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이싼 지방의 메카인

콘깬에 가서 야시장과 클럽과 같은

밤문화를 즐겼던 이야기야.


곤이와 저녁을 대충 먹고

잠이 들고 일어나 보니

밤 9시 쯤 되어있었어.


곤이는 코를 드렁드렁 골며

아직 꿈나라를 헤매고 있었어.

아니, 사경을 헤매고 있었지.

이색기 코 고는 거 보면

진짜 숨 넘어갈 것 같다.


얘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겠지?

우린 둘 다 무호흡증 있으니까.

서로 코고는 소리 듣고

베개를 던지고 코 뜯어버린다는

말을 주고받곤 했었는뎅...

어려모로 잘 맞아!


곤이를 서둘러 깨우고는

콘캔에서 유명한 야시장에

스쿠터를 타고 달렸지.


우리가 도착한 그 야시장의

이름은 Ton Tann market이야.

여기에 도착하고나서야

콘캔에 온 것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지.

방콕과는 다른 몽환적인 야시장!

중세시대의 갑옷도 이렇게 서있고

사람들도 복작복작하게 많이 있더라고?

콘캔사람들 멋지고 이쁜 사람들이

꽤 많더군!


일단 남자던 여자던 다들 몸매들이

장난 아니여...

다리비율이 말도 안됌...

외모는 대부분이 방콕에서 보았던

이싼계 미인들이었음.

이 녀석은 어김없이

전투복을 입고나옴.

자기 예명이 창(코끼리)라는 걸

강조하기 때문에 전투복으로 항상

이걸 입지.


나도 예명이 싱하여서

싱하 티셔츠를 한 장 샀는데

면 재질이 안 좋아서

땀냄새가 금방올라와.

그래서 배신 때리고 같이 안 입음.

우리 둘은 태국 사람들에게 우리를 소개 할 때

비아 창, 비아 싱 형제라고 말하곤 하지.


웃으면서 맨날 하는 말이

맥주를 얼마나 좋아하면 태국이름이

그거냐고 그러더라.

사실 별로 안 좋아하는데

예명을 찟따펀이나 쑤팝 할 수는 없잖아.

한 바퀴 휙 둘러보니

이런 이쁜 연못이 있더라고?

연못 옆 다리에는 수 많은

커플들이 손을 부여잡고 셀카를 찍고 있었지.

"곤아, 다 커플인데 다들 부럽다..."

"하... 나도 이런데 여자랑 왔어야 돼는데

왜 하필 니 새끼가 있는 거야!"


"그럼... 내가 오늘 하루만 여자친구 해줄까?"

그리고는 곤이의 손을 꼬옥 잡았지.

"놔라 놔 샛기야!

더럽다 인마!"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해도 

곧 이내 적응한 듯

우리는 서로의 손을 깍지끼고 걸었징.


베지터 같은 놈.

결국 손 잡아줄거면서.


둘 다 태국에서

장기간 여행을 하다보니

이젠 주위의 시선 따윈 

상관하지 않게되어버린 걸까나?

지금 생각하면 개 토나옴.

연 못 한 가운데는

포토 존이 있어서

연인들이 줄을 서서 찍어가더라.

우리도 빠질 수 없지!

줄 선다! 그리고 찍는다!

얍얍! 하트 뿅뿅이당!

이 날 만큼은 곤이를 부를 때

여자소리를 내며 "차앙❤"

소리를 냈더랬지.


아, 참고로 창은 2성조라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사오정 같은

목소리로 해줘야 제대로 알아들음.

여자소리 내면서 성조까지 하니까

더욱 더 게이스러워졌엉.

연 못 이쁘당.

근데, 조명 때문에 이쁜거지.

물은 짜오프라야 강물보다 더 더러움.

한 바퀴를 쓱 보니까

야외무대가 있더라고?

나름 실력파인 뮤지션들이

열창을 하더라.


많은 사람들은 먹을 거리와

맥주를 사들고 와서

앉아서 풍류를 즐기고 있었어.

한국에도 이런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당...


곤이녀석은 이 곳에 온 김에

그 동안 해보고 싶었던 헤나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어.

기왕이면 크게!


곤이 녀석은 같이 하자고 했지만,

헤나 경험이 있던 나는 시간이 흐를 수록

헤나는 에매하게 지워져

보기에 더럽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거절했지.


약 30분의 시간이 소요됐고

곤이는 커다란 타투를 가지게 되었지.

그리고 리얼 태국인이 된 것 같다며

자신감이 200%가 되었어.


그의 크고 아름다운 헤나는?



요롬코롬 생겼어.

장미 꽃 위에 올라앉은

멋있는 독수리.


이 녀석 몸집에 타투가 생겨버리니까

진짜 레알 조폭같다...

하지만, 방콕으로 돌아갔을 때

팔뚝에 독수리는 더 이상 늠름하지 않았어.

병이 심하게 들어 깃털이 빠진

늙고 처량한 비둘기가 되어 있었지.


곤이는 일부로 긴 팔을 입어

민망하고 아픈 비둘기 녀석을 

감추려 애를 썼지만

그 녀석이 여자하고 말을 섞을 때마다

나는 배알이 꼴려 여자 앞에서

그 녀석의 팔을 몰래 걷어올렸었어.


그리고는

'이 녀석 몸에는 밀어도 없어지지 않는

병든 닭이 있다'

창피를 주곤 했지.


어쨌거나, 우리는 헤나를 하고

우리는 그 토록 가고 싶었던

클럽을 가보기로 했어.


외국인이 많이 없는 이 곳에서

우리는 슈퍼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현지 사람들에게 놀기 좋은 곳에

대해서 물어보니까

U-bar와 먼로 클럽을 추천하더라고?

하지만 그 때, 먼로클럽은 문을 닫았었지.


그래서 하는 수 없이

U bar로 갔어.

근데 이게 왠 걸?!




11시에 갔는데 뭔 사람이

하나도 없냐...

하... 우리 둘만 있네

우리 둘만 있어.


일단, 맥주 한 잔만 시켜서

아니다 싶으면 바로 빼자 생각했어.

맥주를 홀짝홀짝 마시면서

음악을 듣고 있는데

조금씩 사람이 들어오는 거야.


옳타구나 싶어서

맥주를 한 잔 더 시키려는데

들어오는 사람들 모두 다

조니워커 블랙라벨 양주를 먹더라고?


뭐지?!

콘깬사람들 다 부잔가?

어떻게 하나 같이 다 블랙라벨을

먹고 있는 거야?!


그래서 혹시나 싶어서

메뉴판 좀 가져와 달라고 했는데

블랙라벨 프로모션으로

엄청 싸게 팔고 있던 거야!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방콕의 블랙라벨 값보다 무척 저렴해서

엄청 놀랐어.


게다가 소다와 콜라, 얼음의 믹서비용은

전부 무료!

미쳤따리...

콘캔 오길 엄청 잘했다.

우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시켰지!

크, 둘이서 블랙라벨을 시키고

믹서를 이렇게나 많이 깔아놓다니...

부자가 된 기분이었어!

어깨에 한 껏 힘을 주고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이러고 있더라.

환상 깨짐.

사람은 점점 차오르고 밴드 타임도

끝나서 드디어 일렉의 시간이 다가왔지.

우리는 기똥차게 춤을 추며

'지금 한국인 두 명이 여기 콘캔 클럽에서

신명나게 춤을 추고 있으니까 

다들 잘 지켜봐라'


주위의 뜨끈뜨끈한 시선이 느껴졌어.

우리는 그럴 수록 더욱 남의 눈치를 

신경쓰지 않으며

무아지경의 댄스를 했더랬지.


하지만, 댄스타임의 시간은 짧았다...

다시 돌아온 태국밴드타임!

그래, 댄스로 우리의 존재유무를 알렸으니

이제 스무스하게 다가가자!


옆 테이블 마다 건배를 제의하며

눈 마주칠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했지.


"안녕 캅! 반갑다 캅!

여기 계신 분 너 여자친구임 캅?

무척 이뻐서 부럽다 캅"

"ㅇㅇ 여자친구 맞다

고맙다 캅!"


"안녕 캅! 반가워 캅!

옆에 계신 분 너 여자친구 캅?"

"ㅇㅇ 여자친구 캅!"


"안녕 캅! 여자친구 캅?"

"ㅇㅇ 캅"


아니 다들 뭐 여긴 커플끼리 옴?

아니면, 이 날만 커플데이 인거야?!

저 쪽에 여자끼리 온 테이블이 보였어.

곤이가 추파를 날리며 

'꼬시까 꼬시까' 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날개 짓으로 다가갔지.


그리고는 1분 만에

꺼이꺼이 눈물을 닦으며 돌아왔어.

"야... 너무 무안하다. 진짜...

반갑게 짠은 해주는데

그 다음부터 내한테 관심이 없다...

지들끼리 논다...

뭔가 치앙마이 같다..."


"개솔 ㄴㄴ.

니가 태국말 못하고 무섭게 생겨서 그럼.

이번엔 내가 저 쪽에 가서 추파를 던져보겠음.

잘 봐라 시캬. 

꼬시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여!"


나는 스무스한 백스텝을 밟으며

그녀들의 테이블로 갔지.

"안녕하세요 캅!"

"아... 네..."


"짠 한 번 같이 하고 싶어서

멀리서 왔어요!

멀리서도 이쁜 사람은 잘 보이거든요!"

"아... 네..."


"짠! 아이 맛있다!

이쁜 사람이랑 짠 하니까

더 맛있네!! 에헤헷!"

"..."


'분위기가 싸늘하다...

등 뒤에 비수가 꽃힌다...

이대로라면 뒤에서 보고있는

곤이가 날 개무시 할 것이다...

뭐라도 해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하핫! 우리 짠도 했는데

즐겁게 놀아BoA요!!

같이 춤 춰요! 춤!

히릿! 허이짜 허이짜!

신난당!"


"...?"


"갈게요... 재밌게 노십쇼..."


그 이후로 우리의 컨피던스는

급 하락했고, 그 어떤 흥겨운 노래가 나와도

우리의 상처를 치유할 수 없었어.

와중에 더 빡치는 건 밴드음악만 계속 나오는데

다 같이 떼창하면서 즐김.

근데, 그 안에 우리는 없다는 거...

그냥 답답함에 술만 축내고 옴...


술을 다 먹고 우리는

한 마디의 대화없이 호텔로 향했지.

"곤아..."


"응...?"


"콘캔 좋은 도시 맞지?

사람들 아주 착했지?"


"그럼. 사람들 얼마나 착하고

친절했는데."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머뭇거리며 보았어.

그리고는 우리는 동시에

말을 걸었지.


"저기...!"

"저기...!"


그리고 내가 먼저 말을 꺼냈지.


"사람 좋고 친절한 콘캔에서

너무 재밌었어!

근데, 우리 여기 너무 오래 있었나봐.

방콕이 너무 그리워지네?"


"그래 맞아!

방콕이 너무 그립다.

우리 이제 슬슬 돌아갈까?"


우리는 10시간이 넘게 차를 타고

콘캔에 도착했고

만 하루의 여행을 즐기고

다시 방콕으로 10시간이 걸려 돌아갔어.


아직도 곤이녀석과 콘깬에 대해서

말 할 때면 우리는 추억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하곤 해.


분명 사람은 좋고 친절한데

뭔지 모르게 각박한 곳!



-다음 편에서-

나는 친구와 파주 LG 디스플레이 

공정에 들어왔어.

그리고 벌써 4일이 지났지...

그 간 우리에게 일어났던 일을 써보려 해.



친구와 일요일 저녁에 도착해서

엄청 호화스러운 부자 아파트에

입성하게 되었어.

맨날 좁디좁은 원룸과 모텔에서만 지내다가

처음으로 아파트를 숙소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엄청난 평수에 입이 떡 벌어졌지.


생활하는 인원은 8명.

하지만, 마루나 부엌에서 자는 일은 없고

2인 1실이나, 3인 1실로 

방을 쓰도록 해주더라.


그렇게 첫 날, 

우리는 떨리는 마음을 안고

잠이 들었지.

아니, 정확하게는 나만 잠이 들었지.


그레이트 노가다맨인 나의 코골이는

아직 보통 사람인 친구O가 

견디기엔 힘들었다고 해.

너도 곧 익숙해질거란다.


우리는 5시 40분쯤 일어나

세수를 하고 팀장님을 따라

스타렉스 차량에 탔어.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아침을 먹게 될 

함바식당에 도착했지.


멀리서 보이는 밝은 불 빛은 

우리가 일하게 될 

파주LG 디스플레이 공정임이 틀림없었어.


친구는 함바식당이 처음인지

신세계를 경험하는 듯한 눈 빛으로

허겁지겁 음식을 먹어댔어.

평상시 먹을 게 없어서 라면만 먹던 녀석이거든.



이렇게 아침식사를 하고 

함바식당 버스를 타고

우리는 일터로 이동했지.


어라?

근데, 이상한데서 내리네?

팀장이 씨익 웃으며 말했어.

"우리가 일할 곳은 저기가 아니란다.

바로 여기란다"


우리는 불 빛이 환한 공정이 아니라

초라하고 낡아보이는 

건물 앞에서 서 있었어.


그 건물은 공정이 아니라 제2변압소였어.

우리는 전선을 파주 공정까지

 보내는 일을 하는 거였고...


팀장 왈 일부로 말 안했다고 하는데

추운 겨울날 보온도 안돼는 곳에서

벌벌 떨면서 일 할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헬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일단은 오전에는 자체교육과 

혈압체크가 있었는데

교육장부터가 너무 추워서 

다들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오는 거야.


심지어 가자마자 쟀을 때 120이었던 내 친구는

추운 교육장에서 벌벌 떠니까 160나오더라...


거기있던 신규자들 90%가

고혈압 나와서 부랴부랴 달려가서 택시타고

병원에서 소견서 떼옴.

나와 내친구도 예외는 아니어서 

헐레벌떡 이동해서 떼가지고 왔지...


그러면서 10시까지 안오면 

오늘 일 못한다고

엄포하더라.

이기적이고 나쁜 넘들...


10시까지 도착하니 정작 관리인은

바쁘다면서 11시까지 시간 때우라고 하더라.

미친거 아님?

하는 수 없이 친구랑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니면서

결국 편의점 의자에 앉았어.

추운데 벌벌 떨면서

계속 기다림.

파주 개춥다...


어쨌거나 시간이 되어서

출입증을 만들고 점심을 먹고 

바로 일에 투입되었어.


팀장이 우리가 땡기는 고압선에 대해서 설명해줬어.

우리의 고압선은 22.9KV의 특고압선이야.

다행히 전기는 흐르지 않아.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엄청나게 무거워!!


5,7톤... 이걸 3명 내지 4명의 인력으로

거대한 통을 돌려...

중요한건 움직이기도 힘든데

한번 통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멈추긴 더 힘들다는 사실이야.


그리고 팔이 터질 것 같이 아파와도

절대 멈출 수가 없어.

내가 멈추면 나머지 사람들이 고통받거든.

이런 책임의식으로 인해

기계처럼 쉬지않고 움직여야만 해...


잠깐의 대기시간에 지쳐서 앉아있는

친구O...

미안하다. 

내가 널 지옥으로 데려왔구나...


삼성이나 이천같이 이 곳은 보안을 따로

강조하지 않아서 사진을 찍었어.

엄청나게 무거워...


무엇보다 짜증나는게 

첫 날부터 미친듯이 힘들게 일했는데

잔업이 없어...

하...

그래서 다음 날을 기대했지.


다음 날 조회시간에

날씨가 추워져서 앞으로 잔업없다고 하더라.

잔업없는 노가다를 왜 함?

친구한테 말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고 제안했지만

친구는 돈을 벌 것보다 소견서 값이랑 

택시탔던 비용등을 생각하고는

더 한 지출은 피하자고 해서 

이동하자는 제안은 거절했어.


처음인 내 친구를 위해 

모든 것을 맞춰주기로 한 나는

어쩔 수 없이 잔업없고 

일 강도가 빡센 이 곳에서

계속 일을해야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지.


하지만, 그 스트레스도 잠깐!

여기 고급 아파트에는 헬스장이 있었고

우리는 무료로 이용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

그래서 헬스장에 한 번 내려가 보았지.

아파트 헬스장 치고는 상당히 깔끔하더라고?

체중계가 있길래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아

재보는 순간...

여기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졌어.


살이 하나도 안 빠지고 그대로 인거야...

93.5Kg...

이게 정말인가 싶어서 턱걸이를 해보니

100Kg를 찍었을 때도 10개 정도는 할 수 있었던 내가

5개 조차 하기 힘든 거야...


그래서 그냥 돈 욕심은 버리고

태국가기전에 85Kg까지만 만들자는 생각으로

여기서 하자고 마음 먹었어.

앞으로 태국까지 23일 남았다...

태국가서 태국 애들한테 돼지라고

놀림받기 싫으니까 살 빼서 가야지...



이건 어제 운동사진...

배 줏나 나왔네...

어쩌지 이거?

이 날 빡세게 근력운동하니까 몸에 알 배겨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지만

여기 일 안하고 헬스하러 온거냐 소리듣기 싫어서

아픈 몸 이끌고 꾸역꾸역 일 열심히 함.

밥도 쪼금 먹고 있어.


이건 오늘 저녁 굶고, 크로스 핏하고나서

응가까지 하고 찍은 사진.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배가 조금은 들어가 보인다.


오늘은 친구녀석도 헬스장 데려와서 같이 운동함.

돈은 줏도 안 벌리고 일은 겁나게 힘들지만

헬스장 하나 때문에 한다. ㅅㅂ


다들 굿밤하셈.

또 생존보고할께!!


이번 편은 방콕의 부자동네인

 에까마이통로 지역에 갔던 이야기야.

 

 

 

전 편과 같이 T와 나는 꼬란에서 배타고 나왔어.

파탸야에서 미니밴 타고 

방콕으로 가야했는데난 어떻게 가는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고.

 


다행스럽게

 T가 어디 전화하더니 미니밴이 우리 앞으로 픽업왔어. 

물어보니까우리가 꼬란 갔을 때 탔었던 밴 회사 쪽에 전화해서 

픽업와달라고 한 것 같았어.

 

 

 

이 때는 태국어도 뭣도 몰랐을 때라 

덕분에 편안히 여행한 것 같아.

 




 

 

 

  

도중에 미니 밴에 기름 넣어야 된다고 화장실 갈 사람 가고

편의점 갈 사람 가라고 해서 

들린 편의점이야


여기서 키우는 개인데사람이 지나가던 말던 코 박고 

거리고 안 일어나더라고.

 

 

 

너무 귀여워서 사진 찍는데

셔터 소리에 '호에에에~?' 쳐다보더라.

 짱짱 귀여웠어.

 


근데 잘 씻기지는 않는 것 같아. 

가까이서 보니 때 꾸정물 장난 아니였고, 

냄새도 나서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어.

 

 

 

방콕에서 파타야 갈 때는 

한시간 반 만에 간 것 같은데

파타야에서 방콕 가는데는 4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

 


고속도로가 막힌게 아니라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가는 인터체인지에서 

거의 두 시간 넘게 씨름했어.

  

 

 

 

트래픽 잼 시간이기도 했지만, 

주변 사람들 말 들어보니까, 

방콕 자체가 도시개발이 이루어진게 아니고 

건물부터 계획없이 올리다가

 


건물에 맞춰 도로를 깔아버린 

무계획성 도시라 신호체계가 복잡하고 

도로자체도 혼잡하다고 하더라.

 

 

    

계속해서 타고 가다가

원래 내려야하는 곳도 아닌 이상한 곳에서 내리라고 해서 

일단 사람들 우루루 다 내렸어.

 


다행스럽게도 BTS 역 부근에 내려줬는데, 

On nut이라는 거의 끝 쪽에 내려줬어 -_-

 




어쨌거나, BTS(지상철타고 

T의 집 근처 Ari역까지 이동했어.

 

 

 

"배 고프다뭐 좀 먹자"

"그래뭐 먹고 싶어?"

"up to you(니 마음대로 해)"

 

 

 

"너는 내가 뭐 물어볼 때마다 업투유업투유 거리더라? 

태국에선 이게 배려임??" 

 

"대부분 그렇지?"

 

"너 내가 어떤 놈인줄 알고 자꾸 업투유거려? 

그러다 니 입에 똥이 들어갈 수 있어요? 

이번엔 니가 정해" 

 

"알았어베트남 음식 먹으러 가자"

 

 

 

우린 근처에 있는 베트남 음식 집에 왔어. 

T가 알아서 시키더니이런게 나오더라.

 


 

 

 

 

소면에 채소랑 어묵 싸서 먹는 음식인데 

상큼하게 한 번은 먹을 맛이지만, 

두 번 땡기는 맛은 아니야.

 

   

옆에는 돼지고기 튀긴건데, 

저건 좀 고기라 그런지 먹을만 했어. 

 

  

 

항상 생각하는 건데, 

태국은 왜 이렇게 어묵이 많은지 모르겠어. 

원래 어묵 좋아해서 한국에서 많이 먹었는데

 

  

태국에선 쌀국수에도 어묵!, 샤브샤브에도 어묵!, 

편의점에서도 어묵! 

심지어 베트남 음식점 왔는데도 어묵.! 

응가 할 때마저도 어묵!

 

 

 

어묵 어묵 어묵 어묵!!!!!!!!!! 

어묵귀신 되겠다태국 다녀온 이후로 

어묵 공포증 생겨서 한국에서도 절대 안먹음.

 

 

  

 

이렇게 저녁을 먹고 T에게 '우리의 보금자리'로 

가자고 했는데짐도 풀러야 하고, 

다음 날 중요한 미팅도 있어서 내일 이후부터 

휴가 쓸 수 있다고 하더라.



아쉽지만, 뭐... 내가 갑작스럽게 말했으니

어쩔 수 없었어. 

 

 

T는 내일 자기 미팅 끝날 때 

시간 맞춰서 와줄 수 있냐고 묻길래 

 알겠다고 하고집에 바래다 줬어.

 


그리고 혼자 콘도에 왔지.

들어가니 아무도 없이 휑한게 조금 오싹한

기분이 드는거야.

 

 

 

아니나 다를까 조금 무서운 일 있었어. 

너무 피곤해서 금방 잠들었는데, 

누가 컥 하고 소리지르는 거야.


 

'분명 방에 나밖에 없는데?' 

태국에서 귀신 많이 출몰한다고 해서 

무섭기도 하고 당황스러워서 

침대 밑이랑 베란다 쪽에 사람있나 조마조마하게 

살펴봤어.

 

 

 

 

 

아무것도 없었어... 

피곤해서 헛 것 들리나 생각하고 다시 잤는데 

또 다시 컥소리가 들렸고 

나는 이윽고 그 정체를 알아냈어.

 

 

 

 

 

내가 코고는 소리에 스스로 화들짝 놀라 깨는 거였어. 

말도 안되는 뻥이라 생각 할 수도 있지만 사실이야. 

 

 

 

 

내가 코골이도 심한 편이고무호흡증도 있어서 

일정한 간격으로 코를 고는게 아니라 

랜덤으로 코를 골아.

 

 

  

 

친구들이 말하길 가끔씩 호흡 멈췄다가 겨우 숨 내뱉는데 

다음에 숨 쉴 때 더 많은 양의 산소를 필요로 해서

매 코골이 소리가 가중된다고 해.

 

  

  


여튼, 몸은 무척 피곤해서 잠들었는데 

정신은 반 쯤 깨있어서 그런 것 같아. 

살다살다가 내 코골이에 놀라서 깬 적은 처음이었어.

 

 

보컬 형이 집 나간 후로 안들어오는 이유같기도 해

 

 

 

 

 

 

여자처자 다시 잠들었고, 늦게 일어나서 

공복에 운동하자는 생각으로 수영장에 갔어. 

근데 비가 오더라고.

 

 

   

핸드폰이랑 수건신발 젖는다고 생각하니 

급 하기 싫어져서 

일단 비 피하러 감.

 

 

 

 

 

의자에 앉아서 구름과자 하나 먹고 있는데 

비를 피하러 온 녀석은 나 뿐만이 

아니었어.

 

 

 

 

 우리는 내리는 비 속에서 서로에게 기댔고,

나는 그녀의 턱을 탐닉하며

잊혀지지 않는 사랑을 나눴지. 

그리고는 쿨하게 헤어졌어.

행복했다.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대충 끼니를 음식 먹고 

에까마이 통로 지역의 T가 미팅하고 있는 건물로 향했어. 

다행히 날씨는 다시 쨍쨍!

 

 

 

 

 

콘도 앞에서 택시를 불러봤으나

전혀 오질 않았어.

내가 묶던 콘도에서는 

택시 부르기가 하늘의 별 따기야 




선택권은 RCA 쪽까지

 1km를 땡볕에서 걸으며 택시를 잡거나 

콘도 앞에 있는 오토바이 택시(랍짱)를 

타는 것 두 개뿐이었어.

 

 

 

 

 

태국에 오면 오토바이 택시는 

꼭 한 번쯤 타고 싶어서 

200부르는 가격을 

180바트(5,600원 정도)로 깎아서 타고 갔어.

 

 

 

 

 

 

 랍짱 아저씨의 따듯한 등 짝. 

 


잠시 오토바이 택시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태국 사람들이 걷기엔 애매하고

택시타기엔 가까운 거리를 이용할 때

 많이 이용해



거리가 멀어질수록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고, 

차가 많이 막히는 곳이거나

손님이 관광객인 것 같으면 돈 후려쳐서 바가지 씌어.

 

 

 

이번에 태국에서 4개월 살 때서러웠던 점 중에 하나가 

같은 거리라도 태국인이 타면 30

내가 타면 40밧을 받는거야.

 


심지어 태국어로 목적지 적어놓고 

돈 표기 해놨는데도!

 

 

 

한 번 당한 이후에 내가 가는 목적지 손으로 지목해서 

30밧인데 왜 40밧 받냐고 뭐라 하니까

 

"너 태국어 읽을 줄 알았냐캅? 30밧만 줘라캅"

 

하면서 멋쩍어하더라고

 


 

 

 

그 다음부터는 그랩택시 어플에 그랩바이크 이용해. 

일반 오토바이기사가 200바트 부를 거리를

 이거면 50밧 60밧에 이용가능해. 덤터기 절대 없어.



미리 요금을 알 수 있고, 그 금액에 기사가 오는 거라

흥정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안 받아.



가끔 프로모션 코드가 있는데, 

적용하면 돈 안내고 꽁짜로도 탈 수 있으니 

꼭 이용들 해봐!!



가끔 잔 돈없다고 찡찡대는 그랩기사들 있는데,

내 경험상 90%는 잔 돈 먹으려고 하는 행위야.

그럴 땐, 미리 동전 딱 맞춰서 주머니에 넣고 타거나

후다닥 뛰어서 편의점에서 바꿔서 금액에 꼭 맞게 주면 돼.



나는 오히려 제대로 거슬러주려는 기사들 한테는

팁으로 동전 다 줘.

이거야 뭐 사람 스타일이나 알아서들 하셈.


 

 

 

 

어느덧 그 장소에 도착했어. 

타는 동안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와있길래 확인해보니 

T가 핸드폰 고장났다고

찍어놓은 주소로 알아서 찾아오라는 거야.

 

  

 

'이게 무슨 소리야?

장난하나일부로 자기 회사사람들한테 

자기 찾아오는 남자 있다는 거 보여줄라고 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 

어제아니 오늘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핸드폰이 

고장 났다는 게 웃기잖아.

 

 

  

 

그래서 오기생겨서 일부로 건물 밖 커피숍으로 갔어.



"사왓디캅, 카훼 아메리까노 옌 타올라이 캅?

(안녕하세요 시원한 아메리카노 얼마에요?)


"120밧이다 캅"


"바이바이 캅(안녕히 계세요)"




가격이 일반 가격보다 비싸잖아!!

80밧(2,500원)하던 커피가 

120밧~140밧(4,000원~4,700원)에

팔고 있고...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어서

건물 옆에서 쭈그리고 앉아있었어.




근데 약속시간이 지나도 나오질 않는 거야. 

30분이 지나고 한 시간이 지났어.

 

 

 

 

'설마 엇갈려서 못 만난건가?' 

생각이 들어서 결국 그 건물로 들어갔지. 

만나게 된다면 아주 혼쭐을 내줄 생각이었어.

 

 

 

 

 

들어가니 왠 젊은 남자가 나오더니 말 거는 거야. 

"@#$$^W@ ??" 

"What?!" 

"왜 왔냐 캅?"

 

 

 

".. 어버버 어버버...T 찾아 왔는데, 안에 있나요?" 

"니가 J냐 캅얘기 들었다 캅

 안에서 차 한 잔 하면서 기다려라 캅!" 

"아니에요밖에서 기다릴게요"

 

 

 

사실 밖은 엄청 더웠지만안에 외국인들 한 무리가 앉아 있어서 

들어가면 영어로 쏼라쏼라 말 걸까봐 

무서워서 땀 찔질 흘리며 밖에 앉아있었어.

 

 

 

여기가 밖에 있는 테이블이야.

담장 안으로 정원이 이쁘더라고.

 



비싼 차들도 보이고얘네가 흔히 말하는 하이쏘(High society)일까? 

T도 이런 환경에 있는 애일까? (맞다면, 바로 기생 해야지.)

기대하며 상상을 펼쳤지.




이윽고, T가 나왔어.



"진짜 미안해. 핸드폰이 고장났어"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

너 나 일부로 여기 사람들한테 보여줄라고 그런거 아냐?!

그런거면 솔직하게 말을 하던가!!!!"



"전혀 아닌데-_- 내 핸드폰 봐바."




T의 핸드폰은 전원은 켜져있지만, 화면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소리 또한 나지 않았어.

김칫국 제대로 마셨네. 흠흠...



"야 그런거면 어? 말을 하지 어?

연락도 안되고 어? 내가 여기서 쭈구리처럼 안에도 못 들어가고 어?"



"미안해~ 화내지망~"



T는 나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고, 

애교에 내 맘은 풀릴 수 밖에 없었어.



"근데 핸드폰은 왜 고장난거야?"


"변기에 빠트려버렸어 >_<"


"으엑. 더러워. 근데 핸드폰은 어떻게 꺼낸거야?"


"니가 잡고 있는 손으로^^"



나는 손을 재빨리 뿌리치고

T의 손을 입에 넣어줬어.

너가 먹던 점심의 맛을 

다시 한번 느껴보길 바라.




 우리는 에까마이 주변에 음식점에 둘러보러갔어.

레스토랑들은 전부 개성적이고, 깔끔했었어.

(사진은 없지만...)



나는 에까마이 쪽에 영국식 고기파이가 있다는 말을 들었고,

꼭 한번 가보고 싶었어.

레스토랑을 드디어 찾았는데,

메뉴표를 보니 쥐똥만한게 내 생각보다 비싼거야...



사먹을 수 있는 정도의 가격이었지만,

가격대비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망설이고 있었어.



레스토랑 안에는 

돈 많고 기품있어 보이는 외국인이 많이 있었는데,

비싸다고 나가자고 하면 체면이 안 살것 같아

적당한 변명거리를 찾고 있던 중에



T가 눈치를 챘는지

"트래픽 잼 시간 걸리기 전에 이동하자,

오늘 나 기다리느라고 고생했으니 내가 밥 사줄게"

라며 이쁜 말을 했어.



좀 멋있어보였엉...




우리는 택시를 타고 팔람까오(Mrt 역) 

센트럴 플라자로 갔지.

여기는 번화가면서 레스토랑도 아주 많아.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은 만만한 곳이야. 



내가 태국에 있을 때 밥 먹으러 많이 간 곳으로

 여기서 만원~ 만오천원정도 하는 돈으로 

한국에 있는 만원짜리 고기뷔페보다 더 퀄리티

좋은 뷔페를 이용할 수 있어.

(샤브샤브, 스끼야끼, 초밥, 바베큐등)



 

우리는 씨즐러(Sizzler)라고 하는 레스토랑에 갔어.



닭 스테이크랑 돼지 스테이크 시키고, 샐러드 바 이용까지 했어.

가격은 내가 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많이 비싸지는 않은 걸로 기억해.

같이 갈 태국친구 있으면 가보고 가격 알려줘.



다 먹음. 센스있게 껌도 주네.

한 가지 함정은 이런데 가면 보이는 가격이 전부가 아니란거야.

택스랑 서비스 차지 합해서 17%가 부과돼.



그 말인즉슨, 

내가 만원밖에 안가지고 있는데

오? 만원짜리 스테이크가 요기 있네? 

하며 시킨다면

11,700원이 부과되어 

설거지 닦아야 집에 갈 수 있다는 거야.



님들은 현명하니 안 그럴거라 믿음.



 

다 먹고 우리 집에 T와 함께 가서 많은 얘기를 나눴어.




"너 한국 돌아가도 연락 계속 할 거야?"


"연락은 해도 좀 많이 바쁠거 같애.

일도 구해야하고 임용고시도 준비해야하거든."


"나 한국 가면 만날 수는 있어?"


"한국 오게? 9월 이전이면 만날 수야 있지!"


 "그래 결정했어."


"뭘?"




"갈거야. 한국. 너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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