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이싼 지방의 메카인
콘깬에 가서 야시장과 클럽과 같은
밤문화를 즐겼던 이야기야.
곤이와 저녁을 대충 먹고
잠이 들고 일어나 보니
밤 9시 쯤 되어있었어.
곤이는 코를 드렁드렁 골며
아직 꿈나라를 헤매고 있었어.
아니, 사경을 헤매고 있었지.
이색기 코 고는 거 보면
진짜 숨 넘어갈 것 같다.
얘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겠지?
우린 둘 다 무호흡증 있으니까.
서로 코고는 소리 듣고
베개를 던지고 코 뜯어버린다는
말을 주고받곤 했었는뎅...
어려모로 잘 맞아!
곤이를 서둘러 깨우고는
콘캔에서 유명한 야시장에
스쿠터를 타고 달렸지.
우리가 도착한 그 야시장의
이름은 Ton Tann market이야.
여기에 도착하고나서야
콘캔에 온 것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지.
방콕과는 다른 몽환적인 야시장!
중세시대의 갑옷도 이렇게 서있고
사람들도 복작복작하게 많이 있더라고?
콘캔사람들 멋지고 이쁜 사람들이
꽤 많더군!
일단 남자던 여자던 다들 몸매들이
장난 아니여...
다리비율이 말도 안됌...
외모는 대부분이 방콕에서 보았던
이싼계 미인들이었음.
이 녀석은 어김없이
전투복을 입고나옴.
자기 예명이 창(코끼리)라는 걸
강조하기 때문에 전투복으로 항상
이걸 입지.
나도 예명이 싱하여서
싱하 티셔츠를 한 장 샀는데
면 재질이 안 좋아서
땀냄새가 금방올라와.
그래서 배신 때리고 같이 안 입음.
우리 둘은 태국 사람들에게 우리를 소개 할 때
비아 창, 비아 싱 형제라고 말하곤 하지.
웃으면서 맨날 하는 말이
맥주를 얼마나 좋아하면 태국이름이
그거냐고 그러더라.
사실 별로 안 좋아하는데
예명을 찟따펀이나 쑤팝 할 수는 없잖아.
한 바퀴 휙 둘러보니
이런 이쁜 연못이 있더라고?
연못 옆 다리에는 수 많은
커플들이 손을 부여잡고 셀카를 찍고 있었지.
"곤아, 다 커플인데 다들 부럽다..."
"하... 나도 이런데 여자랑 왔어야 돼는데
왜 하필 니 새끼가 있는 거야!"
"그럼... 내가 오늘 하루만 여자친구 해줄까?"
그리고는 곤이의 손을 꼬옥 잡았지.
"놔라 놔 샛기야!
더럽다 인마!"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해도
곧 이내 적응한 듯
우리는 서로의 손을 깍지끼고 걸었징.
베지터 같은 놈.
결국 손 잡아줄거면서.
둘 다 태국에서
장기간 여행을 하다보니
이젠 주위의 시선 따윈
상관하지 않게되어버린 걸까나?
지금 생각하면 개 토나옴.
연 못 한 가운데는
포토 존이 있어서
연인들이 줄을 서서 찍어가더라.
우리도 빠질 수 없지!
줄 선다! 그리고 찍는다!
얍얍! 하트 뿅뿅이당!
이 날 만큼은 곤이를 부를 때
여자소리를 내며 "차앙❤"
소리를 냈더랬지.
아, 참고로 창은 2성조라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사오정 같은
목소리로 해줘야 제대로 알아들음.
여자소리 내면서 성조까지 하니까
더욱 더 게이스러워졌엉.
연 못 이쁘당.
근데, 조명 때문에 이쁜거지.
물은 짜오프라야 강물보다 더 더러움.
한 바퀴를 쓱 보니까
야외무대가 있더라고?
나름 실력파인 뮤지션들이
열창을 하더라.
많은 사람들은 먹을 거리와
맥주를 사들고 와서
앉아서 풍류를 즐기고 있었어.
한국에도 이런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당...
곤이녀석은 이 곳에 온 김에
그 동안 해보고 싶었던 헤나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어.
기왕이면 크게!
곤이 녀석은 같이 하자고 했지만,
헤나 경험이 있던 나는 시간이 흐를 수록
헤나는 에매하게 지워져
보기에 더럽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거절했지.
약 30분의 시간이 소요됐고
곤이는 커다란 타투를 가지게 되었지.
그리고 리얼 태국인이 된 것 같다며
자신감이 200%가 되었어.
그의 크고 아름다운 헤나는?
요롬코롬 생겼어.
장미 꽃 위에 올라앉은
멋있는 독수리.
이 녀석 몸집에 타투가 생겨버리니까
진짜 레알 조폭같다...
하지만, 방콕으로 돌아갔을 때
팔뚝에 독수리는 더 이상 늠름하지 않았어.
병이 심하게 들어 깃털이 빠진
늙고 처량한 비둘기가 되어 있었지.
곤이는 일부로 긴 팔을 입어
민망하고 아픈 비둘기 녀석을
감추려 애를 썼지만
그 녀석이 여자하고 말을 섞을 때마다
나는 배알이 꼴려 여자 앞에서
그 녀석의 팔을 몰래 걷어올렸었어.
그리고는
'이 녀석 몸에는 밀어도 없어지지 않는
병든 닭이 있다'며
창피를 주곤 했지.
어쨌거나, 우리는 헤나를 하고
우리는 그 토록 가고 싶었던
클럽을 가보기로 했어.
외국인이 많이 없는 이 곳에서
우리는 슈퍼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현지 사람들에게 놀기 좋은 곳에
대해서 물어보니까
U-bar와 먼로 클럽을 추천하더라고?
하지만 그 때, 먼로클럽은 문을 닫았었지.
그래서 하는 수 없이
U bar로 갔어.
근데 이게 왠 걸?!
11시에 갔는데 뭔 사람이
하나도 없냐...
하... 우리 둘만 있네
우리 둘만 있어.
일단, 맥주 한 잔만 시켜서
아니다 싶으면 바로 빼자 생각했어.
맥주를 홀짝홀짝 마시면서
음악을 듣고 있는데
조금씩 사람이 들어오는 거야.
옳타구나 싶어서
맥주를 한 잔 더 시키려는데
들어오는 사람들 모두 다
조니워커 블랙라벨 양주를 먹더라고?
뭐지?!
콘깬사람들 다 부잔가?
어떻게 하나 같이 다 블랙라벨을
먹고 있는 거야?!
그래서 혹시나 싶어서
메뉴판 좀 가져와 달라고 했는데
블랙라벨 프로모션으로
엄청 싸게 팔고 있던 거야!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방콕의 블랙라벨 값보다 무척 저렴해서
엄청 놀랐어.
게다가 소다와 콜라, 얼음의 믹서비용은
전부 무료!
미쳤따리...
콘캔 오길 엄청 잘했다.
우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시켰지!
크, 둘이서 블랙라벨을 시키고
믹서를 이렇게나 많이 깔아놓다니...
부자가 된 기분이었어!
어깨에 한 껏 힘을 주고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이러고 있더라.
환상 깨짐.
사람은 점점 차오르고 밴드 타임도
끝나서 드디어 일렉의 시간이 다가왔지.
우리는 기똥차게 춤을 추며
'지금 한국인 두 명이 여기 콘캔 클럽에서
신명나게 춤을 추고 있으니까
다들 잘 지켜봐라'
주위의 뜨끈뜨끈한 시선이 느껴졌어.
우리는 그럴 수록 더욱 남의 눈치를
신경쓰지 않으며
무아지경의 댄스를 했더랬지.
하지만, 댄스타임의 시간은 짧았다...
다시 돌아온 태국밴드타임!
그래, 댄스로 우리의 존재유무를 알렸으니
이제 스무스하게 다가가자!
옆 테이블 마다 건배를 제의하며
눈 마주칠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했지.
"안녕 캅! 반갑다 캅!
여기 계신 분 너 여자친구임 캅?
무척 이뻐서 부럽다 캅"
"ㅇㅇ 여자친구 맞다
고맙다 캅!"
"안녕 캅! 반가워 캅!
옆에 계신 분 너 여자친구 캅?"
"ㅇㅇ 여자친구 캅!"
"안녕 캅! 여자친구 캅?"
"ㅇㅇ 캅"
아니 다들 뭐 여긴 커플끼리 옴?
아니면, 이 날만 커플데이 인거야?!
저 쪽에 여자끼리 온 테이블이 보였어.
곤이가 추파를 날리며
'꼬시까 꼬시까' 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날개 짓으로 다가갔지.
그리고는 1분 만에
꺼이꺼이 눈물을 닦으며 돌아왔어.
"야... 너무 무안하다. 진짜...
반갑게 짠은 해주는데
그 다음부터 내한테 관심이 없다...
지들끼리 논다...
뭔가 치앙마이 같다..."
"개솔 ㄴㄴ.
니가 태국말 못하고 무섭게 생겨서 그럼.
이번엔 내가 저 쪽에 가서 추파를 던져보겠음.
잘 봐라 시캬.
꼬시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여!"
나는 스무스한 백스텝을 밟으며
그녀들의 테이블로 갔지.
"안녕하세요 캅!"
"아... 네..."
"짠 한 번 같이 하고 싶어서
멀리서 왔어요!
멀리서도 이쁜 사람은 잘 보이거든요!"
"아... 네..."
"짠! 아이 맛있다!
이쁜 사람이랑 짠 하니까
더 맛있네!! 에헤헷!"
"..."
'분위기가 싸늘하다...
등 뒤에 비수가 꽃힌다...
이대로라면 뒤에서 보고있는
곤이가 날 개무시 할 것이다...
뭐라도 해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하핫! 우리 짠도 했는데
즐겁게 놀아BoA요!!
같이 춤 춰요! 춤!
히릿! 허이짜 허이짜!
신난당!"
"...?"
"갈게요... 재밌게 노십쇼..."
그 이후로 우리의 컨피던스는
급 하락했고, 그 어떤 흥겨운 노래가 나와도
우리의 상처를 치유할 수 없었어.
와중에 더 빡치는 건 밴드음악만 계속 나오는데
다 같이 떼창하면서 즐김.
근데, 그 안에 우리는 없다는 거...
그냥 답답함에 술만 축내고 옴...
술을 다 먹고 우리는
한 마디의 대화없이 호텔로 향했지.
"곤아..."
"응...?"
"콘캔 좋은 도시 맞지?
사람들 아주 착했지?"
"그럼. 사람들 얼마나 착하고
친절했는데."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머뭇거리며 보았어.
그리고는 우리는 동시에
말을 걸었지.
"저기...!"
"저기...!"
그리고 내가 먼저 말을 꺼냈지.
"사람 좋고 친절한 콘캔에서
너무 재밌었어!
근데, 우리 여기 너무 오래 있었나봐.
방콕이 너무 그리워지네?"
"그래 맞아!
방콕이 너무 그립다.
우리 이제 슬슬 돌아갈까?"
우리는 10시간이 넘게 차를 타고
콘캔에 도착했고
만 하루의 여행을 즐기고
다시 방콕으로 10시간이 걸려 돌아갔어.
아직도 곤이녀석과 콘깬에 대해서
말 할 때면 우리는 추억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하곤 해.
분명 사람은 좋고 친절한데
뭔지 모르게 각박한 곳!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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