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쓸 이야기는 마침내 재등장한

작년 태국멤버 보컬 형이 

다시 태국에 놀러온 이야기야.


라인 메세지를 텍스트화 할 수 있다는 것을

오늘 글을 쓰기 전에 알았고, 

덕분에 T와의 대화목록을 읽다가

보컬 형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바로 이 주제로 글을 수정해서 씀.


앞으로 글 쓰는 데도 기억을 되살릴 

필요없이 편하게 쓸 수 있을 거 같아.



"나 태국 이번에 또 갈 수 있을 것 같아!!"


"오?! 진짜? 그럼 길거리 공연을 하던 뭘 하던

작년 추억을 되살려 재밌게 놀자!"

"언제쯤 갈까?"

"나 단톡방 사람들 떠날 때 쯤 맞춰오면 되지 않을까?"

"ㅇㅋ. 그 때 감."


지난 편에 나랑 같이 놀던 단톡방 사람들이

떠나는 시기와 거의 맞물리게 보컬 형은 태국으로 왔어.

생각만 해도 좋았어.


마음 맞는 사람끼리 여기저기 쏘다니기도 하고

길거리에 쭈그려 앉아 기타치며 노래부르기도 하고

거창하게 놀지 않아도 엄청나게 재밌었지.


근데, 문제가 하나 생겼어.

보컬 형이 혹을 하나 달고 온다는 거야...

바로 중국 여자친구 티나!!


청주 보컬 형 자취방에서 숙식하며

그 곳을 베이스캠프 삼아 

이 나라 저 나라 여행다니는

부자 중국 여친!!


성격 엄청 좋은 누나이긴 하지만

같이 오면 보컬 형이랑 온전하게 못 놀잖아...ㅠ

나만의 보컬 형인데...

그래서 살살 꼬셨지.


"형, 내가 작년 추석에 태국에 여행왔던 거 알지?"


"응"


"그 때 T랑만 놀았는데, 진심 재미없었어.

형 100% 후회할걸?

클럽도 못가서 여자들이 

형만 쳐다보는 시선을 느낄 수도 없고, 

우리 둘이 거지처럼 길바닥에 앉아

싸구려 음식 먹는 것도 못하게 될거야.


왜냐하면, 여자와 여행을 오면

여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뒤 탈이 없기 때문이지.

형의 재미는 어디에 있을까?

나일까? 티나일까?

자, 이제 선택해봐"


옆에서 티나의 우렁찬 포효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티나의 목소리가 들렸어.

"입닥쳐. J, 죽여버린다"


티나 한국말 많이 늘었네...

"웰컴 투 타이랜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홍콩 찍고 갈 테니까

기다려라!"


"하오! 따거따거!!"


그렇게 보컬 형과 티나는 

홍콩을 먼저가서 관광하였고, 

드디어 태국으로 넘어오게 되었지.

방콕에 도착하고 날이 밝자 보컬 형은 아침부터

우리 집에 놀러오겠다고 전화를 했고

이윽고 보컬 형은 도착했어.


"오? 형 아침부터 오토바이 택시 

타고오니까 간지나는데?"


"그래도 20일 태국 짬밥이 있는데

이 시간에 택시타면 망하는거 알지!

오토바이 택시 타니까 태국인거 확 실감이 난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와

나는 내 콘도와 방을 소개했지.

보컬 형은 태국거지인 내가 의외로 

깔끔한 곳에 사는 것이 놀라웠었나봐.


"와! 괜찮다!

이게 얼마라고?"


"월 20만원짜리인데

전기세랑 운동값하면 24만원 정도해."


"내 자취방은 한 달에 35주는데

니네 방 절반크기다.

자괴감 든다"


"형도 건너오셈.

일단, 왔으니까 커피 한 잔 사들고

내 음악 작업실로 가자!"


"오? 작업실도 있어?

장난 아닌데?

가자가자!"



음악 작업실에 도착하니

보컬 형은 이게 뭐냐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어.

하지만, 창문 사이로 부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커피 한 잔과 함께 기타를 쳐보더니

이 곳은 지상낙원이라고 말이 바뀌더라.


그 동안 내가 만든 곡을 들려주며

피드백을 주고받고, 기타치며 노래부르다 보니

시간이 엄청 잘 녹았어.

3시간 쯤 지났을라나?


그 행복했던 순간도 깨지게 되었지.

티나가 일어났다는 전화가 왔고,

나만의 보컬 형은 서둘러 떠나야만 했어. ㅠ

저녁에 티나와 함께 보자는 말을 남긴 채...


보컬 형이 간 이후로는

할 일 없이 T와 메시지를 주고 받았어.


"J, 우리 화요일에 아침 일찍 나가야 만나야 돼!"

"??"

"나 회사동료 결혼식 있는데, 거기 가야돼!"

"??"

"그렇게 알고 있어!"

"보통 이런 경우에는 통보보다 양해가 먼저 아님?

그리고 내가 왜 가야 해?

너 회사동료 나랑 친함?"


"태국에선 이게 일반적이야"

"또 그 소리하네.

솔직히 나 좀 빡쳤어.

너 그냥 비즈니스 미팅에 날 활용하는 거잖아"


"아니야!"

"아니긴 뭘 아니야.

회사 동료 결혼식이면 회사 동료랑 같이 가.

괜히 그런 자리 빌어서 한국남자친구랑 

만나고 있다는거 보여줄라고

나 이용해먹지말고"


"화났어?"

"화 안나겠냐?

나 보컬 형 와 있는 동안에는 그 형이랑 놀거야."


"그럼 나 안 만날거야?"

"니 행동에 달렸지."

"미안해."


"그럼 와서 밥사.

나도 너 좀 이용해먹어야겠다.

그렇지만, 그 결혼식에는 절대 안갈꺼야."


"지금 가용!"


솔직히 처음 통보받을 때는

어이가 무척 없었지만,

태국거지이므로 오늘 한 끼는 

슬기롭게 해결하자고 생각하며 좋게 풀었어.


이윽고 T가 왔고,

우린 밥을 먹으러 

쏘이 몰링 지역식당으로 갔지.


여긴 우리동네 맛집인데

저녁밖에 안 열어.

특히, 여기 구이는 일품이야.

나는 여기 갈 때마다 닭, 돼지, 소구이를 시키는데

각 70바트(2,300원) 정도야.


식사를 하면서 T는 이제 뭐할거냐면서

나에게 물었고,

나는 식사 이후에 보컬 형을 만나러 간다고 했어.


"보컬 오빠는 나 안 보고 싶데?

나도 갈까?"


"아니, 제발 따라오지마.

우리 오늘 음악여행 갈거야."


"어디가는데?"


"재즈바랑 카오산"


"나도 재즈 좋아하는데..."


"응, 친구랑 가렴.

오늘은 아니야~"


나는 T를 돌려보낸 후,

보컬 형을 만나러 

승전기념탑으로 터벅터벅 걸어갔지.

그곳엔 이미 보컬 형과 티나가 와있더라.

나는 티나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우리 셋은 방콕에서 엄청 유명한 재즈바인 

'색소폰'으로 이동했어.


"형, 무슨 재즈야!

나 유일하게 안 듣는게 재즈인거 알면서~"


"야, 너도 재즈 좀 들어봐야 음악적 견해가 넓어지지!

그리고 여기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니까

꼭 와보고 싶었어. 너는 옆동네에 이런 곳이 있는데

전혀 몰랐다는게 더 신기하다."


보컬 형 말에 따르면 '색소폰'이라는 재즈바는

 TV에도 엄청 나오는 곳이고

유명한 연주자 및 보컬들도 

많이 초청되어 오는 명소래.


가니까 다들 의상들이 파티룩이야.

여자들은 드레스를 입고왔고

남자들은 깔끔한 셔츠를 입은 채

와인이나 비싼 술을 먹고있더라.

나만 목 늘어난 박스티에 쪼리 신고옴.

굉장히 민망했어.


재즈를 싫어하는 나지만,

그들의 연주가 얼마나 훌륭한지는 잘 느껴졌어.

외어서 기계처럼 치는게 아니라

한 음 한 음에 소울이 담겨져 있더라고.


하지만, 10분 이상 듣다보니까

박자를 계속 쪼개면서 

리듬을 엄청 변화시키니까

혼란스러워졌어.

그래서 먼저 나와서 구름과자 먹으며 

보컬 형과 티나를 기다렸지.


재즈는 잘 모르지만 

일단은 분위기가 좋아서 따봉 드림.

분위기 있는 곳 좋아하면 님들도 꼭 가보셈.

가격은 비싼 편임.


우리는 재즈바를 나와

우리의 마음의 고향 카오산으로 향했어.


"형, 내가 기깔나는 락펍 하나 찾아놨어.

거기가자!"

"오? 가보자, 가보자."


그 락펍에 가니 이미 밴드공연을 하고 있더라고.

노래 부르던 보컬은 나를 알아보더니

"오?! 코리아! 안뇽하쉐요우"

하며 주먹을 내밀어 부딪혔지.


보컬 형과 나는 맨 앞자리에서

헤드뱅잉을 하며 분위기를 띄었고,

보컬은 신났는지 더 열심히 불렀어.


그리고 우리에게 신청곡 있냐고 묻길래

보컬 형은 linkin park의 numb를 신청했고

혹시 자기도 같이 부를 수 있냐고 물어보니까

그 보컬은 엄청 좋아하면서 올라오라고 하더라.


서로 노래부르기 전에 무언가를 상의하더니 

1절과 2절 랩과 후렴구를 교체하면서 부르자고 하는 거였어.

1절은 보컬 형이 랩을 맡았는데

관객이 노래부르는 걸 보고 신기했던지

길거리의 사람들은 점점 몰려들었어.


그리고 2절 보컬 형이 후렴을 부를 차례가 다가왔고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보컬 형은 장기인 

고음 스크래치를 질러버렸어.

그러자 사람들은 박수치며 환호하더라.


나는 뭐했냐고? 

나는 낄 데 안 낄 데 구분 잘함.

조용히 사진만 찍었지! 

아... 노래 잘 하고 싶다.

사실 노래를 너무 못해서 기타를 치는 거임.


그렇게 우리는 노래가 끝나고

무대에 세워줘서 감사하다는 의미로

100바트(3,300원) 팁을 두고 그 곳을 빠져나왔지.


사실, 그 때 인기 좋아서

티나 없었으면 보컬 형 팔아서

서양누나들이랑 맥주 먹으며 놀 수 있었는데ㅠ

티나가 매의 눈으로 감시하고 있어서

짤 없었음...


이 이후부터는 티나의 감시가 더 심해져서

클럽은 고사하고 보컬 형과 카오산도 갈 수 없었지.

보컬 형은 티나와 따분하게 코끼리나 타는 지루한 투어를 다니며

남은 태국일정을 보냈다고 한다.


끝!


-다음 편에서-


이 날은 후웨이쾅에 유명한 야외 레스토랑인

테라스에 갔던 이야기야.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일어나자마자

나의 생활 철칙을 시행하려

공복 상태로 운동을 하러갔어.


역시 상의는 나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인

작년 태국여행에서 산 인생나시야.

지금 거의 다 늘어날 대로 늘어나고

빨래를 많이해서 옷감이 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녀석을 놓을 수가 없어.


가끔 이 녀석은 나에게

'나 많이 아픈데, 보내줄 때도 되지 않았니?'라며

통곡을 하지만, 아직 어림없지.

골수까지 쪽쪽 빨아내고 

옷으로써 생명이 다하면 발수건으로 쓸 테다.


이 녀석은 노가다 하는 지금도 건재하고

아직까지 잘 입고있어.

삶에 대한 집착이 굉장히 강한 녀석이야.


이 날은 운동하기가 너무 싫어서

그냥 러닝머신에서 걷는 척만 하면서

핸드폰만 하다왔어.


그래서 땀 흘릴 일이 없어서

그냥 그대로 입고 나갔지.

내가 더러워서가 아니야.


실제로 건기 때의 태국은 굉장히

쾌적하고, 땀을 흘려도 금방 말라.

그리고 냄새도 안 남.


건기와는 다르게 우기에는

굉장히 습해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날 뿐더러

잘 마르지도 않아서 굉장히 찝찝해.

그래도 우리나라 장마철 불쾌지수보단 나은 듯.


이 날은 T가 같이 저녁이나 먹자고 해서

약속시간이 될 때까지 편의점 음식이나 먹으며

음악작업을 하면서 빈둥거리고 있었지.


그리고 약속시간에 맞춰 슬슬 걸어나갔어.

이 날은 모험심이 발동해서

승전기념탑을 가는 빠른 루트가 없나 생각하다가

내가 가던 피시방 근처가 생각났어.


내 흐린 기억에 의하면 그 옆으로 쭉 가면

승전기념탑이 나온다고 생각됬거든.

그래서 일단 피시방 근처로 이동했고

옆 쪽으로 걸어나갔어.



걷다보니 태국 고급 레스토랑인 

쾅씨푸드가 있는거야.

여기 지점은 사람이 많이 없어보이더라.

평일 이른시간이라 그런가?


쾅씨푸드는 나에겐 적합하지 않은 

가격대가 형성되어있어서

별로 갈 일 없는 곳이야.

나중에 부모님 모시고 태국 놀러올 때나 가야겠어.


나는 승전기념탑 근처에서

T를 만났고,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사람이 꽤 많이 몰려있는 로컬 식당을 보고

그 곳으로 들어갔어.


난 딱히 땡기는 음식도 없었고

태국어 메뉴판을 봐도 몰랐으므로

주문은 T에게 맡겨놨어.

그리고 주문한 음식이 나왔지.


이건 똠얌똠얌 스프야.

단순히 시기만 하면 먹을 수 있겠는데

뒤적거리다보면 대파 썰어놓은 것 같은

모양새의 야채가 있어.

레몬그라스라고 하는데 식감은 

대파보다 좀 더 딱딱해.


그거 씹는 순간, 주옷되는거야.

씹을 때 입 안에서 오만가지의 화장품 냄새가

터져나오고 삼키려고하면 헛 구역질이 나와.

나는 향신료 굉장히 좋아하고 잘 먹는 편인데

그거는 진짜 몸에서부터 거부하기 때문에

도저히 먹을 수가 없더라.

님들도 한 번 도전해보고 후기 알랴주셈.


그리고 정체불명의 괴생명체도 하나 시켰는데

아마 생선일거야.

짜오프라야 똥물에서 건져낸...

그래도 태국사람들은 잘 먹고다녀서

나도 거리낌없이 먹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이 식당은 민물고기 특유의 향이 많이 남아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생선 맛과는 거리가 멀더라.


잘 하는 집은 짜오프라야 똥물고기여도

맛만 있는데 여기는 핵똥망인듯...

나는 거의 입에 대지 않고

볶음밥시켜서 그냥 그것만 먹었어.

가격은 총 합해서 250바트(8,500원)정도 나온 것 같아.


식사를 마치고 길거리 노점 상 옆에 

푸드트럭이 쫙 들어서 있길래

가봤더니 빙수를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어.


초코 수박빙수인데, 

가격은 60바트(2,000원)정도 했나?

엄청 저렴했던 기억이 나.

태국 수박은 한국 수박보다 달지는 않지만

초코시럽 뿌려서 빙수로 해먹으니까 맛있었어.


밥 먹고나니 급피곤...

이 사진을 보니 대머리까지 

곧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라

급 슬퍼졌어.


친가 쪽 할아버지 M자형 대머리

큰 아버지부터 우리 아버지 M자형 대머리

외가 쪽 할아버지 원형 대머리

피해갈 수 없는 나는 곧 대머리


앞으로 8년 정도 남았다...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면 

석천이형처럼 섹시하게 머리 싹 다 밀고

수염을 길러야지...


빙수를 먹고 T는 다음 날 일을 위해

일찍 가서 쉰다고 집에갔어.

마땅히 할 일이 없는 나는 

집 쪽으로 터벅터벅 걷다가 

이내 피시방으로 들어갔지.


여기가 그 피시방이야.

길거리에 툭 하나 있는 1층 피시방.

밖에서도 안에있는 사람들이 뭘 하는지 다보이고

안에서 게임하다가 가끔 지나가는 사람이랑 

눈도 마주치는데 굉장히 뻘쭘함.


그래도 나름 안에서 물이나 과자도 파는데

바로 밖에 길거리 음식점이 있어서

게임하다가 계란 볶음밥 주문하면 

갓 요리해서 만든 따근한 밥을 가져다 주는

아날로그틱한 맛이 있지.


게임을 한 참하고 있는데

Z형과 H형, 그리고 그 동생녀석에게 

연락이 왔어.


Z형은 내일 치앙마이로 돌아가고,

H형과 동생녀석은 한국으로 곧 돌아가서

오늘 밤 만나자고 하더라.

약속장소는 후웨이쾅!


한 번도 가보지 않았기에 들뜬 마음으로

피시방을 박차고 집으로 돌아가

 빨리 나갈 준비를 했지.

그리고 택시를 타고 후웨이쾅으로 출발했지.


후웨이쾅 지역은 나름 땅 값이 비싼 동네인 동시에

유흥가가 많은 지역으로 유명하기도 해.


그리고 후웨이쾅 야시장은

태국 업소여자들이 많이 

쇼핑하는 곳으로 유명한데

그 이유를 가보니까 알겠더라고!

진품처럼 이쁜 옷이 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팔고 있었어.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곧 형들과 동생을 만나게 되었어.

그리고는 H형이 유명한 레스토랑 가자고해서

따라갔는데 그 곳이 알고보니 후웨이쾅에서

엄청 유명한 테라스였어!

우리는 맥주를 시키고 안주도 몇 개 시켰지.



이 것은 새우 팟타이인데,

새우가 무척 컸어.

근데, 그게 전부였어.

팟타이는 카오산인걸로!


먹다가 동맥경화 걸릴 정도로 

자극적인 팟타이가 아니면

왠만해선 카오산 팟타이를 

능가 할 수 없는 것 같아.



새우를 좋아하시는 H형님!

처음에 어려보이는 외모로 반말 할 뻔했는데

나이가 39...


이 형은 술이랑 구름과자 같은 

몸에 해로운건 다 하는데

피부는 나보다 좋은듯...

피부는 타고나는건가 보다...


귀요미 동생녀석.

단톡방에서 만난 또 다른 동생녀석과

파타야가서 재밌게 놀다왔다는데

얘기 들어보니 완전 바가지 엄청썼다.


애가 순수해서 언젠가 

바가지 엄청 씌일 것 같았는데

진짜로 당했다니 맘이 아프군.

동생녀석의 허탈한 표정을 보고 내가 다 슬퍼짐...

그래도 잘 놀고왔다니 다행이다싶음.



우리는 요롬코롬 대화를 했어.

무엇보다 내가 좋았던 것은

작년만해도 이렇게 여행이 끝나감에 따라

아쉬움 마음이 가득했는데

나는 장기여행자라 그런게 없었다는 거.


모두가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갈 생각을 할 때

나는 그 마음을 공감하며

한 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


하지만, 그 동안 정도 많이 들었고

당장 내일부터는 누구를 만나서

처음부터 다시 관계를 쌓아야하나

이내 우울해지더라.


하지만, 나의 우울함은 이내 부러움으로 뒤바꼈지.

H형과 그 동생녀석은 가는 마당까지 인기폭발이었어.

둘 다 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상이라

 테라스에 있는 여자들이 한 시도 쉬지않고 

힐끔힐끔 쳐다보더라.


Z형과 나는 해당사항이 없었어. ㅠ

Z형은 그냥 일본사람인 줄 알고

나는 그냥 게이인 줄 알고...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 되던게

Z형도 게이들한테 인기있는 스타일이더라.


테라스에서 술을 마시며 포켓볼도 친 이후에

자리를 옮겨 옆에 있는 유명한 로컬식당으로 갔어.

이 곳에 대해선 재미있는 소문이 들려오는데

후웨이쾅에서 일하는 업소여자들이 일 끝나고나면

새벽에 밥 먹으러 온다고 하더라.


하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업소녀처럼 보이는 

여자의 비율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이 호프집 알바나 장사를 끝내고

온 사람이었어.


그 중에는 테라스에서 서빙 알바하던 

어린 여자 분도 계셨는데

화류계가 팽배한 이 곳에서

그렇게 정직하게 일하며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니

참 이뻐보이더라.


배가 고팠는지 두 그릇 시켜먹더라고.

그 모습 보면서 내 모습이 보이던데

마음이 짠하긴 했어.

왜냐하면 나도 군대 전역하자마자 학자금 때문에

신용불량상태가 되어서 복학도 못하고

하루 5시간 자면서 일만했거든.


그래서 한 그릇 더 시켜줄라다가

내 코가 석자였기 때문에

못 사줌.


가뜩이나 돈 없어서 형님들한테 

계속 얻어먹기만 하는데

내가 무슨 능력으로 사줄 수가 있겠음?

짠한 것은 짠한 거고, 현실은 현실이고.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마음 속으로

굳세게 잘 살길 바란다는 응원 뿐이지 뭐. ㅠㅠ

힘내자!



형님 그리고 동생들과 이제 헤어질 시간이 됬는데

한 가지 다행인건, H형의 회사특성상

방콕으로 자주 출장을 온다는 거야.

그래서 빠른 시일 내에 또 올 수 있다고 하더라.

H형이 올 때 Z형도 치앙마이에서 방콕으로 와서

같이 놀기로 했어.


그 동생녀석은?

석사학위 준비한다고 바빠질거라고 하더라.

무슨 일을 하던 간에 잘 되길 바라며

우리 넷은 그렇게 헤어지게 되었지.


방콕에 남아 자리를 지키는 것은

나 혼자...

앞으로 3개월 반을 더 살아야했는데

'이렇게 놀다가 하루아침에 혼자 잘 생활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긴 했어.


슬슬 혼자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여행자가 아닌 거주자의 마인드를 가춰야만 했지.



오늘 글은 여기서 마무리할게!

다음 편에서 만나자!!

뿅!!!



오늘 쓸 내용은 단기 여행자들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내용이야.

누가 여행까지 가서 

피시방에서 게임하겠냐마는

처음 태국 피시방에 가서 

게임한 얘기를 써볼게.



전 편에서 태국 여자친구에게 

감정이 상한 나는 이틀 정도를 연락하지 않았어.

'니가 과연 태국에서 내 도움없이

잘 생활 할 수 있을까?'

라는 태도를 T의 얼굴에서

봤기 때문에 더 오기가 나더라.


방장 형을 만나 같이 놀고 싶었지만,

그 형님은 카오산에서 만난 서양 애들이랑

차 끌고 다른 지역으로 여행가있었고,

단톡 방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은

여행이 끝나서 돌아가거나 여행 막바지라

그들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아 

연락하기도 좀 그랬어.


결정적 요인으로는 너무 자주 논 것 같아

계산해보니 1달에 쓸 수 있는 돈을 반 이상 썼기 때문에

돈 관리 차원에서 연락을 못 함.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하루 왠 종일 집에 틀혀박혀있어야 했지.

공복에 운동, 음악작업을 하고 난 후로는

도무지 할게 없었어.

내 방이 마치 드래곤 볼에 나오는

'시간과 정신의 방'처럼 느껴지더라.


이 날 내 가계부를 보면

아침 및 커피 값으로 115바트(4,000원)를 쓰고

저녁 값 100바트(3,300원), 구름과자 값 98바트(3,200원)을

쓴 게 전부야.


이걸 보면서 느낀게, 방콕에서 장기로 살려면

아무것도 안해도 하루에 

최소 10,000원은 들어가는 구나 생각했지.

한국보다는 생활비가 적긴 하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만 머무를 때의 가정 하니까

참고들 하셈.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날은 저물어왔고 그렇게 쓸쓸히

잠을 맞이했지.

독거노인들의 쓸쓸한 감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어.



그리고 다음 날 일어나게 되었는데

또 다시 전 날과 같이 하루종일

집에만 있어야 된다는 사실이 너무 짜증났어.


난 한국에서 시간을 때울 때

주로 피시방을 가던게 생각났고

태국에도 사람 사는 곳이니 물론 있을 거라 생각하고

구글링을 통해 피시방을 검색했지.


PC place라고 검색했는데

나올 리가 없지.

검색을 통해 피시방의 영어는

Internet Cafe라고 하더라.


다행히 집 주변에 3개가 있었는데

집에서 500m 거리에 있는 

제일 가까운 곳을 먼저 가보기로 했어.

하지만, 그 곳에는 허름한 건물만 하나 있었고

그 곳에는 피시방 따윈 없었지.

이미 오래 전에 망했나봐...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두 번째로 가까운

인터넷 카페로 향했는데

가는 거리 내내 사람들이 복작복작한 게

무언가 있을 거랑 희망을 주었어.


그리고 교복입은 어린이들도 많이 보였는데

주변에 학교가 하나 있더라.


아마 초등학교 인 것 같은데

태국초딩들이 와글와글했어~

교육 쪽을 전공했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교육과정과 교육환경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한 번 찍어봄.


그리고 주변을 쭉 둘러보니 역시나처럼

학교 주변으로 불량식품도 많이 팔고

분식집 비슷한 것도 즐비해있었어.



구글맵을 따라 여기 초등학교를 지나고

조그마한 골목길로 들어서자

끝 쪽에 허름한 피시방이 보였어.

그리고 운영도 하고 있더라고~


일단 아침밥을 근처에서 먹고

하루종일 게임 할 생각으로 

밥집을 찾아다니다가 길거리 음식점을 발견했어.



딱 봐도 비주얼이 순대국인 것 같고

가격도 60바트(2,100원)정도로 저렴해서

바로 곱빼기로 시켰지.

참고로 곱빼기는 피셋이라고 말하면 되니까

곱빼기 먹고 싶은 사람들은 기억해두셈.


맛은 역시나 기대했던 순대국과 비슷했어.

호로록 호로록 맛있게 먹었지.


그리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얼마냐고 물어보니까

120바트(4,000원)라는 거야.

뭔 개소린지 싶었어.


어딜가나 곱빼기를 시키면 10~20바트 

붙는 게 일반적인데

여기는 두 배가 붙는다고?

양도 그리 넉넉하지도 않았는데?

그래서 계산 잘 된거 맞냐고 했어.

나 이거 시켰고 곱빼기로 시키고

다른 거 안 시켰다고 하니까

그래도 120바트래.


나랑 똑같은 거 먹은 사람은 

70바트 받는 거 봤는데...

이런게 외국인 전용 바가지 가격인가?


속으로 따질까도 생각했지만

이 때 태국어 실력이 그리 좋지 않았으므로

따지지도 못한 채 마음 속으로 

발씨발씨만 외치며 그냥 계산했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억울하다...ㅠ


나중에 T에게 물어보니까 

말도 안되는 가격이라고 했어~

그렇게 아침밥을 먹고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태국 피시방에 입성했어!


들어가니까 미국 고스족 분장한

다크다크한 태국 여자애가 카운터 책상에

발 떡하니 올리고 드라마 보고 있더라.


"아...안녕하세요캅?"

"앙? 뭐냐? 이용할라고?"

"네... 여기 한 시간 얼마에요캅?"

"15바트, 선불이다"

"5시간 할게요... 여기 백 바트입니다캅"

"잔 돈 없다, 이따가 거슬러 줄테니까

일단 하고 있어라"


너무 포스가 후덜덜해서 물어보기도 무서웠어.

다행히 잔 돈은 거슬러 주더라고.

안 준다고 해도 말 못 할 것 같은 

위압감을 가진 여자였어.


그리고 피시방 안 쪽에는 인생 다 산 것 같은

느낌의 문신한 녀석들이 일제히 외국인인 

나를 쳐다보고 있었지.

굉장히 무서웠는데 알고보니 걔네는

피시방 카운터 여자애의 일행이었어.



나중에 T랑 그 피시방 잠깐 같이 갔을 때

질 안 좋은 사람 많은 것 같다고 가지말라고 했지만

마땅한 피시방이 없어서 그냥 계속 갔어.

근데 뭐 아무 일도 없었음.


밤 늦게 새벽3시까지 있으면 

단체로 와서 시비걸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거 없었음.


왠만하면 지들 게임하느라 바쁘고

오히려 구름과자 먹을 때 라이터 없으면 

먼저 라이터도 빌려주는

배려심 있는 놈들도 있었어.



피시방 1시간 가격은 

15바트(500원)정도로

한국보다 싸거나

거의 비슷한 편이야.


하지만, 컴퓨터와 인터넷 상태는?

진짜 쓰레기였어.

특히, 비 오는 날 천둥번개치면 인터넷 끊긴다?!


치앙마이 대학교 앞에 있는 피시방은 

같은 가격에 피시방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기계식 키보드에다가 사양도 좋던데...


그래도 주변에 게임을 할 수 있다는 

피시방이 있다는 걸로 위안을 삼았지.


나는 한국에서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을 주로 했는데

태국에도 있더라고?

그래서 바로 깔았어.


태국 게임 유저들의 수준은?

이기는 거 생각 안 하고 행복하게 게임하는 편이야.

5대5 단체 협동 게임에서도

팀의 승리보다는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지.

그래도 나름 재밌었어.


걔네가 욕하는 거 나는 하나도 읽을 수 없었거든.

한국에서는 부모님 안부 묻기 바쁜데

그거 하나는 좋더라.


피시방에서 5시간 정도 놀다가 

슬슬 지치고 배도 고파서 집으로 돌아갔어.

여기 피시방에서 집까지 가는 길은

꽤 멀고, 밤이 되면 굉장히 무서워.

그래서 처음에는 밤 10이전에 집으로 항상 돌아갔는데

정신없이 게임하고 나서 시계를 보니 새벽2시인거야.


택시타고 집까지 가는 돈도 아까워서

 그냥 혼자서 터벅터벅 걸어왔는데

가로등도 많고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은 것 같아서

 그 이후로도 그냥 좀비처럼 어슬렁어슬렁 

밤거리를 돌아다녔어.

쏘이 몰링은 생각보다 안전한 동네인 듯.


어쨌든, 게임을 마치고

들어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왕좌의 게임 보면서 먹고 있는데

누가 문을 똑똑 두드리는거야.


'뭐지? 찾아올 사람 없는데?'


그리고 문구멍으로 쓱 봤더니

이상한 꽃 같은게 있는거야.

그래서 영화에서 나오듯이 꽃 사이에서

칼이나 권총뽑아들고 위협하는 장면이 문득 생각나서

없는 척 하려고 했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났어.


그건 바로 T

"J, 나야. 문 좀 열어봐!"

그제서야 나는 안심하고 문을 열었지.

T는 그 날이 발렌타인데이라

서프라이즈 선물로 꽃을 사들고 온 거였어.


T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쪽지를 붙혀 화분을 주었어.


"고마워, 근데, 꽃 따위로

내 기분이 풀릴 거라 생각했어?"


나는 T의 버릇을 고칠려고 좀 세게 나갔지.


"미안, 그래도 이렇게 내가 먼저 찾아왔잖아."


"흠, 이번 한 번은 봐준다.

잘 해라!

그건 그렇고, 이건 생화냐, 조화냐?"


이거 생화야! 잘 키워보라고!

너 환기도 잘 안시키니까

공기도 맑게 할 겸 선물로 사왔지"


"그래, 고맙게 잘 키우도록 하지.

오늘 발렌타인인데 초콜릿은 어딨느냐?!"


"초콜릿 대신 이건뎅?"


"헐... 무엄하도다!

잘못을 했으면 초콜릿도 사와야지!!"


"이따 사줄게~"


"초콜릿 먹고 싶으다

초콜릿, 초콜릿

남들 다 받는 기본적인 초콜릿

나는 태국에서 너 말고 받을 사람 없는데, 초콜릿

일도 안해서 의리 초콜릿도 못 받는데, 초콜릿

입에 넣으면 달콤해서 사르르 녹아버리는 음식, 초콜릿

받는다면 기분이 매우 좋을거야, 히릿"


"그거 랩이냐, 투정이냐. -_-

알았어, 가서 사오면 돼잖아!"


"서둘러라 캅" 


이렇게 억지로 초콜릿을 뜯어내고

사과도 받았으며 꽃도 받았지.

무엇보다 발렌타인데이라는 것을 앞세워

T의 기를 잡은 의미있는 날이었어.



오늘 글은 여기까지 쓸게!

담 편에서 보장!!


오늘 쓸 이야기는

태국 여친의 대학 동창들을

만나서 밥 먹은 이야기야.


개인적 생각으로

대부분의 태국여자는 한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 남친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항상 시덥잖은 자리에까지

나를 데리고 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꼭 보여주려고 해.


매 번 나는 그러는게 원숭이가 된 것 같아서 

불편하다고 거절을 했지만, 

이번만큼은 동창들을 만나는 거니

여자친구 기를 세워주려고 간다고 했지.


직업없는 한국인이라도

단지,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태국에서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면 그 정도 못해주겠냐 싶었어.


T와 동창들은 시암에 있는 

유명한 스끼야끼 무한리필 레스토랑인

모모 파라다이스라는 식당 앞에서 만나기로 했어.


스끼야끼 일본에 가서 처음 먹어봤는데

엄청나게 맛있는 음식으로 기억되어서

일본기업이 많이 즐비한 태국에서

먹는다면 비슷할거라고 생각을 하며

군침을 흘렸지.



동창들은 예상대로 아무도 도착해있지 않아서

웨이팅 신청을 먼저 한 후

그들을 기다리며 셀카 삼매경에 빠졌어.


한 참을 찰칵거리면서

놀고 있는데 내 카메라 화면에

이상한 생명체가 꼽사리를 끼더니

포즈를 잡더라고?


지나가는 미친 사람이다 싶어서

무시하고 자연스럽게 버튼을 눌렀지.

근데, 알고보니 T의 동창이었어.


처음 온 두 친구는

T와 반갑게 인사하고

나도 최대한 젠틀한 척 똥연기를 하며

인사를 나눴어.


오른 쪽 애는 싱가폴 쪽 항공 스튜디어스고

왼 쪽 애는 대학생 때 모델 활동했었다나?

그 정도는 전혀 아닌데...?


그리고 난 처음에 얘가 남자인 줄 알았어.

수염이 남자처럼 있길래...;;

모델했다면서 수염은 왜 안 뽑는거지?


내가 광고주면 바로 

질레트 면도기 모델로 발탁한다.


T는 돈을 꺼내더니

수염친구에게 건네더라고.

알고보니 수염친구의 선글라스를

중고로 사는 거였어.


레이밴이던데

태국에서 엄청 유명하고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는 필수 아이템인듯.


T는 선글라스를 돈을 건네기 전에

선글라스를 특히 꼼꼼히 살펴봤어.

특히, 렌즈 부분의 레이밴 상표의 상태를...

아직도 안 뗀게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T를 보면서 태국 애들 진짜 보면 볼수록

허영심이 가득한 것 같아.

T도 그걸 떼긴 커녕 오히려

렌즈 알에 붙은 레이밴 스티커를 

일부로 보여주면서 다니더라고...

눈 앞이 보이긴 할까?


진짜배기들은 메이커를

보일 듯 말 듯하게 신경도 안 쓰고 다니는데

이건 뭐, 나 레이밴 선글라스 꼈다고

자랑하고 다니는 격이니 내가 민망할 정도야.


그렇게 선글라스를 구입하고

T는 수염친구와 특히 친하던지

나에게 수염친구에 대해서 

이것저것 말하며 소개해줬어.


"J, 내 친구 가슴 크지?"


"그래? 잘 모르겠는데?"


"내 친구 대학교 때 모델도 했어~"


"전혀 믿기지 않지만, 놀랍군...

매우 놀라워!"


"잘 봐바!"


"어때?! 크지?"


"컥... 음... 잘 모르겠는데?

나도 한 번 만져봐..야.. 

알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짖궂은 장난을 쳐도

수염친구는 그냥 웃으면서 잘 받아주더라.

수염은 났지만, 매우 착한 친구인 듯.


이윽고, 속속들이 다른 친구들이

오기 시작했어.

특히나 눈에 띄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여성 동창모임에 온 유일한 남자였어.



그래, 그는 순도100% 리얼 게이였지.

이 순간이 게이와의 공식적인 첫 만남이었어.

난 무척 떨리고 흥분되었지.

내 눈 앞에 진짜 게이가 있다니!

드디어 내 목표 중 하나인 게이와 친구가 되기를

실천 할 수 있는건가?


그리고 많은 의문이 들었어.

게이의 행동은 어떠할까?

게이는 정말 자기 몸을 잘 꾸밀까?

게이의 손은 부드러울까?

그래서 식당 안으로 들어가서 하나하나 면밀히

관찰하고자 했지.


우리는 스끼야끼 무한리필을 주문했어.

가격은 인당 300바트 정도?

우리나라 돈으로 10,000원이야.

하지만 퀄리티는?



우리나라에서 만원에 먹을 수 없는 퀄리티!!

이 후로 나는 모모 파라다이스를 사랑하게 되었지.

센트럴 라마9에도 있으니 님들도 갈 기회 있으면

로컬음식 먹다가 지치면 몸 보양하러 한 번씩 가보셈.


나는 먹으면서 그 게이친구의 

행동을 하나하나 분석했어.

게이에도 많은 유형이 있지만

그 친구는 아주 여성스러운 유형이었어.


몸은 남자지만, 행동이나 정신은 

여성스럽다고나 할까?

그래서 그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거겠지?

무엇보다 손이 너무 곱더라고

'섬섬옥수'라는 표현은 그 친구를 위해 존재하는 듯.


내가 그 친구를 지켜보던 걸 

눈치채던 친구들은 나에게 게이를 좋아하냐고 물었고, 

나는 그 친구가 내가 아는 첫 번째 게이여서

관심이 많다고 하니까 게이친구는 

엄청 좋아하는 표정으로 말하더라.


"너 T랑 깨지면, 나한테 와도 돼!"


"오?! 진짜? 너가 바텀이지?"


"당연하지!"


"오케이, 그러면, 헤어질 때 연락드림.

그 전에 손 한번 만져봐도 돼?

너 손이 엄청 곱다!"


게이친구는 흔쾌히 허락했고,

나는 그 녀석의 손을 쓰다듬을 수 있었지.

그 녀석의 손은 핸드크림으로 관리된

고품격의 손이었어.


어쩜 그리 손이 고울 수가 있는지

내가 감탄을 하자

친구들은 T에게 게이친구한테 

남친 뺏기겠다고 놀려댔지.


T의 친구들은 대부분 다 영어를 잘하더라.

명문 대학교라 그런지 몰라도

작년에 고등학교 동창들 만났을 때와는

확연히 차이가 느껴지더라고.


T는 언제나 이런 자리에 나를 데리고 갈 때면

자꾸 태국어를 시켜.

"너 자기소개 하는 법 태국어로 배웠잖아.

빨리 말해봐" 

라면서

날 어른들 앞에 7살의 애기로 만들어.


난 이게 정말 비참하고 치욕적으로 느껴져.

더듬더듬 거리면서 겨우겨우 말하는데

T는 마치 부모님처럼 

"그거 아니었잖아, 다시! 다시!"

이러고 있어.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능욕 당하는 기분이야.


T가 그런 상황만 안 만들어도

난 더 태국어를 자신감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나중에 실제로 T를 보지 않았을 때

태국어 실력이 더 많이 늘었어.


내가 정말 원해서 하는 거랑

누가 시켜서 하는 거랑 

정말 차이가 많이 나니까.


그래도 이 친구들은 비웃지 않고

좋게 봐주더라. 굉장하다고 하면서.

그러니까 원숭이가 된 듯한 기분은 조금 가셨어.

대부분의 친구들은 한국인을 만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해했고, 

그거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어.


T는 그런 질문을 들으며 

뿌듯한 표정을 숨길 수가 없더라.

'뭐, 별 거 아냐~'라는 표정으로

웃음 짓는게 짜증나서

제발 나 가지고 주변 사람들 앞에서

 sex and the city

찍지 말라고 했지.


여튼간,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한국인을 만나는 방법은 딱히 떠오르지 않아

그냥 스크래치 독 클럽에 가라고 함.

거기 한국인 짱짱 많은 건 사실이잖아?

굳굳, 고민해결!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왔어.

T와 나는 갈 곳이 있었기 때문에

먼저 인사를 하고 갔어.


갈 곳은?

T와 약속한 돈므앙에 있는

T의 본가였어.

가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야했지.


가기 전에 시암 쇼핑몰 아래층에 위치한

식료품 코너를 들렀어.


"한국인은 다른 사람의 집에 방문 할 때,

과일이나 주스를 들고가.

그게 손님으로써 매너야."


T는 당연하다는 듯이 반응했고,

그 반응이 짜증나기도 하고

돈도 없어서 제일 저렴하고 있어보이는

200바트(6,600원)짜리 과일 박스를 샀지.


선물을 사고, 우리는 T의 본가로 출발했어.

저녁 트래픽 시간이 되어 요금이 오르기 전에

우리는 서둘러서 그랩택시를 불러서 탔지.


달리고, 달려서 우리는 돈무앙 공항 옆 쪽

마을에 도착했는데, 

정갈한 빌라 촌이더라고?


T의 집은 그런 빌라 촌에 있는 빌라 중 하나였어.

엄청 으리으리 하지는 않지만,

작지도 않은 규모의 빌라.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두 대의 자동차였어.

두 대 다 엄청 좋은 차는 아니지만,

태국에서 자동차를 사려면

우리나라의 두 배 가격이라고 이라니까

잘 사는 축에 속하겠지?


안으로 들어가자 T의 부모님이 반갑게 맞아주더라고.

T를 따라 집구경을 할 수 있었는데

집은 생각보다 꽤 컸고, 2층으로 되어있었어.

대충 둘러보고 마루로 오니, 

T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카드게임을 하고 계시더라.


그러더니 T와 나도 무조건 참가할 것을 권했어.

놓여져있는 돈을 보고 나는 생각했지.

'음... 나 도박 굉장히 싫어하는데?

그래도 분위기 안 깨려면 해야겠지?

적당히 잃어주고 일어나자'


T와 내가 앉자 T의 어머니는 눈을 번뜩였고,

벌떡 일어나 집 안의 모든 창문을 닫고

커텐을 쳐서 집 안이 보이지 않도록 했어.


'뭐여. 이거... 전문 사기단 아니야?!

나 외국인이라고 벗겨먹는 것 같은데'

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었지.

어머니는 내가 이상하게 쳐다보자

애써 설명하시더라고.


태국지폐에는 국왕 얼굴이 있어서

이걸로 도박을 하는 것은

국왕을 모욕하는 행위라 경찰이 와서 잡아간다고

재미삼아 하는 것도 커튼치고 몰래해야한다고 하더라.


게임의 룰은 내가 처음 겪는 이상한 룰이었어.

나는 적응을 할 수 없어서

T에게 그냥 내 패를 보여주고 도와달라고 했지.

그래서 내 패를 대신 내주며 두 번 따더니

5번 정도 연속으로 지더라고.


T의 부모님을 상대로 이겨서 돈을 따가는 것도 웃기지만

져서 내 돈을 왕창 잃는 것도 짜증나더라.

'내가 왜 여기까지 와서 원하지도 않는 도박을 하며

내 돈을 이렇게 날려야 하지?'


판 수가 적어 엄청 많이 잃지는 않았지만,

가족 사기단이라는 의심도 들었고,

계속 해봤자 더 큰 손해만 볼 뿐이라고 생각해서

나는 이제 그만하겠다고 말하고

옆에서 룰이나 익히겠다고 말했어.


그렇게 두 시간 쯤 지났을까?

나는 슬슬 지치기 시작했어.

T의 친구들부터 부모님 앞에서까지 

계속 젠틀한 척 하려니까 오장육부가 뒤틀리더라고...


내가 피곤해하는게 보였는지

T의 어머니는 올라가서 

남동생 방이나 T의 방에서 자고 있으라고 했고

오늘은 집에 가지말고 자고 가라고 했어.


그 말을 듣고 나는 경악했지.

이 똥연기를 내일 점심 때까지 하라고?!

T는 두 시간만 있다가 간다는

애초의 약속따윈 가볍게 무시해버리고

어머니 옆에서 자고 가라고 맞장구를 치더라...


'절대 그럴 수 없다.

행복해지기 위해 방콕에 왔는데

이건 내 행복이 아니야.

왜 내가 고통을 받아야하는가'


나는 생각을 한 후 신중하게 대답했지.


"어머님, 죄송하지만, 저는 돌아가봐야 합니다.

오늘 원래 선약이 있었거든요.

오늘 와서 무척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올 때는 더 있다 가겠습니다!!"


그리고 인사를 드리고 나오자

T는 따라나오며 화가 난 표정으로

뭐라고 했어.


"꼭 그랬어야 했어?

자는 건 아니더라도 모처럼 왔는데 

조금 더 있다 갈 수 있잖아"


"애초에 난 얘기했잖아.

두 시간만 있겠다고.

근데 왜 말이 바껴?

아까 너도 자고 가라고 맞장구 치더라?

이거 내가 잘 못 한거야?


난 사행성 게임 굉장히 싫어해서

하기도 싫었는데?

이렇게 논다고 했으면 애초부터 안왔을 거야."


나는 말하다보니 꽤 화가 났어.

그래서 먼저 혼자 휙 갔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모르겠더라고...

트래픽 시간이라 우버나 그랩택시는

말도 안되게 비싸고...


뒤를 보니 

'니가 잘 찾아갈 수 있나보자'

라는 표정으로

T가 천천히 따라오더라고.


그거 보니 진짜 토 할 정도로

역겹게 느껴져서

어떻게든 집으로 가려고

구글지도 검색하고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일반 버스 정류장에 찾아갔고

집 쪽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어.


T도 따라 탔는데,

우린 가는 내내 아무 말도 없었어.


이윽고, 내가 아는 동네가 보이자 

내려서 택시타고 가려고 하는데 

T는 잘못한 것 없다는 표정으로

"그냥 갈거냐?"

라고 묻더라?

딱봐도 사과 할 마음 없는 것 같아서

그냥 무시한 채 집으로 돌아왔어.


이 때 T에게 크게 실망했지.

이 후로 T에게 몇 일동안 

연락 안 했어.


아무래도 T의 친구들 앞에서 

한국인 남친 있다고 자랑하는 용도로 날 썼던 거랑

부모님 앞에서 약속 싹 무시하는 모습이 

겹쳐서 큰 실망을 한 것 같아.



평생 살기엔 무리가 있고,

정서도 안 맞는구나를 

이 때 뼈저리게 느꼈음.


태국인이 이런 경향이 있다해도

얘가 유독 더 심한 것 같아.

님들도 태국 연인이랑 

이런 문제로 싸운 적 있다면

공감 할 수 있을 듯.


오늘은 여기까지 쓸게.

담 편에서 보자!


오늘은 새벽부터 비가 엄청 쏟아졌어.

하지만, 우산 살 돈도 아까운 나는

새벽녘부터 비를 맞으며 노가다 일을 가야했지.



모든 사람들 다 우산쓰고 가는데

우산 살 돈도 없다는게 너무 서글펐어.


그리고 일어나자마자 비 맞으니까

굉장히 찝찝했어.

가뜩이나 가을이 다가와서

우울한 와중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노가다 현장으로 가니까

기분이 상콤하더라.


팀장녀석은 그만두지 않고

계속 일을 한다고 하더라.

젠장.


그래도 좋은 소식이 있다면

이번 주는 풀 잔업이라는 거야.

아침 7시 반부터 밤 10시까지

풀 잔업을 뛸 때 버는 돈은?!

22만원!!


근데, 몸이 빠개질 것 같아.

철근 나르고 탑차에 올려서

공중에서 설치작업하고

너무 힘들다.


하루에 한 편은 꼭 블로그 글을 쓰고 싶었는데

이 생활이 지속되다 보니까 

하루 한 편을 쓰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게 고민이야.

태국거지 여행기 글은 고사하고,

한국살 글도 쓰기 힘든 정도로 늦게 끝나고

많이 피곤행. ㅠ ㅠ


지금 최대고민은 수요일 쯤에 일을 빠지고 

블로그 글을 미리 써놓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수요일날 빠지면 22만원이 날라간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억울해서 그것도 고민임.


이번 주 월화수목금만

출근해도 100만원인데...

수요일 날에 일하는게

토요일, 일요일 둘다 일 나가는 돈이랑 똑같아.


일 시작한 이후로 주말까지 일해서

한 번은 쉬긴 쉬어야하는데 

22만원이란 금액이 작은 돈이 아니라서 

피곤한 몸과 블로그 일, 자본주의 노예라는

세 개의 단어 속에서 무척 고뇌하고 있어.



오늘은 잠깐 현장을 찍어봤어.

내가 어떤 현장에서 일하는지 

궁금한 사람도 있을 것 같아서...


이거 불법 아니겠지?

기본교육 때 삼성처럼 찍지 말라는 

얘기 없었으니까 그냥 올림.


여기가 내가 일하는 현장이야.

야근잔업 하던 도중에 찍은 거고!

대부분 파이프는 사람이 들어서 탑차에 올리는데

사람의 힘으로 올릴 수 없는 파이프는

저기 보이는 지게차가 탑차에 올려.



지금 보이는 저 탑차가 상승하면

저렇게 된다구!

매일매일 저거 타고 작업하지만

아직도 아래보면 아찔해.

천장 끝까지 올라가서 파이프 설치하거든.

그 때 안전고리 안하고 발 헛딛는다면

그냥 죽는거여.



혼자 올라가서 작업 할 일이 있어서

올라가던 중간에 잠깐 멈춰서서 찍어봤어.

근데, 난 아직도 이게 뭔 건물인지를 모르겠다.

공장 같긴 한데...


그냥 가져오라는 거, 시키는 거만 하니까

내가 이 건물을 짓는데 일조한다는

보람감 따윈 전혀 없고

이 건물이 뭔지 관심도 전혀 없어.


그냥 돈만 보고 하는 거야. 헤헤

태국가서 직업 찾으려고

자금 마련하는 곳 정도?


열 시에 잔업 마치고 집에 오니까

오늘 출근 안 한 형이

문을 잠궈놨어.

그래서 피곤한데 집에도 못 들어가고

강제로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한 잔 먹었지.


도대체 문 잠구고 뭐한거여?!

성욕해소라면 이해해드림.

그럴 수 있지. 암.


내가 또 사람 놀리는건 기깔나게 잘해서

그 형님 맛깔나게 놀릴 수 있는데.

그 형님은 나이가 너무 많아서

안되겠다.


혼자만의 시간을 이해하며 

존중하는 척해야지.

그 형이 하루종일 잠만 잤다고 해도

난 그 형을 볼 때마다 의심의 눈초리로

씨익 웃어줄거야.


여튼, 님들도 다들 각박하게 사시겠지만

항상 행복하길!

나는 또 내일 그레이트한 노가다 하러 가야하므로

오늘 글은 여기까지!



오늘 이야기는 랑짓이란 도시를

다시 놀러가서 로컬 클럽과 

로컬 문화를 즐겼던 이야기야.


어느 날과 다르지 않게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 운동하고

편의점 밥을 먹고, 음악작업을 하고 있었지.


그 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방장 형이었어.


"J야, 오늘 뭐하냐?"


"그냥 똑같은 하루를 지내고 있습죠."


"오늘은 데이트 안 해?"


"오늘은 휴무입니당.

T 출장 갔어용."


"오, 그럼 잘됐네.

랑짓으로 넘어와!

놀자! 일단 단톡방에 공지 올릴테니까

너는 오는거 확정이다?"


"콜! 개꿀"


그렇게 갑작스러운 만남이 성사되었어.

할 일도 없이 하루를 그냥 보내나 싶었는데

갑작스럽게 놀 계획이 생기니까 신나기도 하고

태국에서 누가 날 찾아준다는 것도 기분 좋았어.



그래서 그나마 단정하게 좀 꾸며봄.

옆에는 포마드로 고정하고, 

윗 머리는 컬을 살려

자연스럽게 드라이했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었는데,

남들이 볼 땐 그냥 게이임.

그래도 그냥 내 만족이니까

남들이 뭐라건 신경 안 씀.

어울리면 됐지.


교통체증 시간이 오기 전에

동생녀석을 불러 후다닥 랑짓으로

출발했지.


갈 때는 그리 막히지 않아서

360밧 정도 나온 것 같아.

그래서 둘이 반반해서 180바트 정도 나왔어.


Z형과 H형은 마사지를 받고

천천히 출발하겠다고해서

택시비를 더 아끼진 못했어.


4명이면 인당 3,000원 정도면 되는데,

그래도 180밧이면 6,000원 정도니까

한국으로 따졌을 때 그 정도 거리에

이 금액이면 충분히 만족해!


랑짓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아직 푸근함이 살아있는 도시라 할 수 있어.

방콕에 있다보면 한 번씩 찾아오는게

사람들이 다 나를 돈으로 보는게 심하게 느껴져.


택시기사던, 판매원이던, 

마사지사던, 클럽 여자던...


이게 심할 때면, 태국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권태감을 심하게 느끼다가

태국자체를 싫어하게 되버려.


하지만, 랑짓이란 곳은 

방콕에서 먼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방콕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시골의 인심과 푸근함을 가지고 있는 곳이야.


장점만을 모아놨다고 보면 돼.

그 예로는 일단, 돈으로 장난치지 않아.


맨 처음 랑짓을 갔을 때, 

반대편 도로로 넘어갔어야 하는데

걸어서 가는 방법이 없어서

상당히 멀어서 난처했었어.



이 때, 건너편으로 가는 방법을 물어봤는데

랑짓 교통 시스템의 특성상

유턴하는 곳이 엄청 멀고 많이 막히기 때문에

오토바이 택시를 추천했어.


나는 오토바이 택시(랍짱)는 많이 비싸다는

생각이 강해서 꺼림직했는데,

20밧, 30밧(천원)하는 돈으로 간다는 거야.

방콕이었으면 아무리 가까운 거리도

외국인이기 때문에 기본 80밧 이상 받는데...

그에 비해 랑짓은 그런 걸로 속이지 않아.


둘째로는 물가가 엄청 싸!

음식점의 음식은 미친듯이 싸고,

퀄리티 또한 엄청 좋아.

소 스테이크를 100밧(3,300원)에

먹을 수 있고

(물론, 맛 없는 태국소에다가 얇기까지 하지만)


노점상이 모여있는 곳의 음식은 방콕보다 맛있고

가격은 상상을 초월하게 싸.


그리고 마사지의 경우는 방콕에 비해 조금 더 싼데,

기본 타이마사지만 해도 등짝에 호랑이기름을 발라주며

오일 마사지를 해줘서 매우 만족했어.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사람들이 좋다는 거야.

랑짓가서 무엇을 사던, 무엇을 먹던

가라오케를 가던, 클럽을 가던 간에

사람들이 참 순박하고 좋아!


이게 내가 랑짓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


어쨌든, 나와 내 동생은 만나서

방장 형을 먼저 만났어.

그리고 카페를 가서 수다를 떨면서

다른 사람들을 기다렸지.


다른 사람들이 예상 외로 늦어서

밥을 먼저 먹기로 했어.

신기하게도 카페에서 밥도 팔더라고?

우리는 볶음밥을 시켜서 저녁을 간단히 때웠지.

물론, 사진은 없어. ㅠ


그리고, 우리는 bar에 갔어.

Z형과 H형을 비롯하여

늦게 출발한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고,

우리는 술을 주문했지.

여기가 우리가 자주 가는 곳 중에 하나인

OK Bar라는 곳이야.

저녁 때면 언제나 사람들이 복작복작거리고

밴드 공연도 해.

물론, 태국음악이지만!


사진에 보이는 오른 쪽에 있는 가게가

내가 언급했던 100바트짜리 스테이크 집이야.

랑짓 사람들에게 스테이크 말하면 다 저 곳을 알아.

랑짓이 작은 소도시라는 점도 있지만,

저 곳이 독보적으로 싸고 맛도 괜찮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술을 시켰는데

방장 형은 술을 잘 마시는 편은 아니라

가벼운 칵테일을 시켰어.


딸기맛 칵테일인데,

우리나라 호프집에서 파는 

과일 칵테일 비슷한 거라고 볼 수 있지.


근데 가격은?

100밧(3,300원)에 저 양을 준다!

완전 짱이야!

안에 젤리같은 것도 있어서

식감도 좋아.

코코팜 같은 것 먹는 것 같은 기분?!


근데, 먹다보면 은근히 취해!

덥기도 하고, 저 칵테일 자체가 맛있기도 해서

세 병 쯤 먹은 것 같아.

이것도 맛있어서 먹다보니

슬슬 취기가 올라옴.


얼굴 씨뻘개져서 랑짓 로컬 클럽인

컨팽능으로 이동! 했지만,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


특히, 나이든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고

재밌는 분위기도 아니었어.


알고보니까 거기있던 사람들은

 회사에서 단체로 예약해서 온거였어.

회사 사람들끼리 왔기 때문에 

눈치가 보이는 건지, 꼰대들만 모인건지,

그 때같이 노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방장 형이 당장 나가자고 했어.


"형, 이제 우리 어디가요?"


"얌마! 랑짓에 클럽이 한 개인 줄 아si!

또 다른 곳이 있어요!

재미는 컨팽능이 더 재밌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 거기 가자!"



우리는 방장 형 차를 타고

다른 클럽에 도착했지.

클럽의 정확한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컨팽능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어.


시설은 컨팽능보다 좋아.

무대며 테이블이며, 훨씬 고급지고,

컨팽능에는 없는 디제이 부스가 있더라고!


근데, 태국음악 틀어주는 빈도는

더 심했어.

디제이는 일을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어.


한 가지 마음에 드는건

밴드음악이 강렬했다는 거야.

나는 락 음악을 좋아하고

또 내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를 담당하고 있어서

라이브 공연 보는 걸 굉장히 좋아해.


이 곳은 뽕짝뮤직이 아닌 신나고 강렬한

락을 주로 연주해서

나름대로 신나게 놀았어.


무대 맨 앞에 가서 혼자 헤드뱅잉하고

기타리스트랑 주먹 부딪히고 하니까

못 뛰어놀고 주춤거리던 태국 애들도

내가 노는게 재밌어보였는지

앞으로 같이 나와서 헤드뱅잉하고 놀았쪄>.<!



이건 방장 형이랑 

그 클럽 안에서 같이 찍은 사진이야.

헤드뱅잉하고 온 직후라 노력해서 만든 머리는

이미 산발이 되어있었지.


이렇게 놀다가 왠 여자 애들이 우리 테이블로 오더라고?

다름 아닌 저번에 클럽에서 같이 놀았던 여자 애들이었어.

그 동생녀석과 썸씽있었던 여자 무리말야.


오늘은 몇 명이 더 추가되서 왔더라.

걔네들도 컨팽능 갔는데

분위기보고 영 아니다 싶어서 여기로 왔데.


동네가 작고, 노는 곳이 한정되어있으니까

봤던 사람 또 보고, 또 보는 듯.

무대 앞에서 헤드뱅잉하는 미친 놈과

방장 형의 춤 보고 한 눈에 알아봤다더라.


나야 그렇다 쳐도

방장 형 만큼 찰지게 노는 사람도 없을 듯.

나이가 50이 가까운데, 

엄청 젊게 사는 것 같아.


그 형 말로는 직업 병이라던데

신상보호를 위해 직업에 대한 말은 하지 않겠어.

다만, 노래와 춤, 

그리고 눈치가 빨라야한다는 것 정도?


어쨌든, 걔네들이 오면 오는대로 말면 마는대로

조인해서 술 같이 먹음!

우리는 그렇게 연신 술을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클럽이 끝날 때까지 춤을 쳐댔어.

그리고 언제나처럼 클럽이 끝난 후

헤어지기 전에 간단한 야외음식을 먹으러 이동했지.


동생녀석과 썸이 있는 여자 애는

동생녀석을 유혹하며 밀당을 해댔고,

동생녀석은 거기에 허우적거리며 있었어.

로맨스를 찍고 있더라.



그리고 다른 여자도 마찬가지로

각각이 파트너를 맺으려고 

하는게 보였어.


그건 그야말로 장관이었지.

그냥 세렝게티 그 자체였어.

이 남자한테 관심 끌려다 실패하면

바로 다른 남자에게 관심 끌려고 하고

이 남자랑 손을 잡고 있다가도 그 사람이 사라지면

다른 사람에게 앵겨있고.


뭐야 이거?


한 형을 유혹하려고 하던 여자 애는

그 형이 늦어서 집에 간다고 하자마자

방장 형에게 엉겨붙어서 자신의 나체사진을

보여줌으로써 유혹하려고 하더라.


나에게는?

그런거 없어.

너무나 자연스럽게 게이 그 자체로

인식을 해버려서 아예 남자로 보질 않음.


로맨스를 찍던 동생은 그 여자에게 현혹되어

같이 가는 것을 꿈꿨지만,

여자는 고단수였어.


줄 듯 말 듯 미끼만 던져불고,

내 동생을 이리저리 휘둘르더라고.

그리고는 빅 픽처를 그리듯

다음을 기약하더라.


내 동생은 울상을 지으며

나와 같이 집으로 가는 택시를 타야만 했어.


"형, 오늘 밤은 나와 같이 있어줘..."


"아 싫으셈!

내가 진짜 게인 줄 암?

너 똥꼬 좀 튼튼하심?"


"우리 집 겁나 좋음.

에어비앤비로 돈 좀 썼지

형 언제까지 그런데서 살거야.

좋은 곳에서도 한번 자봐야지!"


"쏘이 몰링 모욕하지 마라!

비록 가난해도 마음은 따듯한 곳이다!!"


"같이가자!

아저씨, 라마9 룸피니파크 콘도로 가주세요!"


결국 나는 내 집을 두고

그 녀석의 집에 따라가게 되었어.


택시에서 내리자 엄청난 규모의

콘도건물들이 펼쳐졌어.

쏘이몰링에 툭 하나 서있는 저렴한 맨션과는

차원이 다를정도로.


방 문을 드러서자

창 문 너머로 방콕의 야경이 펼쳐졌어.


"야, 돈 제대로 썼네."


"이래서 내가 오자고 한 거야!

자랑할라고!!"


"걔 버려라. 오늘은 내가 너 남친할란다.

똥꼬 좀 줘보셈!"



그리고는 한 이불을 덮고

서로의 몸을 탐닉하려 했으나

각자의 겨드랑이에 돋아난

짜장범벅을 보고 경악하며 잠이 들었지.



그리고 아침이 밝아와서 콘도를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어.

콘도 중간 층에 있는 야외 수영장과 헬스장, 그리고 잔디와 벤치!

이런게 부자들이 사는 곳이란 걸 느꼈어.



나는 출장 가있는 T를 놀래켜주기위해

이 사진과 함께 메세지를 보냈어.


'미안해, T 나 다른 여자랑 자게되었어

그래도 나 이해하고 용서해주길 바래.

나 솔직하게 용기내서 말한거니까'


그 메세지를 받자마자

T는 나에게 정신나갔냐고 나에게 말하며

아침부터 전화하고 난리났어.


일부로 안 받았지.


그리고 이 사진을 보내줬어.

"너 진짜 여자랑 잤..?!!

뭐야. 남자잖아?"


"응, 그 동생녀석이야"


"왜케 남장한 여자처럼 나왔어.

하마터면 속을 뻔 했네"


"어제 랑짓가서 놀다가 얘네 집에와서 같이 잤징.

일 열심히하고 돈 많이 벌어오셈"


언제나 서프라이즈는 즐거움!

이 날은 이렇게 마무리했어.


요근래 일이 빡세고 힘드니까

글 쓰면서도 빨리 방콕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야.

내일은 일요일이지만, 돈 벌기 위해

노가다를 나가야하므로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침!


다음 편에서 보자!


나는 새로운 일터에 이제 막 정착해서

몇 일간 쿠사리 먹으면서 꾸역꾸역하고 있어.


전과는 다르게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진 않고

5시 40분에 일어나서 씼고 준비하지.

1시간 40분을 더 잘 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백수로 살 때는 몰랐엉...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숙소에 

같이 머무는 사람의 차를 타고

김밥천국 같은 음식점으로 가.


그리고 아침을 먹는데 

언제나 6,000원 이하로 시켜야돼.

시킬 수 있는 6000원짜리 

최고음식은 치즈돈까스인데

갈 때마다 이것만 먹는 듯.


아침이랑 저녁을 그곳에서 

치즈 돈까스만 먹으니까

이젠 응가도 돈까스처럼 나오는 것 같아.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일터로 가서

7시 15분까지 반 시체쯤 멍 때리고 있다가

아침 조회를 해.

그리고 국민체조를 진행하고 

전달사항을 전파하지.


그리고는 각자의 작업장으로 흩어져서

일을 시작해.


내 팀은 한 명의 기공(기술자)와

2명의 조공(보조자)로 이루어지는데

하는 일은 소방배관이야.


건물들 보면 파이프 엄청 큰 거 있지?

그거를 들고 자르고 가공해서 20M까지 올라가는

조그마한 탑차를 타고 건물 끝까지 가서

설치하지.


가끔 다리가 후달리는데,

이젠 적응되서 그 높이에서도 졸음이 몰려와.


전 작업장과는 다르게 현장 안에

흡연소가 있고, 일하는 중간마다 기공들이

구름과자 먹으러 갈 때 따라가서 

필 수 있다는 점이 좋아.


그리고 아침에 아파트 10층 높이를 

계단으로 걸어갈 일도 없어서

환경적인 면은 좋다고 생각하는데

일의 강도는 훨씬 빡세!


특히나, 내 기공은 일개미로 소문나있어서

모두가 밥 먹으러 가는 시간에도

10분 더 일하다 가는 특이한 사람이야.


오늘도 그 사람 덕분에

10분 더 일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참 상콤했어.

돈 더주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맞이한 점심시간!

점심은 여기 현장에서 급식회사를 불러서

밥을 가지고 오는데

밥은 정말 쓰레기야.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고추장과 참기름은

가져오더라고.

반찬이 하도 맛이 없어서

고추장 참기름해서 그냥 비벼먹음...




점심을 먹고 난 후의 내 친구모습이야.

얘는 풍채부터가 참 노가다인 같아서

별명을 하나 붙혀줬지.

그레이트 노가다맨.


오늘 내 친구는 태국 전용 전투복을 입고 왔어.

코끼리 그림이 그려져 있는

T셔츠인데, 이 녀석은 태국에서

예명을 창(코끼리)로 했거든.


그래서 저 옷을 입고 자기 이름을 소개할 때마다

옷을 가리키며 "뿌우뿌우" 했더랬지.



내 스타킹은 무거운 파이프 몇 번 들더니

수명을 다했어.


난 아무도 내가 스타킹을 

토시로 사용한다는 것을 모를 줄 알았는데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너는 왜 스타킹을 끼고 있는 것이여?

변태여?"


말을 하더라.

많이 티가 났었군.

나만 모르고 있었군...


그래도 볼 때마다 내 팔 뚝 맨 윗부분에

남성의 로망을 실현시켜주는 

색깔 진한 부분이 보여서

남자들만 있는 곳에서 위안 받았다고 할 수 있지.


이로써 그레이트 스타킹맨이라 

불릴 수 있는건가?



어제는 갑자기 회사가 

상위 회사를 접대해야 한다고

야간작업을 취소한다고해서 기분이 별로였는데

오늘 야간작업을 한다는 소리에

그래도 기뻤어.


일은 힘들지만 돈이 두 배가 되는 

마법을 볼 수 있거든.

그래서 무거운 파이프도 

기운내서 으쌰으쌰 나르고

20미터 고소작업도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었지.


하지만, 작업 중에 갑자기 반장이 와서

오늘 야간작업 없으니까

빠르게 정리하라고 하더라.

또 취소야... 젠장...


더 빡치는 건 시간을 보니 4시 55분이었어.

5분 전에 야간작업 취소와 정시퇴근을

말하는 곳이 어딨어.


모든 사람들 다 한참 작업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 때부터 정리해서 5시 20분에 퇴근했지.

나 뿐만 아니라 다른 근로자들도 많이 빡쳤어.


분명히 여기 들어올 때 잔업많다고 해서

들어온 거였거든.


근데 잔업은 개뿔...

해 졌을 때 집에 좀 가고 싶다고!!

그래야 돈이 된다고!!

그래서 빨리 태국가고 싶다고!!!


친구도 불평불만이 가득했지만

시간 남는 것도 기회라 생각해서

한 마디 했어.


"야, 가서 맥주나 한 잔 먹자"


"오늘 무슨 날이야?

거지가 돈을 다 쓰네"


"이럴 때라도 여유를 즐겨야지.

사치 한 번 부리자!!"



우리는 서로가 돈이 없는 거지라는 걸 알기 때문에

평소 돈을 쓸 때마다

사치부린다고 말하곤 해.


근데 그게 단순히 놀리는게 아니라

서로 돈 걱정돼서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더 슬프당...



우리가 살고 있는 경산 특히, 진량읍 주변에는

공단이 많아서

동남아 사람들이 참 많아.


인도, 필리핀, 태국등등 사람이 많은데

가끔 아주 예쁘게 치장한 태국 여자들도 지나가.

그 사람들은 아마 태국 마사지 샵에서 

일하는 언니들이겠지?


걔네들도 우리처럼 합숙생활 하는 것 같아.

원룸 하나에 몇 명이 같이 사는 듯.


그 언니들이 체류가 만류되서

돌아가기 전에 내가 더 빨리 

태국에 갔으면 좋겠다.


이 동네에는 외국인이 많아서

외국 물품 전문점이 있어!

가보니까 태국음식도 엄청 많고

인도, 중국, 필리핀등등의 음식도 많더라.


거기서 팔토시도 팔길래 바로 사고

필리핀에서 파는 리얼 산미구엘 맥주도 샀어!



산미구엘이 맛있다고 해서

한국에서 캔으로 사서 먹어봤을 때는

별로였는데, 필리핀에서 파는 

진짜 산미구엘 맥주 먹으니까

달달하니 맛있더라!



우리는 그 가게 옆 테이블에 앉아

노가다 포스를 풍기며 맥주를 한 병 먹었지.

우리는 우리의 예명을 지었어.

GNB

그레이트 노가다 브라더스


나쁘지 않은 듯.

입에 촥촥 감겨!


이 친구와 맥주를 먹고 들어와서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어.

내일은 2배 잔업 했으면 좋겠다...

토, 일요일은 잔업이 없이 

정시퇴근을 하니까...ㅠ


또 생존보고 할게!

자러간다! 뿅!!!


오늘은 내가 T에게 깜짝선물을 

보낸 이야기를 쓰려고 해.


사실 태국에 올 때 T와 T를 위한 선물을

따로 사서 드렸지만,

유독 T에게는 한 가지의 선물 밖에 주지 않았어.


립스틱과 편지, 그리고 T가 가지고 싶어하는

포니 이펙트 화장품 세트를 3개 사왔는데,

선물 받는 걸로 내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에

내가 T에게 준 것은 입생로라 틴트 달랑 하나 밖에 없었지.


포니 이펙트 선물이야 내 말을 잘 들을 때마다

포인트 1~2점씩 적립해서 

100점 채우면 주는 형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T가 가장 좋아하는 행위인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기용 선물이 없어서

특별 선물을 기획하게 되었지.



그 특별선물은 바로!

꽃이야!!


난 꽃이 이쁘지만, 금방 시들기 때문에

왜 선물용으로 주는지 이해가 안 되지만

꽃이란건 받는 사람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거니까!


또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니까

허세 덩어리 T를 위해

안성맞춤인 선물이라 생각했지.


나는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을

기념일로 해서 꽃을 선물하고자 했고,

내가 직접 배달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어.

T는 그냥 딱히 기념일이라는 생각도 없었고

나 혼자 준비하고 계획했지.



계획은 그 기념일 날, 미리 꽃을 사가서

T의 퇴근시간에 똭! 

주려는 생각을 하고 출발했는데


태국의 빌어먹을 교통체증 때문에

좀처럼 택시는 앞으로 나가지 않았고

점점 더 T의 퇴근시간이 다가왔지.


그래서 방향을 전환해서

T의 회사 근처에서 꽃을 찾아보려고 노력했어.

아마 땡 볕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약 2시간 가량을 고생했어.

하지만, 꽃 집은 찾을 수 없었지.



T는 아무것도 모르고 , 

땀에 쩔은 내 티셔츠만을 보고

냄새날 것 같다고만 하니까 더욱 약이 오르더라.


더위도 많이 먹고, 땀도 많이 흘린 상태에서

퇴근하는 자기 친구들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하니까 귀찮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해서 거절했는데, 

팔 목을 붙잡고 가서 억지로 인사시키는거야.


가뜩이나 혼자만 끙끙대면서 고생했는데

배려란걸 찾아 볼 수 없으니까

완전 빡쳤어.


그래서 그냥 집에 간다고 하고

택시를 잡으려고 했는데,

택시가 한 대도 안 서는 거야.


회사 사람들은 다들 단체로 툭툭이 타고 갔어.

T는 알겠다고 하며 집에가서 쉴 거면 쉬라고 했어.

그리고는 툭툭을 잡았지.


그 때가 처음으로 타보는 툭툭이었어.

툭툭기사는 퇴근시간 트래픽 잼이 걸리기 전에

빨리 출발해야한다고 보챘고

툭툭은 미친듯이 질주했어.


그 흔들리는 툭툭 안에서

잠든건 함정.

더위를 많이 먹고

멀미도 심하게 났거든...



그리고 중간 역에서 T와 나는 각자

찢어져서 집을 갔지.

그리고 집에 도착한 후 나는 쓰러져서

잠이 들었는데 에어컨을 키고 잠든거야.

더위 먹은 상태에서 3시간 정도 에어컨 키고 자니까

냉방병이 왔는지 갑자기

몸에서 열이 확 올라왔어.


T에게 전화가 왔을 때 나는 다 죽어가는 목소리었고

T는 걱정이 됬는지 우리 집에 온다고 하더라.

그래도 기특한 구석이 있음.


T는 편의점에서 물수건과 감기약을 사와서

아픈 내게 조치를 취해줬어.


몸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 걸음에 달려와준 T를 

그냥 보낼 수 없어서

밤이라도 멕이고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잠깐 밖에 같이 나갔지.


몸이 안좋아 멀리나가기 힘들었는데

우리 집 앞에 길거리 음식이 많이 있더라고?

닭 구이, 돼지고기 구이, 돼지 내장구이 등등의

음식이 있었는데 그 중 말도 안돼는 가격에다가

엄청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골랐어.


돼지 목살구이와 돼지 곱창구이야!

돼지 목살구이(커무 양)은 내가 식당 갈 때마다

시켜먹는 음식으로 믿고먹는 음식이지!

근데, 저 엄청난 양이 45바트(1600원)?


무조건 사야지!

그리고 곱창도 구워먹으면 엄청 맛있으니까

기대하고 사봤어.

우리는 집으로 돌아와서

얼른 먹어봤지.


표정보면 알겠지만,

먹자마자 발씨 발씨를 외쳤어.

돼지고기가 아니라 그냥 고무였어.

씹어도 씹어도 안 씹히고

내 턱만 나가는 느낌?


레스토랑에서 먹는 야들야들하고 

기름기 넘치는 맛은 온데간데 없고

몇 날 몇 일 팔리지 않은 고기를 

계속 불판 위에 구워

고기의 수분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미라였어.


맛있어보였던 건 조명 빨이였나봐...

T와 나는 몇 입 먹고 음식을 전부 버렸어.

음식 버리면 못 쓴다 라는 마인드를 가진 내가

음식을 버렸을 정도야!!


만약에 저거 아프리카 애들한테 준다면

귓방맹이 맞을껄?

음식이 아니라 신발 줬다고.


그렇게 몹쓸 음식을 먹고 T를 보내고

나는 푹 자고 일어났지.

다행히 전 날처럼 심하게 아프진 않았어.


제 기운을 차린 나는 제일 먼저 인터넷 서칭을 했어.

전 날 꽃을 못 산 것에 대한 오기랄까?


죽을 먹으며 4층 나의 작업실에서

웹서칭을 했지.


태국도 꽃 배달 시스템이 있더라고?

우리 집 근처 역인 BTS 파야타이 역에

꽃 집이 있어서 라인 메세지로 

꽃 보내고 싶다고 하니까

친절하게 상담해주더라.


그리고 오후 2~3시쯤 보낸다는 걸 원한다고 했어.

얘기가 끝나자마자

꽃집 주인은 돈을 받으러 우리 동네로 왔고, 

나는 돈을 지불하고 다시 콘도로 돌아와 못다한 철칙을 수행했지.



일단, 팬티만 입고 베란다로 나가

수영장을 그윽하게 바라보며

분위기를 잡고 구름과자를 먹지.


그러면서 하루 운동 루틴을 계획해.

나는 3분할 근력 운동을 주로 하는데

월,수,금은 가슴-3두, 등-2두, 어깨-하체를 하고

화, 목은 크로스 핏을 해.


이런 식으로 요일에 따라 운동하는데

이 날은 크로스 핏 하는 날이었어.


눈 흰자를 보이고, 

침을 질질 흘리면서

열심히 죽음의 크로스 핏 

5세트 중 3세트를 하고 있는데

T에게서 전화가 오더라고.


"J, 진짜 사랑해!"


"뭔데?"


"꽃 잘 받았어! 너무 고마워"


"오다 주웠다.

그거 너 해"


오다 줍긴 개 뿔이...

꽃 가격이 엄청 비쌌음.

생색내고 싶었지만, 가오 상하니까

차마 그건 말 못하겠다.


T가 가장 좋아하는 해바라기에

안개 꽃 같은 걸로 감싼 디자인.

생화라 가격도 쫌 많이 나갔어.


가격을 공개한다면

부자들이 봤을 때 

'거지새끼, 생색 한 번 거하게 내네'

라고 생각할 것이므로

공개 안 할 것임여.


T는 자기가 받은 사진을 같이 보냈고

주변 동료들이 엄청 부러워한다고 자랑자랑했어.

역시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사고 있는

허세 덩어리 T에게 딱 알맞은 맞춤형 선물이었어.



꽃에 편지도 같이 보냈지.

'우리의 기념일을 잊고 있는 네게'


T는 전혀 생각치도 못하고 있었는데

그 편지를 보고 엄청 미안해했어.

이런게 한국사람의 매력인가?


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기념일이란 기념일은 다 챙기고 살아왔잖아.

누구랑 만난다하면 투투, 50일,

로즈데이니 등등 다 챙겨야했음.


지나쳤던 기념일 문화가

이런 데서 빛을 발하다니...


이러한 부분에서 한국사람은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기억하는

매너와 센스를 겸비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퇴근 후 T의 집 앞에서 만나

꽃을 들고 온 T와 사진 찍었지.

그리고 T는 어머니에게도 자랑하려고

나를 같이 데려갔어.


"왠 꽃이냐?"


"J가 꽃 줬어! >_<"


"돼지한테 꽃을 왜 주니!

돈 아깝게!!"



T의 어머니는 언제나 변함없이

T를 엄청 갈구지.

꽃을 받은 상황에서 마저도 말이야.


이 집안도 뭔가 문제 있는 집안이다 -_-;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내일 또 태국 갈 돈 벌러 

새벽에 나가서 노동해야하니까

다음 편에서 보장!


오늘은 태국 여친과의 별 일없는 일상이야.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에 앞서서

태국에서 장기로 산다는 것에 대해 

잠시 쓰려고 해.



대부분이 사람들이 태국에서 오래 머무르길 원하며

또 그런 삶을 산다면 어떤 기분일지

자주 상상 할거야.


아마 매일이 행복 할 거라고 생각할거야.

나도 그렇게 생각했거든.

근데, 내가 이 4개월 간의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은 어디에 있건 간에 항상

스트레스는 존재한다는 거야.



임용시험에 떨어지고 나서,

내 자유를 찾아 떠난 여행이고,

또 인생에서 4개월 만이라도 아무 걱정없이

살고 싶었어.



그런데 내 자유를 찾아서 온 

여행에서 조차 걱정거리가 또 생기더라.

나의 주된 걱정거리는 

오늘은 뭐하지? 라는 고민이었어.



매일같이 바쁜 삶을 사는 

직장인들이 보면 코웃음 치겠지만,

나는 좀 심각하게 느껴졌었거든!


하루 이틀이야 아무것도 안하는 삶이

너무 좋았었는데, 

몇 일이 똑같이 그렇게 지나가니까

미치겠는거야.


하물며 돈도 제대로 못 쓰는 상황이었어.

내 돈은 한정되어있고, 예산을 초과하는 순간

나는 조기귀국을 해야만했기 때문이지.

참고로 태국에서 돈 없으면 더 심하게 개무시함.


어느 순간부터태국 안에서의 자유로움이 

자유롭지 못하게 느껴졌어.


언제나처럼 자고 일어나서 철칙에 따라

공복운동하고 세븐일레븐에서 밥 사먹고

음악작업하는 삶이 처음엔 너무 좋았지.



근데, 매일 이렇게 반복되니까 미칠 것 같은거야.

가장 큰 원인은 대화 할 사람이 없다는 거!

태국 내 친구가 없었기 때문이지...

내가 유일하게 대화 할 수 있었던 사람은 태국여자친구 T인데

일이 끝나고 오면 6시야.

그 때까지 나는 입을 꾹 닫은채 집 지키는 개 마냥 

집에 엎드린 채로 하릴없이 T만을 기다렸어.



그래서 정말 정신병 걸릴 것 같아서

T에게 일을 가있는 동안 다른 태국 사람들을 만나서

태국어 배워도 되냐고 했더니

탐탁치 않아하더라고.


그들은 전문성도 없을 뿐더러

어플이나 인터넷으로 만나는

여자를 못 믿겠다나?

어쨌거나, 그것도 못하게 되었고

하루하루가 자유가 아닌 지루함의 연속이었어.


그 이후로 큰 사건이 있어서

내 태국여행은 180도 달라졌지만.

이건 글의 순서에 맞게 나중에 쓸게!



이제 본 글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진행해볼까?!



오늘은 T를 만나는 날!

언제나처럼 10시 정도에 일어나서 정신 차리고

공복에 운동하고 편의점 밥 먹고 음악작업하다가

T와의 약속 시간에 맞춰서 길을 나섰지!



매일같이 머리를 넘기는 스타일에서

변화를 주고 싶어 리젠트를 만들어봤는데

머리가 그냥 서버린당...


운동을 시작하여 체대를 갔기 때문에

평생 머리를 기를 일은 없었는데

머리가 기니까 여러 스타일을 

시도 할 수가 있어서 완전 좋아!


참고로 뒤에 보이는 배경은 내가 살던 맨션로비야.

굴다리 밑 마을 중에서도 그나마 고급맨션인지라 

들어갈 때는키 카드를 찍고 들어가야해!


로비는 거창하고 고급스럽진 않지만

택시가 오기 전까지

햇 빛을 피해 쉬는 용도로 이용했지.



이윽고 택시가 왔어.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랩 카가 온거지.

그랩 카는 명목 상으로는 불법행위야.

그랩 카가 뭐냐면, 정식 택시기사가 아니지만

택시영업을 하는 그랩택시 어플 안에서의 개인택시기사야.



대부분의 그랩 카 기사들은 본 직업이 있지만,

겸사겸사 투 잡으로써 이걸 하더라고.

그랩이었던가? 우버였던가?

홍보 슬로건이 누구든지 승객과 기사가 될 수 있다

이런 거였던데?


불법행위임에도 방콕은 잘 우버나 그랩이 들어온지

오래되서 잘 공존하고 있는 것 같아.

치앙마이의 경우 툭툭 기사나 썽태우 기사가

그랩이나 우버 기사들 보면 일단 달려가서

욕하고 줏나게 때림.

거긴 들어온지 얼마 안되서 밥 그릇 싸움 장난 아니야.




어쨌거나, T를 만나 BTS 아리역 근처의 카페 도착!

이 곳도 작년 여름여행에서 갔던 곳인데

다시 오게 되었어.


커피는 90밧(3,000원)정도야. 

작년에는 이 80밧이었던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아무튼 카페의 커피 값은

한국과 비슷해.

강아지도 여전히 잘 있더라.



"T, 오늘은 뭐했어?"


"그냥 뭐 먹었지."


"뭐 맛있는거 먹었냥?!

뭐 먹었냐캅?"


"욕 먹었다!

엄마가 계속 뚱땡이라고 나 구박해"


"너희 어머니도 진짜 징하시다.

너 볼 때마다 어떻게 그렇게

맨날 한결같이 뚱땡이라고 할 수 있지?"


"진심 짜증남.

내 콘도인데, 왜 자꾸 오셔서 

구박하는 지 모르겠어"


"그렇구나. 어머니가 원정까지 오셔서

구박하시는 구나...

그 정도면 그냥 살을 빼라.

그러는 편이 낫겠다"


이 후로 T는 모든 여자들의 레파토리인

답정너를 시전했어.

정말 자기가 뚱뚱하냐?

뚱뚱하면 안 사랑하냐?

더 못생겨지면 안 만날거냐?


"디스 이스 답정너!"


"답정너가 뭔데?"


"너가 하는 행동임.

답은 너도 알고 있잖아. 빨리 말해"


"-_-!$!$% 개 뚱땡이!!

미워!!!!"



"헤헤 그건 그렇고, T야.

나 태국에서 4개월 있는데 

첫 한 달은 좀 태국과 친해질겸 즐기고 싶어. 

그 동안 공부하느라 답답하기도 했고"


"너 돈 많냐? -_-"


"물론, 없지! 

즐긴다는게 막 펑펑 쓰는게 아니라

한국 사람들 만나면서 1/N으로 

각출해서 놀고 싶다고!"


"아는 사람들은 있어?

오늘 노는거야?"


"응! 오기 전에 태사랑이라는 커뮤니티에서

단톡방 찾았지롱!

오늘 그 사람들 모인다는데 나도 한 번 가보려고 해.

이상한 사람들이면 내가 알아서 컷 하지!"


"그래, 뭐 놀아도 돼는데, 

연락은 잘 해줬으면 좋겠어!"


"문제없어! 

나 어디 이동 할 때마다  

알아서 척척 보내잖아."



태국에 오기 전부터 했던 생각은

첫 한 달은 공부하느라 수고했다는

나에 대한 선물이자 태국과 친해지는 기회로써

좀 놀고 싶었어.


그래서 오기 전에 

여러 단톡방을 찾아서 들어갔지.

그런데, 서로서로를 되게 잘 알더라고?

사람들은 내 인사를 받아준 이후로

그들끼리만 대화했고, 

나는 전혀 그 대화에 낄 수가 없었어.


이런게 그 유명한 주옷목질인가?



그래서 만들어진지 얼마 안된 단톡방에 들어갔어.

그 단톡방은 다른 곳과는 달리 

나를 대화에 잘 참여시켜줬어. 


하지만, 사람들 연령대가 높아보이는 느낌이 드는거야.

특히, 메인 방장형님 나이가 많아서

내 스타일과는 좀 안맞게 느껴지는거야.


예를 들면,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자주 카톡에 올려놓는

명언같은 글귀를 자주 단톡방에 올리는데

뭐라고 말을 이어나가야 할 지 잘 모르겠어.


나는 그런 문장들이 이해도 잘 안 될 뿐더러

언제나 부와아아악!!! 하는 스타일로 살아와서

거부감이 들었지.


사실 몇 일 전에도 한 번 모임 가지자고 했었거든.

그 때는 T와의 선약 때문에 못 갔었는데

이번에는 꼭 오라는 거야.

그래서 일단은 어떤 사람들인지 

보자는 생각으로 간다고 했지.


그리고 동생녀석과 Z형님에게 

"저 오늘 모임 같은거 있어서 가보려고 하는데

할 거 없으면 같이 가보실래요?"라는

문자를 날렸어.


그 동생녀석과 Z형님도 전 날 같이 놀았던게 좋았었던지

같이 가보자고 하더라고.

일단, 약속은 잡혔고!

오늘 밤은 거기가서 놀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지.



나는 카페에서 가계부를 작성했어.

태어나서 처음 써보는데 

돈을 쓸 때는 참 아무생각 없이 썼는데

가계부 작성할 때는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라.


가계부를 쓰고난 후는 꼭 돈 아끼면서 쓰자고 다짐하지만

정작 돈 쓰는 상황이면 또 잊고 확확 질러버림...



나는 가계부 작성을 끝마치고

T와 함께 밥을 먹으러 갔어.



T가 뭐 먹고 싶냐고 묻길래

언제나처럼 고기! 라고 답했더니

온 로컬식당이야. 

세 종류 모두 닭인것 같은데

구운 닭과 튀긴 닭이야.

발음은 까이텃(튀긴 닭), 까이양(구운 닭)이니까

한 번씩 용기내서 시켜보셈들!



닭은 언제나 진리지!

저녁을 맛있게 먹고

그 날 모임에 가야됬기 때문에

나는 T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

나갈 준비를 했지.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정리하고

내일은 그 모임에 가서 놀았던 경험을 쓸게.

그 방장 형님은 내 상상이상의 엄청난 사람이었어.

그리고 그 곳들은 일반적인 태국 여행자가 

경험해볼 수 없는 것들이었고.


다음 편을 기대해주셈!

빠빠~!





오늘 나는 친구들과 외국인 인 척하며 여행을 다녀왔어.

한국을 100%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오늘은 이 특별했던 경험에 대해 글을 함 써봄.



우리는 만나는 순간부터

영어를 쓰기로 규칙을 정했어.

국적을 다르게 일본, 중국, 태국인으로 설정했지만,

각기 지들만의 언어를 쓴다면 대화가 될 리가 없으니까.


만약, 한국어가 나온다?

그러면 그 녀석은 손가락 맴매 맞는거여.

근데, 남자 3명끼리 있을 때

때리는 파워는 장난이 아닌거 알지?

손가락이 손가락이 아니라 몽둥이여.


우리 셋은 만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이 헬로우를 연발했지.


그 어떠한 순간에도 영어를 쓰면 안됬어.

물건을 살 때?

길을 물어볼 때?

체크인 할 때? 다 안돼!


일단 우리는 코스트코를 가서 점심식사를 먹을 겸

고기와 와인을 사러 갔어.

우리는 첫 번째로 코스트코에서 유명한

베이크와 치즈피자를 먹으러 갔는데,

주문 할 때도 물론 영어를 사용해야했지.


다들 우물쭈물하고 있어서

할 수 없이 내가 먼저갔어.

겁쟁이들에게 진정 즐기는게 

뭔지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지.


"아 워너 피자 슬라이스 쓰리, 투 불코기 붸이크 플리스"


"먹고 가실거에요? 포장이세요?"


"암... 희얼..."



그 점원녀석은 딱 봐도 한국인처럼 보이는 놈들이

 왜 영어쓰면서 주문하지? 바빠죽겠는데 뭐야.

라는 표정으로 나를 봤어.


내가 교포일수도 있는거 아님?!

안그래도 오늘만큼은 외국인인데

영어로 욕 할 뻔함.



어쨌거나, 우리는 밥을 먹고 안으로 이동했지.

그리고 고기와 와인을 가지고 계산대로 향했어.

근데, 우리의 총무인 친구B가 계산을 하기 전부터

온 몸을 베베 꼬더니 엄청 부끄러워하는거야.

우리 중에 유일한 유학파인데

영어로 계산하기 부끄럽다는거야.



계산 할 때 그 녀석은 들리지도 않게

yes/no만 말하고 후다닥 도망갔는데

이럴거면 영어 왜 배웠는지 모르겠음.



우열곡절 끝에 우리는 쇼핑을 마치고 

드디어 출발 할 수 있게 되었어.




이것은 코스트코에서 산 소갈비살과 

12,000원짜리 1.5L 와인!

우리 셋 다 소주를 안 좋아해서

와인에 소고기 구워먹으려고 가스버너도 챙겼어!


다행히 게스트하우스에는 옥상이 있더라고.

옥상에서 취사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안된다면 이태원 길바닥에서라도 먹을 생각이었어.



본격적 여행가기 전에 앞서

동네 맥도날드에 와서 시원한 아이스 커피 한 잔하고 출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지쳐버렸어...



우리는 지하철 역에 도착했어.

친구O녀석은 외국인 메소드 연기인지는 몰라도

버스카드가 진짜 없더라고?

그래서 순도100% 외국관광객 체험 할 수 있었어.



근데, 요즘은 대부분의 외국인들도 

버스카드로 환승하고 다니는 것 같은데...?



잉글리쉬 타임 시작하자마자

무의식적으로 한국어를 말한 나는

4번 정도 맞은 것 같아.

다들, 영어로 잘들 말하더라고?

심지어 친구O는 영어를 거의 못하는데도

신기하게 한국말을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나봐.

절대 안 써.


덕분에 나만 죽어라 맞고

한 놈만 걸려봐라라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그러다가, 친구B가 드디어

한국말을 사용한 순간

나의 손가락은 몽둥이가 되었지.



중간 팔뚝보고임.

벌겋게 부어오른 친구B의 팔뚝이 보인다.

내 목적은 친구O를 때리는 건데

이 녀석 죽어도 안 걸린다.



우리는 석계에서 

8호선으로 환승을 해야했는데

환승하는 곳을 잘 못 찾겠어서

도우미 아주머니께 도움을 청해야만 했지.


"익스큐즈미, 위 워너 고 투 대얼! 캔 유 헬프 미?"


"아? 저기 가고싶다고?

저 짝으로 올라가서 돌아가면 돼!"


"쾀사합니돠"


나는 외국인 발음으로 한국말 감사합니다를 했지.

진짜 외국인처럼 보이려고 했기 때문이야.

근데, 친구B녀석은 도중에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에게는

영어 쓰지 말자고 제안했어.


우리가 영어를 어르신에게 쓴다면 

그 분들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어느 정도 이해는 갔지만

나와 친구O는 친구B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지.

왜냐면 오늘은 우리가 실제 외국인이라고 

생각하고 한국을 즐겁게 여행하는건데



그 생각 자체가 우리는 외국인인 척을 한다고

하는 거잖아! 오늘 우리는 외국인인데!!

그리고 그 사람들이 우리한테 신분증을 요구할거야? 뭘 할거야?

그냥 교포라고 하면 되는거 아니겠음?



의정부에서 가까운 석계까지밖에 못왔는데

벌써 지친다.

다들 전 날 잠을 못자서일까?

잉글리쉬 타임 때문에 그런걸까?



우리는 우열곡절 끝에 이태원에 도착하게 되었어.

게스트하우스는 이태원 역에서 5분거리로

참 가깝더라고!


여기가 외관인데, 상당히 느낌있었어.

우리는 체크 인을 하러갔지.


"안녕하세요? 예약하신 이름이?"


"i'm XXX, can u cherk?"


"한국 분 아니세요?"


우리는 한국국적이지만

오늘만큼은 외국인이다라고 말을 하니까

'뭐지 이 놈들은?'

이라는 표정을 보이며

일단은 영어로 설명해주더라.



건물 안은 상당히 비좁지만

그래도 느낌있어.

왔다간 수 많은 관광객들의 낙서와

알록달록한 디자인이 히피적인 느낌을 보여줌.



여기는 루프탑이야.

여기서 바비큐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ok해주시더라.


탁 트인 광경과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지니

이 옥상에 올라와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  기는 개뿔

개 더웠어!



그래도 세 명이서 사진 한 방 찍었지.

햇 볕이 아직 강했지만 

이제는 그래도 제법 가을 느낌이

물씬 나더라.


이태원에서 유명한 해밀톤 호텔과

남산타워도 보임.

우리의 퀘스트 중 하나인 남산.

무척 가까워보이는데 사실상 버스타고 

꼬불꼬불 올라가면 꽤 시간이 걸려.



우리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 할 수 없었어.

해가 지기 전에 여기저기 둘러보는게

우리의 계획이었는데, 

이러다간 아무곳도 못 갈 것 같아서

좀 서둘러 움직였지.



이태원에 들린 외국인이 제일 먼저 가는 곳하면

역시 라인프렌즈지.

아기자기하고 귀욤귀욤한 라인프렌즈를

남자 셋이서?


우린 그런거 신경안씀.

우리도 핑크핑크 알록달록 좋아함.



입구에 들어서자 라인의 간판모델

브라운이 보이더라.

사람들 들어갈 때마다 저 커다란 곰인형이 신기한지

꼭 죽빵 한 대씩 때리고 가더라.


라인 프렌즈 전 꼭 행해야하는 의식처럼 말야.

우리도 가볍게 죽빵 한 대씩 쳐주고 들어감.



우리는 포토존이란 포토존은 다 들러서

사진 찍었어.

남들은 다 커플끼리 와서 

사진 찍으려고 기다리는데

우리는 남자 셋이 굳이 찍겠다고

그 대열에 합류했지.



이 곳이 소품이 이뻐선지,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꽤 몰려있더라고?

그래서 우리도 줄 섰지.


공주방 같은 파티 테이블인 이 곳이 

가장 인기여서 사진을 찍으려면

조금 기다려야만했지만 역시 Clear.



우리는 라인 프렌즈를 구경하고

남산으로 향했어.

다행스럽게도 이태원역에서 남산타워를

한 방에 가는 버스가 있더라구.


사람도 다행이 많이 안타서

앉아 갈 수 있었어.


근데 예기치 못한 상황이 하나 펼쳐졌어.

내 앞에 어떤 사람이 앉자마자

정말 심한 냄새가 풍겨오는거야.

처음에는 내 냄새인줄 알고

재빨리 옷을 맡아봤는데 분명 내 냄새는 아니고

내 앞에 탄 관광객아저씨임이 120% 분명했어.


하지만, 내 뒷자리에 앉은 5명의 러시아인들은

말 없이 앉아있다가

나에게 냄새의 원인이 나라고 생각했던지 

뒤통수에서 따갑게 러시아어로

뭐라고 하는 거야.


내 착각일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는 내 몸에서 

이런 냄새가 난다는 오해조차 받기 싫었어.



왜냐하면 태국에 있을 때 

늙은 암퇘지같은 서양년에게

그런 인종차별 한번 받았었거든.


편의점에서 직원이 냄새심한 음식을 

먹다말고 계산하고 있었는데 내 뒤에있던 서양년은 

그게 내 냄새인줄 알고 밖으로 나갈 때

"좀 씻고 다녀라"라는 말을 했어.


빡친 내가 "너 점원이 먹는 음식 보긴했냐? 너 X나 무례하다"하니까 

내 얼굴 보지도 않고 후다닥 오토바이 타고 도망갔거든.


그러한 기억 때문에 냄새난다고 오해받긴 싫었어.

그래서 내 친구들이 자리의 뒤 쪽이 비어있어서

뭐 물어보는 척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리로 갔지.




냄새의 원인인 그 사람도 그렇게하면

민망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 사람의 냄새를 일차적으로 막아주는 내가 사라지니까

러시아 애들한테는 냄새가 직빵으로 갈 수 있으니까

일석이조 아니겠음?


하지만, 그 냄새는 너무 심해

버스 전체로 퍼졌고, 진심으로 머리가 너무 아팠어.

그래서 그 사람에게는 미안하지 않도록

에어컨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제스처를 취함과 동시에

창 문을 살짝 열었지.


뒤를 돌아봤을 때 러시아인들은 신기하게도

5명 전원이 에어컨 때문에 아프다며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지.

그리고는 문을 아주 활짝 열더라.

동서양이 하나 된 모습이 이런 걸까나?



우리는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남산에 도착했어.

버스 정류장에서 남산 가는 길이

그리 멀진 않은데, 

왜 이 때는 엄청 멀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어.

여자랑 오다가 남자랑 와서 그런가?

기분 탓이겠지.



아~ 행복하다~




남산에서 바라본 전경은

언제나처럼 좋았어.

해가 떠있을 때 와본적은 없었는데

이 날이 특히, 가시거리도 길게 잘 보여서

거리가 하나하나 잘 보이더라.


잘 살펴보니 산 밑에 익숙한 건물이 있는거야?

그것은 청와대!! 참 신기했어. 

맨날 뉴스로만 보다가 멀리서나마

실제로 보니까.


그리고 친구가 살았던 노량진도 찾아보기도 하고

여의도도 찾아보면서

소소한 그런 즐거움을 누렸지.



이 날은 특히 여고에서 단체로 관람왔어서

어딜가나 사진 포인트에서는 

여고생들이 사진찍고 있었어.


우리도 사진으로는 질 수 없었으므로

여고생 뒤에서 우리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렸지.



이것은 유명한 남산 자물쇠!

T랑 매달아논곳 포인트는 기억하는데

거기서 남녀커플이 쪽쪽거리고 있어서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수가 없었어.


그 커플이 간 후에 한 번 찾아보려고 했는데

우리가 달아놨던 것 이후로 수 많은 자물쇠가

그 위를 덮어져버렸어.

그래서 찾을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자물쇠가 비 맞고 오래 방치된 상태라

더럽고 녹슬어서 만지기도 싫었음.


그냥 했었다는거에 의의를 두자.


우리는 배가 심하게 고파

명동까지 가려고 했었던 계획을 취소하고

숙소로 돌아왔어.


그리고 일심동체로 바비큐 준비를 했지.


코스트코에서 산 소갈비와 와인.

밤이 되니 루프탑에 조명이 들어오는데

조명 빛을 받으니 더욱 와인과 갈비살이 기품있게 보인다.

사실은 둘 다 합쳐서 3만원밖에 안되는 저렴저렴 상품인뎅...



사진으로는 이태원의 야경이 촌스러워보이는데

실제로도 촌스러움.

하지만, 이게 내가 이태원을 좋아하는 부분이야.

홍대나 강남처럼 과하게 포장되어 있지는 않지만

소소한 매력으로도 그 가치를 뿜뿜하는 곳이랄까?



게스트하우스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밤에 여행자들과 도란도란 얘기하며 

술 잔을 기울이는 거 아니겠어?

하지만,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식사 전까지는 그걸 배제하기로 했어.



왜냐하면, 우리 딴엔 없는 돈 털어서 

소고기랑 와인 샀는데

그거 보고 괜히 우리한테 말이라도 걸고 친한 척하면

한 입이라도 줄거다라고 생각하는 애들이 있을까봐서

고기랑 와인 먹는 동안에는 철저히 배타적이기로 했어.




실제로 고기 굽는 와중에

스테이크 굽는 냄새를 이기지 못해 침 흘리며 다가온

하이에나 같은 서양친구가 있었는데, 우리는 철저하게

뭐, 왜, 어쩌라고 라는 표정으로 응대해서

내쫒을 수 있었어.


우리가 소주는 사줄 수 있을지언정

와인이랑 고기는 아니야. 저리가렴.


비주얼은 좀 그렇지만,

그래도 짠은 해야겠지?

오랜 만에 셋이 여행가는 것을 기념하며

첫 술을 마셨는데!


와인이 생각보다 달더라고?!

그래서 1.5리터 되는 포도주였는데

맛있어서 벌컥벌컥 넘겼어!

우리는 멈출 수 없었어.


술은 생각보다 맛있었고

평상시에 하지 못한 우리의 진솔한 대화들은 깊어갔어.


친구O녀석은 가뜩이나 잘 못하는 영어가 

술이 먹어서 더 표현이 안되는 것이 화가 났는지

"울화통 터져서 안되겠다, 차라리 날 죽여!

난 한국말 쓸래!"

라고 외치며

자진해서 손을 내밀며 때리라고 했어.


우리는 신명나게 그 녀석의 손목을 찰싹찰싹 때렸고

그 이후로 한국어 타임은 종료되었지.


친구B녀석은 원체 술을 잘 못먹는 녀석인데

그동안 공무원 공부하느라고

더 약해져있었어.


얘기 도중 갑자기 강아지가 똥 싸는 곳을 찾는 것처럼 

주변을 빙글빙글 돌더니

"으아아악!"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르며

어디론가 사라졌어.


그리고는 혀를 츄릅거리면서

입가에 묻은 침을 정돈하며 돌아왔지.

토 하고 왔대.

비싼 고기, 좋은 술 먹었는데 아깝게...



친구B는 자기 침대로 돌아가서 잠시만 누워있겠다고 하더니

0.1초만에 코를 골았어.


우리의 밤을 이대로 끝내려는 이 녀석이 괘씸해서

방구를 뀌고 손으로 모아 얼굴에 갖다대니

비명을 지르면서 다시 일어나더라.


새로운 방법의 소생술을 발견한 것 같다.



우리는 바람을 쐬며 정신을 깨우고 나갈 준비를 했지.

친구B는 아직도 죽기직전의 표정.

하지만, 우리 셋은 이렇게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우리는 이태원의 거리로 나갔어.

클럽을 가기 위함이지.

언제나 우리는 글램이란 펍을 가서

춤을 추다 오곤했거든.

우리는 그게 너무 그리웠어.


글램이 드디어 보이고 우리는 들어갔지.

그런데 우리가 갔을 때와는 전혀 달랐어.

노래는 처졌고, 사람들은 춤은 안추고

술 잔만을 든 채 헌팅하기 바빴어.


우리가 클럽에 춤을 추러 온건지

세렝게티에 온 건지 분간이 안가더라.





하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았어.

그 세렝게티 속에서도 우리는

트라이앵글 존을 형성하여

미친듯이 춤을 췄지.


그 날 그 느린비트의 음악에

우리만큼 박자를 쪼개서 흔들어댄 사람은 없을거야.


20분간 비슷한 부류의 느린 음악에

춤을 추려니까 미치겠는거야.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펍으로 이동했지.

헬리오스라는 곳인데,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있었거든.


하지만, 입장했을 때 우리는 그 안에 사람을 아무도 볼 수 없었어.

점원은 우리를 보더니 말했어.


 "오늘 클럽은 안하니까, 4시까지 편안하게 즐기다 가세요^^"


"오 정말요?

안녕히계세요."


우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 곳을 떠났지.


그리고는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복귀했어.

게스트하우스의 로비는 자정이 되면 불을 끈다고 했는데

우리가 술을 사서 다시 갔을 때

11시 45분이었어.

그래서 15분 동안 술 빨리 먹어도 되냐고 여쭤봤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시더라고!


그래서 15분 동안 소주 두 병 달렸지.

그 때 옆에 있던 미국형이 있었는데

우유에 설탕 엄청 넣고 밥 말아서 먹고 있는거야.


신기해서 쳐다봤더니 눈 마주치니까

바운스하면서 춤 추더라고

그래서 우리도 같이 일어서서 춤췄어.



참 유쾌한 형이었는데

이 사람은 한국이 좋아서 3개월동안 한국에 있다가

일본가서 1개월 머물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서

비자를 갱신하는 히피 중 한 명이었어.


얘기 할 시간은 적었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진정으로 같이 즐길 수 있었지.

이럴 때보면 게스트하우스가 클럽보다

100배는 나은 듯.


어느덧 자정이 넘어

우리는 술자리를 정리해야만 했어.

그리고 밖으로나가

계단에 쭈구리고 앉았지.


근데, 그곳이 또 나름 핫 플레이스였어.

하나 둘 씩 사람들이 오더니

계단에 삼삼오오 모여 앉는거야.


아무래도 주변에 게스트하우스들은 12시에 다 불이 꺼지니

더 놀고 싶은 사람들은 여기에 앉아

얘기하다 가는 것 같아.


우리도 여기서 2시간 정도 더 얘기하다가 자러들어갔어.




그리고 다음 날 10시에 오직 나만 일어났지.

그 친구들은 잠이 매우 많은 편이라

깨워도 안 일어남.


그래서 나 혼자 무료아침조식의

행복을 혼자 느낄 수 있었어.

특히, 이 곳 버터는 정말 최고였어.

내가 먹었던 버터중에 최고임!!



친구들이 한 시간 후 일어났고

우리는 체크아웃을 했어.

우리는 이 곳 사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전 날 가보지 못한 명동으로 향했지.


다행스럽게 이태원에서

명동으로 한 방에 가는 버스가 있었어.

그 버스 정류장에서 익숙한 이름을 보았는데

그것은!!


루트66이었어. 

태국의 유명한 클럽이름인데

한국에도 그런 클럽이 있나 싶어서 봤더니 전혀 아니었어.

알고보니 루트66는 미국 중서부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이름이래.

힝... 나만 처음 안 거임?



우리는 명동에 도착했고

여기에서는 중국인인 척 했어.

한국어는 쓰지 않고, 모든 의사소통을

"따거 따거"로 통일했지.


친구O의 외모가 굉장히 일본느낌이 많이나서

걸어갈 때마다 내 친구에게 일본어로

설명해주면서 호객행위하더라고.


그래서 그 때마다

"따거? 따거따거!!!"

외치면서 명동바닥을 누볐지.



우리의 여행은 여기서 마치게 되었어.

오랜 만에 절친들이랑 여행오니까 무척 좋더라.

특히나, 노가다 들어갔을 때는 힘들어서

이 녀석들이 무척 보고싶었는데

만나서 같이 여행까지 오니까 정말 뜻깊더라고.


안 그래도 몇 일전에 노가다 일하러 갔는데

업체 쪽에서 또 연락이 없어서 참 짜증났는데

그래도 여행와서 기분 풀 수 있어서 좋았어.



몇 일 후면 연락온 업체가 있어서 

다시 노가다 일 들어가야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행복하다!!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다음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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