파크 가요 캅?"

"간다 캅! 도착하면 불러준다 캅!"


내리는 것도 고민해결!

택시보다 효율적이잖아?

단 돈 30바트에

일반 국도가 아닌 고속도로를 타고 가고!

나는 이후로 랑짓 갈 때면

항상 미니밴만 탔어!


드디어 목적지에 다 왔는지 

운전사는 퓨쳐파크를 외쳤고 나는 내렸어.

퓨쳐파크는 랑짓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돈무앙 쪽 사는 사람들도 많이 온다고 하더라고.


일단 더워서 안에 들어갔는데

다 쇼핑쇼핑센터라 구경 할 것도 없이

 그냥 땀만 식히고 나왔어.


그리고 방장 형이 있는 호텔로 가기 위해서

근처에 있는 오토바이 택시를 탔는데

역시 바가지 없이 30바트만 받는다.

물론, 미니밴 값이랑 똑같아서

짜증나는 부분도 있지만,

방콕의 경우 그 정도 거리를 갈때 최소80바트는

불러버리니까 감안해야지.


방장 형이 묶는 곳은 랑짓에 하나 우뚝 솟은

타라 그랜드 호텔이야.

주변에 괜찮은 호텔이 이거 하나밖에 없어서

방장 형은 맨날 여기에만 묶더라고.


방장 형은 아직 오는 중이어서

근처 카페에서 방장 형을 기다리기로 했지.


랑짓에 있는 지브라라고 하는 카페인데

나름 분위기도 괜찮아.

밥도 같이 파는데, 맛은 그닥 없어.

갈 사람은 커피만 드셈.



막간을 이용해서 태국어 공부!

태국어 책은 언제나 가지고 다님!

믿기진 않겠지만, 나는 나름 공부쟁이라 

내가 좋아하는 공부는 꾸준히 함.


태국어 쉽게 금방 배우는 방법?

이건 내 경운데

필수명사랑 필수동사만 

외워서 창조해버려.


예를들면, 필수 명사로는 

나, 너, 우리, 그, 그녀등이 있고

필수 동사로는 가지다, 원하다, 알다

하고싶다, 할 것이다 등등이 있어.


여기에 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를

 추가해서 외워준다면

어렵지 않게 태국어 문장을 

조합해서 말 할 수 있지.


양이 많지 않아서 머리가 빠가인 사람도

3일이면 외울 수 있어.



그렇게 혼자 공부하며 기다리는데

금방 단톡방에 있는 한 사람이 더 왔어.

이 형은 태국에 문신하러 왔다가

단톡방 모인다고 해서 와봤데.


우리는 간단한 소개와 대화를 했고

오래 걸리지 않아 방장 형도 도착했어.

방장 형은 장거리 운전을 하느라 

차가 많이 더러워졌다고

세차장에 먼저 들렸다가 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차장은

그 날 영업을 안했고, 

우리는 바로 밥을 먹으러 갔지.


여기는 아까 그 호텔 근처의 길거리 시장인데

먹거리를 엄청나게 싸게 팔아.

타코야끼부터 태국음식과 닭다리, 족발등

다양한 음식들이 있어!!


세 명이서 100바트(3,300원)씩 걷었는데

이 많은 음식들 다 살 수 있을 정도로 싸!

여기 완전 맘에 들어!!

결국 음식이 너무 많아서 다 먹지 못하고

남겨버렸어... 분하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을 먹으며

대화를 더 나눴지.


하지만, 문신 형은 밤에 약속이 있다고

먼저 가야한다고 해서

결국 방장 형과 나만 남았고

나머지 한 사람은 저녁 늦게 온다고해서

그 사람이 올 때까지 마사지나 받으러 갔어.


방장 형은 마사지도 랑짓이 짱이라고

그렇게 말해왔는데 오늘 드디어 검증하는건가?

마사지는 200바트였어!

마사지사는 푸짐한 아주머니었는데 

딱 봐도 손압이 강해보였어.

무엇보다 좋았던 거는 등에 

호랑이 기름을 발라서 

오일마사지를 해줬다는 점이야.


처음으로 오일 바른 손에 

마사지 당해봤는데

느낌이 무척 좋았어.

하악하악... 또 가고 싶당.


마사지가 끝날 때 쯤 

단톡방의 다른 형이 도착했고

우리는 술집에 가서 가볍게 한 잔 하며

이야기를 나눴지. 


그리고 언제나처럼 컨팽능이라는 클럽에 가서

흥겹게 춤을 추는데

새로 온 형이 표정이 별로 안좋아.

아무래도 로컬 쪽 음악은 안 맞나봐.

나는 은근히 신경이 쓰였어.


감성지수가 높은 편이라 아닌 척해도

다른 사람들 기분을 맞춰주는 편이기 때문에

'우리가 뭐 어떻게 해줘야 하나?'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방장 형에게 뭐 어떻게 합석이라도 

시켜드려야되는 건가 물어보려고 할 때 

방장 형도 갑자기 얼굴이 심각해진 거야.


그리고는 발시발시 소리를 내며

문자를 하시던데 알고보니

방장 형 썸녀의 친구가 방장 형을 

클럽에서 봤다고 썸녀한테 얘기한거야.

그리고 썸녀는 문자로 방장 형한테 

총 들고와서 쏴죽인다고 하는 상황이고.


방장 형은 전화로 쌍욕을 하면서 

쏠 거면 쏘라고 하더라.

그리고는 동생들이랑 술 마시러 놀러온건데

왜 혼자 북치고 장구치면서 

죽인다니 개소리를 하냐고.


개쌍욕을 먹은 후에야 

정작 썸녀는 미안하다고 하고 연락이 왔어.

방장 형은 이 날 하루는 

춤 안추고 조용히 있다 갈거니까

내가 좀 고생해서 새로 온 형 케어 

좀 해주라고 하더라.


그 말인 즉슨, 

내가 밤문화 가이드를 해야하는건가...

하... 방장 형은 여전히 발시발시하면서 

그 썸녀랑 메세지하고있고...

새로 온 형은 발시발시 하는 표정으로 

술만 먹고 앉아있고.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주변을 둘러봤어.


엄청 이쁜 여자애가 있는 테이블이 보이는 거야.

꽃이 있는 곳에 벌레가 꼬인다고

수 많은 로컬남자들은 그 테이블로 가서 

말을 걸었는데 역시나 까이는 거야.


이거다 싶었지.

나 역시 벌레가 되어 까인다면

형들을 위해 노력했다는 명분이 생길거고

꼬시는 건 내 능력 밖이니 오늘은 여기서 파하자는

계획을 세우면서 말이야.

그래서 출동했지.


그 쪽 테이블은 총 세 명이었는데

한 명은 무척 예뻤고

다른 한 명은 음.....

마지막 한 명은 여자이지만, 

남성이라고 생각하는 톰보이였어.


헌팅의 기본수칙인

'성공하려면 폭탄에게 다가가라'

라는 말과는 반대로

나는 실패를 꿈꿨기 때문에

제일 이쁜 여자에게로 갔어.



"안녕하세요, 캅"


"안녕 카~"


순간, 심장어택 당했다...

살갑게 웃어주는데 너무 이쁘다...

평소 이상형이 웃는게 이쁜 여자인데

딱 얘잖아?


"흠흠... 별 다른 게 아니라

저기서 봤는데 너무 이뻐서

술 한 잔 짠하려고 왔어요 캅"


"짠!"


이뻐도 매몰차게 거절하지 않고

짠은 해주네 ㅎㅎ

근데, 그 여자 분이 먼저 이것저것

물어보는 거야.

나는 헤벌레해서 신나게 대화했지.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옆에 있던 톰보이 녀석이

'너 원래 자리로 안 가도 돼?'라는

싸늘한 말을 했고, 여기까지인가 싶어서

돌아가려는 찰나 그 상황을 눈치 챈

방장 형이 후다닥 달려와서 서포트를 해주셨어.


그리고는 특유의 웃긴 춤을 추며

엄청난 태국어 스킬로 자연스레 

그 자리로 녹아들게 되었지.


그 이후부터는 톰보이가 손 쓸 시간도 안 주고

아웃사이더 랩보다 더 빠르게

여자애들과 나가서 술 마시자는 약속을 잡고

후다닥 데리고 나왔어.


나가는 와중에 새로 온 형은

"하... 나 폭탄이랑 파트너해야 할 것 같은데...

그냥 집에 갈까?" 라고 투덜거렸어.


나는 어차피 여자친구도 있으니까

형이 원하는 애 옆에 앉으라고 했지.

난 아무데나 앉겠다고 하고...


하지만, 시간을 돌릴 수만 있으면

이딴 병신같은 짓은 다신 하지 않을 거야.


어쨌든, 클럽 맞은 편에 있는 술집에 도착했는데

그 이쁜 여자애가 핸드폰이 없어졌다고 하는 거야.

그것도 산지 3일 된 최신 아이폰을!!

톰보이는 엄청 화를 냈어.


"내가 너 이럴 줄 알았다! 술만 먹으면 하여튼!!"


톰보이는 여기 있는 친구들을 

챙기는 캡틴같은 느낌이랄까?

톰보이는 후다닥 클럽 안으로 뛰어들어갔고

나도 일단 이쁜 애와 함께하는 

술자리가 파하는 건 싫었으니까

같이 찾으러 갔어.


그리고는 종업원들에게 핸드폰 좀 같이 

찾아달라고 부탁하며 열심히 찾아다녔어.

안타깝게도 핸드폰은 찾지 못했어.

하지만, 톰보이 녀석은 자기 것 마냥 찾는데

힘써주는 내 모습을 보고

진심으로 고맙다고 하더라.


그리고 술집에 다시 들어가기 전에

 이 자리에 자기가 끼면

재미없을 거라고 하며

잘 해보라고 따봉을 보이며 먼저갔어.


이 놈이 범인 일 수도 있겠는데?


그 이상형의 여자는 어차피 잃어버린거

괜찮다고 하며 쿨하게 술이나 먹자고 하더라.

성격까지 좋은 듯...


내 옆에는 이상형이 아닌 

눈을 피하고 싶게 생기신 분이 앉아있었어.

때때로 나는 그 자리를 위해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나는 너에게 호감이 있다, 있는 것일 거다.

제발 그렇게 생각해줘라'

라는 식으로 쳐다봐야만 했어.

상당히 곤혹스럽더라.


이상형의 그녀의 옆에는 

새로 온 형이 앉아있었는데

클럽에서 울상인 표정과는 다르게

호탕하게 웃고 있었어.


하... 지금 생각하니 너무 후회된다.

옆에 한 번 쳐다보고 앞에 봤을 때

격차가 너무 심해서 더 이쁘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그녀는 웃는게 너무 이뻤어.


화장실에 갔을 때 방장 형이 그러더라.


"야, 니가 처음에 자기한테 접근해서 

같이 술 먹자고 할 때 굉장히 기뻤는데

왜 자기친구 옆에 앉냐고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아...뭐... 저는 그 형님에게 양보했죠 뭐.

하핫, 좋은게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미친 놈

배려할 걸 배려해라.

로컬와서 못 즐기놈한테 자리만 만들어주면 됐지.

 그딴 배려를 왜 해?"


이게 방콕에서 내가 했던

두 번째 병신짓이라 할 수 있지.



술자리를 파한 후에도 

그 형과 내 이상형은

몇 번 더 만난 것 같은데

그 형은 단톡방에 그녀에 대해 안 좋게 말했는데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


방장 형은 그 때마다

잘 좀 해주라고 말했고...


방장 형은 그 여자와 몇 번 마주칠 기회가 있었나봐.

얘기를 해봤다는데

그 형이 연락도 잘 안하고 

여자애한테 너무 무심히 대해서

그 여자애는 상처 많이 받았다더라.


'한국남자 다 개새끼다.

다시는 한국남자 안 만날거다' 

라는 말과 함께...



언제나 나는 이 여자애가 생각났는데

그 이후로는 본 적이 없어.

물론, 그 때는 나도 T에게 충실했어야 했으니까.

지금은 내가 너무 미안해서 연락을 못 하겠더라.

지금은 하고 싶어도 얘의 연락처를 몰라.


내가 알고있는 정보는 은행에서 

일한다는 것 하나야.

그래서 이번에 태국에 가면 

이 여자애 찾아다닐 생각이야.

'김종욱 찾기'가 되는 건가?!


주변에 은행 다 돌아다녀볼까 생각중임.

이미 남자친구가 있다면 별 수 없지만

그래도 그 웃는 얼굴이 다시 한 번 보고싶네.


이 정도 이상형이면 결혼 절대 생각 않하는 내가 

집에서 애만 키우라고 하고

노가다해서 돈만 벌어만 줘도 된다고 

생각하는 정도니까.


그러면, T는 어쩌냐고?

말은 안했지만 옛날에 헤어진 상태임.

그것도 곧 포스팅 할게!




얘가 내 이상형인 그녀야.

이름도 뭣도 모르지만,

누구든지 방콕에서 얘 보게 된다면

내가 미안해하고, 

그리워하고 있다고 전해주셈.



이 때 즈음에, 나는 태국친구가 무척 사귀고 싶어서

우리집 강아지 마냥 태국 사람만 보면

친구가 되고 싶어서 난리였어.


집 안에 맨날 박혀서 음악작업만 하다가

태국 여자친구인 T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게

너무 외로웠거든.

아니, 정신병 걸릴 것 같았어!


T랑 얘기하는거 제외하면 하루에 말 하는 횟수가

10번을 안 넘을걸?

대화 할 상대가 없으니까 미치겠는거야!


그래서 다양한 루트로 

친구를 구하고자 노력했어.


어플?

어플에는 무슨 마사지사만 있나

베이비 붐붐 마사지는 왜 자꾸 날려?!

일부로 남자랑만 얘기했더니

자기 게이라고 만나자고 하고있고...


콘도에서 만난 잘 웃어주는 터키 여자애는

몇 번 인사하고 친해져서 친구가 되나 싶었는데

대마 팔라고 접근한 거였고

방콕에서 정상적인 놈들은 어디서 만날 수 있는거야?


여튼, 이야기 흐름으로 다시 돌아가서

전 편에 이어 글을 쓸게.

전 날 그 동생녀석네 집에서

자고 일어나 그냥 가기 아까웠으므로

그 녀석이 자는 동안 신나게

부자들의 사는 콘도의 시설물을 이용해줬지.


그 녀석이 머물던 콘도는

넓은 수영장도 있었지만,

전 날 놀고 바로 왔던 터라

수영복이 없어서 헬스장 밖에 갈 수가 없었어.



역시 운동할 땐 나시지!

헬스장 No.1 패션이자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패션.

팔이라도 살짝 들었을 때 보이는 짜장범벅은

상대편의 안구를 강타 할 수 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입냐고?

운동할 때 완전 편하거든!


또 다른 이유로는 헬스하는 남자들 99%는

거울을 보며 펌핑 된 자기 근육을

3초이상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데

나시를 입으면 그 효과가 더 극대화 되기 때문이야.


하지만, 태국 애들은 나시를 입은 남자를 볼 때는

게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걔네들은 나시를 잘 안 입어.


그렇다면, 태국 로컬 패션은 뭐냐?!

축구 유니폼이야.

얘네는 평상복, 작업복, 잠옷으로

축구 유니폼을 입기로 암묵적으로 약속한 것 같아.

언제 어디서나 축구유니폼을 입고

쪼리를 질질 끌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지.


개인적으로 요즘 중국 애들이 갈 수록

멋져지고 이뻐져서 한국인과 구분이 잘 안가는 것 같아.

태국에서 나시를 입고 선글라스를 쓰고 

돌아다니는 동양인은 대개 한국인 아니면 중국인인데,


주관적 경험으로 봤을 때

좀 더 패셔너블하면 한국인이고,

앞에 복대 차면 중국인임.


헬스를 마치고, 그 동생녀을 깨워 아침겸 점심을

먹기위해 라마9 센트럴플라자로 이동했지.

센트럴플라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쇼핑센터인데,

시암처럼 사람이 많지도 않고, 복잡하지도 않으며

있을 건 다 있는 곳이야.


특히나, 음식점이 밀집되어 있는데

가격 대비 퀄리티가 짱짱맨임.

우리는 제일 흔한 무한리필 가게인

Bar-B-Q Plaza로 갔지!


평일 낮 시간이어서

웨이팅은 없었어.

주말에 가면 최소 10분은 기다려야함.



"몇 분이냐 캅?"


"응? 몇 명이냐고?

둘인데요?"


"#$^!$%카드 캅?"


"예? 카드 계산이냐고요?

야 계산 먼저해야 되나봐?

여기요. 여기 현금이요."


"노노노캅, !#$^#캅"


"뭐라는 거여?

우리 못 먹어요?

배고프다, 헝그리, 히우래우? you know?"


말이 안 통하자 직원은

영어가 되는 직원을 불러와서

설명해줬어.



사실 여기는 회원제로 운영하나봐.

이용하려면 멤버카드가 필요하데.

T와 함께 갔을 때는 아무 생각없이 가서

그냥 먹을 수 있는 줄 알았는데

난감했어.


"아... 여기 멤버카드 만들라면

돈 들겠지? 나가자, 다른 데 가서 먹장."


"아!!!! 기다려라 캅!

꽁짜다 캅!!!!!"


"ㅇㅋ 진작 말해주지!

사람 없어보이게!!"


멤버쉽 카드 발급은 공짜니까

님들도 겁먹지 말고

당당하게 하나 만들어달라고 하셈!



드디어 식탁에 앉았고,

태국 전용 그릇이 나왔어.

샤브샤브와 고기구이를 동시에 먹을 수 있는 그릇이라

그럴 싸 해보이긴 하지만

사실상 실용성은 제로야.


고기는 겉만 타고 속은 안익고,

판을 갈 수도 없어서

그냥 전부 다 물에 빠트려서 익혀먹었어.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그 동생녀석은 랑짓에서 썸을 탄 여자를

만나러 간다고 해서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


그리고, 태국어 공부를 시작했어.

아까 식당 뿐 만 아니라

모든 상황 속에서 내가 앞으로

태국어를 할 줄 알아야 태국에서 지내는 동안

태국친구도 생기고, 태국에서의 삶이 윤택해지겠지?


T는 태국어 학원에 다닐 것을 강요했는데

그건 돈 지랄이라고 생각했어.

가나다라도 모르는 애를

학원 다닌다고 뭐 많이 배워오겠음?


암기나 시킬텐데,

그럴 바에야 혼자 암기하고 

그 후에 학원 다니는게 더 효율적이지!


대부분 사람들이 대화문을 외우면서

외국어를 배우는게 빠르다고 해.

하지만, 나는 조금 달랐어.

그렇게 공부하면, 그 상황 외에는

내가 쓰고 싶은 말을 못하잖아!


그래서 중요한 동사와 명사를 

먼저 외우자고 생각했고

왠만큼 외워진 후에

내가 문장 자체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빠져

내 고집을 밀고 나갔어.


처음엔 더듬더듬 거리면서 엄청 힘들었는데,

이 공부스타일이 나랑 잘 맞았는지

효과는 좋았어!

1개월 정도 지나니까 내가 단어랑 명사를 조합해서

문장을 만들 수 있게 되더라고!


그렇게 공부를 하다가 언제나처럼 

10분여만에 스르르 잠이 들었는데

에어컨을 틀고 자버린거야.


냉동식품 될 뻔...

항상 에어컨을 18도로 설정해놓거든...

잠에서 깨니, 너무 추워서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열이 나더라.


아플 땐, 기름진 것 말고

죽을 먹어야 된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떠올라서

편의점에 가서 새우완자탕 샀어.

여기에 프로모션으로 반숙 같이 주더라고?


어떻게 먹어야하나 고민했는데

계란 있는거보고 엄청 뜨겁게 데워줘서

무리없이 잘 먹게 되었어.

계란이 살짝 익은 다음에 먹어도 맛있고

풀어먹어도 맛있어!

가격은?! 55바트(1800원)정도 했는데,

국물도 시원하고, 완자도 제대로라

그렇게 창렬하다고는 느껴지지 않았지.


편의점에 갔을 때, 나랑 친한 편의점 매니져

'닝'이라는 누나가 있었는데

이 누나가 영어를 못해.


그래서 감기약을 뭐라 설명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어.

그래서 몸이 아픈 와중에도

어깨 부여잡고 오들오들 떠는 마임쇼를 펼쳤지.

무슨 스무고개 하는 것도 아니고

편의점 직원들 다 모여서 퀴즈 프로그램 진행하듯

자기가 맞출 차례라고 서로 대답했어.

동물원 원숭이가 된 기분이었지...


닝 누나와는 친구라면 친구지만,

편의점에 갔을 때를 제외하면 마주칠 일도 없고

라인을 따서 메세지를 주고 받은 것도 아니어서

그냥 내겐 한국을 좋아하는 편의점 누나 정도 였어.


괜히, 라인 같은 거 물어봐서

오해하게 하고 싶지도 않았고.


열심히 몸으로 설명 한 후에, 

닝 누나가 약 하나를 가져다 줬어.

다행히 영어로 써져있더라고?


음... 뭔진 잘 모르겠지만,

중학교 때 배운 fever라는 단어를 보아하니

열 날 때 먹는 약이구만?


아무튼 맞는 것 같아서 이거 먹고 다시 좀 잤어.

이번에는 에어컨 안 틀고 문 열고 잤는데

밖에서 첨벙 첨벙 꺄르르 꺄르르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몸이 직감적으로 날 깨우게했지.

'여자다. 인마 일어나.

여자 소리가 난다.

너도 지금 안 일어나면 굉장히 아쉬울 거 알잖아.

정상적인 태국 여자들과 친구가 될 기회다.

어서 일어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여자 소리가 난다.'


일어나자마자 나는 베란다로 가서

기지개를 켜며 수영장에 있는 사람을 봤어.

수영장 안 여자 둘, 혼자 멋쩍어서 벤치에서

똥 폼 잡고 있는 남자 하나.


'어... 흠... 말을 섞어볼 좋은 기회군.

아니아니지... 외웠던 태국어를 

복습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군.'


사실 태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었어.

남자든, 여자든, 게이든, 레이디 보이든, 톰보이든, 레즈든

상관 없으니 아무 태국인이랑 친구가 되고 싶었지.


그래서 일단, 수영복 입고 뛰쳐나감.

그리고 후리한 외국인 버프를 이용해서

친근한척 말을 걸었지.


"안녕? 난 J야."


"난 000야, 얘는 내 회사동료 00000야.

한국인이야?"


"응, 사실 자다가 너네 떠드는 소리에 깨서 나왔어."


"아 진짜? 시끄럽게 해서 미안해."


"아냐! 재밌어보여서 나도 내려온거야.

사실 친구가 없거든.

친구는 고사하고 말 할 사람도 없어

맨날 집에 혼자 있어서 심심해서 온거야."


"우리 이뻐서 온 거 아니야?"


"개소리 ㄴㄴ해, 

너 지금 화장 흘러내리는데

이뻐보이겠냐, 운동이나 같이하자.

살 빼려고 수영하는 거 아님?"


"쳇, 맞아, 뭐 어떻게 하게?

여기 굉장히 좁아서~"


"내가 지켜보니까 너네 그렇게 운동해서

살 안빠질 듯 해.

살 빼려면 내기가 짱이야.

내기하자. 


내가 왕복 10번 찍을 때 너네는 합심해서

5번만 찍으면 돼.

먼저 온 사람이 이기는 거임"


"지면 뭔데?"


"손가락으로 팔목 때리기!"


"콜!"


그렇게 처음 보는 여자애들과

맴매를 걸고, 내기를 하게 되었지.

그 동안, 혼자 똥 폼 잡는 남자애는

얼굴은 핸드폰을, 눈알은 우리를 향해 있었어.

부러웠나봐.


게임은 시작됬고, 

임용고시 실기 대비로 연습할 때 하던 수영실력으로

숨 한 번 안쉬고 팔을 미칠듯이 저었지.


결과는?


내가 졌어.

숨쉴 때마다 흘깃 봤는데

눈알 뒤집어 까고, 침 흘리면서 

걔네들도 죽기 살기로 하더라.


"야, 이거 어떻게 때리는 거야?"


"손가락 두 개로 내 팔목을 치면 돼."


"아? 이렇게?"


"아 발씨!! 주먹으로 내려치면 어떡해!"


"처음이라 잘 몰랐어^^"


독한 것들...

그렇게 하하호호 얘기를 하고 있는데,

멀리 벤치에서 폼 잡고 있는 남자애는 그게 부러웠는지

물 속으로 퐁당 빠져서 헤엄치는 시늉 몇 번 하더니

쿨한 척 내게 말 걸더라.


"오~ 안녕?

너 수영 되게 잘하더라?"


"아! 고맙다캅!!"


"나는 0000이야. 현재 대학교수야"


"어?! 너 되게 젊은데?

몇 살이여?"


"28살."


"헐 대박, 나보다 1살 많은데?

(태국은 만나이로 취급)

어디 대학교?"


"줄라롱꼰"


대박 명문대학교다...

여자 애들도 이 얘기를 듣더니 흘깃 귀를 귀울였어.

그 남자애는 그 분위기를 파악했는지

이 때다 싶어 밀고 나가더라고.


"얘들아, 우리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밖에 나가서 맥주라도 한 잔 할까?"


"헤에? 어디서 먹게?"


"집 앞에 괜찮은 곳 있어.

거기서 먹자"


"아니야, 우리는 내일 일해야해서

가봐야해. 다음에 보자~"


남자녀석은 이내 실망했고,

여자 애들이 간 후로 몇 분간 둥둥 떠다니다가

나에게 말을 걸었어.


"J, 클럽 좋아해?"

"응, 좋아하지!"

"클럽이나 갈래?"

"오늘? 오늘은 안돼~

여자친구 만나기로 했어"


"그럼 가볍게 맥주나 먹자"

"콜"

"라인 알려줘, 샤워하고 메세지 보낼게"





그렇게 T를 만나기 전에

약속이 생겨버렸어.

사실 피곤하고 아프고 그래서

먹기 싫었는데, 그래도 태국인 친구가 생긴다는 생각에

가기 싫어도 한 번만 참자라고 벤치에 누워 생각했지.


그리고 집으로 들어가 샤워 후 

그 녀석의 메세지를 기다렸는데

미안하다면서 다음에 먹자고

연락이 오더라고.


다행이었어.

정말 귀찮았거든.

그리고 그 녀석도 그냥 

가볍게 한 말 일거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어.

마치 우리나라의 '언제 밥 한 번 먹자'와 같이.


이 녀석과 그 이후로 몇 번 마주치고 연락을 했지만,

결코 클럽은 같이 가거나, 식사를 하는 일 따위는 없었어.

약속을 잡아도 이 녀석이 일방적으로 펑크냈거든.


나중에는 좀 화가 났는데,

이런게 태국 사람들의 흔한 약속과 시간의 개념인가?

생각하고, 태국 사람들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가졌었는데

그 녀석만 그런 거였어.

나쁜 시키.


그 여자 애들은?

엘리베이터 타면서 몇 번 마주쳤는데

화장한 얼굴을 몰라봐서

인사 안하다가 그냥 그렇게 됐지 뭐.


지금에야 Z형의 소개로 치앙마이에

친한 친구가 생겼지만,

이 때는 정말 외로웠어.

다시 방콕으로 간다해도

친구를 사귈 수 있을 지 걱정이야.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치고

다음 편에서 보자!


오늘은 태국의 로컬클럽을 

처음으로 가본 경험이야.

저번 편에서 언급했다시피 방장 형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지.



그 방장 형님은 시간과 만날 장소를 공지했는데

방콕이 아닌 외곽지역이었어.

그 지역이름은 랑짓이라는 곳인데,

돈무앙 공항보다 위 쪽에 위치한 도시야.



예전 포스팅에서 클럽에 대한 설명을 할 때

랑짓 로컬클럽에 대한 설명을

짧게 한 적이 있을거야.


이 때 난 랑짓의 로컬클럽을 

처음으로 가보게 되었지.

사실 처음 그 위치로 오라고 할 때

나는 짜증이 반 쯤 섞였어.


뭐 이렇게 먼 곳까지 오라고 하지?

트래픽 잼 걸리면

택시비도 엄청 나올텐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던건

택시비를 분담해서 낼 수 있다는 거야.

동생녀석이랑 Z형님과 셋이 함께 타고 갔거든.



통상적인 택시비는 300~400바트(만원~만사천원)

물론, 하이웨이를 안 탔을 때 기준이야.

안 막힐 시간에는 30분~40분 밖에 안 걸리는 거리지만

우리가 갈 때는 퇴근시간이라 교통체증이 심해서

1시간 20분정도 걸린 것 같아.



거의 도착했을 때쯤 방장 형한테 전화를 했지.

그러더니 택시기사 바꿔달라고 하더니

태국말로 통화하더라고?

이 때 느꼈지.

'아... 이 사람 태국고수구나!'


우리는 어딘지 모르는 목적지에 도착했어.

처음 와보는 낯선 곳이었기 때문에

좀 걱정되었지만, 이내 방장 형이 

우릴 보고 손을 흔드며 다가오더라고.



방장 형님의 나이는 생각보다 많았어.

40대 중반 쯤?

하지만, 강렬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지.

무엇보다 잘 웃으셨고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더라고


방장 형은 우리를 데리고

한 레스토랑 안으로 데려갔어.

레스토랑은 상당히 규모가 컸고

테이블은 야외에 있어서 분위기가 참 좋았어.

그 곳에는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앉아있었고

착석 후에 간단한 소개를 했지.



50대 삼촌부터 20세 사회 초년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더라.

그 중에서 제일 특이한건 역시 나였어.

이상한 머리에 덩치는 산 만한 놈.


다들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하며

예술 관련 종사자가 아니냐고 물었어.

그래서 당당히 백수라 함.


방장 형도 간단히 자기 소개를 했는데

태국에 온지는 7년 정도 되었고

매년 태국에 오시는데

10개월 일을 빡세게 하시고 2개월 정도 

항상 태국에서 휴식을 취하신다고 하더라고



오늘 모이자고 한 것도 재밌게 놀자는 취지로

모인 거고, 자신이 태국말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지만

가이드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어.


그거야 100% 공감하는 부분으로

서로 재밌을라고 모인건데

즐기지도 못할거면 왜 불렀겠음.


그 형은 방콕 여기저기 많이 다녀봤는데

랑짓 이 곳이 너무 좋아서

매년 여기만 온다고 하시더라고.

자기의 경험의 장을 공유하며 즐기고 싶었데.




이 음식사진이 야외 레스토랑에서

먹은 유일한 사진이야.

사실 상다리 휘어지도록 시켰는데

얘기 나누느라 많이 못 찍었어.


음식 중에서는 제육볶음도 있었는데

방장 형이 직접 고기사고, 고추장도 사서

음식점 쪽에 볶아달라고 주문했데.


태국에서 한국 여행객들 만나서 한국음식 먹으니까

기분이 참 색다르더라.


우리는 밥을 다 먹고

술을 마시러 이동했어.

방장 형은 보통의 관광객들은

잘 모르는 곳을 데려가겠다고,

그리고 재미있을 거라고 얘기했지.



방장 형은 태국 내에서 차도 렌트해서 다니더라.

완전 멋져보임!

태국어로도 직원과 솰라솰라 말하는 것도 멋있고!

태국어를 막 배우는 입장인 내가 봤을 때

그 형의 태국어 실력은 넘사벽이었지.

그래서 더 멋져보였겠지?


우리는 택시와 방장 형 차를 나눠타고

한 건물에 도착했어.

이 곳은 컨팽능이라고 하는

랑짓에서 제일 유명한 로컬클럽이라는 거야.


그러면서 들어가기 전에 앞서

주의사항을 말해줬어.

한국이나 방콕클럽에서 노는 것 처럼

술 잔들고 두리번거리면서 돌아다니지 말라고.


여긴 외국인 보기도 힘든 곳이라

안 그래도 우리가 들어가면 사람들이 엄청난 눈빛으로

우리를 지켜본다고.


무엇보다 이 곳은 그 방장 형이

다년간에 걸쳐 자신과 자신이 데려가는 사람에 대한

좋은 인상을 만들어둔 곳이기 때문에

여자를 쉽게 보는 행동은 자제해달라고 부탁했어.


또한, 우리는 여자를 픽업하러 온 게 아니라

우리끼리 즐기러 온 거라는 점이라는 것도 말했는데

나는 딱 생각이 들었어.


'뭐야 이 형... 완전 내 스타일이잖아?'


마인드가 나랑 엄청 부합했어.

고추질보다는 재밌게 즐기는 것!

근데, 그런 사람 왠만해선 찾기 힘들거든.

여튼간에 이런저런 얘기를 했을 때

점점 그 방장 형한테 호감이 가더라.


입장 할 때, 험악하게 생긴

태국 덩치형님들이 우리 소지품을 검사했는데

그 방장 형에게만큼은 검사를 안하면서

반갑게 싱긋 웃어주더라.

여기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모르는 사람이 없대.



우리가 클럽에 들어갔을 때

수 많은 시선이 쏟아졌어.

'오? 뭐야? 한국인이다. 한국인이다.'

좋게 말하면, 연예인 된 기분

나쁘게 말하면, 뭔가 원숭이 된 기분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으니까 익숙치 않았어.



우리는 자리를 잡고 앉았고

종업원은 방장 형을 보면서

반갑게 인사하더라.

그리고선 방장 형이 종업원에게 팁을 주는데

팁은 회비가 아닌 개인 돈으로 주는거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


완전 멋있음.

회비도 인당 천 바트(33,000원)씩 걷어서

돈 쓸 때마다 얼마 썼고, 얼마 남았는지

투명하게 알려줘서 정말 좋았어.


들어가니까 웨이터가 알아서 술을 말아주는거야.

한국에서는 맨날 우리가 따라먹었는데

여기는 이게 당연한거래.


뭔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도 즐겨보자 생각했어.

대접받는 기분이라 기분이 매우 좋더군!



로컬 클럽 안에서 다같이 한 컷 찍음.

이 날이 엄청 유명한 밴드가 오는 날이어서

야광봉도 주고 사람도 엄청 많았어.


로컬클럽의 분위기는 방콕클럽에서 놀던 사람에게는

사실 생소할거야.

태국 밴드음악 60%

일렉노래 40%

태국 밴드음악 중에서는 발라드도 있고,

이박사 노래같은 뽕짝노래도 많아.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주변 태국사람들 노는 거 보니

태국 뽕짝노래에 춤추면서 헤드뱅잉하고 그러더라고.

그리고 방장 형도 그렇게 놀고 있고.

그래서 나도 시도해봤는데 

은근히 재밌어.


같이 갔던 일행들은 생소한 분위기에 벙쪄서

술만 마셨는데 나는 또 즐기겠다고 

미친놈처럼 고릴라 춤을 추니까

방장 형도 덩달아 더 신이 났고.


방장 형과 내가 태국 로컬 노래에 맞춰  

태국사람들보다 더 재밌게 추니까

주변에서는 우리를 신기하게 계속 쳐다보더라.

그러다가 먼저와서 건배제의도 하더라고?

루트66이나 방콕클럽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


아무래도 외국인이 흔치 않은 곳에서

그들만의 문화를 존중해주며

같이 즐기는 모습에 감동을 받은걸지도 모르겠다.


몇 번의 건배 후에

그 쪽 테이블 여성 분들은 

아예 우리 쪽으로 넘어와서

같이 춤추고 놀게되었어.




사회 초년생인 한국인 친구와

태국 현지 여성들과 기념으로 사진 찍었지.

자꾸 뭐라고 뭐라고 말을 거는데

나는 이 때 태국말을 거의 못해서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방장 형이 옆에서

한 두번 통역해줬어.

이 쪽 사람들은 영어를 거의 못하더라고...


방장 형은 한 참 얘기를 듣더니

미친듯이 웃음을 터트리는거야.

그리고 내가 전해들은 말은 2개였어.

기분 좋은 말과 기분 나쁜 말을 동시에 들었는데

기분 좋은 말은 "너네들 잘생겼다"

기분 나쁜 말은 "얘는 게이 맞지?"


그래서 그냥 게이라 했어.

이 사람들이랑 뭐 만날 것도 아니고.

해명하기도 귀찮았음.


처음에는 우리 테이블이 신나게 놀아서 

같이 놀고싶단 마음에 왔구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우리 테이블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서

말 걸어보고 싶어서 왔다고 하더라고.


슬프게 나는 아니야...

H형이라고 30대 후반이지만, 

엄청 동안이어서

내가 처음봤을 때 나보다 어린 것 같아

무턱대고 반말 할 뻔했지.


그 형을 보러 왔다고 하더라고.

H형은 술만 마시면서 분위기만 잡고 있었는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나는 그냥 게이고...



내게 게이라 한 너.

아니, 태국누나!

잊지 않겠다.


여기 클럽에서 2시간 정도 놀고 난 후

같이 놀았던 여성 분들과 인사하고

우리는 클럽을 나왔어.


그리고 바로 앞에 있는 레스토랑을 갔어.

근데, 레스토랑이 아니라 가라오케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뭐지 싶었는데

태국의 가라오케는 일반인이

하고싶은 노래를 신청해 노래방 반주에 맞춰

무대에서 부를 수 있는 것을 가라오케라고 하나봐.


한국의 노래방 시스템과는 많이 다른 듯.

들어가니 지금 보이는 테이블 사람들이

노래를 신청하고 부르고 있더라고.


우리는 죽과 맛있는 음식을 시키고

촵촵 먹으며 그 노래들을 감상했지.


그리고 노래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쳐주고

그 쪽이 고맙다는 합장을 하면 우리도 합장을 해주고.

그러다가 그 쪽 테이블의 한 여성 분이 나에게 오더니

사진 한 장 같이 찍을 수 없겠냐고 하는거야?!


완전 영광이지!

그 쪽 테이블 사람들과 같이 한 컷 찍었어.

그리고 방장 형이 이유를 물어봤는데

그냥 단순히, 머리가 특이해서래...

난 또 혹시나 내가 잘생겼단 말 들을 줄 알고

김칫국 한 사발 드링킹했네.


거기에다가 심지어 같이 온 동생녀석에게는 잘생겼다고

막 사진 같이 찍자고 하는 거야.


지금드는 생각으로는

단지, 그 사람들은 동생에게 접근하기 위해 

나를 도구로 쓴 게 아니었을까? 쳇!


방장 형은 내 손을 꼭 붙잡고 

따듯한 위로의 말을 하더라.


"J야. 형의 태국 경험으로 봤을 때,

저 동생은 필연적으로 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얼굴이야.

노오력을 안 해도 돼요!!


근데, 너는 그냥 게이야.

니 머리 스타일과 팔뚝, 

그리고 고릴라 댄스, 가끔 여성스런 제스쳐.

뭐 하나 피해 갈 수 없단다. 힘내렴"


"그럼 어떻게 하면 게이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을까요?

방법을 알려주세요!!!"


"머리를 깎으렴"


"게이 할게요"



우리는 음식을 다 먹고 왁자지껄 얘기하다가

파할 시간이 되어 방장 형에게 인사를 드리고 헤어졌지.

그리고 택시를 타고 다시 방콕으로 이동했어.

새벽이라 차 없을 때라 그런지 20분 걸리더라-_-



그리고 집에 들어가서 완전 숙면취함!

이렇게 놀고 하루를 회상해보니까

완전 가성비 있는거야.

1000바트씩만 냈을 뿐인데

분위기 좋은 야외레스토랑에서 배불리 먹고!

로컬 클럽에 가서 위스키도 먹고!!

가라오케 가서 맛있는거 또 먹고!!!


물가가 방콕이랑 많이 차이가 나는구나 싶었지.

방콕 클럽에서는 그래도 

1000바트로 클럽 한 번밖에 못 가는데...


님들도 혹시나 태국어 하는 사람 있다면

같이 가자고 졸라보셈.

신세계임.



내일은 다시 일 시작하니까

 여기까지 쓰고 마무리할께!

뿅!







이번 편은 태국여자친구의 생일파티

갔던 이야기야.




내 태국여행을 이제 하루밖에 남질 않았고

나도 슬슬 여행을 마무리해야했어.

그래서 이 날 오전은 기념품을 사러 가기로 했지.





아침에 먼저 일어나서 구름과자를 먹으러 나갔는데,

태국에서 흔하다는 도마뱀을 봤어.

찡쪽이라고 불리는데,

각종 모기나 파리같은거 먹어준다고 하더라.



쪼그만게 신기해서 잡아볼라니까 

엄청 빨라서 도저히 못잡겠음.

방콕에서 본 적은 거의 없었는데,

여기 호스텔에는 많은 듯 하네.



얘는 치앙마이 갔을 때

특히 많이 보이더라.

내가 자주가던 피시방 벽 보면

6마리씩 붙어있었어.




우리는 대충 씻고

나갈 준비를 했어.



우선은 밥 먹으러 이동이동!


"T, 우리 뭐 먹으러 갈거야?"


"비밀장소 있어, 따라와바"



그리고선 호스텔 근처에 

이상한 회사건물 같은데 들어갔어.

갔더니 구내식당이 있었는데,

회사원들 엄청 많더라.



나만 혼자 여행온 관광객 차림이라

따가운 시선을 받았지.



급식소처럼 생겨서 원하는 반찬 앞에 서서

돈을 지불하면 주는 형식이야.

T가 추천해주는 음식들 골라왔어.




참고로 제일 맛있었던게

계란 후라이...

나머지는 걍 그닥...

집 반찬같은 느낌이랄까?




다들 회사 티셔츠 입고 있는데,

나 혼자 이질감 느낀당...

그래도 잘 먹었음.




사람들이 가끔 신기한 듯 쳐다보는데

좋게 생각하면 연예인 된 것 같고

나쁘게 생각하면 동물원 원숭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생각하기 나름임.



밥을 다 먹고 우리는

쇼핑센터로 이동했어.

아마 Big C 였던 것 같은데

빅씨는 먹을 걸로는 없는 게 없어서

꼭 귀국하기 전에 들려서

이것저것 사길 바라.



본격적으로 쇼핑하기 전에 

우리는 코인 노래방에 갔지.



명목상으로는 T에게

'너의 노래가 듣고 싶어'였지만,

사실 내가 노래 부르고 싶었거든...



근데, 계속 자기만 부르는 거야.

어떻게 4곡 중에 한 번을

너 불러보라고 

안 할 수가 있지?



노래방에서 나온 후로

물어봤어.



"너 왜 한번도 나 노래 해보라고 안하냐?"


"내 노래 듣고 싶다며"


"그럼 너는 내 노래 안 듣고 싶음?"


"듣고싶지"



"근데 왜 안 권하냐고"



"하고 싶다고 안 했잖아"




"헐, 대박... 

한번 쯤 물어보는게 매너 아님?"



"몰랐지..."



이 때부터 나의 삔뚜 게이지는

슬슬 올라가기 시작했어.

하지만, 오늘은 T의 생일파티가 있는 날이니까...

왠만하면 좋게좋게 넘어가자 생각했어.




이 때를 기점으로 나는 T를 본격적으로

이기적인 애라 생각하게 된 것 같아.

내가 아는 태국여자가 T밖에 없었으므로

나는 T를 보고 모든 태국여자들이 이기적일 거란 생각을 했어.




근데, 전혀 아니야!!

얘만 그런 거야.

모든 태국 여자들에게 죄송하당...



태국에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끌랭짜이'라는 개념이 있어.



마치 우리나라의 

'정' 같이 우리는 잘 알지만, 

외국에는 없는 단어이자 

설명하기도 어려운...




나도 정확히는 잘 이해 못했는데,

태국 친구들이 설명을 이렇게 해주더라고.



상대방이 목이 마를 것 같아서 

얘가 물을 찾을 것을 미리 알고

물을 준비해놓는 마음?



설명을 개떡같이 해줘서

뭔 말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

"그냥 배려 아냐?"

물어봤더니, 배려랑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개념이래.




하튼, T를 제외하고, 

내가 만났던 태국여자들은

배려심이 깊었어.



암튼, 빡친 기분을 감추고

쇼핑센터로 내려갔지.



버블티 한 잔 마시면서, 

천천히 기념품을 선정하기 시작했어.




맨날 망고비누, 야돔 이런 것만 사니까

별 쓸모도 없어서

뭐가 실용적일까 생각하다가



지난 태국여행에서 라면을 사들고 귀국한게

가장 좋았던 기억이 나서

식품류를 둘러봤어.




태국식 옐로우 카레와, 그린 카레

그리고 똠얌라면!

태국 생각 날 때마다 집에서 끓여먹으면 

좋겠다 싶어서 골랐어!



근데, 1년이 된 지금에도 아직도 집에 남아있어.

한 번 먹으면 최소 3개월은 생각 안 날 정도로

시큼강렬해서 막상 한국에서는 잘 안 먹게 되더라.



참고로 태국 봉지라면은 

우리나라처럼 끓여먹는게 아니라

사발면처럼 그릇에 뜨거운 물 부어서 먹는 거임.

끓여먹으니까 면 엄청 퍼지더라!




그리고 팟타이도 샀어.

이건 면까지 다 들어있는 거라서

가격이 꽤 나갔던 걸로 기억함.



면이랑 소스밖에 들어있지 않아서

맛있게 먹으려면 

새우랑 계란 넣고 같이 볶아드셈!!




그리고나서, T의 생일케잌을 사러갔어.

케잌 값은 우리나라라 비슷한 듯.

저녁 때 친구들 불러서

T의 생일파티를 한다고 하니까

또 있어보이게 케잌 똭 줘야지.



지친다 지쳐.

단순히 필요한 것만 산게 아니라

T가 이동하는 대로 끌려다니니까

힘들었어.



정작 T는 신혼부부 체험하는 것 같다고

좋아했지만...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았어.

망고비누랑 야돔 사는 것보다 훨씬 싸고,

효율적임.




카레나 라면 같은 거는 주위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면

되게 좋아함.

내 주위에 자취생만 있어서 그런가?




쇼핑을 마치고, 나갈라고 하던 차에

T가 한 통의 전화를 받았어.

그리고는 나에게 바꿔주더라.



"여보세요?"


"T의 엄마야

너 내일 간다며!

아줌마 지금 빅씨 와있으니까

잠깐 보고 가~"



"아 예! 알겠습니다"



나는 또 다시 T의 어머니를 봐야해서

긴장이 되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쇼핑 때문에 엄청 피곤해져있었어.




그래서 T에게 말했어

"나 구름과자 하나만 먹고 가면 안될까?

너의 어머니 뵐 생각에 긴장도 되고 

지금 조금 피곤한 상태라..."


"알겠어~"



그리고  흡연장 쪽으로 이동하는가 싶더니

어머니가 계신다던 푸드코트 쪽으로 가더라?



어어? 뭐지?


"야 흡연장 가는 거 아니었어?"


"엄마 먼저 보고 가자~

오래 안 걸려~"


"뭐?!"



뭐라고 하기도 전에

우리는 어머니가 서 계신 곳에 도착했어.

어머니는 밝은 얼굴로 날 맞아주셨고,

나는 피곤한 내색을 할 수 없었어.



T의 어머니는



"J, 배고프지?

뭐 좀 먹어야지?

아줌마가 사올게, 앉아있어"



말씀하시더니, 

후다닥 국수와 몇몇 음식을 사오셨어.




T의 어머니 앞이라 애써 밝은 척 했지만,

기분이 많이 상해있는 상황임.

얘는 눈치없이 또 카메라 들이댄다.




어머니가 주신 국수와 음식을

최대한 맛있게 먹어보려고 노력했어.

실제로 좀 짜증나서

맛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채

T에게 뭐라 할 것만 생각하며 먹었어.




이거는 태국 디저트 중에 하나인데,

화난 와중에도 단 맛이 느껴지는 걸로 봐서는

무척 단 디저트인 듯 싶어.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잘 먹었다고 인사드리고

서둘러 자리를 나왔어.



그리고는 길을 걸으며 T에게 말했지.



"너 내 말 듣기는 했어?

분명히 구름과자 먼저 먹은 후

 만날 준비 좀 하고

가고 싶다고 했잖아!"



"아... 그래도 빨리 보고,

빨리 가면 좋겠다 싶어서..."



"내.가. 분. 명. 히. 말. 했. 잖. 아.

내가 얼마나 말해야 들어줄건데?"




여기서 이차 삔뚜가 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의 생일이니까

참고 좋게 풀려고 노력했지.




T는 가끔씩 걷는 와중에 

날 신경 안 쓰고 먼저 휙 걷는 경향이 있는데

그거에 대해 몇 번 말했었어.



나 좀 두고 먼저 가버리지 말라고...



그런데, 지금 이런 상황에!!

내 기분을 더 풀어줘도 모자랄 마당에!!

내 기분이 풀렸다고 생각하고

또 먼저 걷는거야.



그래서 난 걸음을 멈췄어. 

'얘가 나를 놓쳤다는 것을 알기나 할까?'

싶은 마음으로 한 참을 제자리에서 서서

내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언제쯤 알아차릴까

기다렸어.



20m...30m... 50m..가 지나고

T는 모퉁이를 돌아서 휙 가버렸어.




나는 그 자리 앉아버렸어.

많은 생각을 했지. 이게 뭐지 싶어서...

3분 쯤 있으니까, 

T가 나를 찾아 다시 돌아오더라.



"J, 왜 따라 안온거야?!"



"내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

나 좀 두고 먼저 가버리지 말라고.

그리고 이런 상황에

너가 나한테 미안하다고 해도 모자를 지경에

너가 나를 두고 갔다는 것도 눈치 못 챘다는 건

나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걸로 밖에 생각이 안되는데?"



"좁은 길이어서 같이 갈 생각을 못했어..."



"좁긴 개뿔이 좁아?

사람 다섯 명은 어깨동무하고 

지나갈 수 있을 것 같구만?!"



드디어 내 삔뚜는 완벽하게 상해버렸고,

나는 호스텔로 돌아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무엇보다 영어로 완벽하게 

내 기분을 설명 할 수 없다는 점이

더 서럽고 답답했어.




그렇게 3~4시간이 흘렀고, 

T의 생일파티 시간이 되었어.



"J, 미안해... 같이 가자"


"미안한데, 너나 가서 즐기다 와

나 기분이 아직도 별로여서

도저히 못 가겠다.

분위기 망칠 것 같은데 그냥 너 혼자 가라"



"아니야~ 분위기 망쳐도 돼"


"내가 그 정도 사람으로 보이니?

가면 또 억지로 밝은 척 연기할건데

더 이상 고통스러워서 못하겠다.

너 혼자 가"



"....그럼 나도 안갈래"



"마음대로 하렴,

협박같이 들리는데, 

니 생일파티지 내 생일파티냐?

내가 걔네 아는 것도 아니고"



"내 친구 메이가 픽업하러 왔다는데

못 간다고 말 좀 하러 내려갔다올게"



그러더니 20분 후에

올라오더라.

메이랑 같이...



"J  파티 같이 가자

T랑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냥 니네끼리가, 

그리고 T한테 물어봐"



T는 태국어로 메이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

분위기로 봐서는 지 유리하게 설명한 것 같다.



그래도 메이가 다가와서

토닥토닥 거려주길래

내 입장에서 내가 화난 부분을 다시 설명했어.




"와...  T 못됐네. 나 쟤랑 10년 봤는데,

원래 좀 이기적이야. 좀 어리기도 하고

연애 경험도 없어서

너가 많이 힘들 것 같다.

그래도 T의 생일인데, 한번 이해해주면 좋겠다.

지금 친구들도 다 모여있는데, 걔네들도 다 너 보고 싶어해~

한 번 와주라"




메이가 내 감정에 동감해줘서

내 기분도 이내 풀리기 시작했어.




"알겠어 가자.

메이 같은 친구 둔 걸 다행이라 여겨라!"




메이의 차를 타고, 

우리는 통로에 한 루프탑 바로 갔어.

작고 귀여운 느낌의 아기자기한 루프탑 바였어.



그리고 어쿠스틱 공연도 해서

분위가 더 좋더라.



인기가 많은지 모든 자리가 꽉 차있고,

일하는 외국인도 많아보였어.

그리고 여기에 오는 태국애들은 다 귀티있어보임.

잘 사는 애들인가봐.




다 모여있다고 한 메이의 말과 다르게

우리가 제일먼저 도착했어.

태국 애들의 시간개념이란...




우리는 약간의 안주와

물로 만든 구름과자를 시켰어.

그리고 T의 친구들을 기다렸지.




예전에 언급했던 메이라는 푸근한 친구.

이름은 모르지만 취업했다던 친구도 있어서 축하해줬는데

영어는 못해서 대화는 안함.



가운데 둘은 톰보이와 여자 커플.

나중에 T에게 톰보이 커플은 어떻게 성생활하는지 

쟤네한테 물어봐도

되냐고 허락맡고 질문했는데

기구를 이용한다고 하더라.



부끄러워서 

어떤 기구인지는 자세하게 말 안해줌.




나는 저 친구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눴어.

그리고 인사를 나눴어.

인사를 나눴어.

그게 끝이었어...




나 혼자 한국인이고 태국인이라

난 대화에 참여조차 할 수 없었어.

아무도 나에겐 1%의 관심도 없더라...

가끔 말 걸어주는 상대가 있었는데

그게 T가 아닌 메이였어.



T는 '내 남자친구야' 라고 

날 소개한 이후로

나를 신경조차 쓰지 않았고,

그냥 혼자 가만히 쭈구리처럼 앉아있기만 했어.



그 때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

얘는 아닌 것 같다고...

조금이라도 배려가 있다면

번역이라도 해주면서 

같이 대화에 낄 수 있게 해줄텐데



서러워서 중간에 먼저 갈까도 생각했지만,

그러면 파티 분위기도 어색해지고,

매너도 아닌 것 같아서 참고 조금 더 노력하기로 했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

나는 케잌을 꺼내들며

벌떡 일어나서 소리쳤어.



"내 여자친구가 생일입니다

박수 한 번 쳐줄 수 있나요?"




모든 사람들은 박수를 쳐줬고,

공연하시는 분들은 생일축하 노래를 쳐줬어.

나는 일어나서 T를 가리키며

춤을 췄지.



노래가 끝난 후 나는

한국에서 몰래 사온 금귀걸이를 줬어.



T와 친구들은 감동을 받더니

"너 남자친구 짱이다"라는 말을 했어.

T는 한 껏 으슥해진 얼굴이었어.


내가 준 귀걸이는 송혜교가 했었던 모델이라나 뭐래나

실처럼 얇게되어있어서 축 늘어지는 귀걸이야.

저 사진은 굉장히 행복해보이지만,

난 분위기 띄우는 원숭이 정도로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행복하지는 않았어.



부러운 듯 시샘하는 표정의 T의 친구를 봤어...

이 때 잠시나마 화제거리가 내가 되어서

T가 조금 번역을 해줬지.


하지만 난 그냥 T의 생일파티를 위한

원숭이였어.

일부로 웃긴 표정짓고, 

웃긴 행동하면서 분위기 띄우려고 했고.



그래서 이 정도로 했으면 

날 대화에 참여시켜주겠다 싶었는데,

이 후로도 난 철저히 외톨이가 되었지.




이게 당연한 건가 싶어서

앞을 보니 톰보이 그 녀석도

아무 말 않고 그냥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있더라고.



태국에선 이게 당연한 건가?

남자친구 냅두고 얘기하는게?

그래 태국에 왔으니 태국문화를 따라야지.



파티가 끝날 때까지

나도 핸드폰 켜서 유투브만 주구장장 봤어.

가끔 짠 할 때만 고개 들어서 짠 했고.

아무도 날 신경 안 쓰더라고

서러웠어.


파티가 끝나감에 내 표정은 더 굳어감.

좋은 척 연기하는 것도 질려서 

뛰쳐나오려고 했는데, 

다행히 파티가 종결되더라.



그리고 호스텔와서 T가 말을 걸어도 

영혼없이 웃어주기만하고

 12시까지 T와 아무 말도 안했어.



그리고 12시 지나는 순간에

폭풍 욕을 했지.



"이게 태국 문화인진 몰라도

너가 한국인이랑 사귈라면 배려라는 걸 해야돼.

니 앞에서 나는 배려라는 걸 도저히 찾아 볼 수 없고,

나는 이 여행 끝나고 널 더 이상 안 만날거야.

너랑 만나서 행복한 미래가 상상이 안되거든."




그 날 밤 

나는 T는 오열하다시피 울었고,

T가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을 하고 나서야

내 기분은 조금씩 풀렸어.





'좀 잘해라' 라는 의미로 

라이언 인형을 마지막 선물로 주었고,

이렇게 T의 눈물의 생일파티를 마무리했지.




얘가 다음에 한국에 왔을 때

똑같이 복수할 것이라고 

결심하며 잠들었어.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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