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잇!

오랜 만에 생존보고 한당!

파주에서의 노가다 생활은

좋게 생각하자면 나름 편하고

나쁘게 생각하자면 역시 몸은 피곤해.


처음 이 쪽으로 왔을 때

내가 해봤던 소방배관이라 자신감 있게

왔었는데, 알고보니 남이 설치해놓은

파이프를 개 보수 하는 작업이야-_-


내가 했던 일이 아니라

아예 다른 일이라 아는 게 없어서

자신감이 막 떨어졌었어.

그래도 뭐 이런 경험 흔치 않으니까

한 번 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개 보수의 특성 상 남이 해놓은 작업

뜯어서 수정해야하니까 기본 단가를 받으면서

할 일은 아니라고 다들 말하지만서도

다들 꿋꿋이 일하는 이유는

야간 연장 작업이 많기 때문이야!


내가 속해 있는 업체는

4월 말일까지 계약한 시공을

완료하기로 해있어서 무척 바쁜 상태야.

그래서 수요일과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11시까지 일하고 심지어 

일요일도 출근해야만 해.


이 말인 즉슨

아침 7시부터 작업해서 11시까지

일을 한다면 하루 임금의

 두 배를 받을 수 있단 얘기지. 

말로는 쉬워보이는데

이 생활을 계속하니까

눈 뜨면 작업장이야.


숙소가서 씻고 누우면 1시고 

다음 날 5시 반에 기상해야 해.

그나마 나는 상황이 나은 편이야.

왜냐하면 나는 스쿠터를 가지고 왔거든!

남들 5시 반에 일어나서 출발할 때

나는 6시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응가하고 출발해도 안 늦거든!


그리고 제일 좋은 점은

11시에 끝났을 때 나 먼저

스쿠터 타고 후딱 숙소가서 

제일 먼저 씻을 수 있다는 거!


어쨌든, 이런 생활을 반복하면

몸이 삭는 기분이야.

다들 하는 말이 이렇게

야간작업을 두 달 넘게하면

몸이 무너진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두 달 뒤 컨디션보고

세 달 할 지 두 달 할 지

결정해야 할 것 같아.


이 팀의 분위기는 좋은 편이야.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도 있고

많은 형님들도 있는데

즐겁게 웃으면서 일하는 분위기라

일 할 때 할 것만 잘 하면

다른 스트레스는 받지 않아.


하지만 할 것만 잘 하기가 쉽지 않지...

심지어 나보다 나이 어린 친구들이

나보다 일을 훨씬 더 잘하고

일 머리도 좋아.


심지어는 나보다 한 살 어린 친구는

벌써 기술자로 들어왔더라...

여기서 나는 생각했지.


'나이로 괜한 자존심 부리지 말고

일단 숙이고 들어가서

실력 인정하고 동생들한테 배우자!'


그래서 동생들한테도 일 잘한다며

아부 떨면서 일 좀 가르쳐달라고

처음엔 경계하던 동생들도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열고

이제는 친해졌어.


그래서 내가 모른다고 무시하지 않고

잘 알려주고 그러더라.

사람이던 동물이던 칭찬이

최고의 약인 것 같아.




여기서 일한 지 1주일 쯤 되었을까?

예비군 훈련을 가야할 때가 되었어.

팀장에게 하루 빼야한다고 하니까

엄청 싫어하더라...

아무래도 엄청 싫어하겠지.


일도 안 나오는데 예비군 때문에

일한 거로 처리해야하니까.

근데 이게 당연한 거 잖슴.

누가 가고싶어서 감?


마지못해 처리해주겠다고 하는데

그걸로 3일 동안 엄청 생색내더라.

주말없이 일요일에 출근해서

일해주면 고맙다고 절해도 모자랄 판에!

여기서 수틀리면 그냥 가는 거여.


근데, 잔업이 많은 곳이니까

일단 버텨야지 ㅠ

자본의 노예 다 되었어...ㅜ


어쨌거나 일이 끝나고

예비군 가기위해

오도바이를 타고 파주에서

의정부까지 쐈지!

줏나 오래걸림.

1시간 20분 걸렸어...


그리고 친구 B녀석을 만나 

간단히 술 한 잔하고

다음 날 친구 B 녀석과 같이

예비군 훈련장으로 가게되었지.

하... 올 해 6년 차...

이제 올 해만 끝나면 7년, 

8년 차는 안 받아도 된당!


군사훈련이었기 때문에

노동으로 지친 몸을 쉴 수 있는 시간 

따윈 없었어.

오히려 더 빡셌음.


5시까지 훈련을 받고

바로 파주로 가기 섭섭해서

친구 B녀석과 당구 한 게임 치고

삼겹살 먹으러 갔지!

파주로 가기 전 마지막 만찬인가...

여기서 엄청 먹고 나서

의정부 집에서 설사 3번하고 나서야 

겨우 출발 할 수 있었지.


그렇게 파주로 돌아가서

다음 날 부터 다시 야간까지 

노동이 시작되었지.

공정이 너무 넓어서

물건만 한 번 가져다 주는 것도

30분이 걸려...

매일 30km씩 걷는 것 같아...


그래도 버티고 또 버텼어.

일요일날 쉴 수 있고 그 때

나는 밴드멤버를 만나 밤샘합주를

하며 놀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지.





마침내 토요일 작업이 끝났고

나는 저녁 9시쯤 밤샘합주를 하러

파주에서 건대입구로 출발하였지.


오랜만에 왁스도 바르고

노가다인 인 척 안하려고

멀끔하게 입었어!!


파주에서 건대까지 두 시간 걸리더라...

1시간 반 정도인 줄 알고 착각했다가

30분 늦었어... ㅠ


태국 다녀온 이 후로 완전체로 

보는 건 처음이어서

너무 반가웠어!


나는 5월 말 쯤 태국 다시 간다고 하니까

또 가냐면서 놀라더라...

그리고는 가는 건 괜찮은데

이번에는 제발 공연 좀 하고 가라고 해서

아마 5월 쯤에 공연 한 번 하지 않을까 싶어.

노가다 퇴사하고 3일간 빡세게

연습하고 공연해야징!


연습하다가 새벽 3시 쯤에

배고파서 치킨시키고 기다리는 중!

치킨에 맥주 한 잔 먹으면서

우리는 근황토크를 했지.


이제는 다들 직장도 있고

소득도 있으니까 다들 

더 이상 찌질하지 않더라...

다들 비싼 옷 입고있음...

나 혼자 작업복 바람막이 입고 옴. ㅠ


치킨을 먹고 방콕에서 만들어온

노래를 들려주고 합을 맞춰봤어.

그렇게 새벽 5시까지 연습을 하고

밴드 연습을 마무리 했지!


막내 드럼녀석은 진작에 뻗어버림...

이 녀석도 밤 10시까지 

일 하고 바로 왔다던데

아마 많이 피곤하겠지...


그래서 얼굴에 장난치는 행위는

할 수가 없었어... 

무척 하고 싶었지만 ㅠ


어쨌거나 우리는 다시는

밤샘합주를 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다들 각자의 집으로 향했지.

그리고 나도 파주 숙식 노가다 하우스로

발 길을 돌렸어.

다시 두 시간 걸려 숙소에 오니까

아침 7시 반이 되더라.


그리고는 점심 2시까지

잠들고 일어나니 아무도 없더라.

변기통을 부여잡고 

욕정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어.


'이런 곳에서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건가'라는

자괴감 때문에 못 한 게 아니라

인터넷이 안 터졌거든...

하... 조만간 요금제 바꿔야하나.

천금같은 기회를 놓치다니

좀 슬펐음.


그래서 그냥 블로그나 쓰자고

생각하며 밖으로 나왔지.

일단은 작업 할 때 발이 너무 아파서

다이소 가서 쿠션깔창 하나 삼.


이제 발바닥 좀 덜 아프겠지? ㅠ

발바닥 보니까 물집인지 굳은 살인지

잡혀있던데 ㅠ

미안하다 내 발아...


그리고 주유소 가서 내 붕붕이

밥도 멕였어.

얘는 요즘 너무 자주 아프고 

또 기름도 자주 줘야 해.

5천원 넣으면 한 4일 타는 것 같아...

그래도 차 보다는 싸니까

그걸로 만족하장!


그리고 금촌역 이디야 와서 블로그 쓰는 중!

또 눈 감고 일어나면

현장이겠지만 블로그 쓰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므로 괜찮음여!


다들 치열하고 각박하게 사는 와중에

알아서 화이팅들 하셈!

빨리 가서 안전화에 깔창이나 깔아봐야겠당!

다들 뿅!


요즘 내 근황은 그래.

파주에서 튀어나온 이후로

일자리를 못 찾고 있어서

우울우울하게 지내고 있어.


이 날은 그래서 그 동안 일을 하느라

하지 못한 것들을 하나 둘 했던 날이야.

첫 번째로 할 일은 

곧 갈 태국에서의 필수품인

EXK카드를 수령하는 것!


내가 태국에 있을 때 EXK로 ATM기에서

돈을 인출할 때 돈만 찾고

카드는 그대로 두고 왔었어.

다시 한 번 그 자리로 갔을 때는

내 카드는 더 이상 찾을 수가 없었지.


그래서 요 근래에 우리은행에 들려서

카드를 재발급 받았는데

의정부지점으로 도착해있다는 문자를 받고

이 날 받으러 갔지!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우리은행 지점에서

새로운 EXK카드를 드디어 발급받았어!

태국에 장기로 있건 단기로 있건

이 카드는 정말 짱임!


마스터나 비자카드로 해외인출기에서 돈 뽑을 때마다

수수료 개박살 났었는데

EXK카드로 태국의 카시콘 ATM에서 

돈 뽑았을 때는 수수료가 거의 없었어!

그리고 환율우대도 거의 은행에서 

환전하는 수준으로 해주더라고.


혜택에 대해서 정확히 설명하기 귀찮으므로

아래 사진 한 장 원본 사이즈로 올릴게.

EXK카드 혜택 알고 싶으면 확대해서 보거나

네이버 블로그 들가셈.


뭐 이렇다더라.

하튼, 발급받아서 손해볼 건 없으니

발급하셈들.


아, 참고로

요즘 카드나 통장 만들기 어려워져서

나 같은 백수들은 빡셀 수도 있어.

그레이트 노가다맨인 내 친구도

제대로 된 직업없고 주거래은행이 아니어서

안 만들어준다나 뭐라나.



카드를 발급 받고 

두 번째로 해야될 일은

치과가는 일이었어.


무심코 거울을 보고 입을 벌렸는데

3년 전 충치치료를 받고 돈이 없어서

아말감으로 치료받은 자리가

시간이 많이 흘러서 떨어져버린거야.

그래서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치과를 찾았지.


치과는 언제 와도 무섭다.

3년 전이 내 마지막 치과였으니까

얼마나 더 썩었을라나...

무섭다...

아픈게 무서운 게 아니라 돈이 무섭다.


진료를 받아보니 깨진 자리에 

충치가 아주 조금 난 것 말고는

썩은 이는 많이 없다고 하는데


아말감이 떨어진 자리가 너무 깊게 뚫려있어서

치료 후 아말감으로 채울 시 치아가 4조각으로

분해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임.

그래서 금으로 이빨 씌우라는 거야...

가격은 40...

장난하나. 이 돌팔이!

아니... 돌팔이라고 믿고 싶었어...

그래서 후다닥 치아 스케일링만 받고

다른 치과로 가보자 생각하며 나왔어.


그리고 집에가며 검색해보니

방콕의 치과가 한국보다 싸다는 어느 블로거의

말을 듣고 방콕의 치과를 가기로 결정했지.

금은 더 비싸다지만...!!

나머지 진료비는 한국보다 70% 저렴하데!


우울한 마음을 이끌고 집으로 가던 도중

밴드 드럼녀석에게 연락이 왔어.


"형! 나 오늘 휴무일! 놀자!"


"오? 좋지! 가뜩이나 우울했는데!

일단 음악 좀 조지러 가볼까?!"


그래서 바로 혜화로 달렸지.

벌써 혜화에서 음악한지 10년이 넘었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혜화와 의정부를

기타가방 들고 오갔는데...


이 드럼녀석과도 알게 된지 

거진 6년이 되었어.

서로 대학생일 때 만나서 

언제나 돈 없이 빌빌거렸는데

어느 새 졸업을 하고 잘나가는 

대기업 종사자가 되어있더라고?


즐거운 음악연습을 끝내고

우리는 밖으로 나와 

무엇을 할 건지 정했지.


"형 뭐 하고 싶나?"

"나... 오늘 진짜 꼭 하고 싶었던 거 있어!"

"뭔데?"

"연극!! 연극보러가자!"

"어? 왠 연극?!"


"나 노가다하면서 너무 힘들었는데

그 때 생각난게 문화생활이야.

특히, 연극을 너무 보고 싶었어.

그리고 너 여자친구랑 헤어졌담서!

이런 거 나 아니면 보러 갈 기회도 없음요!!"


"남자 둘이 연극이라...

참신하네! 좋아, 가자!

근데 일단 배부터 채우고!"


"뭐 먹지?"


"초밥 먹자! 내가 사줄게!"



이 녀석...

대기업 입사하고 

여자친구랑 헤어지니까

돈 쓸 곳이 없나...?


쿠우쿠우라는 무척 비싼

초밥 무한리필 집으로 왔어!

나도 돈 버니까 동생한테 얻어먹기 그래서

각출하긴 했지만...

이 녀석의 여유가 부럽다 ㅠ ㅠ


일 할 때 초밥이 너무 먹고 싶었는데

드디어 먹게 되었어.

비싼 음식이라 먹지도 못 한 이유도 있지만

살 빼느라 탄수화물도 제한하고 있어서

감히 먹을 수 없었는데

그냥 봉인 풀어버렸어!


방콕에서 살 빼지 뭐.



아, 참고로 드럼녀석은 91년생으로

고향이 거제도인 경상도 상남자야.

하지만, 굉장히 유머러스한 녀석임.

여친 없다니까 관심있는 사람은 리플 다셈.

단점은 태국인보다 얼굴이 더 까맣다는 거.

그래도 귀여움요.



우리는 평일 연극표를 길거리에서

12,000원에 샀어.

딱히 막 땡기는게 없어서

 연극시간이 제일 빨랐던

'행오버'라는 연극을 선택했지.


떨리는 맘으로 입성.

캬... 연극 세트장 얼마만이냐.

단출한 무대지만, 배우들의 엄청난 연기로

모든 걸 메꾸는 장소!

그게 내가 연극을 좋아하는 이유야.


사실 연극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스크린이 아니라서 배우들을 직접 세밀하게 볼 수 있잖아.

이쁜 여배우가 치마라도 입고 나오면?

데헤헷 >_< 나도 모르는 새 

고개가 아래로 숙여지더라.


다행히 행오버라는 연극은

두 명의 미녀배우가 출연했어!


"야...! 대박!

첫 번째 나온 누나 겁나 이쁘지 않냐?!

몸매 디져!!

포토타임 있다는데 

그 누나 옆에서 찍고 싶당."


"형! 나는 두 번째 누나!

와... 싸가지 없어보이는 그 얼굴!

완전 내 스타일이야!


데헤헷! 여자얘기를 하면서

실실 웃는 남정네 둘.

외로운가 보다.

연극이 끝나고 포토타임이 있다고 했는데

모든 사람은 포토타임 원하지 않는 듯 

그냥 나가버렸어.


왜냐면... 결말이 개연성이 너무 부족했거든.

사람들은 결말을 보고 

대부분이 실망을 하고 나가버렸고

그 결말은 우리가 미녀배우와 사진을 

찍고 싶은 의지를 꺾을 만큼

개연성이 많이 떨어졌어.


찝찝한 기분으로 연극을 보고 나와

드럼녀석과 구름과자를 먹으며

그렇게 집으로 향했지.


버스 안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며

집으로 돌아가던 와중에

점심에 먹었던 초밥이 무척 마음에 걸렸어.


'내일은 꼭 운동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디서 하지? 헬스장?

하루에 8000원 주고?

도저히 안되겠는거야...

비싸도 너무 비싸!!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 사촌동생 녀석이 우리 옆동네 살고 있는거야.

게다가 그 녀석은 부자 아파트에 살아서

혹시나 싶어 그 녀석에게 전화해서

아파트에 헬스장 있냐고 물어봤지!

다행히 있다는 거야!


그래서 동생녀석의 다이어트 명목으로

다음 날 부터 그 동생녀석과

함께 운동하기로 했어.

헤헤... 사실 다이어트는 내가 급한뎅.

끼워팔기 성공!


여기 아파트 주민은 아니지만

이 녀석 동생 군대갔으니까

내가 그 동생인 척 하면서 

헬스장 입성 성공!


일 구해서 가기 전까지

여기와서 맨날 운동해야징

오예오예!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마무리 할게!

뿅!


오늘은 내가 사는 이유이자 삶의 활력 중에 하나인

밴드에 가는 날이야.



안 좋은 상황 속에서도

죽지않고 버틸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아무리 봐도 음악활동 때문인 것 같아.



내가하는 밴드는 4전 쯤에 청주에서 만들어져

1년 안되게 활동하다가

공중분해되었어. 



지금은 쓰던 이름 그대로

팀원들 구해서 다시 활동하고 있지만,

팀명과 음악에 대한 언급은 안할래.

낯 간지러움...




지금은 우리만의 곡도 있고, 공연도 몇 번 했지만,

아직 앨범은 없어.




작년 즈음에 앨범 작업하다가

서로 사는게 바빠서 아직도 앨범 못 낸 상태야.

나중에 멜론이나 지니뮤직에 올라가면

그 때 소개할게

꼭 24시간 풀 재생해주셈.





우울하게 지내다가 밴드간다고 해서 

신나게 똥꼬발랄하게 산뜻하게 가는 중.

비 온다고 해서 기타 안가져왔는데

가져와야했다는 생각을 잠시 했어.





가던 도중 얼마 지나지않아 

또 비가 와장창 오는 거야.



기타 안 가져오길 잘했다는 생각 200% 함.



이 날씨에 한 손에는 하드케이스(3~4Kg) 들고,

다른 손에는 장우산 들며 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갔다면

아마 기타 부셔버렸을 거야.




나는 다른 팀원들보다 먼저 도착했어.

다른 팀원들이 오기 전까지 나는 카페에 가서

블로그 할 생각으로 일찍 왔지.



우리가 연습하는 장소는 주로 혜화(대학로)역인데

노래방의 개념처럼 합주실을 시간당 빌려쓰고 있어.

오늘은 7시부터 9시까지 두 시간 하기로 함.



성대입구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내가 자주가는 카페가 있는데,

생각해보니 이제 수중에 돈 2만원 남은거야...



그래서 무리하면 안되겠다 싶어서

결국 고심 끝에 맥도날드 카페감!




맥도날드는 프리 와이파이가 제공되니까

쾌적하게 글 쓸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



근데 오류뜨더니 안되더라...

그래서 핸드폰 핫스팟으로 썼어ㅠ

하지만, 이게 문제의 시발점이었어.




내가 태국거지여행기 한 편 쓰는데

평균적으로 3시간 걸리는 것 같아.



사진도 추려야돼고, 사람들 눈도 가려야돼고,.

기억도 끄집어내야하고...

이것저것 생각보다 오래걸리더라고



그래도 '오늘은 일찍 글 써서 홀가분하당'

이라는 생각으로

손가락에 모터단 듯 매끄럽게 써내려가고 있었지.



90% 정도 썼을 때였을까?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서 잠깐 화장실 다녀오는데

다녀오니까 인터넷이 끊긴거야!!


'아뿔사... 나 핸드폰 핫스팟으로 글 쓰고 있었지?!

그래도 블로그에 임시저장 버튼이 있었고, 

나는 그거 몇 번이나 눌렀으니까 괜찮을거야.'



하지만 그런거 없다.

임시저장은 개뿔, 하나도 저장 안되있었음.

다 날라가서 처음부터 다시 써야했어.

티스토리 참 좋은 것 같아.

매우 좋은 것 같아.

겁나 좋은 것 같아.




50% 정도 다시 쓰고 있었을 때,

슬슬 밴드 멤버가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어.

제일 처음으로 나와 동갑인 베이스 녀석이 왔어.




베이스 녀석은 현재 대학교에서 

이공계열 석사학위 따고 있는

유망한 인재 중 하나야.



자기 말로는 교수의 노예라던데

교수한테 사제폭탄 선물한 제자를 

혁명가라고 칭하더군.



어쨌거나, 이 녀석은 

연구원으로 들어갈 것 같은 짱짱한 녀석임.




두 번째로 드럼녀석이 왔어.

우리 중에 가장 성공한 녀석이지.




GS계열에 정사원으로 들어간 

나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인데

형이라 부르고 있어.

돈 많으면 형이지 뭐.




세 번째로 태국여행기에서 언급한 보컬 형과 티나가 왔어.

둘은 아직도 잘 만나고 있어.

보컬 형은 나보다 2살 많은 형으로 

현재 청주에 거주하는 대학생이야.



내가 항상 힘들 땐, 

항상 이 형을 보면서 

'내 뒤엔 보컬 형 같은 사람도 있었구나'를 느껴.

위안이 됨. 아주 많이 됨. 헤헷.



티나는 태국여행에서 보컬 형을 알게 된 이후로

보컬 형을 따라 한국에 왔고, 청주에 있는 보컬 형 자취방에서 생활해.

그래도 돈 많은 중국부호 딸인가봐.



티나는 디자인계 프리랜서로 일하기도 하지만

매달, 집에서 돈 넉넉하게 보내준다더라.

주로 보컬 형네서 눌러살면서 심심하면 다른 나라 놀러가.

이번엔 여행가기 전에 보물찾기처럼 

보컬 형네 집 곳곳에 돈 숨겨두고 떠났데.



몇일 전에 한국에 돌아왔는데 이번엔 중국 찍고 

터키랑 모로코 갔다 왔다고 하더라.

고맙게도 다른 나라 구름과자를 선물로 사다줬어.

기근에 허덕대는 나에게 오아시스같은 형수님이랄까?




왼쪽부터 드럼-베이스-티나-보컬형

사진엔 없지만, 또 다른 기타멤버 한 명이 있어.

나이는 나보다 두 살 많고, 지하철 메트로 쪽에서 일해.

현재 밥 먹는 횟수보다 소개팅 하는 횟수가 많아.



다 모였을 때가 6시였는데 다들 배고프다고 아우성인거야.

고기먹자고 하는데, 합주 시간이 7시인데, 너무 애매해서

고민하다가 결국은 고기 먹으러감.




고기는 음식후기에 있는 혜화 통큰갈비로 갔어.

역시 고기 맛은 여전했어..

연습시간 때문에 1시간 안에 많은 양의 

고기를 먹었어야 했어.



시간은 촉박한데 너무 안익어.

그래서 고민했지.

설익은 고기를 흡입하는가 VS 인간답게 먹고 늦게가는가




우리는 차라리 인간답게 먹고 늦게가는 쪽을 선택했어.

아무리 따져봐도 합주비는 인당 만원이 안나오고

고기 먹는건 인당 만원이었거든.

그래서 느긋하게 짱짱 많이 먹음.



고기 다먹고 연습하러 가는 길에

드럼이 가위바위보 빵

아이스크림 내기를 하자는 거야.



그래서 "나 진심 돈 없어서 못 해..."

울먹거리며 말했더니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며

"내가 살게"

말 하는 거야.



내가 기간제 교사로 일 할때, 

이 녀석 취업하기 전 힘들다고 할 때마다

구름과자도 사주고, 밥도 사줬는데...



돈 없으니까 서러웠어.

그래서 못 참고 한 마디 했어.








"나 아이스크림 말고, 500백원 더 비싼 커피로 골라도 돼요? 형님?"


자존심 그런 거 없음.

자존심 버려서 커피로 바꿈. 핵이득.




여기가 우리가 연습하는 합주실이야.

오늘은 조금 더 비싼 룸에서 했어.

확실히 깔끔하더라.




집 올 때 되니까 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거야.

가는 버스 안에서 블로그 글 써야겠다 싶어서

노트북 잠깐 켰는데, 이번엔 로그인 

안 되어있다고해서 또 싹다 날라감.


분명 로그인 되어있는데도 불구하고

날 머저리로 만들었어...




티스토리 좋아, 참 좋아.




ㄴㅔ2ㅂㅓ blog is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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