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운동 시작하기 전에

중간 계체량을 했던 날인데

충격과 공포를 느꼈더랬지.


일단, 체중계가 있는

헬스장으로 이동!

가니까 좁디 좁은 헬스장에 한 아저씨가

러닝머신 뛰고 있더라.

여기에 사람 3명 들어가면

운동 못하고 나와야 해...

겁나 좁아...

드디어 올라간 체중계!

결과는?

92kg!!

맨 처음 측정했을 때 

97kg 나왔었는데 라오스 다녀오고

본격적으로 운동 시작한지 몇 일만에 5kg빠졌어!

하루 1000kcal 아래로 먹고

운동 3시간 이상씩 하니까 안 빠질 수가 없겠지?

아속킹 곤이 녀석도 4kg 빠졌더라!

원래 뚱뚱이들이 초반부에 살 겁나 쭉쭉 빠짐.

한 가지 걱정되는 건 이렇게 잘 빠지다가

어느 순간 살이 잘 안 빠지는 구간이 있어.

그 구간에서는 뭔 짓을 해도 잘 안 빠지고

심지어 먹어도 잘 안 쪄서

마의 구간이라고 칭하고 있지.


그 구간에서는 식단을 파격적으로 더 줄이거나

활동량을 늘려야 해.

진짜 말 그대로 헬 구간이지!

그 부분이 다가오기 전 살 잘 빠질 때

겁나 빼놔야겠어.

서로의 무게를 보고 흡족해서

파이팅하며 자전거 20분 탔지!

타면서 애초에 약속했던 5kg 빠질 때마다

부페가자고 했던 얘기를 하며

어느 부페를 갈까 얘기를 했더랬지!

자전거로 워밍 업을 하고 밖으로 나왔어.

햇살이 강렬해서 숨이 막히지만

살 빼기엔 최적의 장소!

주차장에 이런 게 있더라?

내가 헬스장에서 일할 때 

자주 사용하던 것 같은 느낌의...

레더 혹은 사다리라고 부르지!

이 레더를 이용해서 숏피치! 스쿼트 점프

롱피치 유연성 그리고 사이드 스텝까지

2세트 했어!!

숏피치와 롱피치는 각 칸 마다 10회씩 전력질주

스쿼트 점프는 한 칸 당 점프 스쿼트 한 개!

유연성도 한 칸 당 한 번씩!

그리고 주차를 위한 블럭을 스텝박스로 이용해서

사이드 스텝 30개식 두 세트!

요렇게 운동하고 수영을 하려 올라갔으나

수영장 물 교체문제로 못하게 되어서

셔틀런 80회 했어!


중, 고딩들 pops라고 기초체력 측정 할 때

소리와 함께 왕복달리기 하는 거 있잖아!

80회 뛰고 완전 탈진!

운동 후에는 피로회복과 단백질을 먹기 위해

길거리로 나가 이 음식을 먹었지!

타우린이 가득 함유된 오징어!

길거리에서 직접 숯불에 구워준당!

이거 먹고 근처 카페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먹고 로터스가서 양상추랑 드레싱 사왔어!

그리고 조금 쉬다가

저녁 운동 나갔지!


우선, 자전거 20분으로 워밍업하고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갔어!

콘도 창문들 사이로 우리를 지켜보는

수많은 주민들 얼굴이 보였지만

살 빼려면 쪽팔림 감수해야지!

숏피치와 롱피치 30초씩 전력질주

인터벌 트레이닝으로

20번하니까 다리가 후들후들...

다리가 후들거리면 뭐 하면 된다?

복근 조지면 된다!

다리 아프다고 어깨 아프다고

운동을 멈추면 살 못 빼!

안 아픈 부위하면 되는 거야!

지옥의 레그레이즈 3세트!!


처음엔 단단하기만 했던

아속킹 녀석 배가 살 빠질 준비가 되었는지

슬슬 물렁물렁해지고 있어!!

쓰러진 아속킹

매번 운동 끝날 때마다 헛구역질을 하며

눈물을 찔끔 흘리는데

안쓰럽진 않아.

오히려 그 얼굴이 귀여워서

매일 보고싶은걸

어쨌건, 이 날 운동은 여기서 마무리!

다들 힘찬 다이어트 하셈들!!

이번 편은 보컬 형과 함께

방콕의 위쪽 지방인

랑싯에 갔던 이야기야.


전 날 밤 클럽 오닉스에서

술을 잔뜩 마시고 역시나처럼

자고싶을 만큼 자고 일어났지!

보컬 형이 동안이긴 하지만

나이는 못 속이는지

아직도 쳐자고있음.

곤이 자고있는 보컬 형

배를 지긋이 손바닥으로 눌러주니까

"꾸어억" 소리를 내며 자연스럽게 기상하더라.


"뭐여! 쫌만 더 자자!"

"개솔 ㄴㄴ 오늘 할 거 많음.

일어나셈."


"졸리다 졸려 ㅠ

밥 먹으러 가게?"

"ㄴㄴ 일단 이거 먼저 하고!"

공복에 운동!

가니까 옆 편에서 러시아 누나들이

열심히 으샤으샤 운동하고 있더라.

"야... 오길 잘했다.

겁나 이쁘다.

너가 아침에 운동하는 이유가 이거였냐?!"

"굳이... 그런 건 아닌데

하루의 시작을 발기차게 아니...

활기차게 운동으로 시작해야지!"


옆에서 힐끔힐끔 보니까

러시아 누나들이

씨익 웃어준다.

러시아로 자기들끼리 대화하기도 하고

키가 우리보다 커서 

무서워 말은 못 걸어봄...


"형... 우리 어제 공금 다 쓰고

지금 200바트 남았엉."

"그걸로 아침식사 가능함?"


"당연히 가능하지.

여기서 내 한 끼 비용이

100바트 미만인데!

따라오셈! 해장해야지!"

나는 보컬 형을 데리고

먼 곳도 아닌 아파트멘트에서 불과 5미터

떨어진 이 곳에 데려왔지.


"야... 오다가다 봤는데

여기 겁나 허름한데?

뭘 팔긴 팔아?"


"아! 조용히 말해!

여기 아줌마 겁나 쎄!

주문 한 번 잘 못 했었다가

크로스라인 맞을 뻔 했어."


여담으로 이렇게 재미있게 쓰는 게 아니라

진심 식당 아줌마 줏나 쎔...

키 나만 한데 팔뚝은 내 두 배임...

게다가 굉장한 인상파에다가 무뚝뚝하셔서

곱절로 더 험악한 분위기를 자아내지...

남편 분이 같이 일하는데

주문 안 받고 티비본다고 멱살 잡힐 뻔 했어.

그래도 맛은 있으니

쭈그리고 들어가서 말 없이 

밥만 후딱 먹고 나오면 별 탈 없어.

여기서 치킨 덮밥 두 개랑

예전에 포스팅 한 적 있던

등뼈국을 시켰지!

렝 똠얌이라고 하는데 국물이 맑아보여서

쇠고기무국 생각하고 호로록 먹으면

시큼한 펀치가 훅훅 들어와.

그래서 나중엔 뼈만 포장해서

근처 쌀국수 집 국물에 먹었더랬지.

치킨 덮밥 두 개에 뼈국 시키니까

130바트 나왔어.

인 당 100바트의 행복 지린당!

남은 돈으로 뭐할까하다가

입이 심심해서 입가심으로

길거리 카페 먹으러 갔엉.

이 아주머니 굉장히 친절함.

마주칠 때마다 웃는 얼굴이고

여기 안 살 때도 몇 번 왔는데

기억해주시고 먼저 인사안부 물어봐주심.


우리가 먹은 건 놈 옌이라는

딸기우유! 20바트!

완전 달콤 딸기향 짱짱맨.

보컬 형도 맛보더니 달콤함에 

몸을 부르르 떨떠라.

내가 사는 아파트멘트

정원 구경하는 보컬 형.

똥물 같아 보여도 나름 잉어도 살아.

점심시간 마다 근처에서 일하는 회사원들이

후문으로 들어와 이 다리를 건너서 밥 먹으러 가더라.

이런 게 태국 인심인가?

한국에서는 외부자 절대 못 들어오게 할 텐데...


밥도 먹고 배도 부르겠다

뭘 할까 고민고민 하던 중

보컬 형이 자기 온 김에 같이

곡이나 쓰자고해서 바로 곡 쓰러 감!

준비물은 기타와 핸드폰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헤드폰

그리고 시원한 커피!

곡을 만드는 방식은 내가 예전에도 언급했듯이

삼성 사운드캠프라는 어플을 이용해서

곡을 만들어!

4층 휴게공간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기타치면서

곡을 만들었어.

예전에 내가 올렸던 곡

'아속킹'의 기초 스케치가

이 때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지.


2시간 가량 기타줄 팅기며

띵가띵가 하다가 전 날 가기로 한

랑싯으로 떠나기로 했지.


안 그래도 랑싯에서 같이 놀았었던 형님이

장기로 머물 콘도 상태 좀 봐달라고해서

부탁도 들어줄 겸 놀 겸해서

일단 출발했지!!

롯뚜타러 가는 길!

우리 집에서 승전기념탑까지는

걸어서 15분이 넘게 걸림...

뭐 타기엔 가깝고

걷기엔 애매한 거리라 돈 아낄 겸 걸었쪄.

드디어 탑승한 롯뚜!

쉽게 말하면 미니밴이야.

돈므앙 위 쪽 도시인 랑싯까지 가는데

인당 얼마냐고?

30바트야!

지금은 35바트!

천원에 편하고 빠르게 데려다 줌.

내릴 때는 정류장 근처 말해주면 거기서 내려줘.

우리는 퓨쳐파크에서 내려달라고 했지.

퓨쳐파크 아직도 나름 유명해.

위 쪽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쇼핑하러 종종 간다고 하더랑.


쇼핑에 관심있으면 한 번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음.

여튼, 퓨쳐파크에서 내려서 오토바이를 탔어.

나껀나욕이라는 지역의 특성상 차보다

오토바이가 유턴하기가 편하거든!

오토바이는 삼치기가 개 맛이지!

오토바이 두 명이서 나눠타면

돈 아까우니까!!

이렇게 삼치기 타면 더 싸냐고?

조금 더 싸!

가는데 30바트라고 쳤을 때

둘이 동시에 타면 50바트 정도!


어쨌거나, 도착한 랑싯 룸피니 타운쉽!

이 쪽 동네에서는 나름 제일가는

부자촌이라 할 수 있지.

내게 방을 좀 봐달라 부탁한 형은

에어비앤비로 1달 계약을 원했기에

호스트를 만나 방을 좀 둘러보고

사진 좀 찍어달라고해서

귀찮지만 겸사겸사 온 거얌.

그래서 보컬 형과 호스트를 기다렸지.


-다음 편에서-



오늘의 에피소드는

태국에서 필리핀 여자를 만났던 사건이야!

정확히 태국에 도착하고 두 번째 날에

발생한 사건이지.


처음부터 글을 읽었던 독자들은 알다시피

나는 방콕에서 친구도 없이

많은 시간 외로웠기 때문에

태국친구들을 만나러 적지 않은 시간을 

치앙마이에 왔다갔다 했었어.


그래서 이번은 방콕에 태국친구를 

좀 만들고 싶었음.

겸사겸사 언어도 배울 겸!

방법은 누구나 나 알고있는

스카우트(Skout)라는 어플이야.


계집질의 목적이 있었냐고?

물론, 없다고 하면 구라지!


나도 남자고 사람인데

태국어 가르쳐 주는 사람이

기왕이면 여자가 더 낫고

일반인보다 내 이상형에 가까우면

더 좋은 거 아니겠음?


하지만, 고추를 휘두르기 위해서

어플을 사용하는 건 아니야.

감정없이 몸 섞는 거 만큼 

허무한 게 없거든.

정말, 친구 그 이상 그 이하도

바라지 않으며 어플을 실행했지.


어플을 키자마자

주변에 있는 수 많은 여자에게

쪽지가 날라왔어.

"오퐈오퐈, 스페셜 마싸?"

"오퐈 숏타임 3000 롱타임 5000"


하...

자기소개부터 바꿔야겠다...

'나 태국어 배우고 싶다 캅

태국친구 만나고 싶다 캅

제발 베이비 붐붐마싸 보내지 좀 마라 캅'


이렇게 설정하니까

프리랜서 워킹걸들의 문자는

조금 잦아들더라.

어쨌거나, 몇 명이 태국문화와

태국어에 관심이 있어하는 나에게

쪽지를 보내왔었지.


각설하고 시간의 흐름상으로 전개한다.

전 날 새벽 2시에 잠이 들었지만

시차적응이 안돼서 

한국 시간 8시, 태국 시간 6시에 눈이 떠졌어.

밖에 나가보니 꽤 쌀쌀하더라...

방콕도 12월엔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구낭...

눈 뜨니까 멍뭉이랑 호텔 툭툭이가 보였엉.

시선을 돌려보자 태국에 왔다는 게

실감나게 하는 태국택시와

지역신 모시는 탑(?)이 보이넹.

양 팔을 머리 위로 흔들며

"태국이당!!"을 외쳐주며

공복에 운동을 하러 들어갔지.

호텔에 있는 헬스장인데

이미 인도 아저씨가 먼저 와있더라고?

헬스장은 사진으로 커보이지만

실제로는 쥐똥만하고 기구도

노후화돼서 녹슬고 소리도 심해.


심지어 덤벨 컬을 하는데

덤벨 대가리가 툭하고 떨어짐...-_-;

바닥에 나뒹구는 덤벨 대가리를 보며

여기 계약은 절대 하지말아야겠다고 다짐했어.

빨리 조식먹고 내가 살던

KJS맨션 계약하러 가야지...

그래도 식당은 나름 깔끔하더라?

메뉴도 서양식 태국식으로 구별되어 있어서

간단한 아메리칸 블랙퍼스트란 메뉴를 골랐지.

그리고 전 날 사온 먹다만 햄버거를 데워서 세팅했어.

헤헤. 세상에서 공짜밥이 제일 맛있는 거여.

맛나게 촵촵 먹고 가려는데

식당 아저씨가 붙잡더라.


"야 임마!! 돈 내고 가야지!"

"엥? 뭔 돈이여?

조식 공짜 아님?"


"개솔 ㄴㄴ

돈 내라 캅."

그래서 프론트로 가서

아고다에 호텔 조식 무료라고 써있는데

확인해달라고 했더니 아니란다.

그래서 쌩 돈 110바트(3,600원) 토해냄...

퍽킹 아고다.


어쨌거나, 씻고 준비해서

kjs맨션 오피스가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그랩바이크를 타고 이동했지.

항상 한국친구들에게 태국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오도바이 타고 타닌다고 하면

무슨 패륜국가냐고 안 믿는데

드디어 증거사진 찍음.

한국가면 우리 할머니도 한번 태워야드려야징.



드디어 도착한 익숙한 골목과 건물!

라마9호텔에서 kjs맨션까지 그랩바이크로

단 돈 50바트(1,700원) 나왔어!

여기가 찾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 번 길 알면 여기만큼 접근성 좋은 데가 없음.


오랜 만에 만난 오피스 아줌마.

저번에 나랑 싸우고 그 뒤로 얼굴 봐도

인사 잘 안했는데 그래도 오랜 만에 봤다고

환하게 인사해줘서 맘 풀림.


사실 다시 살게 될 거 생각해서

이 아줌마 선물도 하나 사왔는데

먼저 반겨주니 더 줄 마음이 생겼엉.

마사지 팩 10개짜리 주니까 엄청 좋아하더군!

관계회복엔 선물이 짱이지!


그 아줌마는 지금 남아있는 방이 딱 하나밖에

없다고 해서 일단 보러 갔어.

저번에는 6층에 살았는데 그 방은 12층이었어.

근데... 수영장이 보이는 뷰가 아니고

고속도로만 보이는 뷰라 영 맘에 안드는 거야...

그래서 잠깐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근처 다른 맨션으로 한번 가봤어.

가는 길에 보이는 굴다리 밑 시장!

여긴 여전하네!

이 옆으로도 비슷한 아파트멘트가 있어서

가봤더니 거긴 더 비싸고 컨디션이 더 구려...


하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KJS맨션으로 갔더니 아줌마가 씨익 웃으면서

방 한 번 더 보고오라는 거야.

근데, 수영장 쪽 비어있는 방을 하나 숨겨놨더라고!

게다가 층수도 더 높은 14층!

이 요망한 아줌마! 바로 계약하자!!


내가 총 머무는 기간은 두 달 반인데

두 달을 계약하면 8500바트라 내 기준에선 비쌌어.

그래서 보름을 손해볼테니

3달 월 7000바트(235,000원)에 

달라고 했더니 오케이!


하지만, 여긴 거기서부터가 시작이야.

보증금은 두 달치 방 값인 14000바트

키카드 보증금 200바트

냉장고 없으니까 빌려야지 월 700바트

냉장고 빌린거 보증금 내야지 1000바트

운동해야돼니까 운동비 내야지 월 500바트

두 달 살건데 이불 사기 아까우니까 빌리자 월 500바트


배보다 배꼽이 큰 편이지?

그래도 이 정도면 이득이라 할 수 있지.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는 깡통방이라

쇼핑을 가야만 했어!

다시 짐을 챙기러 라마9 호텔로 가는 김에

로터스를 들렸지!


오오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나는걸?

반팔에 크리스마스 모자를 입은

점원을 보니 뭔가 애매하긴 했지만

여기서는 그렇게 즐기는 구나!

청소용품이랑 수건, 옷걸이 사는데 1090바트!

이건 뭐... 태국 올 때마다 맨날 사고 버리고 가니까

아까워 죽겠음...


그리고 다시 집에 도착해서

3시간 내내 바닦 쓸고, 닦고

먼지 제거하고 에어컨 필터 닦고

짐 풀어서 정리했어.

마침내 나의 보금자리가 다 정리되었지!

내가 좋아하는 화이트 컬러!!

햇 빛도 잘 들어와!

내 소품들도 정리해서

이쁘게 나열해놨지!

음악생활과 블로그를 위한 노트북과 헤드폰이

있으니까 뭔가 전문적으로 보이는 구만!

청소 끝나니 배고파서 

또 이거 사먹음.

정식 이름은 블랙페퍼 치킨 스테이크버거니까 

님들도 궁금하면

한 번씩 사서 잡솨봐! 

32바트밖에 안 해. 천 원 돈임.


이거 사면서 편의점에서

물, 비누, 세제, 섬유 유연제, 화장지, 

데오드란트, 면도크림 같이 샀는데

480바트 나옴.(16,000원)

이 정도면 한국보다 싼거겠지?


청소를 마치고 잠깐 쉬고 있는데

어플에서 메세지가 왔어.

아까 글 초반에 말한 연락왔던 

사람들 중 한 명인데

태국여자가 아닌 필리핀 여자였어.


현재, 방콕에 있는 국제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며 애들 가르치고 있대.

잠깐이나마 교단에 섰었던 나와

공통점이 있었기에 대화를 재밌게 나눴었지.

그리고, 국제학교에서 일할 정도면

수준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거든.


근데, 이 여자는 당돌하게 먼저 말을 하더라.

"야 나랑 같이 밥 먹자."

"어? 갑자기 왜?!"


"갑자기는 무슨. 먹으면 안돼?"

"나... 어제 방콕왔어요...

굉장히 갑작스럽군.

하지만, 할 거 없으니까 갈게."


먼저 밥 먹자고 하는 용기있는 사람이

오랜 만이어서 그런 걸까?

얼떨결에 오케이하고 나와버렸다...

만남의 장소는 랏차테위에 있는

코코워크!


나는 언제나처럼 그랩바이크에 타고

머리를 휘날리며 그 곳에 도착했지.

그리고 도착한 이 곳!

항상 오다가다 여기 뭐하는 곳일까

궁금했는데 직접적으로 오는 건 처음이었어!

5분 쯤 기다리자, 수줍은 듯 머리를 쓸어내리며

오는 조그마한 여자애가 보이더라.



"안녕 캅"

"오? 너 태국말 하네?

나도 할 줄 알아!

나도 학교에서 태국말 가끔 써야 하거든"


"오. 대박인데.

초딩 가르치는 거여?

개빡센데... 할 만함?"


이렇게 우리는 대화의 물꼬를 자연스럽게 텄고

밥을 먹으러 근처 값 싼 스테이크 집으로 갔지.

나는 닭 스테이크 시킴.

걔도 비슷한거 시킴.

먹으면서 이런 저런 대화가 오갔고

분위기는 훈훈해졌어.


가끔 한국말도 하던데

알고보니, 구남친이 한국사람이더라고.

근데, 한국남친이 바람피는거 

목격하고 헤어져서

아직은 힘들다나 뭐라나

어쨌거나, 계산할 타이밍이 왔는데

쭈뼛쭈뼛하길래 맘에 안들지만 내가 계산함.


아무래도 방콕 온지 몇 일 안되서

태국패치가 작동을 안하나보다...ㅠ

그래도 뭐 다음에 커피라도 사겠지라는 생각하며

쿨하게 내고 밖으로 나갔어.


어디 갈 건지 물어봤는데

시암가서 크리스마스 조형물 보러가자고 해서

BTS타러 쫄래쫄래 따라감.

비티에스 타러 가는 길에

한 컷 찍어달라고 해서

한 컷 찍음여.

시암에 도착하자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어.

와... 이게 태국의 크리스마스 기간이구나...

비록 더운 날씨에 반팔입고 있지만

제대로 꾸며놓고 즐기는 걸?

시암 앞 광장은 여러가지 이벤트도

진행되며 복작복작하게 시끄러웠어.

분위기 잡는 거

한 컷 찍어줌.

사람 많은 거 싫어서 금방 가려고 하니까

안에 조금만 둘러보고 가자고 해서

기어코 또 안에 들어갔지.

이런 저런 화장품 샵을 같이 들어갔는데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며

왜 나를 쳐다보는 거지?

기분 탓인가?


불편해서 난 나만의 쇼핑을 하러 갈테니

10분 후에 만나자고 하고 나 혼자 구경하러 다님.

톰포드가 보인당.

곤이녀석 집에서 기생할 때

곤이 향수 뺐어서 마구 뿌리던게 이거였는데

개비싸잖아?!

너가 그렇게 역정을 냈던게 이해가 된다.

미안하다 친구야...ㅠ


우리는 약속된 시간에 다시만나

밖으로 나왔어.

토요일 저녁 시간에 시암에서는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조금 같이 걸었어야 했어.


빨리 집에가서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걸어가고 있을 때

무언가 내 뺨을 후려갈겼어.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의 입술이 

페이드 아웃으로

점점 멀어지고 있더라고?


"-_-? 앙?"

">_<"


"뭐야 이게...

다시 해줘!"


다시 그녀의 얼굴이 다가올 때

언제나처럼 고개를 돌려

입술과 입술이 맞닿게 했지.


그녀는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너무나 자연스럽게도

그녀의 촉수가 나에게 왔어.


근데 뭔가 이상하다?

이런 적 처음인데?

왜 익숙한 냄새가 나는 거지?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의 그...샹내

에라 모르겠다.

많이 피곤했나보지 뭐.


하던 거나 마저 하자.

그리고 머쓱하니까 사진이나 찍었징.

냄새가 조금 걸렸지만

인간이면 누구나 그럴 수 있어!

암. 그럴 수 있지!


이 후로 5분 정도 걸었을 때

그녀는 억 소리를 내더니 잠시 멈추는 거야.

"J... 잠깐 세븐일레븐 좀 가자..."

"뭔데?

똥 마려운 것이여?"


"아니...

그거 있잖아 그거...

블러드..."

"생리?!"


"응..."

"축하해!!!

뿜빠빠빠 뿜빠라빠"


"왜 축하해주는 거야?"

"너가 모르나 본데

한국에선 생리하면 다들 축하해줌."


그렇게 세븐 일레븐을 가서

날개가 달렸지만 날지 못하는 슬픈 녀석을 사고

근처에 있는 화장실로 후다닥 갔지.

그녀가 나왔을 때 그녀는

아픈 표정으로 내게 말했어.


"아... 배 아프다..."

"빨리 들어가서 쉬렴."


"근데, 엄마가 친구 데려왔어..."

"그래서? 그게 왜?"


"엄마는 나 친구 있을 때 

내가 있는 거 별로 안 좋아해.

나도 불편하고."

"헤에에?

어쨌든, 아프더라도 집에서 아픈게 나!

어여 들어가"


"나 너네 집에서 쉬면 안돼?"

"지성지성, 박지성

안됌요. 나 집 아직 안치워서 

이불도 없고 침대도 없어.

그리고 우리 오늘 처음 봤는데 

집까지 오는 거 오바임."


참고로 말하면

절대 피가 나서 그런 거 아님!

처음 본 여자 집으로 들이기 싫어서 그런 거임!

하지만, 여자애는 초강수를 두었지...


"그러면 내일 나랑 점심먹자."


-다음 편에서-


요즘 내 근황은 그래.

파주에서 튀어나온 이후로

일자리를 못 찾고 있어서

우울우울하게 지내고 있어.


이 날은 그래서 그 동안 일을 하느라

하지 못한 것들을 하나 둘 했던 날이야.

첫 번째로 할 일은 

곧 갈 태국에서의 필수품인

EXK카드를 수령하는 것!


내가 태국에 있을 때 EXK로 ATM기에서

돈을 인출할 때 돈만 찾고

카드는 그대로 두고 왔었어.

다시 한 번 그 자리로 갔을 때는

내 카드는 더 이상 찾을 수가 없었지.


그래서 요 근래에 우리은행에 들려서

카드를 재발급 받았는데

의정부지점으로 도착해있다는 문자를 받고

이 날 받으러 갔지!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우리은행 지점에서

새로운 EXK카드를 드디어 발급받았어!

태국에 장기로 있건 단기로 있건

이 카드는 정말 짱임!


마스터나 비자카드로 해외인출기에서 돈 뽑을 때마다

수수료 개박살 났었는데

EXK카드로 태국의 카시콘 ATM에서 

돈 뽑았을 때는 수수료가 거의 없었어!

그리고 환율우대도 거의 은행에서 

환전하는 수준으로 해주더라고.


혜택에 대해서 정확히 설명하기 귀찮으므로

아래 사진 한 장 원본 사이즈로 올릴게.

EXK카드 혜택 알고 싶으면 확대해서 보거나

네이버 블로그 들가셈.


뭐 이렇다더라.

하튼, 발급받아서 손해볼 건 없으니

발급하셈들.


아, 참고로

요즘 카드나 통장 만들기 어려워져서

나 같은 백수들은 빡셀 수도 있어.

그레이트 노가다맨인 내 친구도

제대로 된 직업없고 주거래은행이 아니어서

안 만들어준다나 뭐라나.



카드를 발급 받고 

두 번째로 해야될 일은

치과가는 일이었어.


무심코 거울을 보고 입을 벌렸는데

3년 전 충치치료를 받고 돈이 없어서

아말감으로 치료받은 자리가

시간이 많이 흘러서 떨어져버린거야.

그래서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치과를 찾았지.


치과는 언제 와도 무섭다.

3년 전이 내 마지막 치과였으니까

얼마나 더 썩었을라나...

무섭다...

아픈게 무서운 게 아니라 돈이 무섭다.


진료를 받아보니 깨진 자리에 

충치가 아주 조금 난 것 말고는

썩은 이는 많이 없다고 하는데


아말감이 떨어진 자리가 너무 깊게 뚫려있어서

치료 후 아말감으로 채울 시 치아가 4조각으로

분해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임.

그래서 금으로 이빨 씌우라는 거야...

가격은 40...

장난하나. 이 돌팔이!

아니... 돌팔이라고 믿고 싶었어...

그래서 후다닥 치아 스케일링만 받고

다른 치과로 가보자 생각하며 나왔어.


그리고 집에가며 검색해보니

방콕의 치과가 한국보다 싸다는 어느 블로거의

말을 듣고 방콕의 치과를 가기로 결정했지.

금은 더 비싸다지만...!!

나머지 진료비는 한국보다 70% 저렴하데!


우울한 마음을 이끌고 집으로 가던 도중

밴드 드럼녀석에게 연락이 왔어.


"형! 나 오늘 휴무일! 놀자!"


"오? 좋지! 가뜩이나 우울했는데!

일단 음악 좀 조지러 가볼까?!"


그래서 바로 혜화로 달렸지.

벌써 혜화에서 음악한지 10년이 넘었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혜화와 의정부를

기타가방 들고 오갔는데...


이 드럼녀석과도 알게 된지 

거진 6년이 되었어.

서로 대학생일 때 만나서 

언제나 돈 없이 빌빌거렸는데

어느 새 졸업을 하고 잘나가는 

대기업 종사자가 되어있더라고?


즐거운 음악연습을 끝내고

우리는 밖으로 나와 

무엇을 할 건지 정했지.


"형 뭐 하고 싶나?"

"나... 오늘 진짜 꼭 하고 싶었던 거 있어!"

"뭔데?"

"연극!! 연극보러가자!"

"어? 왠 연극?!"


"나 노가다하면서 너무 힘들었는데

그 때 생각난게 문화생활이야.

특히, 연극을 너무 보고 싶었어.

그리고 너 여자친구랑 헤어졌담서!

이런 거 나 아니면 보러 갈 기회도 없음요!!"


"남자 둘이 연극이라...

참신하네! 좋아, 가자!

근데 일단 배부터 채우고!"


"뭐 먹지?"


"초밥 먹자! 내가 사줄게!"



이 녀석...

대기업 입사하고 

여자친구랑 헤어지니까

돈 쓸 곳이 없나...?


쿠우쿠우라는 무척 비싼

초밥 무한리필 집으로 왔어!

나도 돈 버니까 동생한테 얻어먹기 그래서

각출하긴 했지만...

이 녀석의 여유가 부럽다 ㅠ ㅠ


일 할 때 초밥이 너무 먹고 싶었는데

드디어 먹게 되었어.

비싼 음식이라 먹지도 못 한 이유도 있지만

살 빼느라 탄수화물도 제한하고 있어서

감히 먹을 수 없었는데

그냥 봉인 풀어버렸어!


방콕에서 살 빼지 뭐.



아, 참고로 드럼녀석은 91년생으로

고향이 거제도인 경상도 상남자야.

하지만, 굉장히 유머러스한 녀석임.

여친 없다니까 관심있는 사람은 리플 다셈.

단점은 태국인보다 얼굴이 더 까맣다는 거.

그래도 귀여움요.



우리는 평일 연극표를 길거리에서

12,000원에 샀어.

딱히 막 땡기는게 없어서

 연극시간이 제일 빨랐던

'행오버'라는 연극을 선택했지.


떨리는 맘으로 입성.

캬... 연극 세트장 얼마만이냐.

단출한 무대지만, 배우들의 엄청난 연기로

모든 걸 메꾸는 장소!

그게 내가 연극을 좋아하는 이유야.


사실 연극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스크린이 아니라서 배우들을 직접 세밀하게 볼 수 있잖아.

이쁜 여배우가 치마라도 입고 나오면?

데헤헷 >_< 나도 모르는 새 

고개가 아래로 숙여지더라.


다행히 행오버라는 연극은

두 명의 미녀배우가 출연했어!


"야...! 대박!

첫 번째 나온 누나 겁나 이쁘지 않냐?!

몸매 디져!!

포토타임 있다는데 

그 누나 옆에서 찍고 싶당."


"형! 나는 두 번째 누나!

와... 싸가지 없어보이는 그 얼굴!

완전 내 스타일이야!


데헤헷! 여자얘기를 하면서

실실 웃는 남정네 둘.

외로운가 보다.

연극이 끝나고 포토타임이 있다고 했는데

모든 사람은 포토타임 원하지 않는 듯 

그냥 나가버렸어.


왜냐면... 결말이 개연성이 너무 부족했거든.

사람들은 결말을 보고 

대부분이 실망을 하고 나가버렸고

그 결말은 우리가 미녀배우와 사진을 

찍고 싶은 의지를 꺾을 만큼

개연성이 많이 떨어졌어.


찝찝한 기분으로 연극을 보고 나와

드럼녀석과 구름과자를 먹으며

그렇게 집으로 향했지.


버스 안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며

집으로 돌아가던 와중에

점심에 먹었던 초밥이 무척 마음에 걸렸어.


'내일은 꼭 운동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디서 하지? 헬스장?

하루에 8000원 주고?

도저히 안되겠는거야...

비싸도 너무 비싸!!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 사촌동생 녀석이 우리 옆동네 살고 있는거야.

게다가 그 녀석은 부자 아파트에 살아서

혹시나 싶어 그 녀석에게 전화해서

아파트에 헬스장 있냐고 물어봤지!

다행히 있다는 거야!


그래서 동생녀석의 다이어트 명목으로

다음 날 부터 그 동생녀석과

함께 운동하기로 했어.

헤헤... 사실 다이어트는 내가 급한뎅.

끼워팔기 성공!


여기 아파트 주민은 아니지만

이 녀석 동생 군대갔으니까

내가 그 동생인 척 하면서 

헬스장 입성 성공!


일 구해서 가기 전까지

여기와서 맨날 운동해야징

오예오예!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마무리 할게!

뿅!


이번 얘기는 친구와 함께 온

파주 노가다 현장에서

처음으로 팀 회식을 한 이야기야.


팀장은 이틀 전, 멤버도 다 모였으니

회식 한 번 갖자고 얘기를 꺼냈어.


그래서 고기를 먹는구나 싶었는데

한 편으로는 먹게되면

'추노하기 힘들어지겠구나' 

생각도 많이 들었지.


여기 팀장은 그 동안 만나왔던 팀장과는 다르게

의리 의리 의리!를 강조하는 사람이야.

사람이 한 번 들어오면 내 사람이고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사람이 나가는 것에 굉장히 예민하고


'한 번 들어오면 끝까지 함께 하는 거다' 

라는 식으로 생각해서

노가다를 프로젝트 형식으로 뛰려는

나에겐 상극이라 할 수 있지.


곤이라는 친구 말에 따르면

개인적인 성향이 짙은 배관과 다르게

모두가 힘든 포설이란 직렬에서는

기공, 조공이랄 것 없이

모두가 가족같은 분위기인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


어쨌든간에 돈도 안돼고

 일도 빡센 이 곳에서

헬스장을 무료로 이용 할 수 있다는

 장점 하나 때문에

일을 계속 하기로 한 이상 회식에 가서 

고기는 먹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고된 일이 끝나고 어제 저녁, 금요일

우리는 스타렉스 차량을 타고

단체로 한 고기집으로 이동했지.


회식장소는 이 곳이야.

무한리필이 아닌 시키는 대로 

돈이 나오는 곳이지.

회식 아니면 언제 이런 곳에 와서 

값 비싼 고기 먹어보겠음.


안에 들어와보니 그래도

가격은 그리 비싸진 않은 편이야.

다이어트 중이지만, 

그래도 먹어야지...

살은 태국가서 빼는 걸로!


팀장 주도 하에

소맥을 타서 먹어댔어.

나는?

일부로 술 못먹는다고 하고 안 먹었어.

술을 좋아하는 내 친구O는 그 동안

술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댔었는데

드디어 술을 먹게되어서 초반부터 엄청 달렸어.


고기 냠냠.

고기 질은 그럭저럭이었어.

무한리필이랑 다른 점이 많이 없더랑.

무한리필 짱짱맨


회식 분위기는 무르익었어.

한 참을 이야기하다가 팀장은 이런 이야기를 했어.


"마, 왜 미국이 선진국인 줄 아나?"


"왜죠?"


"거기는 능력제고, 

공과 사가 확실하기 때문이야!

나도 그렇다!

안에서는 니들 다치면 안돼기 때문에

크게 소리치고 강압적이지만

밖에서는 그냥 친한 동네 형이다!

편하게 해라 마!"


그렇게 말 해서

보통 꼰대들과는 다를 줄 알았는데

술 좀 들어가더니

회식자리에서 술 안 먹는다고 

사회생활 못한다고 뭐라하더라.


뭐, 사람이라면 누구나 간사 할 수 있어...

그럴 수 있어.


개새끼.


그래도 다행히 회식자리에서 

연신 사진만 찍어대는 날 보면서

팀장은 우리 팀 사진을 찍어주는 

고마운 녀석으로 생각했나봐.


"마! 기특하네!

사진 단톡방에 올리래이!!"


"아 예! 뭐 당연한거 아니겠습니까?

하핫..."


사실 블로그에 글 올릴라고

찍은건데, 얻어걸렸군.


회식을 마치고

팀장은 기분이 좋은지

2차로 노래방을 가자고 했어.

모두가 술에 취했고, 

흥에 겨워 즐거워하고 있었어.


하지만, 나는 술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즐겁지 않았어.

하지만, 겉도는 놈으로 찍혀서 좋을 리 없으니

나도 똑같이 흥에 겨워해야만 했어.


흥에 겨워하는 척은 생각보다 쉬워.

그냥 평상시 하던 나사풀린 행동을 하면 되거든.

그렇게 술에 취한 사람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나도 마치 술을 거하게 마셨다는 듯

싱크를 맞췄지.


그러다가 내가 말도 안되는 드립을 쳤는데

다들 술에 취해서 빵 터진거야.

'어라? 뭐지?

웃을 만한 게 아닌데...?'


상황인 즉슨 어떤 차가 주차를 하려고

방향을 트는데 내가

"비닐 가져와!"

라고 소리친 것 밖에 없어.


우리가 하는 일은 커다란 쳇바퀴 통을 

이동시키는 일을 하는데

이게 5톤이상 나가는 엄청 무거운 물체여서

 방향을 바꿀 때마다 잘 미끄러지라고

바닥에 비닐을 깔거든.


그래서 그냥 일과 연관지어서

아무 생각 없이 

썰렁한 드립을 툭 던졌는데

이게 성공한거야...


팀장은 미친듯이 웃으면서

"비닐 가져와 누구야!

누가 말했어?! J 너야?

야! 이건 줘야한다. 

기깔나는 드립이었다"



만원 받음.

그래서 안 받을라고 하니까

자꾸 넣어두라고 해서 팀장한테

구름과자 뭐드시냐고 물어봤는데


이건 팀 분위기를 돋군 

나의 드립비용이라면서

끝끝내 주머니에 넣어줬어.


이 후로 노래방에 도착했지.

팀장은 막내를 시켜서 돈을 바꿔오라고 하더니

만 원짜리 20개를 종이컵에

꽃아놓는거야.

그리고 한 마디 하더라고.


"오늘 잘 노는 새끼, 이거 가져간다!"


나는 순간 기분이 조금 나빴어.

'내가 무슨 호스트바에서 언니들 

기분 맞춰주는 사람들도 아니고

팀장이란 놈은 돈으로 사람 찍어누르면서 

희열을 느끼는 변태적인 놈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



정신 차려보니까

나는 윗 통 벗고 고릴라 댄스를 추고 있었고

평상시 말 한 마디도 안하는 

과묵한 막내녀석은 소화기를 눈알에 대더니 

카메라인양 찍고 있더라.


내 영혼을 팔아 받은 팁은 5만원.

내 소중한 5만원... 힝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들이여..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


노래방이 종료된 후 팀장은

분위기 띄우려고 그렇게 한 것도 있지만

동생들 구름과자 값 챙겨주려고 했다고 하더라.

그나마 내가 만났던 팀장 중에서는

가장 인간적인 건 맞는 듯.

그래서 쌈닭인 나도 다른 현장과는 다르게

최대한 안 싸우려고 하고 

예의를 갖추고 일 하고 있긴 해.


노래방이 끝나고 단체 샷.

나는 블로그를 운영하니 

사진은 언제나 내 위주임.


그리고 다같이 숙소에 가서 

잘 준비를 했는데

팀장이 진지한 얼굴로 슥 오더니

잠깐 얘기 좀 하자는 거야.

뭔가 싶었어.


"J야. 사실 형이 술만 먹으면

뭘 좀 먹고 싶어."


"아~ 라면 끓여달라구요?

저 잘 끓임요. 그 정도야 뭐"


"아따, 눈치 한 번 빠르네.

근데... 라면이 없어."


"아...아... 라면이 없군요.

사와야... 하는 거죠?."


"역시 말귀를 잘 알아들어!

고맙데이! 김치랑 종이컵이랑 

퐁퐁이랑 수세미도 사와라!"


"예..."


하... 밤 12시에 추운데 뭔 개고생이냐...

가족 같은 분위기는 무슨...

줫 같은 분위기네.

샹.


담에 만나장.


나는 친구와 파주 LG 디스플레이 

공정에 들어왔어.

그리고 벌써 4일이 지났지...

그 간 우리에게 일어났던 일을 써보려 해.



친구와 일요일 저녁에 도착해서

엄청 호화스러운 부자 아파트에

입성하게 되었어.

맨날 좁디좁은 원룸과 모텔에서만 지내다가

처음으로 아파트를 숙소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엄청난 평수에 입이 떡 벌어졌지.


생활하는 인원은 8명.

하지만, 마루나 부엌에서 자는 일은 없고

2인 1실이나, 3인 1실로 

방을 쓰도록 해주더라.


그렇게 첫 날, 

우리는 떨리는 마음을 안고

잠이 들었지.

아니, 정확하게는 나만 잠이 들었지.


그레이트 노가다맨인 나의 코골이는

아직 보통 사람인 친구O가 

견디기엔 힘들었다고 해.

너도 곧 익숙해질거란다.


우리는 5시 40분쯤 일어나

세수를 하고 팀장님을 따라

스타렉스 차량에 탔어.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아침을 먹게 될 

함바식당에 도착했지.


멀리서 보이는 밝은 불 빛은 

우리가 일하게 될 

파주LG 디스플레이 공정임이 틀림없었어.


친구는 함바식당이 처음인지

신세계를 경험하는 듯한 눈 빛으로

허겁지겁 음식을 먹어댔어.

평상시 먹을 게 없어서 라면만 먹던 녀석이거든.



이렇게 아침식사를 하고 

함바식당 버스를 타고

우리는 일터로 이동했지.


어라?

근데, 이상한데서 내리네?

팀장이 씨익 웃으며 말했어.

"우리가 일할 곳은 저기가 아니란다.

바로 여기란다"


우리는 불 빛이 환한 공정이 아니라

초라하고 낡아보이는 

건물 앞에서 서 있었어.


그 건물은 공정이 아니라 제2변압소였어.

우리는 전선을 파주 공정까지

 보내는 일을 하는 거였고...


팀장 왈 일부로 말 안했다고 하는데

추운 겨울날 보온도 안돼는 곳에서

벌벌 떨면서 일 할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헬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일단은 오전에는 자체교육과 

혈압체크가 있었는데

교육장부터가 너무 추워서 

다들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오는 거야.


심지어 가자마자 쟀을 때 120이었던 내 친구는

추운 교육장에서 벌벌 떠니까 160나오더라...


거기있던 신규자들 90%가

고혈압 나와서 부랴부랴 달려가서 택시타고

병원에서 소견서 떼옴.

나와 내친구도 예외는 아니어서 

헐레벌떡 이동해서 떼가지고 왔지...


그러면서 10시까지 안오면 

오늘 일 못한다고

엄포하더라.

이기적이고 나쁜 넘들...


10시까지 도착하니 정작 관리인은

바쁘다면서 11시까지 시간 때우라고 하더라.

미친거 아님?

하는 수 없이 친구랑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니면서

결국 편의점 의자에 앉았어.

추운데 벌벌 떨면서

계속 기다림.

파주 개춥다...


어쨌거나 시간이 되어서

출입증을 만들고 점심을 먹고 

바로 일에 투입되었어.


팀장이 우리가 땡기는 고압선에 대해서 설명해줬어.

우리의 고압선은 22.9KV의 특고압선이야.

다행히 전기는 흐르지 않아.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엄청나게 무거워!!


5,7톤... 이걸 3명 내지 4명의 인력으로

거대한 통을 돌려...

중요한건 움직이기도 힘든데

한번 통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멈추긴 더 힘들다는 사실이야.


그리고 팔이 터질 것 같이 아파와도

절대 멈출 수가 없어.

내가 멈추면 나머지 사람들이 고통받거든.

이런 책임의식으로 인해

기계처럼 쉬지않고 움직여야만 해...


잠깐의 대기시간에 지쳐서 앉아있는

친구O...

미안하다. 

내가 널 지옥으로 데려왔구나...


삼성이나 이천같이 이 곳은 보안을 따로

강조하지 않아서 사진을 찍었어.

엄청나게 무거워...


무엇보다 짜증나는게 

첫 날부터 미친듯이 힘들게 일했는데

잔업이 없어...

하...

그래서 다음 날을 기대했지.


다음 날 조회시간에

날씨가 추워져서 앞으로 잔업없다고 하더라.

잔업없는 노가다를 왜 함?

친구한테 말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고 제안했지만

친구는 돈을 벌 것보다 소견서 값이랑 

택시탔던 비용등을 생각하고는

더 한 지출은 피하자고 해서 

이동하자는 제안은 거절했어.


처음인 내 친구를 위해 

모든 것을 맞춰주기로 한 나는

어쩔 수 없이 잔업없고 

일 강도가 빡센 이 곳에서

계속 일을해야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지.


하지만, 그 스트레스도 잠깐!

여기 고급 아파트에는 헬스장이 있었고

우리는 무료로 이용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

그래서 헬스장에 한 번 내려가 보았지.

아파트 헬스장 치고는 상당히 깔끔하더라고?

체중계가 있길래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아

재보는 순간...

여기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졌어.


살이 하나도 안 빠지고 그대로 인거야...

93.5Kg...

이게 정말인가 싶어서 턱걸이를 해보니

100Kg를 찍었을 때도 10개 정도는 할 수 있었던 내가

5개 조차 하기 힘든 거야...


그래서 그냥 돈 욕심은 버리고

태국가기전에 85Kg까지만 만들자는 생각으로

여기서 하자고 마음 먹었어.

앞으로 태국까지 23일 남았다...

태국가서 태국 애들한테 돼지라고

놀림받기 싫으니까 살 빼서 가야지...



이건 어제 운동사진...

배 줏나 나왔네...

어쩌지 이거?

이 날 빡세게 근력운동하니까 몸에 알 배겨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지만

여기 일 안하고 헬스하러 온거냐 소리듣기 싫어서

아픈 몸 이끌고 꾸역꾸역 일 열심히 함.

밥도 쪼금 먹고 있어.


이건 오늘 저녁 굶고, 크로스 핏하고나서

응가까지 하고 찍은 사진.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배가 조금은 들어가 보인다.


오늘은 친구녀석도 헬스장 데려와서 같이 운동함.

돈은 줏도 안 벌리고 일은 겁나게 힘들지만

헬스장 하나 때문에 한다. ㅅㅂ


다들 굿밤하셈.

또 생존보고할께!!


오늘 이야기는 랑짓이란 도시를

다시 놀러가서 로컬 클럽과 

로컬 문화를 즐겼던 이야기야.


어느 날과 다르지 않게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 운동하고

편의점 밥을 먹고, 음악작업을 하고 있었지.


그 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방장 형이었어.


"J야, 오늘 뭐하냐?"


"그냥 똑같은 하루를 지내고 있습죠."


"오늘은 데이트 안 해?"


"오늘은 휴무입니당.

T 출장 갔어용."


"오, 그럼 잘됐네.

랑짓으로 넘어와!

놀자! 일단 단톡방에 공지 올릴테니까

너는 오는거 확정이다?"


"콜! 개꿀"


그렇게 갑작스러운 만남이 성사되었어.

할 일도 없이 하루를 그냥 보내나 싶었는데

갑작스럽게 놀 계획이 생기니까 신나기도 하고

태국에서 누가 날 찾아준다는 것도 기분 좋았어.



그래서 그나마 단정하게 좀 꾸며봄.

옆에는 포마드로 고정하고, 

윗 머리는 컬을 살려

자연스럽게 드라이했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었는데,

남들이 볼 땐 그냥 게이임.

그래도 그냥 내 만족이니까

남들이 뭐라건 신경 안 씀.

어울리면 됐지.


교통체증 시간이 오기 전에

동생녀석을 불러 후다닥 랑짓으로

출발했지.


갈 때는 그리 막히지 않아서

360밧 정도 나온 것 같아.

그래서 둘이 반반해서 180바트 정도 나왔어.


Z형과 H형은 마사지를 받고

천천히 출발하겠다고해서

택시비를 더 아끼진 못했어.


4명이면 인당 3,000원 정도면 되는데,

그래도 180밧이면 6,000원 정도니까

한국으로 따졌을 때 그 정도 거리에

이 금액이면 충분히 만족해!


랑짓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아직 푸근함이 살아있는 도시라 할 수 있어.

방콕에 있다보면 한 번씩 찾아오는게

사람들이 다 나를 돈으로 보는게 심하게 느껴져.


택시기사던, 판매원이던, 

마사지사던, 클럽 여자던...


이게 심할 때면, 태국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권태감을 심하게 느끼다가

태국자체를 싫어하게 되버려.


하지만, 랑짓이란 곳은 

방콕에서 먼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방콕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시골의 인심과 푸근함을 가지고 있는 곳이야.


장점만을 모아놨다고 보면 돼.

그 예로는 일단, 돈으로 장난치지 않아.


맨 처음 랑짓을 갔을 때, 

반대편 도로로 넘어갔어야 하는데

걸어서 가는 방법이 없어서

상당히 멀어서 난처했었어.



이 때, 건너편으로 가는 방법을 물어봤는데

랑짓 교통 시스템의 특성상

유턴하는 곳이 엄청 멀고 많이 막히기 때문에

오토바이 택시를 추천했어.


나는 오토바이 택시(랍짱)는 많이 비싸다는

생각이 강해서 꺼림직했는데,

20밧, 30밧(천원)하는 돈으로 간다는 거야.

방콕이었으면 아무리 가까운 거리도

외국인이기 때문에 기본 80밧 이상 받는데...

그에 비해 랑짓은 그런 걸로 속이지 않아.


둘째로는 물가가 엄청 싸!

음식점의 음식은 미친듯이 싸고,

퀄리티 또한 엄청 좋아.

소 스테이크를 100밧(3,300원)에

먹을 수 있고

(물론, 맛 없는 태국소에다가 얇기까지 하지만)


노점상이 모여있는 곳의 음식은 방콕보다 맛있고

가격은 상상을 초월하게 싸.


그리고 마사지의 경우는 방콕에 비해 조금 더 싼데,

기본 타이마사지만 해도 등짝에 호랑이기름을 발라주며

오일 마사지를 해줘서 매우 만족했어.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사람들이 좋다는 거야.

랑짓가서 무엇을 사던, 무엇을 먹던

가라오케를 가던, 클럽을 가던 간에

사람들이 참 순박하고 좋아!


이게 내가 랑짓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


어쨌든, 나와 내 동생은 만나서

방장 형을 먼저 만났어.

그리고 카페를 가서 수다를 떨면서

다른 사람들을 기다렸지.


다른 사람들이 예상 외로 늦어서

밥을 먼저 먹기로 했어.

신기하게도 카페에서 밥도 팔더라고?

우리는 볶음밥을 시켜서 저녁을 간단히 때웠지.

물론, 사진은 없어. ㅠ


그리고, 우리는 bar에 갔어.

Z형과 H형을 비롯하여

늦게 출발한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고,

우리는 술을 주문했지.

여기가 우리가 자주 가는 곳 중에 하나인

OK Bar라는 곳이야.

저녁 때면 언제나 사람들이 복작복작거리고

밴드 공연도 해.

물론, 태국음악이지만!


사진에 보이는 오른 쪽에 있는 가게가

내가 언급했던 100바트짜리 스테이크 집이야.

랑짓 사람들에게 스테이크 말하면 다 저 곳을 알아.

랑짓이 작은 소도시라는 점도 있지만,

저 곳이 독보적으로 싸고 맛도 괜찮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술을 시켰는데

방장 형은 술을 잘 마시는 편은 아니라

가벼운 칵테일을 시켰어.


딸기맛 칵테일인데,

우리나라 호프집에서 파는 

과일 칵테일 비슷한 거라고 볼 수 있지.


근데 가격은?

100밧(3,300원)에 저 양을 준다!

완전 짱이야!

안에 젤리같은 것도 있어서

식감도 좋아.

코코팜 같은 것 먹는 것 같은 기분?!


근데, 먹다보면 은근히 취해!

덥기도 하고, 저 칵테일 자체가 맛있기도 해서

세 병 쯤 먹은 것 같아.

이것도 맛있어서 먹다보니

슬슬 취기가 올라옴.


얼굴 씨뻘개져서 랑짓 로컬 클럽인

컨팽능으로 이동! 했지만,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


특히, 나이든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고

재밌는 분위기도 아니었어.


알고보니까 거기있던 사람들은

 회사에서 단체로 예약해서 온거였어.

회사 사람들끼리 왔기 때문에 

눈치가 보이는 건지, 꼰대들만 모인건지,

그 때같이 노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방장 형이 당장 나가자고 했어.


"형, 이제 우리 어디가요?"


"얌마! 랑짓에 클럽이 한 개인 줄 아si!

또 다른 곳이 있어요!

재미는 컨팽능이 더 재밌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 거기 가자!"



우리는 방장 형 차를 타고

다른 클럽에 도착했지.

클럽의 정확한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컨팽능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어.


시설은 컨팽능보다 좋아.

무대며 테이블이며, 훨씬 고급지고,

컨팽능에는 없는 디제이 부스가 있더라고!


근데, 태국음악 틀어주는 빈도는

더 심했어.

디제이는 일을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어.


한 가지 마음에 드는건

밴드음악이 강렬했다는 거야.

나는 락 음악을 좋아하고

또 내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를 담당하고 있어서

라이브 공연 보는 걸 굉장히 좋아해.


이 곳은 뽕짝뮤직이 아닌 신나고 강렬한

락을 주로 연주해서

나름대로 신나게 놀았어.


무대 맨 앞에 가서 혼자 헤드뱅잉하고

기타리스트랑 주먹 부딪히고 하니까

못 뛰어놀고 주춤거리던 태국 애들도

내가 노는게 재밌어보였는지

앞으로 같이 나와서 헤드뱅잉하고 놀았쪄>.<!



이건 방장 형이랑 

그 클럽 안에서 같이 찍은 사진이야.

헤드뱅잉하고 온 직후라 노력해서 만든 머리는

이미 산발이 되어있었지.


이렇게 놀다가 왠 여자 애들이 우리 테이블로 오더라고?

다름 아닌 저번에 클럽에서 같이 놀았던 여자 애들이었어.

그 동생녀석과 썸씽있었던 여자 무리말야.


오늘은 몇 명이 더 추가되서 왔더라.

걔네들도 컨팽능 갔는데

분위기보고 영 아니다 싶어서 여기로 왔데.


동네가 작고, 노는 곳이 한정되어있으니까

봤던 사람 또 보고, 또 보는 듯.

무대 앞에서 헤드뱅잉하는 미친 놈과

방장 형의 춤 보고 한 눈에 알아봤다더라.


나야 그렇다 쳐도

방장 형 만큼 찰지게 노는 사람도 없을 듯.

나이가 50이 가까운데, 

엄청 젊게 사는 것 같아.


그 형 말로는 직업 병이라던데

신상보호를 위해 직업에 대한 말은 하지 않겠어.

다만, 노래와 춤, 

그리고 눈치가 빨라야한다는 것 정도?


어쨌든, 걔네들이 오면 오는대로 말면 마는대로

조인해서 술 같이 먹음!

우리는 그렇게 연신 술을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클럽이 끝날 때까지 춤을 쳐댔어.

그리고 언제나처럼 클럽이 끝난 후

헤어지기 전에 간단한 야외음식을 먹으러 이동했지.


동생녀석과 썸이 있는 여자 애는

동생녀석을 유혹하며 밀당을 해댔고,

동생녀석은 거기에 허우적거리며 있었어.

로맨스를 찍고 있더라.



그리고 다른 여자도 마찬가지로

각각이 파트너를 맺으려고 

하는게 보였어.


그건 그야말로 장관이었지.

그냥 세렝게티 그 자체였어.

이 남자한테 관심 끌려다 실패하면

바로 다른 남자에게 관심 끌려고 하고

이 남자랑 손을 잡고 있다가도 그 사람이 사라지면

다른 사람에게 앵겨있고.


뭐야 이거?


한 형을 유혹하려고 하던 여자 애는

그 형이 늦어서 집에 간다고 하자마자

방장 형에게 엉겨붙어서 자신의 나체사진을

보여줌으로써 유혹하려고 하더라.


나에게는?

그런거 없어.

너무나 자연스럽게 게이 그 자체로

인식을 해버려서 아예 남자로 보질 않음.


로맨스를 찍던 동생은 그 여자에게 현혹되어

같이 가는 것을 꿈꿨지만,

여자는 고단수였어.


줄 듯 말 듯 미끼만 던져불고,

내 동생을 이리저리 휘둘르더라고.

그리고는 빅 픽처를 그리듯

다음을 기약하더라.


내 동생은 울상을 지으며

나와 같이 집으로 가는 택시를 타야만 했어.


"형, 오늘 밤은 나와 같이 있어줘..."


"아 싫으셈!

내가 진짜 게인 줄 암?

너 똥꼬 좀 튼튼하심?"


"우리 집 겁나 좋음.

에어비앤비로 돈 좀 썼지

형 언제까지 그런데서 살거야.

좋은 곳에서도 한번 자봐야지!"


"쏘이 몰링 모욕하지 마라!

비록 가난해도 마음은 따듯한 곳이다!!"


"같이가자!

아저씨, 라마9 룸피니파크 콘도로 가주세요!"


결국 나는 내 집을 두고

그 녀석의 집에 따라가게 되었어.


택시에서 내리자 엄청난 규모의

콘도건물들이 펼쳐졌어.

쏘이몰링에 툭 하나 서있는 저렴한 맨션과는

차원이 다를정도로.


방 문을 드러서자

창 문 너머로 방콕의 야경이 펼쳐졌어.


"야, 돈 제대로 썼네."


"이래서 내가 오자고 한 거야!

자랑할라고!!"


"걔 버려라. 오늘은 내가 너 남친할란다.

똥꼬 좀 줘보셈!"



그리고는 한 이불을 덮고

서로의 몸을 탐닉하려 했으나

각자의 겨드랑이에 돋아난

짜장범벅을 보고 경악하며 잠이 들었지.



그리고 아침이 밝아와서 콘도를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어.

콘도 중간 층에 있는 야외 수영장과 헬스장, 그리고 잔디와 벤치!

이런게 부자들이 사는 곳이란 걸 느꼈어.



나는 출장 가있는 T를 놀래켜주기위해

이 사진과 함께 메세지를 보냈어.


'미안해, T 나 다른 여자랑 자게되었어

그래도 나 이해하고 용서해주길 바래.

나 솔직하게 용기내서 말한거니까'


그 메세지를 받자마자

T는 나에게 정신나갔냐고 나에게 말하며

아침부터 전화하고 난리났어.


일부로 안 받았지.


그리고 이 사진을 보내줬어.

"너 진짜 여자랑 잤..?!!

뭐야. 남자잖아?"


"응, 그 동생녀석이야"


"왜케 남장한 여자처럼 나왔어.

하마터면 속을 뻔 했네"


"어제 랑짓가서 놀다가 얘네 집에와서 같이 잤징.

일 열심히하고 돈 많이 벌어오셈"


언제나 서프라이즈는 즐거움!

이 날은 이렇게 마무리했어.


요근래 일이 빡세고 힘드니까

글 쓰면서도 빨리 방콕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야.

내일은 일요일이지만, 돈 벌기 위해

노가다를 나가야하므로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침!


다음 편에서 보자!


이번 편은 다른 장기 여행자에게 도움이 되는 글로

2월 한 달간의 내가 썼던 경비를 공개하고자 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어떤 여행을 추구하냐에 따라

돈이 많이 차이 날 수 있으니까

감안하고!!




모두투어 항공권 : 345,500원 + 위탁수화물 40,000원 = 385,500원

나는 스카이스캐너로 가장 싼 항공값을 찾았는데

그게 모두투어였어.

아무래도 1월 말에 갔으니까

방콕 항공권은 비쌀 수 밖에 없더라. ㅠ




면세선물 및 내 꺼 = 키엘 26,741원(T엄마) + 입생로라 19,729원(T선물) + 포니 이펙트 팔레트2개45,000원(T선물)

   CK 로션 22,689원(내꺼) + 손수건 2만원(T아빠, T동생), 14k발찌(7만원)


  합계 = 204,159

선물 사는데 돈이 꽤 많이 나왔어.

선물을 고르면서 T에게 삔뚜가 상했었는데

내가 몇 날 몇 일을 고심하고 고심해서

입생로라 전지현 틴트랑 발찌를 주려고했거든.

근데, 고마워하기는 커녕

포니이펙트라는 한국 브랜드 화장품은 어떻냐고 하길래

주는대로 받을 것이지 선물을 따져가며 받냐고 뭐라했어.



마치 선물 받으려고 날 만나는 그런 느낌?

그래서 내가 뭐라하니까 미안하다고 하더라고.

어머니께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니까

여자마음을 모른다고, 이왕 줄거면

주는 사람이 좋은 것 말고, 받는 사람이 좋은 것 주라고

사는 김에 더 사가고 모자라면 말하라고 해서

일단 비밀스럽게 포니이펙트 화장품도 샀어.



그리고 나중에 T가 착한 일 할 때마다

포인트를 주어서 100점을 채웠을 때

주기로 했지.



460만원 - 502,950(15000바트 환전) - 400,000(달러 환전) - 120만원(비상금 기업은행) = 우리은행 잔고(2,514,196원)


2월 초에 퇴직금 158만원 들어옴 = 우리은행 408만원

우리은행 408만원 / 바트+달러 90만원 / 기업은행 비상금 120만원 = 총 경비 618으로 시작(비행기 값 제외)



그리고 태국에 도착해서

좋은 숙소를 찾았어.

승전 기념탑 안 쪽에 위치한

교통이 편리하지 않은 굴다리 밑 마을인데

수영장과 헬스장이 있는게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BTS아리역과 카오산, RCA, 아속, 시암

어디를 가던 다 가까웠기 때문에 여기로 결정했지.

이게 내가 있었던 콘도야.

밤에는 제법 야경이 이뻐.

사진 속 높은 빌딩은 바이욕 건물이라고

태국에서 아주 유명한 호텔이야.


특히 야경과 곁들이는 식사가 유명하지.

할인 받아서 가면 그렇게 비싸지도 않다고 하더라.

다만, 방 컨디션은 별로니 식사만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함.


내 콘도의 이름은

KJS MANSION이야.

동네 이름은 쏘이 몰링55!!



이 동네로 말할 것 같으면 고속도로 밑에 위치한

굴다리 밑 마을이야.

거의 빈민가 같은 분위기가 나지.

사람들도 맨날 윗통 벗고 다니고...

완벽한 로컬이라 밤에 돌아다니기 무서웠는데

적응되니까 괜찮더라.

새벽에 나와서 피시방도 가고 그랬어.

워낙에 옷도 허름한 것도 입고 현지인처럼 다니니까

나쁜 일 생긴 적은 한 번도 없었음.



단점으로는 주변에 BTS역이 없어서 굉장히 불편해.

그랩이나 우버택시 불러도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밑이라

GPS도 혼란하고, 찾아오기 무척 힘들어.

설명없이 여기를 한번에 찾아오는 기사들이 본 적 없음.

그래서 나중에는 주소를 태국어로 외워서

직접 전화로 말하니까 60%의 확률로 찾아오더라.

가격은 아래와 같아.


KJS MANSION

방값 매 달 6000바트

보증금                 12000바트

수영장 및 헬스장 매 달 500바트

인터넷 첫 달 650바트 다음 달부터 450바트

냉장고 매 달 700바트

키 카드 처음 400바트


첫 달 방값 8250바트(방+수영장+헬스장+냉장고)



여기는 뭔가 옵션 추가할 때마다 

돈이 자꾸 들어서 짜증났는데

그럼에도 싸니까 그냥이해했어.


인터넷 같은 경우는 디바이스가 

한 개밖에 연결이 안된다고해서 신청 안하고

그냥 핸드폰 3G 무제한 신청해서

핫스팟으로 노트북에 연결해서 썼어.



태국에서 생활하다보면 

쉽게 나태해진다는 말을 듣고

나는 나만의 철칙을 정했어.



 *철칙

공복 운동필수

원데이 원 곡작업

하루 마무리하며 계산하기


공복 운동의 효과는 지방을 3배 빠르게 태우므로

살이 잘 찌는 태국음식을 양껏 먹기위해선 해야만했어.

그리고 밴드원들과 약속한 자작곡 10개 만들어가기!

마지막으로 하루 쓴 돈 가계부 쓰기!



나는 주로 택시를 타고 다닐거였기 때문에 

대략적인 택시비를 계산 할 줄 알아야했어.

아래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거리에 따른 택시요금 산출 방법이야.

출처는 태사랑!


태국 택시비 산출 방법

1. 거의 안막힐때 : 거리 X 7 + 35

2. 조금 막힐때 : 거리 X 9 + 35

3. 좀더 많이 막힐때 : 거리 X 11 + 35


집 기준에서

아리까지 택시비 = 안막힐 때 60.2 / 조금 막힐 때 67.4 / 개 막힐 때 74.6

카오산까지 택시비 = 안막힐 때 92.4 / 조금 막힐 때 108.8 / 개 막힐 때 125.2

RCA까지 택시비 = 안막힐 때 61.6 / 조금 막힐 때 69.2 / 개 막힐 때 76.8


내 생활 반경이야.

거진 택시비가 비슷비슷하지?

3개의 점을 그려 삼각형을 만들어보면

내가 살던 콘도가 가운데에 있어.


첫 달이라 지출이 꽤 많았어.

이불과 생필품 등 사야할 것도 많았고

태국에서의 첫 달은 즐기고 싶었기 때문에

클럽과 같은 유흥도 많이 갔기 때문이지.

내가 써놓은 유흥은 호프에서 간단한 맥주부터

클럽에서 웨이터 팁까지 모든 금액이야.

하지만, 내 유흥에 워킹걸은 없으셈.

참고하셈.



2월1일 24500바트 - 9783 = 14717

커피15 칫솔35 아침식사84 택시75 방값6000 키카드400 

냉장고700 운동값500 구름과자87 심카드49 충전300 물7 콜라17 편의점이용356

저녁식사 140 음료수 20 유흥(180+ 180+ 370+ 198+ 30) 지하철40


2월2일 14717 - 1384 = 13333

음료수29 아침 겸 점심110 캔커피20 랍짱30 지하철15 

저녁500 우버20 편의점40 (유흥 480+140)




2월3일 13333 - 2729 = 10604

아점90 스프레이99 택시140 저녁1000 

(유흥 : 택시300 회비1000 택시100)


2월4일 10604 - 1968 = 8636

택시70 커피90 버스90 버스15 

저녁245 택시71 버블티15 (유흥 : 152+1220)


2월5일 8636 - 697 = 7939

아침124 세제128 빨래60 택시60 

약값40 택시75 (유흥과 택시 210)


2월6일 7939 - 3107 = 4832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디선가 돈샘

현실적으로 1800바트 언저리 남음

랍짱40 kfc 234 편의점130 저녁83 T꽃선물1200 인출-10,000 (유흥 : 160+15+70+1175 = 1420)


인출 후 11800바트로 다시 시작(3주 버텨야함)


2월7일 11800 - 742 = 11058

아침98 택시80 구름과자87 택시70 주전부리20 구름과자 87 (유흥:40 100 60 20 80)


2월8일 11058 - 1017 = 9861

아침88 (유흥: 90 160 179 500) 렌즈액180


2월9일 9861 - 752 = 9109

랍짱30 식사427 구름과자125 택시150 커피20


2월10일 9109 - 959 = 8150

아침61 약24 점심57 저녁680 택시70 편의점67


2월11일  8150 - 1871 = 6279

편의점90 생필품230 세제174 빨래60 점심412 택시 70 저녁115 택시90 

마사지330 팟타이무삥50 편의점 10 락카페160 택시70 편의점10


2월12일 6279 - 1508 = 4771  (현실적으로 4620남음)

아침78 구름과자98 택시60 bts25 밥600 선물198 

택시비100 T가족과 겜블200 

버스38 택시비61 맥주50


2월13일 4620 - 313 = 4307

아침 및 커피 115

저녁100

구름과자 98


2월14일 4307 - 560 = 3747

아침100

피방100

저녁100

편의점162

구름과자98


2월 15일 3747 - 425 = 3322

아침92

편의점 피방 90

종훈이한테 -300 환전

T에게 250 저녁사줌

납짱30

바세린65

구름과자98

피시방75

주전부리 25


2월 16일 3322 - 923 = 2399

티슈,물 303

점심100

CD 180

충전20

택시100

맥주120

택시80

주전부리20


2월 17일 2399 - 977 = 1422

세탁60

구름과자98

아침83

납짱53

커피60

저녁540

택시45

음료수14

초코우유24


2월 18일 1422 - 477 = 945

베트남비행기예약함(3704바트 + 호텔5박 93000원)

아침116

아시클로버60

점심49

랍짱 230

비티에스22


2월 19일 945 + 3000 - 952 = 2993

아침112

구름과자98

점심290

-3000바트 인출

340 폰데이터 결제

구름과자98

콜라14


2월 20일 2993 - 350 - 2643

아침 98

저녁 95 27

구름과자 및 음료수 130


2월 21일 2643 - 715 + 3000 -1600 = 3328

아침65

랍짱30

롯뚜30

렌즈액50

점심50

카페55

저녁100

커피55

마사지280

-3000인출

유흥1600


2월22일 3328 - 2485 = 843 (현실적으로 20바트 남음)

구름과자 150

랍짱40

롯뚜30

아침65

랍짱30

티 저녁 사줌 600

택시40

롯두30

유흥1300

cd100

뺏김100


2월23일 (1020 - 741 = 279)

-1000바트 환전

아침100

구름과자100

납짱20

롯두30

납짱20

콜라30

납짱53

저녁140

티 돈 60 빌려줌

납짱65

구름과자98

주전부리25



------------여태까지 42000바트 씀 (1,442,700원)


2월 24일 279+3000 - 1131 - 638 = 1510

아침71

세탁75

저녁100

티에게 밥 280

콜라14

구름과자 98

물값 전기세 1131

추가환전 -3000


2월 25일 1510 - 920 = 590

아침72

납짱 80

팁 50

밥300

납짱75

구름과자98

유흥(택시 40 롯두 30 납짱30 음식60 롯두45 납짱40)


2월 26일 590 - 225 = 365

커피30 

랍짱80 

커피20

랍짱65

빨래30


2월 27일

추가환전 -2000



------------2월달 47000바트 씀 (1,614,449원)----------



가계부를 쓰더라도

어디에선가 돈이 항상 새나가.

가계부 상으로는 저 금액을 썼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250만원 정도 첫 달에만 쓴 것 같아.

비행기 값이니 선물이니 해서 말이야...

장기 거주 할 사람은 내가 돈 많이 안 썼던 날을 보면서

잘 연구해보길 바라.


뿅!


이번 편부터는 내가 태국에서 4개월 동안

있었던 이야기의 에피소드야.



이 에피소드가 끝나면

더 이상 태국에 대해서 할 얘기가 음슴으로

노가다 일이 이 에피소드보다 빨리 끝나길 바랄 뿐임.



작년 내내 나는 계속 생각했어.

임용고시가 떨어지면

태국에서 몇 개월간 장기거주 할 거라고.

몇 번 여행가봐서 대충 물가는 아니까

현지인들이 먹는 식사로만 밥을 해결하면

몇 개월이고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그건 오산이었어.

여행 막판에 나는 진심으로 태국거지가 되었지.

어떻게 쓰냐에 따라 태국에서는 많은 돈을

하루아침에 다 쓸 수도 있고,

적은 돈으로 길게 체류 할 수가 있어.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경비를

쉽게 내 경우에만 국한해서

단정지어 말해준다면 당신들의 여행을

실패할 가능성이 농후하단걸 알려주고 싶어.



어쨌거나, 내가 태국에 4개월 살았다고 하니까

임용고시 결과는?

뻔하지 뭐.



3점 차이로 떨어졌어.

서술형 한 문제에 4점이라

한 문제 차이로 떨어진거라고

생각될 수 있는데


소수점으로도 떨어지는 사람이 있으니

별로 아쉽진 않다고 봐야지.

나와 내 친구들은

동네에 있는 무한리필 돈까스 집에서

노트북을 켜고 한 1월 13일에

나의 합격결과를 다같이 클릭했지.



막상 놀리기로 한 친구녀석들도

'합격명단에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보자

얼굴이 굳더니

'이거 놀려도 돼나?'라며

자기들이 심각한 얼굴을 지었었어.



하지만, 나는 괜찮았어.

애초부터 일하면서 할 수 있을만큼 공부도 했고

떨어진다해도 태국 4개월 여행이 무척 기대됬거든.


친구들은 내 상태를 보고 안심했는지

그 때부터 놀리더라고.


'사회 공무원들이 필요로 하지 않는 새끼'


그게 내 수식어가 되었지.

그 이후로 한 가지 좋은 소식이 들렸는데

9월에 팬션가서 개에서 물렸던 사건이

1월이 되어서야 형사조정회부 통보가 왔더라고.



내 시험에 떨어진 모든 분노는 거기에 집중되었지.



결과는 다들 알다시피

그 아저씨에게 인실줏을 실현하며

돈을 받아냈어.


그래서 그 돈으로 기분전환도 할 겸

태국가기 전에 머리도 할 겸해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중 하나인

'스핀 스왈로펌'을 했지.



물론, 의정부 시내에서 가장 싼

파마샵에서 말이야.

기본펌은 2만원인데

스왈로펌은 3만원 받더라.

그래도 예전에 7만원 주고 했던 기억이 있어서

쿨하게 3만원 얼른 줘버렸어.



학교에서 일하는데 이렇게 해도 되냐고?

교육자가 모범이 되야하는 것 아니냐고?

맞는 말이지만, 교사도 사람임.

꾸미고 싶음.

학생들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이랑

교육만 잘 하면 됐지.



애들 앞에서 흡연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이건 좀 다르다고 생각해.

실제로 내가 일하던 학교에는 여교사가 

이 머리 한 사람도 있었어.


개인적 가치관으로 성범죄를 제외하고

학부모나 타인들이 학교수업시간 외에

교사의 행동에 대해서 뭐라할 순 없다고 생각해.


뭐, 난 이제 더 이상 교육자가 아니라

노동자지만...



초등학생들 순수하지 않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 순수해.

생각만큼 그렇게 영악하지 않아.

물론, 피시방에서 만난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초등학생들도 

부모님 안부 많이 묻는다.




학교에서 수업이 끝나면

태국에 갈 것을 생각해서 예산을 짜거나

태국어를 공부했어.



나는 주로 방콕의 아파트먼트를

찾아봤는데 싼 가격에 수영장과 헬스장이 있는 곳은

거의 없어서 찾는데 조금 힘들었어.

나는 주로 여기를 이용했지.

www.renthub.in.th/


나는 여러 곳의 후보지를 선정해놓고

후기를 읽어봤어. 그리고 태국에 갔을 때 직접

가보고 계약했지.

1달이상 거주 할 사람이라면

적극추천함.



예산이라면

비행기 값 제외하고 600만원+@로 4개월을 살았어.

클럽이나 유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비행기 값 포함하고 600만원이면

충분히 4개월을 살 수 있어.



하지만, 나는 클럽을 아주 좋아했어서

돈이 더 들었지.

클럽갔을 때마다 1000~1500바트(33000원~52000원)

사이를 썼다고 생각하면 될거야.

만약? 여기서? 워킹걸을 만난다면?

상상이상으로 돈이 깨지니까 그런건 알아서

계산하셈요.

나처럼 장기투숙하는 태국거지라면?

만나지 않는게 상책이다.




나는 태국여행을 준비하면서

내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러다녔어.



첫 째로 내 친 형.

내 형은 누구보다 나를 걱정해서

안전 또 안전을 강조했지.


형 친구 중에 태국 가이드로 일했던 사람이 있는데

월급날 태국강도를 만나서

돈 안주고 없다고 버티다가

강도가 휘두르는 칼에 엄지 손가락이 절단되었어.


그 말을 듣고 난 후

내가 태국에 갈 때마다 걱정하지.


태국 가는 사람들은 왠만하면

으슥한 길로 가지말 것을 추천해.

시비도 붙지말고!

시비가 붙는다면 웃는 얼굴로 

미안하다고 하면서 위기를 모면하도록 해.


쌈닭인 나도 왠만하면 자제하는 편이니까.

루트66 클럽에서 우리 술 누가 훔쳐갔을 때만

유일하게 화내고 뒤집어엎었어.



님들은 나보다 돈이 많으니

그런 2000바트짜리 양주 잃어버린다 한 들

화내지 말고 그냥 쿨하게 넘기셈.



다시 친 형 얘기로 넘어가서

가족단위로 쓸 수 있는 현대 다이너스 카드를

내 이름으로 만들어줘서

공항 vip 라운지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줬어.

연회비가 적은데, 가족이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카드니까

님들도 사용해보셈.


라운지를 나는 태어나서 처음 가봤는데

너무 좋더라.

대접받는 기분이랄까?




그리고 밴드멤버들도 만났어.

보컬 형은 나의 태국 원년멤버로써

내가 태국에 장기로 가는 것을 매우 부러워했어.

보컬 형은 내가 태국에 머물러있는 동안

티나와 함께 놀러올 것을 약속했지.



그리고 카오산가서 

길거리 공연을 하던 뭘 하던

하자고 다짐했어.


나 없는 동안은 밴드 진행이 모두 스탑되지만,

자작곡 10개를 만들어온다는 약속 하에 갔지.

실제로 10곡을 모두 만들어왔는데

첫 달부터 할게 없어서 기타만 치면서

10개의 곡 작업을 다 해버렸어.


그 이후로 기타 꼴도 보기 싫어서

나머지 3달동안 다시는 치지 않았지.


이 분은 나의 어머니.

덕분에 잠시나마 유복한 가정에서 잘 지냈습니당.

지금은 경제사정이 무너져버렸지만,

학창시절엔 남부럽지 않게 살았어.

어디가서 돈 없으면 기 죽는다고

꼭 돈 챙겨주셨었는데

이젠 물려줄게 없어서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시네.



유산 그런거 필요없으니

부모님 노후만 알아서 잘 하셨음 좋겠다.

나 혼자 살기에도 벅차서 ㅜㅜ


어머니는 내가 잘 지낼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걱정되니 가끔 연락하라고 하시더라.

실제론 거의 연락안함.

죄송요... ㅜ



여긴 내 친구들 O와 B.

태국 가기 전 한 참을 못 본다며

가기 전까지 같이 있어줬어.


나는 내가 태국에 있는 동안

이 친구들이 오기만을 바랬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바빠서 못 왔어.

그게 제일 아쉽더라.


언젠가는 꼭 같이가서

재밌게 놀았으면 좋겠다.



얘는 내 애마 프리윙.

추운 겨울부터 여름까지

아프지말고 잘 버티고 있으셈!


둘 째 이모네 아파트가

따듯한 지하 주차장이 있어서

거기에 커버 씌우고 짱 박아놨어.

돌아왔을 땐 시동이 잘 안걸렸지만

아직은 더 달릴 수 있는 녀석.


친구들 말에 따르면

엔진소리가

'이제 날 죽여줘'하는 것 같다지만

그리 쉽게 보내줄 수 없다.

조금 더 혹사당해야 해.



이 녀석은 내 동생 홍초.

한국에 있었던 5년 만난 전 여자친구 분이

분양 받아주신 놈으로

개를 싫어하던 내가 이 녀석으로

우울함을 딛고 다시 태어날 수 있었지.


부모님 둘 다 개를 안 좋아하시는데

자취방에서만 나와 살던 홍초를

집에 데리고오니

오자마자 부모님에게 교태를 부리더라고?


주인 닮는다고 똥연기 무진장 잘한다...

그 이후로 우리 집의 마스코트가 되었고

아버지는 홍초를 매일 안고다녀.



이 녀석은 태사랑에서 만난

동행하기로 한 부산 동생이야.

이 녀석이 서울로 출장 올 일이 있어서

동서울 포차에서 만나서 가볍게 소주 한 잔 하면서

태국에서 놀 계획을 짰지.


물론, 이 녀석은 단기 여행자였지만

나도 단기 여행자의 마음을 느끼며

같이 놀고 싶었어.


무엇보다도 이 녀석은 아쉬워하며 갈 때

나는 남아있잖아!

나는 그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어.

수 많은 단기 여행자와 같이 놀고 헤어질 때마다

나는 도깨비의 공유가 된 듯한 느낌이었어.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놀더라도

그들을 곧 보내야만 했지.

그게 참 우울하더라.


그래서 첫 달 이후로 단기 여행자와

같이 놀 수 없었어.



태국을 가기 일주일 전부터

나는 빨리 떠나고 싶어 안달이 났었어.

하루하루가 왜 이렇게 길던지...

집에서 아무리 빈둥거려봤자

시간이 잘 안가는거야...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드디어 날이 점차 다가와서 짐을 쌌지!



요거는 필수 아이템인

1달용 렌즈!

산소 투과율이 93%라나?


한 번 개봉되면 한 달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주로 클럽에 갈 때나 많이 썼어.



요거는 콘도 내에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

편리하게 운동을 듣기위해

장만한 17000원짜리 블루투스 이어폰!

이거 참 유용하게 썼어.

그리고 귀에 안 꽃더라도 목에만 걸고 있더라도

뭔가 이뻐.


여자들 딱 붙는 검은색 목걸이 하는 것처럼.

남들이 보기엔 내가 게이 같았겠지만...



친구의 이민용 캐리어를 빌려서

꽉 채웠어.

옷과 화장품.

그리고 T의 부모님에게 줄 선물까지!


나는 제주항공을 이용했는데

15키로 무게제한이 있어서

걸릴까봐 조금 두려웠어...

하도 많이 넣어서...



그리고 드디어 다가온 출국날!


언제봐도 설레는 인천공항 출국장 가는 길이다!

난 개인적으로 이 때가 가장 설레는 것 같아.

내 비행기는 저녁비행기이므로

무려 4시간이나 일찍가서

한 참을 기다려야했어.



내가 일찍 간 이유는?

라운지를 이용해보기 위해서지!



제일 먼저 온 곳은

음식이 가장 맛있다는 마티나 라운지였어.

뷔페식으로 음식이 깔려있었고

냉장고에 있는 음료수나 커피 그리고 술

모두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어.

들어오는데 뭔가 대접받는 느낌이어서 너무 좋았어.

난생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랄까?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었쪙!!



여기는 모던 스타일의 대한항공 KAL라운지.

깔끔한 모던 분위기의 라운지라 이쁘다.

무엇보다 비행기를 볼 수 있게

전면유리로 해놓은 점과

개인 흡연실을 만들어 놓았다는 부분에서 가장 좋았어.


여기는 음식보다는 술과 안주가 참 많았어.

비행기에서 잠을 잘 자기 위해 술을 종류별로

다 먹었는데 갑자기 한국을 오래 떠나있는다는 생각을 하니까


예전에 헤어진 전 여자친구가 떠올라서

급 슬퍼졌어.

홍초를 분양해준 그 분 말이야.



내가 유일하게 이 사람이면 결혼해도 되겠다 하던 사람이었는데

나 혼자 스스로 결혼압박 느껴서 헤어지자고 했거든.

나보다 나이가 4살 많은 연상이었는데

참 똑똑하고 현명했지.


그 쪽에서는 서두를 것 없고 보채지도 않는다고 하지만

능력도 없는 내가 너무 한심하고 자격지심 느껴져서

만나기 싫었었어. 



무엇보다 혼자서 여친 나이 때문에 

결혼압박 느끼면서 스트레스 받으니까

너무 눈 앞이 깜깜해지고 애정도 식어서

헤어짐을 말했지.



가난한 대학생 시절 많은 도움을 주고

응원을 해주셨는데, 나 때문에 좋은 시절 다 보내고

매정하게 돌아선 내가 얼마나 미웠을까?

이제서야 그 차가 벤츠라는 걸 알았지만

지금은 그 분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핸드폰 어플로 슬픈 곡을 쓰며

 술을 계속 먹었지.



술이 잘 들어가더라.

나 술 완전 약한데

취기가 밀려오기 시작했어.



어라? 갑자기 나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는거야.

받아보니 항공사 직원이 곧 비행기 출발한다고

어디냐고 찾는 전화였어.

난 항상 비행기 사람 많으니까

보딩타임까지 천천히 가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야.



나는 전 여친에 대한 슬픈 추억이고 뭐고

술 취한 상태로 냅다 달렸지.

놓치면 주옷 되는거야!!

나는 술 먹어서 씨뻘개진 얼굴로

단숨에 탑승구까지 달려갔어.


나는 겨우 비행기를 탈 수 있었고

내 옷은 땀으로 다 젖었어.

그리고 입에서는 술냄새가 엄청나고...


제 옆에 계셨던 분들 죄송합니당...

라운지가 처음이라 비싼 술 먹어보고 싶었어욤...


어쨌거나, 비행기를 타게되서 기쁜 나머지

취한 얼굴로 사진 찍음. 데헷!

비행기는 곧 출발했고, 

한국은 점점 멀어져갔어.



안녕, 나의 슬픔과 추억들.

잠깐만, 멀리할게.



4개월만 쫌 행복해보자!!

앙?!



다음 편은 내가 썼던 태국에서의 가계부를 통해

대략적인 장기거주 비용을 써보려고 함.

재밌는 얘기는 아니니까

기대는 마셈.






이번 편은 태국여자친구 가족과 

파타야 간 사건을

얘기하려 해.






보통이라면 절대 가지 않겠지만,

나도 T의 가족환경이 궁금했거든.

집안 분위기가 어떤지.

환경은 어떤지.




만약, 하이소(부자)라면

바로 애부터 만들어야되는거 아니겠음?

하지만 겪어본 바로는 그럭저럭 사는

중산층이었음.

쳇!!




주변 사람 말 들어보면

하이소 남자나 여자 만나서

떵떵거리면서 살던데

이번 생은 인생역전 없이

열심히 사는 걸로 만족하자.




우리는 아침 일찍 체크아웃했고,

T의 부모님을 만나뵐 준비를 했어.



아무래도 처음 뵙는 만큼

깔끔하게 입는게 좋겠지?

땀 쩔면 다 보이는

하늘색 셔츠.



긴장해서 겨터파크 개장하면

어떡하지 생각에

겨드랑이 땀 안차도록

만세하면서 다녔어.



우리는 T의 부모님이

준비하는 시간동안

아침을 먹으러 감.



"J, 뭐먹고 싶어?"


"암거나 먹자,

긴장돼서 코로 들어가는지 

귀로 들어가는지 모를 듯."



학부모 만나거나, 어르신들 만나뵐 때 쓰는 얼굴임.

주문한 밥이 나오기 전에 

공격적이지 않으면서 유해보이는 얼굴 연습하고 있었어.



2박3일동안 젠틀한 척 똥연기 어떻게할지

참 막막했어...




T가 주문한 음식이 나왔어.

마님이 상으로 내려준다는 고깃국!!

고기는 오래 푹 끓여서 야들야들하고

국물은 누구나 예상 할 만한 MSG+고기육수야.




고기랑 밥이랑 한국스타일로다가 먹음.

역시 한국스타일이 짱짱맨.



밥과 고깃국해서 50바트(1600원)정도 나온 것 같아.

아직 시간이 일러서

커피 한 잔 하러 가기로 했어.





여기는 호스텔 앞에 있는 카페

ANALOG라는 카페인데,

아날로그적 감성을 추구하나봐.

주인은 남자인데, 게이인 듯 싶었어.





T는 녹차라떼를 시키고,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시켰어.

무슨 커피 값이 밥보다 비싸냐...



그래도 시원한 곳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모히또 맛 구름과자 먹으니까 

잠시나마 긴장이 풀리더라.

구름과자 안 먹는 사람들은 몰라도

저건 최고의 조합인듯.





"J, 우리가족이랑 

여행 곧 갈건데, 신나? >_<?"



"신나겠냐-_-"




그래... 이제 체념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건

내가 똥연기 모드로 어른들을 대할 때마다

나를 싫어하던 어른을 한 번도 못봤으니

이번에도 잘 할 수 있을거야..

대화가 안 통하면 액션으로 보여주지 뭐!




우리는 T의 콘도로 이동했고,

T는 부모님이 내려올 때까지

수영장에 있으라고 했어.



여기가 T의 콘도 중간층에 있는

수영장과 헬스장이야.

콘도 크기에 비해 작더라고.

실망실망.



T의 가족은 여기서 다 사는 것이 아니라

본가는 돈무앙에 있어.

그리고, T의 직장과 T의 남동생의 학교 때문에

둘이 한 콘도에서 생활하는데

부모님이 걱정되는지 자주 놀러온다더라.




부모님 만나뵙기 전 최종점검.

썩 맘에 들지는 않는다...



T의 연락을 받고 나는 아래층으로 이동했고,

처음으로 T의 부모님을 뵙게 되었지.

아버지는 중국인의 외모였고,

어머니는 전형적인 이싼 계의 외모를 가지고 계셨어.



나는 웃는 얼굴로 합장하며 인사했지.

부모님들도 합장으로 인사해주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태국 안에서

만능 치트키는 합장인 것 같아.



합장을 먼저하면, 

상대방은 무조건 합장으로 응해주더라고.

그리고 내가 실수한 상황에서도

합장하며 죄송하다고하면, 

상대방도 떨떠름한 표정으로

억지로 합장으로 화답하더라고.



합장 짱짱맨

이게 참 좋은 문화인거 같아서

나중에 클럽 갈 때마저도 

합장하면서 춤 쳤었어.

데헷!



차에 타고 이동하는 중에

T의 어머니가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




T는 핸드폰 만지면서

번역도 잘 안해주고

나혼자 땀 삐질삐질하면서

아하하... 웃을 수 밖에 없었어.




순간순간의 위기를 넘기고

폰만 만지작 거리는 T 옆구리를 찔러댔어.

"야 번역 안해주냐?

죽고싶어?"



쿡쿡 찔러대야 번역을 해주더라

배려라고는 쥐똥만큼도 없어요.




T의 어머니는 태국어를 잘 못하는

나를 위해 더듬거리는 영어로 말을 해주곤 했어.



"J, T is....fat!! many many fat!!

You say T, not eat many many"



단어로만 말씀하시는데 다 알아들을 수 있더라.

'T는 뚱뚱하니까 많이 먹지 말라고 해라'



나는 대답했지.

"저는 얘를 말릴 수가 없어요.

음식만 보면 달려들거든요"



우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어.

그러다가 T의 어머니가

두리안 먹어봤냐고 물어보길래

아직 안먹어봤다고 했어.



T의 어머니는 가는 도중 시장을 들려서

하나 사자고 제안했고, 

우리는 시장으로 가게되었어.


두리안을 찰지게 고르는 T의 어머니,

세계 각국의 아줌마는 다 비슷비슷하더라.



20분 가량 흥정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두리안을 사게 되었어. 

그리고 나와 T는 어머니가 좋아한다는

체리를 사서 차에 다시 탔지.




T의 어머니는 차에서 손질된 두리안을 주셨어.

나는 두리안이 냄새가 심하다고해서

냄새부터 맡아봤어.




응? 생각보다 냄새가 심하지 않은데?

나는 바로 한 입 베어물었어.

와... 이건 처음 맛보는 맛이야.




과일이 어떻게 이렇게 크림같을 수가 있지?

바나나와 고구마를 크림과 섞어 반죽한 맛이 나는거야.

내가 무언가 먹을 때 정말 맛있게 먹어서

다들 보기좋다고 말하는 편인데,

T의 부모님이 주신거라 더 맛있게 먹었어.




그러더니, 웃으시면서 나에게 두리안을 몰아주셨어.

두 덩이까지는 맛있었어.

근데, 입에 넣을 때마다 

자꾸 역한 냄새가 슬슬 올라오는거야.




어떡하지...

T에게 도움을 청했어.

T는 씨익 웃으면서 두리안을 거절했고,



T의 어머니는 널 위해 준비했으니

다 먹어야한다는 눈으로 나를 응시했어.





곤란하다...

에라 모르겠다 씹지말고 삼키자.

4덩이의 두리안을 목젖을 열어 삼켜버렸어.

어머니는 아주 흐뭇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셨어.




'좋았어! 점수땄! 끄윽?'

어라?

끄으으윽!




삼켜버린 두리안이 위에서 가스를 발생하며

트림이 나왔어.




그리고 내 입에서 나온 트림가스는

위액과 뒤엉켜 숙성되어 

두리안  냄새를 200배 증가시켰어.




트림은 멈추지 않고, 계속 나왔어.

나는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고 

트림을 내뱉으려 노력했지.




T의 아버지는 백미러로 날 응시하더니

허허 웃으시며

조용히 창문을 열더라...




두리안을 먹은 후 나는 거의 

혼수상태로 가게되었어.



너무 많이 먹어서 속이 울렁거리고

창문을 열어도 빠지지 않는 두리안 트림 냄새로 인해

온 가족이 냄새에 허덕여야했고,

덕분에 나에게 말 거는 일 없이

조용하고 빠르게 우린 파타야에 도착할 수 있었어.



이윽고,

우리는 파타야에 있는 한 수산시장에 도착했어.

내가 계획한 여행이 아니라

끌려가는 거였기 때문에

정확한 행선지 이름은 잘 몰라.




타랄 때 타고, 내리랄 때 내리라는

가이드 투어랑 비슷했거든.



태국에도 갯뻘이 있더라고?

신기했어.

이 옆으로 이동하니까

살아있는 수산물을 파는 시장이 나오더라.





새우와 게, 오징어, 생선 등등의 

수산물을 파는 곳이었어.

우리나라로 따지면, 

속초 수산물시장과 같다고 봐야하나?




T의 어머니는 만져도 보고, 두드려도 보면서

속이 꽉찬 게를 직접 선별하고 고르셨어.

내가 보기엔 그게 그거 같던데,

아주머니들은 다 아시나봐.


수산물이 대체로 싼 편이라 놀랐어.

마트같은데 가면 엄청 비싼데,

여기는 신선하고 무척 싸더라고.




다음에 파타야 간다면 

여기도 다시 들려볼 생각이야.

T에게 어딘지 물어봐야겠다.



T의 어머니는 식당으로 

먼저 올라가라고 해서 올라왔어.

샀던 수산물을 식당에서 데쳐주나봐.


T의 어머니는 음식과 함께 등장했고,

많이 먹으라는 말을 하셨지.

아직 두리안 때메 울렁거리는데...




먹는 내내 T의 어머니는 T에게

그만 좀 먹으라는 말을 했고,

보는 내내 불쌍 할 정도였어.




놀러와서까지 저렇게 구박받아야하나?

생각이 들었고, 진짜 차별받는건가도 생각했어.




그러면서 T의 어머니는 나에게 

새우와 게를 직접까서

알맹이만 주셨어. 




덕분에 나는 편하게 잘 먹었지만,

T는 서럽다는 듯이 날 쳐다봤어.

그래서 하는 수 없이 T의 쉴드를 쳐야만했어.




"어머니, T랑 무에타이 같이 해봤는데, 많이 뚱뚱하지는 않아요.

근육량이 많은거라서 괜찮을 거에요."



"아니다, J 니가 T의 

대학생 시절 때를 못봐서 그래.

쟤 저렇게 안 뚱뚱했어, 

젊은 날을 저렇게 뚱뚱하게 보낸다니

내가 다 안쓰러워서 그래"



"인정합니다!!"




어머니의 완고한 말씀 후로 

나는 밉보이기 싫어서

더 이상 쉴드를 칠 수 없었어.



자기네 가족문제에 타인이 끼면

기분 나쁘니까...

나를 좋은 녀석이라고만 생각 할 수있게

말을 아꼈지만

그래도 몰래 T를 토닥였어.





식사 이후에

 우리는 호텔로 이동했어.



여기가 그 호텔인데,

무한도전에도 나온 한국인이 많이 호텔이래.

호텔사장이 여기 말고도 여러 호텔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고.




이건 호텔 외관.

수영장이 슬쩍슬쩍 보임.



이건 위에서 찍은 호텔 전경이야.

수영장 크기가 상상초월하게 넓더라고!





이건 호텔 안 쪽에 

이쁜 인테리어있길래 찍어봤어.


T의 아버지는 이 쪽 호텔 계열사에서 일하고 계셔서

직원할인을 받을 수 있었대.




T의 아버지가 나에게 오셔서

말씀하셨어.




"J, 넌 나와 자게 될거야"

"아... 예"



하... 이런 부담스러운 경우는

내 인생에 없었는데...




애초부터 T와 같이 잔다는 

상상은 안했지만서도...

난 내 돈으로 방 하나 잡을 생각으로 갔거든..




근데, 혼자 방 잡아서 잔다고 한다면

좀 그래할 것 같아서

울며겨자먹기로 같이 자기로 했지.






방은 이렇게 생겼어.

큰 침대하나랑, 작은 침대하나가 있고,

TV 옆에 방과 방사이를 드나들 수 있는

문이 있어.




옆 방은 T와 T의 어머니가

쓴다고 했어.




어렸을 때, 가족끼리 태국여행 왔을 때

저런 방에서 형이랑 둘이 잔 적 있어.

옆방은 투어를 같이 하는 신혼부부였는데,

밤이면 밤마다 형과 방과 방을 이어주는 방문에 

귀를 귀울이고 야릇한 사운드를 들었었지.





요건 화장실!

자유시간 가지래서, 래쉬가드로 갈아입고

호텔 수영장 앞 바다에 T와 같이 나갔지.




호텔에서 관리하는 해변인가봐.

사람도 그리 많지 않고 좋더라.




T는 부끄럽다고 비키니 밖에

호텔 가운을 입고왔어.




호텔 관리인한테 

그거 입고 내려오면 어떡하냐고

한 소리 들음.

이럴 땐, 합장하셈!!


해수욕을 마친 후 저녁을 먹으러 출발했어.

너무 더워서 그냥 나시입어버림.




우리는 분위기가 좋은 식당에 도착했어.

가격이 꽤 나가는데,

나는 돈을 안내는 입장이라

나중에 내가 대접할 때

돈이 좀 많이 깨질 것 같아.




바다가 보이는 테이블에서

밥을 먹었지.



T가 화장실 갔을 때

나는 T의 부모님에게 은근히 물어봤어.




"저기... T가 부모님이 자길 안 사랑한다고

느끼던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저는 옆에서 보자니 부모님의 사랑이 느껴지던데..."



"뭐?! 우리가 T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맨날 T가 입버릇처럼 차별받는다고 말하더구요..

하핫... T는 아직 생각이 좀 어린 것 같아요"




괜히 말 꺼냈다가 본전도 못 건질 뻔 했다.

이 쪽 집안 일은 

가족끼리 해결하는걸로~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워킹스트리트로 가기로 했어.



파타야 해변에 주차를 하고,

해변에서부터 워킹스트리트까지

걸어갔지.



걸어가던 도중

슬슬 해변가에 서있는 여자들이 속속 보이는 거야.

흔히 말하는 일하는 여자들이야.



처음에는 뭔지 잘 몰랐는데,

나중에 태국친구한테 들어보니까

해변가에 서있는 애들은

몸 상태가 검증이 안된 위험한 애들이라고

하더라고~



혹시나 저렴한 가격에 불러서 혹하는 사람들은

조심하는게 좋을 듯.




우리는 넷이 그런 여자들 사이로 걸어갔어.

그런데 갑자기 T의 어머니가 T를데리고

10m 멀찍히 뒤에 떨어져서 걷더라고.




영문을 모르는 T의 아버지와 나는

뒤로 다시 걸어갔어.




T의 어머니는 이런 곳에 왔으면

남자끼리 즐길 수 있는 시간도 줘야한다면서

호객행위하는 것도 즐기면서 걸으라고 했어.




그리고 절대 일행인 척도 하지말고, 

무조건 즐기라고 하셨지..



하는 수 없이 T의 아버지와 나는 

그들로부터 10m 떨어진 채로 걸었어.



거리를 유지하며 우리는 

워킹 스트리트로 진입했고,

다가오는 여자들이 호객행위를 할 때마다

T의 아버지와 나는 쩔쩔매야했어.




이따금씩 뒤를 쳐다보면

매의 눈으로 지켜보는 T의 어머니와

안절부절하는 T가 있었거든.




이게 무슨 이상한 취미야.

T의 아버지와 나는 호객행위를 거절하며

비키니 입은 여자들조차 

마음대로 쳐다볼 수 없었어.




우리가 거절하는 모습을 보면서

매의 눈으로 쳐다보는 T의 어머니 입가엔

미소가 있더라.




나중엔 호객행위 하는 여자들이

레이저를 쏘아대는 T의 어머니와 T를 보고

당황했지.



누가봐도 일행인거 아는데

도대체 뭘 즐기란건지...





나는 곁눈질로 여자들을 

구경 할 수 밖에 없었어.



내가 T의 아버지를 쳐다봤을 땐

아버지는 정면만 응시한 채 

티 안나게

좌우로 눈동자만 굴리고 계셨어.




아... 아버지...

이런게 결혼 후 살아남는 방법인가요?




워킹 스트리트에서 고통만 받다가

우리는 차를 타고 다시 숙소로 이동했어.



"J, 아무래도 너 혼자 자는 게 나을 것 같다.

혼자 편하게 자렴"



"아? 안그러셔도 돼는데!!"




나는 기쁨의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어.

만일 T의 아버지와 같은 방을 쓴다면

청결한 모습도 보여야하고, 

짐 정리도 깔끔하게 해야했는데

그럴 필요없이 마음껏 코 골며 잘 수 있으니까!!


호텔에 오자마자

나는 혼자 잔다는 생각에

짐을 안 치우고 마구 어지렵혔어!




자기 전에 T가 잠깐 내 방에 놀러왔어.

오늘 하루 구박 받느라 수고했다.

자, 이제 너네 방으로 갈 시간이야

어서 가.



나는 철저하게 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어

욕조에 거품목욕제를 풀어놓고

가운만 입고 돌아다녔지.





야경을 즐기면서 구름과자 하나 태우면서 생각했어.

'새벽에 몰래 나가서 클럽가서 놀다올까?'




30분간을 고민했어.

하지만 몰래 나갈 때, 문이 잠기는 소리가

옆 방에 들릴 것 같았고,

만에 하나 몰래 나가서 놀고와서 걸린다면

뒷감당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참기로 했어...



그냥 에어컨이나 빠방하게 틀고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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